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요. 헤스터 때 본인이 말했듯이.
차갑게 그저 쳐다보기만 하는 토드.. 악마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라고 봅니다. 명암 속 둥그렇게 뜨기만 한 붉은 눈. 애초에 인간인 것도 아니지만 비인간성을 아주 잘 연출해내죠.
감정적이지만 저토록 차가울 수 있다는 게 또 다른 공포죠. 앵무새를 죽여봐. 그 한마디가 이런 결과로 나타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이고, 순수하지만 잔인한.. 그런 충동.
어머니인 토드마저도 이 참극에 패닉에 빠져버린거죠. 전부터 느껴왔던 악마성, 그것도 아이처럼 순수한 것을 느꼈으니 공포에 빠질 수 밖에.
토드를 죽이려는 장로와 그걸 몸을 던져 막아 구하는 아버지. 그리고 그때를 회상하며.. 그토록 어린 아이가 살아선 안 됐다는듯이 말하는 레아.. "그래선 안 됐는데..."
심지어 그 상황에서도 사람을 죽이는 토드. 훈련 받았다곤 하나, 타고난 킬러죠. 차갑고 냉철하게, 목표한 자들은 본인이 손을 쓰면서까지 죽이려는 목적에 대한 의지.
그러나 그런 아들마저 안아줄 수 있는 아버지의 부정이란.. 저때 아버지가 느꼈던 감정은 무엇일까요? 죄책감? 후회? 정을 더 주지 못한 미안함?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불안과 걱정? 어쩌면 모두일 수도 있고, 자기 자신도 왜인지 모르게 안아줬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이 키웠고 훈련 시켰던 아들이지만 이토록 잔인한 괴물이 되었으니.. 그래도 아들이라고 차마 버릴 순 없었던 모양입니다.
토드가 곤란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신이 모두 뒤집어 쓰겠다는 각오죠. 자신이 죽거나 보복, 혹은 처벌 받는다해도 아들만큼은 지키고자 하는 부자의 정.
아내와 아들을 지켜달라 눈물을 머금고 부탁하는 토드의 아버지.. 그 눈물은 바스커빌의 암살자로 남부럽지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으나 모두에게서 보호하고 지킬 수 없는 자신의 약함과 결국 자신이 어찌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겠죠. 괴물이라도 아들을 위해.
제국의 맹수이기에 거짓말은 할 수 없고 자비를 보일 이유도 없죠.
하지만 같은 아버지라서일까, 결국 부탁을 들어주죠. 그는 다른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줬지만 자신은 자신의 아들에게 돌아가자 애원해도 내쳐지게 된다는 점은 아이러니라고 해야할는지..
"가는 것도 힘든 데 어려운 거 묻지 마시오."
이런 멋진 대사들 정말 좋다니까요.. 어차피 자신은 토드와 사라의 안전을 위해 죽어야만 하는 입장이고 그런 마당에 토드의 앞날을 생각하기란 너무 가혹한 일이죠. 그의 악마성도 알고, 괴물 같은 존재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들이니 그런 복잡한 감정을 정리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가요. 가는 것도 힘드니 어려운 질문인 셈입니다.
토드의 어린 시절의 감수성과 인간성을 상징하는 요소인 앵무새. 죽은 앵무새의 시체라도 버릴 수 없는 일종의 집착이자 낙인 같은 것이죠. 아마 이때부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토드가 마치 살아있지 않은 것처럼 변했던 것이..
움직일 것처럼 생생하지만 실제로는 죽은 껍데기에 불과한 박제처럼 토드 또한 자신의 감수성과 인간성을 도려낸 채 자신의 의지를 개입하지 않은 인생을 살게 되죠. 자신만이 괴물이 아님을 어머니를 만나 증명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죽은 시체는 다시 산 자를 만날 수 없듯이, 그가 살아있는 어머니를 만나는 것도 불가능한 겁니다. 앵무새의 박제는 아무 의미 없는 겉껍데기에 불과한 하나의 집착을 상징하게 됩니다. 마치 그가 그렇게 노력하고 증명하려고 했던, 자신만이 괴물이 아니라는 집착을 결국은 증명하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그레이 본즈 허쉬도 아버지죠. 자식들에 대한 정이 깊은. 심지어 롤프는 친자식도 아니지만 친자식보다 더 아껴주는 아버지입니다. 아비로서, 자식에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토드와 그의 악마성에 대해 알아도 그런 말은 해선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한스도 그랬던 것처럼요. 심지어 한스는 그의 악명과 실력을 더 잘 알고 있음에도 더 확신하며 대답했죠.
사라는 혈통을 떠올리며, 자신이 낳을 새 생명이 토드와 같을까 두려워합니다. 토드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 태어날 레아도 그와 같지는 않을까. 또 하나의 악마를 세상에 내놓고 그 악업을 더 쌓는 것이 아닐까 하면서요. 어머니로서 느끼는 죄책감과 불안감이죠.
작품의 사건들이 발생하게 되는 시초가 될 제안이 됩니다.
사상만으로 살아갈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제국의 사상을 지키기 위해, 아들에 대한 배신감에 이성이 감당하지 못해 롤프의 손톱을 뽑게 되죠. 사상만으로 살아갈 순 없지만 그 사상을 지키기 위해 뽑았던 손톱이 자기 자신은 물론 제국마저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니..
하지만 뒤가 더러운 것도 결국은 리더, 보스의 자리에 있는 총수가 감당해야할 것이죠. 남들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고 그게 제국의 사상과 위반된다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설정입니다.
하여간, 이때 제국은 큰 실수를 합니다. 천성을 바꿀 순 없다면 길들인다. 그렇게 생각하고 제국의 패밀리로 바스커빌가의 생존자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토드의 천성을 바꿀 수도, 길들일 수도 없었고, 그 타고난 악마성은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죠. 그런 존재의 악마성을 보여준 생일에서의 사건을 전설로 만들어 사용한다는 계산을 한 겁니다.
이는 훗날 제국이 실패했음을 인정했죠. 그러나 아마란스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자신들은 다르다.. 라고 생각하면서요. 실상은 그들보다 더 부패할 뿐인 집단일 뿐이면서.
여기에서 인장의 의미가 드러나죠. 제국의 비밀 패밀리들끼리 알아볼 수 있는 문양. 아버지에 대한 경고, 자식들을 향한 조롱.. 결국 한스는 바스커빌과 손 잡아 자신의 아버지를 끌어내리려 했던 것도 모자라 경고하고 조롱하는 데 손을 빌려준 셈이 된 거죠. 작품에선 아버지에 대한 경고이자 자식들을 향한 조롱이라고 했지만, 전 허쉬에 대한 조롱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대놓고 저런 인장을 보내주고 자식을 조롱했다는 거 자체가 그레이 본즈 허쉬에 대한 조롱이기도 한다고 봐요.
그리고 한가지 더, "허쉬가 속였거나.."
허쉬는 성이죠. 롤프나 한스, 그리고 르넨의 성도 허쉬입니다. 중의적이죠. 물론 토드의 어머니가 알고한 말은 아니었을 거고 작가가 의도한 것도 아닐 거 같습니다만, 공교롭네요.
"광견이면 도태되지만 자객이면 살 수 있지. 고작 그거야."
어쩌면 맞는 말이죠. 작품 초반부터 후반까지 그 녀석은 특별히 더 미쳐있는 상태였으니까.. 특정한 누군가에게 소속되어 자객의 일을 했다기 보단 자신의 목적과 아마란스와 제국의 붕괴라는 계획을 위해 움직였던 광견이 되어 활동했기 때문이죠.
허쉬는 거의 등장할 때마다 뛰어난 통찰력과 안목을 가진 능력이 이렇게 드문드문, 그러나 날카롭게 베어나옵니다.
악마이고 죽었어야 했을 지 모르는 괴물이지만 자신의 피붙이를 속여서 버려두듯이 15년 동안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에 모친으로서의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결국은 남편도 죽고 가문은 몰락하기 직전에 제국의 비밀 패밀리가 되어 보호 받아야 하는 상황이 결국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겠죠. 그 눈물을 닦는 손에 끼워진 제국의 인장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바울, 레아, 사라, 롤프로 나눠지며 각각의 질문과 반응이 각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연출이라고 봅니다.
사라의 저 말.. "그 애를 두고 돌아서야할 순간이 다시 와도 또 손을 놓을 거야. 원래 정해졌던 대로 된 것 뿐이잖아." 정말로, 진심으로 토드의 본질을 꿰뚫어 봤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저 두렵고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에서 도피하기 위한 합리화일까요? 둘 다 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모친인 사라가 저렇게 하는 말은 토드라는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간접적 설명이기도 하다고 봅니다.
바스커빌로 태어난 이상 죽음의 개로. 토드는 원래 그렇게 태어나 그렇게 살아야 했다는 거죠. 그리고 새로운 죄책감이 될 수 있는 존재.. 레아의 탄생. 그러나 그녀는 토드와는 다르게 살았습니다. 같은 바스커빌이라고 해도 말이죠.
그래서인지 레아의 단독컷에서 레아는 빛속에 존재합니다.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이죠. 거의 모든 장면에서 어둠 속에 존재하는 토드와는 대비되는 연출입니다. 작가는 여기서 레아와 바스커빌 가문의 관계. 다시 말해, 레아가 지닌 죄의 유무를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바스커빌은 바스커빌이고, 레아는 레아죠. 레아가 바스커빌의 성을 가지고 있다해도 레아는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빛속에 있을 수 있는 거죠. 대사도 직관적입니다. '레아가 태어난 거야.' 레아가 빛속에 앉아 있는 장면에서 레아의 탄생을 말하고 있습니다.
박제된 토드가 잘라냈던 감수성과 인간성. 그때 이미 자식인 토드는 죽었고 최고의 암살자이자 최악의 악마인 바스커빌만이 남았죠. 그 앵무새 박제는 그저 껍질만 남은 흔적이자 추억일 뿐이 되었습니다. 살아있지 않은 이상 의미가 없는 그런 것. 죽은 것이 되어버렸고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살아 있지 않은 듯한 토드 바스커빌이죠.
그럼에도 어머니는 그것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죄책감은 쉽게 내버릴 수 없는 감정이죠. 자식에 두려움을 느끼는 죄책감,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 박제된 앵무새는 차마 버릴 수 없었던 과거의 모든 것입니다. 죄책감과 두려움을 포함해서, 어머니로서 자식에게 가져야 하는 것들이죠.
"슬프고 슬프지만.. 쓰러뜨리세요."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죠. 허쉬를 죽인 이후 아주 분명하고 확고하게. 자신과 어머니를 거두어준 허쉬마저도 죽였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다는 겁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그의 성장과 각성을 지켜본 사라의 판단은 맞았다고 봐야죠. 그는 쓰러뜨려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을 뿐입니다.
르넨이 보냈죠. 이들. 등장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꽤 깊은 인상을 남기는 멋진 캐릭터입니다. 고양이 답지 않은 충성심이랄까요? 과잉하진 않지만 그 충성심은 분명 진짜이죠. 토드의 얼굴을 그었다는 점에서 실력도 나름 뛰어난 녀석이고요. 한스에게 성실하다고 평가 받기도 하죠. 상당히 멋진 캐릭터라고 봅니다.
어찌됐든, 이 상황에서 알레사가 토드에게 살해당하거나 위해가 가해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대충 알고 있으니 바스커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보냈던 거죠. 일단 맹수가 아니고 적대 집단의 지부장이지만 롤프 오라버니가 아끼는 인물이니.
마음에 안 든다, 이제는 제가 제국의 총수이다, 허쉬라 부르라.. 제국의 총수다운 모습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듭니다. 센 척하는.. 역시 롤프 본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자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말 자체는 맞는 말이죠.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했고, 총수로서 기싸움 등에서 지지 않기 위해 해야만 했던 반응들이기도 합니다.
마을의 원숭이들에게 자주 시비를 걸렸던 레아지만 이번엔 바울이 대신 패줬죠. 정말 속이 시원했던 듯합니다.
아마란스에선 이번 암살사건의 배후가 롤프라고 의심하는 중이죠. 상황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는 점도 한 몫하고. 이건 사실 토드가 노린 바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은 전혀 아니지만 그런 의혹이 발생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드는 거죠. 치밀하고 정치적 계산 또한 뛰어난 계획이자 공작인 셈입니다. 이게 토드의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 다른 공범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국에서 한번 실패한 길들이기, 그걸 아마란스도 시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그건 불가능하죠. 이미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의를 자처하지만 악마 중의 악마인 토드라는 괴물을 길들여 사용한다는 거 자체가 이미 정의와는 멀리 떨어진 행동이죠. 그것도 레아라는 인질을 두고.
"누가 우릴 거스르겠나?" 라고 하는 부분에서 다 드러나는 겁니다. 결국은 도리안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질서를 퍼뜨리기 위함이고 자신들은 그 위에서 단물을 빨아먹겠다는 거죠. 이미 그렇게 썩어버린 집단이니까.
이미 점수도 꽤 따놨고, 이곳에 와서 레아와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 바울인 이상 적격이긴 합니다.
결국은 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악에 맞선다. 그렇다면 그렇게 부패해선 안 됐죠. 지지는 않지만 더럽혀진 꽃이 자신은 깨끗하다 주장해봤자..
이때 이미 후속작인 '시노딕'의 계획이 잡혀 있었던 겁니다. 시노딕도 굉장히 재밌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뭔가 감정적인 반응이 나타났죠. 자신의 아버지가 토드를 위해 죽었다는 점이나, 곧 있으면 자신과 함께 살았던 어머니가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이나.. 공감을 기본으로 하는 감정적 동요가 일어난 법하죠.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레아와 토드가 다른 점입니다. 토드는 그런 것으로 공감하며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
본인의 판단대로 마땅히 해야하기 때문에 했던 위로였을지, 명령한대로 레아를 아마란스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원래 이 작품엔 한가지 현상이나 행동도 여러가지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고, 그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데다 모두 설명 자체는 합당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둘 모두가 맞지 않나 싶습니다. 바울의 성격상 전자가 우선이고 후자는 겸사겸사 같은 느낌?..
레아도 결국은 공감해주고 대화할 상대가 필요했던 겁니다. 토드와는 다르게요. 다르게 살아왔으니까. "많이 힘든 게 당연하죠?" 라는 대사가 그걸 보여줍니다.
롤프의 감정은 역시 사랑이죠. "그보다 처음 뵙겠소. 그 쪽이 알레사 맞으신지...?" 부분은 나중에 밝혀질 사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소름돋죠. 이게 다 계획이었으니까.
같은 조직의 조직원과 지인들이 다치고 살해당한데다 자기 지부장이 납치당했으니 날선 분위기 풍길 수 밖에요. 사라의 책임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그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했던 납치극이었으니 사라에게 증오심이 풍길 수 밖에 없었던 거겠죠. 사라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혹은 정말 책임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했을 지도요.
"결국 제 책임이군요..." 바울이 그런 식으로 추궁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마 추궁하지 않았어도 스스로 자신이 마땅히 가져야할 죄책감이라 여겼을 겁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자신의 아들인 토드가 죽여온 만큼의 업보를 짊어질 수 밖에 없었으니까..
알레사를 걱정하는 건 진심이죠. 간접적으로라도 드러내진 않지만 사랑하니까요. 그러니 알레사 걱정에 쿠퍼 신부가 뭐라 말하는 지도 제대로 안 들릴 정도로 생각하고..
제국의 총수로서의 자세.. 그 자세 때문에 아버지인 허쉬는 아들을 한번 잃었어야 했고 제국은 너덜너덜해질 정도까지 갔으며 롤프는 그 짐에서 벗어나고자 했었기 때문에 손톱과 아버지를 잃었어야 했었죠.
물론 총수로서, 우두머리로서 공적인 영역에서 사적인 감정이 끼어들어선 안 됩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일은 점점 꼬여가죠. 결국 본인이 견디지 못할 정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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