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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이야기

성인 사이트 등 불법 사이트 차단 사태에 대한 단상.

by Konn 2019.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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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차단 사태는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만의 탓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차단, 검열 자체는 이명박 정부시절부터, 그리고 좀 더 포괄적으로는 걍 그 이전부터 쭉. 꾸준히 해왔던 겁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 때부터 검열이 좀 더 빡세진 건 사실입니다. 칼과 흡연 장면에 모자이크를 넣는 등.. 이번엔 HTTPS와 같은 방법을 통한 차단 무력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거고, 다시 말해서 원래 막아왔던 걸 뚫는 기술을 이용했는데, 이번엔 그것도 막았다. 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좀 더 상세하게 패킷 검열 등등은 제가 그런 쪽으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딱히 지금 조사를 한 게 아니라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보니 보류하고,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도 그런 쪽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검열과 차단 자체는 이전부터 꾸준히 해왔던 겁니다. 단지 그 기술이 좀 더 발달했을 뿐이고, 그 범위가 넓어졌으며, 그에 따라 여러가지 논점들이 발생했습니다. 물론 이거 가지고 정부를 비판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어쩌다보니 그 정권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도, 하필 그 정권에서 그 일을 실행하거나 완료되었다고 해서 어차피 어떤 정부든 그랬을테니, 혹은 그냥 재수가 없어서 하필 그 정권이었으니 그 정권에 책임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죠.


경우에 따라 그 책임의 소지는 줄어들 수 있지만, 없어질 순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문재인 정권기에 벌어진 이번 차단, 검열 논란은 정부에 비판이 돌아가는 건 맞아요. 하지만 그게 문재인의 잘못이다? 비판의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문재인 개인이나 대통령의 잘못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여간, 몇가지 논점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패킷 검열 문제.

2.성인의 성인물 소비 문제.

3.리벤지 포르노 문제.



1번의 패킷 검열 문제는 여기서 다룰 이야기가 아니니까 넘어가고.


2번 문제는 확실히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는 일입니다. 유교 탈레반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그리고 사회주의 독재국가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확실히 엇나가는 거고, 무식하게 일을 진행시킨 것이며, 음란물에 대한 한국 기득권과 정부 단체의 시각을 잘 보여주는 짓거리이긴 합니다.


사실 한국은 유교보다는 기독교의 영향력이 더더욱 강력하기 때문에 유교 탈레반이라기 보단 그냥 기독교 근본주의나 기독 탈레반(?)이라는 표현이 더 사리에 맞을 겁니다. 음란물이나 성적 컨텐츠에 대한 기독교계(더 엄밀히 좁히자면 개신교계)의 위선적인 혐오증은 유명하죠.


어찌됐든, 성인이 성인물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건 확실히 비상식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몇가지 사실들을 이야기하자면, 한국에서 성인 컨텐츠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공사치고 하거나 아니면 카메라 각도, 연기 등을 통해 성기가 보여지지 않는 성인 영화 같은 것들은 적지만 이미 생산되고 있고, 그 외에도 수입되는 성인 작품들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뭐냐면, 해외의 성인 컨텐츠들에 비해 분명하게 경쟁력이 없거나 매우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사거나 즐길 수 있는 합법적인 성인 컨텐츠가 있어도 그 수준이 낮고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법으로 가게 되어 있다는 거죠.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좋든 싫든 그냥 그렇게 이용했고, 어떤 이들은 그게 불법인지 아닌지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성인 컨텐츠를 즐길 수 없다는 건 비상식적이고, 쓸모없는 엄숙주의 쩔어주는 위선적 꼰대식 규제가 엄청나게 많은 게 문제 중 하나인 거고요.



물론 동시에 이런 문제가 하나 발생하는데, 정부-의회-법원이 절대 양보하지 않으려는 영역이 바로 청소년, 미성년자들의 성인물에 대한 접근입니다. 물론 실질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막으려는 개짓거리가 바로 이러한 사태로까지 이어진 거죠. 


여기서 문제가 되는 원인은, 미성년자의 접근을 어떻게 차단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알다시피 성인인증은 개인정보 도용 등으로 쉽게 우회가 되고, 다른 방법들도 어렵지 않게 우회가 가능하죠. 그렇기에 아예 접근 자체를 차단해버리자는 발상으로 성인이든 아니든 걍 싹 다 차단해버리는 겁니다.


여기서 성인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거고요. 합리적인 방법을 내놓지도, 그럴 생각도 없으니 일괄 도매금으로 묶어서 싹 다 차단해버린 겁니다.



리벤지 포르노 문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상식적으로 누구나 동의해야할만한 문제가 맞습니다. 리벤지 포르노는 진짜 불법 맞고, 그걸 떠나서 사람이면 해선 안 될 심각한 폭력 중 하나이자 범죄입니다. 따라서 이건 아동포르노를 전세계적으로 때려잡아서 없애버리고 찾아볼 수 없게 만들었던 것처럼 때려 잡고 없애버려야 하는 게 맞습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규제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거죠. 잊혀질 권리 등 그걸 해결해주는 업체나 단체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라죠.


그리고 이번 차단 사태의 근거 중 하나가 바로 그 리벤지 포르노 문제입니다. 실제 한국에서 생산된 리벤지 포르노가 해외 성인사이트에 떡하니 올려져 있거나 하는 경우가 너무 많고, 사실상 그쪽 루트로 공개, 보급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그 외의 루트가 있기는 하겠지만(ex.트위터 등의 SNS, 카톡 등..) 제가 그런 쪽으로는 잘 알지 못하니 대충 그렇게 돌아가겠지 할 뿐이네요. SNS를 통한 음란물 유통은 이미 유명하고요.



하지만 이 역시 성인이 불법이 아닌 성인 컨텐츠를 즐길 수 없게 한다는 문제가 남는데, 사실 이것도 애초에 해외 포르노를 보는 것도 불법인 걸로 압니다.. 애초에 수입할 수도 없고 방통위 심의를 통과할 수도 없는 컨텐츠들이라, 사실 한국에서 진짜 허용된 극소수의 성인물 컨텐츠를 제외하면 걍 다 불법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방통위가 욕을 존나게 먹어야 하고, 그에 못지 않게 그런 법을 만들고 유지해온 국회를 까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과 같은 불법 사이트 차단은 밤토끼, 마루마루 등의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의 연장선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망가쇼미, 해외 성인물 사이트를 차단하는 거고요. 심지어 그 이전에 클로저스 티나 사건에서 연장되어온 레진 등의 메갈 관련 작가, 사이트에 대해 예스컷 운동을 했었던 것의 연장이기도 하고요.


그 당시 규제를 찬성한다(이후 규제를 해도 안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결국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요? 네 몰랐겠죠. 근데 이렇게 될 거라는 거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아마 그 당시 예스컷 하겠다는 사람들을 봤던 정부 관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존나 개돼지 같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이번에 이런 식으로까지 이루어지는 차단 사태는 아직도 구시대 인간들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도 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통제는 삶의 일부였습니다. 독재시절부터 체화 당해온 통제는 그것을 벗어나는 순간 불안해지게 만들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든 어떻게든 통제하고자 하는 일종의 패티시를 부여하기도 하죠.


어렸을 때부터 자유에 익숙해지지 못했기 때문에 통제에 대한 패티시, 혹은 강박이 발생하게 된 현행 권력자들이 인터넷이라는 자유로운 공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통제하지 못한, 혹은 못했던 자유로운(=위험하고 방종한) 세상이라고 봤을 지도 모를 일이죠.


그러니 어렵고 복잡하고 힘들고 오래 걸리는 방식과 이해보다는, 여러가지 껀수와 명분을 가지고 걍 차단해버리는 방법론을 써버린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영상물 등의 경우 방통위의 심의를 받지 못하면 팔 수도 없다는 등의 문제와, 검열과 차단 문제에 대해 제대로된 법안을 마련하거나 개정하지 않고, 더 나아가 선진국 기준의 성 관련 인식과 규제 수준을 갖추지 못한 꼰대정신의 국회에 문제가 있죠.


앞서 이야기 했듯이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그리고 경쟁력 있는 성인물 컨텐츠를 즐기기란 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소라넷이 규제를 받으며 점점 음지화되고 변태성이 극화되는 범죄적 변태소굴로 변화했듯이, 여전히 사람들은 우회를 하든 뭘 하든 방법을 찾아내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반동이 없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러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규제(대체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와 합리적인 생산-유통 구조를 만들어서 양지화시키고 성인들이 정상적으로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음란물, 성인물에 대한 규제가 그 어느 나라보다 심한 게 한국이죠. 거의 중동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수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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