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10대 청소년층이 많이 보는 네이버 웹툰의 신의 탑이나 노블레스, 갓 오브 하이스쿨, 헬퍼, 완결이 났지만 폭풍의 전학생 등등.. 여기서 찝은 웹툰들은 네이버 웹툰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와 인기를 가진 웹툰들입니다. 폭풍의 전학생이 연재될 당시엔 현재 월요일 최고의 웹툰인 신의 탑이 2등에 머물렀고, 노블레스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죠.
그리고 그 웹툰들이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때문인데, 바로 주인공의 강함, 주인공이 절대 무시받지 않는 최강, 최고라는 설정이기 때문이죠. 영화가 됬든 소설이 됬든 그것을 즐기는 독자들은 공통적으로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 하게 됩니다. 주인공이 겪은 고통을 독자가 공감하며 똑같이 가슴 아파하고, 주인공이 느끼는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여깁니다.
10대 청소년 세대는 강한 것, 멋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중 최강에 가까운 강함을 보여주는 미소년인 밤, 공식적으로 최강이고 똑같이 미소년이며 혈통적으로도 우수한 노블레스 라이제르, 갓 오브 하이스쿨은 보진 않지만 똑같이 주인공이 굉장히 강하죠. 폭풍의 전학생 같은 경우 약해빠진 약자이지만 굉장한 운빨로 인해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10대 청소년에게 일진이 되고 싶다, 일진처럼 되고 싶다.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주기에 충분한 끝판 운빨을 가지고 있고, 결국 마지막에 가선 학교 1짱이 되버렸죠.
작품의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화하며 공감한다는 것을 통해 판에 박힌 설정, 내용과, 그 수준도 크게 높지는 않으나, 캐릭터의 디자인, 설정 등등을 통해 10대 아이들의 욕구를 대리만족으로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노블레스 같은 경우 아예 최강이고 나서기만 하면 모든 사건을 해결시켜버릴 수 있으며, 미남에 돈도 많고 머리도 좋고 심지어 강하기 까지한 이사장을 부하고 대리고 있는 라이제르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죠. 그 강하고 프라이드가 높은 귀족들이라는 종족들마저도 자신보다는 약하다는 것은 강함에 매료되기 쉬운(그래서 일진에 대한 워너비 심리가 가득하죠.) 10대 아이들에게 반응이 뜨거운 거겠죠.
특히 주목해야할 작품은 폭풍의 전학생인데, 주인공이 자신들과 비슷한 평범한 학생(정확히 하자면 얼굴만 험악한 약골 허접)임에도 불구하고 전학을 가자 마자 각 반의 짱들을 운으로 이기고 종래에는 학교의 1짱이 되버리는 것은 그들의 워너비 심리를 가장 강하고 직접적이게(학교라는 공간이 작중 배경이니깐.) 자극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재밌는 것은 진짜로 작중 최강의 싸움 실력을 가지게 된 리메이크 판에선 오히려 불운으로 주인공이 그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절이나 하고 앉아있으니 그런 워너비 심리를 가진 이들이 불편하디 불편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리메이크 판을 연재하는 동안 엄청난 비난을 들어야했죠.
중2병이 넘치는 작품이라곤 해도, 그것을 소비하는 세대가 그것에 가장 매료되기 쉬운 10대인 만큼, 게다가 그러한 증상이 매우 정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류의 작품은 꾸준히 나올 것이 당연하고.
모에같은 경우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데, 잘 생기고 몸매 좋고 성격 좋으며 여러 미모의 이성에게 인기가 많아 그들에게 들러붙혀 사는게 일상인 것을 묘사함으로서 그들의 워너비 심리를 또 만족시켜줍니다. 이 모에의 부류, 종류에도 여러 장르(?)같은게 있어서 뭐라 꼽찝어서 이야기하기엔 많은 예시들이 있지만, 결국엔 워너비 심리를 대리만족시켜주는 것들임에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흠, 예컨데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의 경우가 그러하겠군요. 여러 속성을 지닌 이성들과, 그런 이성들이 꽉차있는 여학교에 자신, 단 한명의 남자가 입학하게 되고 여자들에게 둘러쌓여서 생활하게 됬죠. 일명 하렘 속성을 지닌 이 작품은 인물들의 성격과 사건들이 매우 작위적이게 혼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인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죠. 일단은 교양있는 미모의 여학생들만이 있는 학교에 평범한 남학생이 입학하는 것과, 그곳에서 만난 각기 다른 성격과 속성을 지닌 여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며 그곳의 여학생들에게 주인공은 매우 관심을 받는 설정이고, 그곳에서의 사건들(실수로 회장이 목용하는 곳에서 마주쳐버린 다던가, 게임기를 가지고 놀다 무슨 남친놀이같은걸 하게 된다던가) 또한 남성의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것들 뿐이죠.
사실 작품에서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이게 잘 안되는 작품은 그야말로 기본이 안되는 셈이죠. 십대 청소년 세대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것들은 이러한 노블레스나 신의 탑, 폭풍의 전학생의 주인공과 비슷한 요소를 가진 캐릭터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능력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은 학생들이 어떤 캐릭터를 만들거나 할때, 흔히 자케라고 하죠? 자신의 창조해낸 대표 캐릭터.. 이들의 능력을 매우 비정상적으로, 먼치킨스럽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설정을 가지고 작품을 만든다면 너무 강하고 똑똑하고 외모적으로 매력적인지라 재미없는 작품이 나오기 쉽상이죠.
노블레스나 신의 탑 같은 만화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고 작가도 나름의 애정도 있으며, 이것들이 사랑받는 이유가 중2병스러운 설정들과 그것에 동조하기 쉬운 독자들 때문만은 아닐 겁입니다. 하지만 제가 노블레스를 저평가하는 이유들이 그러하다면 그러하겠죠. 사건의 플롯이 거기서 거기에 가깝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부하는 먼치킨에 주인공의 친구인 고등학생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강하고 신체스펙이 좋거나, 똑똑하고 귀엽거나, 예쁘고 몸매 좋거나, 심지어 거기에 유명하기 까지한 연예인까지 있는, 그야말로 10대 청소년의 욕구를 노골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만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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