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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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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25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 2016.11.24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3. 2016.11.23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4. 2016.11.22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5. 2016.11.21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6. 2016.11.21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7. 2016.11.20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8. 2016.11.20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9. 2016.11.19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10. 2016.11.19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11. 2016.11.19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12. 2016.11.18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13. 2016.11.16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14. 2016.11.15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15. 2016.11.15
    트럼프 당선과 대중정치의 함정.
  16. 2016.11.14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17. 2016.11.13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18. 2016.11.13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19. 2016.11.12
    다니엘라 안드레이드 - Creep // 가사, 해석, 커버
  20. 2016.11.12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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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금기를 깬 것이 아닙니다. 복수와 파괴의 대상이 제국과 아마란스 모두일 뿐이죠. 즉, 무관계자는 없습니다.

 

 

 

 

9년을 끌어온 계획의 마무리.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죠.

 

 

 

 

알레사에 대한.. 나오미에 대한 신뢰가 깨어졌기 때문일까요? 롤프의 말도 일리가 있긴 합니다. 나오미가 허쉬의 죽음을 바란 것도 사실이고 그럴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않거나, 적어도 어떤 조치 따위를 취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허쉬의 죽음을 방관했죠. 그게 크롬. 롤프를 위한 것이고 복수를 위한 것이라 해도요.

 

결국 나오미는 자신의 복수라는 목적을 위해 허쉬를 죽인 것과 다름 없습니다. 역설적으로 그의 자식인 롤프가 죽는 것만큼은 원하지 않고, 허쉬의 죽음은 롤프의 목숨, 혹은 안전과 맞바꾼 조치이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그 역시 토드와의 합의 때문이었고요.

 

 

 

 

그럼에도 용서하죠. 결코 할 수 없는 용서였고, 그러고 싶지도 않으며, 고집 부릴 수 있었고 그렇게 해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을 문제였지만.. 그래도 용서합니다. 언젠가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니, 그 기간을 생략하는 선택을 한 거죠. 만약 이대로 다 잘 끝난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작별인사로 이 정도면 충분하죠. 

 

 

 

 

잘보면 미세하게 떨고 있는 듯한 알레사. 아마 죄책감 때문이 아닐까요? 생각지도 못했던 롤프의 신뢰와 믿음은 오히려 스스로에게 경멸과 죄책감을 안겨줬을 겁니다. 분노와 증오라면 마땅히 받아줄 수 있고,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이런 신뢰는 도리어 견디기 어려운 죄책감을 받죠.

 

 

 

 

롤프의 추측은 알레사가 납치된 것은 르넨의 계획이었다는 거죠. 알레사를 납치해서 어머니와의 교환하여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토드가 모친과 만나지 못하고 임종조차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20년 넘게 자신이 원했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토드는 원한을 품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어떠한 계획을 통해 자신을 부렸던 동업자에게.

 

또한 나오미를 통해 롤프를 감정적으로 동요시키고 격앙시키려 했던 게 드러납니다. 어머니를 만난다는 명목으로 나오미를 납치했다면 롤프가 감정적으로 동요할 수 밖에 없고, 실제로 그런 이유로 토드에게 원하는 걸 손에 넣어 축하한다고 전해달라고 하죠. 또한 알레사가 저택에 오게 된 후 르넨과 자신의 과거를 둔 거래를 통해 롤프를 격앙시키려고 했고 그것을 통해 롤프는 자신의 것을 포기하며 르넨의 앞에 무릎 꿇게 되기도 했고요.

 

 

 

 

저택에 단신으로 침투해서 자신을 가로막는 제국의 일원을 참살하고 퇴로를 막기 위해 불을 지르는 토드. 이 시점을 기점으로 최종장이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날 위해 알려줬을 따름인 걸요."

 

자신 또한 바스커빌, 같은 혈통을 타고난 죽음의 개. 이야기만으로도 자신과 토드가 닮은 점이 많다고 할 정도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토드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 실감을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해줄 뿐이죠. 그만큼 자신이 토드와의 닮은 점은 찾게 된다면 끔찍스러울 겁니다. 어머니가 그토록 두려워했고 증오했던 그 토드와 닮았다니.. 

 

 

 

 

어찌됐든 바울은 구하려고 하죠. 그래도 친구니까 어떻게든 책임지고 싶은 겁니다. 자기 말 지키는 거죠. 그와 마찬가지로 어찌됐든 의리와 의무를 위해 충성하는 이들. 고양이답지 않은 충성심입니다.

 

 

 

 

진심을 확인한다.. 자신의 신뢰를 위한 것이기도 하고 그녀를 죽이고 싶지 않다는 감정적 문제이기도 하고, 나오미가 거짓을 이야기하며 책임에서 도망가려 하는지 또한 알고자 했던 것이죠. 단순히 허쉬의 죽음에 대해 딴 소리 하는 지에 대한 정치적 문제 뿐만 아니라 개인적 감정과 신뢰의 문제였던 겁니다. 

 

 

 

 

이때 르넨은 자신이 토드에게 명령을 해서 알레사(나오미)를 납치해서 토드가 모친과의 재회를 실패하게 만든 것이 자신이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이야기를 고백하죠. 사실 종이 몇 장 잘못 섞은 것이 허쉬의 실수가 아니라 르넨의 조작이었다는 것.

 

 

 

 

제국 사상의 정수 다운 말이죠. "도태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 뿐이야." 이런 면에서 괴물인 오빠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죽음을 너무 쉽게 여기죠. 그게 토드에게 있어선 의뢰나 복수의 목표물일 뿐이고 르넨에게 있어서 맹수가 아닌 다른 열등한 종인 차이일 뿐이죠.

 

 

 

 

토드의 계산과 일치하죠. 하지만 그게 허쉬의 계산이 아니었을 뿐입니다. 또한 그 계획은 실패했고요. 르넨이 이 계획을 실행하고 실패했던 이유는 나오미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허쉬는 그런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이고 르넨의 계획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된 거죠.

 

더불어 롤프에 대한 르넨의 평가를 하는 컷을 보면 배경에 허쉬의 초상화가 같이 잡힙니다. 아주 의미심장한 컷이죠.

 

 

 

 

결국 롤프가 진짜 증오하고 탓해야 했던 사람은.. 나오미가 아니라 토드였고, 토드이기 이전에 르넨이었습니다. 같은 피붙이는 아니지만 가족이었던 자신의 여동생이. 그러고도 어떠한 죄책감도 없이 태연하게 받아치죠. 거의 소시오패스급입니다;; 정치적 계산과 권력은 사람의 감수성과 공감능력을 결여시키곤 하죠.

 

자신의 머리통을 부숴버리겠다는 협박을 하지만 그 당사자는 오히려 르넨을 죽이라 말합니다. 자신이 죽더라도 르넨만 죽일 수 있다면 족하다고. 결국 르넨 때문에 자신의 여동생이 죽게 된 것이니, 나오미의 복수 대상이기도 합니다. 이후엔 자신의 목적인 아마란스와 제국의 공멸은 안 봐도 뻔하니, 당장 자기 눈으로 르넨의 죽음만은 확인하고자 하는 감정적 문제죠. 또한 정에 약한 롤프이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죽는다고 해도 르넨이 죽게 두진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요.

 

 

 

 

정문으로 들어와 정면에서 자택의 수비병력을 단신으로 모조리 썰어버리는 토드.. 그만큼 강한 집념 때문에 벌이는 일이기도 하죠. 아마란스가 힘으로 제국의 남아 있는 병력을 부수고 르넨과 롤프를 처리하고 레아를 빼가는 것을 기다릴 순 없으니까요. 자신이 해야할 일이기도 하고..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며,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니..

 

 

 

 

이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판단력을 보이는 건 역시 허쉬의 자식이다 싶습니다. 태연하게 받아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나오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자기 목숨을 걸면서 죽이라 외쳤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고 풀어주는 걸 보았으니..

 

 

 

 

수 많은 자들을 죽이고 피 묻은, 그리고 자신 또한 피를 흘리며 만나는 고대했던 만남. 그 만남에 대한 연출이 훌륭하죠. 주변의 말소리는 블러 처리하며 안 들린다는 듯이 연출하며 레아가 대답하려고 하자 그 말을 끊는 부분부턴 제대로 들리는.. 정말 훌륭한 연출입니다.

 

 

 

 

이 상황에서도 감정적인 동요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토드에게도 이 일은 그 동안 기다려왔던 복수의 끝을 볼 때이니, 마지막을 한 걸음 앞두고 평소와 같을 순 없을 겁니다. 어머니와의 만남도 방해 받아 실패했는데, 레아와의 대화마저 타인의 개입에 의해 방해 받으니 짜증나는 거죠.

 

 

 

 

바울이 제국이 온 것은 토드의 부추김 때문이었죠. 아론을 통해 일으켜세우고 제국에 오게 만들었습니다. 제국의 총수가 아니게 되었다면 안 봐도 바울에게 패배했기 때문이라는 건 당연한 겁니다. 그러라고 보냈으니까요.

 

 

 

 

토드의 살인을 처음 본 레아.. 충격적이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고, 자신과 같은 피가 흐른다는 사실이 끔직스럽기도 하겠죠.

 

 

 

 

동생을 넘겨주는 놈은 단 한 놈만 보내주겠다는 말을 하면서 보여주는 열려 있는 문.. 저런 식의 연출 정말 깔끔하죠. 

 

롤프는 그런 토드에게 동료들의 목숨이 걸려있으니 도망치지 말라고 합니다. 그에게 있어서 동료란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죠. 바울이나.. 나오미처럼.

 

더불어 전까지는 배신자라느니 어쩐다느니 해놓고 자기 목숨 한번 구해주자 형님이라.. 재밌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것도 작품 밖에서 보는 독자 입장에선 우습고 어이 없는 일이지만 실제 저런 상황에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잘 안 될 수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작가가 그런 면까지 모두 생각하고 계산해서 캐릭터의 변화를 저렇게 연출했을 거라고까진 생각치 않지만 말이죠.

 

하지만 저런 감화 덕에 마지막의 마지막엔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롤프는 모르고 있고, 믿으려 하지도 않겠죠. 바울은 그런 녀석이 아니니까. 하지만 토드가 후계자로 점 찍었던 만큼 그럴 수 있는 씨앗이 심어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죄책감과 절박함이라는. 수로 위에서도 그랬지만, 토드는 언제든 롤프를 죽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계속 미뤄왔죠. 이번엔 자신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고.. 자신이 앵무새를 죽이는 건 이미 해봤으니, 새로운 후계자를 위해 넘겨줘야죠.

 

 

 

 

이들의 죽음.. 자기 힘으로 빠져나온 감옥. 이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보았으니 바울은 점점 더 절박해지겠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충격받고 새삼 자신 몸에도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음을 깨닫죠.

 

 

 

 

바울을 자신의 후계자라 말하는 것은 그에 대한 모욕입니다. 바울의 이름을 들먹이며 후계자라 칭하니 크롬으로선 하나의 도발로 받아들일 여지 또한 있죠. 자신의 동료이고 친구인 녀석을 두고 자신을 죽일 후계자라니..

 

 

 

 

투견으로 태어나 그렇게 살았는데, 두려움을 느끼고 싸움을 포기하고 도망을 간다라.. 투견으로서 태어난 가치 없는 거죠. 그러니 자신의 가치를 되찾기 위해 더 독하게 노력하는 겁니다. 그러나 그 노력은 죄책감과 절박함에서 기인합니다. 자신이 겁 먹어 헤스터를 잃었다는 것, 바스커빌과 싸워서 이겼음에도 코스타는 죽었다는 것.. 심지어 죽을 각오로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이기지도 못하고 아무 것도 알레사(나오미)를 내주며 지키지 못했던 것마저.

 

그렇게 자신의 가치가 부정 당한 겁니다. 그러니 그 가치를 되찾기 위해, 그 절박함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제국에 찾아왔죠. 심지어 이젠 아무 상관 없는 전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네,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토드 또한 절박했죠. 자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대한 절박함이..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는 절박함이.. 그러나 어머니는 자신을 피하고 있었고,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죠. 자신이 괴물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이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에 집착했던 거고요.

 

투견이니 싸울 수 밖에 없고, 맹수니까 고독할 수 밖에 없고, 토드 역시 바스커빌가의 개이기 때문에 괴물일 수 밖에 없다고.. 그러니 모두, 약간의 동기만 있다면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자신만 괴물로 남을 필요가 없고, 어머니가 피할 이유가 없어지니까.. 잘못했다 빌어야 한다는 말은 이런 연유에서 나온 거죠..

 

 

 

 

"여기 어쩔 수 없는 게 어딨는데?"

"알잖아."

 

... 이 부분 또한 토드가 했던 말 중에 이런 게 있었죠. "진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거의 보지 못 했고.." 도구에서 주체적 플레이어로 태도가 바뀌기 전에 했던 말입니다. 태도, 작품 내에서의 역할이 바뀌고 생각이 달라졌다곤 해도, 어찌보면 궤변인 거죠. 자신은 선택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부정하진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떡했어야 한다 생각해?"라고 반문하자 답할 수 없기에 주먹을 날리는 거죠. 결국 토드의 이론이 바울을 통해 증명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그의 삶, 그의 선택, 그의 기회가 정당한가, 그렇지 않은가 또한 증명되겠죠.

 

더불어 "알잖아." 다음 컷에 여러 인물들을 보여주는데, 롤프는 질문을 받기에 가장 앞에 있지만 구도의 포커싱은 뒷사람에 몰려 있습니다. 어둡게 밀려난 엑스트라를 제외하면 레아와 나오미. 그 중에서도 말풍성으로 레아를 좀 더 짚긴 했지만 실은 두 사람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구도입니다.

 

토드의 이론에 따르면 레아는 어쩔 수 없이 바스커빌이라는 이름을 짊어져야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요. 남들이 그렇게밖에 안 봐주니까. 마찬가지로 나오미의 복수와 지금 이 순간의 모든 행동들도 어쩔 수 없습니다. 복수해야하기 때문에, 연기를 들키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그럼에도 여지를 남기고 싶기 때문에.

 

 

 

 

"사기는 칼로 베어져" 이후 대화가 오가면서 눈치를 보던 녀석들이 도망가고 맙니다. 그렇게 토드를 죽일 수 없을 상황까지 다다르니 결국 르넨은 안 되겠다고 보고 레아를 인질로 잡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나오미는 르넨에게 총을 겨우죠. 명분은 확실하죠. 알레사의 복수이자 허쉬에 대한 복수. 

 

 

 

 

다 망한 마당인데다, 롤프에게 한번 목숨을 빚졌죠. 하지만 그 빚은 나중에 확실히 갚습니다. 엑스트라급 조연 치고는 꽤나 멋지게요.

 

 

 

 

검둥개를 앞에 두고 여우가 눈에 들어오나? 저런 상황에서 토드가 얌전히 있어줄 리가 없죠. 자기 복수 대상이 눈 앞에 있는데. 결국 르넨은 아버지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장례를 치를 땐 하루만에 끝낸 걸 이건 진짜 예의가 아닌 거 같다고 했었으면서 말이죠.

 

토드는 이 상황에서 르넨의 부하였던 치타 둘을 베어넘기고(죽이진 않은 모양입니다.) 칼로 베어 죽이지도 않고 그마저도 내던지고는 진정한 의미로, 자신의 손으로 르넨을 죽입니다.

 

격분한 표정을 보면,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네년 때문에. 라고. 토드가 어머니를 만나뵙지 못한 직접적인 원흉이 바로 르넨의 수작 때문이었으니까요.

 

참고로 빈 말칸의 저것도 하나의 복선으로 작용합니다. 반전이라기 보단 심리적 장치 정도로요.

 

 

 

 

제국의 총수라는 가장 높은 자리에서, 자신이 했던 죄악의 업보가 돌아와 그의 손에 죽게 되죠. 창 밖으로, 땅에 떨어져서요. 어찌보면 참 허망한 죽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정해줄 가치가 없는 죽음이기도 하죠.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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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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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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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알레사와 나오미의 내막을 알았고 그에 대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제국으로 찾아와 직접 추궁하는 토드.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라는 게 정치적 계산도 아닌 그저 실수라는 핑계 뿐.. 그러면서 죽인 건 너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죠.





자기 스스로도 자신을 도구 정도로만 생각하죠. 자신의 판단으로 죽이는 게 아닌 타인의 판단에 따를 뿐이라고.. 하지만 살아있고 생각하는 이상 그건 도구가 아니죠. 싫다면 거부할 수 있고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든 암살에 성공했죠. 그 또한 자신의 판단입니다. 이번처럼 나오미를 죽이지 않을 수 있었죠. 그건 자기 판단이었고요. 허쉬의 말이 변명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견 맞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도구적으로 살인을 하는 괴물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판단을 하는 괴물이 되죠.





자신이 판단할 수 있었던 영역들이죠. 하지만 그는 판단하지 않았고,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을 허쉬에게 떠넘겼습니다. 그렇지만 허쉬의 변명도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고작 종이 몇 장 잘못 섞었을 뿐이라니. 그게 더 무서운 말이죠. 고작 종이 몇 장만으로 사람을 죽고 살림을 결정 지을 수 있으니까.





그저 도구에 불과했을 자신에게 어째서 판단할 수 있었냐고 몰아붙히는 것도 토드에겐 생소한 일이죠. 조금 다르게 표현해보자면, 고작 도구인 자신을 왜 판단할 수 있는 주체로 여기냐, 여기게 만드느냐는 말입니다. 정치적 계산이랄 것도 없는 고작 종이 몇 장 잘못 섞었다는 핑계도 우습지 않고, 그렇게 실수해놓고 자신에게도 책임을 묻는 것도 말이고요.


토드는 여기서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낀 거죠.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던가, 일부로 이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등의..


그래서 제국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자신이 목적한 모친과의 만남만을 요구합니다. 그렇지만 허쉬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같은 제국의 동료를 건들 게 된 토드에게 오히려 그 문제를 지적합니다. 고의든 실수든 같은 제국의 동료를 건드렸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고.


이는 허쉬의 아집이기도 한 동시에 총수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실수 때문에 발생한 일이지만 인정할 수 없으니 그 책임을 토드와 나누었고 그걸 확고이 하기 위해 제국의 동료로 못 박는. 또한 총수로서 제국의 동료가 당한 것을 묵인할 순 없죠. 그게 설령 비밀멤버이기 때문에 다른 녀석들에게 알릴 수도 없고 알려서도 안 되며 알려져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죠. 원칙은 원칙. 룰은 룰. 예외는 없습니다. 지켜야 합니다.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면 없고, 있다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런 식으로 추궁하며 몰아붙히는 허쉬에게 분노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내가 배신한 거라고? 실수는 네가 했잖아..


거기서 하나의 명분이 될 수 있는 사실을 밝힙니다. 사라는 네가 돌아오길 원하지 않는다고요. 어차피 알려준다고 해서 사라가 만나길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어머니의 일과 관계되면 죽음의 개라는 칭호에 어울리지 않는 아련한 표정도 지을 수 있죠.. 그만큼 상처 받은 거기도 하고..


"그럴만 하지?" 이 대사와 함께 보여주는 오른팔의 칼 부분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추측해보자면 자신도 모르게 뽑은 칼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비인간적인 면도, 그런 생활을 부각시키려는 것이거나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끊어 왔을 무기를 컷으로 잡으며 토드 대신 어머니가 짊어진 죄책감과 업보를 보여주려는 것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어린 시절 받은 10살 생일 선물이라는 점을 통해 타고난 원초적 악마성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추가. 사라가 보길 원치 않는다는 말에 당황하자 자기도 모르게 칼부터 뽑았다는 것을 통해 인간적인 관계가 불가능한, 정을 주고 받을 수 없는 위험한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가족이라도, 어머니라도 토드가 원하는 그런 관계는 있을 수 없다는 거죠. 토드는 사라를 만나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어떤 관계와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만나고자 했을까요? 어쩌면 은연중에 그저 그래야 한다는 일종의 목표의식으로 여기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죠.





나간 사람과 들어온 사람이 다르다는 걸 눈치챈 거죠..





그들의 공조는 이 시기에 형성되었고, 그들만의 공멸 계획이 만들어졌죠. 둘의 복수는 이 시점에서 탄생하는 겁니다.





아버지에게 버림 받고, 자기 스스로도 아버지를 버리며 그 대신 자신을 거두어주고 돌봐준 알레사만을 믿고 신뢰해왔는데, 알고보니 자신의 아버지인 허쉬에게 복수할 것을 마음 먹고 있었고, 죽음의 개를 뒤에서 몰래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은 크롬에게 있어서 커다란 배신이자 신뢰를 박살내는 사실들이죠. 결국은 알레사.. 나오미가 허쉬를 죽인 겁니다. 그 행동을 토드가 했을 뿐. 나오미도 알고 있었고, 원했던 죽음이었죠.





서로간의 이유 있는 증오. 좁힐 수 없는 감정의 골이죠.





"진심은 통한다더니.." 자신의 과거와 감정을 솔직하게 밝히고, 이해 받거나 적어도 용서 받거나 하는 것까지 바란 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사실을 밝힘으로써 신뢰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거죠. 하지만 롤프에겐 그럴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 수 있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죠. 제국과 허쉬에게 복수할 뜻을 품고 토드를 통해 죽여서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은 그 동안 자신을 속여왔고 자신의 진심을 배신한 것이 되기 때문에, 나오미가 말해준 그 이야기들이 사실이고, 그 진심이 진실이라는 것을 밝힘으로써 다시 신뢰해줄 수 있을 거라는..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죠.





"고작 개 한마리인걸?"


"기어다니고 싶지 않았다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목을 맬 자리를 찾는게 아니라면 위를 올려다 볼 가치도 없지." 르넨이 했던 연설이죠. 다른 종은 맹수와 맞먹을 수 없으니 동등한 입장일 수 없고 그게 싫다면 태어나질 말든가, 죽으라는 것(혹은 죽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런 주제에 맞먹으려 든다면 차라리 죽거나 죽임 당하게 될 것을 말하는 겁니다.


제국 사상의 정수다운 가치관이고 생각이죠. 바울 또한 그런 겁니다. 제국에 싸움을 걸었고 총수를 쓰러뜨려 권위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위를 올려다 본 건방진 놈이죠. 그게 싫다면 태어나질 말든가 죽든가 하라는.. 그렇기에 르넨은 바울은 죽어야 한다는 겁니다.





토드의 납치는 분명 부자연스럽죠. 먼저, 허쉬를 죽이게 된다면 그에 대한 복수 자체는 성공하게 되지만 모친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이는 롤프를 통해 알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롤프가 그런 비밀을 알고 있을 지에 대한 사실을 토드가 알고 있는 진 모르겠습니다. 몰랐다면 아주 낮은 가능성에 대한 도박이었고 알았다면 어떻게 그가 알았느냐에 대한 질문이 나오죠.


그러나 토드는 실제로 모친의 위치를 알지 못했고, 롤프가 모친의 위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이때 그들 일행을 미행하기만 하면 원하는 목표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번거롭게 알레사를 납치하고 롤프와 거래하려고 했죠.


토드가 그들을 미행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좀 더 확실히 하기 위해, 자신의 안전과 모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일이라고 해도 어색한 건 사실입니다. 당시 토드는 누군가와의 전화 통화를 하며 계획이 있고 그게 마음에 든다고 말하기도 했죠. 즉, 누군가의 계획에 따라 움직인 겁니다. 서로간의 의도와 목적이 있었고 그걸 통한 거래였던 셈이죠.





이미 자격이 없다, 애송이, 풋내기 등등의 소리를 듣던 롤프였는데, 고작 개따위에게 패배한 이후엔 그 불만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죠. 그나마 총수 자리 넘겼으니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그런 수치심을 제국이 감당해야할 이유가 없으니 자격 없고 한심한 전 총수를 숙청하라는 요구도 나올 법 합니다.


잘라내지 못할 건 없지만, 이미 한스의 생사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니 마지막 기회를 주는 거죠. 내일 알레사를 처형해봄으로써 어떻게 나올 지 확인하고, 그 결정에 따라 생사를 결정 짓는.


동시에 "아무리 늦어도 내일 노을을 볼 때 쯤은... 전부 정돈 될 테니.." 라고 하며 주연급 인물들을 쭉 늘어놓는데, 내일 발생할 각각의 입장과 계획에 따른 행동과 발생할 사건을 암시하는 거죠. 그들의 과거, 원한, 죄책감, 후회, 관계, 입장 등등.. 내일 모든 일이 끝나게 될 것이라는.





결국은 그런 하찮은 개 따위를 위해 그런 선택을 내렸는가 하며 쳐다보는 날카로운 눈빛.. 결국 자기 오빠를 죽여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는 느낌이랄까.. 혹은 이런 선택을 통해 롤프에게서 무언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을 수도 있죠. 바로 다음에 나오는 내용들처럼..





"아직은 그러고 싶은 진심이 서질 않아. 하지만 언젠가는 용서할 수 있을 거야."


개인적으로 최고로 치는 개판의 명언 중 하나입니다. 작품 속에서 그가 용서를 하는가와는 별개로 보는 독자들에게 문장 그대로의 내용은 무언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죠. 알레사, 아니.. 나오미야 어찌 됐든, 크롬(롤프)의 진심은 사실이었죠.


르넨은 마지막까지 롤프에게 기회를 줍니다. 동시에 확인절차이기도 하고요. 어차피 르넨은 롤프가 마음을 바꾸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회를 주며 자극을 한다는 것은 듣고 싶은 대답이 있다는 거겠죠. 





내어주는 것은 가족의 권리. 제국의 소속. 즉, 롤프가 숙청 당한다고 해도 허쉬의 이름을 가진 자로서 죽지 않고, 제국의 일원으로서 죽는 게 아닙니다. 물론 르넨이 그것을 원하는 것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말이죠.


또한 롤프는 제국의 일원이고 싶지도 않고, 이런 무겁고 날카로운 공기 속에서 지내고 싶지도 않겠죠. 총수의 자리에서 자신은 그 부담과 무게를 버틸 수 없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기도 했고, 그 총수의 입장에서 보아야 했던 것들을 보기도 했고요. 더 이상 미련도 없는 거죠. 처음 나가겠다고 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하지만 이번엔 더욱 단단해진 자신의 의지로.





그렇게 대가를 내어주고 자비를 구합니다. 맹수에게 자비를 바라지 말아야 하지만, 전대 허쉬와 마찬가지로 원하는 것을 내어준다면 이례적으로 자비를 베풀어 주곤 하죠.


"다행이네.." 나오미가 풀려나며 이런 말을 하는 바울이지만, 정작 나오미는 풀려나지만 자신은 여전히 갇혀 있는 사실은 동시에 결국 롤프에게 자신은 친구도 무엇도 아니었구나 하는 심정을 느끼게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실망한듯한 느낌으로 말하는 거라고 봅니다.





롤프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게 다였죠. 바울은 어떻게 느낄 지 몰라도.. 롤프 또한 바울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단지 당장 할 수 있었던 것이 이것 뿐이었던 것이지..





용서한다는 의미냐고 묻자 그럴 수 있는 지 확인하려는 거라는 롤프의 말처럼, 이 기회는 나오미를 용서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이는 자신을 구해줬던 것이 아버지의 명령이라고 해도 보답해야할 일이라고 보는 것이며, 동시에 진심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르넨처럼 간교한 년이라.. 정확하게 꿰뚫어본 셈이죠.





그가 포기했던 것들, 그것을 통해 만회하고자 하기 위해 꿇은 무릎.. 아마 르넨이 진정 원했던 것은 그가 내주는 조건들이 아닌 롤프가 무릎 꿇은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포기하게 만든 거요." 뭐.. 사실이긴 하죠. 하지만 그것도 본인이 선택한 겁니다. 그리고는 용서를 구할 것을 요구하죠. 어떻게 보면 토드에게도 책임이 있다던 허쉬의 모습과도 비슷하네요.


나오미는 롤프에게 용서를 빌 수 있습니다. 그에게 원한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 검둥개를 부린 것, 그의 아버지를 죽게 한 것.. 모두 용서를 빌 수 있는 것들이죠. 


그러나 허쉬를 죽인 것은 자신의 계획이 아니라고 합니다. 뒤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틀린 말도 아니죠. 자신의 계획이 아니었고, 토드를 멈출 수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오미가 죽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가 복수를 품었던 대상 중 하나가 바로 제국이니까요.





바투, 모건, 마고가 자신의 암살을 의뢰했다는 것을 밝히며, 역으로 그들을 죽여줄 수 있음을 넌지시 이야기해주는 토드, 나오미 본인의 목숨을 구해주는 대신 허쉬의 양아들인 롤프를 내달라고 합니다. 





"당신이 원한 그대로야! 무관하다 말하면 당신도 죽이겠어."


나오미가 죽이는 것이 동의했던 간부 셋을 죽인 뒤에 하는 전화죠. 간부 세명이 죽은 것이 나오미가 원했던 것이라 하며, 무관하다하면 그 자신도 죽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죽이라 했으면서 난 그런 걸 바란 적이 없다던가 하면서 발을 뺀다면 토드에겐 곤란한 일이죠. 동시에 롤프의 아들 목숨에 관한 거래도 있고.


더불어 초반에 나왔던 전화의 어감과 실제 대화 내용은 살짝 다르죠. 초반엔 망설이거나 겁 먹은 듯한 느낌이 아니었지만 후반엔 나오미의 심적 혼란이나 당황, 공포 따위가 엿보입니다.





전화가 끝나고 곧바로 크롬에게 연락하는 나오미.. 토드와의 거래 때문에 돌아오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한 전화이지만.. 진심은? 그와 이야기하고 만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내가 두려운 데 무엇을 강요하겠어요? 날 위해 목숨을 걸어달라 할 수도 없고.."


단지 토드의 암살 사건에 대한 두려움과, 그런 두려움 때문에 떠나는 조직원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토드의 제안, 그런 일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그 실력과 판단력 등등.. 타고난 악마이자 무결한 암살자인 토드에 대한 공포이기도 하죠.


이에 대한 롤프의 대답이 정말 걸작이죠.. 저라도 반하겠어요.





사건 다음날 그 소식을 듣게 된 허쉬가 바로 알아보고 연락합니다. 과연 정말 무섭도록 뛰어난 인물이죠. 단지 들려온 소식만 듣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하게 짚어내니..


허쉬의 연락에 자신의 마음 속 감정을 진실로 드러내며 분노하고 저주합니다. 허쉬는 거짓말하지도 않고, 거짓말할 수 없으니 변명하지도 않습니다. 





자기 때문에 동생이 죽게 되었고 그 책임은 모두에게 있으니 그것은 분명 합당한 분노입니다. 자신의 행동, 결정에 의해 발생한 일이니 회피하거나 도망가지 않습니다. 그게 맹수이자 총수로서의 태도지요. 그 분노를 온전히 받아냅니다. 롤프가 두려워했던 그 책임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차이죠.


"당신도 그 놈도 증오스럽지만 그 만은 해칠 수 없어." 나오미의 진심이죠. 토드도, 아마란스도, 제국도, 허쉬도 증오스럽고 부수고 찢어발겨야할 복수의 대상이지만.. 그에게만큼은 진심입니다. 진심으로 소중한 대상이죠. 그러니 그런 그를 죽게 둘 수는 없습니다. 





이유 있는 합당한 도움. 나오미를 통해 제안을 받는 본인과 롤프를 살릴 수 있는 계책을 알려주는 허쉬. 그의 판단력은 정신이 혼란하고 육체가 쇠하는 와중에서도 날카롭죠.





롤프를 내어달라고 했지만 그를 바로 죽인다는 말은 아니었죠. 그래야 하고요. 토드의 목적은 모친을 다시 뵙는 것. 그러기 위해선 그 위치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그 위치를 알고 있는 허쉬를 죽일 순 없죠. 따라서 롤프의 목숨을 담보로 얻어내려고 할 겁니다. 혹은 그를 새 총수로 만들어서 그 비밀을 알게 할 수도 있죠. 그렇다 해서 안전해질 순 없습니다. 위치를 알고난 뒤 복수를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허쉬는 모친의 위치를 절대 발설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장 죽이지도 못하는 거고요. 그러니 롤프가 중요한 겁니다. 그가 돌아와 모친의 위치를 알게 되면 절대 위치를 말해주지 않을 허쉬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며, 모친의 위치를 알고 있는 롤프는 그가 말하지 않는 한 절대 죽여선 안 되는 존재가 되니까요. 모친의 위치를 알고 있는 건 그 뿐이니까.


따라서 롤프의 목숨은 안전해집니다.





나오미 본인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면 역시 의미 없는 계책이죠. 그렇기 때문에 살 방법도 알려줍니다. 


"죽겠지 아마?" 죽음에 대한 초연한 자세.. 두려움 없고 당당한 맹수로서의 태도이자 총수의 모습이죠. 또한 자기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기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아버지로서의 부정을 엿볼 수 있기도 하죠. 정말 대단하고 뛰어난 캐릭터입니다.





허쉬의 실수에 의해 알레사가 죽은 것을 알면 반발심에 롤프가 돌아가려고 하지 않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돌아가게 되면 토드에 의해 허쉬가 죽을 것을 알기 때문에 역시 돌아가려 하지 않을 것이고요. 돌아가려면 목적이 있어야 하고, 돌려보내는 이유 또한 알게 될테니까.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려면 죽을 때까지 함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허쉬는 정말 죽을 때까지 이 사실을 밝히지 않죠. 





제국의 관점, 맹수의 시점에서 롤프는 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을 찢어발긴 제국의 이념에 회의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가 제국의 이념은 그쳐야 한다는 것. 따라서 나약한 롤프가 후계자, 총수가 되어 제국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려야 한다는 겁니다. 혹은 그 상처와 부담 속에서 제국의 이념에 따른 행동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고요.


"나는 바꾸지 못했다. 나야말로 정말 약하니까." 자신이 물려 받았고 유지했던 그 제국을 자기 손으로 부술 순 없었던 겁니다. 맹수다운 맹수이기 때문에, 그 이외의 태도나 선택을 할 수도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들을 갈기갈기 찢은 제국의 이념과 싸울 수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롤프는 제국의 이념과 싸우기를 포기한 자신을 닮아선 안 됩니다.





롤프를 위해서 허쉬가 목숨을 내놓게 만들었고, 그 계획은 나오미의 것이 아니었죠. 그가 죽길 바랬지만 죽인 건 자신이 아니라는 말은 이런 연유에서 나온 겁니다. 그래도 용서할 수 없는 건 용서할 수 없는 겁니다. 자신의 동생을 죽인 것도 허쉬이고 그건 사실이니까. 그러니 롤프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거고요..





손에 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전부를 이번 싸움에 걸었기 때문이죠. 베팅은 게임이 끝나고 결과가 나올 때 잃거나 돌려 받는 것이니까. 검은개의 후계자로 찍힌 바울이니, 이들의 안목 또한 나름 날카로운 편이네요.





'기회'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조금 뒤, 토드는 아마란스의 최대 무력을 이끌고 저택을 공격합니다. 이른바, 전쟁의 시작이죠. 그에 따른 르넨의 지시도 멋들어지기 짝이 없습니다. "아무도 들여주지도 보내주지도 마라." 쳐들어온 아마란스를 모두 죽이라는 겁니다. 도망자 하나 없는 완전한 몰살을 목적으로.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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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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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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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그토록 믿었던 알레사 마저 사실은 진실을 숨기고 있었다는 건 그 자체로 충격이죠. 그렇게 무너져가는 크롬의 손을 잡아주지만 저것 마저도 진심일까요? 롤프가 이 거짓말, 혹은 배신에 가까운 진실을 알았으니 이제 남은 것은 처분입니다. 알레사(나오미)는 허쉬에게 복수를 마음 먹었고, 검둥개를 이용해 그를 죽였죠.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롤프는 어떻게든 그걸 막을 수 있습니다.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만.. 그러니 믿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겁니다. 알레사를 버리고 싶지 않거든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믿게 해달라는 겁니다.

 

 

 

 

9년전 살해된 아마란스의 간부는 알레사의 작품이었죠. 알레사가 르넨에게 누가 그들을 죽게 의뢰했을지 눈치 운운하는 부분이 허세였던 이유가 이겁니다. 자기가 했던 거거든요. 르넨에게, 자신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걸 알고 있다는 식으로 불확실성과 불안감 따위를 주려던 거라고 봅니다.

 

 

 

 

롤프와 쿠퍼 신부 일행이 사라의 집에 간 뒤, 알레사가 납치 당하기 전 토드가 전화를 할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야.. 내가 판단할 문제고..." 그러나 과거 시점에서 토드의 태도는 달랐습니다. "글쎄 제 판단이 아니라니까... 당신들 판단이죠." 라고요. 이는 한가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이 당시의 토드는 그저 도구적으로 암살을 해오는 직업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현 시점의 토드는 어떠한 도구라기 보단 하나의 플레이어로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도구는 판단하지 않죠. 그저 사용자의 판단에 따라 그 역할을 행할 뿐. 그러나 훗날의 토드는 자신의 판단이라고 말하는 데, 이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움직이고, 죽인다는 걸 말하는 겁니다. 적어도 자신의 목적에 따라 판단하고 움직인다는 것인데, 그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 있어서 남의 도구로서 협조하기도 합니다.

 

한스의 경우가 그러한데, 단지 한스의 의뢰를 받은 것이 아닌, 한스의 목적과 토드 자신의 목적을 위한 일종의 거래였죠. 메시지를 전하여 크롬이 제국으로 돌아오게 하고, 그 결과로 한스가 제국의 후계자로서 인정 받는다면 토드에게 모친의 위치를 알려주는 거래.

 

그러나 그 거래/계획은 실패했고 이후의 행동은 어떠한 명백한 목적을 위해 움직입니다. 다른 조력자와 함께요. 그 목적이라는 것은 아마란스와 제국의 붕괴였고, 한스의 계획이 실패하고 토드의 복수 중 하나인 허쉬 영감을 살해한 이후 알레사를 납치하는 것은 분명 조력자와의 협력을 통한 계획이긴 하지만 분명한 자신의 합의에 의한 판단입니다.

 

이러한 태도의 변화를 대비적으로 보여주면서 토드가 그 시점부터 진행의 핵심 키 플레이어로 떠올랐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죠. 정확히는 허쉬의 죽음을 기점이긴 하지만 서로간의 공조와 진행상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 바로 알레사의 납치 이후니까요. 

 

 

 

 

알레사(나오미)의 과거편. 아주 오래전부터 아마란스는 썩어가기 시작했죠. 그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들입니다. 또한 로건이 헤스터를 건드리자 그에 화를 내며 로건의 얼굴을 분수대에 쳐박아 줍니다. 토끼와 아직도 친구인 롤프의 일관적인 태도를 보옂주ㅛ. 그만큼 맹수답지 않다는 것이기도 하죠. 친구라곤 해도 토끼와 맹수가 친구라니..

 

 

 

 

눈에 띄게 수척해졌고, 정신적으로도 온전해지지 못하는, 무기력해지는 허쉬의 모습.. 자신의 결정으로 아들을 그렇게 찢어발겼으니 후회되고 고통스럽지 않을 리가 없죠. 아무리 맹수라 해도 말입니다.

 

 

 

 

블랙리스트 중 하나로 찍힌 알레사(혹은 나오미)의 모습.. 토드와 알레사(혹은 나오미)와의 관계는 이때 시작됩니다.

 

 

 

 

바스커빌과 허쉬의 약속이었던 15년 동안 제국을 위해 일해주면 모친을 뵙게 해주겠다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걸 토드 또한 매우 기대하고 있고요.

 

참고로 여기서 허쉬가 '너희'라고 했는데, 너희는 복수형입니다. 아랫사람'들'에게 하는 말이죠. 만약 토드 한 사람에게만 하는 말이라면 '네 어머니도'라고 해야 했을 겁니다. 작가의 실수인지,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의도라면 '너희 어머니'에 해당되어야할 한 사람이 있죠. 바로 토드의 여동생, 레아.

 

 

 

 

"알레사. 나다. 틈을 만들어놨어. 네 차례야." 방금 전까지 알레사라는 이름으로 크롬과 대화했었지만, 사실 말하는 본인이 알레사가 아니라는 거죠.

 

 

 

 

뭔가 꺼림직한 거죠. 허쉬의 양아들인 롤프(크롬), 그리고 자신이 죽여야할 대상은 그 롤프를 돌봐주고 있던 알레사.. 뭔가 신경쓰이긴 하는 겁니다. 기다리고 목적했던 날이 얼마 안 남았는 데 뭔가.. 뭔가 말입니다..

 

 

 

 

뭔가 걸리는 게 있어서 허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정신도, 거동도 편치 않았던 허쉬 대신 르넨이 대신 전화를 받았고, 결국 물어보려 했던 기회는 그대로 날아가버립니다. 이렇게 일이 꼬이기 시작하는 거죠. 신경쓰이는 문제가 있었지만 확인 받지 못했다는 거요.

 

 

 

 

이는 다른 이가 롤프를 돌아오게 하기 위한 계산이었긴 합니다. 단지 그게 허쉬의 판단이 아니었을 뿐..

 

 

 

 

르넨의 야심과 지적능력은 상당히 비범한 편이죠. 롤프라면 모를까, 한스라면 저런 생각은 못해봤을 겁니다. 재다이얼을 눌러본다라.. 아마 롤프도 그런 생각만큼은 못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런 날카로운 판단력과 결단력이 르넨이 총수, 제왕의 자리에 어울리는 이유 중 하나죠. 

 

 

 

 

빨간 눈은 바스커빌 가문의 특징이죠. .

 

 

 

 

경고가 될만한 소리를 하는 거죠. 누군가 널 노리고 있다.. 이 경우 알레사를 노리고 있는 게 자신들이었지만.. 결국은 죄책감을 덜고자 하는 거죠.

 

 

 

 

"내가 괴물이라 생각합니까?"

 

토드가 민감해하는 문제죠. 알레사에겐 스파이냐는 말을 해놓고 오히려 맹수인 니가 스파이 아니냐는 반문에 얼마나 불쾌했을 지 알겠다며 실례했다곤 하지만.. 이 또한 죄책감에 하는 소리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 암살자가 될, 극단적으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토드에겐 그런 공감능력 따위가 발휘되진 않았나 봅니다. 넌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 놈이잖느냐는 식으로.

 

살인을 위한 도구에게 공감하거나 감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결국 죽이기 위한 도구이고 그런 종류의 괴물이라는 거죠. 자신을 괴물로 대하는 사람들을 겪는 토드입니다. 이런 경험과 고민들은 자신만이 괴물이 아닐 거라는 생각과, 그것을 실증하기 위한 이론으로 나아가죠.

 

마치 바울이 열등감을 느끼던 삶을 살면서 그에 따른 여러 경험과 고민을 했듯이요. 하지만 결과는 달랐죠.

 

 

 

 

헤스터의 비범한 감각.. 혹은 편향적으로 발달된 지적능력이죠.. 시, 분, 초 단위로 기억, 계산되고 있으니.. 게다가 허쉬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알레사-나오미의 정체를 파악합니다. 둘 다 같은 알레사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론 알레사와 나오미가 그 역할을 바꿔가면서 생활하고 있었다는 걸요.

 

 

 

 

"나가면 안 돼. 비가 아니야. 다른 게 섞여있어."

 

붉은 눈에 뿔이 달린 괴물을 보았다고 하는 헤스터를 생각해보면, 당연히 독자 입장에선 당연히 토드를 보았던 것이고 토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하지만 작품 내에서 알레사나 그 주변 인물은 절대 알 수 없었던 것을 단지 감각만으로 알아차린 헤스터의 감각은 정말 비범한 수준입니다.

 

그런 헤스터를 어떤 도구를 사용해 잠을 재우는 알레사.. 아니, 나오미. 초반 바울이 헤스터에게 맞고 쓰러진 것도 저걸 사용한 거였죠. 

 

 

 

 

이때의 나오미는 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이게 떡밥이 되는 거죠.

 

 

 

 

블랙리스트에 알레사가 있는 것으로 그대로 확인을 해준 허쉬. 그걸 자신의 실수라 생각하면서 뒤늦게 그 사실을 발견하고 토드에게 연락을 하지만 이미 암살에 나선 뒤죠.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몰래 지켜보는 르넨.. 정말 무서운 캐릭터입니다.

 

 

 

 

다시 담배를 피우는 나오미지만 접선 지점에 들어설 때는 손에도, 입에도 담배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물 묻은 발자국을 남기고 올라가죠.

 

 

 

 

"거기서 끝났어요. 나는 그런 곳에서 죽었습니다."

 

사실 먼저 들어온 것은 알레사였고, 나오미는 뒤늦게 왔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 발자국은 진짜 알레사의 발자국이었죠. 그리고 진짜 알레사는 그 곳에서 토드의 희생양이 되었죠.

 

 

 

 

이것은 먼저 올라온 진짜 알레사. 담배는 오다가 버렸다곤 해도, 먼저 담배를 물거나 들고 있지 않은 것을 보여준 것은 나오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위한 복선이고, 누군가에게 뒤쫓기고 있다고 하기엔 너무나 평이한 태도였죠. 그리고 토드는 뒤에서 등장합니다. 

 

 

 

 

그러나 나오미와 만난 토드는 위에서 내려오고요. 

 

 

 

 

갑작스러운 현상에 그 토드마저 당황하고 맙니다. 분명 자신이 죽였던 대상이 아래 쪽에서 멀쩡히 올라오면.. 당연히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죠. 자신이 아침에 죽이고 시신을 은폐했던 사람이 퇴근 시간에 멀쩡히 집으로 돌아가고 있으면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듯이요.

 

 

 

 

 

담배는 알레사 뿐만 아닌 나오미의 존재에 대한 떡밥이었죠. 처음 바울과 만났을 때 담배를 가지고 오며 불이 있냐고 물어보는 것, 그 이후로 담배를 피우는 묘사는 한번 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마저도 혼자 있을 때라는 점.. 누구도 신경쓰지 않을 만한 사소한 요소였고, 커다란 떡밥이었죠. 눈치채기 힘든 훌륭한 복선이었습니다.

 

토드는 이때 생전 처음 죄책감을 느끼고 당황했을 것이라 합니다. 왜 이때 토드는 죄책감을 느꼈을까요? 그저 도구적으로 희생자에게 어떠한 공감이나 감정적 소모를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아니면 어렸을 때의 교육과 훈련 때문에? 아니면, 처음으로 당사자의 가족에게 직접적으로 추궁 당했기 때문에?

 

혹은, 자신이 죽인 대상과 다시 만날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죽인 대상이 다시 살아나서 얼굴을 마주보고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나눈 일이 없었을테니까요. 그러나 이 상황은 실제 희생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그런 연출이 될 법한 상황입니다. 모건이 토드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했고, 자신이 괴물이라고 생각하느냐 반문했지만, 토드는 죄책감을 느낄 줄 알았던 겁니다.

 

괴물이 아니었다기 보단.. 토드, 그 또한 감정을 느낄 줄 알았고 도구가 아닌 주체적 개인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대비적으로 시사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동생이 어디 있냐는 추궁에 토드는 뒤로 물러설 정도로 당황합니다. 그러자 그 상황을 버티지 못하고 나오미를 죽이려 하지만.. 결국 죽이진 않죠. 죄책감 때문인지.. 혹은 당황하면 자기도 모르게 칼부터 뽑는 토드라는 인물의 방어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일지도요. 어떤 면에선 적이 없는 암살자인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격이니까.. 그가 그런 공격을 받아볼 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일은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와 죽이려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제국의 비밀 멤버 소속이라는 걸 밝히며 제국에게 처절한 복수를 당할 거라며 선언하듯 말하죠. 

 

 

 

 

그러나 토드 역시 제국의 비밀 멤버 중 하나였죠. 이 상황에서 나오미는 허쉬가 자신을 죽이려 마음 먹고 결정을 내렸다는 쪽으로 생각하죠. 그게 당연한 겁니다만..

 

 

 

 

알레사.. 아니, 나오미에게도 나름의 사정이나 복수에 대한 정당한 명분은 있다는 거죠.

 

토드는 그저 의뢰를 받았던 것이고, 허쉬가 그에 대해 어떤 언질이 없었으니 알레사를 죽이라는 것은 그의 뜻이라 생각하고 그의 판단이라 믿으며 의뢰를 끝마칠 것이라는 겁니다.

 

 

 

 

저 미소의 의미는 뭘까요? 삶의 마지막 끝에서 느끼는 초탈함? 아니면 자신을 죽여야 하는 입장에 있는 토드의 신사적인 배려에 대한 감사?

 

 

 

 

그러나 토드는 죽이지 않습니다. 뭔가 이 상황의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고 허쉬에게 연락을 취해보려고 하죠. 의뢰자들에겐 대충 둘러대고.. 어째서 같은 제국의 패밀리를 살해하라는 결정을 내렸는 지에 대해 묻고자 하죠. 만약 진심으로 죽이라 결정한 것이라면 어떠한 언질은 있어야 했고, 적어도 그 대상이 알레사 하나만이 아니라 나오미의 존재 또한 밝혔어야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건 알 수 있는 상황인 거죠.

 

 

 

 

알레사.. 나오미가 복수를 마음 먹은 시점은 여기입니다.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그녀의 복수 대상은 아마란스, 제국, 토드 자신의 분신인 알레사를 죽인 모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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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당신들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동료라면서 바울을 공격했지만 바울은 버텨내고, 이번엔 처음 아마란스에 들어오면서 싸울 때의 과거와 함께 싸움이 연출됩니다. 변한 것은 입장. 바울의 오른손에 없었던 흉터와 새로 생긴 흉터가 그 입장의 차이를 상징하죠. 그 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그 경험이 어떤 입장을 가지게 했는 지를 말입니다.

 

 

 

 

겨루기 전에 비슷한 실력이어야 겨룬다고 했지만.. 당시엔 바울이 쓰러지기 직전의 저력을 발휘하며 뽑게 만들었던 발톱을 이번엔 싸우는 도중에 뽑게 만듭니다. 그러고도 쓰러지지 않죠. 크롬과의 과거와의 대조적인 싸움을 통해 바울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또한 크롬이 발톱을 뽑았던 건 한스, 그리고 토드에게 뿐이었죠.

 

 

 

 

싸움을 지켜보는 자, 싸움에 임하는 자들의 시각차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죠. 알레사는 시선을 피하고, 레아는 시선을 돌리지 않아야 한다는 듯이 마음 먹고 지켜보며, 르넨은 마땅히 봐야할 문제라는 듯이, 결과를 기다리듯이 쳐다보죠. 

 

그리고 이러고도 쓰러지지 않느냐며 질렸다는 눈빛의 롤프와 나에게 발톱까지 꺼내느냐며 추궁하듯 바라보는 바울의 시건은 서로간의 입장과 속내를 말하듯이 연출하죠. 대사 하나 없이 그 마음 속 생각마저 표현해내는 표현력..

 

 

 

 

그러나 결국 바울의 근성이 롤프를 쓰러뜨렸고, 바울이 승리합니다. 이것 또한 바울의 성장과.. 발톱을 꺼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나약해진 총수가 된 롤프의 퇴화를 보여주는 듯 하네요. 바울이 성장했기 때문이지만, 롤프는 성장하긴 커녕 총수라는 무게에 짓눌렸으니 싸움실력이나 근력 따위가 계산적으론 맞지 않아도 퇴화라는 의미가 틀린 건 아니라고 봅니다.

 

 

 

 

"견뎌요. 당신 맹수잖아."

 

헤스터의 죽음 이후 친구를 잃은 롤프를 위로해줬던 바울이 이번엔 바울이라는 친구를 잃은 롤프를 무너뜨렸죠. 

 

 

 

 

어차피 싸움에서도 진 마당.. 부끄러워할 것이 무엇있겠는가.. 자신이 약해서 바울에게 이길 수 없었지만, 그런 친구..를 죽게 둘 수는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친구를 위해 대신 맞서줍니다. 약해서 질 수는 있지만, 자신의 패배가 부끄러운 것에 겁먹어 진짜 부끄러운 수치를 받으며 바울을 죽게 둘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 모습을 진절머리 난다는 듯 지켜보는 르넨.

 

 

 

 

총수인 자신이 잡종개 따위에서 싸움에서 졌고, 그 수치가 부끄러워 자신을 꺾은 바울을 부하를 시켜 죽이게 만들었다면 그거야 말로 추한 일이죠. 위신과 인망은 더더욱 깍일 것이고, 고작 잡종개에게 패배한 총수라는 것 자체가 제국을 더럽힌 것이니 오히려 반란이 일어나 르넨도, 한스도 막지 못한 채 롤프를 죽이게 될 겁니다. 그것과 별개로 이제 자신의 수준과 고민을 자각하고 인정하게 된 것도 사실이고요.

 

앞으로 발생할 정치적 문제 따위와 무관하게, 롤프 본인에게도 인정할 수 없는 수치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고, 더 이상 하고 싶지도 않은 총수짓.. 바울에게 패배도 했겠다, 이제 포기하고 내려놓은 거죠. 어울리지도 않고, 견딜 수도 없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친구조차도 포기하게 만들고, 설령 그렇다 해도 개에게 진 총수라니.. 누가 따르겠습니까.

 

 

 

 

롤프는 이미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문제이니.. 마음 정리하는 것도 빠르고 쉽습니다.

 

 

 

 

그리고 그건 르넨도 마찬가지죠.

 

 

 

 

르넨은 돌아온 롤프의 태도와 행동을 보고 크게 실망했거든요. 돌아오면 제국이 다시 원래대로 재건될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아직도 정에 흔들리질 않나, 아예 개 따위에게 패배하질 않나.. 답답한 걸 넘어서 자격이 없다고 볼 수 밖에요. 롤프와는 다르게 르넨은 맹수다운 맹수이고, 한스와는 다르게 힘만으로 해결하려하지 않았죠. 롤프보다 더 맹수 답고, 한스보다 더 제국의 사상에 어울리는 허쉬의 자식입니다.

 

그런 면모는 이제까지 숱하게 나왔죠. 단지 전개에 있어서 핵심 키플레이어로 두각되지 않았을 뿐. 이미 여러번 냉혹하고 냉철한 면모를 보여왔습니다. 정치적 판단도 뛰어나죠. 방금전 제국의 위신을 위해 바울을 죽이려고 했던 것도 어쩌면 롤프로 하여금 총수의 자리를 내놓게 하려는 것이었을 수 있습니다. 롤프는 총수 자리를 감당하지 못했고, 바울을 잃을 위기에 직면하면 만회하려 할 테니까요.

 

 

 

 

드디어 나타나는 르넨의 속내죠. 그 동안은 입장이 있으니 마음 속에 담아두기만 했지만, 이제 총수가 되었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입지를 가지고 있으니 거칠 것도 없습니다. 르넨이 허쉬의 손발이 되어준 것은 한스의 무력은 견제 당하고, 그와 동시에 한스의 능력이 힘을 기반으로 하는 것임인 만큼 그 이상이 될 순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르넨은 그런 무력을 가지고 있진 못해도 충분히 한스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정치력, 두뇌플레이 모두 롤프와 같거나 그 이상이면 이상이었지 못하진 않습니다. 허쉬도 그것을 알았을 진 몰라도, 이미 두 아들이 있고 그들이 장남이니 장녀의 르넨을 후계자로 생각하긴 어려웠겠죠. 롤프가 돌아오지 않고 한스가 총수가 되어도 르넨이 그 자리를 뺏거나 방해하지 않고 열심히 보좌해줬을 테니까. 르넨의 능력을 알았다 해도 이렇게 총수의 자리를 가지게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고, 몰랐다면 르넨의 역량을 숨기는 능력이 뛰어났다는 거겠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저 거래를 끝내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곧 나오죠.

 

 

 

 

한스의 근황인 동시에 롤프에 대한 인망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한심한 총수라고. 개 따위에게 지는 놈이라며.. 그런 동시에 남은 것은 르넨 뿐이니, 르넨에게 기대해볼 수 밖에 없다는 말은 그만큼 르넨의 능력보다는 차선에 가까운 대안으로 여겼다는 겁니다. 이 역시 르넨의 능력을 모르진 않았지만, 그 진가를 아는 녀석은 없었다는 방증이죠.

 

 

 

 

사실 어쩔 수 없었던 일들이긴 하죠. 서로의 입장이 있고 해야했던 일이었으니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싸울 수 밖에 없었고 이미 알고 있는 결과는 그저 맞닥뜨릴 수 밖에 없는 사실이 될 뿐이었으니까요. 물론 싸우지 않았다면 르넨이 억지로라도 끌어내렸을 겁니다. 르넨의 명령을 듣는 충성파들이 있을 진 몰라도 명분을 내세우며 정치력 싸움으로 가면 롤프가 불리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부하들의 손에 의해 끌어내려진 뒤 르넨이 차기 총수로 올라설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한스는 이미 잡혀있어서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남은 허쉬의 자식은 르넨 뿐이니.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아니.. 내 탓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죠. 물론 바울만의 탓은 아닙니다. 헤스터의 죽음은 바울이 무슨 수를 쓰든 막을 수 없었던 반드시 일어났을 일이었고, 롤프와의 싸움과 그에 따른 롤프의 총수직 박탈(혹은 포기)는 르넨에 의해 어떻게든 발생할 일이었죠.

 

하지만 동시에 바울은 헤스터의 죽을 때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롤프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여 롤프를 자신의 손으로 끌어내리게 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이젠 죄책감에게서 도망치지 않고 그 사실을 받아들여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고 여기는 겁니다. 비록 그것이 자신만의 탓은 아니지만.. 자신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니가요. 이 또한 자신이 거는 전부이자 얻어야할 전부, 자신의 전부를 이루는 책임 중 하나가 됩니다.

 

 

 

 

허쉬가 죽은 뒤 자신이 전쟁을 일으켜 입지를 탄탄히 하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의혹이 생겼을 때와 마찬가지로, 좀 더 교묘하고 지능적이지만 모든 상황 또한 의심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몇가지 증거들이 빠져서 일부 정황을 분명하게 할 수 없을 뿐이지, 르넨 배후설은 충분히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만한 상황들이기도 해요. 물론 증거도 없이 이런 정황만으로 르넨을 추궁할 수 없고, 오히려 르넨은 충분히 내뺼 수 있는 상황이죠. 그러니 의심만 할 뿐인 거고요.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이미 영향력은..

 

 

 

 

자신이 앞에 설 때라고 하지만 앞서 말했듯 사실은 거래를 끝내기 위해 온 거였죠. 결국 르넨의 계획과 바울의 등장을 통해 롤프를 끌어내린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르넨이 롤프가 이겼어도 끌어내리려 했다는 말을 한 거죠. 충분히 그럴 수 있었으니까.

 

 

 

 

허쉬가 말실수를 하면서 한번 말한 적 있죠. "응? 나오미인가?" 하면서요. 서로 이미 알고 있었던 비밀이었기 때문에 몸과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나온 실수였던 겁니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지만..

 

 

 

 

여기까지만 보면 9년전 검둥개를 움직인 것이 르넨이나 다른 제국의 인물이라 여기게끔 하는 것이지만..

 

 

 

 

르넨은 그 도발에 넘어가긴 하죠. 무언가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를 위험하게 보는 겁니다. 또 무슨 위험한 말을 짓껄일지 모른다고 보는 거죠. 하지만 이걸 본 롤프가 르넨의 뺨을 때립니다. 그리고 다른 녀석의 것을 보내게 하죠. 알레사(혹은 나오미)는 단지 다시 가둘 뿐이지만..

 

 

 

 

"누가 제왕인지 보고있어."

 

사실 롤프, 한스, 르넨 중 제국의 우두머리에 가장 어울리는 건 르넨이죠. 필요 이상으로 냉혹한 면이 있긴 하지만.. 가장 어울리는 능력과 사상을 가진 인물입니다. 선대 허쉬보다 더 악독하고 강하며 탄탄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는 패도적 제왕. 나름 걸출한 능력의 아들이 둘이나 있고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후계자로 논의조차 안 됐죠.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기회나 입지가 없었긴 하지만.. 아니면 숨겼거나.

 

하여간 다른 대안 없이 자신이 총수가 된 이상, 제국이 했어야 했던 일을 시작할 때라는 겁니다. 진짜 총수, 제왕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증명하기 위한 때죠.

 

 

 

 

아마란스는 새롭게 바뀐 권력관계를 다시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다른 제국의 패밀리들에게 원래 후계자로 인정 받아왔던 한스를 돌려보내려고 합니다. 그래야 내전, 혹은 내분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죠. 하지만 롤프는 총수의 자리를 빼앗긴 게 아니라 스스로 넘긴 것이었고, 한스는 그런 롤프의 뜻을 존중할 배포도 가지고 있으며 그럴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미 발생한 일이니까.

 

동시에 이런 한스의 추측은 형제이기 때문에 서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나올 지 다 알고 있는 것을 다시 부각시켜주죠. 피는 안 통했지만 형제는 형제라는 겁니다. "피를 나눈 건 아니지만 부모고 형제 아닙니까... 서로 어떻게 나올 지 너무 잘 알아.."

 

 

 

 

자신이 전부 실망시켰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헤스터를 지킬 수 없었던 것이나, 헤스터의 죽음 때 손에 박힌 송곳을 뽑고 죽이려 달려들었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나, 마크를 탈출시키고 바스커빌을 쓰러뜨렸지만 결국 코스타를 죽게 둘 수 밖에 없었던 것이나.. 제국와 아마란스의 싸움을 막기 위해 왔으나 결국 롤프를 끌어내리고 싸움은 막을 수 없게 된 것이나.. 노력해도 성취하고 얻어낼 수 없었던 것들이고 모두를 실망시킨 것들이죠.

 

그런 바울을 왜 골랐느냐는 질문에.. 적당했을 뿐이다. 결국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적당히 쓸만하기 때문에 골랐던 것이라는 거죠. 도구적으로..

 

 

 

 

결국은 적당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저런 조건이라면 적당한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진심은 어떨지 몰라도, 결국 그 특별함은 바울 본인의 특별함이 아니라 특수함이었다고 봐야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만한 도구적 개체.

 

 

 

 

하지만 바울에겐 그런 사정마저도 고마웠을 겁니다. 그 누구도 자신을 쓸모있다고라도 말해주지 않았거든요. 도태되어야 했을 놈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그러니 이제 쓸모 없어진 자기 자신에게 실망했느냐고 반문하는 거죠. 오히려 실망은 자신에게 하라는 알레사죠. 실망 안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진실을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진실을 알려주려 자신의 비밀을 바울에게도 전달하는 알레사.. 사실 어차피 다 알게될 것일 뿐입니다. 바울도, 롤프도.

 

 

 

 

르넨의 카리스마.. 이때의 연설은 꽤나 멋지기도 하죠. 동시에 르넨의 타 종족에 대한 경멸과 맹수로서의 우월주의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혀 끝의 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하고요.

 

 

 

 

'제국의 이념은 끝나야 한다.' 다 이유가 있는 결정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르넨이 총수가 된 제국이 강해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것도 르넨이 살아있을 때 이야기이긴 하지만, 허쉬의 가장 뛰어나고 위험한 자식이 사실은 암컷인 르넨이었으니..

 

 

 

 

앞서 이야기했던 바와 같습니다. 허쉬의 안목은 정확하기 때문에, 제국의 이념을 끝장내기 위해선 순해빠진 롤프를 총수로 만들어야 했죠. 롤프에겐 아버지의 것이기도 하고 자신의 것이기도 했던 제국을 자신의 손으로 박살내는 것이 되기 때문에 가슴 찢어지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다시 말하지만 허쉬의 안목을 정확하기 때문에 롤프가 그 자리에 있을 때 총수였던 허쉬 자신의 생각이 어땠을 지 깨닫게 될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겁니다.

 

게다가 유언장을 통해 확실히 못 박기도 했으니.. 르넨과 같은 변수가 없었다면 아버지의 바람대로 됐을 겁니다.

 

 

 

 

알레사와 나오미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죠. 동시에 그 뛰어난 안목과 통찰력, 판단력을 가진 허쉬가 경계를 했던 대상이 토드가 아니라 여우 한마리에 불과했다는 것도..

 

허쉬의 아들로 남을 마지막 기회란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롤프가 그에 따라 알레사(혹은 나오미)에게 보복을 하라는 것을 말합니다. 

 

 

 

 

토드가 허쉬에게 보고를 올린 이유는 과거의 맹약 때문이죠. 어머니를 뵙게 해준다는 약속, 대신 제국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그 맹약을 깨지게 되죠.

 

 

 

 

사실 알레사라 불렸던 사람이, 알고보니 나오미 였다는 사실이 본인의 입으로 밝혀지는 순간이죠. 그 동안 알레사로 불렸지만, 그저 알레사의 역할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나오미로서요.

 

 

 

 

9년전 아마란스의 간부 3명이 토드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알레사의 죽음을 의뢰했죠. 만약 그 암살이 성공했다면 지금의 알레사는 누구이며, 반대로 역으로 그들이 살해당했다면 어째서 알레사는 살아남고 오히려 암살을 의뢰한 간부 3명은 살해당했을까.. 

 

제국이 그녀를 보호했을 수도 있지만, 이미 본인 스스로 제국과의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알레사(나오미)를 경계하고 있었던 아버지의 유언 등을 보았을 때, 알레사가 자신을 죽이고자 했던 아마란스의 간부 3명을 죽이게끔 역의뢰를 했다는 것이 되겠죠. 즉, 전후관계야 어찌됐든 알레사가 토드를 부렸다는 사실이 남습니다.

 

거기에 더해, 토드는 제국과의 약속을 파기했고요. 따라서 이때 토드와 알레사가 손을 잡았을 것이라는 의혹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유언장에 그런 모든 사실들이 다 들어있는 진 작품 내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으니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이후의 오가는 대화를 통해 충분히 유추 가능합니다.

 

 

 

 

아무리 진심으로 자신을 보호해줬고,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알레사라고 해도 이건 믿기 어렵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밝혀진 사실이자 의혹이기도 한 내용을 당사자 본인이 사실이라 증명해주죠. 믿기 싫은 이야기이고, 믿을 수 없지만 믿어야만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거야 말로 자신이 우려했던 누굴 믿어야하냐는 배신이었던 셈이니까.. 진심으로 믿었던 존재였으니까요..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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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아론과 바울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등 떠밀었다는 거죠. 물론 그 본인들에게 필요했던 일이고 듣고 싶었던, 들어야 했던 말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걸 짚어내고 하게 만든 토드의 심리적 기술도 대단한 거죠.

 

더불어 이런 아론과 바울의 태도와 토드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자신의 이론을 일부 증명한 셈이기도 합니다. "불 속에 뛰어든 놈이나 떠민 놈이나 본질은 내 눈과 다르지 않아." 토드의 검은 바탕의 붉은 눈은 바스커빌이라는 죽음의 개의 상징이죠.

 

결국은 절박함에 불 속에 떠밀었고 그 절박함에 불 속에 뛰어든 거죠. 그러다 죄책감에 먹히면 괴물이 되는 거고요.

 

더불어 뒷배경의 색 표현도 굉장하죠.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앞으로 일어날 일의 피비린내와 토드 본인의 살기로 넘실거리는 듯한 저 붉은 배경.. 그러면서도 차가운 이성을 돋보여주는 푸른색의 대비.. 

 

 

 

 

코스타를 잃고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노를 막을 수 없어서 토드를 죽이려 했던 집념. 죄책감과 분노, 절박함에 등 떠밀려진 충동. 그런 바울이 전쟁을 막기 위해 할 일은 정해져 있죠. 롤프를 쓰러뜨리는 것.. 제국의 총수가 일개 잡종 투견에게 패배했다는 건 제국의 근본을 부수는 일이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니 그 상태로 있으면 오히려 내분이 일어나 찢겨 죽겠죠.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죽어줄 롤프는 아니다만..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쓰러뜨린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일 뿐이고, 끝장을 낸다는 말을 죽인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롤프를 죽인다는 건 바울에게 있어서 앵무새를 죽이는 것이 되겠죠. 그렇게 롤프를 자기 손으로 죽이고 괴물이 되면 토드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게 된 셈이니까요.

 

 

 

 

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어쩔 수 없으니까. 결국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절박하니까...

 

 

 

 

한스가 맹수다운 맹수라면 르넨은 제국의 사상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한스는 자신들이 우월하다 믿지만 다른 녀석들을 경멸하진 않지만 르넨은 경멸하고 살아있는 것을 무가치하다 여길 정도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력, 결단력은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냉혹하고 잔인할 정도로 철저하죠. 

 

 

 

 

총수로써 할 말은 아니죠. 제국의 사상에 정면으로 반하는 가치관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더더욱 제국의 수령으로 어울리지 않는 겁니다. 사상이 다른 데 어떻게 그 집단의 수장으로 있을 수 있겠습니까.

 

아래의 캡쳐나 이 장면이나 이들의 충성심은 어찌보면 고양이 답지 않은 느낌이죠. 어찌되었든 상황이 바뀌어도 충성할 대상에게 일관적으로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진심으로 조언하곤 하니까요. 정말 멋진 조연급 캐릭터입니다.

 

고양이다운 충성심이라고 하는 것도 재밌는 표현인데, 바울을 보면 알겠지만 조금 은혜를 베풀어주는, 내미는 손만으로도 충성을 바치고 이빨을 드러내며 싸워줍니다. 하지만 제국의 맹수들은 못 미덥다며 총수를 우습게 알고 무시하죠. 너무 대놓고  공공연히 표현하지 않을 뿐..

 

 

 

 

여기서 바울이라는 잡종개에게 정을 보이고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거죠. 이미 인망이 바닥인 상황에서 잡종 개와 친구라던가 챙겨준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나돌면 더더욱 자격이 없고 무르기 짝이 없는 애송이라고 여기며 조직의 기강이 무너질테니까요.

 

 

 

 

어떤 일이 발생하든 친구라고 했지만.. 그런 친구를 친구라 하지 못하고 다른 핑계를 대며 데려가서 가둘 수 밖에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 챙겨준거긴 하지만.. 총수이기 때문에 그저 친구를 외면해야 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죠. 어렸을 땐 친구를 위해 대신 싸워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싸워주긴 커녕 외면해야만 하는 현실이 롤프에겐 너무나도 잔인하고 무거운 짐이죠.

 

총수의 짐이란, 총수의 책임이란, 총수의 태도란 이러해야 했습니다. 제국을 나가겠다고 부자의 연마저 끊어버리자 했지만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총수로서는 해야만 했던 일입니다. 아들만 예외로 할 수 없으니까요. 룰은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하고 특혜나 예외는 룰의 가치를 무색케 하는 일입니다. 조직의 근본은 원칙과 규칙을 지킴으로서 유지되는 거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제국을 위해 손톱을 뽑을 수 밖에 없었고, 더욱이 총수로서 했던 말을 되담을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끔찍스러운 거죠. 12년 동안 후회했던 일입니다. 총수로선 해야 했을 지라도 아버지로서 하지 말았어야 했던 짓이죠.

 

그런 부자유와 무게를 롤프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전쟁을 말리고자 목숨을 걸고 찾아와준 바울 덕에요.

 

 

 

 

당당하고 여유로운 제국의 총수로서의 풍모를 드러내는 아버지의 초상화 앞에서 볼품없는 꼴로 후회하고 자책하며 자괴감을 느끼는 아들.. 총수로서의 자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연출이죠.

 

 

 

 

이 마당에 뭔들 못하겠습니까. 총수로서는 해야할 일이지만.. 친구로서는, 롤프로서는 다르죠. 제국의 총수임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굽히며 친구를 치료해달라 빌죠. 제국의 다른 녀석에게 시킬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같은 외부인인 레아에게 부탁하는 거죠. 친구를 살려달라고.

 

 

 

 

이런 모든 사실들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걸 진심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닙니다. 배신 당했다거나, 그 간의 신뢰가 모두 무너질 것을 걱정할만큼 박하진 않죠. 그렇게 진심마저 속여왔던 것은 아니니까. 아닌 걸 아니까.

 

롤프가 이 자리에 불러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런 진심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더 중요한 사실들을 듣고 싶은 겁니다.

 

 

 

 

제국의 무력은 최강.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힘으로 무너질 수 없고, 그렇게 무너져서도 안 됩니다. 제국의 사상이 사라지는 게 아니고 제국의 이름이 없어졌다고 해서 우월주의가 종말을 맞는 것도 아니까. 그렇기 때문에 허쉬는 다른 방법을 찾은 겁니다. 자신의 아들인 롤프가 제국에 돌아와, 제국을 무너뜨리는 거죠.

 

허쉬의 안목은 정확하다고 스스로 자부했죠. 한스가 힘만 믿고 그 힘으로 모든 걸 하려하며 힘으로 안 되는 것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롤프는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도 않고 자신의 한계를 모르기 때문에 알 때까지 덤벼드는 집념과 우두머리로서의 그릇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후계자로 낙점받아왔지만,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제국의 사상을 지키기 위해서였다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아들을 갈갈이 찢어버린 제국과 그 사상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롤프의 천성을 정확히 꿰뚫어본 인물이기 때문에 그 한계 또한 알 수 있었죠. 그리고 그렇기에 이번엔 다른 이유로 후계자가 되어야 했던 겁니다. 제국의 이념은 끝나야하기 때문에. 허쉬의 안목은 여전히 정확했죠.

 

 

 

 

바울은 기절해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총수라는 자리와 허쉬의 아들인 롤프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굽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죠. 그저 정신을 잃기 전에 들었던 친구라는 걸 부정하는 말만 기억할 뿐.. 그래도 친구라 믿고 대화하기 위해 왔지만 기억하는 것은 친구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 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롤프의 본심은 한스도, 레아도 알지만 친구인 바울만 모르는 거죠.

 

 

 

 

좋든 싫든, 할 수 있든 없든 남은 방법은 이것 뿐이죠. 남은 '기회'는 이것 뿐입니다.

 

 

 

 

자신이 살아가며 겪은, 얻고 잃었던 자신의 모든 것이죠. 그 자체로 자신의 인생인 겁니다. 토드 말대로 모든 것을 얻거나 모든 것을 포기하기 될 싸움인 겁니다.

 

 

 

 

저것보라며 손으로 가리키며 추궁하는 고르그. 토드가 어머니의 집을 불태우며 했던 말이죠. 제국과 아마란스 모두 없애버리겠다고.. 그게 이런 겁니다. 아마란스의 지부는 얘네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 최강 전력은 따로 있으며 한스를 풀어줘 아마란스가 승기, 우위를 잡은 상태로 제국과 맞붙는 상황을 망쳐야 했죠. 동시에 개인적인 불만도 있었겠죠. 

 

그렇기 위해 토드가 고르그를 공격했고, 죽이거나 궤멸시키지 않고 돌아온 겁니다. 쿠퍼가 시켰다는 일이라 공작을 하면서요. 그 결과 고르그가 쿠퍼의 배신행위를 추궁하기 위해 패밀리를 몰고 왔고, 그 상황에서 토드가 거짓자백을 하면서 상황을 만든 겁니다. 쿠퍼가 시키지 않았다는 증거나 토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댈 수 없으니 뭐라고 해명하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겁니다. 설사 믿어주며 충돌하지 않는다 해도 의혹은 그 자체로 무기가 되죠. 쿠퍼가 했던 말처럼요.

 

 

 

 

한스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기 전에 탈출시킬 것을 알고 있었던 토드가 한스의 위치를 알려주고 바울의 부탁대로 한스를 구출해줍니다. 쿠퍼는 한스를 이용해 제국과의 싸움이나 협상에서 우위에 선 상태로 제국과 전쟁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계획은 실패하고 쿠퍼의 조직은 박살이 나게 되죠. 고르그와 토드에 의해.

 

 

 

 

9년전 간부 셋을 암살한 것은 하나의 분수령이었죠. 약속의 증명이기도 했고. 결국 그때가 시작입니다. 자신의 원한만으로 벌인 일이 아니라고 하죠. 사실입니다. 다른 이의 원한도 있거든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악귀 같은 놈.."

"꼭 내 어머니처럼 말하는군.."

"그래.. 정말 그래.."

"정말로.."

 

정말 잔인한 말이고 그걸 인정하는 토드의 말도 가슴 찢어지는 말이죠.. 바스커빌로 태어나 타고난 악마성을 가지게끔 개량되었을 뿐이고 그 악마성을 길들일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그 기회가 박탈당한 채)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인데 말이죠. 하지만 토드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인정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절박했기 때문에 괴물이 된 것이지 처음부터 괴물은 아니었다고.. 다른 길은 없었다고.. 그렇기에 이런 일이 없고자 했다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 직후 어렵지 않게 쿠퍼를 죽이며 지부를 궤멸시켜버립니다. 고르그 지부는 한스를 데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고르그의 지부는 제국의 공격대에게 궤멸 당할 것이고요.

 

 

 

 

한스.. 정말 멋진 캐릭터입니다. 그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기 보다 아직 한참 어린 아론을 위해 그 상황에서 빠르게 판단하고 아론을 인질로 잡고 있었던 것처럼 상황을 꾸미니까요.

 

 

 

 

마음 같아선 전쟁 따위 하고 싶지 않지만 제국의 총수라는 짐을 지고 있는 한 절대 그럴 수 없죠. 적어도 겉으론 총수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니 바울이 하는 말을 일축시켜버리는 거죠. 그래도 그냥 돌아가라고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순한 천성을 보여주죠. 크게 선을 넘지 않는 한 친구라 죽이니 어쩌니 할 수도 없고..

 

 

 

 

"그런 충성심은 개한테나 어울리지." 얼마전 고양이다운 충성심이라고 일침을 놓았던 걸 생각해보면 재밌는 말입니다. 

 

"제국이 그런 놈을 두려워 해야 하나? 그 반대일걸.." 이 부분은 오히려 롤프의 부담이 적극적으로 드러난 부분인데, 총수로서 당당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일부로 강한 척 하는 겁니다. 그래야 하거든요. 그렇다보니 강박적으로 겉모습만큼은 강하고 당당한 척 해야하는 거죠. 본인도 진심이라고 인지부조화를 일으킬 정도로.

 

 

 

 

알레사와 레아를 내주지 않으려는 르넨을 유심히봐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명분만큼은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정당함이 있죠.

 

그리고 이번에도 바울은 답답함에 흥분해서 말실수가 아닌 일부로 자극하며 도발합니다. 더 이상 친구라 못 여기겠다면서요.

 

 

 

 

총수로서, 아들로서 저것만큼은 진심으로 납득해주거나 봐줄 수 없는 말이죠. 아버지와 그 자식들인 자신들을 모욕하는 말이니까. 흔히 말하는 패드립이죠. 당연히 화날 수 밖에..

 

아무리 해야할 행동이라지만 또 다시 잡종개.. 더 이상 친구로 봐주기 힘들 겁니다. 평생을 잡종 투견으로 살아왔음에 열등감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왔는데, 그걸 너무도 쉽게 무시하고 깍아내리니까요. 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부터 느꼈던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온 겁니다.

 

친구라 여겼는데, 결국 우리랑은 다르다고.. 맹수와 잡종 투견이 어떻게 친구일 수 있겠냐고. 그것도 제국이라는 우월주의 집단의 총수씩이나 되는 데..

 

 

 

 

결국 자신도 친구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롤프.. 자신의 본능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손톱을 꺼내 다른 녀석의 얼굴을 그어버렸을 때 자신이 당황했듯 자신의 가장 친했던 친구 헤스터마저 도망갔죠. 그때 어렴풋이 알았을 겁니다. 맹수와 토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지금은 손톱 뽑힌 손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맹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국의 총수라는 증표인 반지를 끼고 있음이 그것을 증명하죠.

 

그렇게 친구임을 부정 당하고, 친구를 잃은 뒤 자조하듯이 너희 같은 놈들과 다르다하며 싸우고자 마음 먹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후회할 수 밖에 없는 싸움입니다. 싸움에서 지면 고작 잡종에게 진 총수가 되고, 싸움에서 이기면 친구인, 혹은 친구라 여겼던 바울을 잃게 되니까요.

 

겉으로야, 지금 당장만으론 친구를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진심은? 자신의 아버지였던 허쉬도 당장의 감정에 롤프의 손톱을 뽑으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얼마 안 가 후회했죠. 총수라 뒤집을 수도 없었고요. 이때 롤프가 이겼다면 허쉬의 전철을 똑같이 밟았을 겁니다. 더 약한 만큼 더욱 비참하게요.

 

 

 

 

강한 척 한다고 했죠? 그렇기 때문에 진다는 말을 듣자 강박적이고 발악적으로 부정합니다. 난 약하지 않다면서요.

 

 

 

 

무슨 일 있어도 동료, 친구라고 했지만.. 결국 그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어떻게 될 지 알면서도 싸울 수 밖에 없으니까. 자신이 이기리라 믿고..

 

하지만 바울도 성장했습니다. 이전엔 크롬에서 얻어 맞고 쓰러졌지만.. 이번엔 버텼거든요.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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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나쁜 예감은.. 항상 들어맞죠. 본인도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솔직히 충고해주며 진심으로 바울의 앞길을 위해 이끌어주려 했겠죠. 본인도 후회하지 않을 마지막을 위해 가장 중요한 말들을 해주면서요. 끝까지 웃으면서.





바울이 투견이 되고자 했던 것이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던 것이니.. 아버지가 죽은 뒤 투견이라는 삶에 염증을 느끼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런 말을 하는 걸까요? 그게 아니라고 그만 둘 수 있는 일이긴 하죠.. 심적으로 혼란스럽고 아플테니..





아버지는 누군지 모를 타인을 구하기 위해 싸우다 죽었던 겁니다. 영웅처럼요. 얼마나 멋진 아버지이고, 그런 아버지를 위해 와주었으니 얼마나 감사하겠습니까. 가치 있는 싸움이었고, 그 보람을 자신도 느끼게끔 해줬으니까요. 바울의 영웅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투견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영웅이 되고 싶다는 것이죠. 본인이 자각하든 그렇지 않든 무의미한 싸움과 무가치한 승리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싸움에 갈증을 느끼듯이요.





무미건조하게 감정선을 섬세하게 건드리는 연출과 대사들.. 전에도 말했듯 시즌2 들어서 그림체와 연출, 그림실력 등이 완벽한 수준으로 완성이 된다고 했죠. 섬세하고 정확하며 예술적인 연출과 분위기가 정말 압도적이라고.


위의 캡쳐와 같은 연출과 대사도 그렇지만 바울의 과거편은 개판이라는 작품의 에피소드들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인물묘사, 과거전개, 분위기 등의 연출을 보여줍니다. 


예컨데 투기장에서 싸우고 투견으로서의 삶을 못 견디겠다고, 그만두겠다고 한 뒤 바로 아침에 소파에서 일어나는 장면과 아버지와 함께 옥상에 올라가 대화를 하다 샌드백이 터진 뒤 똑같은 소파에서 시간만 다르게 다시 깨어나는 부분과 같은 장면들은 정말 예술적이고 굉장히 섬세하게 던져진 장면들이거든요.


배경과 분위기가 확 바뀌며 연출되는 햇살, 혹은 석양이 내리쬐는 정적인 분위기에 분명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그 섬세한 연출은 별 거 아닌 듯하지만 정말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뛰어난 연출이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개판만이 가지는 무미건조함은 느와르라는 장르를 200% 이상 소화하고 우려낼 수 있는 최고의 요소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감정선을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자유자재로 건드릴 수 있다는 건 압도적인 작가적 역량을 증명하는 거죠.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해보고자 하며, 도망가지 않겠다는 결심. 아버지가 썻고 아들이 썻던 샌드백이 터져서 치워진 자리 앞에서 자신의 선택을 고백하는 바울. 샌드백이 터진 것은 이전에 설명했던 것인 동시에 아버지의 죽음을 의미하는 복선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투견으로서 그 샌드백을 치며 훈련했지만 샌드백이 터졌으므로 투견으로서의 삶도 끝났고, 투견으로서의 삶이 끝났다는 건 투견으로 태어나 투견으로 살아왔던 아버지의 삶을 끝남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아버지도 강요하지 않고 자신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고 선택한 것은 어렸을 때 아버지를 동경하며 했던 말과 같습니다.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아버지와 같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울 수 있는 멋진 투견이자, 약한 자를 위해 싸워 지켜줄 수 있는, 이겨낼 보람이 있고 가치 있는 싸움을 할 수 있는 그런 영웅.





그러나.. 한스와의 싸움은 자신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좌절을 안겨주죠. 자신의 모든 투지와 노력을 쏟아부었으나 혈통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다며 결국 이뤄낸 건 아무 것도 없고, 그렇게 자신이 지켜내야 했을 알레사를 빼앗기게 되었으니 가치도 없었고 의미도 없었던 싸움에 불과하게 된 거죠. 그런 주제에 무엇이 가치 있는 싸움인가... 자괴감에 빠지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비정상인 겁니다.





노력해도 안 되고, 재능없는 투견이었던 아버지의 아들이자 반쪽짜리 투견인 바울은 그래선 안 됨에도 불구하고 죄스러워 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태어난 자신을, 아버지의 변변찮은 혈통을 가진 아들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고 맙니다. 바울이 맹수로 태어났다면 더 적게 노력해도 자신을 지키고 남을 지키기 위해 충분했을 거라면서..





하지만 그 시각. 바울이 혈통으로 후회하고 원망하고 있을 때 한스는 혈통만 믿고 노력을 안 한 부하놈들이라고 하고 있죠.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하지만 한스의 말이 맞는 겁니다. 한스가 보통의 맹수로서 타고난 것만 믿고 단련을 게을리 했다면 직전의 바울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었겠죠. 적어도 발톱이라는 것을 사용해서 제압만 한다는 건 불가능했을 겁니다.


즉, 바울이 노력하고 단련한 만큼 한스도 그에 못지 않게 노력하고 단련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스는 바울에게서 이길 수 있었죠. 뭐.. 따지고 보자면 이것도 결국 혈통의 차이이긴 하지만, 그런 혈통의 정점에 있는 한스가 노력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으니 바울을 평가한다면 굉장히 높이 평가할 겁니다. 바로 아래의 말처럼요.





쿠퍼 신부와 그 주변의 패밀리 따위에게 쓰러지면 오히려 바울에게 실례라고 말하죠. 제국의 2인자이자 최강의 맹수이며 혈통의 정점인 한스가 고작 잡종 투견에 불과한 바울에게 이런 말을 할 정도로 바울은 뛰어나다는 겁니다. 그 노력을 인정 받아도 될 만큼.





그래도 아론이 비명을 지르자 그 상태에서도 아론이 걱정되 몸을 움직이는 바울은.. 역시 이런 것도 천성인가 봅니다.





"이 전쟁에 무관계자는 없어." 그가 무관계자로 보이는 녀석들마저 죽인 이유는 자신의 원칙을 버린 게 아닌 그 원칙에 따라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째서 무관계자가 아닌가는 후반부에 나오죠.





아론을 통해 이야기를 전해줌으로써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토드. 더불어 이런 명암연출은 개판의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죠. 얼마나 멋집니까.. 카리스마가 터져나오죠.





아마 대충 감을 잡았을 겁니다. 그걸 모른 척 해주는 것인지 그저 믿어주는 것 뿐인진 몰라도..





토드의 의도대로 바울을 일으켜 세우는 아론. 토드가 하는 말도 그저 팩트로서 틀린 게 아닙니다. 분명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이에요. 동시에 그가 듣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들어야할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자신의 모든 경험과 시도는 좌절만을 안겨줬죠. 말대로, 싸우지 못해서 잃어도 봤고, 이겼는 데도 지키지 못한 것도 있으며. 죽을 각오로 덤볐음에도 불구하고 바뀐 게 없기까지. 좌절과 자괴를 느끼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상황이죠. 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그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경험해봤으나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으니..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왜 싸워야 할지 본인도 의구심이 들죠. 내가 싸워서 어떤 결과를 만들든 결국 바뀔 게 없는 데 왜 싸우냐고.





하지만 이번 싸움은 다릅니다. 자신의 전부를 걸어 전부를 지킬 수 있는 그런 싸움이죠. 다른 모든 싸움은 져도 이번 싸움은 져선 안 됩니다. 적어도 다른 모든 싸움은 얻을 게 없었어도 이번 싸움만큼은 얻을 수 있어요. 





아버지가 했던 유언이죠. 한번 더. 싸울 의지가 있으면 충분하고, 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 꼭 해낼 거라고. 바울은 그렇게 다시 일어섭니다. 이번 싸움은 모든 걸 뒤집을 수 있고, 그런 싸움이기에 투견답게 싸울 의지를 가지고 다시 일어선 거죠.





"풋내기가 제국을 더럽히는군." "자질이 있는가..."


이미 롤프의 제국 내 인망은 최악의 상황. 친구에게 정을 때어내지 못해 결단을 망설였고 결국 상황은 미적지근하기 짝이 없는 상태죠. 그런 마당에 맹수도 아닌 잡것에게 코트를 빌려주고 저택으로 데려오니 제국을 더럽힌다고 욕먹고 총수로서 이전에 맹수로서의 자질을 의심 받는 겁니다.





싸움 도중 더 이상 자신의 본능을 억제할 수 없는 상황이려나요? 갑작스럽게 안광이 터져나오면서 다른 녀석들을 죄다 쓰러뜨리죠. 정면으로, 다 박살내면서. 그림자 속에서 녹색 안광만 보이는 모습은 글자 그대로 맹수라는 말이 아깝지 않습니다. 과연 맹수 중의 맹수라고 할만한 캐릭터죠.





겉으로는 자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사실 본심은 그게 아니겠죠. 이런 맹수 소굴에 더 있기 어려운 거라고 봅니다. 뒤에서 자신의 자질을 의심하고 인정 받지 못한 총수의 부담은 이전 자신이 감당하지 못했서 도망쳤던 것 이상이겠죠. 그런 불편한 장소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아서 도망가는 겁니다. 겉으론 총수라는 이름으로 명령에 따르지만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의심하며 우습게 보는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쿠퍼 신부마저 손톱으로 그어놓고 마침내 쓰러지는 한스.. 괴물이죠. 토드와는 다른 종류의 괴물. 그렇게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면서야 겨우 쓰러지니까요. 쿠퍼는 쌩쌩 했던 상황이라 다시 일어나 쓰러진 한스를 짓밟고 데려갑니다.





크롬은 바울과 어떤 일이 있어도 친구라고 했지만.. 그렇게 믿기도, 여기기도 어려운 말을 들었죠. 그것이 본심인지 아닌지 싶을 거에요. 하찮은 잡종 새끼라니.. 친구라 믿었건만, 제국의 맹수이자 총수로서 그를 친구로 믿어도 되고 그렇게 여겨도 되는가.. 그러니 친구가 아닌 하찮은 잡종 투견의 말을 들어줄 지 자신도 잘 모르는 거죠.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뭐 있겠습니까. 일단 가봐야지. 그렇게 시도라도 해보고, 안 되면 싸워서라도 말려야죠. 영웅적이고 가치 있는 싸움을 통해서요.





이거 큰 떡밥입니다. 알레사가 지원을 요청했던 곳에 고르그와 일당들이 왔으나 거기서 반긴 것은 죽음의 개죠. 그리고 그 토드가 하는 말이라는 게 "신부님께서 부탁하시더군."





쓰러진 채 쿠퍼에게 짓밟히던 한스를 돋기 위해 쿠퍼에게 한방 먹이고 일침 꽂아주며 일으켜 세우는 바울.. 그래도 나름 의리는 있죠. 어차피 아마란스도 나왔고 제국에도 가야하고..





자기들이 아쉬운 상황이니 반쯤 억지부리는 거죠. 해산 했으면 의무는 끝이냐, 그냥 두면 나쁜 선례를 만들겠다..





소용없다고 하지만 실제론 보내서도 안 되는 상황이죠. 물론 쿠퍼 입장에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막지 않아도 뜻대로 안 될 것이긴 하지만요. 쿠퍼가 원하는 건 전쟁이거든요. 그것도 제국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전쟁. 한스를 포로로 하고 레아를 미끼로 바스커빌을 부려 제국을 상대로 우위에 선 상태에서 싸우고자 하는 겁니다. 그러니 보낼 수 없을 수 밖에.





저런 상태에서 바스커빌에게 달려들었다 어깨에 송곳이 꽂히기도 하고, 그런 상태에서 다시 일어날 정도니 한스는 괴물인 거죠. 쓰러져도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니까.. 저런 걸 어떻게 이깁니까..


그래도 한스의 말을 들어보면 애잔하기도 하죠. "형님을 믿어줘, 친구 때문에 손톱도 잃었던 분이시다." 피는 안 섞였지만 형제는 형제라고, 서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나올지 잘 아는 한스의 생각이 곧 크롬의 본심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겉으로는 총수이기 때문에 할 말도 골라야 하고 본심도 숨겨서 대외적인 언행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바울과 함께 할 수도, 곁에서 친구로서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친구라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토드 입장에서도 바울은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거든요. 그리고 개판의 소소한 명언 중 하나가 나오죠. "호랑이를 앞에 두고 강아지가 눈에 들어오나?" 카리스마..





개만도 못하다.. 바울이라면 이런 상황에선 절대 도망가지 않고 싸웠겠죠. 철창 안에 밀어넣으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게 투견이니까. 그의 투지를 알고 있으니까. 잡종 투견만도 못한 것들이 맹수랍시고 제국의 패밀리를 칭하는 게 웃기지도 않을 겁니다.


그런 마당에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형제인 한스까지 잃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니 결국 제국의 패밀리들이 가지고 있는 본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거죠. 모르긴 몰라도 다른 제국의 패밀리들도 저 녀석들과 똑같은 생각을 모두 가지고 있을테니까.





총수로서 당당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내색하지 않고 더불어 한스까지 잡혔으니 전쟁을 하는 것에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죠.


그리고 자신을 욕하는 풋내기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컴플렉스가 자극당하자 제국의 인장이 세겨진 반지를 낀 당당해야할 손을 손톱이 뽑힌 손이기에 주머니에 집어넣는 걸 보면..





이성적으로 쓸 수 있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그저 토드를 아마란스에 묶어놓고 몰래 레아를 빼돌리거나 적어도 제국을 무너뜨리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일 뿐이죠. 토드도 그 정도는 분명 알 것이고.. 어차피 그런다 해도 변할 것은 없고 단지 좀 더 위험하고 좀 더 번거롭게 될 뿐이니 납득하고 물러섭니다.





심판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라.. 그들은 신이 아니죠. 멋대로 정의를 자칭한 거야 그렇다 쳐도, 그들이 멋대로 심판할 권리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약육강식을 곱찝으며 제국을 비판하는 쿠퍼 신부 본인부터가 약육강식의 추종자에 가깝습니다. 여러명이 이미 힘이 빠진 한스를 린치해놓고 다 쓰러진 한스를 짓밟으면서 되려 쾌감, 우월감을 느꼈죠. 그는 힘, 패권을 원하는 거지 대의나 사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신부라기엔 속물적인 모습도 여럿 보였고요.





한스를 못 찾게 이송할 것이다.. 제국도, 검둥개도 모르게.. 다르게 말하자면, 레아를 잡는다면 마찬가지로 검둥개도 모를 곳으로 숨길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죠. 제국이 했던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전에 말했듯이, 그렇다면 그 제국과 똑같은 짓을 반복하며 최악의 암살자이자 타고난 악마인 바스커빌을 자신들의 무력으로서 사용하며 자신들의 질서를, 그것도 부패한 질서를 남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정의일까요?


도리안도 그랬죠. 그렇지만 변질되었고.





그래도 친구라고 생각해주는 거죠. 사실 애매하긴 하지만..





이런 흉흉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성당 옥상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죠?





절박함이 괴물을 만들죠. 전부가 달린 싸움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그렇게 위험하고 절박한 상황이니 그는 자신의 절박감이 등떠밀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하고자 하겠죠.


마치 제국에 의해 어머니를 찾을 수 없자 그들의 제안대로 암살자로써 제국과 밀약을 한 뒤 괴물처럼 살아야 했던 것처럼. 어머니를 뵈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죠. 다른 선택지도, 다른 길도 없이 해야만 했던 일이었던 겁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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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지난번의 스파링에서의 보복을 하는 거죠. 잡종 투견이라고, 고작해야 물어뜯기는 개라고 무시하는 겁니다. 참아주기 힘든 모욕, 조롱인 거죠. 이미 그런 취급에 썩어 있는 마음 속 열등감과 상처인데 말입니다.

 

 

 

 

고작 혈통 때문에 처벌에도 차별을 받죠. 누구는 실력도 부족한 주제에 먼저 시비를 걸고도 시합을 나가지만 누구는 먼저 휘둘렀다는 이유만으로, 잡종이라는 이유만으로 보름 동안 자숙하라고 하니까요. 이젠 익숙할 정도죠.

 

 

 

 

태생이 투견이니 타고난 투지는 어쩔 수 없는 거죠. 잡종이기에 어쩌면 다른 길도 있을 수 있었을테지만, 본인 스스로 원했던 겁니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고. 길들일 순 있지만 사라질 순 없는 천성.

 

하지만 투견이기 때문에, 그런 투지를 천성적으로 타고났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에게 배척받죠. 반쪽짜리 투견이라 시합에도 못 나가지만, 남들에겐 반쪽짜리 투견도 투견이라고 무서워하고 받아들여주지 않는.. 혈통이라는 태생 자체가 한계가 된 겁니다. 어떤 곳에서도 혈통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더 나아가지고 후퇴하지도 못하는 아웃사이더가 된 거죠.

 

결국은 알았다 해도 가르칠 수 없었던 겁니다. 투견이니까.

 

 

 

 

결국 일거리를 찾지 못하고 밑바닥 투기장에 스카웃 된 바울.. 그래도 실력은 실력이라고, 멋지게 이기고 실력만큼은 대접해주었죠.

 

 

 

 

자상한 아버지죠. 자기도 겪어 봤던 것이니 어디서 뭘하다 어떻게 된 것인지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걸 엄마가 알기 전에 적당히 무마해준 거죠. 이미 다친 얼굴을 한대 더 쳐서 자기 때문에 얼굴이 그렇게 된 거라고.. 같은 투견이고 아버지니까 자기가 이야기해보려는 겁니다. 그 고통은 자신도 알고 있으니 공감하고 이해해줄 수 있겠다고..

 

 

 

 

작품의 초반부터 끝까지 추구하고 원했던 개운한 승리, 만족할만한 승리. 가치 있는 싸움. 반쪽짜리이기 때문일지 다른 투견들은 그저 싸움이라면 피하지 않고 가리지 않지만 바울은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고 만족하고자 하죠. 아마란스에 오기 전부터 갈증과 같이 말입니다. 아마 어머니 쪽 혈통 때문이겠죠. 사냥개는 사냥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니까.

 

 

 

 

한번 겪어 봤기 때문일까요? 아버지는 그 이유를 알고 충분히 고민 해봤던 모양입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같은 투견이고, 아버지로서, 선배로서 바울을 이끌어주는 멘토이기도 하다는 거죠. 허쉬와는 다른 종류의 훌륭한 아버지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그런 고민과 결정을 마치 어린애의 투정, 철들지 못한 얼치기 투견의 우습지 않은 촌극 정도로만 보고 헛소리나 하고 있다는 듯이 부정해버리고 자기 멋대로 투견의, 바울의 가치와 삶을 결정 짓고 협박하고 있죠. 화가 날 수 밖에 없으면서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다시 투기장으로 향하게 되죠..

 

 

 

 

태생이 투견이니 원하지 않더라도 싸워야 한다는 바울. 그러나 길은 있으니 믿으라는 아버지. 그 길을 찾고자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앞서 말했듯 반쪽이라도 투견이라고 안 받아주고 배척 받았죠. 그러니 본인으로선 다른 길은 없다고, 어쩔 수 없이 원하든 원치 않든 그렇게 태어났으니 싸울 수 밖에 없는 것이 자기 인생이라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바울의 아버지라고 그런 경험이 없었을까요? 반쪽짜리는 아니지만, 오히려 잡종이 아닌 투견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었어도 재능이 없다는 이유로 도태감으로 취급되고 일자리를 찾을 수도 없었고 밑바닥에까지 가봤으니 바울의 고민과 고뇌를 남들보다 더 잘 알 겁니다. 그리고 바울의 아버지가 된 시점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었겠죠. "아빠를 믿어." 단지 자신을 믿어달라는 게 아니라, 너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믿어달라는 겁니다.

 

 

 

 

자신의 의지 없이 충동과 남들의 시선과 차별에 등떠밀려 싸우게 된 바울.. 마치 의지 없이 움직이는 괴물의 모습이죠.

 

 

 

 

그런 아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이 밑바닥까지 스스로 걸어오게 된 아버지..

 

 

 

 

자기 입으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어쩔 수 없다고, 좋아서 하는 거라고 우기는 게 굉장히 가슴 아프죠. 그게 아버지를 링 밖으로 나가게 하기 위해서라곤 해도 말입니다. 당장은 몰라도.. 나중에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정말 자괴감 들 거 같네요.

 

 

 

 

밑바닥 투기장에서 서로를 구하기 위해 서로에게 주먹을 휘둘러야 하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니..

 

 

 

 

결국 아버지라 제대로 싸울 수 없었던 바울은 자신을 위해 링 위에서 싸울 수 밖에 없는 아버지를 등 뒤로 하고 빠져나올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밑바닥에 떨어져서 가족에게 걱정이나 끼치고, 그마저도 빠져나오기 위해 희생시켜야 했으니 죄책감과 좌절감, 자기혐오가 어땠을지..

 

 

 

 

개판에서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 명암 표현이지만, 정말이지 예술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연출입니다. 더불어 이 당시의 바울이 극히 어두운 심성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을 그림자와 안광 등을 통해 완벽하게 표현해내죠. 개판은 시즌2 들어서 그림체나 연출, 그림실력 등이 완벽한 수준으로 완성됩니다. 섬세하고 정확하며 예술적인 연출과 분위기는 정말이지 압도적이죠.

 

 

 

 

바울의 눈.. 그의 인생에 있어 극히 어두운 시기이니만큼..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죠. 충동에 먹힌 것처럼 말입니다.

 

 

 

 

한스와 싸울 때 바울 본인이 자부하며 말했죠. "영웅"이라고. 결국 바울이 추구하는 건 그런 거죠. 영웅적인 무언가. 구하고, 지킬 수 있는 가치 있는 싸움과 승리.

 

 

 

 

아버지와 아들을 모두 이 밑바닥에서조차 도태되어야 할 것이라 못 박는 말을 듣는 바울의 가슴은 찢어지다못해 더 이상 비참할 수도 없을 겁니다. 

 

 

 

 

자신의 삶의 가치를 모조리 부정 당하고 몸도 마음도 부서진 상태이니.. 그 비참함이 포기를 부르는 거죠. 누군가 다잡아주지 않으면 그대로 부서지고 무너져내릴 만큼. 누군가에게 인정 받지도 못하고 제대로 싸울 수도 없고, 싸워서 이겼다 해도 어딘가 꽉 막힌 기분은 여전한데다, 이젠 자신의 가치도 부정 당하고 두들겨 맞기까지 했으니 이런 인생 지긋지긋할 겁니다. 견디기 힘들 만큼.

 

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베스트 댓글 말대로, 크롬과 같은 이들의 과거도 가여웠지만 가장 비참했던 건 바울이었죠..

 

 

 

 

자식을 혼내려다 자신을 위해 싸우며 주먹에 상처가 난 것을 보곤 뭐라 하기도 힘들겠죠.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해 싸워준 아들이니.. 박할 수 있을 리가.

 

하지만 그래도 결국 바울은 투견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자 하죠. 투지는 있지만 싸움의 의미도, 가치도,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주먹을 휘두르고 피 흘려야 하는 것이 지긋지긋하기 때문입니다. 노력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노력이 인정 받거나 성과를 내보인 적이 없었으니까요. 아버지를 믿었지만, 그 믿음은 증명 되어야 의미가 있는 법입니다.

 

 

 

 

자기가 정신을 차린 것이다.. 이미 자신도 알고 있었던 거죠. 재능 없는 자신의 아들로서 투견의 길을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그리고 반쪽짜리 투견으로서 받아야할 대접과 멸시를. 그걸 알면서도 자신처럼 되고 싶다는 아들이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웠을지..

 

그런 마음 못 버리고 자신과는 다르기를 기대하고 소망하며 위로하고 응원했지만.. 그것도 결국은 자신의 희망에 불과했던 거죠. 자신의 의지를 아들에게 강요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겁니다. 바울이 아론에게 자신의 의지를 윽박지르며 강요했듯이..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는 바울.. 뭐, 사실 저런 것도 정당하다면 정당하겠죠. 자기가 선택한 길이기도 했지만.. 아버지를 믿고, 그 위로와 응원을 받아가며 어찌저찌 앞으로 나아갔는데 결국 이 꼴만이 결과라니. 다른 길이 있었다면 그 길도 제안해줬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멋지고 상징적인 의미죠. 돌아가려니 갑자기 칼로 벤듯이 퍽하고 터진 샌드백. 이제 가도 좋다는 뜻이라.. 아버지의 의지로 다른 길을 선택할 가능성 없이 달려온 투견의 길이지만 이젠 그 관계도 청산하고 새롭게 선택할 기회를 얻었던 거죠. 그 동안 샌드백이 아버지의 의지에 의해 갇혀 있던 바울의 가능성을 뜻하기도 하고, 자신의 편협함을 깨달은 아버지의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겠죠.

 

아버지도 강요하지 않고 자신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의지.

 

동시에 복선이기도 합니다. 저 샌드백, 원래 아버지 거 였거든요. 그게 마치 칼로 벤듯 옆구리가 터진 거죠.

 

 

 

 

"약간의 보람. 이겨낼 가치."

 

바울에게도 필요하고, 추구하는 것이죠.

 

 

 

 

아들을 구하기 위해 한 싸움이라면 지더라도 그 패배를 이겨낼 가치가 있는 보람 있는 싸움이죠. 바울에게서도 그런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했던 싸움이었고. 그런 싸움이라면 그 역시도 보람 있는 싸움이었고.

 

 

 

 

"좀 더 해볼게!!"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되찾은 바울의 결정입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한, 다시 돌아온 투견의 삶.

 

 

 

 

나쁜 예감은 항상 들어맞죠.

 

 

 

 

아들이 걱정하고 딴 생각 들까봐 일부로라도 쾌활한 척 하는 거겠죠. 자기 걱정해주는 것도 기특하고..

 

 

 

 

다른 길도 없고 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전과는 분명하게 다른 태도로 임하겠다는 거죠. 모질고 힘들더라도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 패배할 지라도 포기하진 않겠다는 것.

 

 

 

 

"약간의 보람, 이겨낼 가치." 바울은 그런 싸움을 했죠. 비록 졌더라도 그런 싸움이라면야..

 

"영웅이라도 되어 보게?" 바울이 한스에게 했던 영웅이라는 말은.. 이 당시의 기억에서 자신이 되지 못했던 영웅을 이번엔 승리해서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겠죠. 비록 다시 한번 실패하지만..

 

아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던 그 바닥의 현실을 이제야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죠. 바울이 지레 겁먹고 자신처럼 되겠다는 꿈을 포기할까봐 하지 못했던 그런 말.

 

 

"아빠를 꺼내달라고 덤볐던 거... 그런 싸움이라면 해볼만 하지.." 훗날 아마란스에 들어가게 되는 계기이기도 하죠. 영웅처럼 누군가를 구하고자 덤볐던 싸움.

 

 

 

 

아론에게 해줬던 명언이죠. 훌륭한 아버지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하는 말. 바울에겐 잊을 수 없는 말이고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치며 그를 이끌어주는 정신적 멘토의 조언이자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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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크롬이..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인 건 사실이죠.. 너무 잔인한 이야기들이니까.





한스는 무릎 꿇는 거 싫어한다고 한 적 있었죠. 여기서 제대로 드러납니다. 어찌넘어가려고 했지만 이런 망신을 당하고 그냥 넘어갈 순 없죠. 물론 도를 넘진 않겠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냈으니 제대로할 생각이 되버립니다.





맹수, 그 중에서도 최상급에 위치한 맹수인 한스와 태어날 때부터 부족했던 반쪽짜리 잡종 투견인 바울. 남들못지 않게 노력했고, 아마란스에 와선 더더욱 노력했지만 한스는 그런 노력을 부정해버리죠. 노력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맹수의 노력과 투견의 노력은 다르다는 거라고 봐야할 겁니다.





바울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행동하라고 말한 적 있었죠. 따지고 보면 거의 강요에 가까운 말들이었고요. 그런 말들에 대한 책임은 져야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국의 사상을 가진 맹수인 한스에게 다른 종과 맹수는 분명하게 급이 다르고, 그런 맹수와 맞선다는 것은 위험한 거죠. 무력적으로나 자존심적으로나. 그렇기 때문에 아론이 위험한 거고, 그 위험에 몰아넣은 바울에게 저런 말을 하는 겁니다.





정의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 아마란스. 비루한 투견 한 마리의 삶 바꿔주겠다는 약속과 가치 있는 싸움을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영웅이라 칭하고자 합니다. 유치하고 같잖아 보이긴 하지만, 바울이 추구하는 바는 명확하게 나타나는 말이죠. 비록 그것이 이야기 속 공상과 이상에 가까운 것이라 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에 맞서며 알레사를 지키려는 행동으로서 그것을 추구하고 변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분명 영웅적입니다.





"단념보단 패배가 홀가분하더라."

"미친놈.."


개판의 여러 명언 중 하나죠. 아무 것도 해보지 않고 단념하는 것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 안 된다는 것을 확정하는 것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기에 홀가분하겠죠. 적어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과 후회를 안고 살아가는 것보다는요.


한스의 미친놈.. 하는 것은 바울의 그런 노력이 아무 의미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될 지, 그리고 그 위험성은 얼마나 큰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뀌는 건 없을 것인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을 싸움에 죽을 각오를 하고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건 그저 싸움이니까 죽자사자 하면서 달려드는 미친 투견으로 밖에 안 보이거든요. 





바울의 말에 따라 결국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묵인하고 꼬리내리기 보단 되든 안 되든 행동하는 걸 선택한 아론.





굉장히 중요한 떡밥이 되는 담배의 재등장..





아론의 각성?.. 그래도 늑대는 늑대라고 조금은 더 진지하게 대해줍니다. 아론의 성장이 눈에 띄게 드러나는 화죠.





롤프의 안목도 꽤 좋은 편이죠. 바울의 근성과 집요함에 대해 어느 정도 정확하게 꿰뚫어 보았으니까요. 동시에 그 한계도. 반쪽짜리라곤 해도 투견은 투견. 철창에 밀어넣으면 죽을 때까지 싸우는 투견이라는 거죠. 그런 독한 녀석이니 죽이지 않고 제압하려면 다른 어중이 떠중이 보다는 한스 정도 되는 최상위급 강자가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바울은 그만큼 성장했다는 거죠. 한스가 아니라면 진심으로 싸우는 바울을 제압할 자가 없다는 소리기도 하니까.





결국 바울이 아닌 아론을 보고 결심이 흔들린 알레사.. 물론 이런 것도 사실은..





이 화에서부터 바울이 정말 죽일 듯, 죽을 듯 싸우죠. 무기고에서 너클을 끼운 채 손톱에 베이면서 말이죠. 





한스가 롤프와 싸울 때 롤프의 공격에 맞고 무릎을 꿇을 뻔 했던 적이 한번 있었죠. 그때처럼 손이 땅에 닿기 전에 멈칫합니다. 지금의 바울은 그 당시의 롤프급은 된다는 거죠. 거의 맹수급으로 성장해낸 바울의 실력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젠 아예 롤프조차도 싸워서 꿇려본 적 없는 한스를 무릎 꿇리는 바울.. 뒤에서 받은 기습이 아닌 정면에서 싸우다 꿇는 무릎은 한스에게 엄청난 망신이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죠. 그만큼 바울이 엄청난 성장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한계는 있는 법. 아무리 바울이 엄청나게 성장했다곤 해도 체급과 종의 차이를 노력만으로 극복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죠. 결국 패배하고 제압 당합니다. 그러고도 움직이는 한스는 정말 괴물이죠. 대미지는 꽤 있지만 말입니다. 롤프에게서도, 한스에게서도 두번 다시 겨루지 않도록 하자는 말을 듣는 걸 보면.. 어떤 의미든 대단하긴 대단하죠.





현장에서 구르기도 하고, 리더로서 교육 받아왔던 한스가 알레사에게 지부장, 리더로서 알아야할 것을 보여주죠.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 처참하게 망신창이가 된 바울의 모습을 말입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은 자신이 아닌 자신의 부하들이 대신 얻어맞아주며 받아주고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그런 모습들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될 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피하려고 했던 거죠. 바스커빌이 납치하려 할 때도, 그리고 지금도 자신의 선택에 부하의 목숨과 안위가 달려 있다는 걸 알아야 했다는 겁니다. 





거칠고 터프하지만 참 성격 좋은 한스죠. 어린 애가 다친 걸 보곤 미안하다고 해주니..





'너까지..'





그가 뭐라고 미화했든.. 진실은 헤스터의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못했다는 거죠.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헤스터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 그가 처음 헤스터가 죽은 이후 크롬에게 했던 죄송하다는 말은 그 당시에 보이던 것 이상의 죄책감을 가지고 했던 말인 셈이죠.


그리고 그걸 후회하던 바울은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신 그러지 않으리라 마음 먹고서 그 생각을 아론에게도 강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죄책감에 따른 후회와 자책이었고, 자기 자신이 감당했어야 했던 겁니다. 자신의 무력함에 의해 발생한 일이었으니가요. 하지만 그 죄책감과 자책이 자기 자신을 너무 몰아쳤고 그것을 아론에게까지 강요하는 무리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론은 진실을 알곤 실망하게 되죠. 그게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자책하며 했던 말들이긴 하지만, 아론의 잘못은 아니었던 거죠. 그저 자신이 가져야할 태도를 남에게 강요하면서 죄로 여겼던 것일 뿐.. 





이유야 어찌됐든 서로 싸워 부수어야 할 놈들이니 아무렴 어떠냐는 거죠.





알레사를 제국이 데려갔다는 걸 명분 삼는 쿠퍼 신부. 아마란스 소속의 지부장인 알레사를 제국이 납치했으니 그에 따라 충분히 보복이나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거죠. 먼저 공격하거나 한 게 아닌 떳떳한 싸움.





이때 바울은 토드가 아마란스에 가입한 걸 알게 됩니다. 정말 정 떨어지겠죠. 그런 악마마저도 받아주는 조직이라니.. 그것도 자기네 조직원, 간부를 몇번씩이나 살해한 놈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필요에 의해 받아준 것이니, 정의는 이해관계라는 토드의 말은 이런 썩어 빠진 조직을 비꼬는 말이 되는 거죠. 본인은 현실적으로 봤을 때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몰라도..





성격 나오는 거죠. 같잖은 도발에 성질 좀 나온 거 같습니다. 바울과 싸우면서 대미지가 상당할텐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알레사가 선물한 글로브를 보며 다시 한번 자신을 괴롭히는 선택과 결과의 딜레마에 빠진 바울. 헤스터 때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후회했고, 코스타 때는 토드와 싸워서 쓰러뜨렸음에도 후회할 수 밖에 없었고, 이번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힘을 쏟아부었는 데도 변한 건 없었죠. 마치 네가 뭘 하든 바뀌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듯이..


그리고 시작하는 바울의 과거편..





이 바닥의 생리와 한계를 잘 알고 있는 경험자인 아버지의 격려.. 이건 바울이 어떻게 되고 어떻게 살지 잘 알고서 하는 말이겠죠. 심지어 순수한 투견도 아니고 잡종 투견이니 더더욱 염려되고 걱정될 겁니다. 하지만 자신처럼 되겠다는 아들을 보고 기대하는 것도, 자부심을 느끼는 것도 있죠. 원래 아들이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멋지게 여기면 아버지도 그만큼 자랑스럽고 고마운 것이니까요.





반쪽짜리라 그런 것인지, 재능이 부족해서인지 남들은 다 하는 것도 실패하고 도전하면서 시작합니다.





노력과 성과에 대한 아버지의 조언이죠. 뭐.. 이건 정말 맞는 말입니다. 하루 아침이 얻어지는 성과는 그저 거저 얻은 것일 뿐이지 피땀흘린 노력으로 얻어낸 것이 아닌 거죠. 하루하루 아주 조금씩 그 결과는 분명하게 쌓여 갑니다. 체력도 마찬가지죠.





"재능은 없어도 근성은 있어."


바울을 상징하는 말이랄까요? 재능도 혈통도 없지만 본신의 노력만으로 오르고 오르는 그런 녀석. 성장형 캐릭터의 정석이죠.





미트를 들고 있다 다친 아들을 보고 무시를 당하는 건 자신이라고 하는 아버지.. 보잘 것 없는 전적을 가진 투견으로서 실패한 자신에 대한 조롱인 셈이죠. 아비가 그러니 아들도 이 모양이라는 거..


그렇기 때문에 아들에게 대놓고 말하진 못해도, 그런 취급을 당할 것이라는 건 알려주는 거죠. 그렇지만 아버지는 자상하고도 현명합니다. 


"이해 못하겠지..?" "이해하려고 하지마. 그냥 노력해보자."


그런 종류의 불합리는 이해할 것도 못 되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종류죠. 하지만 노력은 모두가 할 수 있는 거고, 정직합니다. 왜곡되지도, 속이지도, 차별하지도 않으니까요. 그러니 그저 노력해보는 수 밖에 없죠. 그조차 안 한다면 아무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도 네 번씩 이겼다.. 노력하면 어찌됐든 성과는 나온다는 걸 가르치고 그렇게 믿고자 만들고 싶었을 겁니다. 아무리 가혹한 현실이라지만 자기 자식에게마저 희망을 꺽을 순 없으니까요. 재능 없는 투견인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재능이 없는 반쪽짜리 잡종 투견 바울. 그들의 출발선은 남들보다 뒤지만, 노력만큼은 남들과 공평하게 할 수 있죠. 그러니 좀 더 노력하면 남들과 같아질 수 있을 겁니다. 왜 나는 남들보다 뒤에 있는가를 생각하고 이해하려드는 것보단, 그냥 이해하지 않고 정직하고 우직하게 노력하자는 겁니다.





자신은 진짜 투견이라며 으스대지만 실제 실력은 체격도 혈통도 딸리는 바울이 위죠. 남들이 재능과 혈통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 할 때 바울은 정직하게 남들보다 더 노력을 했고, 그런 선천적 조건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결과를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이때는 그저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고 때를 기다렸지만.. 초반부에 나왔듯이 결국 혈통 때문에 차별 받고 인정 해주지도 않고 오히려 도태되어야 한다고, 철이나 들라는 소리를 듣죠. 바울의 인생은 혈통에 대한 열등감 속에서 자라났습니다.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혈통을 이유로 인정 받지 못하고 물어 뜯기는 개로 사용되다 버려진 비루한 투견.





개판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주연, 조연 캐릭터는 다 이렇게 현명하고 멋지죠.. 어느 길을 가든 도망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멋진 말이고 훌륭한 인생관이죠.





바울도 알고는 있는 거죠. 자신은 노력했고 노력하고 있는데 혈통을 이유로 인정 받지 못하고 대회 한번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니 그런 불합리에 무력감을 느끼고 결국 자신은 그 포기를 도망이 아닌 도태 당한 것이라 여기고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미 은퇴한지 꽤 된 아버지의 주먹에 고꾸라질 정도로 단련이 덜 됐다며 혼내는 바울의 아버지. 아직 더 남았는데 인정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기서 노력을 멈추고 도망가려 했다는 거죠. 끝까지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지레 위축되서 포기하는 걸 보고 싶진 않다는 겁니다.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힘내라는 것 뿐.. 하지만 이미 자신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혈통과 재능이 문제라는 걸. 자신도 겪어 봤고, 아마 봐오기도 했을 그런 취급. 정말 힘내야 한다는 말은 그저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이런 모든 무시와 차별이라는 취급을 당할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했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우려와 어쩌면 죄책감이었겠지요.


어떻게 될 지 뻔히 알고 있음에도 아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잘 될거라며, 더 할 것이 남아있다며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어차피 절대 인정 받지 못하고.. 바울의 말대로 도태될 것이라는 건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사실이나 마찬가지니까..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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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챙겨야할 것이 있다면서 집에 돌아갔을 때 자신의 무기와 함께 아버지가 선물할 초콜렛을 보게 됩니다. 그걸보고.. 아마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 모양입니다. 자기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죄책감? 겉으론 안 그런 척 해도 속으론 자신을 생각해준 아버지의 사랑이라도 느꼈나 봅니다.





아무리 죽음의 개이고 바스커빌 집안이라도 가족들간의 정이 없을리가.. 자식을 사랑했던 아버지도 그렇지만, 그런 아버지의 자상함과 사랑을 뒤늦게라도 느꼈던 토드이니 원망하는 건 자연스럽죠. 왜 자신은 구해줬으면서 아버지는 내버려뒀냐고.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죠. 자식을 위해 모든 걸 뒤집어쓰고 대신 죽기까지 했으니 자식사랑 남부럽지 않은 허쉬로선 존경스럽게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아버지의 죽음보다 더 충격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 자신의 어머니가 자길 버렸다는 것. 자신이 괴물이 되도록 가르쳤으면서 자신이 두렵다며 버리고 도망간 걸 납득할 수 있을 리가 없죠. 다른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허쉬는 태어난 이유, 삶의 이유를 이야기해줍니다. 사자는 사자, 양은 양이라며 같을 수 없다고 못 박고는, 토드는 양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죠. 즉, 결국 토드 또한 죽음의 개로서의 운명을 살아가라는 겁니다. 이 또한 남의 의지로 인해 살아야할 운명인 셈이죠.





자신은 선택할 수 있었죠. 울고 싶을 떄 울 수도 있었고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악마라며, 두려워하고 버림 받은 토드는 자신만 이런 게 아니라고 증명하고자 마음을 먹습니다. 나는 괴물이 아니라고, 나만 괴물이 아니라고. 어머니가 틀렸다고. 그러니 그땐 잘못했다 빌어야 한다고..


더불어 이런 과거를 현재와 교차하는 연출은 굉장히 가슴아프게 다가오죠. 어머니가 살던 집에서 죽은 어머니와 이야기한번 나누지 못하고 과거를 회상하며 이미 대답할 리 없는 엄마를 부르며 고통스럽게 그리워하는 토드의 모습이 말입니다.





제국의 저택은 제국의 일원만이 들어올 수 있고, 특별한 이유(교섭 등)가 아니라면 오는 것이 용납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니죠. 그런 곳에 리더로서 인망이 없는, 심지어 일부에겐 인정받지도 못할 롤프가 어떠한 목적이 있다곤 해도 암캐를 데려오는 꼴이 절대 좋게 보일 리가 없습니다. 제국의 체면을 훼손시키는 탕아라고 생각하겠죠. 그러니 대놓고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물러터진 모습을 그만 보이고, 제국을 휘어잡기 위한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합니다. 적어도 그들을 이해시키고 납득시켜야 하죠.





제국을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 무게. 반지의 무게는 왕관의 무게와 맞먹을 겁니다. 그는 물렀고 약하기 때문에 이런 짐을 부담스러워 도망친 적도 있었죠. 지금이라고 다를 리가 없습니다. 여전히 버거워요.


그래도 피가 섞인 것도 아니지만 진정 가족이라 생각해주는 둘이 있기에 버티는 겁니다. 혼자 였으면 이미 옛적에 여지없이 무너졌을 겁니다. 아버지가 너덜너덜하게 만든 제국을 자식이 찢어발겼겠죠.





총수한테 대놓고 저런 소리를 할 정도로 롤프의 인망은 처참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힘으로 찍어눌러선 안 되죠. 당장의 힘에 입을 다물 뿐이지 그 불만은 물 밑에서 점점 더 커질 뿐이니까. 





조금 과격하고 오버한 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총수로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죠. 하지만 다른 패밀리들이 좋게 반응한 것은 지금까지의 불만이었던 아마란스, 열등한 놈들에 대한 보복을 하게 해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위태로운 거고요. 





허쉬의 입버릇인 아니라 했으니 거짓말 한 적도 없다. 와는 다르지만.. 역시 친자식이고 맹수다운 맹수이기 때문인지 오히려 한스가 더 허쉬답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리더로서의 그릇이 조금 부족할 뿐..





작품의 큰 반전을 이루는 사실인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떡밥이 되기도 하는 것을 발견하죠. 이때 꽤 충격 받았을 겁니다.





자신들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기 까지 했던 최악의 암살자에게 제국과 적대 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아마란스의 더러움은 그 죽음의 개마저도 끔찍하다고 촌평할 정도죠.





"우리가 그녀를 구할 의리는 없어. 자네도 그러한가..?"


무슨 말이냐면.. 토드를 떠보는 겁니다. 당연히 토드는 구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구하게 도와주겠다며 선심쓰는 것이 퇴짜먹히는 모양새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요. 하지만 물론 토드는 레아를 구하려 할 것이니 같이 아마란스에 들어오면 같은 조직원의 가족을 구한다는 명분,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습니다. 물론 토드라는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고, 같은 목적을 두고 토드 또한 도움이 필요하니 어느 정도 통제할 수도 있게 되죠.


레아는 자신들의 손에 없지만 제국에 있다고 해서 통제가 불가능하게 되는 건 아니니까요. 단지 그 통제의 방향은 제국의 공격에만 가능하다는 것 뿐이지. 





대놓고 자신의 목적을 밝히지만 그런 것쯤 상관이 없는 것인지, 충분히 막아내고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이대로 토드는 아마란스에 가입이 됩니다. 제국의 실수를 더 끔찍하게 반복할 뿐인 거죠. 


더불어, 이 불은 자신이 가진 어린 시절의 감수성과 인간성을 과거의 추억과 함께 불태워버립니다. 이제 남은 것은 후회하지 않을 처절한 복수. 그 뿐이죠. 토드가 어머니의 집에 와서 과거를 회상하며 엄마를 고통스럽게, 그립듯 부른 이유는 과거 자신이 남긴 감수성의 껍데기를 마주쳤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앵무새가 컷에 잡힌 것이고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해야할 일을 하라는 거죠. 진작 해야할 일은 그때 하는 것이 가장 좋으니까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주는 어른, 보호자의 조언입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게 천년만년 갈 것도 아니니 대화하고 책임지라는 것. 어른스럽게요. 그렇다면 극복할 수도 있을 거라는 거..





"살아남은 데에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나중에 밝혀지는 진실과 결부해서 생각해보면.. 





납치되어 있는 동안 레아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이런 전개는 알레사가 알 수 없었던 것이죠.





나중에 알레사가 말하지만, 이 멧돼지 녀석은 상당히 겁쟁이입니다. 이전에 허쉬 영감이 죽은 뒤 회담에 한스가 나갔을 때도 겁먹은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줬죠. 지금도 마찬가지로요.


하여간 이런 모습은 위선적이기 짝이 없죠. 처음 들어왔을 땐 크롬의 존재를 불편해하고 반발하던 작자들이, 나중에 크롬이 롤프의 이름을 다시 쓰며 나갔을 땐 왜 나가게 두었냐고 하며 심지어 제국의 위험으로부터 보장 받기 위해 알레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감금에 가깝게 주변에 조직원들까지 붙혀두었으니.





"우리가 약한 게 아니야."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사냥감처럼 보여선 기회가 없다는 판단은 정확하죠.





도미닉 트레버 지부장인데, 전에 토드를 체포할 때 알레사를 걸고 입을 털었던 적이 있었죠. 아마 이 녀석이 전쟁의 첫 희생자가 된 이유는 그 당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동시에 실제로 이 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때 아주 건방떨며 상황파악 못한 채 거드름 피우며 대화에 임했죠.


하지만 고작 사냥감에 불과한 놈으로 취급 당하며 개쳐맞듯 쳐맞습니다. 롤프는 방 밖에서 이걸 다 듣고 있죠. 한스나 롤프나 개인감정이 없었던 건 아닐 겁니다. 이런 감정 문제마저 정확히 계산하며 인과적으로 작품을 구성하니 대단한 작가죠.





들개놈들의 이야기만 듣고 바울이 화를 내는 장면입니다. 아무 것도 안 했다면서요. 이에 대해선 당시 화의 베스트 댓글에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봅니다.


(rbvo****)

바울이 아무것도 안했다는 대목에서 화내는 이유는 바스커빌과 첫 대면에서 죽어가는 헤스터가, 바스커빌에게 후격자로 인정받은 때에는 코스타가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할수있는건 바스커빌에게 저항하는것 뿐이었죠. 결과는 둘 다 잃었구요. 아무것도 하지 못할때의 결과를 알고 있으니 아무것도 못했던 늑돌이에게 화가 나는 것이죠.






둘 다 헛소문이라는 걸 알고 있고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제국 소속인 이들조차 동의하고 납득하고 있죠. 사실이든 아니든, 원하든 원치 않든 인정 받지 못하는 자가 위에 군림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들을 결속시키고 인정 받을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이 전쟁이죠. 





끝났다. 우리 지부는 해산하기로 했다.. 조직원도 없는 상태인데다 전쟁통에서 자기 나름의 살 길이기도 하고, 해야할 일을 위한 절차이기도 하죠. 





그런 둘이, 장소는 다르지만 딛고 있는 발에 걸리는 무게는 분명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알레사를 걱정하고 전쟁을 하고 싶지 않아하는 롤프의 모습. 그런 모습을 보고서 역시 물렀다고 하죠. 총수는 누구보다 강하고 당당해야 하는 것을, 천성이 유순하여 너무 무른 총수가 되어버렸죠. 하지만 총수의 자리는 원래 그런 것입니다. 한번 말을 하면 번복해서는 안 되는 자리죠. 그렇기에 전쟁을 선포했으니 그걸을 무를 순 없습니다. 설사 알레사가 잡혔다 해도.. 


더불어 여기서 한스의 한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데, 불만과 반발을 그저 힘으로만 억누르려고 하죠. 그래서 총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총수는 힘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키고 싶은 것은 신뢰.. 알레사가 사실은 제국의 비밀 멤버 중 하나였다는 진실이죠. 그 동안 자신을 대했던 것이 진심이 아니라 제국의 비밀 멤버로서, 아버지의 명령에 의해 했던 것인가 하는..





어째서 자신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는지, 진심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남들이 알레사를 데려갈 가능성을 지적하며 포로 신분으로 데려오라고 설득하는 르넨....





분명 논리적으로 합당하죠. 어느 것이 되었든. 한스를 보낸 이유 중 하나가 롤프에게 있어서 그만큼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리더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군." 

"내 아버지도 그러하셨지. 나 역시 그러할 겁니다." 

"그게 리더요."

전에도 말했지만.. 그렇지요. 그것이 리더입니다. 제국의 규율과 사상에 얽매여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없고, 제국의 총수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족쇄에 묶여 하고 싶은 것이 아닌 해야만 하는 것을 하는 존재. 어떻게 보면 도구적인 위치라고 할 수 있죠. 가장 큰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 오직 조직과 집단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는 그런 존재.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원래 리더란 그런 것이고 보스란 그런 것이니까.


왕이 되려거든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법입니다. 





"무서워서.."


자신도 무서웠죠. 사실은 손에 송곳이 박힌 그 때부터.





"모시러 왔소. 해치진 않을 겁니다."


표면적 목적만으론 알레사를 납치하고 그걸 빌미로 어머니를 만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뭔가 하려고 하긴 했습니다. 단지 얻어 맞고 화장실에 박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 뭐, 그것도 결국 바울의 말대로 아무 것도 안 했다고 할 순 있을 지 몰라도 실천하려했던 그 용기만은 거짓 없는 진실이죠.





이때 바울이 대답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정말 답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말입니다.. 결국은 자신이 죽음을 강요한 일이 될 수도 있었던 거거든요.





마치 바울이 롤프에게 했던 말과 같죠. 떳떳하면 해명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떳떳하면 한 마디 말이라도 해주셨어야 했다..





알레사도 제국의 비밀 멤버인 이상 문양의 의미가 뭔지 당연히 알고 있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자신이 그런 멤버라는 사실을 밝힐 수 없었으니 말할 수 없으니 거짓말을 했고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역시 신뢰를 무너뜨리는 요소라면 그것도 사실인 겁니다. 신뢰가 깨지는 경험이 모두 잔인하고 끔찍한 과거의 일들이었으니 크롬.. 롤프는 그것만은 다시 겪고 싶지 않을 겁니다.





분명 알레사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 자체로는요. 표면적으로는 매우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미 신뢰를 깨어지고 있었고.. 의심 받을 만한 상황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 작품은 상황을 만들고 연출하는 게 너무 훌륭하기 때문에 하나의 표면적 사건도 두 가지 이상의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거든요. 그 속내와 진실을 알지 못하면 작품속 캐릭터들의 말과 해명은 모두 진실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뭔가 있다는 롤프도 맹수는 맹수죠. 맹수의 직감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알레사였고요. 어쩌면 이걸 빌미로 강제로라도 데려오겠다는, 데려와서 보호하며 추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표면적인 문제에 대한 해석들이 모두 설득력 있다는 게 무서운 작품입니다. 그만큼 작가의 인과적 작품 설계가 초월적인 수준이라는 거죠.





"당연하지... 현명하니까."


알레사는 현명하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당장은 거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녀가 보여줘야할 모양새, 그리고 계획은 더 있거든요.





서로의 입장이 있다.. 이거죠. 어떤 이유가 됐든, 알레사는 제국행을 거절했고, 그에 따라 한스와 바울은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아주 격하게 말이죠.





찢어진 페이지.. 아주 커다란 떡밥이죠.





롤프가 평하길, 의외로 순진한 면이 있다고 하죠. 은혜를 갚으려는 정직한 면이나 최대한 죽이거나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끝내려는 배려죠. 자비가 아닌 배려. 맹수다운 자부심과 여유에서 나오는 배려입니다.





바울이 몇대를 먹이든 한방에 뒤집을 수 있죠. 몇대 주고 받다 꽃아넣는 박치기 한대만으로 바울이 쓰러질 정도이니까요. 바울이 먼저 가라고 한 이유가 바로 이런 거고요. 자신이 쓰러지고 무너지는 꼴을 보여주면 알레사의 결심이 흔들릴 것이니까요. 개의 천성이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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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아마란스 간부들의 의혹은 전에 말했고 작품 내에서도 등장하는 것들이죠. 롤프를 의심하는 겁니다. 이 모든 게 롤프의 자작극이라는. 하지만 롤프에게나 한스에게나 굉장한 모욕일 뿐인 의혹이죠.

 

 

 

 

"죽음은 삶의 긴 시간 중 그저 한 순간 벌어지는 일이란다. 그 한 순간보다 더 많은 나머지 때를 기억하도록 하자."

 

자신의 죽음보다 같이 살았던 시간을 기억하자는 말이기도 하고, 앞으로 레아가 살아갈 삶을 살아가며 기억하라는 말이기도 하죠. 자신에겐 없지만 레아에겐 미래가 있으니까요.

 

 

 

 

"넌 오빠와 달랐어."

 

다르죠.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때를 더 기억하자고 하는 것이고.. 레아가 토드와 같았다면 같이 살 수 없었을 것이고 저런 말을 하고 죽음을 기다릴 수도 없었을테니까요. 토드에게 남은 미래란 똑같은 암살자, 자객으로서의 삶과 악마적인 죽음의 개에 불과하지만 레아에겐 선택할 수 있는 기회와 미래가 있거든요.

 

 

 

 

감정적인 상황에서 서로 추구하는 바가 드러나네요. 바울은 레아를, 롤프는 알레사를. 겉으로 보기엔 바울이 레아의 감정을 보듬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명령 받은 대로 레아를 같은 편으로 두기 위함이었고 롤프는 토드에게 어딘지 알려줄테니 오라고 전하라며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쿠퍼 신부의 말이 안 들릴 정도로 알레사를 걱정해서 하는 결정이기도 하다는 거..

 

 

 

 

알레사가 위험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어머니가 죽어가기 때문에 저런 결정을 내린 거죠. 겉으로는 후자의 명목이지만 심적으론?

 

 

 

 

주목할만한 부분이 몇 있죠. 사라마저도 친아들처럼 대했다는 것은 실제로 허쉬가 롤프에게 정말 신경썻고 사랑했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고, 모든 상황이 롤프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게 돌아갔다는 점도 사실이지만 그런 쪽으로만 몰아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인데, 이는 제국을 적대하는 아마란스로서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유리한 선동전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야만 하는 것이라는 거죠.

 

단지 롤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걸 떠나서 애초에 그래야만 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이든 아니든 의혹으로써 쓸만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고요. 레아를 위해 생각해보라고 하지만 일종의 불안감을 자극하려는, 레아를 자신들이 보호하겠다는 것을 넌지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죠. 저런 먹히면 좋고 안 먹혀도 상관 없는 말로 레아를 보호해달라는 확답을 얻게 되면 좋은 거고..

 

또한 신께선 아시리라 믿는다고 하지만 당신들은 신이 아니라는 부분도 재밌는 것이, 쿠퍼가 신의 이름을 팔면서 마치 분명 롤프는 그랬을 것이다 라는 것을 은유하지만 사라의 말처럼 그들은 신이 아니고 쿠퍼와 다른 간부들의 의혹은 어디까지나 토드와 다른 이의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상황에 놀아난 것에 불과한 겁니다. 즉, 그들이 틀렸다는 거죠.

 

 

 

 

한스나 롤프에게 굉장히 모욕이 되는 말을 했으니 가만히 있을 리가 없죠. 당장은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문짝 부수고 달려들어 팰 순 없으니 나름 격식 차린 겁니다. 밖으로 나오라고. 기왕이면 신부복 말고. 신부를 팰 순 없고 신부복에 피 묻으면 좀 그러니까..

 

 

 

 

싸움의 결과도 결과지만 이런 주고 받는 걸 통해 한스와 쿠퍼의 차이를 보여주죠. 쿠퍼는 주변에 충격파가 연출될 정도로 세게 맞았지만 한스는 퍽이 아닌 틱 하고 맞는 듯한 차이..

 

 

 

 

연극은 연극이죠. 단지 그 연극을 연출한 것이 제국이 아니라 토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빡치기도 하고, 어찌 반박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니 그냥 묻어버리는 거라고 봐야하나 싶습니다. 다른 증거가 없는 이상 상황은 롤프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도 사실이고 그걸 말로 해명한다고 해서 들어줄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저런 모욕을 듣고 참는 건 개인으로서나 총수로서나 납득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물론 저런 상황 자체가 마치 롤프가 배후라는 걸 더 설득력있게 만들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앞서 말했듯, 해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실제로 아니라고 해도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극들이 다 그렇듯, 이런 상황과 롤프의 태도는 반전을 위한 의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의혹이 풀리면서 실제 반전이 드러나는 거죠.

 

 

 

 

사실이든 아니든 눈 앞에서 롤프가 쿠퍼를 죽이라는 건 (그게 쿠퍼였든 다른 사람이었든 살인 자체를) 가만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죠. 오히려 그렇게 죽이게 된다면 그의 의혹이 되려 사실이기 때문에 하는 짓이라고 할 수도 있게 되니까..

 

친구가 살인을 하게 되거나 자기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다거나, 친구를 믿는다거나, 친구가 심히 곤란해지지 않았으면 하던가.. 어떤 의미로든 막을 수 밖에 없는 게 바울이죠.

 

 

 

 

"떳떳하다면 해명하면 그만이니까."

 

뭐.. 그렇죠. 떳떳하다면 이런 더러운 짓을 해선 안 되고 그냥 정면으로 해명하면 되죠. 하지만 그것도 해명이 먹힐 수 있을 때 이야기입니다. 이미 어떤 정황이나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고 해서 공개하거나 공개한다고 해서 받아들일 아마란스가 아니거든요. 의혹은 그 자체로 무기가 되니까.

 

바울의 정치적 판단력이나 경험이 롤프보다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니 저런 순수한? 혹은 순진한 판단으로 말리는 겁니다.

 

하지만 그 또한 롤프에겐 자신을 의심하는 것이냐고 받아들일 여지가 있습니다. 아마 자기도 알 거에요. 자신의 이런 행동이 의심 받을 만하다는 것도 알고 실제 쿠퍼 말대로 상황도 그렇게 흘러가니까요. 하지만 아들이기에 앞서 총수. 언제나 당당하고 떳떳하듯이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사적인 감정을 집어넣고요. 정 많은 천성을 드러내선 안 됩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과 선을 긋고 총수로서 행동해야하죠. 일부로 더 강한 척이라도 해서..

 

덧해서 한스의 의리가 다시 한번 드러나죠. 내 아들을 구해준 친구이니 건드리지 말라고.. 정말 멋진 캐릭터..

 

 

 

 

바울이 크롬에게 못할 말했지만.. 이건 진짜 심한 겁니다. 거의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혈통에 컴플렉스가 있어왔고 그걸 아마란스에 와서 어느 정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친구라고 생각했던 크롬에게 대놓고 하찮은 잡종새끼라는 폭언을 들었으니까요. 엄청난 충격과 배신감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바울 표정에서 드러나죠..

 

저 한마디로 바울과 크롬의 관계에 굉장히 큰 금이 가버립니다. 바울로선 크롬을 친구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요. 그래도 본심은 또 다를 수 있지만..

 

 

 

 

하지만 개과의 천성일지, 그래도 믿어주는 것도 바울입니다. 헤스터는 왜 죽였냐는 근본적인 의혹도 있지만 그래도 바로 태도를 바꾸긴 어려우니까.. 그렇게 정 든 친구를 바로 내칠 수는 없었나 봅니다. 실제로 헤스터를 죽일 이유도 없었고, 헤스터가 죽은 이유도 그런 이유가 아니었죠.

 

 

 

 

결국은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그 자체로 쓸모가 있다는 거죠. 제국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기 위한 정치적 선동전. 헤스터를 죽일 이유는 전혀 없음에도 그건 상관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허쉬를 죽인 건 롤프가 되야 하니까요.

 

 

 

 

"너 대체 누구 편이냐?"

 

아마란스는 정의를 위한 조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쿠퍼의 말은 편싸움처럼 들리는군요. 실제로 그렇게 굴러가고 있기 때문에 판 영감이 은퇴한 거겠죠.

 

바울의 눈 또한 얼룩이 있는 눈이 검은 색으로 변해버렸죠. 단순히 명암 같은 게 아니라 더욱 짙게. 마치 바스커빌의 눈처럼.

 

이런 정치적이고 비정한 조직이 아마란스라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그 실망감과 회한을 안고 아마란스를 나가겠다고 마음 먹습니다. 비루한 투견 한마리 삶을 바꾸기 위해 왔는데, 여전히 더럽고 의미 없는 싸움을 해야 했으니까요. 더 이상 있을 이유도 없습니다. 심지어 친구를 잃어버렸다 느끼기까지 했으니.. 그런 롤프를 말리거나 할 수 없으니 자신이 아마란스에 남아 있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후회와 회한 때문일까, "난 내가 옳은 데 있는 줄 알았어요.." 라고 말하는 바울에게 드리워진 명암이 굉장히 불안하기 짝이 없죠. 자신은 그래도 옳은 편에서 가치 있는 싸움을 하는 줄 알았는데, 썩고 썩은 조직의 하수인으로 그들을 위해 싸워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그러게 되겠죠. 레아가 아마란스에 가입하게 된다면 더더욱 분명하게.

 

 

 

 

알레사를 위협하자 곧바로 흥분하는 롤프. 그에게 알레사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죠. 겉으론 강한 총수인 척해도 이런 점은 숨기질 못합니다.

 

 

 

 

"가장 적당할 뿐이다." 알레사도 그랬죠. 바울이 가장 적당했기 때문에 골랐다고. 그 의미는 다를 거 같진 않네요. 필요가 아닌 쓸모를 위해 골라잡힐 뿐인 비루한 투견..

 

동시에 그의 후계자가 될 존재이기 때문에 더더욱.

 

 

 

 

전에도 말했죠. 평소보다 더 미쳐있다고.

 

 

 

 

본인이 말했듯이.. 정말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암살이나 살인술을 교육 받진 않았지만 그외의 흔적을 지우는 등의 교육은 받았고, 그 또한 훌륭하게 잘 배웠겠죠. 그녀도 바스커빌이니까.

 

그렇게 사라가 죽고 사라져야할 것은 어머니의 침대와 자신 뿐이라는 말은.. 마치 어머니가 죽은 이후에 자신은 이 집에 쓸모가 없는 존재라도 되는 듯이 말하죠.. 토드와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어머니와 추억이 깃든 곳에서 살 수 없는 감정적 문제, 그리고 토드가 올 것이라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그런 것일까요? 

 

 

 

 

그 말 한마디로 크롬은 친구 하나를 잃었죠. 적어도 그가 다시 믿어주기 전까진.

 

 

 

 

맹수니까. 맹수는 자신과 다르니까. 친구였던 동안은 즐거웠다는 겁니다. 이제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는 거죠.

 

 

 

 

토드가 눈을 감고 주먹을 맞아준 이유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줬다는 감사함과 어머니와 만나기 위해 알레사를 납치했던 것에 대한 분노를 보복해도 좋다는 겁니다.

 

그나저나 아래쪽 장면도 장난 아니죠. 어둠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바스커빌 가문이 속한 밤에 보름달을 배경에 두고 망자에게 바치는 국화, 거기에 흩날리는 아들의 피와 피처럼 붉은 꽃잎.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어머니의 죽음 앞에 바치는 것이 국화와 자신의 피라니. 바스커빌 가문답달지..

 

 

 

 

그 아버지에 그 아들.. 비록 피가 섞인 건 아니지만 그 밑에서 보고 자란 건 분명한 자식인 롤프이니까요. 하지만 허쉬처럼 그 말의 날카로움과 당당함은 결여되어 있군요.

 

 

 

 

어머니의 부고를 듣는 토드의 얼굴.. 그럼에도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건 아닌 모양이죠. 그게 최악의 암살자이자 타고난 악마인 죽음의 개라고 해도 말입니다. 

 

 

 

 

고인이 된 어머니의 주검 앞에서 정말 자식같은 태도로 말을 걸고, 애원하듯 물어보고.. 그러면서도 전혀 변함 없이 누워 있는 어머니의 피폐한 얼굴. 그토록 원했던 어머니와의 만남이었으나 원하던 그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게 되었죠. 그가 어머니에게 어떤 대답이라도 들었다면 미래는 달라졌을까요? 어머니와 24년간의 단절. 그러나 고인은 말이 없죠.

 

 

 

 

이 부분은 정말 여러 감정이 느껴지더군요. 반가움, 기대, 슬픔, 그리움, 원망 등등.. 그가 어머니에게 느껴야 했고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이죠. 어렸던 그 시절 상처가 나면 약을 발라줬고 그래도 아들이라고 신경써줬던 어머니지만 자신의 악마성을 두려워했고 자신의 악행에 죄책감을 가지고 산 어머니..

 

당신 탓도 아니고 제 탓도 아니라는 토드의 말은 자신은 잘못되지 않았고 자신도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함이죠. 그러기 위해 만드는 것이 후계자인 바울. 그에게 두번이나 죄책감을 심어줬고 그 죄는 바울을 괴물로 만들겠죠.

 

마치 그 죄가 깊고 깊어 눈이 검은 색으로 변해버린 바스커빌마냥 바울의 한쪽 눈도 검은 색으로 어두워지는 것은 그 죄책감에 사로잡혀 먹히는 것을 연출하는 겁니다. 그가 정말 괴물이 되어버린다면 괴물은 토드 자신만이 아니고, 그 죄책감을 통해 누구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니 자신만이 괴물이 아니라는 거죠.

 

그렇게 되면 토드의 이론이 옳게 되는 것이니.. 자신을 괴물이라 여기며 버리고 도망갔던 어머니는 자신에게 잘못했다 비셔야 한다는 겁니다.

 

지독한 애증이죠.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던 것에 대해, 자식이기보다 괴물이고 타고난 악마로 여겼던 어머니에 대한 증오와 원망 또한 섞인 한 마디. "그때가 되면... 제게 잘못했다고 비셔야합니다."

 

최고의 캐릭터 중 하나죠. 이렇게 복잡하고 완성도 높은 캐릭터가 또 어딨겠습니까.. 그런 캐릭터가 토드 한 명 뿐인 것도 아니니 정말 최고의 작품이고 완성된 작가라는 겁니다.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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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요. 헤스터 때 본인이 말했듯이.

 

 

 

 

차갑게 그저 쳐다보기만 하는 토드.. 악마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라고 봅니다. 명암 속 둥그렇게 뜨기만 한 붉은 눈. 애초에 인간인 것도 아니지만 비인간성을 아주 잘 연출해내죠.

 

 

 

 

감정적이지만 저토록 차가울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공포죠. 앵무새를 죽여봐. 그 한마디가 이런 결과로 나타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순수하지만 잔인한.. 그런 충동.

 

 

 

 

어머니인 토드마저도 이 참극에 패닉에 빠져버린거죠. 전부터 느껴왔던 악마성, 그것도 아이처럼 순수한 것을 느꼈으니 공포에 빠질 수 밖에.

 

 

 

 

토드를 죽이려는 장로와 그걸 몸을 던져 막아 구하는 아버지. 그리고 그때를 회상하며.. 그토록 어린 아이가 살아선 안 됐다는듯이 말하는 레아.. "그래선 안 됐는데..."

 

 

 

 

심지어 그 상황에서도 사람을 죽이는 토드. 훈련 받았다곤 하나, 타고난 킬러죠. 차갑고 냉철하게, 목표한 자들은 본인이 손을 쓰면서까지 죽이려는 목적에 대한 의지.

 

 

 

 

그러나 그런 아들마저 안아줄 수 있는 아버지의 부정이란.. 저때 아버지가 느꼈던 감정은 무엇일까요? 죄책감? 후회? 정을 더 주지 못한 미안함?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불안과 걱정? 어쩌면 모두일 수도 있고, 자기 자신도 왜인지 모르게 안아줬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이 키웠고 훈련 시켰던 아들이지만 이토록 잔인한 괴물이 되었으니.. 그래도 아들이라고 차마 버릴 순 없었던 모양입니다.

 

 

 

 

토드가 곤란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신이 모두 뒤집어 쓰겠다는 각오죠. 자신이 죽거나 보복, 혹은 처벌 받는다해도 아들만큼은 지키고자 하는 부자의 정. 

 

 

 

 

아내와 아들을 지켜달라 눈물을 머금고 부탁하는 토드의 아버지.. 그 눈물은 바스커빌의 암살자로 남부럽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으나 모두에게서 보호하고 지킬 수 없는 자신의 약함과 결국 자신이 어찌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겠죠. 괴물이라도 아들을 위해.

 

 

 

 

제국의 맹수이기에 거짓말은 할 수 없고 자비를 보일 이유도 없죠. 

 

 

 

 

하지만 같은 아버지라서일까, 결국 부탁을 들어주죠. 그는 다른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줬지만 자신은 자신의 아들에게 돌아가자 애원해도 내쳐지게 된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해야할는지..

 

 

 

 

"가는 것도 힘든 데 어려운 거 묻지 마시오."

 

이런 멋진 대사들 정말 좋다니까요.. 어차피 자신은 토드와 사라의 안전을 위해 죽어야만 하는 입장이고 그런 마당에 토드의 앞날을 생각하기란 너무 가혹한 일이죠. 그의 악마성도 알고, 괴물 같은 존재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들이니 그런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가요. 가는 것도 힘드니 어려운 질문인 셈입니다.

 

 

 

 

토드의 어린 시절의 감수성과 인간성을 상징하는 요소인 앵무새. 죽은 앵무새의 시체라도 버릴 수 없는 일종의 집착이자 낙인 같은 것이죠. 아마 이때부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토드가 마치 살아있지 않은 것처럼 변했던 것이.. 

 

움직일 것처럼 생생하지만 실제로는 죽은 껍데기에 불과한 박제처럼 토드 또한 자신의 감수성과 인간성을 도려낸 채 자신의 의지를 개입하지 않은 인생을 살게 되죠. 자신만이 괴물이 아님을 어머니를 만나 증명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죽은 시체는 다시 산 자를 만날 수 없듯이, 그가 살아있는 어머니를 만나는 것도 불가능한 겁니다. 앵무새의 박제는 아무 의미 없는 겉껍데기에 불과한 하나의 집착을 상징하게 됩니다. 마치 그가 그렇게 노력하고 증명하려고 했던, 자신만이 괴물이 아니라는 집착을 결국은 증명하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그레이 본즈 허쉬도 아버지죠. 자식들에 대한 정이 깊은. 심지어 롤프는 친자식도 아니지만 친자식보다 더 아껴주는 아버지입니다. 아비로서, 자식에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토드와 그의 악마성에 대해 알아도 그런 말은 해선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한스도 그랬던 것처럼요. 심지어 한스는 그의 악명과 실력을 더 잘 알고 있음에도 더 확신하며 대답했죠.

 

사라는 혈통을 떠올리며, 자신이 낳을 새 생명이 토드와 같을까 두려워합니다. 토드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 태어날 레아도 그와 같지는 않을까. 또 하나의 악마를 세상에 내놓고 그 악업을 더 쌓는 것이 아닐까 하면서요. 어머니로서 느끼는 죄책감과 불안감이죠.

 

 

 

 

작품의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는 시초가 될 제안이 됩니다.

 

 

 

 

사상만으로 살아갈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제국의 사상을 지키기 위해, 아들에 대한 배신감에 이성이 감당하지 못해 롤프의 손톱을 뽑게 되죠. 사상만으로 살아갈 순 없지만 그 사상을 지키기 위해 뽑았던 손톱이 자기 자신은 물론 제국마저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니..

 

하지만 뒤가 더러운 것도 결국은 리더, 보스의 자리에 있는 총수가 감당해야할 것이죠. 남들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고 그게 제국의 사상과 위반된다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설정입니다.

 

하여간, 이때 제국은 큰 실수를 합니다. 천성을 바꿀 순 없다면 길들인다. 그렇게 생각하고 제국의 패밀리로 바스커빌가의 생존자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토드의 천성을 바꿀 수도, 길들일 수도 없었고, 그 타고난 악마성은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죠. 그런 존재의 악마성을 보여준 생일에서의 사건을 전설로 만들어 사용한다는 계산을 한 겁니다.

 

이는 훗날 제국이 실패했음을 인정했죠. 그러나 아마란스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자신들은 다르다.. 라고 생각하면서요. 실상은 그들보다 더 부패할 뿐인 집단일 뿐이면서.

 

 

 

 

여기에서 인장의 의미가 드러나죠. 제국의 비밀 패밀리들끼리 알아볼 수 있는 문양. 아버지에 대한 경고, 자식들을 향한 조롱.. 결국 한스는 바스커빌과 손 잡아 자신의 아버지를 끌어내리려 했던 것도 모자라 경고하고 조롱하는 데 손을 빌려준 셈이 된 거죠. 작품에선 아버지에 대한 경고이자 자식들을 향한 조롱이라고 했지만, 전 허쉬에 대한 조롱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대놓고 저런 인장을 보내주고 자식을 조롱했다는 거 자체가 그레이 본즈 허쉬에 대한 조롱이기도 한다고 봐요.

 

그리고 한가지 더, "허쉬가 속였거나.."

 

허쉬는 성이죠. 롤프나 한스, 그리고 르넨의 성도 허쉬입니다. 중의적이죠. 물론 토드의 어머니가 알고한 말은 아니었을 거고 작가가 의도한 것도 아닐 거 같습니다만, 공교롭네요.

 

 

 

"광견이면 도태되지만 자객이면 살 수 있지. 고작 그거야."

 

어쩌면 맞는 말이죠. 작품 초반부터 후반까지 그 녀석은 특별히 더 미쳐있는 상태였으니까.. 특정한 누군가에게 소속되어 자객의 일을 했다기 보단 자신의 목적과 아마란스와 제국의 붕괴라는 계획을 위해 움직였던 광견이 되어 활동했기 때문이죠.

 

허쉬는 거의 등장할 때마다 뛰어난 통찰력과 안목을 가진 능력이 이렇게 드문드문, 그러나 날카롭게 베어나옵니다.

 

 

 

 

악마이고 죽었어야 했을 지 모르는 괴물이지만 자신의 피붙이를 속여서 버려두듯이 15년 동안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에 모친으로서의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결국은 남편도 죽고 가문은 몰락하기 직전에 제국의 비밀 패밀리가 되어 보호 받아야 하는 상황이 결국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겠죠. 그 눈물을 닦는 손에 끼워진 제국의 인장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바울, 레아, 사라, 롤프로 나눠지며 각각의 질문과 반응이 각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연출이라고 봅니다. 

 

사라의 저 말.. "그 애를 두고 돌아서야할 순간이 다시 와도 또 손을 놓을 거야. 원래 정해졌던 대로 된 것 뿐이잖아." 정말로, 진심으로 토드의 본질을 꿰뚫어 봤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저 두렵고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에서 도피하기 위한 합리화일까요? 둘 다 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모친인 사라가 저렇게 하는 말은 토드라는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간접적 설명이기도 하다고 봅니다.

 

 

 

 

바스커빌로 태어난 이상 죽음의 개로. 토드는 원래 그렇게 태어나 그렇게 살아야 했다는 거죠. 그리고 새로운 죄책감이 될 수 있는 존재.. 레아의 탄생. 그러나 그녀는 토드와는 다르게 살았습니다. 같은 바스커빌이라고 해도 말이죠.

 

그래서인지 레아의 단독컷에서 레아는 빛속에 존재합니다.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이죠. 거의 모든 장면에서 어둠 속에 존재하는 토드와는 대비되는 연출입니다. 작가는 여기서 레아와 바스커빌 가문의 관계. 다시 말해, 레아가 지닌 죄의 유무를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바스커빌은 바스커빌이고, 레아는 레아죠. 레아가 바스커빌의 성을 가지고 있다해도 레아는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빛속에 있을 수 있는 거죠. 대사도 직관적입니다. '레아가 태어난 거야.' 레아가 빛속에 앉아 있는 장면에서 레아의 탄생을 말하고 있습니다.

 

 

 

 

박제된 토드가 잘라냈던 감수성과 인간성. 그때 이미 자식인 토드는 죽었고 최고의 암살자이자 최악의 악마인 바스커빌만이 남았죠. 그 앵무새 박제는 그저 껍질만 남은 흔적이자 추억일 뿐이 되었습니다. 살아있지 않은 이상 의미가 없는 그런 것. 죽은 것이 되어버렸고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살아 있지 않은 듯한 토드 바스커빌이죠.

 

그럼에도 어머니는 그것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죄책감은 쉽게 내버릴 수 없는 감정이죠. 자식에 두려움을 느끼는 죄책감,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 박제된 앵무새는 차마 버릴 수 없었던 과거의 모든 것입니다. 죄책감과 두려움을 포함해서, 어머니로서 자식에게 가져야 하는 것들이죠.

 

 

 

 

"슬프고 슬프지만.. 쓰러뜨리세요."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죠. 허쉬를 죽인 이후 아주 분명하고 확고하게. 자신과 어머니를 거두어준 허쉬마저도 죽였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다는 겁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의 성장과 각성을 지켜본 사라의 판단은 맞았다고 봐야죠. 그는 쓰러뜨려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을 뿐입니다.

 

 

 

 

르넨이 보냈죠. 이들. 등장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꽤 깊은 인상을 남기는 멋진 캐릭터입니다. 고양이 답지 않은 충성심이랄까요? 과잉하진 않지만 그 충성심은 분명 진짜이죠. 토드의 얼굴을 그었다는 점에서 실력도 나름 뛰어난 녀석이고요. 한스에게 성실하다고 평가 받기도 하죠. 상당히 멋진 캐릭터라고 봅니다.

 

어찌됐든, 이 상황에서 알레사가 토드에게 살해당하거나 위해가 가해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대충 알고 있으니 바스커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보냈던 거죠. 일단 맹수가 아니고 적대 집단의 지부장이지만 롤프 오라버니가 아끼는 인물이니. 

 

 

 

 

마음에 안 든다, 이제는 제가 제국의 총수이다, 허쉬라 부르라.. 제국의 총수다운 모습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듭니다. 센 척하는.. 역시 롤프 본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자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말 자체는 맞는 말이죠.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했고, 총수로서 기싸움 등에서 지지 않기 위해 해야만 했던 반응들이기도 합니다. 

 

 

 

 

마을의 원숭이들에게 자주 시비를 걸렸던 레아지만 이번엔 바울이 대신 패줬죠. 정말 속이 시원했던 듯합니다. 

 

 

 

 

아마란스에선 이번 암살사건의 배후가 롤프라고 의심하는 중이죠. 상황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는 점도 한 몫하고. 이건 사실 토드가 노린 바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은 전혀 아니지만 그런 의혹이 발생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드는 거죠. 치밀하고 정치적 계산 또한 뛰어난 계획이자 공작인 셈입니다. 이게 토드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다른 공범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국에서 한번 실패한 길들이기, 그걸 아마란스도 시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그건 불가능하죠. 이미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의를 자처하지만 악마 중의 악마인 토드라는 괴물을 길들여 사용한다는 거 자체가 이미 정의와는 멀리 떨어진 행동이죠. 그것도 레아라는 인질을 두고.

 

"누가 우릴 거스르겠나?" 라고 하는 부분에서 다 드러나는 겁니다. 결국은 도리안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질서를 퍼뜨리기 위함이고 자신들은 그 위에서 단물을 빨아먹겠다는 거죠. 이미 그렇게 썩어버린 집단이니까.

 

이미 점수도 꽤 따놨고, 이곳에 와서 레아와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 바울인 이상 적격이긴 합니다. 

 

 

 

 

결국은 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악에 맞선다. 그렇다면 그렇게 부패해선 안 됐죠. 지지는 않지만 더럽혀진 꽃이 자신은 깨끗하다 주장해봤자..

 

 

 

 

이때 이미 후속작인 '시노딕'의 계획이 잡혀 있었던 겁니다. 시노딕도 굉장히 재밌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 감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죠. 자신의 아버지가 토드를 위해 죽었다는 점이나, 곧 있으면 자신과 함께 살았던 어머니가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이나.. 공감을 기본으로 하는 감정적 동요가 일어난 법하죠.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레아와 토드가 다른 점입니다. 토드는 그런 것으로 공감하며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

 

 

 

 

본인의 판단대로 마땅히 해야하기 때문에 했던 위로였을지, 명령한대로 레아를 아마란스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이 작품엔 한가지 현상이나 행동도 여러가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고, 그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데다 모두 설명 자체는 합당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둘 모두가 맞지 않나 싶습니다. 바울의 성격상 전자가 우선이고 후자는 겸사겸사 같은 느낌?..

 

레아도 결국은 공감해주고 대화할 상대가 필요했던 겁니다. 토드와는 다르게요. 다르게 살아왔으니까. "많이 힘든 게 당연하죠?" 라는 대사가 그걸 보여줍니다. 

 

 

 

 

롤프의 감정은 역시 사랑이죠. "그보다 처음 뵙겠소. 그 쪽이 알레사 맞으신지...?" 부분은 나중에 밝혀질 사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소름돋죠. 이게 다 계획이었으니까.

 

 

 

 

같은 조직의 조직원과 지인들이 다치고 살해당한데다 자기 지부장이 납치당했으니 날선 분위기 풍길 수 밖에요. 사라의 책임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그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했던 납치극이었으니 사라에게 증오심이 풍길 수 밖에 없었던 거겠죠. 사라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혹은 정말 책임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했을 지도요.

 

 

 

 

 

 

"결국 제 책임이군요..." 바울이 그런 식으로 추궁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마 추궁하지 않았어도 스스로 자신이 마땅히 가져야할 죄책감이라 여겼을 겁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자신의 아들인 토드가 죽여온 만큼의 업보를 짊어질 수 밖에 없었으니까..

 

 

 

 

알레사를 걱정하는 건 진심이죠. 간접적으로라도 드러내진 않지만 사랑하니까요. 그러니 알레사 걱정에 쿠퍼 신부가 뭐라 말하는 지도 제대로 안 들릴 정도로 생각하고..

 

 

 

 

제국의 총수로서의 자세.. 그 자세 때문에 아버지인 허쉬는 아들을 한번 잃었어야 했고 제국은 너덜너덜해질 정도까지 갔으며 롤프는 그 짐에서 벗어나고자 했었기 때문에 손톱과 아버지를 잃었어야 했었죠. 

 

물론 총수로서, 우두머리로서 공적인 영역에서 사적인 감정이 끼어들어선 안 됩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일은 점점 꼬여가죠. 결국 본인이 견디지 못할 정도까지.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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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토드도 모르는 레아의 존재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됩니다.





전에도 말했듯, 토드는 사실 어머니의 위치를 모르고 있었죠. 그리고 이 도박이 성공했다면 작품의 흐름은 굉장히 달라졌을 겁니다. 하지만 따로, 더 큰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실행하지 않았었죠. 어머니의 죽음, 레아의 존재라는 변수 덕에 계획은 애매하게 흘러가게 됩니다. 중간에 단추를 잘못 끼운 것처럼 가까이서 보면 잘 되가는 거 같지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봤을 땐 적어도 분명하게 뭔가 잘못될 거라는 걸 알 수 있는 그런.





레아는 자신을 만난다 해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토드에겐 다르죠. 무엇보다 어머니를 만나고자 하는 목적과, 강박적인 트라우마로 작용하는 자신의 삶의 가치와 그런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는 증명을 위해서요. 그런 증명 과정은 모친의 사후에도 이어지게 됩니다.





자식을 둔 한스의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죠. 부모가 자식을 버린다와 같은.. 아니, 버린다보다 죽인다가 더 심각한 표현이니 이 부분이 더 자극적이었겠네요.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집안 내력인듯 하네요. 나중에 그레이 허쉬도 같은 말을 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확고한 자식사랑을 그쪽 역시 좋은 부모는 아니라고 일축하는 레아.. 일단은 같은 바스커빌이기 때문에 토드에 대해 직접 본 것처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악마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모두 마찬가지죠. 이는 바스커빌도, 아니, 오히려 같은 바스커빌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고 두려워해야할 문제이죠. 혈통. 원래부터 암살과 살인 등을 목적으로 개량되어왔던 바스커빌가 였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진 레아 또한 자기 냄새가 없는 등 바스커빌 가문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죠.


바스커빌도 그 혈통이라는 문제에 대해선 남들과 같거나 더 심한 인식 내지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죠. 레아도 마찬가지죠. 단지 환경이 다르다고 해서 그 혈통 어디가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나름 종교인이라고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레아도 그에 만족하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여기서 상당히 멋진 컷 배분을 해줬는데, "무엇으로 태어나는가는 조물주의 몫.", "무엇으로 사는 가는 각자의 몫이겠지요."라고 하는 부분을 보면, 무엇으로 태어나는가는 잡종 투견으로 태어난 바울을 보여주며, 무엇으로 사는가는 암살자로 살아온 토드를 보여주죠.


그리고 그 중간에 바스커빌로 태어났으나 암살을 업으로 하며 살지 않는 레아를 뒀습니다. 굉장히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연출이죠. 역시 완성된 작가..





토드의 목적이 바로 이겁니다. 어머니를 봐야한다는 개인적인 목적과는 별개로, 과거의 복수를 위해 손을 잡은 둘의 목적. 아마란스와 제국의 붕괴.. 단순히 그들을 미행해 모친의 집을 알게되었다면 어머니를 만난다는 본인의 개인적 목적은 쉽게 달성될 수 있었겠지만 그것도 충족하고, 다른 목적을 위한 계획을 위해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나중에 불만을 품게 되죠. 어머니의 수명이 얼마 안 남았다면 그런 계획에 동참하지 않았을테니까. 그냥 미행해서 알아냈을테니까.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내가 판단할 문제고..."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대사입니다.





토드가 말 했던 "앵무새를 죽여봐.", 그리고 토드 모친의 집에서 발견한 앵무새 박제..





"살아있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의 삶을 통해 볼 수 있는 속성이죠. 단순히 혈통이나 냉혈한 일처리 같은 문제가 아닌 캐릭터, 인물로서 가지는 근본적인 속성.





혈통은 혈통이죠.. 같은 바스커빌이기 때문에 정말 닮은 구석은 많았다고..





토드의 과거 이야기는 각각 문양과 앵무새라는 키워드를 두고 시작됩니다. 멋진 서술구조죠.





그리고 그 서술 구조는 각각 사라와 레아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풀어나갑니다. 심지어 각각의 대화를 시작하는,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묘사도 굉장히 설득력 있고 자연스럽죠. 레아는 바울이 발견한 앵무새 박제와 수로에서 들은 토드의 말, 사라는 죽기 전에 정신이 맑아지는 때가 있다는 것. 둘 다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서술의 발단입니다.





"마치 종의 완성같은..." 토드는 날 때부터 남달랐다는 거죠. 특별히 매를 쳐서 교육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겉으론 감정이 극도로 통제되어 있고 고통에도 둔감한. 고통에 둔감한 건 원래 가진 바스커빌가의 특성이자 형질입니다.





수 많은 악업으로 쌓아왔던 명성과 가문의 역사는 토드의 대에서 정점을 이루었고, 그 자체로 종의 완성과 같은 수준이 다다른 최강이자 최악의 암살자. 토드 바스커빌.





"세상은 그런 괴물을 필요로 해선 안 돼." 이런 말을 하는 어머니의 심정이란.. 이미 수 없이 되뇌이고 자책했었기 때문에 겉으론 동요가 없지만 그런 말을 하게 되고, 해야만 하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깝죠. 그런 아이임을 언듯이라도 알고 있었기에 감정을 가르치려고 노력했다고 하는 것도 어머니이고..


과거의 영광이란, 바스커빌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그들이 태어난 목적이 되는 암살과 같은 가업을 잇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교육 받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곧 영광이라는 것이죠. 개개인의 자유나 생각은 전혀 관계 없이.





가문의 부흥을 위해 토드에게 모든 기대가 걸린 상황이었죠. 실제 그만한 잠재력도 있었죠. 그런 아이에게 완벽마저 바랍니다. 





감정과 즐거움, 욕구 따위를 가르치기 위해 초콜렛을 주는 사라. 아이에게 초콜렛이란 가장 달고 맛있는 것이죠. 그만큼 욕구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도 아이는 아이라고.. 받기는 합니다. 





토드의 태생적 악마성을 보여주는 부분이죠. 사냥고 못하고 알도 못 낳는다고 아무 쓸모 없고, 쓸모가 없으니 살아있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말하죠. 그것도 고작 9살짜리 꼬마가.이런 생각은 훗날 앵무새를 죽이게 되는 근본적인 사상 같은 걸로 작용합니다.





바울의 해석은 나름 신선한 편이죠. 적어도 레아에겐. 같은 바스커빌들로써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앵무새를 죽이게 되는 이유가 자유롭지 못한, 어떠한 책임이나 기대도 없이 살아있을 수 있는 앵무새에 대한 질투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





과거의 명예죠. 죽음의 개로 태어났으면 죽음의 개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앞서 말했던 부분이 이런 것들을 말하는 겁니다.





그래도 부모는 부모죠. 아들을 엄격하게 대하지만 그래도 같은 바스커빌과 같은 가문의 핏줄이 아닌 자식과 부모로서의 핏줄이기에 사랑하는 것도 사실이죠. 그런 아이의 악마성을 조금은 알고 있었고, 그걸 완화하기 위해 바스커빌로서의 교육은 교육대로 하지만 동시에 감정을 가르치기 위한 이런저런 노력을 하긴 했다는 거죠.


초콜렛을 주게 한 것도, 생일이라서 맞아가며 하는 훈련을 하루 빼준 것도, 무언가를 기르게 한 것도.. 겉으론 앵무새가 냄새난다고 말하지만 실제론 토드를 조금 더 인간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해 앵무새를 곁에 두게 하는 거죠. 





처음이자 마지막. 애완동물을 기르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있어서 사회성과 공감력,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좋은 교육법 중 하나입니다. 토드에게도 그런 효과가 있긴 있었다는 말이죠. 이름도 지어주고, 돌봐주고, 훈련도 시키며 그런 훈련이라는 노력의 성과를 만들어보기도 하는.


토드도 남들과 같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같은 현상이죠. 하지만 이후로 발생하는 사건은 그런 토드의 악마성을 철저히 각성시키게 됩니다. 그것이 비록 어린아이다운 방식이라고 해도 말이죠.





토드라는 존재가 바스커빌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나는 사건이 발생하는 그 날.





"장차 쓰게 될 물건들이야." 그 말대로 저 장로가 주는 물건들은.. 장차 쓰이게 됩니다. 물론 총도. 생일선물도 살인 도구를 선물한다는 것이 딱 바스커빌 다운 분위기죠.





"내키지 않는군요."

"꺼려지는 물건입니다."


마치 복선같죠. 실제로 복선이기도 하고.. 장로와 토드 아버지의 말도 의미심장하고..





이때까진 아직 어린애로서의 느낌이 남아 있죠. 그래도 맛있었는지 초콜렛을 달라고 하는 것처럼.. 아마 이때까지가 토드에게 희망이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앞으로 쓰게 되는 물건 중 하나. 토드는 커서도 아주 유용하게 쓰죠. 하지만 각각 크롬과 코스타에게 부서지며 그 이후론 등장하지 못하게 되는 무기가 됩니다. 바로 다음에 걸핏하면 고장나는 쓸데 없는 거라고 말하죠. 토드 본인도 처참한 내구성이라 평하기도 하고요.





눈 앞에서 어머니가 얻어 맞는 모습은 아이에게 충격적인 감정적 상처를 줄 수 밖에 없죠. 그게 아무리 감정이 적은 토드라 해도 말입니다.





앵무새를 길렀다는 것만으로 애를 망쳤다는 평가를 내리는 장로..





"앵무새를 죽여봐."





그런 이유로 고작 10살에 실패작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자신의 모든 가치와 가능성, 존재 이유가 무조리 부정 당한 거죠. 마치 앵무새는 사냥도 못하고 알도 못 낳으니까 쓸모가 없다는 것처럼. 마치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는 것처럼.


토드도 그런 평가를 받은 거죠. "앵무새 하나 못 죽이는 암살자? 실패작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토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앵무새를 곁에 두고 키운다는 경험을 통해 점차 감수성이라는 게 생겨나고 있었지만, 이런 평가를 들으며 자신의 가치를 재고하게 되고.. 그런 말 자체가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었죠. 십 수년이 지나고서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알고 있어요."


실패작이라는 말을 듣고 상처를 받은 토드는 그날 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듯이 충동적으로 앵무새를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곧 트라우마가 되었죠. 자신이 아끼던 것을 스스로의 손으로 죽여 자신의, 혈통으로서의 바스커빌을 증명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그 이후 생일때까지 어떠한 감정도, 심지어 말 한마디도 안 하게 됩니다. 그만큼 충격적인 일이었고, 그 일은 하나의 촉매가 됩니다.





종의 정점, 완성된 바스커빌로서의 토드. 그런 토드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곧 증오로 남게 된 것이죠. 조금씩 자라나던 연약한 감수성이 무너져버렸고 그로 인해 주변의 사람들, 심지어 자신의 부모에게마저 건드릴 수 없는 가시가 돋았으니까.


그러니 부모마저도 고작 10살짜리 아이에게 살기를 느끼는 것이겠죠. 웬만한 녀석들은 대부분 그의 살기에 눌린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살기란 이 사건을 통해 가지게 된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이도 아니고 같은 바스커빌마저도 두렵게 하는 그런 종류의..





토드의 아버지도 느낀거죠. 우리가 정말 괴물을 만든 거구나. 하고..





토드의 악마성이 각성하게 된, 그리고 최악의 암살자로 이름을 남기는 악명을 전설로 만드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가장 우수한 '혈통'이 이어져 '만들어진' 토드.. 단지 혈통만으로 그는 기대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럴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받은 훈련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발현시켰죠.





"독은 혀끝에 있었던 거지"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그런 동시에 진짜 독은 생일 케이크에 있다고 하는데.. 정말 아이다운 느낌이 들죠. 어른의 상징인 술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상징인 초콜렛 케이크.. 그 중 방아쇠는 케이크가 되었으니까요. 





"아이처럼 봐주면 아이처럼 밖에 못 됩니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바스커빌 가문의 엄격한 교육을 단적으로 보여주죠. 그리고 이 사건 이후 누구도 그를 아이로 대하지 않았고 말입니다.





"오늘은 단 거 먹어도 되요?"

"그래. 오늘은 예외다."


자신이 케이크에 독을 탔다는 걸 알았다면 그것이 설사 죽음에 이르게 되지 않는다곤 해도 부모로서 먹어도 된다고 할 수 있었을까.. 먹게 둔다는 거 자체가 아이를 정말 괴물로 만드는 것이 된다는 걸 마음 속 깊은 속에선 알고 있었겠죠. 부모니까. 같은 바스커빌이니까.


그리고.. "예. 남김없이.".... 자신이 먹고 있는 것이 독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김 없이 먹었다는.. 마치 살인이나 죽음 따위를 두려워하거나 망설이지 않는 천성을 보여준다는 느낌이죠. 죽음의 개 답게요. 하지만 그래도 부모는 부모라고, 그들이 죽는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요. 

어쩌면 부모가 살아있었고.. 그의 곁에 남아있었다면 토드는 그들이 그렇게 우려하던 악마성을 타고난 최악의 괴물이 되지 않았을지 모를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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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토드의 탈출과 이어진 허쉬 영감 암살 사태 때문에 제국이 움직였고, 그에 대해 간부들끼리 말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루만에 잘 지내라고 배웅해줬던 이들인데, 고작 그 하루만에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죠. 그걸 늦게 알린 디스비는 고작 자기 체면 살리자고, 그 최악의 암살자가 도망갔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선에서 해결 될 줄 알았다는 뻔뻔한 안이함을 보여줍니다.

 

 

 

 

확실히 심증만으로는 전쟁을 못하지요. 하지만 일촉즉발의 상황인건 사실이고, 곧이어 증거들도 드러나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은 전쟁은 글자 그대로 초읽기 상태나 다름 없는 상황입니다. 롤프는 이런 상황에서도 총수 답게 신중하지만, 그가 다른 맹수가 아닌 천성이 유순한 롤프이기 때문에 신중함을 넘어선 유약함에 더 가깝지요. 하루만에 친구들에게 등 돌리고 발톱을 세워야 한다는 상황이 무겁고 고통스럽기 그지 없을 겁니다. 그가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그레이 본즈 허쉬의 아들이자 후계자, 총수로서의 부담이었죠.

 

 

 

 

맹수들의 직감. 굉장히 날카롭죠.

 

 

 

 

롤프의 맹수 답지 않은 천성은 이런 단호함과 결단력이 필요할 때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는 요인이죠. 그 한스마저 그 자리 다시 뺏어줄까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제국의 총수이자 맹수들의 우두머리로써 나약하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됩니다. 증거 없는 심증만으로 전쟁을 하는 것도 총수 답지 않은 모습이지만, 사실 약간 무리를 하자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했죠. 어찌됐든 바스커빌을 잡아두고 있었던 것은 아마란스 였으니까.

 

뭣하면 바스커빌을 제대로 잡아두지 못해서 제국의 총수가 살해 당했고 그에 따른 보복이라고 우길 수도 있었습니다. 아예 안 통할 명분도 아니고, 이미 눈 돌아간 맹수들에겐, 그리고 제국의 사상을 받아들이고 있는 그들에겐 더더욱 문제될 것이 없겠죠.

 

하지만 겉으론 신중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론 하루만에 태도를 바꿔야 하는 고뇌와 친구들을 쳐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 지 잘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저러는 거라고 봐야 합니다. 즉, 친구들에 대한 정 때문이죠.

 

참고로, 이때를 기점으로 이들의 눈동자 색이 변합니다. 이전까진 파란색, 이후로는 보라색.

 

 

 

 

그래도 아들을 구해줬던 이들이고 형님 친구이기도 한 이들이라 건드리지 말라곤 했죠. 실제 전쟁이 벌어졌다면 어찌 책임질 수 있는 이들까진 아니겠지만.. 뭐, 불만은 좀 사겠지만 마크를 구했다거나 롤프를 받아주고 돌봐줬다는 명분으로 목숨은 보장해줬을 지도..

 

하여간, 확실히 터프하고 마초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그래도 머리가 안 돌아가진 않는다는 점을 한번 더 보여줍니다. 보통 힘캐는 머리가 나쁜 쪽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개판에선 힘도 세고 머리도 좋은 편이죠. 사실 집단의 한 축을 담당할 2인자로서 그게 정상인 겁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확신하지 말고, 그런 식으로 충돌하며 트집 잡힐 거리 만들지 말라고 하죠.

 

쉽게 말해서, 저런 식으로 아마란스와 제국이 전쟁 이전에 작게나마 충돌을 하게 된다면 증거도 없이 제국이 아마란스를 도발하고 자극해서 전쟁을 유도한다는 명분이 세워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민감한 일엔 사소한 자극도 통제하고 살펴야할 일이죠.

 

 

 

 

이게 고작 하루 전 모습..

 

 

 

 

"저런 녀석들의 리더가 어떻게 친구라는 건데?"

 

크롬.. 롤프에게 상당히 가슴 아픈 말이죠. 어떻게 맹수가 토끼와 친구일 수 있느냐는 말처럼. 자기 자신의 본질이나 다른 가능성보다 자신의 종족과 자신이 속한, 대표하는 조직만을 보고 판단하는 거죠. 바울이 복싱 도장 소속인 것이나 투견이라는 혈통만으로 그를 판단하려들던 것처럼요.

 

뭐.. 바울이 나빳다거나 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좀 더 깊이 생각했다면 저런 말도 함부로 하진 않았겠지만, 그럴만한 여유도 없었거든요. 

 

 

 

 

"아니... 당신네들 생각보다 훨씬 상황이 긴박하다오."

 

실제로 그렇죠. 바스커빌이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점, 그렇게 약점이나 통제 수단이 없어진 이후 보복 등의 이유로 누굴 죽이거나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는 것, 제국의 정신적, 사상적, 실질적 리더였던 그레이 본즈 허쉬의 죽음이라는 충격적 사실, 그로 인한 당장 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총수로서 제국을 이끌만한 존재라는 걸 인정 받아야만 하는 벼랑 끝의 아슬아슬한 입지..

 

이 모든 게 위험하고 긴박한 상황이죠.

 

 

 

 

"즐거웠습니다."

마치 지금까지의 시간, 그리고 1년 동안 함께했던 시간을 말하는 듯 하죠..

 

 

 

 

하루만에 뒤바뀐 입장과 상황이라 바울도 크롬의 심중을 감안해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죠. 모든 정치적 상황을 무시하고서라도, 롤프는 이제야 아버지와 화해하고 이젠 다시 아버지와 아들로서 돌아가실 때까지 그 곁을 지키고자 했죠. 친구들과 쉽게 해어지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기 위해 1년 간의 유예를 달라 했으나, 정작 그 선택이 다른 방식으로 후회할 선택이 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해야할까요?

 

이 모든 사실들이 크롬.. 롤프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들일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당하고 견뎌야 합니다. 무너져서도 안 되고 고개 숙여서도 안 되고 약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됩니다. 언제나 제국이라는 조직의 입장을 대변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손톱이 뽑히는 걸 감당하면서 까지 벗어나고자 했던 무게들입니다.

 

 

 

 

자신의 책임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두려워할 수 밖에 없죠. 전화가 오자 두려워하는 표정과 떨리는 손..

 

 

 

 

그래도 절대 인정해서는 안 되는 입장이기도 하죠. 인정하게 되면 책임을 져야 하고, 그것은 곧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뻔뻔하게도 증거 있느냐는 소리를 하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거죠.

 

 

 

 

하지만 그런 태도는 오히려 한스를 자극하게 되죠.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누가 토드를 데려갔고 가둬뒀으며 그것에 실패했던 게 누구이고 그 때문에 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는 지 생각해보면 빡칠 수 밖에요. 

 

 

 

 

검둥개의 목적은 결국 자신의 어머니입니다.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가고, 토드보다 그의 어머니를 찾는 것에 늦으면 안 되니까. 그러나 사실 토드는 자기 어머니의 위치를 모릅니다. 곧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이것은 더 큰 그림의 계획 중 하나였죠.

 

 

 

 

정치적 책략은 확실히 뛰어납니다. 이런 면은 한스보다 훨씬 뛰어나죠. 서로에게 책임을 지울만한 상황이라면 당장의 대형 충돌을 일으키긴 애매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분명 위험한 일이긴 하고 그것만으로 해결될 수 있을 리는 없지만 말입니다. 일부러 한스를 보내 적당히 날뛰는 것을 의도한 겁니다. 

 

 

 

 

"진정? 좋은데 뭘."

"먹잇감 밖에 안 되는 놈들이 제국을 모독해? 오늘 여기서 끝을 보자."

 

실력에 자신있고 제국이라는 집단의 입장에도 맞는 말들이죠. 열 받은 한스의 모습대로이기도 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간부들과 붙겠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제국대 아마란스라는 집단으로 붙자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자신은 감당할 수 있고 자신 있다는 거죠.

 

그리고 알레사가 말했든, 맹수의 직감은 무시 못합니다. 크롬이야 알레사를 절대 의심하지 않고 할 수도 없지만 그들 관계의 바깥에 있는, 그리고 정에 약하지 않는 진짜 맹수인 한스 눈엔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 거죠. 물론 여기서 한스가 유추하는 바스커빌의 모친 위치를 알려준 자라는 면에선 잘못 찍었지만, 그의 직감은 분명 정확했습니다. 아버지인 그레이 허쉬의 안목만큼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2인자에 어울릴 정도는 됐죠.

 

 

 

"반갑군.."

하필 전화를 받고 있는 쪽이 알레사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인사말이죠..

 

 

 

 

'모두들'. 누구라고 지칭하지 않고 자리에 있는 모두들이라고 찍었습니다. 즉, 그의 목적은 어느 한 쪽만이 아니라는 거고, 특정 누군가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의 복수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을 보이는 거죠.

 

 

 

 

물론 겉으로나 하는 말입니다.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사실이죠. 전에 멋대로 끼어들었다는 명분도 있으니 주고 받는 게 있어야 한다는 거기도 하고요. 하지만 실제 목적은 다른 것일 겁니다. 하필 다른 사람도 아닌 쿠퍼 신부라는 점에서 더더욱 신빙성 있는 것은, 쿠퍼의 실력이 꽤 뛰어나다는 듯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지부장 답게 머리도 잘 돌아가죠. 당연히 바울보다 계급이 높고요.

 

그런 이가 토드를 잡기 위해 간다? 간을 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협력하거나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토드는 그곳에 오지 않을 것이고, 그걸 모른다고 해도 여러 가능성을 염두해뒀을 것입니다. 예컨데 한스와 롤프에 맞서 쓰러뜨리거나 견제하면서 토드의 모친을 아마란스에 끌어들이거나 납치하여 토드를 조종, 혹은 협상하고자 한다던가..

 

아니면 작품 내에서도 본인의 입으로 추측하는 것인 롤프가 토드를 시켜 자기 아버지를 살해하고 자신의 입지를 위해 전쟁을 일으켜 아마란스를 분쇄하고자 한다 같은..

 

 

 

 

무차별적이라고 하지만.. 이는 나중에 토드가 그에 대한 이유를 밝히죠.

 

 

 

 

당연하지만 이 유언장도 굉장히 큰 떡밥입니다. 사실상 모든 비밀들은 여기서 거의 다 확정되는 정도죠.

 

 

 

 

"알레사만 혼자두기 불안해서...."

"그런 이유라면 할 말 없지요."

 

그래도 알레사에겐 깊은 감정을 가졌죠. 실제로, 진심으로.. 서로간의 입장 차이가 명료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친구인 겁니다. 

 

 

 

 

"다들 녀석 앞에 꼬리를 감출 때 그 쪽은 이빨을 드러내지요."

 

바울의 투견다움을 의미하지만, 이는 좀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작품적으로는 자신의 의지로 투견임을 선택한 바울과 타인의 의지가 개입한 충동 속에서 살고 괴물로 타락해버린 토드와의 대비되는 성질임을 드러내죠. 다른 녀석들이 토드의 살기에 눌려버리지만 자기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바울에겐 다른 녀석들(심지어 같은 투견이라도)이 토드에게 느끼는 공포 따위는 극복할 수 있는 것이죠.

 

즉, 토드가 전해주는 공포는 바울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완벽히는 아니지만 견딜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천성이 좋은 무기이기 때문에 싸울 수 있고, 맞설 수 있는 겁니다. 혈통에 컴플렉스가 있는 바울이지만, 오히려 그런 혈통 덕에 삶에 대해 자신만의 의지를 가질 수 있었고, 그 의지 덕에 바스커빌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천적'이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컷에 잡은 손등의 흉터를 그걸 드러내는 장치이죠. 적어도 초반부에 나왔던 장면에서 바울은 자기 손에 박은 송곳을 뽑아 잡고는 토드에게 달려들려 했었으니까. 하지만 후반부까지 계속 보다보면 다른 의미로 보이게 될 장면이기도 합니다. 현욱 작가가 정말 잘 쓰는 중의적 연출.

 

 

 

 

이건 바울이 큰 말실수를 한 거죠. 그러나 그만큼 감정의 골과 입장의 차이를 확인한 순간이기도 하고요. 표현이 까칠했기 때문에 친구라 생각했던 이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친구라 생각했던 이에게 그런 식으로 경고 받았다는 점은 상당히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을 겁니다. 이전에 말했듯이, 제국이라는 집단의 우두머리로 있는, 맹수인 당신과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 하고.

 

 

 

 

"특별한 누군가를 찾기 위해 이런 평범한 집들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면... 수백만 번으로도 충분할까?"

 

숨기는 것에 확실히 효과적인 방법이죠. 게다가 저 대사.. 역시 멋집니다. 믿고 보는 박현욱 대사 간지..

 

 

 

 

'그 녀석하고 똑같아... 자기 냄새가 없다...'

 

그녀 또한 바스커빌은 바스커빌이라는 것이죠. 어떻게 살아왔든 그 혈통은 부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바울이 잡종 투견이고 롤프가 맹수는 맹수이듯.

 

 

 

 

토드를 길렀다는 점.. 아니, 그 이전에 그를 낳았다는 것 자체를 죄라고 여기는 사라 바스커빌.. 그만큼 자기 아들에게 깊고 깊은 공포와 후회, 죄책감 등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자기 자식을 죽여달라고 비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떨까요? 자신이 낳았고 교육시켰던 아들이 최악의 악마이자 사신이 되어 누군가의 의지에 따라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는 냉혈한 암살자가 되었다는 죄책감에서 비롯한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 사랑해야하지만 사랑할 수 없고 아껴줄 수도 없고 되려 두려움과 후회를 느껴야만 하는 자식을 죽여달라고 하는 그 심정을요.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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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이들이 모르는 건 사실입니다. 실제 사주한 범인은 따로 있고, 당사자와 바스커빌을 제외하면 누구도 모르거든요.





썩을 대로 썩은 주제에 건방지게 도발하고 있죠. 그래도 나름 간부라고 저러고 있지만..





8년전 당시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토드 바스커빌이 큰 존재감을 가지게 되죠. 또한 이 당시의 사건을 기점으로 작품의 모든 관계와 진행이 시작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도 하고요.





이때로 자신의 후계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를 만나기 위함이죠.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나옵니다.


하여간 이때 하는 토드의 말도 바울이 의구심을 가지는 것과 추구하는 바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혈통과 같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에 의해 다른 가능성이나 선택지를 포기하게 되고 그 태어난 목적에 따라 살아야만 함이라는 불합리성에 대한 생각이 일치한다는 점이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토드의 후계자로 바울이 어울렸겠지요. 아주 정확히 말입니다. 





토드의 신병과 알레사의 안전을 거래하는 아마란스의 간부. 크롬도 크롬이지만 바울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동시에 정의를 자처하면서 저런 뻔뻔한 정치성을 직접 보게 되었으니 신선하게 충격적인 반발이 일어났을 겁니다. 





간부는 간부라고 담력이나 배짱 하나는 센 편이죠. 여유를 부리며 어렵지 않게 받아치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바스커빌을 이용해 제국에 손해가 되는 짓을 하면 아마란스는 반드시 분쇄된다고 하지만, 이 분노는 바스커빌을 죽이지 않고 손에 넣은 아마란스나, 그 아마란스의 도발에 대한 분노 같은 게 아니라 알레사를 건드리며 거드름 피우는 아마란스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말로는 제국을 거론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그런 것이고, 실상은 알레사를 걱정하며 감히 자신의 친구를 인질로 삼은 그들에게 신경을 긇긴 셈이 아닌가 싶군요.





자신의 의지에 따른 선택이었고 그 결과지만, 결국 적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분명한 사실이죠.





하지만 르넨도 롤프에 대해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습니다. 천성이 유순하다고. 맹수답지 않다고.. 





뛰어난 총수이자 훌륭한 아버지죠. 한 순간의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생애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럼 아들에게 용서 받고, 자신의 아들을 용서할 수 있는 아버지로 돌아오게 됩니다. 제국의 총수이기 때문에 좋든 싫든 해야만 했던 선택들은 감당해야 했던 허쉬 영감 본인도 총수의 자리는 무겁고 부담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뛰어난 인물이기도 했고, 워낙 맹수다운 인물이었기에 그런 짐을 견뎠던 것이고요.


하지만 그런 총수로서, 맹수로서의 허쉬도 아버지로서의 허쉬로선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가족의 연, 부자의 연이었죠. 모든 반발이나 문제를 감당하고서라도 아버지로서의 허쉬는 좀 더 강해야 했건만, 감정적인 문제를 제외하고서라도 총수로서는 당연히 해야했던 배신자에 대한 처벌은 해야 했죠.


자신의 아들에게서 손톱을 모조리 뽑아버리고선 그 죄책감과 후회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졌으니 아버지로서의 허쉬는 남들과 같은 아버지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이제 용서 받을 수도 있었던 것이고요.


더욱이 부모는 항상 용서하기 때문에, 총수의 자리를 롤프에게 넘긴 지금에 있어선 한스의 반역 또한 총수로서 처벌하지 않고 아버지로서 용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국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제국의 룰을 지켜내야 했기 때문에 그만큼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니까요. 용서를 남발하는 제왕은 제국을 망치지만 마찬가지로 자신의 룰을 파괴하는 제왕은 제국을 붕괴시키니까.


그런 짐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났으니 기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총수로서는 용서할 수도 없고, 그런 선택 때문에 용서 받을 수도 없었지만 이젠 총수가 아닌 그저 한명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용서할 수도 있고 용서받을 수도 있지요.





역시 유순해요. 얻을 게 있으면 잃은 게 있고, 잃은 만큼 얻는 거라지만 이번은 아무 것도 잃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얻은 것은 제국이 아니라 가족이었죠. 다시 얻은 가족을 잃고 싶지 않겠지만, 그만큼 친구들을 잃고 싶지 않을 겁니다. 





굉장히 큰 떡밥.





이것 역시 큰 떡밥이죠.





멋지고 달달한 연출.. 알레사가 하는 과거에 대한 회상과 함께 돌봐주기도 했고 의지가 되기도 했던 크롬이죠. 그리고 크롬이 하는 저 말 정말 멋집니다. 싸우고, 두들겨 맞고, 피흘리는 건 저희가 대신 해드리겠습니다. 당당해지시길.. 제가 지켜드릴 테니까.


개판의 최고 명언 중 하나죠. 알레사가 진심으로 대할 수 있었던 인물이고 그만큼 정이 들었던 인물이기도 하며, 어쩌면 사랑할 수도 있었던 이들이 아니었을까 싶죠.. 


작품 초기부터 서로 가깝고 신뢰하는 관계인데다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정이 깊다는 것도 알 수 있는 묘사들이 많았지만 점점 진행되면서 서로의 입장에 따른 관계 정리가 가시화되고 결국은 갈라져야할 때가 되서야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아쉬움과 고마움을 표하는 알레사의 모습은 상반되는 서로간의 입장 속 대비되는 모습이죠. 입장은 달라져도 서로의 신뢰와 애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듯한 묘사입니다. 헤어질 때가 되서야 감정에 조금이라도 더 솔직해지는 것이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감사를 표해야할 것엔 마땅히 감사를 표하는 남자다운 한스. 확실히 도량이 크고 호쾌한 성격이 나타나죠. 맹수 받게 우월주의 사상은 있지만 그걸로 경멸하지는 않는 것이 다른 맹수들과의 차이라면 차이죠. 단적으로 플루토를 떠올려보면 비교가 될 겁니다.


저렇게 말하고 아들을 구해준 것에 대해선 반드시 보답을 할 것이라 맹세하는 데, 이 맹세를 정말로 반드시 지키죠. 굉장히 멋진 캐릭터입니다.





인정 받음에 기뻐하는 바울.. 그 동안 그가 받아오지 못했던 기대와 인정이죠. 비루한 투견 한마리 삶이 확실히 바뀌게 되는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삶이 또한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별개로 말이죠.


바울에게는 정말 의미 깊은 일입니다. 심지어 도태되었어야 할 잡종 소리도 들었지만,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음을 증명 받은 날이니까. 물론 본인 스스로 인정 받고자 집착한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자기 일에 집중하며 노력한 결과가 정직하게 돌아왔으니 더더욱 만족할 수 밖에..





롤프가 허쉬의 용서를 거부했던 날 벌어진 사건.. 아버지로서 간청하고 아들에게 빌었던 날 손톱 뽑힌 손가락을 들이밀며 이제 다 끝났다는 말을 들은 허쉬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큰 상처이고 고통일 수 밖에 없었죠. 그토록 강인했던 총수였지만 아버지로서는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에 양자임에도 불구하고 친아들 못지 않게 더욱 사랑하고 아끼던 아들에게 분명하게 내쳐졌으니 감정적인 격정이 없었을 리가 없죠.


그런 죄책감과 후회는 본인에게 벌을 줘야 한다, 벌을 받아야 한다는 충동으로 이어졌고, 아들의 고통을 이해하고자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게 됩니다. 그렇게 본인을 벌주고 고통을 받으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기제에 의한 것이지만 그 심적 고통과 고민은 그런 것으로 감할 수 없는 크기 였기에 전혀 나아지는 게 없었죠. 그만큼 아들을 사랑하고 아꼈으니 그만큼 고통스러운 것이고 고작 그런 정도론 마음의 부담을 줄일 순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걸 말리다 한스의 입가에도 흉터가 생겼죠.


이런 고통을 수 년간 받아왔고, 총수의 자리에서 내려와 그저 한 명은 아버지가 되었을 뿐이니 그 모든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으니 기쁜 겁니다. 용서할 수 있고 용서 받을 수 있으니까.





어쨋든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니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는 한스. 정말 남자답고 배포가 큽니다.





그 동안 아버지를 내쳐왔지만 역시 직접 만나게 되면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사실일 수 밖에요. 단지 그것이 한스가 원했던 대로 바로 아들로 돌아오거나 아버지에게 후계자로서 한스가 인정 받게 되진 않았지만, 결국 그 순간 돌아오자는 마음을 은연 중 먹게 되었던 겁니다. 


하여간 저런 대사들 때문에 개판을 최고의 명작이라 꼽는 게 아닙니다. 

"12년 동안 고개 숙인 분께 12년이나 고개숙이지 못할 건 뭔가..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최고죠 정말. 느와르임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애정과 사랑을 건조하게, 그렇지만 뜨겁게 묘사할 수 있는 건 굉장한 능력이지 않나 싶습니다. 건조하고 딱딱한 느와르 장르이지만 결코 차갑지만은 않고 언듯 비정하고 냉혹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섬세하게 감정선을 건드릴 수 있다니.. 대단한 작가적 역량이죠. 이게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원숙한 작품성이 돋보입니다.





정에 약하고 유순하다니까요. 이제는 총수이기 때문에 어울릴 수 없지만 그래도 친구이고 지인이었던 코스타를 위해 장례식에 참석하는 크롬..





그걸 위해, 친구를 떠난다는 것을 다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번엔 새로운 선택을 합니다. 1년 간의 유예를 달라고. 유순하고 정에 약한 것.. 천성입니다.





후회하지 않으려는 아들처럼 후회하지 않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내리는 허쉬. 늘 마음에 담아왔고 후회해왔던 일이었지만 역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친구와 지낸 1년을 달라는 아들에게 이제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내리며 말합니다. 그때 했어야 했던 말을.


"가서도 늘 건강해야 한다."... 라고.





그러나 그들의 관계에 해피엔딩을 찾아오지 않았죠. 바스커빌이 쓰던 인장과 같은 인장으로 봉인 된 편지를 받고 업보가 돌아왔다며 두려워하는 허쉬..





그 화의 캘리그라피는 뭔가 다른 느낌이죠. 빛바래고 불에 그을린 듯한, 혹은 오래되어 삭은 듯한 느낌으로.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려는 롤프 일행과 그에는 상반되게 불안함과 불만을 터뜨리는 아마란스의 간부, 디스비 여사.





정확히 1년. 뭔가 감이 오죠. 롤프가 1년 간의 유예를 달라던 것과 같은 기간..





바울도 참 정에 약합니다. 그냥 보내면 힘들까봐 미리 정을 끊어내려하죠. 개과라 그런 것인지, 이 또한 종과 무관한 천성인지..





서두를 것 없다고.. 의미심장한 분위기로 말하죠. 바로 다음, 아래와 같이 허쉬는 탈출한 토드에게 살해 당합니다. 자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 그에 대해 아무 말 않고, 그저 1년만에 돌아오는 아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전화로만 안부를 묻는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요? 아버지로서 전화했지만, 총수로서 죽임 당했던 겁니다. 과거의 실수들 때문에.





"내 죄는 네가 벌하고, 네 죄는 누가 벌할고."

"이미 벌 받았소."





모종의 이유로 토드와 토드의 어머니는 제국에 속하게 되었고 토드의 어머니는 스스로를 담보로 하여금 토드가 제국을 위협하지 못하게끔 했습니다. 토드의 어머니가 어디에 거처하고 있는 지는 허쉬만이 알고 있고요. 그러나 허쉬가 9년전 토드가 죽일 대상이 제국의 일원이었지만 허쉬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알고도 모른 척 했다고. 그렇기 때문에 토드가 제국의 일원을 죽이고, 그에 따라 약속은 깨어졌으며 토드는 어머니를 뵙지 못하게 되었죠.


토드는 그에 앙심을 품었으나 어머니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허쉬나 다른 제국의 후계자가 그에게 비밀을 듣고 자신에게 알려주는 것 뿐이었죠. 그러기 위한 계획이 바로 한스가 제국의 총수가 되는 계획을 돕는 것이었고, 그것이 실패하자 마크를 인질도 잡았던 겁니다. 그러나 실패하고 아마란스에게 연행되죠.


그러나 그것은 그저 잡혀준 것 뿐이었고, 실은 기회를 봐서 탈출 할 수 있었습니다. 단지 그럴 필요가 없었을 뿐. 하나의 경고를 주기 위함이기도 하고, 아마란스와 제국을 공멸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토드 스스로 말하길, 어머니의 거처를 알아내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당시 제국의 일원임을 알고도 숨겼던 것으로 알고 있는 허쉬에게 복수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동시에 아마란스의 책임이었던 토드의 수감에 실패했으니, 그 결과 자신들의 총수가 암살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제국은 자연스레 아마란스에게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즉, 전쟁을 유도하는 것이죠. 왜 전쟁을 유도하며 공멸시키려 하는 지는 역시 후반부에 다 드러나게 됩니다. 그 외의 여러 사실들과 함께.





'누가 희생 당했는지', '다른 쪽'.. 매우 중요한 떡밥이죠.





"그거.... 고통스러운가?"

"오히려 지금보다 편할 거요."


마음이 심란하고 고통스러우니 오히려 죽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는 거죠. 과거 자신의 실수에 대한 후회와 책망, 자식들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 사랑하는 아들을 다시 보지 못하고 죽어야 하는 슬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 등등.. 그 모든 부정적 감정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러나 그 복수는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고, '그들'이 계획한 것은 더 큰 그림이었죠.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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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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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주의 정치는 기본적으로 대중, 국민들의 인기를 얻는 자가 승리합니다. 그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줌으로써 달성할 수 있죠. 이는 경제적 안정, 안보적 성과, 사회적 문제해결, 교육제도 개편 등의 여러 분야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경제, 정치적인 요소들을 큰 틀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큰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영향력은 역시 무척 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요소들을 다루겠다고 하는 정치인들은 그 본인이 준전문가급인 되어야 할 것이고, 적어도 그 주변의 보좌관들이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야하죠.


이런 필수불가결한 능력적 전제는 정치인이라면 매우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할 능력들입니다. 적어도 멍청한 소리를 하거나 국가, 사회적 안정을 해치는 식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죠.



2.

대중은 그 자체로 뛰어난 지성을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개인은 똑똑해도 대중은 멍청할 수 있죠. 사실 이는 크게 틀린 말도 아니고요. 대중은 기본적으로 사회상규, 사회적 상식 수준에 맞는 의견을 보편적으로 가집니다. 이는 대중을 이루는 개개인들에 의한 그 사회의 한계이자 동시에 사회지성의 평균이기도 하죠.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사회적 상식이 달라진다면 대중들의 태도 또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령 1950년대 대중이 가지는 상식과 2016년 현재 대중이 가지는 상식은 다르죠. 이는 사회적 환경, 문화적 토양, 교육수준 등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의외일진 몰라도, 일반적인 정치인들의 지성은 보통의 개인들보다는 훨씬 뛰어난 편입니다. 그 지성을 어떻게 쓰느냐는 다른 문제이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고, 그런 정치인과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훨씬 뛰어난 지식을 갖춘 보좌관들의 모임, 그리고 정치인과 보좌관의 정보와 지식, 의견이 종합된 그들의 발언이나 정책 발의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거나 파악하기 쉬운 것이 아닙니다. 대놓고 말하자면, 일반 민중은 어느 정도 복잡한 사회적, 법리적, 정치적 문제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또한 대중은 그런 어렵고 복잡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럴만한 시간이나 정신적 여유가 부족한 경우가 많죠. 차라리 이 편이면 다행인 거고, 그럴만한 지성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신력, 인지력의 여유와 복잡한 문제에 대한 인지작업에 대한 관계는 다음의 글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2016/07/30 - [취미/이야기] - 대중선동의 기본. 분열.




3.

이러한 문제를 역으로 뒤집는다면, 대중들은 한마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더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더 자극적이고 민감하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마디, 한 줄 짜리 선동문구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이기 쉽고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이죠.


이는 복잡한 사회정치적 문제를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 위한 인지작업을 할 필요가 없고,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사회적 안전이나 국가적 안보, 경제적 문제 따위에 대해 그 원인이 외국인 노동자나 불법체류자, 혹은 유대인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편이 전세계적 불황과 국내 산업불균형, 최저임금, 노동법, 사회구조, 인구구조 등에 있다고 하는 것보다 더 쉽고 받아들이기 좋은 내용이라는 것이죠.


외부적 문제요소가 내부적 안정을 해친다는 자극적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내용이라는 겁니다. 딱 보고서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생각-인지작업-을 해야 하는 것보다 쉬운 내용이며, 무엇보다 어떠한 심리적 갈등도 없이 남탓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이요. 오히려 배척해야할 적이라는 인식은 그들에 대한 감정적 동조나 공감을 마비시키고 더 거칠고 무자비한 공격이나 그런 종류의 부정적 심리작용을 이끌어내기 쉽죠. 그리고 그것은 같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4.

이는 요컨데, 어렵고 지적인 표현을 쓰는 진보매체보다 자극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표현을 쓰는 보수매체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받아들이기 쉽고 이해하기 쉽거든요. 복잡한 정치사회적 분석보다 남탓(종북탓, 진보탓, 야당탓, 외국인탓, 노동자탓 등등 많은 나라에서 이와 같은 남탓 선동을 합니다.)이 더 쉽죠. 적당한 소스만 버무려주면 어려운 인지작업을 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요.


이는 대중의 지성적 한계와 맞물려 아주 잘 먹히는 방식이 되기도 합니다. 기실 모든 정치적 발언들은 선동이기도 하고요. 공개토론, 질의응답, 청문회, 기자회견 등등 모두 다요. 그걸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고 응용하는 지가 정치인들의 실력이기도 합니다. 선동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고, 그 선동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뿐입니다.


뛰어난 능력과 양심을 가진 정치인이 선동을 통해 국가적, 범사회적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정책을 실현시킬 수도 있고,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나 양심과 도덕성이 극히 낮은 정치집단이 선동을 통해 특정 집단만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정책을 밀어붙힐 수도 있는 법인 셈이죠.



5.

이러한 대중들의 한계는 정치인들을 한계로 이끄는 면이 있는데, 아무리 뛰어난 정치인이라고 해도 선동능력이 떨어진다면 그 능력을 제대로 필 수 없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선동능력이 뛰어나다면 능력 이상의 자리를 얻어낼 수도 있다는 말이 되지요.


대중은 똑똑한 존재가 되지 못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인지작업보다 한 줄로 이해하기 쉬운 선동문구를 선호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대중에게 원하는 말을 해주면 인기를 얻는 것은 절대 어렵지 않다는 말인 셈이죠. 이는 트럼프나 이명박과 같은 종류의 인간들이 능력 이상의 자리를 얻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합니다.


필요한 것이나 해야만 하는 것을 말하거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 할 수 없기에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는 정치인보다 대중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는 이가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이명박은 자신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이명박 5년 동안 서민경제를 악화되기만 했으며, 이렇다할 경제적 성과도 없고 이제 와서는 오히려 그의 경제정책이 한국의 경제의 발목을 죄는 것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곤 했으며, 박근혜가 한 공약 대부분은 아무런 실현 가능성도 없고 의미도 없었던 것들이었을 뿐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공약을 폐기, 미시행으로 이어졌죠.



6.

트럼프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그는 백인, 노동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줬습니다. 트럼프가 한 수 많은 막말들은 역설적으로 많은 이들이 흔히 말하는 사이다 발언이라 여기고 그에게 호감을 주게 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선 때 많은 득표율과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의 막말이나 주장, 공약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이민이나 인종, 여성, 특정 종교나 신념에 대한 증오와 차별과 같은 혐오로 일관됩니다. 그의 캐치프라이즈인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와 같은 성격의 발언들은 모두 마초 오르가즘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런 쉽고 감정적인 자극을 이끌어낼 수 있는 언어들이 그를 지지하게 만든 원동력입니다.


즉, 트럼프를 지지했던 수 많은 백인 및 특정 산업 종사자-노동자들은 그들이 듣고 싶어했던 말을 해줬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것이죠.



7.

이는 트럼프가 했던 말이나 주장의 정당성이나 합리성과 무관합니다. 그가 무슬림을 모두 쳐죽이자는 말을 했고 수 많은 미국인들이 그에 동의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정당하거나 옳다는 것이 아니며 그래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공약이나 주장 대부분은 현실적 가능성도 부족한 것에 대부분이고요. 물론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실제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하여간, 그의 발언이나 주장은 현실적으로 매우 비상식적이고 도덕적으로도 큰 결함을 발견할 수 있는 문제성 발언들이었으며 증오와 혐오, 차별을 담고 있고 실제로 많은 이들을 자극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죠. 이는 그를 지지한 대중 대부분의 지적 능력이나 상식이 그들이 지지한 트럼프의 발언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특정 인족이나 국가, 종교를 혐오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그와 같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공유하는 수 천만명의 민중이라니.. 정말 끔찍한 일이죠.



8.

트럼프의 당선은 나치당의 집권이나 융성과 비교할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대중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고, 그 이야기들은 자극적이고 짧은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해서 내뱉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좋지 않은 내용들이고 옳지 못하게 사용했다는 점이 문제이죠. 둘 다.


세련된 정치인이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가 선한 의지로 국가적, 사회적 이익을 위해 일하며, 그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이를 말한다고 봅니다. 어떠한 사회문제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그것을 해설하며 대중을 설득하려는 것은 멍청한 짓입니다. 대중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고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습니다.


좀 더 나은 방법, 세련된 방법을 사용했어야 하죠. 예컨데 쉬운 언어를 사용하며 이것이 어떻게 이익이 되며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를 선전하여 선동하고 필요하다면 약간의 꼼수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보거든요. 분석과 연구는 지식인들에게나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진 이들은 그들이거든요. 그러나 대중은 그럴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쉬운 말을 써서 때로는 감정적으로, 때로는 더하기 빼기 수준의 계산을 유도하는 식으로 스스로 판단한다는 착각을 심어주어야 하죠. 정치란 그런 법입니다. 진보정치가 대부분 실패하기 쉬운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들은 똑똑하고 능력적으로도 나은 인력들이지만 정치적 방법론이라는 면에서 극히 무능합니다. 도덕적, 논리적 우위에 진보가 있다고 해서 대중이 그것을 자동으로 알아주는 게 아닙니다. 그것 홍보하고 선전하며 선동해야죠.


선거를 하면 항상 진보가 지고 보수가 이기는 이유가 그것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문제가 많은 이들이지만, 그들의 정치적 선동은 항상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고 표를 얻어가기 때문이죠. 물론 그 이후 듣고 싶은 말을 실제로 실현해주는가와는 별개로요.



9.

트럼프의 승리를 바로 그것에 있습니다.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줬다는 것. 반면 힐러리는 그러지 못했다는 점. 물론 선거전략의 문제도 심각했습니다만, 듣고 싶은 말을 해주기 보다 -본인이 판단하길- 해야 할 말을 하는 정도에 불과했죠. 심지어 그녀가 파악하고 긁어줬어야할 이들은 내버려뒀고 그들은 힐러리가 아닌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줬던 트럼프에게 표를 줬고요.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명박 때나, 박근혜 때나. 실질적 가능성이나 문제점 따위는 무시하고 일단 막 던지고 보는 식으로 공약을 남발했죠. 대중이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들이었고요. 그리고 현실에서 그것들은 대개 폐기되거나 이행되지 않았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민주당의 실책이나 문제점, 박통에 대한 향수나 종교적 광신에 가까운 -박근혜나 박정희는 물론 북한에 대한 혐오나 보수에 대한 찬양 등과 같은 종류의 종교적 믿음을 의미함.- 지지 같은 요소들도 있었지만 정치집단으로서의 새누리당의 선동은 모두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식이었죠. 그것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실제로 하는가와는 완전히, 완전히 별개로 말입니다.



10.

앞서 말했듯, 대중은 그 자체로 뛰어난 지성을 가진 존재가 아니며, 상식적 수준에 맞는 의견을 보편적으로 가집니다. 이는 대중을 이루는 개개인들에 의한 그 사회의 한계이자 사회지성의 평균이기도 하고요. 이는 사회적 상식이 달라진다면 대중의 태도 또한 달라진다는 것이고, 이걸 반대로 말하자면 대중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그것은 마찬가지로 사회적 상식 또한 변화시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50년대와 2016년대의 상식은 사회적 환경, 문화적 토양, 교육수준 등이 달라졌기에 차이를 가지는 것이며, 이를 뒤집어보면 사회적 환경, 문화적 토양, 교육의 문맥이 달라지면 그 상식 또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대에 따라, 정권에 따라, 국가에 따라 대중의 상식과 시민의식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입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의 상식과 박근혜 정권 하의 상식은 분명하게 차이가 있죠. 10년은 긴 시간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변화하기엔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닙니다. 10년 전엔 상상도 못한 일이 지금와서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그 감정적 반발이나 경악할 사실을 생각보다 더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그러한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분명하게 잘못된 방향으로 사회가 변화했다는 것인데, 각종 비리, 부정부패, 국기문란이 늘어났다는 것이고, 그렇게 늘어난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조금씩 적응하며 받아들이는 수위가 변화 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노무현 때는 웬만한 이유로도 청문회에서 털렸다면 지금 수준에선 웬만한 문제로는 문제 삼지도 않고 넘어가거나 얼굴에 철판 깔고 강행하면 되는 수준이 되었죠.


노무현 5년의 한국과 이명박 5년은 한국은 달랐고, 이명박 5년의 한국은 박근혜 5년의 한국과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오바마 8년의 미국과 트럼프 4년의 미국 또한 다를 수 밖에 없죠. 빌 클린턴 4년의 미국과 조지 W. 부시 4년의 미국이 달랐듯이.


그러한 시간을 극복하고 다시 돌아오거나 더 진보하여 나아갈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동력이고 저력이긴 하지만, 다시 이전과 같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더더욱 길 것입니다. 이는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마찬가지고요. 부수기는 쉽지만 다시 만들기는 어려운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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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다 끝났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한스에게 얻어맞는 롤프와 함께 아마란스에 막 들어왔던 무렵 곧바로 후회하고 아들에게 돌아오라는 말을 하기 위해 아버지로서 간청하며 빌듯이 말했지만 다 끝났다고 일축해버리죠. 그 연출이 너무나도 훌륭하지만 굳이 캡쳐해서 올리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판에서 손 꼽히는 연출과 내용이죠.

 

어찌됐든, 이렇게 주먹들 힘도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얻어맞았고 사실상 다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그레이 본즈 허쉬가 말했죠. 힘으로 누르지 못하는 것에 어쩔 수 없다고, 자기 한계를 모르기 때문에 알 때까지 덤빈다고.

 

 

 

 

마지막으로 쥐어짜낸 힘으로 한스에게 한방을 날리고..

 

 

 

 

처음으로 쓰러뜨립니다. 물론 완전히 쓰러진 건 아니죠. 다시 일어나서 덤빌 정도니까. 그만큼 한스의 괴물 같은 체력이 돋보이기도 하고, 잠시나마 한스를 쓰러뜨릴 정도인 롤프의 강함과 의지도 볼 수 있죠.

 

 

 

 

 

그렇게 쓰러뜨리고 정말 멋지게 질러주시는 롤프.. 그러나 앞서 말했듯, 바로 다시 일어난 한스에게 반항할 기운도 없이 쓰러져 얻어맞죠.

 

 

 

 

그러나 곧바로 아마란스 측에게 연락이 온 르넨이 한스의 아들인 마크를 구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손을 때죠. 이름도 버리고 어느 정도 정치적인 이유로 제국에 돌아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선 끊어질 수 없는 것이 부자의 연인 것인지 아버지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필사적일 수 밖에 없었다고 하죠.

 

결국 아버지인 허쉬의 아들로서 돌아옵니다. 물론 손톱이 뽑히기 전의 짐과 부담 또한 돌아오게 되죠.

 

한스도 정말 호쾌하고 남자다운 것이, 아들인 마크가 살아돌아오고, 동시에 자신의 형님인 롤프가 돌아오게 되자 미련 없이 손을 털고 머리를 굽힙니다. 이는 돌아와서 고맙다는 것과, 아들인 마크를 구해줘서 감사하다는 것이겠죠. 한스가 제국의 총수가 되려고 한 이유가 바로 롤프의 부재로 인해 쇠약해진 아버지와 그에 따라 너덜너덜해진 제국을 재건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마크를 무사히 돌아오게 하기 위해 제국의 비밀을 알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죠.

 

하지만 롤프는 다시 돌아왔고, 마크 또한 무사히 돌아오게 되자 제국을 접수해야할 이유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에 따라 미련 없이 바로 머리를 숙인 것이죠. 

 

 

 

 

여기서 건내는 두 반지의 의미는 아버지로부터 제국을 정식으로 이어받았다는 것과 한스의 세력을(간접적이긴 하나) 이어받았음을 의미합니다. 한스의 세력은 한스를 따르고 한스는 롤프를 따를 것이니 결국 제국의 모든 세력과 정당성은 롤프에게 돌아오는 셈이죠. 원래 그래야 했던 것처럼.

 

 

 

 

진짜 가장 멋진 캐릭터 중 하나. 사나이라고 한다면 아마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롤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부하를 한방에 쓰러뜨리고 부하들 전체에게 일갈해버리죠. 내 형님을 형님으로 모시는 데 무슨 불만있냐고. 만약 있다면 자신을 먼저 상대해야할 것이라고.

 

 

 

 

마크를 탈출시킬 때 이야긴데, 생각해보면 그럴 법하죠. 무기술, 체술, 살인기술 등등 최강의 무력을 가진 바스커빌이 고작 침대보에 시야가 가려져 탈출을 용인했다는 것이.

 

 

 

 

심지어 관절기를 스스로 관절을 뽑으며 대응하는 그 토드가 말입니다.

 

그것과 별개로 앞서 몇번씩 언급했던 거지만 저런 단련했다니까... 헛수고 하셨어. 하는 종류의 멋진 대사들은 박현욱 작가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매력이죠.

 

 

 

 

비참한 내구성. 훗날 다시 묘사됩니다.

 

 

 

 

무기 든 놈은 자기 전문이라는 코스타. 들개 무리와의 싸움에서도 무기를 든 녀석들을 어렵지 않게 제압했죠. 후반부에 다시 보여주는 토드의 미친 전투력과 비교해보면 이때 보여주는 코스타는 정말 강했거나, 아니면 작품 전반부에서 묘사되는 어느 정도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묘사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만.. 바스커빌이 스스로 말하듯, 무기가 아니라 목숨을 노렸다면 하는 걸 보면 정말 무기를 든 상대와 자신도 대응할 수 있는 도구, 무기를 들고 있으면 그에 비견될 정도로 강한 게 사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죽하면 악마惡馬 코스타라고 할 정도니..

 

 

 

 

크롬.. 롤프에게 친구라는 말은 남들과 의미가 다르죠. 앞서 충분히 설명했듯이 말이죠. 설사 그게 적이 될 수 있는 제국과 아마란스의 관계라 해도 말입니다.

 

 

 

 

알레사..가 그 속을 알 수 없는 여우인 것도 사실이지만, 아마 이때는 어떤 계산 같은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진심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제로 아마란스의 다른 간부들은 썩기도 썩었고 위선적이기도 했으며 언제든 말이나 태도를 바꿀 수 있고 사사건건 간섭하며 길들이려고 하죠. 빡칠만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건 크롬과 알레사의 관계에 있어서도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나중에 밝혀진 사실과 비교해서 봐도 크롬, 바울 등의 친구들과의 애정은 어느 정도 진심이었고 그런 크롬이 큰 결심을 하고 나간 상태라 그에 대해 자극해오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화를 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안위를 보신하는 데 탁월한 정치감각을 보여주는 아마란스의 썩은 간부답게 알레사의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제국과 아마란스와의 전쟁을 억제합니다. 롤프, 크롬이 제국의 총수인 이상 알레사에게 발톱을 드러내진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죠. 물론 당장은 명분이 없지만 말입니다.

 

무엇보다 당장 눈 앞에 떨어진 먹이인 바스커빌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 혹은 협박용 조건이 되기엔 더더욱 충분하죠. 알레사의 안전을 담보로 제국에게서, 정확히는 크롬에게서 바스커빌을 인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계산인 겁니다. 일단은 전쟁보단 이쪽이 정확한 목적이죠.

 

 

 

 

코스타의 강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 그 토드 바스커빌마저도 목숨을 노렸다면 알 수 없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정도죠. 

 

 

 

 

쓰러져가는 코스타와 그에 대비되어 튀어나가는 바울.

 

 

 

 

그 폭발적인 감정은 바스커빌의 송곳니 하나를 부숴버릴 정도죠.

 

 

 

 

의도했든 아니든, 다시 한번 죄책감을 심어주고 자극하죠.

 

 

 

 

그렇게 싸우다 제압당한 바울을 그럼에도 일어나 엄청난 발차기를 얼굴에 날려주는 코스타의 저력.. 아마 자신이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자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지고 무모하게 덤벼들 바울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어떻게든 움직였던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헤스터의 죽음에서 바울을 보듬어줬던 코스타였으니까요. 겉으론 털털하지만 의외로 정 많고 다정한 누님이죠.

 

 

 

 

코스타의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동시에 바스커빌을 마저 때려눕히라는 중의적 연출. 멋스럽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절제되었음이 그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자극하기도 하는 정말이지 멋진 연출입니다. 손 위로 비치는 빛과 그 아래로 내려지는 그림자는 더 없이 효과적인 명암 대비이고요.

 

 

 

 

이렇게 죄책감에 빠져 자책하는 바울을 보듬어줬었죠. 그때는 헤스터의 죽임이었고, 그걸 보듬어준 것이 코스타였지만 지금은 코스타가 죽었고, 그를 보듬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 감정적 격정은 충동으로 이어지죠.

 

 

 

 

토드를 쓰러뜨린 뒤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끝 없이 폭력을 휘두르죠.

 

 

 

 

그래서 죽여야 한다고까지 생각이 이어지죠. 여기에서도 묘사되는 단검 손잡이 아래의 인장. 한스가 가지고 있었던 반지의 인장과 일치하죠. 나중에 큰 떡밥으로 이어집니다.

 

 

 

 

토드를 설명함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앵무새. 떠오르는 소설도 있죠. 앵무새 죽이기라고.

 

 

 

 

앵무새를 죽여봐. 자신의 의지가 개입한 선택의 영역이 아닌 감정적 충동에 몸을 맡기라는 거죠. 헤스터의 죽음과 그 죽음에 대해 네 책임이 아니라고 보듬어줬던 코스타마저 자신의 눈 앞에서 지키지 못하고 죽은 걸 보고는 분노한 겁니다. 그리고 바울은 토드를 공격했고요. 코스타의 시신을 수습하는 대신. 분노와 실패의 충동에 따라 다른 것 다 제쳐두고 토드에게 죽일 듯이 달려들었고 심지어 쓰러뜨리기까지 합니다. 그 상태로 계속 때렸으면 크롬 말대로 진짜 죽였겠죠. 우리 안에서 아무 저항도 할 수 없는 앵무새를 죽였던 것처럼.

 

더불어..

 

"누구든 괴물이 될 수 있어."

"그걸 증명해줘."

 

이 대사가 나올 때 보이는 컷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지인의 목에 박혀 있던 단검을 뽑고, 그 피 묻은 칼과 괴물이 된 토드를 한꺼번에 보여주며, 증명해달라는 부분에선 그걸 줌인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배치시키죠. 자신을 죽여달라는 요구를 대사와 컷으로 완벽하게 재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죽으면 안 되겠군." 정말 멋지기 짝이 없죠. 이런 멋진 대사들 덕분에 작품의 매력이 더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죽고 사는 것조차 자기가 선택할 수 있다니. 정말 사신이나 다름 없는 태도..

 

 

 

 

후계자. 여기서 말하는 후계자란 자신과 같은 존재를 말합니다.

 

 

 

 

마치 앵무새를 죽이듯이, 저항할 수 없는 토드를 죽어라 패고 있죠. 이때 말리지 않았다면 바울은 정말로 괴물이 되었겠죠.

 

 

 

 

제국의 2인자인 한스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프가 총수인 이상 알레사를 잡고 있기 때문에 대비가 됨을 말하는 거죠. 

 

 

 

 

제국을 상징하는 인장을 보여줌과 동시에 바스커빌이 사용하는 인장 또한 같이 보여주죠.

 

 

 

 

제국의 비밀을 여럿 알고 있긴 하지만, 모든 비밀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었죠.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제대로 총수가 되어 제국을 완전히 이어 받고서야 알게되는 여러 비밀들이 있습니다. 한스와 바스커빌이 사용하는 인장도 마찬가지죠.

 

 

 

 

빼앗는 놈은 빼앗기더라도 할 말이 없어야지. 역시 멋진 대사입니다. 타인을 죽이는 자신이니 자신의 목숨을 빼앗긴다고 해서 할 말은 없다는 거죠. 죽음에 대해 담담히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그만큼 심지가 굳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작품에서 가장 큰 떡밥으로 작용하는 헤스터의 죽음. 그에 대해 질문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나중에 듣게 됩니다. 물론 마지막까지 믿지 않았을 뿐이지, 후반부에 밝혀지는 사실들과 함께 그 시점에선 본인도 속으론 알고 있었겠죠. 당연히 지금 시점에선 모를 수 밖에 없고.

 

 

 

 

많을 것이 바뀌긴 하죠. 제국의 총수가 되었고, 그에 따라 밝혀진 제국의 여러, 진짜 중요한 비밀들을 알게 될 수 밖에 없으니까. 그 사실들에 비하면 지금 알려주는 비밀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물론 작품의 사건이 벌어지는 시작점으로 봤을 땐 굉장히 중요하기도 하고요.

 

 

 

 

바로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이때 바스커빌이 한 말은 아마란스의 간부 3명을 암살해달라는 의뢰를 아마란스가 했다는 말을 합니다. 이 부분에 꽤 영리하게 연출한 부분인데, 3가지를 은유하기 때문이죠.

 

하나는 고르그의 요원들에 의해 잡혀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혼자서 외롭게 크롬을 기다리는 알레사의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과, 아마란스의 다른 간부 암살의뢰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됨에 따라 아마란스란 집단에 대해 크롬이 가지는 상징인 알레사를 보여주면서 어떠한 의심이나 감정적 반발을 의미하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그 암살의 의뢰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떡밥이기도 하고요.

 

 

 

 

말은 저렇게 강하게 하지만.. 계속 말해왔듯이 크롬.. 롤프는 유약한 편이죠. 자신의 어깨에 짊어질 수 밖에 없었던 짐과 부담들을 힘들어하던 크롬이 제국의 총수가 된 상황을 받아들이기 역시 힘들어한다는 느낌을 저만 받는 걸까요? 당당하고 꿀리는 거 없이 꼿꼿이 서있는 아마란스의 간부와는 다르게 롤프는 뭔가 주눅들어 있고 강한 척 허세를 부린다는 느낌이 드는 뒷모습입니다. 의도한 것이라면 언듯 제국의 총수에 걸맞는 당당하고 강함이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걸 곧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기도 한 셈이죠.

 

 

 

 

바스커빌의 신병을 두고 대치 상황에서 도발을 하는 롤프. 이 사실은 작품 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데, 후반부에 밝혀지는 사실을 제외하고서라도 위 작품 시점에서도 아마란스에도 바스커빌과 뭔가 있다는 것을 추측하게 해주죠. 두가지 의미로 아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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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제국의 후계자가 될 롤프를 위해 제국의 사상에 걸맞는 행동과 정신을 갖도록 교육했지만 정에 약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그레이 본즈 허쉬의 안목은 정확하고, 뛰어나기 때문이죠. 그래서 롤프가 가진 과거의 잔재인 고아원 친구들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아원 친구인 돼지녀석과 대화를 오래 하지 않도록 막으려던 것이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숨길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런 것을 알고 겪고 극복(혹은 순종)하여 제국의 차기 총수에 걸맞는 인물이 되길 원했을 겁니다. 





과연 거짓말은 하지 않는 맹수 집단의 총수죠. 어쩌다보니 이 상황이 되어서야 알게 된 것이기도 하고, 굳이 말해줄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고아원을 페쇄하고 쫓아낸 것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했던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자기가 안 했다고 하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그런 고아원 친구를 위해 다시 한번 대신 싸워주는 크롬입니다. 진심으로 싸우죠. 생각해본다면, 이건 어렸을 때 헤스터를 다른 고아원 녀석들에게서 지켜주기 위한 의지와는 다른,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그 친구들을 열등한 존재로 봐야만 했고 실제로 그랬으며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기까지 했던 제국의 후계자로서의 자신에 대한 분노에서 발생한 충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곰판에 이은 범판..





한스는 정말 최강자급이죠. 바스커빌을 제외하면 가장 강합니다. 싸움에 있어선 거의 절대 지지 않는 수준? 그것도 집단으로 린치를 가해야만 쓰러지죠. 심지어 그마저도 한번 거하게 붙고난 뒤에서야..





그릇의 차이죠. 한스는 맹수 중에서 가장 맹수 다운 맹수이고, 그만큼 실력도, 인망도, 배포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강한 힘은 역설적으로 힘에 의지하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하죠. 한스가 그런 겁니다. 부족한 게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강구하려들지 않고, 자신의 카리스마와 무력으로 집단을 결속시키죠. 이는 머리를 써야 하는 정치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장을 먹혀들지만, 내부의 불만을 차츰 쌓이게 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런 힘에 의지하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해선 포기하게 됩니다. 자신이 가진 것이 그것 뿐이고 그것이 통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거든요.


하지만 롤프는 다릅니다. 힘이 크게 모자란 것이 아니지만, 자신의 무력이 최강이 아님을 알고 있고, 굳이 그에 의존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죠. 힘에만 의지하는가, 힘이 아닌 다른 것에도 능한가. 롤프는 다른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그러려고 합니다.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반발할 수 없는 명분과 논리를 댈 수 있죠. 단순히 힘으로 입을 다물게 하는 한스와는 다르게요. 이 차이는 작품의 마지막에 분명하게 묘사되어 나타납니다.


더욱이 자신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모르는 놈이 무섭다, 모르니까 알 때까지 덤빈다는 것이 바로 그 그릇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말이죠. 





허쉬의 안목은 자신의 말처럼 분명 정확합니다.





앞뒤 상관 없이 그냥 이건 이렇게 해야겠다고 느끼는 때. 바울의 오른손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죠. 이는 바스커빌과의 싸움 때를 은유하는 동시에 앞으로 발생할 일에 대한 복선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롤프가 한스에게 덤벼든 것은 분명 충동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의지가 개입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죠. 다시 한번 친구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발로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상처입고 싸움에서 패배했지만 그 의지를 통해 후회할 수 있었고 다른 선택을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었던 충동적 의지였던 셈이랄까요?





'선택.' 중요하죠. 그 동안은 타인의 의지에 의해 싸웠던 바울처럼, 아버지의 의지에 의해 제국의 장자로서, 후계자로서 싸우고 활동했지만 한스와의 싸움 이후 그는 충분히 고민했고 그 고민의 결과 자신의 미래를 선택했습니다. 부자의 연을 끊는 것을 감수할 정도로요. 동시에 그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약하기 때문에 견딜 수 없음을 의식적으로든 아니든 깨달은 겁니다.


과거 고아원 친구를 보며 다시 시작된 나약함이 작용한 것이기도 하고요. 아버지의 아들로서 감수해야 했던 막중한 책임과 짐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던 겁니다. 원래 롤프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거든요. 힘든 겁니다. 도망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도망을 선택한 것은 본인의 의지였죠.





이 말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지.. 본인이 말했듯이, 그 어린 것이 상처받을까 친아들보다 잘 해주었다고 하죠. 이 말에 이성의 끈이 끊길 정도로 큰 상처와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 평생 후회할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되죠. 충동적으로.





피 묻은 제국의 인장. 의미심장한 상징이죠. 그 놈 말대로 난 그 자식 친아비가 아니야. 라고 자기 입으로 말하지만, 그림자에 가려진 그의 표정은 어땠을까요? 스스로 말하면서도 상처 받은 얼굴일지, 본인도 롤프도 상처받을 걸 알면서 아닌 척 하며 분노한 얼굴일지.





선택에 대한 서로간의 감상.





선택에 대한 같은 질문.





그러나 다른 대답.


충동에 따른 선택과 의지에 따른 선택은 이처럼 다른 결과를 낳았죠. 누군가는 평생 후회할 최악의 실수지만 누군가는 후회하지 않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왜냐면 잃은 만큼 얻었기에. 새로운 친구, 새로운 지인, 새로운 가족, 새로운 보금자리. 자신만이 져야했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 남들과 짐을 나눠지고 의지하고 원하는 것을 얻는 그런 선택이었으니까요.





철 없던 시기가 지나며 자신들이 괴롭혔던 과거는 과거로만 남겨두고, 헤스터도 나름 잘 보살피고 걱정되어 아마란스에 맡기기도 했죠. 마치 철 없던 시절 롤프가 고아원 친구 만나러 간 것을 일러바쳤던 르넨이 커서는 롤프를 분명한 가족으로 대하고 오라버니로서 아끼기도 하듯이.


어찌됐든 이런 사건들은 결국 헤스터와 롤프가 다시 만나게 되는 계기로 이어지고 롤프는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게 되었죠. 친구를 위해 대신 싸워줬던 그 소년으로요.





그건 커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롬이라는 이름으로요. 맹수인 표범이 토끼의 친구가 되고 그를 위해 대신 싸워주기도 한다. 어찌보면 우스운 이야기죠. 하지만 그만큼 크롬은 약하고 정이 많은 녀석이라는 겁니다. 맹수답지 않게죠.





과거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고, 한스가 제국을 접수하려는 것에 대해 롤프, 크롬은 선택하길 망설입니다. 애초에 한스가 크롬을 허쉬에게 만나게 하려는 이유가 크롬이 그 자격을 버렸음을 못 박고 자신이 제국의 후계자라는 확답을 얻어내기 위해 했던 것이었고, 바스커빌이 받아내야할 대가는 그렇게 제국의 후계자로 인정 받은 한스가 알게될 제국의 여러 비밀들 중 자신의 어머니가 있는 곳을 알아내 만나는 것이 목적이었죠.


하지만 그레이 허쉬는 그걸을 거절했고 후계자가 되지 못한 한스는 바스커빌이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자 평소보다 더 미쳐있는(이게 이유가 있습니다.) 바스커빌은 마크를 납치해서 한스가 강제로 제국을 찬탈하도록 유도하죠.


그러나..





그래도 아버지라고, 원망하지만 그래도 아버지라고, 손톱이 뽑히며 가족의 증표조차 없음에도 끊어질 수 없는 부자의 연이라고 가만히 놔둘 수 없다고 합니다. 정에 약한 롤프이기도 하고, 왜냐고 묻거든, 아버지이기 때문이니까.





결국 아마란스에 나와 제국으로 가는 크롬과 그런 크롬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코스타에게 바울이 크게 반발합니다. 배신 안 한다고. 투견이지만 개는 개, 개 답죠. 신의와 충성 따위가 강한 종.





더 이상 아마란스에 있는 것도 아니며, 헤스터가 죽은 이유 굳이 그 이름을 계속 써야할 이유도 없어졌으며, 이제는 다시 아버지 앞에 아들로서 서기 위해 롤프라는 이름을 꺼내 씁니다. 버렸다고 했지만 지워지지 않았으니까.





남에게 믿음을 받는 것에 어색하기만 한 바울이죠..





허쉬 영감의 판단력은 노쇠하고 쇠약해졌어도 그 날카로움을 잃지 않죠. 갑작스레 발생한 이런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빠른 판단을 통해 한스의 폭주를 막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한 선택을 제공합니다. 아마 그레이 허쉬 본인도 이 싸움의 결과가 어찌될지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의 안목을 정확하니까. 롤프는 힘으로 어쩔 수 있는 이가 아니고, 계속 덤벼드는 녀석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 자식들이 피를 뿌리며 싸우는 꼴을 보고만 있는 것은 역시 가슴 아픈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그저 지켜보기만 할 수 밖에 없었죠.





이런 결정은 한스의 부하에게 린치당하는 것을 볼 수 없었기도 했기 때문이죠. 승자독식. 약육강식. 맹수다운 방식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나타나는 무릎 꿇는 것 싫어하는 한스의 자존심과 저렇게 세게 얻어맞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지지 않는 강함이 드러나죠.





그런 강함은 저 말에서도 드러납니다. 정말로, 한 방에 만회할 수 있는 엄청 강한 놈이거든요. 단순 무력으론 세계관 내에서 가장 강한 둘 중 하나가 이 녀석이니까요.





역시 맹수 다운 르넨, 그리고 느와르라는 장르에 걸맞는 가차없고 망설임 없는 모습이기도 하죠. 이런 결단력 있는 모습과 멋진 대사들은 작품 진행과 더불어 여러 캐릭터들에게서 계속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의 매력 중 하나죠. 이는 현욱 작가의 두번째 작품인 시노딕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매력적인 요소들입니다.





터프하죠. 발톱은 남아있으면서 쓰지 않고 이기려는 롤프에게 치욕은 자신이 받고 있다고 말하는 한스. 정말 멋지죠. 이런 면이 현욱 작가의 작품을 더욱 매력적이게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뿐. 투견인 바울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그런 거죠. 싸우는 것.





안목은 정확하죠. 힘으로 굴복하지 않는 롤프는 한스가 힘으로 어쩔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고, 그렇게 자신의 끝을 알지 못하는 롤프는 한 번 더 시도하며 계속해서 덤벼들죠. 가능성이 낮다는 걸 알지만 그걸 따지지 않고, 아버지께 이렇게 해드릴 의리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생각은 그만. 자기 일에 집중하죠.





무덤 같군. 나중에 바스커빌에 대해 바울이 평하길, 살아 있지 않은 것 같다고 하죠. 그때도 한번 더 이야기 하겠지만 냄새가 나지 않는다, 보금자리가 마치 무덤 같다, 살아 있지 않은 것 같다는 바스커빌의 캐릭터의 속성을 은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바스커빌의 안목 또한 정확합니다. 그만큼 뛰어난 캐릭터라는 거죠. 무력으로도, 지략으로도. 통찰력으로도. 그 정확한 안목을 가진, 나이 들어 노쇠해져도 무시할 수 없는 판단력과 그 자체로 거물인 그레이 본즈 허쉬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 그 사실을 증명합니다. 단순히 강하기만 한 것도 무서운데 안목과 지력 또한 뛰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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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고양이계 맹수들은 다 그렇다.. 자신감도 있고 당당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각이 없다는 건 아니죠. 자신들에 대한 정보를 함부로 넘기지 않는 배타성과 고립성. 그렇지만 그들 나름의 프라이드는 있습니다. 그 일례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거죠. 뭐..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다 나오지만, 나오미, 알레사 혼동하는 건 엄청난 대형 떡밥.

 

 

 

 

사실을 덜 말하거나 남들이 멋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놓고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지는 않죠. 맹수들 나름대로의 프라이드로 여겨지는 요소입니다. 

 

 

 

 

잘린 손가락과 반지. 이 부분도 떡밥입니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크롬은 저 손가락을 보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충 감을 잡죠. 그리고 저 반지 부분도 유심해 봐야할 것인데, 전의 글에서 보여줬어야 했는데 플루토와 바울이 싸울 때 플루토가 사용한 단검의 손잡이 아래 부분에 저런 류의 인장이 있습니다. 단, 허쉬 영감의 인장과는 다른 문양이죠.

 

 

 

 

자신의 손톱이 뽑힌 것에 대해 원망하는 크롬. 좀 더 나중에 나오는 일이지만, 그 손톱은 맹수로서의 생명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크롬과 허쉬의 부자간의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한스의 호쾌함과 터프함은 등장부터 꾸준히 잘 묘사되어 있죠. 참고로 저 입의 흉터는 허쉬의 손가락과 관계가 있습니다.

 

 

 

 

크롬은 원래 허쉬의 아들(양자)로 제국의 후계자로 인정 받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손톱이 뽑히며 추방 당합니다. 그러나 허쉬는 그걸 후회하며 차남인 한스에게 제국을 물려주지 않으려 하고 언젠가 돌아올 아들만을 기다리며 쇠약해졌죠. 하지만 크롬은 허쉬와의 관계를 없는 것 취급하고 제국에 대해서도 좋게 보지 않죠.

 

허쉬가 어째서 후회를 하고, 어째서 크롬을 후계자로 고집하는 지에 대해선 나중에 더 서술하게 되겠지만, 허쉬는 한스의 힘과 세력에 의해 제국을 한스에 의해 찬탈 당할 것을 막기 위해 마크를 곁에 두고 볼모처럼 둡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 반지의 인장이 다른데, 아버지인 허쉬와 아들은 한스의 반지 문양이 다르죠.

 

위 시점에선 단순히 분열이 된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 있고 바스커빌의 고용에 대한 배후가 한스라는 것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플루토가 사용한 단검의 손잡이 아래 문양도 같은 것이니까요.

 

하지만 실제론 더 커다란 떡밥이었죠.

 

 

 

 

크롬과 한스를 연달아 만나며 감정이 복잡해지고 격해지는 것을 묘사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굳이 그걸 크롬의 앞에서 말한 점이 참 지독하기도 합니다만..

 

 

 

 

한스의 아들인 마크를 붙잡고 하는 말입니다. 한스에 의해 고용되었고 그것은 어떠한 상호간 주고 받는 계약이었음을 의미하죠. 단순히 메시지와 돈이니 뭐니 하는 게 아닌 것을.

 

 

 

 

자신만만한 왕자. 반역까지의 한스를 보면 그를 나타내는 말로는 이게 딱 적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본인의 무력이든 따르는 세력이든 실제로 그럴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고 그 힘을 어떻게 써야하는 지도 잘 알고 있죠. 제국이라는 거대 무리의 보스에 어울리는 그릇까진 아니라도 충분히 2인자에 해당할 수 있을 만한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캐릭터입니다.

 

두려울 게 뭔가. 이 말만큼 그의 자신감을 잘 나타내는 대사가 있을까요?

 

 

 

 

싸움과 일은 다르다. 싸움으로는 바스커빌이 한스를 이길 순 없을 지 몰라도 일은 다르죠. 목숨을 가져가는 것이라면 바스커빌은 글자 그대로 걸어다니는 사신과 같습니다. 훗날 한스가 평하길, 공격 하나하나가 치명적이라고 하죠.

 

 

 

 

한스가 단순히 힘만 센 캐릭터가 아니라 머리도 잘 돌아가는 정치적 계산도 할 줄 아는 캐릭터라는 걸 드러내죠. 게다가 추방 당했어도 아직도 크롬을 자신의 형님으로 생각하기도 하죠. 정은 정이지만 크롬과는 좀 다르죠. 정에 약해지진 않는다는 점에서.

 

 

 

 

나중에 밝혀지는 일이지만 평소보다 더 미쳐있다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버지. 둘에게 서로 다르게 다가오기도 하고, 다를 것 없이 다가오기도 하는 말입니다. 바울이 겪고 기억하는 아버지와 크롬이 겪고 기억하는 아버지.

 

이 부분에서만큼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좋다는 바울과, 아버지이기 때문에 원망할 수 밖에 없는 크롬의 입장을 보여주죠. 양자이긴 해도 아들인 자신의 손톱을 뽑아내고 추방한 아버지라서..

 

 

 

 

앞서 말했듯, 크롬.. 본명은 롤프 아몬 허쉬인데, 롤프는 원래 고아원에 있던 아이입니다. 그 아일 그레이 본즈 허쉬가 거두어 아들로 삼았죠. 당시 허쉬의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고, 가진 건 딸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왜 자신을 자식으로 삼았냐는 롤프의 말에 손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맹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그 손톱을 가족의 증표로 삼자고 말합니다. 고양이계 맹수 우월주의 조직의 보스답게 롤프를 가르치려고 했죠.

 

 

 

 

그러나 롤프는 친구(헤스터)를 잊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곤 했고, 그게 들켜서 훈육을 받기도 했죠. 아들인 롤프를 때리는 게 아니라 아들이 보는 앞에서 롤프의 경호 책임을 가진 이를 두들겨 패는 식으로요. 그래도 나름 충성은 증명된 녀석이었는지 불만 없이 오히려 위로해주는 게 상당히 기억에 남는 엑스트라였죠.

 

 

 

 

제국의 총수로서의 능력도 뛰어난 인물이긴 하지만, 아버지로 봤을 때도 굉장히 훌륭한 인물이긴 합니다. 훈육을 하는 방식이나(조금 거칠긴 하지만 절대 자식에게 손대진 않죠.) 새 자식을 봤다고 해도 기존의 양자를 내치거나 차별하지 않고 오히려 분명한 자기 자식이라며 뜻을 바꾸지 않죠.

 

롤프가 자신의 핏줄을 이은 건 아니지만 롤프를 자식으로서 한스와 똑같이 여기지 않으면 아들 하나를 잃는 셈이라는 말.. 정말 멋집니다.

 

 

 

 

롤프, 아마란스에선 크롬이 헤스터를 아끼고 많이 신경쓰는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이었죠. 고아원 시절부터 알았던, 가장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정작 헤스터는 그걸 기억하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결국 언젠가 피에 눈을 뜨게 되어있다는 어머니의 말. 어렸을 땐 힘이 좀 부족해서 자기보다 더 센 모건이라는 녀석에서 졌지만, 그렇게 얻어맞다 본능에 따라 손톱을 뽑고 얼굴을 그어버렸죠. (롤프를 때린 건 모건이고, 쓰러진 롤프 위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건 다른 녀석입니다. 그 녀석 얼굴을 그었다는 거죠. 모건에게 그은 게 아니라.)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헤스터는 두려움을 느껴 도망을 가버립니다. 가장 친한 친구이고 그 친구를 위해 대신 싸워주기 까지 했는 데 그런 모습을 보니 배신감이나 상실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자신의 손톱에 묻은 피와, 그 모습을 보고 도망가는 헤스터의 뒷모습을 보는 크롬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정말 큰 상처가 됐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울었던 거고요.

 

 

 

 

그 뒤로 만나지 못했고 아마 고아원을 다시 찾으려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자신이 내쳐졌다고 여겼기 때문에, 갈 수 없었거든요. 아론이 무서워서 거절하지 못했던 것처럼, 롤프도 무서워서 찾아갈 수 없었던 겁니다. 

 

그렇게 제국의 후계자로 엘리트 교육을 받고 '맹수답게' 성장을 했지만 그것도 자신의 과거의 파편을 보고 마음이 흔들립니다. 크롬의 나약함은 천성적이었고, 그걸 감출 순 있어도 없애진 못했던 거죠. 롤프의 나약함은 이때 다시 시작했을 겁니다. 과거 고아원 친구를 다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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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와 분위기로 부르는 유튜버입니다. 이 곡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곡도 그런 걸 보면 본인의 스타일인 거 같더군요. 그렇지만 곡의 원래 분위기와도 맞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유독 이 곡이 마음에 든 거 같습니다. 목소리, 분위기, 곡이 잘 시너지를 낸 셈이죠.



Lyrics -

When you hear before
네가 처음 여기 왔을 때

couldn't look you in the eye
난 널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었어.

You're just like an angel
넌 정말이지 천사같은 존재야.

your skin makes me cry
네 모습만 봐도 난 울게 돼.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넌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속에서 깃털처럼 떠다니는데 말야.

i wish i was special
나도 특별한 놈이었으면 좋겠어.

you're so fucking special
넌 정말이지 끝내주게 특별해.

but i'm a creep
하지만 난 흉물스러운 놈이야.

i'm a wierdo
미친놈이라구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빌어먹을,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i don't belong here
난 이런덴 어울리지도 않는 놈인데 말야.

i don't care if it hurts
상처가 된다고 해도 상관없어.

i wanna have control
자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i wanna perfect body
멋진 놈이 되고 싶어.

i wanna perfect soul
속알맹이까지 완벽한 놈이 되고 싶다구.

i want you to notice
when i'm not around
내가 없을때 네가 그걸 눈치챌 수 있다면 좋겠어.

you're so fucking special
넌 정말이지 환장하게 특별한 존재야.

i wish i was special
나도 그래봤으면 좋겠어.

but im a creep
하지만 난 변태같은 놈이야.

im a wierdo
미친놈이라구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내가 도대체 여기서 뭘하는걸까.

i don't belong here
난 이런 곳엔 어울리지도 않는 놈인데.

she
she's running out again
she's running out
she run run run
그녀가.. 그녀가 또 달려나가고 있군. 달려나가고 있어.
그녀가 달리고 있어.. 달려..

whatever makes you happy
너를 기쁘게할 그 무엇이라도 있다면

whatever you want
너가 원하는 모든 것을..

you're so fucking special
넌 그렇게 특별한 존재니까.

i wish i was special
나도 그렇게 특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여기서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거냐구.

i don't belong here
i don't belong here
난 이런데 있을만한 놈이 아니야.
여긴 나와 맞지 않는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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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은 마음이 약해진 거죠. 겉으로 보이는 태도는 여전히 건방져보이지만 역시 태도는 크게 누그러졌다고 봐도 됩니다.


결국은 친구 누구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니 바울에게 저런 말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에 대답하는 바울의 한 마디. 기껏해야.. 노력하는 정도?


바울을 잘 설명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천성이 개이기 때문인지, 근성과 노력에 익숙하죠. 개가 아니라도 바울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노력하며 성취하는 타입입니다. 성장형 캐릭터. 물론 작품 상에서 그런 노력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고 뭔가 점진적으로 애매하게 보여주다 나중에 그 성과를 한번에, 그러나 그 한계 또한 보여주며 터뜨려주는 식으로 연출됩니다.


어찌됐든 죽이 되는 밥이 되든 노력하고자 하는 바울의 특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한 마디죠.





고양이계 맹수들의 우월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단지 그만한 실력이 엄청 부족하다는 점만 빼면. 실제로 같은 체급의 고양이가 개보다 1:1로 강한 것도 사실이고요. 작품 상에서도 고양이계 맹수들의 능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플루토가 맹수도 못 되는 고양이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 신체능력은 뛰어난 편이긴 하죠. 물론 바스커빌은 물론 바울에게도 발릴 정도로 약하다는 게 함정이지만..


하여간, 저렇게 말하면서 개가 고양이보다 나은 점이 뭐가 있냐고 일갈하는 플루토의 발톱을 손을 마주잡는 식으로 막아내며 받아치는 바울의 한 마디가 일품입니다.





근성. 앞에서부터 계속 말해왔던 바울의 천성이죠. 근성과 노력. 포기하지 않는 집념. 얻어 맞고 쓰러지고 이기지 못하고 본인도 그걸 안다고 해서 도망가거나 무릎 꿇지 않고 계속 맞서는 개과 특유의 근성. 고양이계 맹수들의 능력은 모두 뛰어났지만, 작품의 이름이 되는 개판이라는 말처럼 작품의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이끌어가며 중심적으로 사건과 관계를 이어가는 종은 분명 개입니다. 바스커빌과 바울.


포기하지 않고 근성과 노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며 발전하는 바울이었고, 결국 그 노력은 성과를 보게 되죠. 





결국은 친구.. 그 동안은 자존심이든 뭐든 말할 수 없었던, '진작 해야 했던 말'을 하는 겁니다. 더크 또한 도리안을 말렸어야 했고, 그러지 못한 더크에게 위협을 가했던 본인도 그에게 사과 했어야 했죠. 하지만 그 동안 누구도 그러지 못했고, 아론에게 책임감을 배운 더크는 그 한 발자국을 걷기 위해 후버와 맞서고, 도리안도 그런 친구를 잃지 않기 위해 해야 했던 말, 내딛어야 했던 한 발자국을 걷죠.


이런 관계의 진전과 감정의 해소는 아론이라는 존재 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론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한 발자국을 내딛어 이전처럼 될 수 있었으니까. 도리안과 더크는 모두 아론에게 고마워해야겠네요. 





말했듯이, 도리안은 친구를 잃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질서가 무너지는 걸 바라지도 않았죠. 물론 그 판단이 실수라는 건 도리안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단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을 겁니다. 아무리 더크가 도리안에게 실망했고 후버에게 실망했다곤 해도.. 그래도 친구는 친구. 본인 스스로도 폭탄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사고라고 애써 믿어줬죠.


친구를 믿기에, 그래도 자신을 죽일 만큼 모질 거라 생각치는 않았기에.





그렇기 때문에 그 강해보였던 도리안 마저도 구석에 움츠러들어 죄책감에 후회하고 있었던 겁니다. 차라리 사고라 믿어주지 말고 자신을 책망하고 추궁하기 위해 덤볐다면.. 그런 생각이 들었겠죠. 거기서마저 강한 척 자존심을 세웠을 지, 어깨를 내리며 미안하다고 사과했을지..





싸움은 크롬과 쌍둥이에 의해 멈추게 되는데, 이때 개판의 맹수를 설명하는 명언이 등장합니다. '맹수에게 자비를 구하지 말라.'


맹수는 원래 그런 생물이라는 거죠. 자비 따윈 주지 않는다는 것. 가차없고, 망설이지 않으며, 당당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롬은 나약하죠. 정에 약해요. 자기 친구를 위해 다 쓰러져가는 마당에도 손을 뻗는 후버를 보며 마음이 흔들린 거죠. 겉으론 역시 아닌 척해도.. 역시, 맹수치고 너무 약합니다. 맹수에게 자비를 바라지 말라더니..





크롬은 바스커빌과 맞서기 위해 수로 위에 올라가고, 거기에서 잠시 싸우나 바스커빌은 원래 목표했던 메시지를 줍니다. 


이제 그만 돌아오지 않겠나. 롤프.





딱 한 방인데 그 한 번이 부족했다.. 이건 어찌보면 이 싸움만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라, 바울이라는 캐릭터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여러 사건과 관계 속에서 무언가 한방이 부족한 느낌. 성장형 캐릭터 답게, 미숙하다는 면이 조금씩 찾아볼 수 있죠. 작가가 그거까지 염두해두고 연출한 건 아닐 거라 봅니다만..





플루토가 다시 일어나 바울을 공격하긴 하지만, 바울에게 주먹 쓰는 법을 배운 아론에게 얻어맞고 쓰러집니다. 바울의 자세와 함께 오버랩되며 멋지게 연출되죠. 이 부분은 아론에게 미약하나마,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역시 성장했다는 거죠. 더 이상 누군가에게 보호 받고 지킴 받는 어린애가 아닌, 자기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자기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점. 바울과 함께 성장하는 캐릭터.





그렇게 성장한 아론은(그래봐야 남들에겐 반쯤 애취급이긴 하지만..) 독립을 결심하고,





바울은 걱정하기 보단 축하해주죠. 어른답게요.


뭐.. 원래 외부인이었고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하거나 오지랖 부릴 것도 없긴 합니다만, 그렇다 해도 이런 면을 부각시켜주는 건 바울이 아론을 이끌어주는 어른이라는 위치라는 점과 아론이 성장했다는 것, 그리고 그 성장을 인정 받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겠죠.





토드가 개판 최강의 캐릭터인 이유가 이거죠. 싸움과 일은 다른 것이라는 거. 막상막하로 싸우던 크롬과 토드였지만 칼을 뽑고 제대로 하자마자 목을 베였죠. 죽일 생각이었다면 언제든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후로도 몇번씩이나.





일이 끝나고, 르넨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는 다른 간부들에게 자신이 두렵냐고 일갈하는 알레사. 그에 대해 모두 입을 다물었다는 점은 긍정한다는 말이기도 하죠. 직접적으로 아니라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할 수도 없으니까.


그만큼 알레사는 뛰어난 간부고, 그만한 힘을 가진 실력자라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단지 크롬을 데리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요. 뭐.. 실제로 굉장히, 너무 굉장히 뛰어난 캐릭터이긴 합니다.


더불어 이 부분은 아마란스가 굉장히 타락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이미 작품 내에섣 많이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정의니 뭐니 하는 대의와 이상보단 이익과 정치적 관계, 명분 따위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죠. 기존의 이익 집단 내에서 새롭게 대두하는 젊고 유능한 신인은 견제받기 마련입니다. 나중에 열리는 간부회의 때도 젊은 여우는 미리 기를 죽여놔야 한다고 까지 할 정도죠. 


그만큼 그들은 아마란스의 목적이라는 정의구현이라는 대의보단 자기들끼리의 이익을 나누고 서로를 견제하는 정치적 목적이 더 강한 집단으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무엇으로 태어났느냐가 왜 태어났느냐를 결정짓는다.. 바울은 투견으로 태어났으나 동시에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반쪽짜리 투견이기 때문이죠. 잡종이기 때문에 남들에겐 투견으로 취급되어 배척당하고, 투견들에겐 반쪽짜리라 투견 취급도 못 받는 아웃사이더.


어디에도 끼지 못하기 때문에 무엇도 아니지만, 본인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투견이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여깁니다. 순종 투견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본인은 투견이고, 그렇게 자신의 가치는 정해진 것이죠. 하지만 반쪽짜리 였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는 다른 투견만 못했고 물어 뜯기는 개로 취급되었으며, 그 불합리에 반발하고 나선 것도 바울입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그 이상은 원했고, 추구했습니다. 다른 투견은 충동만으로 싸우지만, 본인은 자신의 의지대로 싸운다는 결정적인 차이. 싸우기 위해 태어났지만, 어떤 싸움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의지를 가진 자유를 가진 자. 





일이 잘 해결되고 아마란스에 들어올 것을 추천하는 바울이지만, 이 때 한번 거절 당합니다. 아마란스는 정의를 행하기 위한 집단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변질될 것이라고. 도리안도 처음에 그렇게 시작했다고. 위의 알레사와 다른 간부들의 대화를 본다면 실제로 그렇죠. 원래 아마란스는 분명 정의라는 대의를 가지고 시작했겠지만, 결국은 실제로 변질되었다는 겁니다.





다음날 플루토를 놓친 쌍둥이의 보고를 듣는 르넨. 이런 맹수다운 면모를 앞으로도 계속 보여주지만, 이것은 훗날 밝혀지는 사실에 대한 복선이기도 합니다.





제자리로 돌아왔다. 사건의 정리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입니다. 진작 했어야 했던 일들을 했고, 결국은 다시 원래대로. 처음으로 돌아가 원래 하려던 일을 할 것이며, 다시 친구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변질되기 이전으로 질서를 회복할 것이며, 세명의 우정 또한 회복되는 거죠.





본인도 변질되면 어떡하냐는 아론의 말에 대한 더크의 답변. 너는 너니까 남처럼 될 리는 없다. 그쳐야 할 때만 알면 된다.


정말 중요하고 쉽지만, 그만큼 무시 당하기 쉽고 어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은 다 남들과 다르지만 결국 서로 같은 모습으로 변하기 쉽고, 그쳐야 할 때 그쳐야 하지만 그 때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흘려버리곤 하죠.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모든 사람은 다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남들처럼 되지 않을 수 있고, 그쳐야할 때만 안다면 변질되거나,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모두에게 가진 가능성이고 실천할 수 있는 선택이지요. 충동으로 그 기회를 놓친 것인지, 의지를 가지고 그 기회를 잡을 것인지는 그들에게 달린 일일 뿐.





아마란스에서 코스타에게 심문 당하는 플루토와 르넨과의 대화를 가지는 크롬입니다. 결국 버림 받았다는 걸 인정한 플루토는 코스타에게 제국에서 그곳의 보스를 노렸다는 걸 털어놨고, 그 자리에 없었던 크롬은 제국에 무슨 일이 생겼느냐고 묻습니다. 답할 수 없다곤 하지만 결국 르넨은 크롬에게 사실대로 말해주죠. 이는 정 때문이 아닌 필요와 불필요[각주:1]에 의해 말해준 것이기 때문에,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크롬은 유약한 태도를 보이며 말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대비해서 볼 법 합니다.


어찌됐든 제국에 무슨 일이 생겼느냐는 오빠인 크롬의 질문에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답할 수 없다는 르넨의 모습은 정말이지 맹수답죠. 크롬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크롬은 아무리 맹수다운 모습을 보이려 해도 그러는 척하고 강한 척을 한다는 느낌이지만 르넨이나 앞으로 등장할 한스는 자연스럽게 맹수답다는 게 느껴지죠. 작가의 그림 실력과 연출력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그 차이가 매우 잘 느껴집니다.





나중에 알게 될 진실을 생각해본다면 굉장히 의미심장한 중의적 표현이죠. 다시 돌아왔다.





바울의 착한 성미가 보이죠. 자신에게 폭언을 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자기 지인, 친구, 가족에게 하는 말에 터지는 거..동시에 충동과 의지라는 요소를 생각해본다면 바로 전에 아론에게 했던 말과는 다르게 충동적으로 덤벼드는 것을 보여주며 성장의 미숙함을 엿보여주기도 합니다.





맹수는 두려움에 떠밀려 힘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맹수다. 하지만 크롬은 맹수치곤 유약하고 정이 많은 편입니다. 같은 맹수라도, 분명히 다른 약한 맹수.. 그것을 통해 다시 본다면 크롬은 두려움에 떠밀려 힘을 쓸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나중에 다시 말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와 별개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힘을 쓸 수 있다는 르넨의 모습은 정말로 맹수답죠. 두려움에 떠밀려 힘을 쓰지 않고, 그래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기 때문에, 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을 쓸 수 있고 그 힘을 통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내보이는 겁니다.





사실 이미 모두 추측할 수 있는 관계이긴 하지만 크롬과 허쉬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감정의 골이 깊고 크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셈이죠.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1. 플루토를 가져가야하며 사안의 심각함을 알려주며 반드시 그럴 것이다 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필요이자, 어차피 알게될 일이고 그 사실 자체가 그들에겐 그리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는, 알려줘도 상관 없다는 불필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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