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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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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2.01
    별거 아닌 썰.. 지식인 하면서 본 유사역사 (2)
  2. 2013.07.13
    역사란 무엇이며, 어째서 중요한가. (6)
  3. 2013.02.12
    한국 역사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14)


흔히 환빠로 대표되는 유사역사학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만약 모르신다면 초록불님 블로그에서 (http://orumi.egloos.com/) 그들이 누구이며 어떤 주장을 하는지 일독을 권합니다.



아주 오래전에 밝혔듯이 전 지식인 답변 활동을 합니다, 특히 역사 관련에서 많은 답변을 다는게 취미활동인데, 그곳에 있다보면 참 재밌는 주장을 가끔씩 듣곤 합니다. 아래는 그 사례 중 생각나는 몇가지를 정리한 겁니다.




1. 로마 vs 고구려.


물론 로마가 고구려를 이길 것이라는건 당연한 이야기죠, 국력의 차이는 로마가 월등하니까요. 당연한 겁니다. 근데 무엇이 문제냐하면, 주장은 물론 주장의 전개가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 없다는 겁니다..


먼저, 로마와 싸울 대상이 왜 하필 고구려냐는 겁니다. 당시에 중국에는 한나라, 한제국이라는 동서양 양대제국이 떡하니 있었고, 주로 if논쟁으로 로마와 한나라가 싸운다면 이라는 떡밥이 역사 커뮤니티에서도 간혹 다뤄지는 요소임을 생각해보면, 거의 어그로에 가까운 비교대상이 아닌가 합니다. 주장 자체가 요상하죠.


게다가 더 웃긴 것은,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놓고 로마가 이긴다는 주장을 피는 것인데, 이건 일단 로마가 이긴다는 것을 먼저 전제해놓은 뒤 자기 멋대로 토탈워 돌려서 이긴다고 소설을 써놓는 격입니다. 왜 거기에 고구려군(혹은 로마군)이 있느냐는 별로 중요한게 아니라고 쳐도, 로마군이 어떻게 모여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대응과 공격을 통해 이렇게 저렇게 고구려군을 전멸시킨다! 라는 주장을 매우 진지하게 주장하는 꼴을 보면.. 되려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멈추면 제일 먼저 꼽은 이유가 없겠죠. 로마군 10만 vs 고구려군 100만, 한술 더 떠 로마군 10만 vs 고구려군 5000만대군 드립을 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로마군이 이긴다는 주장을 정말, 진심으로, 진지하게, 상상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질문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 질문입니다. 그게 질문이에요. 미리 머리속에 결과를 설정해놓고 질문을 올리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5000만 대군이 산 위에서 오줌만 갈겨도 로마군 10만명은 수장당해 죽을 판인데 어떻게든 이긴다고 주장을 펴는 겁니다. 그것도 압승이라는 단어를 강조까지 해가면서 말이죠. 심지어 로마군은 화약무기가 있다나 콜타르 등으로 천연 화합물 대포를 사용한다나.. 게다가 무슨 사거리 1200m 카타발리스타(캐터펄트도 아니고 발리스타도 아닙니다. 심지어 전 1200m사거리의 카타발리스타라는게 나온다는 사료까지 찾아봤으나, 1200m의 근거조차 찾지 못했습니다.)라는 무기로 다 죽인다고 하는데 참.. 게다가 10만명이면 이런 공성무기가 1만대는 있다고 합니다.


하도 황당하고 어이없는 주장, 말도 안 되는 소설을 뱉어내고, 이런게 몇차례에 걸쳐서 반복되는데, 나중에는 답이 없다는걸 깨닫고 그곳에서 답변활동하는 모두가 손을 때게 되죠. 물론 그 치도 금방 사라졌지만.. 롬뽕도 참 답이 없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해줬습니다.



2. 거란, 여진족 = 한민족


중국이 몽골의 원나라 등을 자기네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두 민족을 한민족 내지는 친척이라고 주장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이 국사, 세계사 분야 우수 답변가라는 거지요. 주장을 제대로 들어본 지가 꽤 오래되서 잘 기억은 안 납니다만, 하여튼 만주, 연해주 지방에서 살던 이들이고 우리 혈족이다, 중국보다 우리에 가깝다 같은 주장을 합니다. 저런거 말고도 우리 역사쪽과 연관된 주장도 있긴 있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하여간 참 황당한 주장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주장합니다.



3. 발해는 대진제국!


... 솔까 환빠를 위시한 유사역사가들은 주로 고조선이나 고구려, 혹은 고려를 찬양하기 마련인데 참 재밌게도 발해에 빠진 사람이 있습니다. 발해뽕이라는 걸까요? 발해는 원래 국명이 진, 혹은 진국이라 불렸습니다. 이후 국명을 발해로 바꿨고, 이게 정식명칭이 맞죠.


근데 이 친구는 삼국사기, 삼국유사를 위서로 보고 환단고기를 진서로 보는 친구인데, 하여튼 그러면서 발해를 대진제국이라고 부릅니다. 대진국도 아니고 대진제국, 알다시피 발해는 외왕내제도 아니기 때문에 황제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제국이라는 표현을 쓰는건 역사에 대한 기본, 상식이 부족하다는 거겠죠; 大대자도 왜 붙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영토가 넓어서? 흠, 거의 땅만 넓은 수준이고 그 조차도 영토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각 나라마다 자기네 정치적 입장에 따라 그어놓은 영토에다 인구밀도도 낮고 어느 지역은 직접통치조차 안 됬죠.


그런 나라에 대, 제국이라는 단어를 붙혀가며 빨아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솔까 질문자가 발해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있는지는 고사하고 말이죠.


최근에는 이 발해, 대진제국(...)과 비잔티움 제국이 외교관계, 교역을 맺었냐는 질문을 올리는데, 이거 진짜 생각을 하고 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중국과도 못한 외교관계를 뭔 발해랑..-0-;;


아참, 환단고기를 진서에 삼국사기, 유사를 위서라고 보는 마당에 자신을 환빠로 매도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재밌는 친굽니다.




뭐.. 지금 생각해보려니 막상 사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끔가다 환단고기는 무엇이냐, 환단고기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증거는 얼마나 있냐 같은 시덥잖은 질문들이야 자주 올라오긴 합니다만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고 관심가질 것도 아니죠.


하여간 이상한 주장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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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ㄱㄴㄷ 2015.11.26 22:41 address edit/delete reply

    로마가 고구려를대상으로삼은게 아니라

    국뽕들이 로마를이긴다고하는겁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5.11.27 15:31 신고 address edit/delete

      그건 국뽕이고, 롬뽕인 녀석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아주 심각한 중증 롬뽕이었죠.





역사는 자기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뿌리는 무엇이며, 자신은 누구인가. 간단해 보이는 문장이고 단순해보이기 때문에 쉽게 와닿지 않겠지만, 이 문장이 단순히 있어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문장이 아니라는 것을 역사를 공부하며 깨닳았습니다.


자신의 뿌리는 무엇인가. 즉, 나라는 존재를 이루는 수많은 문화적, 민족적 가치관과 그것을 공유하는 수많은 이들이 이루어져있는 사회-국가는 이 땅에 살았던 나와 그들(우리)의 조상에 의해 만들어졌고 유지되고 발전해갈 것입니다. 즉, 자신을 이루는 가치관들은 이러한 조상들에 의해 연속적으로 나에게 이어졌으며,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선 조상들의 과거,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길이라고 할 수 있죠.


역사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경험이며, 경험은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를 알려주며, 무엇을 했는지 안다는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역사를 통해 나의 조상, 혹은 모든 인류가 도달한 것들에 대해 아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고, 이러한 인식에서 발전의 기반이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어떠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어떠한 가치관에 의해 옳지 않다라고 인식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그러한 가치관은 우리의 과거에서부터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형성되었고, 현재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알려주죠. 그런 까닭에 이러한 가치판단의 기준은 과거를 기준으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과거와 단절된 이들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으려면 어째서 잘못되었는가를 알아야하는데, 그러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는 곧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모든 가치관은 과거에서 인간이 무엇을 했고 어떻게 했느냐에 의해 연속적으로 발달되고 생성된 것들이기 때문이죠.


그러기 위해선 역사를 공부할때, 역사적 사고력을 가질 수 있게 교육받아야 합니다. 단지 누가 몇년에 무슨 일을 저질렀다와 같이 무의미한 것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몇년에 무슨 일을 어떻게 왜 저질렀고 그러한 행동의 결과는 무엇이며 이후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 지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어떤 사건이 몇년에 일어났느냐 하는 문제는 기억 안나면 텍스트 찾아보면 그만인 시덥잖은 문제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어째서, 왜, 어떻게. 이러한 것들이 중요하니까요.


우리나라 역사 과목의 문제점은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이런 무의미한 것들을 외우게 함으로서 재미없는 암기과목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인식 덕에 그 누구도 공부하려들지 않으며 수능같은 시험에서도 소외되는 과목. 학문.


역사는 순수한 의미로 철학과 관계가 깊은 학문이며, 철학은 인간에게 깊이를 더해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공부함에 따라 통찰력이 형성되고, 이러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깊고 섬세한 사고가 가능해짐에 따라 많은 것들을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며, 그러한 것들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의 기반은 당연 과거일테죠.


현재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사회문제와 정치문제. 이러한 것들이 왜 잘못되었는가, 어째서 잘못되었는가를 이해하고 판단하기 위해선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우용 역사학자의 트윗들과 같이, 역사적 통찰력이 담긴 수준높은 판단력은 역사와 철학의 깊이있는 공부를 통해 만들어진 내공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역사라는 것은 절대 쉽게 볼 수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과 수학은 그렇지 않느냐라고 한다면 물론 절대 쉽게 볼 수 없는 것엔 동의하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역사는 과거도, 지금도, 미래에도 가장 중요한 근본적 지식이어야 하고, 민주주의 국가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더욱 견고히 해주는 것도 결국은 역사라고 보니까요.


따라서 현재의 역사과목은 모든 과목 중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설정하고, 프랑스의 졸업시험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해마다 달라지는 여러 시대의 여러 주제를 놓고(예컨데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시대를 구분해놓고, 각 시대마다 주제를 몇개씩 나눠놓는 식.), 시험을 보는 학생이 스스로 어떤 주제를 선택한 뒤 그것에 대해 논술하듯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체점자는 사학과의 교수 수십 수백명으로 하고 답안을 체점하게 하는 것이죠.


저 혼자만의 생각일지 몰라도,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우민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이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기준은 자신이 소속된 사회에서 찾기 마련인데, 이 사회가 매우 글러먹게 타락해버렸다면, 예컨데 부정부패와 불평등, 차별이 일상화된 사회에 소속되었다면, 결국 그 인간은 그 집단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가치관의 한계, 인식의 한계를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과거, 역사일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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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3.07.13 19:2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도 동감합니다. 전공자로서 더더욱 공감가네요...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7.13 21:36 신고 address edit/delete

      역사라는 것도 재미없고 지루한 팩트 외우기가 아니라 역사의 흐름과 그 과정, 결과를 제대로 배우면 정말 재밌죠. 그러한 배움의 과정에서 역사적 사고력이 생기는 거구요.

  2. Favicon of https://myahiko.tistory.com BlogIcon 무량수won 2013.07.16 16:30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역사는 중요하지만... 역사가 수능 필수로 들어가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수능 필수가 된다고 학생들이 역사에 대해서 좀 더 가치를 높게 쳐주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바른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말씀하신대로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실천되지 않은 이상, 그 무엇을 하든 역사는 주입식 교육의 하나의 형태로써 남을 뿐이기도 하구요.

    저는 역사가 역사 그 자체로써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서 사건과 인물등을 좀 더 다양하고 넓게 볼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똑같은 사건을 보고도 다른 이야기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처럼 역사도 누구의 입장에서 혹은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거든요.

    20년 전에 드라마로 그려지는 광해군이 엽기적인 폭군으로 그려지는 반면, 요즘에는 굉장히 대단한 사람인데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었다는 식으로 그려지는 것 처럼 말이죠. 이건 학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기도 하구요. 이렇게 인물에 대한 해석이 변하는 건 주어지는 증거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이런 교육이 이뤄지려면 현재의 교육제도와 방법론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종위 위에서 다시 써내려가야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요.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 교육에 대해서 떠들어야 할 것은 국사교과 과정을 수능에 필수로 넣느냐 넣지 않느냐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인성이 지금처럼 미친 망아지 처럼 날뛰는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저는 역사적 인식 부재와 쉽게 내뱉는 타인에 대한 모욕에 관련된 것들은 모두 비뚤어진 교육 탓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역사를 얼마나 배우는 가보다, 잘못된 생각을 어떻게 바로 잡고 반성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7.16 19:36 신고 address edit/delete

      공감합니다. 지금과 같은 똑같은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은 역사의 가치를 깍는 것이죠.

      역사를 공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의 어떤 특정한 팩트를 둘러싼 그 맥락, 의미와 제반 상호관계 등 입체적으로 그것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해석과 평가를 할 줄 알아야하는 것이죠. 한마디로 역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

      현재와 같은 식의 교육이면 차라리 역사교육 자체가 별 다른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고 해도 할 말 없을 겁니다. 실제로 현재의 역사교육은 대학을 가서 전공을 하지 않는 이상 그 자체로 뭔가 얻을게 없기 때문이죠.

      현재의 교육제도와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수차례 나왔죠. 결국 그러한 교육제도와 방법론이 결과적으로 현재 역사 과목을 죽여놓은 것처럼요.. 정말 이 교육쪽은 어떻게 개혁될지..ㄷㄷ;;

      저는 현재 아이들이 미친 망아지처럼 날뛰는 것은 공교육보다 부모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가정교육의 측면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http://konn.tistory.com/178
      이 글에서 이야기했죠. 사실 이 글도 수정이 필요한데, 부모님들에 의한 가정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야하는데 그러려면 일단 맞벌이 풍조부터 어떻게 해야하니...

  3. Favicon of https://sephia.tistory.com BlogIcon sephia 2013.07.29 20:58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역사학과 출신으로서 동의합니다. 가정교육이 안 되는 상황에서 공교육 강화요? 어렵죠. -__-;;;;;;;

    그나저나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암기보다는 내가 그 당시 사람이라면 어때야 했는가에 대한 것들을 가르치고, 독서를 통한 상황 인식 등으로 전환해야 할텐데... 그놈의 제도가 참.... ㄱ-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7.29 21:01 신고 address edit/delete

      역사라는 노다지를 참 멍청한 방법으로 캐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안타깝죠.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함 풀어볼까 합니다.




한국 역사 교육의 문제점이라, 뭐가 있을까요? 의무과목이 아니라 선택과목이다? 국영수에 비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글쎄요.. 그건 정작 제가 이야기하려는 문제가 아니고, 사실 잘 생각해보면 선택과목이어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조금 뒤에 이야기 해볼게요.



한국 역사교육의 문제점은 이겁니다.


한국의 역사과목은 굉장히 단순하다는거죠. 예컨데, 그저 언제 무엇이 일어났느냐, 어떤 시대, 어떤 왕때 어떤 정책이 시행되었느냐. 조선왕의 순서, 대한민국 대통령 순서 외우기... 결국엔 그저그런 텍스트 외우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런 텍스트 외우기는 역사가 아니라 연대기에 불과하죠.


문제는 과연 이런 텍스트 외우기가 역사적 사고력에 도움이 되느냐는 겁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런 책만 뒤져보면 쉽게 찾을수 있는 언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느냐는 별로 중요한건 아니거든요. 기억 안나면 텍스트 찾아보면 답이 나온다. 뭐가 중요합니까? 


역사를 공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의 어떤 특정한 팩트를 둘러싼 그 맥락, 의미와 제반 상호관계 등 입체적으로 그것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해석과 평가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즉, 역사적 사고력을 기를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거죠.


국사 공부를 시켜서 시험을 보면, 그래서 낸 문제라는게 어떤 사건이 몇년도에 일어났느냐, 언제 무슨 정책이 시행되었느냐.. 따위의 잡스러운 팩트를 맞추라고 하지요. 그런건 생각 안나면 그냥 텍스트 찾아보면 그만 이고, 그러한 팩트는 이런 상호관계와 의미 등을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레 외워지게 됩니다. 


딱딱 끊어진 무미건조한 정보가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



잘 이해가 안된다면 이런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금속활자라는 예를 들어보죠. 


금속활자로 유명한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와 우리 조상님들이 만든 금속활자가 있죠. 물론 세계최초의 금속활자가 우리나라, 고려때 만들어졌다는건 초등학생도 알만한 사실일 겁니다. 그런데 역사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쪽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이죠. 


왜일까요? 서구우월주의? 아닙니다.


그 이유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유럽세계를 뒤바꾼 커다란 원인 중 하나가 되었고, 고려의 금속활자는 그냥 최초로 만들어졌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설명해보겠습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고려의 금속활자보다 쓰기에 더욱 편리했고 실용성이 뛰어났습니다. 그리고 그런 실용성을 바탕으로 단 50년만에 유럽 전역에 1500~2000만권의 책을 생산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수백년 동안 생상된 책의 총량은 겨유 10만권 안팍으로 추산될 뿐인데 말이죠. 그것도 무슨 책을 인쇄했느냐하면 '성경'입니다. 당시 성서를 만들던 시절엔 66권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 때문에 성경 한 질(여러 권으로 된 책의 한 벌을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 값이 집 열 채 값에 해당했기 때문에 성서를 가질 수 있을만한 재력을 가진 자들은 부유한 귀족이나 수도원 밖에 없었고, 심지어 손으로 일일이 배껴서 만드는 필사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오타가 생겼고 이런 오타로 인한 오류를 바로잡고 정론을 제대로 가르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가 곧 진리이고 질서인 세상이었던 만큼 이런 독점은 교회가 교리를 자기네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체제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을 바탕으로 널리퍼진 이러한 '성경'은 일반 민중 또한 싼 값에 쉽게 구할수 있었고, 성경을 읽어본 일반 민중들이 보기에 성직자라는 인간들이 하는 행동이 성경에 적힌 내용과 전혀 달랐고, 따라서 기존의 교리해석에 반박하고 체제를 비판하는데 용이한 환경을 만들어줬습니다.


이런 변화와 반박은 종교개혁이 일어나는데 큰 바탕을 하게 되었는데, 마르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부르크 성당문에 걸어 당시 성행했던 면죄부의 발행을 비판했을때 이런 반박문이 독일 전역으로 퍼지는데 일조하게 됩니다. 이후로도 기존의 성직자, 교회를 비판하는 연설문이나 논문 등이 인쇄되었고 또한 유럽 전역 퍼져갔습니다. 일반 민중들은 기존 교회의 작태에 불만이 팽배해있었는데 이런 정보를 알게되는 것은 기존 교회와 교황파에 있어서 큰 타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갈등 속에서 '프로테스탄트'가 탄생합니다. 기존 교회에 반발해서 나타난 새로운 존재들인데, 이를 신교하고 하고 기존의 교황파를 구교라고 합니다. 후에 이들 프로테스탄트와 교황파는 종교전쟁을 벌이기 까지하는데, 이런 종교개혁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큰 역할을 담당했죠.


물론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때문에 세상이 바뀌었다는 확대해석이고, 그만큼 큰 원인이었다 정도랄까요.



....



이런 유럽의 금속활자와는 다르게 동양의 금속활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동아시아에서 사용하는 문자가 한자라는 점이죠, 수만자나 되는 글자들을 금속활자로 만들기에는 돈도,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립니다. 알파벳의 경우 수십개를 넘지 않는 것에 비해 불리하죠. 또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구텐베르크라는 민간인이 발명했지만, 고려의 경우 국가 주도하에 개발되었고 따라서 책의 생산은 엄격하게 국가의 관리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한자라는 특성한 일반 민중이 배우기는 어려웠고, 실질적으로 문자를 읽고 쓰는, 사용할수 있는 계층은 귀족등 지배층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고려의 금속활자는 모래거푸집이나 밀랍으로 만든 주조집에 구리합금을 부어서 만들었는데 주로 밀랍을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밀랍 거푸집은 재료가 재료인지라 열과 압력에 취약하며 한 번 사용하면 못쓰는 일회용이었죠. 심지어 주조한 것도 높이가 맞지 않고 글자의 모양이나 크기, 형태가 제각각이어서 조합하여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구텐베르크의 것은 주폐국에서 일했던 경력을 살려 금화나 은화의 초상화를 찍어내는 펀치에 글자를 거꾸로 새겨 철판에다 찍어 형틀을 만들고 그 위에다 철로 만든 주조기를 덧씌워 납, 주석등의 합금을 부어 주조하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철로 만든 형틀 및 주조기를 쓴 덕에 수천번을 주조해도 모양과 크기가 일정했으며, 형틀이 만가졌더라고 펀치만 있으면 언제든 형틀을 제작할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면에서 매우 경제적이었죠.



....



에.. 그러니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더 중요한 이유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했고, 고려의 것은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입니다. 역사적 해석과 제반 상호관계가 중요하다고 했죠? 단순히 고려의 것이 더 먼저나왔다는 구텐베르크의 것에 비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세계최초라는 점과 이런 금속활자를 중국과 일본에 수출했다는 점 등 별거아니네~ 하고 무시할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증기기관처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물건이라도 그 시점의 사회를 잘 만나야 빛을 발한다는 교훈을 가지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시 고려는 사회적으로 발전이 없었거든요.. 위와 같은 단점이 있었더라도 꾸준한 계량을 했다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냈을지도 모른다는.. IF해봅니다..)


....



어째 하려는 이야기에서 너무 멀어진 감이 있는데, 그러니까 중요한건 텍스트 찾아보면 다 나오는 팩트 따위가 아니라 이런 역사적 맥락과 그에 대한 해석, 제반 상호관계를 가르쳐야 한다는 겁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게 역사입니다. 그런 역사에서 중요한건 '무슨 일이 일어났다'가 아니라 '무슨 일이, 어떤 원인을 통해, 어떻게 일어났느냐'입니다.


한국의 역사교육은 그런 면에서 역사적 사고력을 길러주지도 못하고, 따라서 국사 교과가 이러한 역사적 사고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일반 사회교과와 비교해 크게 나은 점, 중요한 점을 강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전과 같은 서울대 국사 의무화 폐지같은 경우에도, 그에 반박하는.. 남아있어야하는 이유를 설명할수가 없는거죠.




아, 뭐 국사를 논술식으로 하자도 나름 달콤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그럼 체점하는 사람이 죽어나가겠죠...-ㅁ-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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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desert.tistory.com BlogIcon 소이나는 2013.02.12 23:0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국사 과목이 과거를 되새긴다는 의미 보다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 만들어져 그런가봐요.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 춘추전국 이런 책은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즐겁게 읽고 있는데 말이죠.
    국사는 정말 '사실'에 대한 암기를 위해 존재하죠. ㅜ.ㅜ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2.12 23:59 신고 address edit/delete

      네, 정작 중요한건 맥락인데 어떤 사건이 몇년에 일어나고~ 이런 구구절절하고 재미없는걸 가르치니 학생들 입장에서도 좋아라 할 리가 없는 과목이겠죠.

  2. Favicon of https://sejin90.tistory.com BlogIcon 이세진 2013.02.12 23:39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음..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시험점수를 위한 역사과목이 되어선 안되는데..
    뭐.. 요샌 또 그마저도 아니게 되고 있죠. 참..^^;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2.13 00:01 신고 address edit/delete

      뭐... 시험을 논술형으로 보면 체점자의 뼈가 삭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방식은 너무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3. Favicon of http://life-lineup.tistory.com BlogIcon +요롱이+ 2013.02.13 11:53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남은 하루 평안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4. Favicon of https://languagescope.tistory.com BlogIcon ▷lAngmA◁ 2013.02.13 12:5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국사라.. ㅎㅎ 한국사 시험을 봐야 하지만 책을 볼때마다 참 재미없게 진행되는 듯 해요..ㅠㅠ 말 그대로 "사건"과 그 사건의 "영향"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단순한 "사건의 나열"로 이루어진 현재의 교육체계로는 백 년이 지나도 똑같이 환영받지 못할 과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사를 모르는 것은 문제가 되지요. 하지만 왜 국사가 재미없게 느껴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시는 "국사편찬위원회"인 것 같네요.. ^^;;ㅎㅎ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2.13 13:41 신고 address edit/delete

      네, 정말 재미가 없죠, 학생들이 국사를 싫어하는 이유가 이런 단편적인 사실들의 열거를 외우기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니까요..

  5.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3.02.26 13:2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역사전공자로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역사교육관련 주부처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아닌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시수및 교과정을 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역사를 강조하더라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연장하지 않는이상 먹히지가 않죠... 즉.. 아무리 국사편찬위원회가 역사교육을 이런 방향으로 해야한다고 말을해도.. 교과부가 듣지 않아서 문제라는거죠....교과부는 국영수만 강조하니까요.. 그게 문제인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2.26 14:39 신고 address edit/delete

      심지어 교과서에 나온 지도가 본문의 설명과는 다른 시기의 영토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죠.. 하여간 전문 분야는 확실히 전문가들이 맡아야하는데...

  6. ㅁㄴㅇㄹ 2013.05.31 18:44 address edit/delete reply

    근데 이게 또 점수로 서열을 매겨야 하니 어쩔 수가 없더군요..
    전 이과 출신이지만 생물 과목의 경우를 보고 이 문제도 비슷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생물 문제도 처음엔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도표를 해석하고 생각하는 문제가 나왔는데
    날이 갈수록 학생들이 이걸 다 잘하게 돼서 1등급컷이 만점에 수렴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죠.
    결국 점수를 차등화하기 위해 찌질하게 지엽적인 지식을 문제로 내고 말장난을 치게 되더군요.
    그러니까 결국 점수가 차등화되긴 했습니다(...)
    국사는 서울대 선택 과목이라 서울대 준비하는 아이가 아닌데 국사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역사 덕후들이 간혹 선택하긴 하더라만..).
    그러다보니 우수한 애들을 상대로 점수를 차별화하려니 저 쪽에서도 별수없이 저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현실적인 뾰족한 대안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5.31 19:40 신고 address edit/delete

      배우는 것의 핵심을 가르쳐야 하는데 이게 또 점수따지고 차등화시키려면 되려 그 핵심에서 멀어지는게 아이러니할 뿐입니다.. 역사같은 경우는 동감합니다. 역사 과목 자체의 한계도 있지만 말씀대로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7. D 2014.03.16 21:22 address edit/delete reply

    정말 잘봤습니다 !! 국어과제하는데 큰도움이 되었네요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4.03.16 21:54 신고 address edit/delete

      도움이 됬다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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