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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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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에... 제가 뭐 직접 본 건 아니고 건너들은 이야기지만, 90년대말, 김대중 정권 시절 군가산점이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는데, 당시 인터넷보다 PC통신 시절이었고 그 시절 게시판에서의 큰 화두 중 하나가 군 가산점이었는데, 당연히 남성들은 이러한 사실에 격분해 있었다죠.


그 반향은 매우 뜨거웠음에도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군 가산점을 못받게 되는 남자들은 차분한 상태에서 논리적인 담론을 이어나가기 보다는 무조건적인 여성/여성계에 대한 인신공격과 각종 비난들을 퍼붓고, 조금이라도 여성이나 여성계에 쉴드를 치는 남자가 있으면 이화여대 간첩이니 뭐니하는 욕이야 기본으로 먹고 들어갔고, 심지어 정상적인 반론임에도 불구하고 까였다고 합니다.


이런 건전한 논쟁과 담론없이 단지 군가산점제를 빼앗긴 분노를 표출'만'하고 있던 이들 사이에서 차분한 분위기로 논쟁을 지속했던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죠. 그렇게 분노만 표출하고'만' 있으니 남자들의 정당성있는 논리나 근거따위는 당연히 없었고 결국 군가산점제에 제대로된 브레이크를 못 걸었다고 합니다.


뭐, 지금 위헌판결을 보면 아주 틀린 논리는 아니더군요. (위헌판례 보러가기)



이번에 어머니 가산점제가 이야깃거리로 등장한 이후에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제가 문제삼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문제의 본질은 성차별따위가 아니라, 성갈등이라는 비소통과 분노에 가려진 그 원인이 따로 있다는 겁니다.


남자들에게 20대 시절의 1/5인 약 2년은 절대 적은 시간이 아닙니다. 군대를 갔다오면 머리가 굳는다죠? 대학에 곧바로 복귀하기도 어렵고 심지어 그곳에서 다치거나 죽거나, 병이라도 얻어오면 억울할 수 밖에요, 돈이라도 잘 받으면 몰라, 꾸준히 오르고는 있다지만 실제론 최저임금도 못받는게 현실이죠.


보면 남성과 여성은 20대의 출발시점과 진행의 흐름에 있어 남자들은 불평등한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군가산점이라는 것이 도입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게 98년도에 위헌판결을 받으니 남성들은 분노했던거죠.



하지만 이 문제의 본질은 군대에서 2년 썩다온 남자들에게 군가산점을 줘야한다가 아니라 20대 남자들을 2년간 군대로 끌고가는 징병제에 문제를 제기해야합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이자 최초 발생지점이니까요.


간단히 따져서, 징병제가 없으면 남성에게만 주는 군가산점에 대해 논의할 가치도 없다는 겁니다. 모병제라면 미국처럼 또 모를까요. 그러니 이런 싸움이 법, 제도, 통념인 강제징집을 하는 징병제, 즉 남성에 대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국가와 남녀의 차이를 떠나서 손에 손잡고 투쟁해야한다 이런겁니다.


북한이 바로 위에 있는데 모병제로 어떻게 돌리느냐 할 수 있는데, 뭐, 저도 그 의견에 딱히 반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위협에 있어서 일정 수준의 병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제가 아직도 구닥다리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동의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강제징집의 폐지라는 소리 또한 낼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 타이밍이긴 하다만 그렇다고 우리만 가니까 존내 억울하니 여자도 군대 보내자니 하는,


남성과 여성의 싸움, 대립구조로 몰고가는 치졸하고 단순하기 짝이 없는 생각머리는 영 아니라고 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문제의 본질이라 근본 원인은 징병제에 있거든요. 그것이 국가의 상황에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의 영역에서는요.



이런 논리의 연장선에서, 어머니 가산점제의 진정한 문제, 근본 원인은 여성에게 임신 및 육아, 출산에 대한 배려가 없는 낙후된 복지상황과 일반 사회의 인식, 기업의 태도에 있는건데, 이를 출산한 여성과 출산하지 않은 여성, 남성의 대립구조로 몰고가는 것은 정말 단순하고 멍청하기 짝이 없는 생각머리라는 겁니다.


회사에 취직한 여성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면 퇴직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렇게 압박하는 전반적인 풍토의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의 인식을 한 뒤 이 풍토를 바꿔야 하는 것이 진정한 문제 해결을 이룩하는 것인데 이걸 가산점 따위로 해결보자는건 그야말로 '꼼수'라고 할 수 있지 싶습니다.




다시 요약해보자면 군가산점 문제의 본질은 징병제에 있고, 어머니 가산점제 문제의 본질은 임신한 여성을 퇴직하게 만드는 사회 풍토에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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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ㅁㄴㅇㄹ 2013.05.31 17:56 address edit/delete reply

    주인장님 말씀대로 분노의 촛점이 잘못되었는데 단순히 군대를 가지 않는다/애를 낳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성에게 화풀이를 하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뭐라고 말을 해도 전혀 통하지도 않고요;
    그래도 여자들은 공격적인 화법은 잘 안 쓰는 편이라 좀 나은데 군대 얘기 나오면 남자 유저들은 눈이 뒤집히더군요..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05.31 18:32 신고 address edit/delete

      대개 답답하긴 한데 뭐라고 말해야할지 몰라서 여성에 대한 과격한 비난이 더 심한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힘들고 시간 아까운데 여자는 그걸 가벼히 여기는 것에 대한 억울함이라고나 할까..

      하여간 이러한 분노의 초점, 문제를 제기해야할 대상은 이성이 아니라 그 근본적인 이유인 사회, 국가 등에 있죠.

  2. 한탄 2014.03.09 13:09 address edit/delete reply

    원치 않는 군대 가는것도 정말 싫지만, 그 안에서 원하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과 2년을 한방에서 그것도 가장 엄격한 계급사회에서 살아야 한다는것 자체가 지옥같은 사람도 많습니다. 외부에 알려져 있는것보다 군에서 자살하는 사병들은 훨씬 많습니다. 그나마 몸이라도 건강하게 전역하면 다행이지만 각종 질환이나 부상을 입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군대에서 다친게 있어서 그곳이 쑤실때마다 분노가 납니다. 하지만 글쓴님 말씀대로 우리나라도 모병제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휴전상태인 나라가 징병제를 포기하는 경우는 전례도 없고 또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그냥 이 나라에서 남자로 태어난게 죄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네요. 가산점만 폐지해놓고 어떠한 보상책도 제시해 주지 못하는 국가의 무능함도 한탄스럽습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4.03.09 14:26 신고 address edit/delete

      온갖 악습과 장비, 인식을 말끔히 개선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아직도 21세기에 맞지 않는 낙후된 군대라죠. 징병제인 고로 인격에도 미달된 인간들이 선임이든, 후임이든, 동기든 만날 수 있는 곳이 군대인거라 사람 잘못 만나면 정말.. 총기난사 사건이 괜히 터지는게 아니죠.

      자살하는 사람이 1년에도 수십은 되는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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