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rodinger

블로그 이미지
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 Total hit
  • Today hit
  • Yesterday hit

'2019/02'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2.28
    북미회담 결렬, 별 일 아니다.
  2. 2019.02.13
    성인 사이트 등 불법 사이트 차단 사태에 대한 단상.
  3. 2019.02.10
    권력욕의 작동에 대한 단상.
반응형


오늘은 한국 보수세력과 일본에게 있어서 아주 기쁜 날일 겁니다. 북미회담이 결렬되어 한반도 평화가 보장되지 못한 날이니까요. 재밌는 건 미국 좌파들에게도 기쁜 날이라는 거죠. 트럼프를 공격할 명분이 생겼으니까요. 한국 보수와 같은 이유로.



하지만 이에 대해서 크게 걱정할 건 없다고 봐도 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변하는 건 크게 없을 거라는 거고, 결국 더 나은 미래로 향하게 되긴 할 거라는 겁니다. 서로 여기까지 왔고, 원하는 게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영구적인 후퇴가 있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트럼프·김정은 합의문 서명식 무산된 듯···오찬도 취소 가능성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32&aid=0002925355

트럼프 "영변 외에 발견한 게 있다..우리가 안다는 데 北놀라"

https://news.v.daum.net/v/20190228164757035

[전문]트럼프 "北제재 확대? 옳지 않다…북한 국민도 생각해야"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08&aid=0004181764
트럼프 "김정은 중재해달라", 문대통령 "가까운 시일 내 만나자"
http://www.newspim.com/news/view/20190228001045


애초에 상식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라는 거 자체가 회담 몇번으로 성사된다는 거 자체가 망상급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인 것도 사실이죠. 그렇게 됐으면 참 좋겠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단지 회담 몇번으로는 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만큼 어렵고 많은 노력과 시도, 전략이 필요한 일이라는 거죠. 


북한 입장에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했고, 그 노력을 위해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카드가 영변 핵시설 폐쇄였다고 봐야합니다. 사실 이것도 역대급으로 놀라운 일인 게 사실이고, 그게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정말 놀라운 일이기까지 했죠. 


하지만 주지해야할 것은, 북한의 핵시설은 영변 하나뿐이 아니고, 숨겨진 시설이 있을 거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거라는 겁니다. 적어도 분명한 건, 안보에 대한 직간접적인 정보망을 가진 국가 고위직(대통령, 국정원장, 군 고위 등)은 알고 있었을 거라는 거죠.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이지.



북한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딜은 영변 폐쇄였지만, 트럼프의 생각은 거기에서 더 나아간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건 북한이 감당하기에 너무 무리한 요구였던 거죠. 트럼프가 어떠한 생각으로, 그리고 김정은도 어떠한 생각으로 이렇게 일을 진행시켰는지 알기는 정보와 입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파악할 순 없습니다.


정상적이라면 물밑에서 실무적인 조율을 다 끝내고 대통령 등 고위급이 나와서 더 조율할 거 있으면 하고 적당히 이야기 나누다가 서명해야 되는 일인데, 어째 얘네들은 이걸 거꾸로 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벼랑끝 전술이고, 어떻게 보면 미국 국내의 요구를 트럼프가 받아들인 것일지도 모르고.. 



어찌됐든 분명한 건 이겁니다. 그런 식으로 결렬되었음에도 제재를 확대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건 아직 대화의 여지가 분명하게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거죠. 대화는 하겠지만, 그 조건은 북한이 많이 양보하게 될 것이다.(=내가 더 많은 이득을 볼 작정이다.) 라는 거라고 봅니다. 


아예 트럼프 스스로도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은 중재해달라는 요청을 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자는 거 보면 확실합니다. 또 어떻게 보면 북미회담에 있어서 한국이 빠지는 모양새에서 한국을 끼워넣으려는 외교적 정치공학의 일면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기도 하고요. 트럼프의 친한적인 태도를 생각해보면, 더불어 근래에 한미간의 동맹을 이간질하려는 국내 언론 및 보수 세력에 대해 미군이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한미동맹은 굳건함을 밝히는 걸 생각해보면 또 모를 일입니다.



아니면.. 아예 현재 미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반트럼프 활동 중 하나인 러시아 대선개입 청문회에 대한 이슈를 묻어버리려는 정치행위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외신들 찾아보면 청문회 이야기 쏙 들어가고 회담에 대한 기사만 올라오고 있는 거 보면.. 좀 오바다 싶긴 하지만 트럼프라서 그런 일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미국에 대한 국익에 집중했다는 명분으로 방어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보니.. 일반적으로 그런 국제적으로 큰 의미와 중요성을 가진 일을 자신의 정치적 부담을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정치공학적 판단으로 결렬내버릴까 싶긴 하지만 이 역시 트럼프라서...;;


사실 한국을 끼워넣는다는 딱히 얻을 거 없는 행위를 위해 했다기 보단 청문회 이슈를 묻기 위해 했고 결렬된 회담을 다시 무마하기 위해 한국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보는 게 더 개연성 높은 일이긴 합니다.



뭐..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트럼프는 북한에게 영변 이외의 다른 시설에 대한 폐쇄를 --갑작스레-- 요구했고 이는 북한에 있어서 받아들이기 너무 무거운 요구였죠. 그렇기 때문에 결렬된 것 뿐이지, 이거 하나만으로 무슨 전쟁 위험이 생겼거나 북미관계의 파탄이 발생하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시간이 좀 더 길어질 뿐이고,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는 가짓수와 메뉴가 조금씩 달라질 뿐이죠. 설레발 칠 거 없습니다.

반응형
AND
반응형


일단, 이번 차단 사태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만의 탓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차단, 검열 자체는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그리고 좀 더 포괄적으로는 걍 그 이전부터 쭉. 꾸준히 해왔던 겁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 때부터 검열이 좀 더 빡세진 건 사실입니다. 칼과 흡연 장면에 모자이크를 넣는 등.. 이번엔 HTTPS와 같은 방법을 통한 차단 무력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거고, 다시 말해서 원래 막아왔던 걸 뚫는 기술을 이용했는데, 이번엔 그것도 막았다. 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좀 더 상세하게 패킷 검열 등등은 제가 그런 쪽으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딱히 지금 조사를 한 게 아니라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보니 보류하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도 그런 쪽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검열과 차단 자체는 이전부터 꾸준히 해왔던 겁니다. 단지 그 기술이 좀 더 발달했을 뿐이고, 그 범위가 넓어졌으며, 그에 따라 여러가지 논점들이 발생했습니다. 물론 이거 가지고 정부를 비판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어쩌다보니 그 정권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도, 하필 그 정권에서 그 일을 실행하거나 완료되었다고 해서 어차피 어떤 정부든 그랬을테니, 혹은 그냥 재수가 없어서 하필 그 정권이었으니 그 정권에 책임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죠.


경우에 따라 그 책임의 소지는 줄어들 수 있지만, 없어질 순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문재인 정권기에 벌어진 이번 차단, 검열 논란은 정부에 비판이 돌아가는 건 맞아요. 하지만 그게 문재인의 잘못이다? 비판의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문재인 개인이나 대통령의 잘못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여간, 몇가지 논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패킷 검열 문제.

2.성인의 성인물 소비 문제.

3.리벤지 포르노 문제.



1번의 패킷 검열 문제는 여기서 다룰 이야기가 아니니까 넘어가고.


2번 문제는 확실히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는 일입니다. 유교 탈레반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리고 사회주의 독재국가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확실히 엇나가는 거고, 무식하게 일을 진행시킨 것이며, 음란물에 대한 한국 기득권과 정부 단체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짓거리이긴 합니다.


사실 한국은 유교보다는 기독교의 영향력이 더더욱 강력하기 때문에 유교 탈레반이라기 보단 그냥 기독교 근본주의나 기독 탈레반(?)이라는 표현이 더 사리에 맞을 겁니다. 음란물이나 성적 컨텐츠에 대한 기독교계(더 엄밀히 좁히자면 개신교계)의 위선적인 혐오증은 유명하죠.


어찌됐든, 성인이 성인물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건 확실히 비상식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몇가지 사실들을 이야기하자면, 한국에서 성인 컨텐츠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공사치고 하거나 아니면 카메라 각도, 연기 등을 통해 성기가 보여지지 않는 성인 영화 같은 것들은 적지만 이미 생산되고 있고, 그 외에도 수입되는 성인 작품들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뭐냐면, 해외의 성인 컨텐츠들에 비해 분명하게 경쟁력이 없거나 매우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사거나 즐길 수 있는 합법적인 성인 컨텐츠가 있어도 그 수준이 낮고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법으로 가게 되어 있다는 거죠.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좋든 싫든 그냥 그렇게 이용했고, 어떤 이들은 그게 불법인지 아닌지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성인 컨텐츠를 즐길 수 없다는 건 비상식적이고, 쓸모없는 엄숙주의 쩔어주는 위선적 꼰대식 규제가 엄청나게 많은 게 문제 중 하나인 거고요.



물론 동시에 이런 문제가 하나 발생하는데, 정부-의회-법원이 절대 양보하지 않으려는 영역이 바로 청소년, 미성년자들의 성인물에 대한 접근입니다. 물론 실질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막으려는 개짓거리가 바로 이러한 사태로까지 이어진 거죠. 


여기서 문제가 되는 원인은, 미성년자의 접근을 어떻게 차단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알다시피 성인인증은 개인정보 도용 등으로 쉽게 우회가 되고, 다른 방법들도 어렵지 않게 우회가 가능하죠. 그렇기에 아예 접근 자체를 차단해버리자는 발상으로 성인이든 아니든 걍 싹 다 차단해버리는 겁니다.


여기서 성인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거고요. 합리적인 방법을 내놓지도, 그럴 생각도 없으니 일괄 도매금으로 묶어서 싹 다 차단해버린 겁니다.



리벤지 포르노 문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상식적으로 누구나 동의해야할만한 문제가 맞습니다. 리벤지 포르노는 진짜 불법 맞고, 그걸 떠나서 사람이면 해선 안 될 심각한 폭력 중 하나이자 범죄입니다. 따라서 이건 아동포르노를 전세계적으로 때려잡아서 없애버리고 찾아볼 수 없게 만들었던 것처럼 때려 잡고 없애버려야 하는 게 맞습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규제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거죠. 잊혀질 권리 등 그걸 해결해주는 업체나 단체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라죠.


그리고 이번 차단 사태의 근거 중 하나가 바로 그 리벤지 포르노 문제입니다. 실제 한국에서 생산된 리벤지 포르노가 해외 성인사이트에 떡하니 올려져 있거나 하는 경우가 너무 많고, 사실상 그쪽 루트로 공개, 보급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그 외의 루트가 있기는 하겠지만(ex.트위터 등의 SNS, 카톡 등..) 제가 그런 쪽으로는 잘 알지 못하니 대충 그렇게 돌아가겠지 할 뿐이네요. SNS를 통한 음란물 유통은 이미 유명하고요.



하지만 이 역시 성인이 불법이 아닌 성인 컨텐츠를 즐길 수 없게 한다는 문제가 남는데, 사실 이것도 애초에 해외 포르노를 보는 것도 불법인 걸로 압니다.. 애초에 수입할 수도 없고 방통위 심의를 통과할 수도 없는 컨텐츠들이라, 사실 한국에서 진짜 허용된 극소수의 성인물 컨텐츠를 제외하면 걍 다 불법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방통위가 욕을 존나게 먹어야 하고, 그에 못지 않게 그런 법을 만들고 유지해온 국회를 까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과 같은 불법 사이트 차단은 밤토끼, 마루마루 등의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의 연장선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망가쇼미, 해외 성인물 사이트를 차단하는 거고요. 심지어 그 이전에 클로저스 티나 사건에서 연장되어온 레진 등의 메갈 관련 작가, 사이트에 대해 예스컷 운동을 했었던 것의 연장이기도 하고요.


그 당시 규제를 찬성한다(이후 규제를 해도 안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결국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요? 네 몰랐겠죠. 근데 이렇게 될 거라는 거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아마 그 당시 예스컷 하겠다는 사람들을 봤던 정부 관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존나 개돼지 같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이번에 이런 식으로까지 이루어지는 차단 사태는 아직도 구시대 인간들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도 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통제는 삶의 일부였습니다. 독재시절부터 체화 당해온 통제는 그것을 벗어나는 순간 불안해지게 만들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든 어떻게든 통제하고자 하는 일종의 패티시를 부여하기도 하죠.


어렸을 때부터 자유에 익숙해지지 못했기 때문에 통제에 대한 패티시, 혹은 강박이 발생하게 된 현행 권력자들이 인터넷이라는 자유로운 공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통제하지 못한, 혹은 못했던 자유로운(=위험하고 방종한) 세상이라고 봤을 지도 모를 일이죠.


그러니 어렵고 복잡하고 힘들고 오래 걸리는 방식과 이해보다는, 여러가지 껀수와 명분을 가지고 걍 차단해버리는 방법론을 써버린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영상물 등의 경우 방통위의 심의를 받지 못하면 팔 수도 없다는 등의 문제와, 검열과 차단 문제에 대해 제대로된 법안을 마련하거나 개정하지 않고, 더 나아가 선진국 기준의 성 관련 인식과 규제 수준을 갖추지 못한 꼰대정신의 국회에 문제가 있죠.


앞서 이야기 했듯이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그리고 경쟁력 있는 성인물 컨텐츠를 즐기기란 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소라넷이 규제를 받으며 점점 음지화되고 변태성이 극화되는 범죄적 변태소굴로 변화했듯이, 여전히 사람들은 우회를 하든 뭘 하든 방법을 찾아내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반동이 없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규제(대체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와 합리적인 생산-유통 구조를 만들어서 양지화시키고 성인들이 정상적으로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음란물, 성인물에 대한 규제가 그 어느 나라보다 심한 게 한국이죠. 거의 중동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수준으로. 

반응형
AND
반응형


사람들은 권력을 가지면 욕심이 더 커지기 때문에 더 많은 권력을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돈이 생기면 더 부족하게 느껴지고 권력을 가지면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싶어한다는 거죠. 단지 더 커진 욕심 때문에요.


하지만 이건 너무나도 1차원적인 이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권력, 혹은 돈이 생기면 더 많은 걸 가지고 싶어지는 욕심이 생기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끝 없이 붙는 욕심의 가속도가 붙게 된다는 건 설명하기에 덜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력, 자본주의 사회에선 자본이 될수도 있겠죠. 이러한 권력을 가지면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권력을 얻고자 하는 가속도가 붙는 것에는 단순 인간의 내적 욕심이라는 기제 뿐만 아니라 권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비용의 발생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보편적인 설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권력을 유지시키는 것은 쉬운 게 아닙니다. 단지 가지기만 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해 투자하고 사용되어야 할 많은 비용들이 있으며, 그것을 획득한 이후에도 유지시키기 위한 비용 또한 있습니다. 즉, 권력을 얻고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꾸준히 나가는 것이 있다는 거죠.


권력을 자본으로 비유하자면, 권력은 자본이고 유지비용은 부채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자본의 순이익과 부채의 간극만큼 만족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순이익이 높은 수록, 부채는 낮을 수록 권력에 만족도가 높을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노동과 다각적인 인간관계, 사내정치, 정신력, 인지력, 가정, 커리어, 미래 등에 소모되고 투자되고 이것저것 발생하는 비용들 또한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자신의 연봉만큼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불행하다고 여길 것이고, 버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즉, 더 많은 돈을 벌고 싶고 더 높은 직위에 올라가고 싶어하게 될 것이죠.


마찬가지로 실제 정치인, 고위 공무원 등의 수 많은 권력자들은 그만큼 높은 업무 강도를 가지고 있고, 그러한 강도를 버티는 능력적으로는 굉장히 뛰어난 인재들인 것은 사실입니다. 단지 높은 곳으로 갈수록 큰 그림을 보는 통찰력과 그러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안목에 따라 실무 행정능력과는 별개로 유능함과 무능함이 갈리는 거겠지만요.


하여간, 그러한 상승성 있는 인간들은 거기에서 다 내려놓고 모아놓은 것을 가지고 만족하고 사는 것보다 -비록 타성에 젖은 행동일순 있어도- 더 비용을 투자하여 높은 직위를 얻거나 더 높은 연봉을 받으려 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권력에 대한 획득 욕심의 가속도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거죠. 자신이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투자한 비용대비 만족도가 낮다면 더 높은 권력을 가지고 싶어하는 겁니다. 욕심은 부족함에서 발생하는 거고, 부족한 만큼 추구하게 되는 겁니다. 물론 이걸 아주 간단히 통찰하자면 권력(돈)을 가지면 가질 수록 더 원하게 된다. 즉, 욕심이 더 커지게 된다. 라고 말할 수 있지만, 너무 함축된 설명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설명에 설득력을 가지기엔 모자라죠.


물론 이러한 설명은 불완전하고, 권력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쾌감과 같은 보편적인 원인 또한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권력을 가지면 욕심이 더 커지기 때문에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싶어한다. 라는 고전적이고 일차원적인 설명보다는 더 보편적인 원리를 더 말이 되게 설명할 수 있지 않나 싶군요. 

반응형
AND

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849)
취미 (849)
백업 (0)

RECENT ARTICLE

RECENT COMMENT

CALENDAR

«   2019/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