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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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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중국은 천안문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 내 민주주의를 희망하는 이들의 거대한 움직임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은 민주주의와 완전히 배척되는 집단이고, 거의 세상에서 가장 엘리트주의적인 집단이니만큼 대중참여적인 민주주의에 대해선 거의 알러지 반응을 일으켰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일정 이상의 피를 봐야 한다'며 잔혹하게 짓밟아버리고 민주주의 태동의 씨앗을 거세했습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요. 사상을 막는 것은 매우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지만, 적어도 그러한 사상이 겉으로 튀어나오지 않으면 나름 성공적이죠.

그래서 그 이후로 중국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집단적인 움직임은 사실상 종말을 고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천안문 사건을 겪으며 이러한 일이 다시금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에 따라 애국주의를 심으며 국가와 중공을 동일시하게끔하여 애국을 한다는 건 곧 중공에 충성하는 것으로 유도했습니다.

그러한 작업의 결과 90년대 이후 중국에선 민족주의와 국수주의가 발흥하기 시작하고, 중국이 유의미하게 강한 국력을 가지게 되는 2010년대부터 이들의 영향력은 강성해지는 국가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민족주의적 관성은 멈추고 싶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게 아니고, 제어하고 싶다고 제어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이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중국 정부는 때때로 자국민들의 민족주의적 요구를 제어하지 못하고 도리어 등떠밀릴 수도 있습니다. 가령 중국 정부가 (무력을 동원한) 외부적 영향력 확대를 꺼리거나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싶지만 대중들의 자만심에 의한 내부적 요구와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액션에 나서는 경우가 그러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중국 정부가 그러한 민족주의를 통제하거나 제어에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고, 오히려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민족주의를 충동질 하는 건 쉬워도 제동을 거는 건 어려운 게 사실이죠.


2.
북한은 구조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체제입니다. 그저 최대한 버티고만 있을 뿐이지, 언젠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체제의 한계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10년 이상은 더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한 10년쯤 지나고 무너진다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북한은 의외로 생존에 최적화된 체제이기도 하거든요. 애당초 생존이 목적이라.

반대로 말하자면 북한은 결국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고, 그렇게 실질적 행정력과 영향력이 상실된 무주공산을 누가 먹느냐는 문제가 남게 됩니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당연히' 북한의 모든 영역이 자동적으로 한국의 것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 그리 현실적인 전망은 아닙니다.

역사적/민족적 당위성이야 당연히 한국이 가지고 있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수십년간의 유의미한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했는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걸 따져야 한다기보단, 그걸 따지려 드는 세력이 있을 겁니다.

가령 중국같은.

무엇보다 그런 걸 떠나서 혈맹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북중관계를 위시로 북한 북부 지역을 군사적으로 점령하려고 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습니다.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가능하다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북한 영토 전부를. 곤란해진다면 조금씩 양보하면서 내어주기만 해도 200%, 아니. 600, 800%는 이익이죠. 이에 대해서도 예전에 자주 이야기했던 것 같네요. 중국 입장에서 북한이라는 완충지와 미국의 국력과 시선을 분산시켜주는 트러블 메이커는 필수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와 국경을 맞대는 것도 중국에겐 불편하고 불쾌한 일이될 거고요. 그래서 한국이 한반도 전체를 통일해도 육로, 만주를 통한 직접 교류 경로는 꽤 오랫동안 닫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 당연히 중국은 북한 붕괴시 해당 지역을 직접적으로 점령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일 것이고, 그게 불가능하거나 곤란하다면 친중 괴뢰정부를 만들고 중국 공산당의 명령과 결재로 돌아가는 꼭두각시를 만들어 명목상의 북한 정부를 한반도 북부에 설립하고 완충지로 만드는 것이 차선일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충분히 가능성 있고 실제 실행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북한 수뇌부 일부나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인재 몇을 가지고 북부에 새로운 정부를 만들고 국권을 인정한다는 발표를 하며 군사적으로 보호해주는 것은 타국의 시선과 비난 및 반발과 별개로 있을 수 있는 일이니가요.

하지만 전자는? 명분이 너무 부족하죠. 그건 그냥 불법 점령이고 정복이니까. 하지만 중국 공산당 속내에는 너무 달콤한 선택지이자 '차후의 계획'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단순히 동맹이니 어쩌니 하는 명분보다 더 강력한 이유가 필요한데, 그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자국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거죠.


3.
그게 가능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20년, 30년전부터 동북공정을 시행해온 나라가 중국입니다. 동북공정의 가장 근본적인 명분이 되는 것은 중국 역사 및 문화와의 동질성이나 유사성 따위가 아니라 '현재 중국이라는 국가 내에 조선족이라고 하는 한민족의 일파가 소수민족으로써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거든요.

다시 말해서, 중국 내의 여러 민족들이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이루는 요소들이라면, 조선족 또한 중국 역사와 문화의 일부 아니겠느냐는 겁니다. 그럼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중국의 소수민족은 조선족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민족과도 겹치는 민족도 많은데 어째서 한국에 대해서만 이렇게 강력하게 우기느냐고 말입니다.

그건 중국 정부의 필요성 때문입니다. 이유는 이미 앞서 말했고요. 북한을 점령할만한 역사적, 문화적 당위성의 확보. 나중에 조선족과 북한을 엮어서 북한에 대한 진공 명분을 확보하는 것. 이건 이미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가져가기 위해 사용했고 성공한 명분이기도 합니다. 유로마이단 사건 등으로 위험해진 우크라이나 내의 러시아계 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

북한이라는 지역을 차지하면서 확고한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 만들 겁니다. 그걸 위해 일부 고위직을 중공 내의 고위직으로 임명하기도 할 거고요. 추후 이북 지역에 중국의 지방정부를 세우는 걸 당면한 목표로 세울 겁니다.


4.
그렇다면 그게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단순히 우기기만을 해선 안 됩니다. 일단 적절한 근거와 논리를 세워야 하고, 그게 객관적으로 인정 받게끔 해야하죠. 물론 극도로 어렵고 기실 불가능한 일에 가까울 겁니다. 통할 가능성도 낮고 지금도 어렵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를 진행하는 이유는 그게 필요한 일이고, 그들이 북한 정부의 붕괴 시점을 언제로 보는지는 알 수 없지만(어디선 10~15년 내로 본다고는 합니다만..) 적어도 북한 지역을 점령하고 지배할 때까지만 통하면 되는 일입니다.

이미 꿀꺽한 것을 다시 뱉어내라고 하는 건 애초에 먹히지 않게 하는 것보다 더 어렵죠. 그래도 중국의 욕심은 이를 포기하지 않았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공정을 시도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공정의 핵심은 최소한 중국 내에서 한국은 중국 역사와 문화의 일부 내지는 카피로 결론을 내려놓는 일이고, 애국주의 교육을 통해 길러낸 민족주의자들, 중국=중공에 충성하는 애국청년들을 이용하는 겁니다. 그들의 목소리로 하여금 공정에 힘을 싣는 지지와 추진력을 만들고 그들 스스로도 공정을 진실로 만들어내는 거죠.

중국인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중국의 것을 배낀 것이라 믿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겁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충동을 부추기도 있을 거고요.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중국이 문혁으로 자기네 문화를 조져놨거나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탐나고 샘나서 빼앗고 싶어하는 열등감의 표출인 것도 아닙니다. 물론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게 주목적은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이 한국을 타겟으로 사고 있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살펴보면 한국이 아니라 '한민족'을 대상으로 하는 겁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한민족의 역사적 요소와 문화적 요소를요.

조선시대 때는 남한과 북한이 없었잖아요? 그러니 한국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근원은 남북한이 없던 시대의 것이니 어그로가 한국에 끌렸을 뿐이지 중국 공산당이 목적한 지점까지 도달하는 충분한 성과를 얻었을 때 군사력으로 북한 지역을 먹고자 한다면 역사적, 문화적 명분을 확보한 중국에게 지금까지 점령한 지역 싹 다 뱉고 꺼지라고 할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한국이 아무리 떠들고 미국이 힘 좀 쓴다고 해도 말이죠. 알박고 좆까라고 하면 뭐.. 중국 입장에선 일부 지역을 내주거나 일부 북한 고위 인사를 던져주고 이 이상은 양보 못하겠소! 하겠죠. 중국이 다 내놓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 땅을 가지고 협상하게 되는 형세가 되는 거죠.


5.
그럼 그게 진짜 가능한 것인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하면..

솔직히 좀 어려울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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