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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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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에요. 민주화 시키지 않아요.'

이번 전효성의 민주화 발언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일베라는 사이트를 안다면 쉽게 알아 챌 수 있을겁니다. 본래 민주화라는 의미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이들에겐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죠. 독재, 혹은 왕정같은 하나의 철인이 국가의 모든 것을 결정하며, 그들이 부패한 경우 그로 인해 피해받는 이들은 그 국가의 불특정 다수이기 때문이죠.


현대적 관점에서 이러한 독재와 왕정은 지양되며, 민주주의라는 현재까지의 정치체제 중 가장 합리적인 체제를 지향하는 것이 옳다고 여기는 것은 민주주의가 가지는 가치와 그간의 투쟁의 무게 덕일겁니다.



일베라는 사이트에서 민주화는 이러한 원래의 의미가 탈색되어버린 뒤틀리고 왜곡된 의미로 사용되어집니다. 비추천 = 민주화라는 등식에 의해 민주화라는 단어는 곧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되어버렸죠. 이러한 왜곡된 의미의 민주화의 시초는 사실 일베가 아니라 디씨인사이드에서 출발합니다.


보통 진보 계열 사이트에서 보수 성향의 발언을 했다가 심한 악플과 많은 반대수를 받게 될 경우 민주화되었다고 하였고, 일베충의 선배격인 정사충이 포진되어있는 정사갤에선 온갖 나쁜 의미를 다 민주화라고 불렀죠. 이 민주화라는 단어는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만들어진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민주화라는 단어는 오랜기간의 투쟁과 노력으로 얻어진 민주주의를 부정하며, 그러한 노력을 쌓아온 모든 이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전효성이 비난을 받는 이유는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사갤, 일베에서 사용되는) 뒤틀린 의미의 민주화라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본래의 의미의 민주화가 아닌 부정적으로 왜곡된 의미로 민주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은 반일베성향이 강한 이들이라면 무릇 분노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정상적인 국가관을 가진 이들이라면 민주화라는 단어를 저런 식으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것을 알지 않겠습니까? 몰라서 사용했다지만, 몰라서 흑인을 니그로라고 하는 것이 욕을 안 먹을 이유는 없죠.



또한 이것은 한가지 사실을 견지합니다. 민주화라는 단어가 이렇게 쉽게 퍼지고 공인의 입장에서도 튀어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그 용어를 사용하는 자들이 그 용어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단적으로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등을 가도 어린 사용자들이 민주화를 아무런 자각없이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민주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그저 디씨, 일베발 유머자료 같이 붙어나오니 낄낄대며 자기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거죠. 전에 제가 쓴 <일베충은 어떠한 정치적 신념에 의해 모인 존재들이 아니다.> 라는 글의 끝부분에 주장한 것과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말입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에 대해 제대로된 교육이나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이러한 단어를 그리 가볍고 부정적으로 사용할 단어가 아닌데도 아무런 자각없이, 경계없이, 성찰없이 사용되는 현 세태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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