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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이야기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이 멍청한 이유.

by Konn 202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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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게 돈 받고 포탄 사료와 고기 방패로 병사를 팔아먹고 있는 와중에 여전히 냉전 시대를 살아가는 저능한 윤석열 보수 정권은 그에 대한 대응(웃음)이라는 관점에서 외교적 실례를 받아놓고 무기 지원 같은 개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야 이게 뭔가 좋은 일이고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머리를 안 굴리고 걍 듣기에 좋은 말이면 좋은 줄 아는 저능함을 드러내는 것 뿐이니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면 메타 인지를 실시해보고 공부를 합시다.

 

 

이게 왜 멍청하냐면,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1.이미 북한에 끌려가는 상황에서 한국이 살상 무기 지원을 한다고 해봐야 외교적으로 얻는 이익이 없습니다.

 

2024.10.08 - [취미/이야기] - 김정은의 한국 공격 의사 없다는 발언은 왜 나왔을까?

 

한국이 북한에게 끌려가고 있는 구도라는 점은 저번에 한번 설명한 적 있는데, 이런 쪽에서까지 끌려가는 건 참으로 아마추어 미만의 초딩들이 국정을 이끌고 있다는 걸 보여주네요.

 

우리가 먼저 나서서 우크라에 살상 무기를 지원했다면, 물론 그래다면 러시아와의 외교가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험악해졌겠지만 우크라가 영웅적으로 승리하고 러시아는 그대로 쪼그라들어 동유럽의 소국 언저리가 될 거라는 망상에 빠진 사람들이나 좋아할 겁니다.

 

문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건데, 무기 지원 좀 해준다고 해도 전황을 뒤집는 건 불가능합니다. 실제 전장에서 교환비에 유의미한 변화는 있을 수 있고 일시적으로 전선을 밀어붙힐 수도 있습니다. 그건 가능성 있죠. 다만 그게 전쟁의 승리로 이어지냐면 그건 아니라는 겁니다.

 

단순히 인구적인 문제도 있고 러시아도 동원할 수 있는 게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 등등의 이유로 한국이라는 국가 하나가 무기 지원한다고 전쟁의 향방이 뒤집는 일은 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그렇다면 중점적으로 봐야할, 외교적 손익을 봐야 합니다. 한국의 지원으로 전쟁이 우크라의 결정적 승리로 이어지는 게 아닌 한 한국은 얻을 게 없어요. 한국이 나서서 준 게 아니라 북한의 파병에 따라 끌려가듯, 따라가듯 지원하는 겁니다. 즉, 북한에 끌려가는 모양새에 불과한데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위상이랄 게 없어요.

 

좋아서 준 것도 아니고 먼저 지원하준 것도 아니고 북한이 파병하니까 어어 하면서 지원하는 겁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거에요. 순서가 바뀌면 의미도 달라져요. 의미가 달라졌으니 우크라가 얼마나 고마워하고 서방이 어떻게 평가할까요? 명분도 문제죠. 현재 북한에 지원을 해주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보면 과거 냉전 시절 북한의 침략과 지원의 위기감에 동질감을 느끼고 인도적인 이유로 지원을 한다고 하면 면도 서고 명분도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근데 북한의 파병에 대응성 지원을 한다고 하면 그냥 북한에 끌려가는 거지 얻을 수 있는 국제적 위상이 없어요. 즉, 우리는 얻는 게 없이 나라 세금으로 만들고 우리나라를 지켜야할 무기를 그냥 줘버리는 겁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지금 한국이 주일 우크라 대사에게 모욕까지 당하는 마당에?

 

 

2.얻는 건 없는데 잃을 건 있습니다.

 

지원을 했다면 그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을 따져봐야 합니다. 가령, 미국의 경우 자국의 영향력을 넓히며 국제적 시장을 확장시키고 과거 공산주의의 확장을 저지하고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원조입니다. 물자든 돈이든 원조해주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어요. 안보적으로 의미도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에게 원조를 받은 국가가 미군의 주둔(미군기지 설치), 협조 요구를 무시할 수 있을까요? 못하죠.

 

그런데 한국은? 한국이 국제적 입장에서 우크라에게 얻을 수 있는 협조가 뭐가 있을까요? 한국의 활동 반경도 좁고 유럽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인데, 심지어 1세계 강대국, 선진국도 아니고 동유럽 약소국, 후진국인 우크라이나입니다. 전쟁 끝났을 때 우크라이나가 동유럽의 맹주가 될 수 있을까요? 전상으로 누더기가 되고 인구가지 줄어들어버려 향후 수십 년 동안 골골댈 수밖에 없는, 복구가 시급한 국가가?

 

심지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국가가 한 두 국가인가요? 그리고 그 국가 중 유럽 국가가 더 가깝습니까, 한국이 더 가깝습니까? 이해관계를 따졌을 때 한국이 두배, 세배 지원해줘도 더 가까운 국가가 더 밀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으니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시장도, 외교도, 안보적 접근성도 떨어지는 한국의 발언권과 영향력은 거리만큼 반비례해집니다.

 

얻을 게 없는데 지원은 지원대로 했으니 그게 다 회수 없이 비용으로 정산이 될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그런 지원을 해줬을 때 돌아오는 게 뭘까요?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지원과 거래에 조금 더 공개적이고 뻔뻔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파병이 먼저고 그쪽 거래가 먼저죠. 하지만 말했듯이,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우리는 돈 받고 거래한 거지만 니들은 그냥 지원해준 거잖아? 어쨌든 너네 무기가 우리 국민들 죽이고 있잖아? 하면서 명분 삼을 겁니다.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시죠? 원래 이따위로 돌아가는 게 세상이고 외교입니다. 특히 전쟁 같은 극단적 분쟁 속에선 이따위 어거지 논리가 먹혀요. 정확히는, 그냥 밀고 나갑니다.

 

한국이 북한을 평탄화하고 러시아 국경선을 넘으며 서진할 거 아니면 한국이 할 수 있는 건 조까트니 더 많은 지원(=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 뿐이죠. 근데 말했듯이, 얻을 게 별로 없습니다.

 

러시아와의 외교적 리스크를 발생시키는 것에 비하면 손해만 보는 거죠. 앞서 말했듯이, 한국은 러시아와 더 가깝고 더 많은 관계를 맺고 있고, 우크라와는 그렇지 않습니다. 외교는 반드시 현실적이어야하며, 현실적이지 못한 외교를 하는 게 지금 시점이죠.

 

전쟁이 진행 중이든, 전쟁이 끝났든 러시아와의 외교를 계속 해야 합니다. 인접국이고 러시아가 극동에 대한 관심을 아예 지워버릴 수도 없으니까요. 영토가 극동에 걸쳐져 있으니까. 태평양이 인접해 있고 중국도 있으니까. 근데 우크라 지원으로 대러 외교가 망쳐져 있다면 이걸 복구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과 비용을 발생할까요? 러시아 국민들이 한국을 적성국 언저리로 바라보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활동과 외교에 어떤 리스크가 발생할까요?

 

러시아는 전쟁에서 어떤 피해를 보든 여전히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이건 재래식 병력과 전쟁 수행 능력과 별개의 무게와 가치를 지닙니다. 외교에서 핵무기는 군사안보에서의 핵무기와 다른 문법으로 읽히는 자원이니까요. 전후 뭔 꼬장을 쳐부릴 지 생각하면 외교계는 머리가 지끈 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외교관, 외교 전문가가 여기에서 벗어나는 건 하나밖에 없죠. 실무 때려치는 거. 사표 쓰고 다른 일 찾는 거. 더 이상 내 일 아니니까.

 

즉, 외교적 리스크는 살상 무기 지원 검토 발언 직후 이미 발생했습니다.

 

 

 

3.그럼 뭘 해야 하나? 하긴 뭘 해, 안 해야지.

 

한국이 이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가만히 지켜만 보는 겁니다. 우크라이나에선 한국을 충동질 하면서 지금이 통일할 기회(웃음)이니 뭐니 현실감각 떨어지고 이해도 떨어지는 후진국 외교를 하고 있는데, 물론 그런 말은 할 수 있습니다. 못 먹는 감 찔러나보듯이 뭐든 가능성이 1이라도 있으면 일단 지르고 보는 것도 이해 못할 건 아니니까요.

 

당장 한국이 중국이 침략 당하고 본토에서 개싸움 지리하게 하면서 인구 갈아넣기 소모전 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찔어볼 구석이 있으면 던져볼 법하니까요.

 

문제는 주일 우크라 대사의 망언 이후 한국인들의 입장에 꽤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겁니다.

 

저 역시 우크라가 될 수 있으면 승전을 하든지, 최소한 지금까지 잃은 영토를 어느 정도 복구한 뒤 종전, 휴전을 하든지 하는 게 좋다고 보고 참략국 러시아가 좀 더 개같이 망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의 후진국성을 고평가해주거나 일정 이상 이해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그들의 입장이 있듯이, 한국도 한국의 입장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국은 이제 후진국도 아니고 한국의 액션은 세계가 주목하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타국의 입장을 무한정 수용해줄 수도 없죠.

 

그럼 다시 돌아와서, 왜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좋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북한이 아무리 돈을 받고 병력을 팔았지만 그걸로 북한 내 여러 문제점들이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이런 거래에 끼어들어 무산시킬 방법도 없고요.

 

그 다음으론 파병된 북한군이 전선에서 맞이할 가능성은 99% 죽음입니다. 1%는 탈영 후 도주에 성공하는 거죠. 굳이 더 따지자면 포로로 잡히는 거고요. 북한은 그들을 구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을 겁니다. 말 그대로 돈 벌려고 판 거거든요. 따라서 북한은 전선에서의 실전 경험을 누적해서 돌아오거나 하는 건 기대하지 않을 거고, 우리 역시 걱정할 게 없습니다.

 

이는 한반도 내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양상이 우러전쟁의 전선에서 보이는 양상과 매우매우매우매우 다를 거라는 점도 있고요. 즉, 그들의 실전은 기껏해야 개인 단위의 전술적 경험치를 제외하면 못 써먹을 교리입니다.

 

이러한 점을 바라보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건 돈 뿐인데, 그걸 제외하면 자기 역량을 깍아먹는 일입니다. 뭐 특수부대니 뭐니 하니 그나마 지원과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받는 놈들이 갔을 건데, 그래봐야 북한군 수준이고, 규모로 봤을 때 말이 특수부대일 뿐인 평범한 지상군 보병일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아요.

 

한국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 안 하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북한이 자기 병력 까먹고 돌아오는 이들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는 게 알려진다면 북한 내부의 동향은 꽤 볼만할 가능성이 더 높겠죠. 물론 머리가 있다면 그렇게 한두 번 투입되어서 살아돌아온 이들 일부를 본국으로 소환하고 다음 병력 보내면서 채워주면 러시아도 딱히 할 말은 없을 거고 그런 식으로 홍보하는 것도 가능은 하겠죠.

 

근데 귀환병의 입과 그들의 사정을 아는 이들의 입을 완벽하게 통제 가능할지는 모르겠고요.

 

이러한 이유로, 한국은 북한이 내적 역량과 리스크를 발생시키는 걸 구경만 하고 있으면 됩니다. 굳이 이해관계도, 얻을 이익도 현저히 적은 우크라에 불필요한 지원과 비용을 내줄 이유가 없어요.

 

 

4.마지막으로.

 

북한이 자국군 팔아서 돈 버는 거랑, 한국이 우크라에 무기 지원하는 건 별 관계가 없어요. 그냥 니가 하니까 나도 한다는 초딩식 대응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공짜로 우크라에 무기 지원한다고 해서 북한이 돈 덜 받거나 못 받는 거 아니에요. 멍청하니까 이런 계산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의 지원은 얻을 건 없고 잃을 건 많습니다.

 

러시아가 북한군 돈주고 사는 거 보기 싫었으면 전쟁 이후 대러 외교 잘 신경썼어야죠.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선 이재명과 민주당 정치인들의 잘못도 있습니다. 전쟁 초기 젤렌스키를 비판하며 민주당 내에서나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반우크라 기조나 비판성을 조장한 바가 있거든요. 이 블로그에서도 했는진 모르겠는데 저는 이 부분을 이재명의 망언이라고 평가했고요.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당장 외교를 다루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권력과 인사권을 지닌 현 정권이고, 이재명과 민주당이 뭔 소리를 하고 어떤 입장을 취하든 다 조까고 지맘대로 하는 대통령과 대통령실, 행정부와 여당이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같은 소리나 하고, 그 이전에 실제 외교적 실책을 쌓아오며 러시아가 북한의 지원을 받고 대가를 지불하는 구도를 만든 실책이 가장 크고, 이게 핵심입니다.

 

이재명과 민주당 인사들이 망언을 하든 말든 정책 결정권, 의사 결정권을 지닌 건 대통령과 현 정권이니까 당연히 이들의 책임이 지배적이고 99%라 봐도 됩니다.

 

즉, 정권이 대러 외교를 신경써서 잘 조율해냈다면 러시아가 북한의 지원을 요구하고 거래를 하는 것에 더 신중한 입장을 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어차피 우크라 편이고 미국 말만 들으니까 러시아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접근을 해오든 우크라에 지원할 것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만들기 보다, 우리(러시아)가 북한의 지원을 요구하거나 거래를 취했을 때 한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올 수 있다. 라는 기회비용을 미리 형성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다시 아까 했던 말로 돌아오는 거죠. 아 다르고 어 다르고 순서가 다르면 의미도 달라진다고. 북한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한국이 주도하는 러-남-북 구도였다면 러시아는 북한보다 한국의 영향력과 선택권을 더 무겁게 받아들였을 겁니다.

 

할 수 있는 것만 따진다면 한국이 할 수 있는 게 더 많으니까요. 근데 현실은? 북한에 끌려가고, 러시아는 한국 조까고 걍 북한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가져가는 걸 선택했죠.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패입니다.

 

이 구도와 맥락을 이해 못하면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 지도 모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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