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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이야기

"네가 좆됐으면 좋겠어."

by Konn 202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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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청년들은 정치를 밈적인 관점에서 받아들이게 되었기에 정치는 그것을 즐기는 이들에게 무겁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게 되었다. 도리어 그것은 하나의 즐길 거리가 되었고, 나름의 지적 유희에 가까워지기까지 했다. 그들의 소통이나 정치를 다루는 방식이 지적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그들 스스로는 특정한 정치적 이슈나 관점을 공유하고 그것에 공감 하는 것을 즐긴다.

모든 보수 청년들이 그러라리라는 것은 편협할 것이기에, 여기서 말하는 보수 청년들이랑 디씨-일베-펨코와 같은 커뮤니티의 정서를 공유하고 인터넷 문화에 익숙하며 민주당과 진보좌파에 대한 불신과 혐오마저 가지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다시 말해, 다른 대부분의 이유보다 민주당이라서 싫고 진보좌파라서 싫어서 윤석열을 찍어 대통령을 만들어준 이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범위는 완벽한 것도 아니고 완전한 것도 아니며 엄밀할 수도 없기에 어떠한 정확한 모델을 상정하는 것보다, 우리가 디씨, 일베, 펨코 등 보수 성향 커뮤니티를 하며 그러한 정서를 가지고 있는 청년 보수라 했을 떄 대충 어떠한 공감대로 그려지는 상을 상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이들은 소아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무슨 의미냐면, 피상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주 똑똑한 지성을 가지고 교묘한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믿기도 하다. 정치를 가볍고 간단한 것으로 바라보는 것만큼 피상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세상의 다양성보다 자신들의 관점 내에서 해석되는 것만을 상상할 수 있다. 정확히는, 극단적인 정도만큼이나 그들의 편협함 이상을 상상할 능력이 부족하다.

그들은 단순함을 추구하고 그것보다 복잡한 것을 쉽게 받아들일 지적 작업 능력이 부족하거나 거부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작성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세하고 정확하되, 길고 지루한 글보다 오류와 왜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와 한두 줄 정도의 대화형 서술을 더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즉, 밈적인 문법을 더 선호한다.

물론 그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적 지식이나 다방면에 팩트체크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보니 왜곡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더불어 밈적인 문법 역시 아주 쉽고 간단하게 작성되어 이해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선호할 방식이다.

따라서 밈적 서술이 문제라기보단, 그저 하나의 태도를 설명하는 근거로서 볼 수 있다.


사이다패스로 통칭되는 태도가 그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그리고 좌우와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사이다적인 전개와 결말을 선호한다. 문제는 그것이 현실감각을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우리는 외교를 이야기할 때 당연히 현실적인 관점을 수용해야한다. 그것을 선호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현실감각 없는 외교는 당연히 국가간 갈등과 분쟁을 발생시키거나 국익의 상실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하는 외교는 초강경한 대중외교와 비이성적인 정도로 패배주의적인 대일외교, 그보다 더 신앙적인 대미외교의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미세먼지 문제는 크게 점화되었는데, 당시 보수진영의 비판은 타국 영토의 타국 재산인 공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대한민국 정부가 막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여전히 의문이다. 한국 정부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공장발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선 해안 공장지대에 대한 광범위한 폭격 외엔 뭐가 있을까. 설마 대한민국이 중국 정부에 미세먼지 발생을 문제 삼고 항의한다고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곧장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이라고 가지고 있는 것일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단지 문제가 있는데, 그 책임소재를 민주당 정부에 뒤집어 씌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명분과 이유가 필요한 것이지 그게 합리적이냐, 혹은 진짜 그들의 책임이냐를 따지려는 게 아니다. 그냥 문재인이고 민주당이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없다.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고 타당해 보이는 것조차 그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지 그들의 본질적 입장은 아주 간단하다. 민주당과 진보좌파면 공격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른 척 한다.

그냥 뭐하나 잘 걸렸다 싶은 게 있으면 그걸 이유로 삼는 것이고, 당연히 공정할 이유가 없다. 그들이 시기와 대상에 따라 입장이 다른 이중성이 나타나는 까닭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들의 소아병적인 태도는 한가지 심각한 태도를 내포하고 있다.

바로 "네가 좆됐으면 좋겠어." 심리이다. 지난 대선 당시 스트리머 스틸로(Steelo, 조강현)은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가지고 있고, 대선 방송 당시 윤석열을 응원한 바 있다. 개표 방송 당시 새벽 4시까지 방송을 했고, 윤석열 당시 후보가 이재명 당시 후보를 역전하자 좋아하며 춤을 췄다.

그가 단순히 이재명 후보를 싫어하고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했기 때문일까? 그 이유가 합리적이거나 최소한 타당한 이유였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윤석열을 찍은 적지 않은 이들이 자신만의 타당한 이유보다는 그보다 더 강력하게 작동하는, 민주당과 이재명이 좆되는 꼴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들은 민주당의 패배와 이재명의 정치적 몰락을 조롱하고 싶은 것이고, 그러한 자극적인 추락은 그들에게 승리감과 쾌감을 가져다주었을 것이다. 즉, 그들은 마음에 들지 않은 놈들이 완전히 나락까지 추락하고 패배하고, 몰락하는 것을 보고 짓밟는 가해, 혹은 보복, 혹은 정의구현의 쾌감을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정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도 분명하게 책임이 크고 나름 잘 했거나, 게임을 이끌어온 공이 큰 유저가 패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같은 편 유저를 비난할 때 상대팀은 단지 그게 더 재밌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잘 했던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고 조롱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이것은 그들만의 사유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누가 가장 많이 죽었고 누구에게 가장 많이 죽었으며, 적절한 아이템을 선택한 사람과 아닌 사람, 위치와 교전 타이밍 등 다양한 요소에 있어서 누가 가장 잘했고 못 했고는 싸운 당사자들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의 책임자가 아닌 열심히 잘한 사람을 조롱하는 건 단순히 그게 더 재밌고 가해의 쾌감을 가져다준다는 이유에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이익이 크지 않거나 심지어 내가 다소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람이 더 큰 손해와 피해, 고통을 받길 원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단순히 다른 사람이 좆되길 바라는 악의를 가지고 판단하고 행동할 뿐 어떠한 생산적 방향과 가치를 따지지 않는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약자를 짓밟을 때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선과 악 따위의 가치판단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예 없는 건 아니다만, 억지로라도 자신들이 정당하다는 정신적 공상을 만들어서라도 해결한다.

안전한 곳에서 반격할 수 없는 약자를 상대로 무절제한 공격을 가하는 것.

애초에 일베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자신들이 겪지도 않은 것과 사실인지 알지도 못하는 썰을 기반으로 증오와 혐오를 만들고 구성해낸다. 그리고 그것을 공격하는 것을 정의롭다 여긴다. 심지어 그 공격 방식과 방법이 올바른가와 대상이 정확한가에 대해서도 중요치 않다. 그들은 그러한 사실, 아니. 진실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거리에 나와 조직을 구성하지 않았을 뿐 검은 셔츠를 입은 청년단이나, 누군가의 이름을 딴 소년단, 혹은 서북에서 내려온 청년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더 나약하고 졸렬할 뿐이다.


앞서 언급한 사이다패스가 일개 개인, 그리고 그 개인의 집합이 특정할 수 있는 성향의 집단이 되었을 때도 그러하다. 그들이 약자를 짓밟고 무절제한 폭력을 추구하는 것은 그들은 그것이 정의롭다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령, 진보좌파 종북친중빨갱이는 죽여 없애야 한다는 것은 그들이 말로 하지 않을 뿐 그들이 진보좌파를 공격하며 혐오하고 증오하는 정서의 중핵을 이룬다. 혹은 그 역일 수도 있다. 혐오의 정서가 그들의 말살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는, 진보좌파라는 적을 없애야 하며, 그것은 정의롭다는 것이다. 정의롭기에 악에 대한 타협은 오직 불리할 때 뿐이며 그들에 대한 자비 없고 타협 없는 폭력은 정당할 뿐더러 정의롭다. 자신들이 공격당할 때 좌파와 우파라는 두 날개의 균형을 말하지만 불리할 게 하나 없을 때 당당하게 진보, 좌파와의 투쟁을 말한다. 그들에게 진보좌파는 적이다.

그리고 그들의 몰락과 그들에 가하는 폭력이란 그 정당성과 사회적 손실 발생과 별개로 사이다패스를 자극하는 주제인 고로, 모든 것은 쾌감 아래 감수될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을 공격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법적, 제도적 선을 아슬아슬하게 타거나 심지어 그것을 위반하기까지 한다.

진보좌파를 공격할 수만 있다면 불법적으로 사찰을 진행하거나, 법적 장난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집기도 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서 처벌하도록 공작을 벌이기도 한다. 심지어 국가 기밀을 유출시키거나 국가적 회담 자료를 왜곡하며 공개하거나, 귀중한 정보원과 정보 습득 경로를 잃어버려도 무방하다. 자신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면 국가적 기관을 해체하며 그들의 역량과 정보원을 모조리 날려버려도 무방하다.


결국 이들의 사이다패스적 혐오는 필연적으로 '남탓'으로 흐른다. 이것은 여초 커뮤니티 내지는 일부 여성의 소아병적 무책임성과 궤를 같이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는데, 1)자신은 모든 정당성을 확보한 피해자/정의의 포지션이고, 2)내가 공격하는 자는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있기에 3)내 공격은 정당하고 정의롭다는 것이다.

거기에 하나 더, 그들은 완벽한 정의와 정당성 위에 공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억울함, 분노, 증오심, 혐오심과 같은 '비이성적 감정'에 근거하여 그 폭력의 수위는 가변적으로, 주로 매우 높은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설령 자신들이 정당한 피해자가 맞고 가해자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정당하더라도 그러한 비판/공격에 이성적 합리가 작동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마땅히 받아야 할 만큼의 공격, 비난, 비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죽을 때까지, 완전히 매장될 때까지 밟지 않고서는 속이 풀리지 않는다는 정서가 형성되어 있다.

잘못은 네가 했는데, 왜 내가 눈치를 봐야 하는가. 네가 한 잘못은 너무나도 커다랗기 때문에, 죽어 마땅하다. 너 같은 놈들이 다시 재기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 와 같은.


이것은 현실 정치에서도 유사하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우린 아무런 잘못도 없고, 이 모든 것은 전 정권, 경쟁 정당, 진영 탓이다. 라고 말이다. 이러한 이론은 무적이기에 결국 모든 현상과 사건의 책임은 남의 것이 된다. 이것은 그들이 정권을 차지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가리지 않는다. 남탓으로 대표되는 무책임성은 그들 멘탈리티의 핵심 요수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게 다 노무현 탓이다. 로 대표되며 이후로도 꾸준히 반복되는 전 정권탓, 민주당탓의 반복 역시 진보좌파와 민주당, 문재인 정권이 두들겨 맞아 마땅하고 죽어 사라져야 할 정당성을 요구한다.


그들이 왜 좆됐으면 좋겠는가? 아니 꼽기 때문이다. 왜 그들이 망했으면 좋겠는가? 그들이 띠껍기 때문이다. 왜 그들이 죽어 사라졌으면 좋겠는가? 그들이 개새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단지 진보좌파를 국가의 적으로 삼아 공격해왔던 극우보수의 전통이나 다름이 없기에, 이 수십년된 적대성이 특이할 것은 없지만, 102030 세대에서 형성된 "네가 좆됐으면 좋겠어." 정서는 특기할 만 하다.

언젠 아니었겠냐만 진보보수, 좌파우파를 가리지 않고 평범한 대부분의 대중들이 가지는 사회와 사건을 바라보는 피상적 이해와 빈약한 통찰, 근시안적 시야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혐오의 시대이다. 좀 더 자주 쓰이는 말로 바꾸자면 난세이다.

극단주의가 이전보다 더 강력해졌고,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 중에서 한국의 극단주의는 한국다운 속도로 빠르게 확산되었으니, 그 속성에 따라 근시안적이고 폭렬적이며, 더 강경한 주장이 힘을 얻는 게 이상할 것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102030의 가치관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쳤고, 청년 보수의 극단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일베/일베적 인터넷 문화이다.

그들에게서 합리성이 배제된 현실인식, 기준이 결여된 공정성, 노골적인 편파성, 비인간적 윤리의식을 비롯하여, 책임의식 없는 소아병적 찌질함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극단주의에 경도되어 있는 것이고, 그 색깔이 일베에서 보여준 그것들과 유사한 이유 역시 일베와 디씨에 잠식된 일부 커뮤니티 내지는 큰 영향을 미친 인터넷 문화를 경험한 보수 청년 세대의 인터넷 환경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글에서 언급한 모든 요소들이 합쳐진 결과 특히 청년 세대 보수들에게서 "네가 좆됐으면 좋겠어." 정서가 나타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한 정서는 진보적인 가치가 없다. 무언가 더 나아지길 바라거나,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그러는 게 아니다. 무엇가 없어지면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만들어진다거나, 더 나은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여기는 게 아니다.

물론 그들은 말로는 그렇게 말할 것이고, 아마 물어보면 그러한 믿음을 떠올리며 스스로 그렇게 믿는다 할 것이다. 하지만 난 그게 아니라고 본다. 그건 어디까지나 남에게 해야 할 말이기 때문에 떠올리는, 보여주고 들려주기 위한 변명과 궤변일 뿐 그들의(아마 그들 본인조차 자각해본 적 없는) 본심은 훨씬 단순하다.

"저 새끼 존나 맘에 안 드는데 좀 좆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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