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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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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해당되는 글 36건

  1. 2019.11.22
    지소미아 결정과 문 정부의 외교적 승리.
  2. 2019.11.21
    조선일보, 극우보수의 반국가적 한미관계 불안선동
  3. 2019.08.15
    한국 극우보수의 반공과 민족주의적 특이성에 대한 단상. 10
  4. 2018.05.27
    북미회담에 대한 외교적 맥락의 이해.
  5. 2018.05.11
    왕이 방북과 김정은 방중에 대한 단상.
  6. 2018.02.27
    한반도 통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7. 2018.02.21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도 상승에 대한 외교적 단상.
  8. 2018.02.20
    전쟁에 대해 한국인들이 가지는 이상적 망상.
  9. 2018.01.03
    대북정책에 남한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
  10. 2018.01.02
    북한 신년사와 정부의 답변에 대한 외교적 단상
  11. 2017.08.09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
  12. 2017.05.25
    북한은 어째서 핵을 고집하는가. 북핵 딜레마.
  13. 2016.11.15
    트럼프 당선과 대중정치의 함정.
  14. 2014.10.26
    미국의 정당방위, 한국의 과잉방어. 20
  15. 2014.06.21
    범죄자에게 더 많은 예산을 씁시다. 4
  16. 2013.10.12
    강대국의 조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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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WTO제소 중단(종합)

[속보] 한·일 양국 정상회담에 합의…"12월 중 개최"
일, 고노 방위상 "지소미아, 제대로 된 연장이 중요"

[속보]청와대 "언제라도 GSOMIA 종료 효력 되살릴 수 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2&aid=0002976353&viewType=pc



조건부 연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미국 때문입니다. 마지막까지 기회를 주는 한국이라는 거고, 이것마저도 거절하면 미국은 지소미아에 대해 한국에게 뭐라한 명분이 없어집니다. 마찬가지로 한국도 미국이 뭐라고 하면 누 차례 기회 줬는데 일본이 다 걷어찬 거라고 방어할 명분이 되죠. 일본이 굽혀도 한국은 잃을 게 없고 거절하고 종료해도 잃을 게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일본은 아니죠.


이미 한국은 일본 의존도 줄이고 국산화 시켜서 쓰는데다, 한국 반도체 수출량은 오히려 올랐다고 하고, 일본은 수출 줄었고 판매처 줄어서 손해죠. 다시 규제 풀어도 신뢰를 잃은 일본산 제품 쓸 가능성은 적고, 수입을 해와도 그 양은 이전같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반일을 하는 상황이라, 규제를 풀든 안 풀든 안 살 국민들은 여전히 안 삽니다. 규제, 지소미아 문제가 풀려도 일본이 한국에 수출해서 흑자를 보기엔 이미 늦어버렸죠.


마찬가지로 일본이 규제 안 풀어도 이미 국산화, 수입 다각화 해서 한국 쪽 산업은 별 피해 없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일본은 손해만 보고 한국은 이득이 없거나 적어도 최소한 손해는 안 봅니다. 심지어 외교적으로도요. 이 문제에 있어서 한국은 여유로운 상황일 겁니다.



실질적으로 지금 상황은, 우리 입장에선 없는 게 없는 거고, 반대로 일본은 어떤 결정이든 사실상 손해를 보는 결과가 나옵니다. 어차피 조건부고 일본이 '굽히지 않으면' 지소미아는 그대로 종료가 됩니다. 더불어 이러한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일본이 여전히 한국의 요구 조건(규제 조치 해제, 백색국가 복귀)를 이행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청와대 말마따라 7월 1일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지소미아는 그대로 끝납니다. 즉, 칼자루는 쥔 쪽은 한국이고 일본에게 선택지를 주고 결정하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현재 클리앙에서 번역한 일본 쪽 기사를 봤을 때,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4310986) 일본의 결정이 수출정책 재검토로 결정된 게 사실이라면  --추가, 한국 쪽에서도 기사[각주:1]가 떳습니다.-- 이번 지소미아 관련 조치는 일본이 굽힌 게 맞고, 한국이 외교적 승리를 일부 가져간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백색국가 제외 유지는 나름의 체면치레로 봐야 하는데, 그래봐야 한국에선 여전히 조건부 유지라는 점에서 대략 한달 내에 백색국가 복귀시키지 않으면 일본은 여전히 얻는 게 없는 거죠. 그나마 수출규제를 풀었다는 점에서 백색국가 복귀를 위한 점진적 조치, 빌드업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일본에서는 지소미아와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그럴리가 있나요. 누가 봐도 뻔한 거지만 자기는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 때는 소인배 특유의 찌질함이라고 봐야 합니다. 일본이 이렇게 찌질거리는 게 하루 이틀인 것도 아니고.


현재 강경화 장관이 일본으로 갔다고 하는데, 일본과 마지막 합의를 하러 갔거나 최소한 어떠한 합의, 논의를 하기 위해 간 것으로 보이고, 여기서 어떤 결론이 나오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결정에서도 한국이 WTO 제소를 중지했는데, 이 정도 성의를 보였음에도 거부한다면 그냥 지소미아는 깨는 게 맞는 거고 이런 일본의 태도는 미국도 한국에게 뭐라 하기 어려운 명분이 되겠죠.

  1. 日정부 "3품목 개별심사..韓백색국가 제외 유지"(속보) // https://news.v.daum.net/v/2019112218271838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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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주한미군 1개 여단 철수 검토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1/2019112100251.html

에스퍼 美국방 '주한미군 철수설'에 "들어보지 못했다"

美국방부 "주한미군 철수 보도 전혀 사실아냐…기사 취소하라"(종합)



조선일보의 강인선 지국장이 주한미군 1개 여단 철수를 검토한다는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에스퍼 미 국방부장관과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 철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라며 기사를 취소하라고 했죠.


들어본 적 없다는 이야기는 강인선 지국장이 근거 없는 거짓말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배포했다는 것이며, 국방부가 직접 기사를 즉각 취사하라는 요청을 했다는 건 한미관계를 위협할 수 있는 허위보도임을 인식했다는 겁니다.


더불어 펜타콘 대변인 조나단 호프만은 이러한 기사에 "이런 노출을 한 기사는 위험하며 책임없는 개인의 폭로다"라고 비판을 했죠. 꽤 강도높은 비판입니다.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강인선이라는 인물인데, 이 사람의 행적을 보면 이런 일이 한번이 아닙니다. 


“워싱턴이 발칵” 조선일보, 미 학자들 글 ‘입맛대로 왜곡’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839820.html


위 기사에서도 강인선 지국장은 의도적으로 왜곡을 실시했고, 그 덕분에 미국 외교 전문가는 왜곡된 기사를 통해 충격과 비판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작년(문재인 정부 시기)의 일이죠.



이러한 사실들은 조선일보, 최소한 강인선 본인이 정치적 신념을 위해 국가적 이익과 안보를 위협시키는 시도를 서슴치 않는 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치적 신념이란 극우보수의 그것을 의미하죠. 강인선의 가짜뉴스를 통해 선동된 적지 않은 이들이 그러한 이유로 문재인을 공격하고, 역시 자신의 생각이나 신념을 바꾸거나 성찰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고, 상황이 달라지면 그냥 입 싹 닫고 나는 그런 적 없다는 것처럼, 혹은 자신에 대한 비판을 무한정 회피하는 이들이 다수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극우보수는 국가적 이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자기 비판과 성찰이 전혀 없는 집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한 두가지 사례가 아니라, 이러한 사례가 많고 반복된다는 점에서 그러하죠. 내부적 헤게모니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나라가 망해도, 국정이 마비되어도, 국가 기강이 뒤집혀도 무조건 반대하고 발목잡는 것이 지금 국회에서 보이는 자한당의 반국가적 사보타주인 것처럼요.



이 사례에서조차 조선일보라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사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위협하는 사보타주를 실행했습니다. 심지어 이번 한번이 아니죠. 이러한 행위를 문 정부 출범 이후 반복한다는 것은 이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비판이 될 수 있고 그들에게 악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조장하기 위함입니다.


이미 정권 초기부터 가짜 신문까지 찍어서 발행하는 등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문 정부를 공격하고 지지자들을 세뇌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전이라는 하나의 큰 그림이고 강인선은 그 부품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거죠. 강인선 정도의 위치와 영향력이라면 나름 핵심 부품 중 하나로 기능하지 싶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조선일보에서 하고 있다는 건 조선일보가 이 작업의 핵심 당사자라는 거고, 그만큼 반문세력의 큰 축이라는 것과, 반문을 위해서라면 국가적 이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을 언제든, 어떻게든 조작해서 조장해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주한미군 철수 어쩌고 떡밥은 내부 불안을 발생시키려는 적성 사보타주 선동입니다. 한미관계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조장해서 국민들(극우좀비)이 문 정부를 공격하게 만들려는 거죠. 오히려 미국이 직접 나서서 이러한 비판을 했다는 건 되려 조선일보 같은 극우세력이 선을 넘어버린 실수에 가까울 겁니다. 내부적 분위기만 만들고 싶고, 할 수 있다면 실제로 한미 관계를 (자기 책임이 아닌 방식으로) 흔들어서 역시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 공격하고 싶어하겠죠. 그 화살이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걸 좋아할 리가 없으니까요. 자기 책임이 되니까. 물론 극우좀비들은 아무 관계 없이 이 사실을 무시해버립니다만.


이러한 활동들은 결과적으로 내부적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하는 반국가 행위죠. 승리할 수만 있다면 국익, 국권, 안보, 국민을 포기하거나 위협해도 좋다는 정치꾼의 사상. 발전이 아닌 승리만을 추구하는 정치꾼은 결과적으로 많은 것에 파멸을 불러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지, 그 권력을 잘 쓰기 위해서 하는 짓이 아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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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우보수의 뿌리는 일제식민지 당시 친일파, 매국노들입니다. 그들은 일제치하에서 친일와 매국 행위로 이익과 생존을 보장 받았고, 그런만큼 조선-한국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가질 수 없습니다. 당연히 한민족에 대한 민족주의를 가질 수도 없죠. 그들의 정체성은 일본에 있습니다. 순수 일본인은 아닐지라도, 일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정신적 일본인인 셈이죠.


문제는 광복 이후입니다. 광복 이후 새로운 생존전략이 없으면 다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운이 좋은 건지, 시대를 잘 탔는지 북으로는 북조선이 생겨났고, 세계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경쟁으로 냉전체제에 들어가기 직전이었고요. 나라를 팔고 민족을 팔아넘기며 부와 명예를 챙긴다는 건 여간 눈치와 생존본능으로는 될 게 아니죠. 그렇다보니 기가 막히게 반공 노선을 잡고 열렬히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뒷배가 있어야 했는데, 이는 국내로는 이승만과 국외로는 미국이었습니다. 한국 극우보수가 미국을 숭상하는 이유는 그들을 지켜줄 수 있는 '강자'이자 생존을 보장해줄 수 있는 '주인님'이기 때문이죠. 일본 또한 미국은 초강대국이자 일본에 대한 어마어마한 통제력을 가진 상전입니다.


전쟁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그들은 그들의 생존과 권세를 위해 반공을 국시로 삼고, 모든 것을 반공과 엮고, 정당화시켰습니다. 부정부패, 부당노동, 폭력, 착취, 독재 등 모든 부정하고 부당한 행위에 반대하는 순수한 저항 또한 반공과 엮으며 종북행위 내지는 반국가 활동으로 규정시켰죠. 그렇다고 그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필요악 행위를 했느냐면 결코 아닙니다. 애당초 매국노에서 시작한 이들이기에, 철저히 자신, 그리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관계인들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였죠. 다시 말해 나, 그리고 나와 손잡고 서로 뒤를 봐주고 있는 우리편 엘리트들을 위한.


그렇기 때문에 반공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형태일 뿐이지, 진짜 반공정신을 갖춘 게 아닙니다. 살아야 하기 때문이고, 그러한 스탠스가 이익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6.25의 경험이 있기에 우민들은 공산주의에 격렬한 알러지 증상을 보이고, 그렇게 만들어왔기 때문이죠. 그러니 반공과 관계 없는 어떠한 행위를 하든 반공과 엮기만 하면 정당화되는 겁니다. 가장 큰 범죄였던 내란조차도요.


극우보수가 북한과의 대화, 협상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들의 생존 근간이 되는 반공 전략이 무력화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적이 아니라면 그들을 내세워 정당화 할 수 없게 됩니다. 과거가 현재를 이루는 것이라면 그들의 과거가 부정되는 건 아니더라도 그들의 현재에 무의미하게 됩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자한당 동안 이들은 반공과 혐북 말고는 보여준 것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하면 친일 정도인데, 이는 일단 넘어가고, 그들이 반공, 반북 말고 보여준 게 없는 이유는 그것 말고는 가진 게 없기 때문이죠. 


경제성장이라는 주제 또한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난 이후 실질적으로는 별 대단한 의미는 갖추지 못한다고 봅니다만(노무현 말마따라, 경제는 당연히 챙기는 거지 어쩌네 할 게 아닙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그리고 그러한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점이었기에 정치적 의제로 사용될 수 있었던 거죠.


그런 만큼 북한이 없어지면, 혹은 북한을 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까지 온다면 자한당을 위시한 극우보수 세력은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거나, 그대로 무너지게 됩니다. 한국 내에서 새로운 정신의 보수가 발생할 수 있느냐는 차치하고서라도 김대중-노무현, 그리고 문재인의 대북 정책은 그들의 '생존에 위협적'입니다. 그런 이유로 김-노-문이 죽어라 욕을 먹고, 왜곡 당하고, 선동 시키고, 공격하면서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거죠.


적대적 공생관계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고, 북한에게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적극적으로 무너뜨리려고 해서 실제 무너진다면 일시적으로 대대적인 지지와 찬사를 받겠지만 이후의 생존 전략으로 뭘 내세울 것인가가 문제이고, 그렇다고 대화와 협상은 당연히 안 될 일이니 남은 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뿐인 거죠. 북한을 공격할 것도, 대화할 것도 아니라 그냥 놔두는 것은 오히려 북한이 꾸준히 나아지는 결과만 낳을 뿐이고(실제로 요 몇년 동안 김정은 정권은 경제성장을 일궜음.) 심지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전략적 불리함만 발생하죠. 물론 이렇게 되면 극우보수 세력은 더 좋아라 할 수 있겠죠.


까놓고 말해서 대북전략은 기실 미국에 의한 경제봉쇄일 뿐이고, 한국은 그냥 옆에 붙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요. 극우보수가 한 것은 북한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 이것은 진짜 북한에게 뭘 하는 게 아니라 내부의 진보, 좌파 등의 세력을 공격하면서 만들어낸 겁니다. 북한에 등 돌리고 국민을 상대로 진영을 구분 짓고 싸운 거죠. 


그런 의미에서 극우보수 세력의 반공은 생존전략일 뿐, 그 자체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한국 극우보수의 특이성으로는 민족주의가 없다는 것도 특기할만한 사례인데, 이는 앞서 말했듯이 친일 매국노로 시작한 이들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일본에 가깝습니다. 같은 민족을 팔아먹고 성장한 세력이 같은 민족에게 민족주의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한국의 민족주의는 생존을 위한 것입니다. 그 당시 많은 국가들이 민족주의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장하거나, 사용하거나, 도입했죠. 제국주의 국가와의 경쟁 위한 단결, 대중적 지지를 받기 위한 정치전략, 침략에 맞서 싸우기 위한 민족적 단결. 이 중 한국은 가장 후자에 속합니다. 일제라는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해 단결해야하고, 침해 당하는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이념이죠.


하지만 친일 매국노들의 생존은 일본에 의해 보장 받았던 만큼, 그들의 정체성은 민족주의가 아니라 이익 그 자체에 있고, 생존을 보장해줬던 힘 그 자체에 있습니다. 그들이 광복 이후, 지금까지조차 친일적인 이유는 일본에 의해 탄생한 종양이라는 점도 있고, 그런 만큼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정신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일본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전후 몰락해버렸다면 그들의 정체성을 받아들일 수도 없었죠. 바로 옆에 있는 만큼 주고 받을 것도 많고 또 쉽고요.


극우보수의 친미 성향도 거기에서 나온 겁니다. 이승만과 함께 국가의 요직을 차지했던 이들이 적극적 친미를 통해 미국에게서 쓸만한, 영향력을 투사하기 좋은 파트너로 인정 받은 거죠.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좋은 종놈들입니다만. 지금도 친미 매국노들 많습니다. 온갖 기밀 전달 시키고 이익을 받죠. 어찌됐든, 미국이라는 일본을 패배시킨 초강대국과 그 초강대국에 의한 생존의 보장만큼 안전한 게 없습니다. 그래서 친미를 했죠.


극우와 보수라는 이념은 보통 민족주의를 내포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어떤 곳에서든 마찬가집니다. 일본 극우는 천황을 위시로 일본인, 야마토 민족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고, 독일은 게르만 민족을 지상 최고의 우월한 민족으로 봤으며, 범슬라브주의 또한 자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죠. 쇼비니즘 또한 나폴레옹 시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이며, 배타적 국수주의를 내포하죠. 파시즘에 가까울수록 민족주의는 더욱 강해집니다. 이는 미국이 됐든 어느 나라가 됐든 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유독 한국에서 만큼은 극우보수가 민족주의를 배척하고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돈줄이 끊긴다고 하고, 일본에 대해서는 반일 종족주의라며 비판합니다. 반미를 하면 주인님을 건드린 개새끼마냥 반응하죠. 더불어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우리보다 강하다는 점이기도 하죠.


오히려 민족주의는 진보 세력에서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더 진짜 보수일 것이고, 누가 더 애국적인 것일까요? 서로 지켜야할 것이 무엇이길래.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가르치려던 전교조는 공식적으로는 아니어도 오랫동안 공공연히 빨갱이 프레임에 갇혀 있었습니다.


한국 극우보수가 매국적이고, 특히 친일적인 이유는 그들의 정체성이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 있기 때문입니다. 즉,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 민족은 한민족이 아니며, 그들의 애국이 향하는 방향은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들은 우리 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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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과 미국 사이의 회담에 대해 잡음이 발생하며, 돌연 취소가 되어버리고, 바로 다음 긍정적 시그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고, 판단이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 부분은 정치외교에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운 상황이고, 훗날 역사에서 지금 이 순간에 대해 굉장히 흥미롭고 다양한 해석과 주장이 나오지 싶지 않을까 싶더군요.



일단은, 현재까지의 회담 취소와 같은 잡음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봤을 때, 서로 이야기가 안 맞은 거라고 봐야 합니다.  북한은 북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고, 중국은 중국대로, 미국은 미국대로인데, 현재 미국이 존 볼턴 등의 강경파, 치킨호크들의 무리한 개짓거리 때문에 북한이 한번 튕긴 시점이었습니다. 중국은 그런 북한과 이야기하고 뭔가 딜을 했고, 이 때문에 중국과의 접촉 이후 북한의 태도가 달라진 거고요.



그러면서 미국과의 핀트는 더 안 맞게 되니 결국 이번에는 결렬난 거고, 이후로 미뤄진 겁니다. 이에 대해 시진핑에 대해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라는 칭호까지 써주면서 시진핑의 외교적 감각과 역할을 인지하게 되었고요. 물론 그게 미국에 도움이 되는 쪽은 아니니, 단지 시진핑에 대한 분석과 북중간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판단을 하게 되겠죠.



북한 입장에서도 그러한 갑작스럽게 돌아서는 태도는 협상전략이라고 봐야 합니다. 미국과 북한의 시각차이 때문에 벌어진 건데, 그걸 바로잡아보자고 북한이 튕기는 겁니다. 사실 미국이 굉장히 오만하게 대하고 있는 것도 아예 틀린 건 아니다보니.


존 볼턴 같은 또라이가 대북정책에 영향력을 내고 있기 때문에 문제인 겁니다. 북한이 굴복하고 복종하는 걸 보는 게 미국 매파의 바람이죠. 말초적 마초 오르가즘을 느끼고 싶은 거지 실질적이고 유의미한 외교적, 군사적 판단이 주가 되는 게 아닙니다. 볼턴 같은 놈이 있는데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ㅡㅡ 


그러니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고 따져보면 오히려 북한의 태도가 정상적일 정도로 미국이 막나가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튕기는 거고요. 미국, 더불어 한국에게도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외교적 메시지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니까. 



특히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 그러한 갈등이 발생했다고 봐야하지 싶습니다. 혹은 그것이 명분으로 삼았다거나. 알다시피 한미연합훈련은 연례적으로 하는 겁니다. 게다가 이번 기회에는 미국의 대규모 최신예 전력과 같이 하는 거라서 한국 입장에서도 안 하거나 줄이면 아쉬울 문제입니다.


근데 문제는 북한 입장에서, 한미는 작년말부터 시작된 핵위기 때부터 훈련 규모를 광범위하게 강화했습니다. 이번 맥스 썬더도 그 영향 중 하나고요.


이번 훈련에는 B-52가 참가하는데, 이건 B-2와 함께 60m의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GBU-57의 투하가 가능한 폭격기입니다. 북한 애들에겐 참수작전이니 하는 김정은 목 딸 수 있는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거의 훈련 투입은 북한 입장에서 당연히, 그리고 충분히 지랄할 일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전력에 대해서 북한이 지랄해대는 이유는 북한이 막을 수도 없고 대응할 수도 없는 압도적이고 불가해한 전력이기 때문입니다. 즉, 하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이 걍 앉아서 죽을 때까지 땀만 뻘뻘 흘려야 한다는 거죠.


이번의 고위급 회담이 파토된 건 이전까지 있었던 대규모 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항의표시입니다. 일반적인 형태와 방식의. 근데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이 개새끼들이 어디 건방지게? 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니까 문제죠.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정무적 판단이 안 되는 혼돈의 집단, 혹은 일종의 정상적인 판단으로 돌아가지 않는 도적단 정도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대북관계와 정책이 그 꼬라지 였던 겁니다.


북한은 가진 것도,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이렇게 입털고 손절하는 각 보여주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요. 훈련에 불만이 있어도 할 수 있는 게 이런 거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식의 대규모 훈련은 우리의 당연한 권리다. 라고 인식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원래 이런 식의 대규모 군사 동원이라는 무력시위는 상대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활용됩니다. 당장 중국, 러시아가 그런 거 많이 했고 잘하는데, 유독 한국인들이 북한과 관계된 것들에 대해서는 갈라파고스식의 사고가 돌아가기 때문에 국제표준의 상식적 판단이 안 되는 겁니다.


이는 한국인들이 외교, 군사, 국제에 대한 안목과 인식 수준이 낮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뭐, 사실 북한과의 관계가 지금같지 않았다면 북한의 반응 따위 씹고 해도 되는 거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평화적 분위기와 회담, 평화, 종전에 대한 이슈가 있는 지금 해서는 안 된다는 거고요. 최소한, 규모를 줄이거나 미루거나 하는 건 맞습니다.


하여간, 이런 훈련을 자국 근처에서 하면 진짜 지랄합니다. 물론 진짜 위기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냥 외교적 관례에 따라 지랄하는 것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의 5월 16일에 열렸어야 할 고위급 회담 파토는 점잖은 수준이고, 애교 수준입니다. 90년대나 그 이전에는 위협사격도 흔했고만.. 위협사격이 말이 위협사격이지, 낮은 수준의 '국지전, 혹은 국지도발'으로 이해해보세요. 말이 달라지죠.



북한은 정상적인 정권이 아니고, 정상적인 국가도 아닙니다. 따라서 중세적, 왕조적 특성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위신'이 그것입니다. 북한에게는 대응 불가능한 규모의 한미훈련은 큰 스트레스 요소고요. 그래서 평화 협상 같은 거 할 때마다 줄창 나오는 이야기가 그놈의 한미 연합 훈련 좀 줄이라는 겁니다. 회수를 줄이든 규모를 줄이든 둘 다 줄이든.


심지어 평창 때도 수위 조절은 해달라는 말은 나왔죠. 이거 북한 입장에서 굉장히 양보해준 겁니다. 사람들이 이해를 못해서 그렇지..



뭐 하여간.. 훈련 자체는 연례적으로 하는 거고 할 수도 있고 해도 되는 거긴 한데, 그에 대한 규모는 줄이는 거 자체는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다만 고려해야할 점은 북한에게 있어서 진짜 문제는 그러한 훈련의 문제 뿐만 아니라, 미국이 강경 매파에 의해 주장되고 요구하는 것들인데, 북한을 거의 일방적으로 굴복시키고 복종하려는 듯한 오만한 태도입니다. 북한에선 그거에 대해 냅다 손절하기 어려우니 훈련을 명분, 핑계 삼아 그런 메시지들을 던지고 있지 않나 싶다는 거죠.



여기까지는 북한의 입장이었고, 우리와 미국은 이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문제가 되는 건 미국이 북한의 내부사정과 정치적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죠. 이제 트럼프의 행보를 보자면, 사업가는 사업가이고, 쇼 프로그램을 했던 인물인 게 맞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기본적으로 북미회담과 평화협정은 미국보다 북한이 더 간절한 겁니다. 물론 그런 내색을 보이는 거 자체가 협상력의 약화이고, 갑을관계가 분명하게 정립되는 일이니 북한은 이러한 문제에서라도 튕기는 거야 5월초부터 예상했던 거긴 하고요. 


그리고 미국, 트럼프는 그걸 알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어떠한 압박감이나 절박함, 조급함 따위를 보이고 있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중간 선거와 관계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고 있지 않죠. 한미회담, 인터뷰를 보면 되면 좋지만 안 되어도 상관 없다는 스텐스이고, 북한의 스텐스가 기본적으로 핵과 미사일 폐기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죠.


미국 공화당, 존 볼턴을 비롯한 강경파는 걍 힘으로 깔아버리고 굴복시키고 싶어하는 모양이지만, 한국이 세계를 상대로 하는 글로벌 국가가 된 이상 그런 대량 살상을 전제로 하는 전면전, 혹은 북폭은 최대한 피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니 미국이 그러한 강경한 스텐스로 북한을 더더욱 압박하고자 한다면 한국은 그걸 중재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담이 취소가 되고 지난 24일 올라온 성명을 보면, 대충 다음과 같이 요약/정리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빨 가는 게 마음에 안 들고, 북핵 포기 협상이 필요한 건 북한이지 우리가 아니다. 우린 밀어버리면 끝이다. 북한이 태도를 고치고 숙이고 오면 받아준다. 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하자마자 이런 소리 해대니 미국이 북한을 뒤통수 쳤다. 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이에 대해선 상당히 많고 복잡한 역학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이전부터 북미간의 잡음이 있었다는 거야 이미 충분히 설명했고, 거기에 중국의 역할과 행동이 있었죠.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 북한은 중국과 접촉했고, 시진핑은 무언가 딜을 해줬을 겁니다. 그 이후에 북한의 태도가 변화했으니. 


이 내용을 맥락적으로 이해해보자면, 기존 김정은의 입장은 CIV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 받겠다는 거였꼬, 이에 대해서 트럼프로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시간적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아마 펜스는 깐 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 의도가 어찌되었던 명분이 되는 건수는 펜스를 깐 거였습니다. 


볼턴과 다르게 펜스는 부통령 + 런닝 메이트였습니다. 이건 격이 다르죠. 


뭐.. 이건 그렇다 치고, 하여간 여기서 북한이 숙여야 되는 건 맞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 시간과 모양새를 갖춰야할 필요성은 있지만,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중국에게 간보지 말고 우리랑 직접 대화해라. 회담이 필요한 건 너희지 우리가 아니다. 라는 의미죠. 북한에게도 그렇지만, 중국에게 한방 먹이는 거라고 봐야지 싶습니다. 중국도 북한에게 나름의 짓거리 하지 말라고, 혹은 해도 대응한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여기까지 오는 중국의 의도가 대충 보이긴 합니다만 그건 지금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물론 여기에선 미국 내부적인 정치사정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할 겁니다. 가령 미국 언론들의 동향을 본다면, 회담이 최소되기 전엔 뉴욕타임즈에서 비판적인 기사가 실렸는데, 대충 내용이 트럼프가 멍청하게 북한에 엄청난 양보를 해줘버렸고, 외교적으로 멍청했으며, 김정은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식이라고 합니다.


이어 폭스 같은 전통적인 보수언론에선 리비아식을 주장하는 헛소리를 해댔죠. 그런데 여기에서 트럼프는 갑작스레 회담 최소를 선언합니다. 여기에 대해 미국 진보, 보수언론 가리지 않고 모두 당혹스럽게 되었죠. 자기들 딴에는 트럼프가 이런 강수를 둘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어찌됐든 언론에게 두들겨 맞으며 성과를 내려고 할 것으로 여겨졌는데(사실 오바마나 힐러리 같은 기존의 정치인, 대통령이었다면 그랬겠죠. 단지 언론을 얼마나 다독이고 자기들의 의중을 얼만큼 내비쳐줄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냥 냅다 취소 해버렸으니.


그러자 진보보수 안 가리고 그렇다고 그런 역사적인 회담을 그렇게 냅다 취소해버리냐. 좀 더 철저히 준비해서 해야지. 라는 분위기로 의견이 통일되었죠. 북미회담에 계속 딴지 걸던 민주당도 회담을 반대한 것도 아니고 준비 좀 더 잘하고 전문가들 의견도 다양하게 들어보면서 진행하라는 식으로 나왔죠.


심지어 뉴욕 타임즈에서도 북미회담이 꼭 성사되어야 한다는 등 비판적인 어조가 뒤집히게 됩니다. 


그 결과 바로 다음날 트럼프가 북미 회담을 다시 재개할 의향이 있다고 한 그 폭스에서도 당파를 따너서 북미회담이 설공하길 바란다는 식으로 인터뷰가 나왔고요. 당연히 공화당 쪽에서도 같은 이야기 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는 트럼프의 강수를 통해 내부적인 비판을 소거하고 의견통일을 이루는 정치적 통합을 이끌어냈죠. 또한 북한에게는 역으로 벼랑끝 전술을 강요하면서 어차피 회담을 원하는 건 북한이지 미국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주며 서로간의 입장에서 미국이 더 유리한 갑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외교적으로는 이걸 받아들일 거라는 것을 한미회담에서 문재인에게 확신을 받았거나, 아니면 통크게 배팅하거나 였는데(아마 사업가적 기질?..), 이러한 미국 국내 사정을 파악하면 좀 더 뚜렷하고 설득력 있으며 개연성 있게 보이지 싶습니다.


더불어 이 판에서 중국에게 한방 먹인 게도 되는 거였고요. 내부 정치, 외교적 목적에 대해 목적을 달성하거나, 유의미한 목적을 이끌어낸 강수였다고 봅니다. 확실히 쇼 프로그램 하던 사람이라 그런지 사람들 속을 들었다 놨다 하는 쇼맨쉽 같은 게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게 이런 거죠. 밀당 쩌네요;


확실히 외교는 외부적인 요인만이 영향력을 주는 변수가 되는 게 아닌 내부적인 요소 또한 영향력을 주는 변수가 되죠. 병자호란에서도 조선의 태도와 반응만을 보는 건 오류이고, 청 내부적인 사정에 대해서도 알아야 정확한 설명과 판단이 되듯이.


이는 북한에게서도 마찬가지인데, 가령 앞서 이야기한 왕조국가적 요소인 위신의 문제 등이 북한의 내외부적 태도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죠. 한국이든, 북한이든, 미국이든, 이걸 이해해야 합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현 상황이 좋게만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북한의 ICMB의 문제는 미국이 정무적으로 다루게 되는 문제로 격상되었고, 그에 따라 비핵화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며, 김정은 또한 이걸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진전이 있어왔는데, 현재 북미회담이 파토난 판으로 이끌어졌다는, 그리고 다시 재개할 수도 있다. 라는 가능성을 암시한 바로 지금, 이때가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모든 요소가 최악으로 돌아간다면 북폭과 같은 가능성도 결코 허구만은 아니게 되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의 행동은 굉장히 기민하고 감각이 있는 행동입니다. 과연 유능한 대통령이긴 하네요. 회담 취소 소식 들려오자마자 북한과 통화한 뒤 바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고 바로 가서 또 만나서 갑작스러운 회담을 만들어버렸습니다. 물론 김정은이 먼저 연락을 한 거긴 하고 사실 그게 맞는 거긴 합니다. 남한 쪽이 먼저 대화하자고 요구하기 쉬운 건 아니라서..


어찌됐든 이러한 갑작스러운 회담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결과물은 만들어냈으니 감각적이고 유능한 대통령인 거죠. 



이제 16일날 미뤄졌던 고위급 회담을 6월 1일에 하게 되고, 거기에서 양국간의 조율이 끝난 뒤 북미와의 관계에 진전을 이루게 된다면 상당한 업적이자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제 중요한 건 여기에서 할 수 있는 한국의 역할입니다.


미국의 백악관 관료들은 아직 북한의 시스템과 정신세계, 내부적 원리와 논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걸 중재하고 이해시켜줘야 하는 것이 바로 한국이고,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게 청와대인 거고요. 백악관이 북한의 행동에 대해 왜 저러느냐. 하는 반응일 때 그들이 질의할 대상이 바로 청와대라는 겁니다. 청와대에서 북한의 행동을 분석하고 미국에 그러한 역학적 움직임을 설명해줘야 하죠.


마찬가지로 외교부 또한 할 일이 많고 책임이 막중한데, 수 십년 동안 일본은 미국 국무부에 엄청난 돈을 뿌렸습니다. 오랜 기간 한국보다 중요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입장에서 미국의 최중요 동맹 중 하나로서 유리한 외교적 고지를 차지해왔었고요. 일본은 대놓고 한반도 분쟁이 심화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바라고 있고, 이번 회담 취소에 대한 일본의 성명도 트럼프의 판단을 지지한다는 식이었죠. 외교적 수사지만, 회담파토, 한반도 문제의 심화를 반긴다라는 의미나 다름 없습니다.


문제는, 미국 국무부가 그러한 맥락에서 와패니즘에 쩔어있는 친일적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을 거라는 우려죠. 즉, 미국의 국익보다 일본의 바램에 좀 더 유화적이고 친화적인 입장에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미국의 국익을 역행하는 거까진 아니지만, 일본의 입장을 생각해서 일본이 얼굴 굳힐 일은 피해서 판단해준다. 라는 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러한 미국 국무부의 와패니즘 정책에 맞서야 하는 중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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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왕이 외교부장 평양 방문...'급했던' 방북 이유

https://www.bbc.com/korean/news-43971924

[문정인 대통령특보 인터뷰]“김정은 방중, 북·미 간 이견 징후지만 상식적”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5090600045&code=910302


종전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조율해야할 문제는 많습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계속해서 어그로를 끌고 미국의 이목과 역량을 집중시켜줄 수 있었는 국가였는데, 그 북한이 태도를 다르게 했다면 중국 입장에서 그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질 것이고, 종전 문제에 대해서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죠.


그리고 한국도, 미국도 좋아할만한 상황이 아니고, 특히 아쉬운 건 북한이니 가장 골치가 아플 문제입니다.


그러니 김정은이 중국에 가서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조율하고 사전 협상을 끝내놓기 위해 간다는 건 말이 되는 이야기죠. 이는 왕이 방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일이고, 중국이 왕이를 통해 언론에 뭐라고 말하든, 그 속내는 별개일 수 있으며, 지난 메시지를 통해 비핵화, 평화를 지지한다고 한다는 건 다시 말해, 그걸 용인해주고 협력해줄테니, 북한 또한 우리에게 어떠한 대가를 내놓으라는 겁니다. 물론 북한 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도 마찬가지고. 단지 받아낼 수 있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그에 따라 차이나 패싱 같은 소리도 나온 걸 보면 김정은의 방중은 그러한 이야기를 불식시키고 더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종전, 평화에 대한 사전 협의를 가지고자 하는 겁니다. 중국에서 왕이를 보내서 북한 입장에서 지나친 요구를 하게 만들고, 그에 대해 외교적 잡음이 나올 수 있으니 김정은이 중국에 방문하게 만드는 외교적 전략으로 보고, 그러한 이유로 방중을 해서 중국 입장에서 더 나은 협상, 조율을 끝마칠 수 있게 하는 거지 싶군요.


중국도 중국 나름대로 북한에게서 얻어내고 양보 받을 게 있을 것이고, 그걸 더 나은 조건으로 받기 위해서 일부러 왕이를 보낸 뒤 김정은이 오게 만든 거라 봅니다.



물론 문정인 특보의 말처럼 북미간의 조율 과정상 잡음이 있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중국에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둘 다 일 수도 있죠. 애당초 북한은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에게 있어서 한국보다 중요한 완충지대로 역할해왔던 곳이고, 지금에 와서 북한에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 건 누구도 원치 않는 일입니다.


사실 중국이 꾸준히 북한에 영향력을 투사하려고 했고, 석유 지원 등 여러 교류와 지원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사드 문제 때부터 사드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목적으로 해서 설치하는 것이다. 라고 한 다음날 북한에서 미사일 쏘는 걸 보면 중국이 북한은 통제하고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다만, 반대로 북한이 무언가를 할 때 중국의 협조가 없으면 안 될 일도 있다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문정인의 의견 또한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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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1 - [취미/이야기] -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도 상승에 대한 외교적 단상.

2018/02/20 - [취미/이야기] - 전쟁에 대해 한국인들이 가지는 이상적 망상.

2018/01/03 - [취미/이야기] - 대북정책에 남한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

2017/08/09 - [취미/이야기] -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

2017/05/25 - [취미/이야기] - 북한은 어째서 핵을 고집하는가. 북핵 딜레마.


기존에 써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로서 북한과의 통일은 결코 평화적일 수 없고, 전쟁과 같은 군사적 방법론 또한 중국에 의해 억지되어왔던 점을 생각해보면, 한국과 미국이 어떠한 정책과 외교를 하게 되든 단기전 평화는 가능해도, 영구적 평화, 혹은 통일 그 자체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한국이 통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존 6자회담에서 일본의 재뿌리기로 러시아와 일본이 빠지며 4자회담으로 변경된 이후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훈견자의 위치를 상실했고, 일본 또한 북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끼어들 권한을 잃게 됐습니다.


따라서 북한과의 통일은 반드시 중국의 협조, 혹은 동의나 최소한 묵인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북한에 개입할 것이고 그 지정학적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는 수 차례 주장했던 바이며, 중국이 하게될 행보는 크게 3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한국인들이 흔히 하는 착각과는 다르게, 한반도 통일에 대해 한국은 북한 전역에 대한 통치권을 국제법적으로 분명하게 얻지는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북한이 무너진 이후 그 땅을 자동승계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한국만큼 명분과 정당성이 앞서는 국가는 없지만, 그것도 힘 앞에선 글쎄요.


어찌됐든,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깔고 나가자면, 중국은 동맹과 조중군사조약을 근거로 북한인을 보호하거나 지원하기 위해 북한 북부로 진주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북한 북부를 점령하게 될 겁니다. 가급적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동해와 맞닿은 지역까지는 쭉. 이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인 이익과 차후의 전략, 선택할 수 있는 협상지는 넘어가도록 하고, 이렇게 북부를 점령할 수 있다는 것.


2.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의한 분할통치도 있습니다. 기존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일 후 분할통치 방안으로 찾아볼 수 있는 북한에 대한 각국의 지역적 통치권역을 보면, 한국의 입지는 최소화 되어 있고, 러시아는 함경북도를 가져가고, 중국은 자강도, 양강도, 평안북도, 함경남도를 가져가게 됩니다. 1번 가정과 같이 북한 북부를 다수 가져가며 완충지역으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3.마지막은 최악의 상황인데. 그냥 전쟁입니다. 한반도 전체를 전장으로 중국이 한반도를 침공하고, 미국과의 대리전 양상으로 가는 겁니다. 그럴 경우 한국은 수 많은 인명피해와 시설, 인프라의 박살로 국력이 크게 깍이게 되겠죠. 이후 제2의 신탁통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이전에 아예 분쟁이 한반도를 벗어나게 된다면 핵전쟁까지 갈 수도 있을 겁니다. 매우 위험하고 최악의, 암울한 가정이죠.



하여간,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국이 북한과 어떤 방식으로든 통일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중국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통일에 대한 중국의 동의가 됐든 묵인이 됐든 중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보증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는 한 결코 그러한 급변사태를 상상할 수 없고 리스크가 어떻게 튈 지 알 수 없으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죠.



그렇다면 그러한 협조를 어떻게 얻어낼 수 있겠습니까? 이는 외교 전문가와 싱크탤크들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비전이고 전 그 분야의 전문가도, 수 많은 직원을 데리고 있는 연구소 같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시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판이 아니라면 그러한 상황은 몇가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중국 내부적 문제일 경우는 가능성 낮은 몇가지 사건이 있는데, 1.중국 내부의 대규모 민주화 투쟁. 2.티벳 등지에서 발생하는 내전 사태에 준하는 반중투쟁. 3.중인전쟁. 4.쿠데타. 5.대만과 북한에 대한 거래.


물론 1번 상황은 나름 잘 통제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 가능성도 낮고, 오히려 군사적으로 이용할 껀덕지도 있습니다. 2번의 경우는 티벳에게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그 외의 지역도. 3번 또한 가능성은 낮은데, 서로의 체급과 위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앞으로 십 수년 동안은 그럴 가능성이 낮습니다. 중국이 인도보다 크게 앞서서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지 않는 한 어렵고, 이는 인도 또한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그런 우위를 현격한 차이로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4번의 경우 또한 군부에 대해 나름 잘 통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시진핑의 1인 독재제체가 강화되어 가는 시점에서라면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5번은 역시 말이 안 되는 거죠. 20세기 초반이라면 모를까 45년도 이후에, 그리고 현시점인 21세기에 그런 거래는 불가능합니다. 이는 그러한 거래가 있었다는 걸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이 알게 되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상실하고 미국의 세계패권에 큰 훼손이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의 안전보장을 믿을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외부적인 가능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의 찰스 크라우트해머의 경우 동아시아의 역학관계와 각국의 의도를 설명하고 렉스 틸러슨의 제안을 근거로 하여 미국이 중국에게 할 수 있는 압박이 무엇이 있는가를 설명하며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일본에 대한 핵무장을 제시했습니다.[각주:1][각주:2]


이는 미국의 보편적인 판단이나 관점은 아니고, 헨리 키신저나 브레진스키의 경우 핵무장에 있어서 한국이 빠질 수 없다는, 일본 단독의 핵무장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수 차례 밝힌 적 있기 때문에 틸러슨의 생각대로 일본만 핵무장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 또한 존재합니다.


어찌됐든 그러한 핵무장, 핵배치는 중국에게 하여금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해야 하는가라는 전략적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한국, 혹은 일본의 핵무장을 보면서 중국으로선 반드시 반발하게 되고 그에 따하 제재를 시도하겠지만, 결국 성공하거나 미국이 아예 주도적으로 나선다면 중국으로선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재고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남북 통일을 이룩하는 건 아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남북통일과 북한의 협상력과 위험성, 입지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전략제안이자, 중국의 동아시아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뭐.. 사실 이 또한 어렵긴 할 겁니다. 무엇보다 북한과 중국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있고, 중국도 북한을 싫어하듯이, 북한도 중국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북한에서 중국을 공격하는 메시지의 내부 선동을 실시한 적도 있죠. 요즘엔 어떤지 몰라도, 평양은 자국의 생존과 체체보장을 위해 그 어떤 나라도 신뢰하지 않고, 단지 이용하고 분석해서 전략과 대응방안을 창출할 대상으로만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 십년간 독자 생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고요. 다르게 말하자면 국력에 비해 그만큼 북한의 외교 실무자들, 외교 싱크탱크는 나름 유능한 편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외교적 전략선택인데, 이에 대해선 아직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알 수 있고 판단해볼법한 행보는, 기존의 친미 일변도 였던 이명박 정권과, 무능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었던 박근혜 정권의 줏대 없는 외교와는 다르게, 문재인 정권은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판단입니다.


이는 노무현 정권과 비슷한 비전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노무현은 햇볕정책을 통해 한국을 북한 문제에 있어서 핵심적인 플레이어 역할을 설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와 미국이 한국을 상당히 중요하게 대했던 것이고, 이러한 반응은 노무현이 지향했던, 그리고 너무 이상적이라 불가능했던 동북아 균형자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죠. 본인 스스로에게.


하지만 동북아 균형자론은 불가능한 이론이었고, 이는 실패했습니다. 구조적으로, 국력적으로 그럴 역량이 없었죠. 햇볕정책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실제로 성과도 있었으며, 북한에 대해 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얻어낸 이득도 상당히 컸습니다. 실책이라 여겨질만한 사례도 있긴 합니다만, 개성공단의 경우 저 개인적으로 굉장히 훌륭하다못해 북한에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성과라고도 평가합니다. 이건 뭐 여기서 설명할 주제는 아니니 넘어가고..


하여튼 요는 이겁니다. 한국이 북한과 동북아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주도권을 일정 이상까지만이라도 확보하는 겁니다. 


이런 목적과 비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통해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친미인 건 맞지만, 친미 일변도인 건 아니고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외교적 입지를 다지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드는 수용했지만, 중국에 화해 제스쳐를 꾸준히 보였고, 이러한 태도는 베이징이 문재인 정권은 미국 말만 듣는 친미 일변도의 정권이 아니라는 근거를 얻게 만들었으며, 그 시점에서 한국은 어느 한 쪽에 종속되는 외교를 하는, 그런 세력으로서 기능하지 않을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죠.


당연히 미국 또한 이를 파악했고, 한국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죠. 한국이 미국에게 등을 돌리면 미국은 동북아 영향력을 상당부분 상실하고, 나아가 태평양 패권이 위험해질 가능성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을 달래고 미국과의 동맹이 안겨줄 이익을 부각시키곤 했습니다. 이는 지난 뉴스만 뒤져봐도 알 수 있는데, 무기 거래나 탄두 중량 제한 해제 등의 군사적 입장에서의 특혜를 줬습니다.


이는 미국의 메시지이기도 한데, 한국의 국방력을 길러 대중국 전력으로 만들고, 한국으로서도 중국에 대한 군사적 자신감을 살려주는 것입니다. 즉, 그렇게 강해진 군사력이 향할 방향은 중국이 될 것이고, 중국이 되어라. 라고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경제와 같은 영역이 아닌 군사 영역에 편향적인 특혜를 줬던 겁니다.



더불어 미국이 방중하게 될 시기에 문재인은 동남아로 순방을 떠나게 됩니다. 이것이 상징하고 시사하는 바는 꽤 큰데, 문재인 정권의 신남방정책에 대한 큰 그림을 알아볼 수 있었죠.[각주:3] 근데 이 부분은 특히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시, 포면상으로 동남아와 관계 개선과 연대를 강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만, 외교적인 관점에선 의의가 꽤 있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가령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만나는 시점에 동남아로 떠났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 또한 있고, 동남아를 동아시아 역학관계에 주도적인 집단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각주:4]


심지어 이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해서도 접촉을 했는데, 문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에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달라는,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합니다.[각주:5] 물론 그 이후 러시아가 어땠는지는 뭐.. 잘 아실 거지만, 이러한 견지의 외교적 안목은 저에게 굉장히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이건 이전 정권들의 외교적 무능함 때문이라는 점도 크긴 하지만, 어찌됐든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러시아 외교, 러시아의 역할이라는 중요성을 문재인 대통령은 최소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좋은 사설은 주재우 경희대 교수님의 글이 있습니다. [각주:6]


어찌됐든, 단지 그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위의 동남아 행보와 맞춰서 중국과 미국에 의해 움직이는 북한 문제에 대한 판, 구조를 깨고 개편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동남아, 한국이라는 다자간의 구도는 더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문제점은 역시 존재하는데, 점차적으로 동남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됨에 따라 동남아 연합이 되는 국가들이 중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이는 한정적이고 낮은 국가간의 영향력 가지고 있는 한국에게 불리한 문제가 됩니다. 


더불어 러시아는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북핵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한국이 러시아를 이 판에 과거와 같은 위치로 끌어들이는 것도 어렵지만, 그렇게 해서 한국이 원하는 판과 구도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러시아의 적은 중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통적으로 미국과의 경쟁 또한 중단된 게 아닙니다. 만약 러시아가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과 같은 입장을 가지게 하려면 중국에 대한 반감과 구체적인 견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의 입지를 동북아에 더 넓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려운 문제인데, 러시아가 태평양 패권을 일부라도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자 할 것이고, 중국이 미국의 태평양 패권을 위협하고, 실질적으로 훼손하게 된다면 그러한 변수와 군사적 지형 변화의 상황에서 러시아는 그 틈을 잡아챌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중국만 좋을 일 생기고 러시아는 그 두 국가에 의한 태평양 패권 싸움을 보고만 있거나 군사적 위험성이 높아져 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해야할 시기가 올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역시 확신할 수 없습니다. 동아시아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에 대해 판단하기엔 제 정보와 지식이 부족합니다. 단지 큰 관심과 적극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정도만..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앞서 공통적으로 가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렉스 틸러슨도 밝힌 바이지만, 미국이 북핵 문제를 국제적 문제로 만들고 싶어 하지만, 정작 국제는 그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북핵의 위험은 국제적(Global)이지만 정작 그 이익은 국제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으로 북한이 핵을 발사할 경우 그 대상은 미국과 한국에 한정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맘 놓고 어그로 끌고 북한정책을 경직시키고 자극시키는 거죠. 전쟁이 났을 때 일본은 손해보다 이익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이전에 말한 바 있죠.


따라서 문재인 정권의 동남아와 러시아를 북핵문제에 끌어들인다는 큰 그림을 그렸으나, 그들은 북핵 문제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 그러한 행동으로 얻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외교적 역학관계와 구도는 한국에게 하여금,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착각하고 있듯 북한이 무너지면 그 영토는 한국이 자동 승계한다거나, 어떻게든 통일을 하게 될 것이다. 라는 이상적이고 그 난이도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한채 상상하는 것과는 다르게 정말 굉장히 어렵고 국제적으로 난해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더불어 기존의 보수정부는 통일 문제에 대해 제대로된 인식도, 정책도 없었음을 방증하는 바이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통일은 대박. 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표현은 그만큼 현실성 없고 천진하기 짝이 없는 유아적 국제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한반도 통일은 한국과 북한만의 일이 아니고, 중국이 개입하지 않거나 동의 내지는 묵인할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상론과는 다릅니다. 지금의 판과 구도가 변화하지 않는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입지는 한정적이며, 이 구도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다른 세력을 끌어오거나, 한국과 북한이 서로 대화와 협상을 하며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다르게 말해서 변수를 발생시킬 수 있는 핵심 세력으로 변화해야만 합니다.


이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시도했고 성과를 봤던 것처럼, 문재인 정권은 그 당시와 같지는 않지만 대화와 협상이라는 기조를 유지한 채, 더욱 기민하고 은근한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당연히 그러한 구체적인 정책과 외교는 외교 실무자들과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청와대, 싱크탱크의 공조와 현실적인 판단과 실행 능력에 달린 바, 국민들로선 그러한 국가가 처한 현실과 외교적 안목을 통해 건전하게 이해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2&aid=0003205415 [본문으로]
  2. https://www.washingtonpost.com/opinions/global-opinions/north-korea-the-rubicon-is-crossed/2017/07/06/6645766e-6279-11e7-a4f7-af34fc1d9d39_story.html?utm_term=.f45d8b11ee30 [본문으로]
  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132238015&code=910302 [본문으로]
  4. http://www.mofa.go.kr/www/brd/m_20053/view.do?seq=367422&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 [본문으로]
  5. http://hankookilbo.com/v/4c03b642213e45178a9c5491a1670c9b [본문으로]
  6.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611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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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내년까지 전 세계 사드 포대에 미사일 82기 추가"

http://news.joins.com/article/22370763

"北, '美항모 겨냥' 대함 탄도미사일 보유 가능성"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421&aid=0003209032
"한·일도 중국에 대응해 항모확보 검토…수직이착륙기 탑재용"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9891086
中, 스텔스기 젠-20 韓日겨냥 산둥성 배치…"美F-35에 맞선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9890821
10조원짜리 미사일방어망 갖추려는 미국
http://news.joins.com/article/22374531
일본판 해병대 규모 커진다…2021년까지 3천명으로 증원
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80217014700073
미 육군, 155㎜ 포탄 대량 주문…전년보다 8배 증가
http://m.yna.co.kr/kr/contents/?cid=AKR20180218017000009
트럼프의 ‘조용한 전쟁 준비’
http://shindonga.donga.com/BestClick/3/all/13/1225540/1
러시아, 차세대 전차 '아르마타' 실전 배치계획에 가속도
http://v.media.daum.net/v/20180218145922667
한반도는 최신예 전투기 도입 전쟁중.. 훈련기도 수요 증가
http://v.media.daum.net/v/20180219101603742
중국 2번째 055형 구축함 진수 임박..."미국 아태 전략우세 위협"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3&aid=0008449380
중국, 전쟁시 미사일 1000기 한일·괌 미군기지에 선제 발사
[종합]미 공군, B-52H 등 장거리폭격기 3종 괌에 동시배치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80117_0000204957&cid=10101
중국, 美괌기지 잠수함동향 본다…초강력 음파탐지기 2곳에 설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9830513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10월 출범, 드론 등 첨단장비로 '환골탈태'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8&aid=0004038349
美, 16년만에 대만서 무기거래논의 방위산업회담…中 강력반발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9909614
中, 상륙함등 군함 11척 인도양 파견..비상사태 몰디브 지원용?
http://v.media.daum.net/v/20180221110258626
미,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에 '만능 미사일' SM-6 장착키로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9909846
인도, 중거리탄도미사일 '아그니-2' 발사시험 성공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4&oid=001&aid=0009911136
중국 해병대 2020년 4만명으로 증강..한반도 전담 여단 창설
http://v.media.daum.net/v/20180221175927683


최근 며칠간의 뉴스만 모아본 것입니다. 더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사들이 많긴 하지만 그걸 하나하나 다 찾기는 힘들고 무엇보다 귀찮을 거 같아서 그냥 최근의 국제뉴스를 취합한 거죠.


이 소식들을 종합해서 살펴보면 현 동아시아의 국제적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동아시아의 패권을 둔 국가들끼리 군사적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입니다. 즉, 패권다툼을 군사적인 형태로서 서로를 압박하고 그것에 굴복하지 않는 식으로 하고 있다는 거죠.



이는 기본적으로 아래의 글들을 통해 어느 정도 설명한 바 있습니다.


2018/02/20 - [취미/이야기] - 전쟁에 대해 한국인들이 가지는 이상적 망상.

2017/08/09 - [취미/이야기] -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


간추리자면, 중국은 2000년대 중반을 접어들어 그 성장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거대한 발전을 이룩했고, 그에 따라 중국의 패권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대일로, AIIB와 같은 정책과 기구를 통해 실현시키려 하고 있고,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을 통한 패권 확대와는 다른 방식인 경제적 질서를 통한 패권 확대를 노리는 것이죠.


군사적 압박은 언제나 써먹기 어렵고 부담과 반감도 많지만, 경제적 방식은 그보다 훨씬 부드럽고 반감도 적게 받습니다. 또한 이는 중국 중심의 경제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행보이고, 동시에 미국 질서의 경제권에 대항하는 중국의 거대한 야심이기도 하죠.


그러나 경제적 안정과 질서는 반드시 군사적 능력 하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는 소말리아 근해의 해적에 의해 무역선 납치, 몸값요구 등의 문제에 대해 군대를 파견하며 안전을 보장하고자 하고, 다른 국가나 집단의 같은 시도에 대해서도 반드시 군사적인 개입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적 안정이란 그것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잘 수급하고, 거래하며, 교류를 이룰 수 있느냐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유통하는데 그게 중간에 강도나 사고에 의해 유실된다면 안정성 없는 거래이기 때문에 교류는 이루어지지 않죠. 무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의 교역은 굉장히 안전하다는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런 맥락에서 중국의 경제적 발전과 그 안정을 위해선 반드시 군사적 성장이 뒤따라야 하는데, 금이 없다면 화폐 가치를 보장할 수 없듯이, 군사력이 없다면 경제적 안정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사시 해당 국가의 모든 경제적 교류와 영향력을 괴멸시킬 수 있다면 같은 가정을 생각해봐도 말이죠. 할 수 있어도 하기 쉬운 건 아닙니다만.


이는 미국 중심의 경제권에서 벗어나고, 동남아를 위시하여 자국의 경제망을 구축하고자 하는 중국에게 있어서 독자적인 신뢰성과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군사적 발전과 투자는 경제적 발전만큼이나 파격적인 것이죠. 뭐.. 실제로 중국 기술과 무기 등의 신뢰성은 별개로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은 경제적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 군사적 성장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러한 힘을 외부로 보여줄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그러한 활동은 자국의 경제적, 패권 확대에 있어서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요는 경제와 군사입니다. 그에 따라 중국에 대한 경제적 제재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겸사겸사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요.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 덕분에 그 제재를 간접적으로 받는 한국이 덤터기를 쓰고 있는 상황이고요.


미 철강업계 "철강수입 제한 조치해달라"…트럼프에 서한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2/02/0200000000AKR20180202074500009.HTML?input=1195m

‘美 철강 관세폭탄’ 韓 포함 日 제외... “中과 수출품목 겹쳐” 분석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1&cid=996387&iid=2615515&oid=469&aid=0000278841&ptype=052


더불어 맨 위의 링크들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그러한 군사적 긴장도는 실질적 전쟁 위험성을 높히는 요소이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군사적 성장을 지원하거나 유도하고 있는 것이고, 사드 배치는 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최근 몇년새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특히 한국 내에서 큰데, 이는 미국이 그것을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며, 미국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며,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일본이라는 강대국의 군사력을 상승시킴에 따라 중국의 패권 확대와 성장을 견제하고 억제하며,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군사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유사시 한반도가 박살나거나 잃어버린다 해도 일본이라는 최후의 벽 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현 주일미군은 사실 한반도 유사 사태 때 가장 빨리, 곧바로 움직여야할 후방 지원기지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에 대한 부족분은 일본이 스스로 충당해줄 수 있다는 겁니다.


뭐, 한국에겐 별로 좋은 이야기가 아니죠. 그건 곧 한반도 유사사태에 일본이 반드시 개입하려 할 것이라는 것이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도 군사력을 확대한 일본의 자신감이 한반도에 대한 더 적극적인 여론전을 개시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보이고 정확한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그 자신감이 증대된 일본으로선 군사적 활동을 애매한 선상에서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심각한 사태라면 미국이 중재, 개입할 여지는 충분합니다만..



어찌됐든, 중국의 가장 큰 목표는 결국 태평양으로 나가는 겁니다. 미국의 세계패권을 가장 확실하게, 그리고 큰 범위에서 붕괴시킬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태평양 경쟁에서 승리하거나, 최소한 위협이 되는 것이거든요. 


중국 2번째 055형 구축함 진수 임박..."미국 아태 전략우세 위협"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3&aid=0008449380

중국, 전쟁시 미사일 1000기 한일·괌 미군기지에 선제 발사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4&oid=003&aid=0008425961

[종합]미 공군, B-52H 등 장거리폭격기 3종 괌에 동시배치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80117_0000204957&cid=10101

중국, 美괌기지 잠수함동향 본다…초강력 음파탐지기 2곳에 설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9830513

호주, 중국 화웨이의 남태평양 해저케이블 사업에 제동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1&aid=0009780293

중국, 호주 해군 남중국해서 군사훈련 “역내 평화안정 해쳐” 견제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3&aid=0008345427

인도양 장악 나선 중국 해상 실크로드에…일본, 예산 늘려 저지 ‘안간힘’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70903010000587

호주 교수들, 중국 유학생들 앞에서 '중국' 발언 잘못했다가 잇달아 수난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23&aid=0003341042

중국이 호주 정치에 개입?…외교갈등 수위 높아져

http://m.news.naver.com/read.nhn?oid=421&aid=0003100008

중국 영향력 확대 놓고 오스트레일리아-중국 연일 난타전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28&aid=0002390324

中 견제 본격 나선 호주, 외국기관 정치 후원 금지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421&aid=0003085573

호주, 중국 염두 스파이 무기징역으로 엄벌 법안 마련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4&oid=003&aid=0008326570


위 링크들은 맨 위 뉴스들 일부와 따로 추합한 것들인데, 이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륙 내에서의 패권 확대는 어렵고 큰 실익이 없기 때문에 바다 쪽으로 나가려 하는 의도를 명백히 알 수 있죠. 동남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또한 그것이 하나의 경제권을 만들 수 있음과 동시에 남태평양-인도양을 통해 동쪽과 서쪽 양쪽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쪽으로 간다면 유럽보다는 중동에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고, 중동에서 성공적으로 영향력을 가져간다면 미국은 실패한, 그리고 지금도 발이 빠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러시아와 함께 대체할 것이며, 동시에 아프리카와 터키 반도를 통해 유럽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교두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을 억제하면서 미국의 중동 영향력을 더 크게 줄일  수도 있겠죠. 뭐, 이건 단지 제 예상일 뿐이고 관련 뉴스도 없고 그런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선 거의 망상 쯤이라고 봐도 될 겁니다.


하지만 반면, 동쪽으로 간다는 가정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데, 중국이 호주에 계속 내정간섭에 가까운 관심과 영향력을 투사하고자 하는 의도는 호주를 흔들기 위해서, 더불어 가능하다면 호주를 친중적이게 만들고자 함입니다. 이는 심리적으로 친중인 게 아니라, 중국의 국력에 의해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영향력에 휘둘리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고요. 당연하지만 그 이유는 동남아-호주 등을 넘어 남태평양으로 진출하여 미국의 태평양 패권을 위협하기 위해서입니다.


동남아는 단지 지정학적으로 교두보로 볼 수 있지만, 남태평양에서 호주와 뉴질랜드는 그 패권에 일조하는 독자적인 세력인 동시에, 미국의 우군이기도 하죠. 그런 이유로 호주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겁니다. 스파이 문제도 있긴 하지만 중국이 호주 정치에 개입하고자 한다던가, 호주 교수가 저런 식으로 비난 받는다던가 하는 등의 모든 사건은 호주가 중국의 눈치를 보게 만들고, 그 시도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호주가 중국의 의도에 말려들게 된다면 호주는 중국의 메시지를 무시하기 어려워집니다.


가령, 말을 하자면 이런 건데, 호주 교수가 중국 유학생들에 의해 틀린 말이 아니더라도 압박에 의해 사과를 해야 한다면, 그게 옳든 아니든 그러한 사례가 발생했다는 전례가 생겼다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이를 통해 천천히 그 영향력을 확대하는 거죠. 그런 방식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중국 주변의 세계지도. 대한민국과 일본에 의해 태평양으로의 직선 진출은 불가능하게 되어 있고, 대만에 의해서도, 또한 파푸아 뉴기니와 일본 사이의 괌기지는 필리핀 해를 통한 군사적 진출에도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상 북태평양 전역은 미국의 앞바다이며, 남태평양 또한 호주, 뉴질랜드를 통해 통제하며 미국이 가져가고 있다.>

<그에 따라 중국은 동남아와 호주에 영향력을 투사하며 자국의 질서 아래에 편입, 혹은 확대하고자 싶어하며, 그러한 지정학적 패권 확대는 남태평양으로 우회가 가능하게 된다.>

<더불어 인도양으로 확대하게 된다면 인도에 대한 견제와 더불어 중동으로의 영향력 확대 또한 가능하다.> 



하여간, 중국이 전쟁시 괌기지를 공격한다는 등 태평양 진출에 위험이 될 수 있고 확대를 억제하는 요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는 기사들이죠. 중국이 한반도나 일본을 넘어 바로 태평양으로 진출 할 수 없는 이유 또한 한반도, 일본, 괌 기지 같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할 수 있는 결코 약하지 않고 그 영향력 또한 작지 않은 국가 때문이죠. 이는 러시아가 태평양을 가져갈 수 없었고, 가져가고자 하는 의도도 쉽게 보일 수 없었던 이유와도 마찬가집니다. 냉전이라는 시대적 특수성을 고려해봤을때, 그러려고 한다면 미국을 심각히 자극하는 행위라는 위험성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와 일본이라는 요소 때문에 우회해서 태평양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는 동남아와 호주를 공략하면서 시도하고 있죠. 동남아는 경제적인 확대를 통해 시도하고 있다면, 호주는 그럴 덩치가 아니고 그럴 국력과 미국과의 관계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없는 수입니다. 그래서 스파이나 정치인 후원, 내정간섭과 같은 치졸하고 더러우며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통해 시도하고 있는 거고요.



<doklam plateau의 위치. 보시다시피 방글라데시로 좁아진 지협적인 지리를 가지고 있고, 거길 끊는다면 인도 동쪽 영토인 아루나찰프라데시가 월경지가 되어버리며 인도양 진출이 가능해진다.>



마찬가지로 인도양을 통한 진출을 노리고도 있는데, 이는 인도에 대한 지난 전쟁 위기와 같은 군사적 위협을 통해서 실천하고도 있죠. 실제로 중국은 국경 지역에 있는 도클람 분지라는 군사적 요충지를 가져가고자 하는 시도를 했고 여기를 가져가게 된다면 인도에 대한 공격이 극히 수월해지고, 아루나찰프라데시 지역을 홀라당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62년도엔 군수 지원이 어려워서 포기했었지만, 지금은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등에 영향력을 크게 가지고 인도양까지 접근해 있는 중국 입장에서, 그 지역을 뚝 잘라내버린다면 중국은 그대로 인도양으로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하고, 동쪽으로는 남중국해의 패권을 확실하게 접수할 수 있으며, 아까 위에서 말했듯이 중동으로의 확대 또한 가능하게 되며 더 강력한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게 됩니다.


뭐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중동에는 석유가 있죠. 또 그러한 활동의 결과로 중국의 가장 가깝고 위협적인 잠재력 있는 경쟁자이자 잠재적(뭐.. 사실상이지만;) 적국인 인도를 꺽을 수 있으니 어마어마한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지리적 이점을 가지는 겁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 인도양에도 미국의 함대가 있다는 거고 인도양까지 진출을 해도 미국의 함대를 뚫어야 한다는 점이죠. 


에.. 그리고 글에서는 어쩌다보니 빼먹게 되었지만, 이러한 맥락에서 남중국해에 대한 근본 없는 깡패짓도 그러한 맥락에서 발생하는 겁니다. 남중국해를 통제하게 된다면 동남아 국가들의 영향력과 세력이 크게 줄어들게 되며, 중국이 원하는 동남아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복속이 쉬워지고, 그것을 통한 진출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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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국인들이 하는 크나큰 오해가 하나 있는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거나 북한이 붕괴하는 시기에 한국은 아무런 피해도 없이 온전할 것이라고 믿는 겁니다.


이런 이상적인 오판은 그 사태에 대한 종류만큼이나 다양한데, 어떤 종류이든 대개 한반도는 큰 문제 없을 것이다. 한국은 빗겨나갈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반대로 한반도가 아예 잿더미가 된다. 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걸 주도하는 국가는 절대 북한이 아닐 겁니다. 그럴 국가가 있다면 그건 중국이죠.



사람들은 흔히 불쾌하고 불편한 것을 상상하려 하지 않습니다.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것에서는 더더욱 그렇고, 정치적 신념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한반도 유사 사태시 중국의 역할을 깡그리 무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2017/08/09 - [취미/이야기] -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


위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중국에게 있어서 북한은 싫어도 지원해주고 있어줘야 하는 국가입니다. 한국을 위시한 채 올라오는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에 대한 주도권과 영향력이 증대하지 않기 위해선 북한이라는 어그로꾼이자 완충지대가 반드시 필요하죠. 그런 이유로 석유지원을 해줬던 것이고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국익을 위한 전략적 태도를 그런 식으로 견지했던 것이죠. 


그렇다면 반대로 어떤 상황이든 북한이 무너지게 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대책, 최고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까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남북을 가리지 않고 한반도를 선제공격하며 전쟁능력을 파괴한 뒤 빠르게 육군을 진주시키고, 해공군, 해병대를 동원한 재빠른 상륙작전, 그 이후 한반도 전역에 대한 통제와 확보입니다. 그 이후 중국이 직접 관리를 하든 친중정권을 남기든 하겠죠. 미국은 이에 대응하기엔 중국의 움직임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이미 한반도 전체를 가져간 중국에게서 다시 빼앗기 위해선 상륙작전을 시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난이도가 너무 높고, 자칫하면 핵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겉으로야 어찌됐든 사실상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능력과 실질적인 관계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채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겠죠.


물론 이는 중국이 먼저 선제타격을 벌인다는 것이고,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긴 어려울 겁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있다는 이유 그 자체 때문이고, 미국에게 있어서 한반도는 동아시아 최전선이며, 중국의 패권과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억제하는 최중요 동맹이자 지정학적 중요성을 가진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은 6.25 때 한국을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이 지원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또 다른 하나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완전히 무너지고 남한과 미국에 의한 통일이 완수되기 전에, 전쟁이나 그들의 북진과 동시에 중국군이 남하하면서 북한의 북부 지역(말이 북부지, 최대한 많은 지역을. 특히 동해와 맞닿는 지역까지는 반드시.)을 점령하는 것입니다.


이는 여러가지 명분이 있을 수 있는데, 북한 난민에 의해 중국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던가, 혹은 조중군사조약에 따라 북한을 지원왔다는 명분이 더 잘 먹히겠죠. 물론 말이 지원이지 사실상 점령하여 완충지대로 삼기 위함입니다. 혹은 협상 조건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중국 입장에선 북한이라는 국가가 사라지고, 주한미군이 북상하는 사태를 반드시 막아야만 합니다. 북한이 무너졌다는 것은 그러한 의미 뿐만 아니라 남한의 발전 리미트가 해제된 것이기도 하며 미국의 이목과 역량을 집중시키는 어그로꾼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중국에 대한 더 많은 미국의 견제와 압력, 영향력 확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미국에게 있어서 남한이 중요한 이유는 일본이나 대만과는 다르게 대륙에 붙어 있는 국가이며, 그 대륙에 영향력을 투사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중동에서의 이스라엘과 비슷한 포지션이죠. 그런 남한이 영토를 넓히며 역량이 상승하고, 미국 또한 그에 맞게 대륙에 대한 영향력 강화, 역량 집중에 따른 중국에 대한 견제력 강화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 굉장히 껄끄럽고 짜증나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중국은 북한을 어떻게든 존치시키거나, 이용해야만 합니다. 북한을 일종의 식민지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아직 끝나지 않은 사태로 유지시킴과 동시에, 그런 잔존 이북세력을 절멸시키기 위해선 반드시 중국과의 싸움, 혹은 협상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만들고, 중국은 그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겠죠. 적어도 중국이 원하는 만큼의 이익,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결과를 내주지 않는 한에는.


물론 그런 상황이 아주 오래될 수는 없을 겁니다만, 어찌됐든 한반도 영토 전역에 대한 클레임과 집착적 완성도를 추구하는 한국 입장에선 굉장히 껄끄럽고 불쾌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적 당위성을 가진 영토를 중국에게 빼앗긴 셈이니까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미국 입장에선 충분히 얻을 거 다 얻었고, 사실상 아무런 영향력도, 힘도 없는 잔존 이북세력에게 지속적인 비용을 투자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중국과의 더 큰 마찰을 빚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의 뜻이 어찌됐든 미국 입장에선 이대로 끝내고 싶겠죠. 북한을 완전히 가져가면서 중국을 더욱 크게 자극하고 싶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을테고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한반도 전역을 한국이 가져가게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국이 중국과 전쟁을 벌여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이 상황 자체도 상당히 이상적인 겁니다. 만약 중국이 미국과의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하지만 핵전쟁과 확전을 벌이는 걸 원치는 않는다면?


이제 아주 복잡해지고, 한반도가 박살나게 되는 겁니다. 


중국과 미국 입장에서 전쟁은 반드시 한반도로 한정지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글자 그대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미사일과 폭격기가 오고가고 서로 상륙작전 하려고 할 겁니다. 물론 중국은 실패하고 미국은 성공하겠지만요; 


어찌됐든, 서로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핵전쟁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극히 높기 때문에 어정쩡한 선에서 확전할 순 없고, 그렇기 때문에 핵을 사용하지 않은 채 한반도에 모든 무력분쟁을 한정지어놓고 그 밖으로 확대되지 않게 억제한 채 대리전을 벌여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현대에 와서 화력의 비약적 발전은 지난 반세기 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일 것이고, 북한 단독과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면 서울 근처까지만 위험하고 그 위로는 쭉 올라가 한달 정도면 북한 전역을 정리하겠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전쟁을 수행하게 되는 사태라면 한반도 전역이 전장이 되면서 한반도 전역, 대부분 주요 도시와 지점은 박살날 것입니다.


중국은 당장 탄도탄을 쏘아 서울, 청와대, 국방부, 각 지역의 군부대, 레이다 기지, 해군기지, 공군기지, 항구, 이륙장 등을 공격하게 될 것이고, 탄도 미사일의 위력과 선제공격의 위험성, 또한 --사드를 도입했음에도 확신할 수 없는--탄도 미사일에 대한 방위능력은 한국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전쟁 수행능력이나 지휘, 명령체계의 붕괴 내지는 혼란을 일으킬 것입니다.[각주:1][각주:2]


그 사이에 중국군은 최대한 빨리 한반도에 상륙하려 할 것이고..


어찌됐든, 한반도가 전장이 된다면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한 전쟁이 될 겁니다. 그리고 한반도 전역이 개박살이 나겠죠. 이걸 어쩔 수 없습니다. 한국은 그걸 어떻게 하기엔 외교적, 군사적 역량이 적고, 지정학적 가치는 너무나 높습니다. 


근데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가능성이 하나 있는데, 일본이 반드시 개입하려고 할 것이며 이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겁니다. 중국과의 전쟁은 절대 쉬운 것이 아니고, 한반도 밖으로 확전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는 일본 본토가 공격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이 아주 잘 싸워주며 중국의 어그로를 끌어주냐. 이건 또 아닐 것인데, 기본적으로 일본의 군대 인력풀은 적고 경험도 적으며 자국에 대한 방위 능력은 뛰어나지만 타국으로 나가서 전쟁을 수행하는, 공격능력은 비약한 편입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일본은 결코 앞에 나서지 않고 후방 근무, 소해 임무만 맡으려 꿀 빨려고 할 것이고요. 그럼 뭐가 문제가 되느냐면, 이 또한 크게 두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가능하다면 한국,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구체적 영향력을 가지고 그것을 확대, 유지시키는 것이 목적이고, 이게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한반도, 혹은 범위를 넓혀서 타국에 대한 군대 파견이라는 전례를 하나 만드는 겁니다.


지금도 몇년 동안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자위대의 군대화 작업과 빈약한 공격 능력에 대한 상승을 위해 북한 미사일 기지 타격을 명분으로 무기 도입을 검토[각주:3] 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군사력을 높히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각주:4] 하는 것도 있죠.



가장 긍정적인 결과가 중국이 북한 북부 등 일부 영토를 가져가는 것이고, 가장 나쁜 결과는 한반도 전역이 전쟁터가 된느 겁니다. 전자는 한미가 북한을 선제공격 하는 사태일 때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 중국이 먼저 공격하는 경우가 될 가능성이 높죠. 아닐 가능성도 높지만.



어찌돼었든,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 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어떻게 움직일지라는 것입니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전쟁을 수행하고자 한다면 한반도는 불바다가 되는 것이고, 이는 피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북한, 전쟁에 대해 한국인이 가지는 이상적이다못해 망상적인 상상은 중국의 역할을 무시하고, 중국의 존재를 소거하면서, 그들이 자국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오판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어떻게 될 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고, 이는 상당히 불쾌한 상상이죠.


그런 이유로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항상 한국은 안전할 것이다. 이익을 볼 것이다. 결국 북한과 어떤 방식이든 통일하게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로 한반도 평화와 북한과의 대화, 협상이 중요한 것이죠.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모두 전쟁의 위험성과 한반도 불바다의 위기를 가지고 있는 바, 통일을 못하더라도 최대한 오래 평화적인 상황을 유지시키고 한국의 역량과 힘을 기르며, 가능하다면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통해 군사적 긴장성과 전쟁 위험성을 낮출 수 있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과 박근혜를 대표로 하는 극우보수의 대북정책은 그 기조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심대히 위험하고, 국익을 등한시한 이념적 쫀심 싸움에 가깝다고 평가합니다. 까놓고 말해서 아무런 대화도, 협상도 하지 않고 강경한 모습을 보이며 무조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라는 기조를 통해 한국이 얻을 건 전혀 없습니다. 변수를 발생시키려면 대화와 협상을 해야만 하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이익과 신뢰 사이의 줄다리기는 그 정권의 대통령과 실무자, 외교관들의 역량 문제이지만요.

  1.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80201_0000220278 [본문으로]
  2.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70802_0000057540 [본문으로]
  3. http://www.yonhapnewstv.co.kr/MYH20170805002200038/ [본문으로]
  4. http://news.joins.com/article/1935746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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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햇볕정책이 쭉 계속 되었다면 어떻게 됐을 진 몰라도, 이명박 때 걷어차고 끊어버렸으니 이젠 그러한 대화와 협상을 하게 되는 것도 어렵게 됐죠.


남한 내부의 정치적 상황은 이념에 의해 급변하게 되고, 그에 따라 가장 큰 이견이 갈리는 북한과의 관계 또한 시시각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남한과의 외교는 그리 안정적이지도 않고 까놓고 말해서 대북제재에 있어서 남한이 하는 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경제제재 또한 미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미국이 더 강하게도, 더 약하게도 할 수 있는 결정권자죠.


당연히 북한 입장에선 미국과 협상하고 대화하는 게 이익입니다. 남한을 미국의 종놈, 괴뢰라고 여기면서 무시하고, 정작 진짜 권한을 가진 미국과 대화를 하는 것이 자신들의 격을 더 높히는 일이며, 국제외교적 입지와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을 자기들 원할 때 하거나 안 하려는 거고, 북한이 원하는 시기나 방식, 주제를 가지고 하려고 하지 않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과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얻는 것이 있는 것이며, 심지어 나름 잘 풀리게 된다면 자신들도 뭔가 내주긴 해야겠지만(물론 핵 제외)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얻어내겠죠. 그리고 그렇게 얻어낸 것으로 자국의 역량과 통제에 힘쓰려고 할 것이고.


햇볕정책 때는 새로운 외교적 방법론이라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 지 알 수 없었고, 그래도 이익은 될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 잘 이끌어낼 수 있었으며, 그에 따라 남한이 얻어낸 것도 많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정말로 거대한 업적을 이룰 수도 있었겠지만, MB 정권 이후 그걸 걷어 차버렸기 때문에 북한은 남한과의 외교가 그리 안정적이지도 않고 햇볕정책에 대한 데이터와 판단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남한과의 외교를 안 하려고 하는, 통미봉남 정책을 기조로 한 거죠. 북한의 싱크탱크가 그것을 새로운 비전이나 전략으로 정했고, 북한 내부에선 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남한의 대북정책이 어찌됐든 잘 안 먹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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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신년사 “평창에 대표단 파견 용의…남북 당국 만날 수 있어”

https://www.voakorea.com/a/4187167.html
한국 정부 “김정은 ‘평창 대표단 참가’ 의사 환영”
http://www.rfa.org/korean/in_focus/nk_nuclear_talks/winterolympic-01012018091607.html



이번 북한의 신년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몇달전 핵, 미사일 도발을 하며 긴장도와 위험도를 높혔던 북한이 이번엔 온건책을 동원하며 남한과의 관계 항샹을 야기하며 긴장되어 경직된 관계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이는 정확히,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 벌언과 조치가 취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미국의 벼랑 끝 전술과 자신들의 미국에 대한 입장에 변화를 줄 수 없다는 조건에서 기인하는 메시지입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경하고 위협적인 발언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계속 기존과 같은 태도를 고수하면 서로 더 위험해지는 상황으로 다가서고, 당연히 북한이 지도상에서 지워질 수 있는 사태까지 상상해볼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긴장일변도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온건한 관계를 맺자는 메시지의 신년사와 함께, 선수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꽤 급진적인 태도를 보여줌으로서 미국의 힘을 빼게 하려는 겁니다.


미국에게 그런 메시지를 보내줄 순 없기 때문에(오히려 반대의 메시지를 쫀심 삼아 던졌죠. 진짜 쫀심 때문이라 봐야함.) 북한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한에게 그러한 메시지와 유화적 제스쳐를 보여주면서 미국은 남한과의 관계를 고려해야하며 북한이 보낸 메시지를 보고 어떠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있는 지 알게 하려는 거죠. 물론 미국 입장에선 계속 강경하게 나가도 상관 없지만 북한은 아니기 때문에 그러는 거고, 마찬가지로 미국 입장에선 계속 강경하게 나가도 상관 없지만 말했다시피 남한과의 관계와 남한의 답변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도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워싱턴에서 연일 이어지는 북한에 대한 강경하고 과격한 발언과 메시지들이 전쟁 위험도를 높히고 있기 때문에 이전부터 꾸준히 발언했던 바대로, 한반도의 전쟁 상황을 저지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전쟁 긴장도를 낮추기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뭐 멍청한 모지리들이야 문재인 정부가 섣부르게, 너무 빨리 답변했다고 여기지만, 청와대의 이런 답변은 기민한 외교적 안목을 보여주는 겁니다.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한반도의 전쟁 위험도를 낮추는 행보죠. 미국이 어떻게 나서기 전에 곧바로 북한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받았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던져주면서 괜찮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고, 당사국인 남한이 그렇게 나온다면 미국 혼자서 성내고 있을 순 없기 때문에 당장은 분위기를 살피게 될 겁니다. 뭐, 트럼프 정부라 아닐 수도 있긴 하지만, 거시적으로 미국의 대북 발언의 힘이 빠지는 건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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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이유는 각국의 지도자들이 각각의 이해관계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북한의 붕괴를 의도적으로 막거나 원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며, 북한 스스로의 여력이 생존에 최적화되어 있고,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다르게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붕괴되지 않고 오랫동안 골치 아픈 어그로를 끌어주길 바라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북한의 붕괴로 인해 발생할 피해와 리스크에 대한 문제 때문에 가급적 평화통일을 할 수 이길 바라고 있죠.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이런 이유로 북한에 대한 급진적이고 공격적인 외교나 조치는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북한은 약소국이고, 제대로 건들면 무너질만큼 약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핵의 존재는 골아프게 하지만, 그것이 북한을 완벽하게 지켜줄 수 있는 수단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이 핵을 미사일에 탑재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선 더더욱이요.



현 북한의 존속에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건 바로 중국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주변국들 모아서 북한에 대한 여러 제재들을 행한다 해도 북한에 큰 피해가 없으며, 오히려 김정은 정권 수년만에 그럭저럭 경제를 어느 정도 복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중국 때문이죠.


바로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퍼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북한이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이유는 각국 지도자들의 이해관계 때문인데, 중국에게 있어 북한이라는 존재는 골치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현재까진 반드시 필요한 도구적 용도입니다. 이른바 어그로꾼이죠. 러시아가 2000년대 중반 중흥기를 맞이하며 재도약을 꿈꿀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삽질 덕분이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중동에서 2차례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많은 손해를 봤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 덕에 미국의 통제력과 슈퍼파워에는 금이 갔고, 국제적 위상 또한 한풀 꺽였던 적이 있었죠. 그 시점에서 미국의 견제나 통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러시아가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이고요. 지금 그 똥은 오바마 정권이 열심히 치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전의 깊은 수렁은 미국을 여전히 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존재는 미국의 이목을 주목시키고 중국에 대한 대응이나 통제를 집중시킬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30년간 발전해온 경제와 그런 경제성장에서 비롯된 어마무시한 자본을 기반으로 경제적인 제국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13년 말 중국은 AIIB를 설립 제안을 했고, 이는 세계적인 지지를 받으며 AIIB가 설립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은행의 3/4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자본이며, 중국은 주최국이자 최대주주로 투자 결정 등의 정책 수행에 26%의 표결권을 지닙니다. 


이 압도적 표결권은 정치적으로 좋든 싫든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드는 데, 특정 지역에 돈을 몰아 빌려주거나 거부하는 일조차 가능해집니다. 중국 하나의 반대가 여러 국가들의 표결권 지분을 합친 것과 맞먹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절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되죠. 이런 경제권의 형성은 미국 중심의 경제권에 대한 도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14년도엔 실크로드 펀드를 만들었는 데, 4조원 규모의 펀드의 목적은 순수히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아시아 지역국가들에 인프라 건설 투자를 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중국이 원하는 지역에 투자할 수 있는 중국 자본으로 이루어진 펀드이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약소국들은 중국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게 되죠. 이러한 행보는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주변국을 압박하는 러시아의 정책과는 다른, 압도적인 자본력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입니다. 상대적으로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나, 그만큼 치명적인 방식이기도 하죠. 이미 중국은 이 정책의 성공을 맛본 바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투자를 해서 꿀 빨았거든요.


마찬가지로, 시진핀이 AIIB를 제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비전을 하나 제시했는데, 일대일로 정책이 그것입니다. 21세기판 실크로드를 만들어 동유럽과 러시아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을 하나의 경제벨트로 묶고자 하는 정책입니다. 이는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에 대한 분명한 도전이죠. 이에 대한 위기의식인지 오바마 정거ㅜㄴ 말에 미국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에 가입했는 데, 트럼프가 집권하고 이걸 도로 탈퇴해버립니다. 


더불어, 이 일대일로 정책의 특이점은 바로 하나의 단체에 회원국들이 가입하는 방식이 아닌 중국이 각각의 주변국과 별도로 협상을 맺는 방식이라는 거죠. 자연스레 모든 참여국에 대한 중국의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들고, 주변국들이 하나로 뭉쳐 협력하거나 대응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단결한 국가들이 중국의 의도에 견제할 수 없게 미리 분열시킨 채 일을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 한국과 일본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요.



뭐, 하여간 이런 중국의 경제정책의 성공과 몇몇 외교적 승리를 경험하며 중국은 무섭게 달려나가고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에 대해 맞설만한 역량과 그러한 필요성을 지닌 강국인 한국, 미국, 또한 일본 또한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일까지 주시하고 분석하고 견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일본 또한 북한이 실험하며 날리는 미사일이 자국 영토 근처로 떨어지고 있으니 일본 또한 북한 문제를 처리해야할 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더불어 자국의 혼란에 대해 북한이라는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려는 의도 또한 있으니 더더욱 중국 입장에선 맘에 드는 상황인 거죠. 어쩌면 일본에 미사일을 날려달라는 요구를 북한이 들어줬을 지도 모를 일이죠. 이 부분은 상상에 불과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퍼주며 투자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석유를 퍼준다는 적은 투자로 전략적 견지의 성과를 얻어내거나 얻어낼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떄문입니다. 아주 경제적인 거래인 셈이죠. 한, 미, 일의 시선을 북한에 잡아 놓고, 그 동안 중국은 기민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역량을 늘리고 지역패권에 대한 뿌리 깊은 통제력을 얻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북한이 무너진다 무너진다 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이것이고,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제재를 한다고 하는데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또한 중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가담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중국 입장에선 북한은 좀 더 깽판치고 땡깡 부리며 어그로를 끌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너무 폭주하면 문제이고 그에 대한 통제력을 중국이 가지고 있느냐는 솔직히 의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꿀 빨 수 있는 수단이니 중국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또한 러시아 역시 북한 문제, 대북제재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 또한 같은 이유입니다. 당장 크림 반도, 우크라이나 쪽에서 러시아도 바쁘고 꿀 빨고 있거든요. 이외에도 러시아 또한 무언가를 노리고 있고 이득을 보고 있는 거 같긴 한데, 러시아 쪽의 상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만한 게 그리 많지 않습니다. 유럽에 대한 위협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의 이득 정도가 떠오를 뿐이네요. 후자의 경우 필리핀에 대해서도 외교적 강짜를 부린 적 있었죠. 



여하튼, 북한은 북한대로 이득을 볼 수 있고, 중국은 중국대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며, 그에 따라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는 것이며, 중국은 그러한 북한의 행보를 통해 한미일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중국 문제에 쉽게 개입하거나 대응할 수 없게 만들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북한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대북제재가 쉽지 않은 것이며, 중국을 선결문제로 해결하지 않으면 북한 문제 또한 풀 수 없고, 북한 문제를 풀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견제와 개입, 대응 모두 어려워지며 이는 거시적으로 중국의 중화 패권의 강화를 불어일으킬 겁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또한 일본보다 체급도 떨어지고 지리적으로도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한국에게도 결코 좋지 못한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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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게 있어서 핵이란 그 자체로 목숨줄입니다. 그들은 살기 위해 핵을 만든 겁니다. 타국을 위협하는 건 그것을 위한 정치적 제스쳐에 더 가깝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면 북한에게 생존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북한의 최우선 목표는 생존이고, 그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서 핵무기를 개발하는 거거든요. 90년대초, 소련이 망하면서 전세계의 좌파들은 경악했고,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던 사회주의, 공산주의 계열의 국가들 또한 그랬습니다.


그 이후 안전을 보장해줄 뒷배가 사라진 국가들은 천천히 개혁개방을 시작하거나 했고요. 북한은 그런 사정이 들어맞지 않는 조건을 가진 국가이기 때문에 소련에 의지했던 자신들의 생존을 스스로 보장 받기 위해 핵을 개발하면서 자신들의 체제와 현상을 유지시키려고 했죠. 핵 자체는 80년대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는 데, 그 또한 별 차이 없습니다. 자신의 경쟁력과 군사력을 위해서 였던 목적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변화한 것 뿐입니다.


북한으로선 핵무기가 있다면 적어도 미국 등 적국이 먼저 공격을 하거나 그들의 군사적 위협에서 벗어날 순 있을 것이라 계산한 겁니다. 이는 실제로 최근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보면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데, 러시아와의 조약을 통해 크림 반도의 주권을 인정 받는 대신 핵을 포기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해 그런 조약을 뒤집고 우크라이나를 침공까지 하며 크림 반도를 빼앗아갔죠.


이는 역으로 북한에게 있어서 핵에 대한 집착을 더욱 강하게 해줄 수 밖에 없는 데, 힘(핵)이 없다면 강대국에게 언제 먹히고 뒤집어질지 모른다는 실제적 예시로 증명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선 그들의 체제와 생존을 분명하게 보장해줄 수 있어야만 합니다. 문제가 바로 그것이죠.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것. 이게 딜레마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역으로 그런 생존을 보장해주게 된다면 그들에 대한 여러가지 플랜 중 강경책을 쓰기 어려워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화책이 통할 거라는 기대를 하는 것도 어렵고, 그 이전에 그런 유화책이 가져올 북한의 체제에 대한 영향력을 북한이 절대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솔직히 그들의 입장 변화도 그리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북한은 공산주의도, 사회주의 국가도 아닌 군부 독재 왕정 체제라는 기괴하고 기묘한 체제로써, 그들의 성격상 군국주의적 성격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적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체제라는 것입니다. 적이 없다면 내부를 결속시킬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북풍으로 대표되는 극우보수 세력이 북한의 존재로서 얻는 정치적 이득이 있는 것처럼, 북한에게도 미국과 한국이라는 존재는 정치적으로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적대적 공생관계는 적이 있음으로써 존속될 수 있고,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는 것입니다. 필연적으로 매파들이 반기는 상황이고요.


이런 군국주의적 성격은 그 자체로 이 상황이 더 완화되고 평화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반기지 않습니다. 설사 그렇다 쳐도 진보 정권 당시의 군사 도발처럼 화전양면전술로 설명되는 군사적 도발을 멈출 순 없습니다. 물론 그 정도가 줄어들 순 있죠. 진보 정권 당시엔 군 대 군으로써 교전을 한 경우가 더 대부분이었다면, 보수 정권 때는 일방적인 공격만 당했었죠. 그 중 연평도, 천안함 사건은 충격적인 결과물들이었고요.


적어도 그 수위와 방식에 있어서 진보 정권 당시의 평화를 목적으로 하는 유화책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하여간 말을 계속 이어보자면, 북한은 이러한 이유들도 계속적인 긴장 관계를 유지하길 원합니다. 유화책을 쓴다면 얻을 건 얻고, 줄 건 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사도발을 아예 그만 둘 순 없고, 강경책을 쓴다면 그만큼 더 높은 수위의 도발을 해오는 거죠. 그들은 적과의 긴장 상태로서 체제를 유지할 근거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을 대할 수 있는 외교적 방법론은 어떠한 유의미한 효과를 보기 매우 어렵고, 그 때문에 미국과 한국, 일본만의 제제와 통제로는 북한을 다루기 어려운 것입니다.


북한의 비정상적인 체제와 논리는 다루는 난이도를 너무 높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제제에 중국과 러시아가 반드시 동참해야 하고, 그렇게 만들어야만 합니다. 생각보다 이 둘에 의해 북한은 많은 이득을 보고 그것이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거든요.


결과적으로, 앞서의 사실들과 이유들로 인해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체제와 생존만을 보장해줘선 안 된다는 것이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생존을 보장 받는다면, 그만큼 어떠한 외부적 영향을 반드시 받을 수 밖에 없고, 그런 외적 영향은 꾸준한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만 하는 북한에게 있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게 했다가 북한 주민들이 외세의 소위 반체제적 사상과 이념에 물들어 집단적으로 반발하여 들고 일어나면 북한의 체제 유지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북한을 대하는 태도와 정책은 정답이 없습니다. 유의미한-더불어 그것이 한국 등에 이익이 되는 방향의-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없는가만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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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주의 정치는 기본적으로 대중, 국민들의 인기를 얻는 자가 승리합니다. 그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줌으로써 달성할 수 있죠. 이는 경제적 안정, 안보적 성과, 사회적 문제해결, 교육제도 개편 등의 여러 분야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경제, 정치적인 요소들을 큰 틀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큰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영향력은 역시 무척 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요소들을 다루겠다고 하는 정치인들은 그 본인이 준전문가급인 되어야 할 것이고, 적어도 그 주변의 보좌관들이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해야하죠.


이런 필수불가결한 능력적 전제는 정치인이라면 매우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할 능력들입니다. 적어도 멍청한 소리를 하거나 국가, 사회적 안정을 해치는 식으로 작용해서는 안 되죠.



2.

대중은 그 자체로 뛰어난 지성을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개인은 똑똑해도 대중은 멍청할 수 있죠. 사실 이는 크게 틀린 말도 아니고요. 대중은 기본적으로 사회상규, 사회적 상식 수준에 맞는 의견을 보편적으로 가집니다. 이는 대중을 이루는 개개인들에 의한 그 사회의 한계이자 동시에 사회지성의 평균이기도 하죠.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사회적 상식이 달라진다면 대중들의 태도 또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령 1950년대 대중이 가지는 상식과 2016년 현재 대중이 가지는 상식은 다르죠. 이는 사회적 환경, 문화적 토양, 교육수준 등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의외일진 몰라도, 일반적인 정치인들의 지성은 보통의 개인들보다는 훨씬 뛰어난 편입니다. 그 지성을 어떻게 쓰느냐는 다른 문제이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고, 그런 정치인과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훨씬 뛰어난 지식을 갖춘 보좌관들의 모임, 그리고 정치인과 보좌관의 정보와 지식, 의견이 종합된 그들의 발언이나 정책 발의는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거나 파악하기 쉬운 것이 아닙니다. 대놓고 말하자면, 일반 민중은 어느 정도 복잡한 사회적, 법리적, 정치적 문제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또한 대중은 그런 어렵고 복잡한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분석하고자 하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그럴만한 시간이나 정신적 여유가 부족한 경우가 많죠. 차라리 이 편이면 다행인 거고, 그럴만한 지성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신력, 인지력의 여유와 복잡한 문제에 대한 인지작업에 대한 관계는 다음의 글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2016/07/30 - [취미/이야기] - 대중선동의 기본. 분열.




3.

이러한 문제를 역으로 뒤집는다면, 대중들은 한마디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더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더 자극적이고 민감하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한 마디, 한 줄 짜리 선동문구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이기 쉽고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이죠.


이는 복잡한 사회정치적 문제를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 위한 인지작업을 할 필요가 없고,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사회적 안전이나 국가적 안보, 경제적 문제 따위에 대해 그 원인이 외국인 노동자나 불법체류자, 혹은 유대인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편이 전세계적 불황과 국내 산업불균형, 최저임금, 노동법, 사회구조, 인구구조 등에 있다고 하는 것보다 더 쉽고 받아들이기 좋은 내용이라는 것이죠.


외부적 문제요소가 내부적 안정을 해친다는 자극적이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내용이라는 겁니다. 딱 보고서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생각-인지작업-을 해야 하는 것보다 쉬운 내용이며, 무엇보다 어떠한 심리적 갈등도 없이 남탓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이요. 오히려 배척해야할 적이라는 인식은 그들에 대한 감정적 동조나 공감을 마비시키고 더 거칠고 무자비한 공격이나 그런 종류의 부정적 심리작용을 이끌어내기 쉽죠. 그리고 그것은 같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더 쉽습니다.



4.

이는 요컨데, 어렵고 지적인 표현을 쓰는 진보매체보다 자극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표현을 쓰는 보수매체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받아들이기 쉽고 이해하기 쉽거든요. 복잡한 정치사회적 분석보다 남탓(종북탓, 진보탓, 야당탓, 외국인탓, 노동자탓 등등 많은 나라에서 이와 같은 남탓 선동을 합니다.)이 더 쉽죠. 적당한 소스만 버무려주면 어려운 인지작업을 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요.


이는 대중의 지성적 한계와 맞물려 아주 잘 먹히는 방식이 되기도 합니다. 기실 모든 정치적 발언들은 선동이기도 하고요. 공개토론, 질의응답, 청문회, 기자회견 등등 모두 다요. 그걸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고 응용하는 지가 정치인들의 실력이기도 합니다. 선동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고, 그 선동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뿐입니다.


뛰어난 능력과 양심을 가진 정치인이 선동을 통해 국가적, 범사회적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정책을 실현시킬 수도 있고,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나 양심과 도덕성이 극히 낮은 정치집단이 선동을 통해 특정 집단만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정책을 밀어붙힐 수도 있는 법인 셈이죠.



5.

이러한 대중들의 한계는 정치인들을 한계로 이끄는 면이 있는데, 아무리 뛰어난 정치인이라고 해도 선동능력이 떨어진다면 그 능력을 제대로 필 수 없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선동능력이 뛰어나다면 능력 이상의 자리를 얻어낼 수도 있다는 말이 되지요.


대중은 똑똑한 존재가 되지 못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인지작업보다 한 줄로 이해하기 쉬운 선동문구를 선호합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대중에게 원하는 말을 해주면 인기를 얻는 것은 절대 어렵지 않다는 말인 셈이죠. 이는 트럼프나 이명박과 같은 종류의 인간들이 능력 이상의 자리를 얻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합니다.


필요한 것이나 해야만 하는 것을 말하거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 할 수 없기에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는 정치인보다 대중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는 이가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이명박은 자신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이명박 5년 동안 서민경제를 악화되기만 했으며, 이렇다할 경제적 성과도 없고 이제 와서는 오히려 그의 경제정책이 한국의 경제의 발목을 죄는 것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곤 했으며, 박근혜가 한 공약 대부분은 아무런 실현 가능성도 없고 의미도 없었던 것들이었을 뿐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공약을 폐기, 미시행으로 이어졌죠.



6.

트럼프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그는 백인, 노동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줬습니다. 트럼프가 한 수 많은 막말들은 역설적으로 많은 이들이 흔히 말하는 사이다 발언이라 여기고 그에게 호감을 주게 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선 때 많은 득표율과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의 막말이나 주장, 공약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이민이나 인종, 여성, 특정 종교나 신념에 대한 증오와 차별과 같은 혐오로 일관됩니다. 그의 캐치프라이즈인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와 같은 성격의 발언들은 모두 마초 오르가즘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런 쉽고 감정적인 자극을 이끌어낼 수 있는 언어들이 그를 지지하게 만든 원동력입니다.


즉, 트럼프를 지지했던 수 많은 백인 및 특정 산업 종사자-노동자들은 그들이 듣고 싶어했던 말을 해줬기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것이죠.



7.

이는 트럼프가 했던 말이나 주장의 정당성이나 합리성과 무관합니다. 그가 무슬림을 모두 쳐죽이자는 말을 했고 수 많은 미국인들이 그에 동의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정당하거나 옳다는 것이 아니며 그래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공약이나 주장 대부분은 현실적 가능성도 부족한 것에 대부분이고요. 물론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실제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하여간, 그의 발언이나 주장은 현실적으로 매우 비상식적이고 도덕적으로도 큰 결함을 발견할 수 있는 문제성 발언들이었으며 증오와 혐오, 차별을 담고 있고 실제로 많은 이들을 자극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죠. 이는 그를 지지한 대중 대부분의 지적 능력이나 상식이 그들이 지지한 트럼프의 발언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특정 인족이나 국가, 종교를 혐오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그와 같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공유하는 수 천만명의 민중이라니.. 정말 끔찍한 일이죠.



8.

트럼프의 당선은 나치당의 집권이나 융성과 비교할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대중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고, 그 이야기들은 자극적이고 짧은 한 두 문장으로 정리해서 내뱉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좋지 않은 내용들이고 옳지 못하게 사용했다는 점이 문제이죠. 둘 다.


세련된 정치인이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가 선한 의지로 국가적, 사회적 이익을 위해 일하며, 그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이를 말한다고 봅니다. 어떠한 사회문제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그것을 해설하며 대중을 설득하려는 것은 멍청한 짓입니다. 대중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고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습니다.


좀 더 나은 방법, 세련된 방법을 사용했어야 하죠. 예컨데 쉬운 언어를 사용하며 이것이 어떻게 이익이 되며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를 선전하여 선동하고 필요하다면 약간의 꼼수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보거든요. 분석과 연구는 지식인들에게나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진 이들은 그들이거든요. 그러나 대중은 그럴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쉬운 말을 써서 때로는 감정적으로, 때로는 더하기 빼기 수준의 계산을 유도하는 식으로 스스로 판단한다는 착각을 심어주어야 하죠. 정치란 그런 법입니다. 진보정치가 대부분 실패하기 쉬운 이유가 이것입니다. 그들은 똑똑하고 능력적으로도 나은 인력들이지만 정치적 방법론이라는 면에서 극히 무능합니다. 도덕적, 논리적 우위에 진보가 있다고 해서 대중이 그것을 자동으로 알아주는 게 아닙니다. 그것 홍보하고 선전하며 선동해야죠.


선거를 하면 항상 진보가 지고 보수가 이기는 이유가 그것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문제가 많은 이들이지만, 그들의 정치적 선동은 항상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고 표를 얻어가기 때문이죠. 물론 그 이후 듣고 싶은 말을 실제로 실현해주는가와는 별개로요.



9.

트럼프의 승리를 바로 그것에 있습니다.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줬다는 것. 반면 힐러리는 그러지 못했다는 점. 물론 선거전략의 문제도 심각했습니다만, 듣고 싶은 말을 해주기 보다 -본인이 판단하길- 해야 할 말을 하는 정도에 불과했죠. 심지어 그녀가 파악하고 긁어줬어야할 이들은 내버려뒀고 그들은 힐러리가 아닌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줬던 트럼프에게 표를 줬고요.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명박 때나, 박근혜 때나. 실질적 가능성이나 문제점 따위는 무시하고 일단 막 던지고 보는 식으로 공약을 남발했죠. 대중이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들이었고요. 그리고 현실에서 그것들은 대개 폐기되거나 이행되지 않았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민주당의 실책이나 문제점, 박통에 대한 향수나 종교적 광신에 가까운 -박근혜나 박정희는 물론 북한에 대한 혐오나 보수에 대한 찬양 등과 같은 종류의 종교적 믿음을 의미함.- 지지 같은 요소들도 있었지만 정치집단으로서의 새누리당의 선동은 모두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식이었죠. 그것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실제로 하는가와는 완전히, 완전히 별개로 말입니다.



10.

앞서 말했듯, 대중은 그 자체로 뛰어난 지성을 가진 존재가 아니며, 상식적 수준에 맞는 의견을 보편적으로 가집니다. 이는 대중을 이루는 개개인들에 의한 그 사회의 한계이자 사회지성의 평균이기도 하고요. 이는 사회적 상식이 달라진다면 대중의 태도 또한 달라진다는 것이고, 이걸 반대로 말하자면 대중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그것은 마찬가지로 사회적 상식 또한 변화시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50년대와 2016년대의 상식은 사회적 환경, 문화적 토양, 교육수준 등이 달라졌기에 차이를 가지는 것이며, 이를 뒤집어보면 사회적 환경, 문화적 토양, 교육의 문맥이 달라지면 그 상식 또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대에 따라, 정권에 따라, 국가에 따라 대중의 상식과 시민의식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입니다. 노무현 정권 당시의 상식과 박근혜 정권 하의 상식은 분명하게 차이가 있죠. 10년은 긴 시간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변화하기엔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닙니다. 10년 전엔 상상도 못한 일이 지금와서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그 감정적 반발이나 경악할 사실을 생각보다 더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그러한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분명하게 잘못된 방향으로 사회가 변화했다는 것인데, 각종 비리, 부정부패, 국기문란이 늘어났다는 것이고, 그렇게 늘어난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조금씩 적응하며 받아들이는 수위가 변화 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노무현 때는 웬만한 이유로도 청문회에서 털렸다면 지금 수준에선 웬만한 문제로는 문제 삼지도 않고 넘어가거나 얼굴에 철판 깔고 강행하면 되는 수준이 되었죠.


노무현 5년의 한국과 이명박 5년은 한국은 달랐고, 이명박 5년의 한국은 박근혜 5년의 한국과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오바마 8년의 미국과 트럼프 4년의 미국 또한 다를 수 밖에 없죠. 빌 클린턴 4년의 미국과 조지 W. 부시 4년의 미국이 달랐듯이.


그러한 시간을 극복하고 다시 돌아오거나 더 진보하여 나아갈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동력이고 저력이긴 하지만, 다시 이전과 같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더더욱 길 것입니다. 이는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마찬가지고요. 부수기는 쉽지만 다시 만들기는 어려운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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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면서 집주인에 대해 동정표를 던지는 데, 솔직히 그저 법치에 대한 무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걸로 밖에 안 보입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저에게 또한 화를 내겠죠.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사실인데;


'집에 든 도둑 때려 뇌사' 20대男 징역형 "정당방위 아니다?"


(전략) '도둑이 들었다'는 것을 직감한 최씨는 김씨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넘어뜨리고, 김씨가 도망가려하자 그의 뒤통수를 발로 여러차례 찼다. 최씨의 폭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주위에 있던 빨래 건조대와 허리에 차고 있는 벨트까지 풀어 김씨의 등을 때리기 시작했다. (후략)


아니.. 솔직히 이게 어딜봐서 자기방어입니까. 자기방어란 스스로에 대한 방어행위입니다. 정당방위는 자신에 대한 위해에 대해 방어행위를 하다 일어난 피해에 대해서 인정받는 거라고요. 집주인 스스로가 먼저 도둑에게 달려들었고, 그 도둑이 '도망가려고 했는 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며 그 과정 속에 충분히 흉기라 인정받을 수 있는 물건을 이용해 폭행했습니다.


남의 집에 침입해서 물건 훔치려다 발각되어 도망가던 사람과, 그 도망가던 사람 붙잡아다 저항도 안 하는 사람에게 수차례 발길질을 하고 벨트를 풀어다 후려치고 금속제 빨래건조대로 두들겨 팬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심각한 벌을 받아야 한답니까? 애초에 그 집주인의 폭력행위가 어떻게 봐야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건데요?


예, 물론 남의 집에 침입해서 물건을 훔치려는 것은 분명 잘못됐고 범죄지요. 근데 그런 사람을 잡아다 뇌사상태에 이를 정도로 두들겨 팬 사람도 분명한 '범죄'를 저지른 겁니다. 이건 정당방위가 아니에요. 범죄자에 대한 폭력행위지. 길가다가 누가 내 얼굴에 주먹질 한두번 했다고 내가 오함마로 그 사람 머리통을 깨부수는 것은 정당방위가 아니라 이겁니다. 만약 제압을 했다면 그 상태로 경찰을 신고해서 넘기던가, 아니면 도망가게 둔 뒤 남아있는 증거 회손하지 않고 경찰에 신고해서 잡도록 해야죠.



법에서는 자력구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합법적인 강제력을 지닌 공권력이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자력구제, 사적폭력이 허용된다면 애초에 니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공권력 자체가 있을 필요가 없죠. 경찰이 있을 필요가 없네요. 안 그렇습니까? 내 집에 들어온 도둑놈 내가 죽여버리고, 나 때린 강도 쳐죽이고. 내가 알아서 하면 되는데 경찰이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경찰이 없으면 참 정의롭고 살기 편할텐데요. 그죠?



이번 사건에 대해 비판할 때 주로 가지고 나오는 게 미국의 사례입니다. 근데 전 그거 보면서 그냥 사리분별 못하고 있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랍니다.


미국에서 정당방위 받은 사건을 볼까요? 여자가 아기와 단 둘이 집 안에 있었는데 약물에 취한 걸로 보이는 남성 2명이 집 문을 두들기며 무단침입을 했으며, 여자는 살해의도가 아닌 아기와 본인을 지키기 위해 911과 소통하며 사격을 했고 그 결과 침입자 중 1명은 사망했지요. 그리고 이 사건을 들먹이며 이번 사건에 대해 선진적이지 못하다는 소리를 하는데, 정작 선진적이지 못한 생각머리 가진 사람들은 그 소리 하는 분들입니다.


먼저 사건 자체를 봅시다. 미국의 사례에서, 여성은 먼저 공권력과 소통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자신이 의도하는 행위가 정당방위의 범주에 들어감을 확인한 후 실질적인 위협이 닥쳐오기 직전에 사격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사망한 이후에도 추가적인 공격행위를 하지 않았어요. 확인사살을 했다던가, 혹은 도망가는 다른 한명에게 지속적인 사격을 가했다던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사례는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반대로 우리나라의 사례는 어떻죠? 침입자는 집주인측에 그 어떤 공격적인 적대행위, 폭력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도둑이 도망치려 했던 것은 발각된 시점에서 해당 상황을 회피하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집주인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단순히 침입자를 포획하기만 했던가요? 아니면 그냥 보내주고 경찰에 신고했던가요? 정반대죠. 아주 격렬하게 폭력을 휘둘렀어요.


쓰러진 침입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공격이 이어졌고 그 공격행위에선 앞서 말했듯 흉기로 볼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한 직접적인 공격행위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기사에 나온 대로라면 침입자는 도주시도 외에는 전혀 저항한 바가 없고 그 저항의 의사도 없는 상대방을 격렬히 구타했네요.


이게 미국과 같은 사례인가요? 비교가 가능한 겁니까? 단순히 결과만 보고 비교를 하면서 어디는 선진국, 어디는 후진국 드립칠꺼면 기본적인 사리분별력부터 길러야 하지 싶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정당방위에 대한 범위와 한국의 정당방위에 대한 범위는 그 역사적, 문화적, 법학적 차이가 분명하게 있습니다. 공권력이 당장 곳곳에 적용되기 힘든 영토와 인구밀도를 지닌 미국 특성상, 게다가 총기소유에 대한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차이 또한 존재하는 미국과 한국의 단순 비교는 당연 억지에 불과합니다.



물론 저도 한국에서 정당방위에 대해 굉장히 인색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분명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정당방위에 대해 인색하고 그렇기 때문에 매우 불공평한, 비합리적이고 억울한 처사를 받은 사람들이 상당히 있으며 이는 역시 우리들을 분노케 하는 점도 이해하고 있고 저 또한 공감합니다.


하지만, 법치에 대한 무지와 감정적 분노에 따른 이성마비로 모든 범죄자를 죽여야 한다는 듯이 말하며 웃기지도 않을 헛소리를 나불대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그와 마찬가지로 조소를 보낼 뿐입니다. 제가 범죄자를 옹호한다고 욕하실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 있어서 집주인도 분명한 폭력 '범죄자'에 해당합니다. 범죄자를 옹호하는 쪽은 제가 아니라는 거지요. 저는 분명 도둑에 대해서도 책임과 처벌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과한 폭력을 휘두른 집주인 쪽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흑백논리로 사건을,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판단하려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논리를 똑같이 적용하자면 과속 걸리면 딱지를 때는 것보다 즉결처형하는 것도 할 말 없어야지요? 범죄자면 다 죽여야 한다 같은 정신나라 소리 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건의 기사 댓글에 참 많이 달리는 것을 보면서 한 생각입니다. 더불어 한 소리 더 하자면, 그런 사람들 중에서 자기는 정말 살면서 그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범죄자에 대해 그렇게 분노하면서 왜 그렇게 길거리에 침 뱉고, 쓰레기 버리며, 속도위반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더군요.


마지막으로 형법에 나와있는 정당방위에 대한 조문을 올리며 글 마칩니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③전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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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자극적이긴 하지만, 제 주장을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사실 본 글의 제목만 한 표현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사실입니다. 우리는 범죄자에게 더 많은 예산을 써야 합니다. 그 목적은 재범 방지에 있지요.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이, 범죄자에 대한 형량이 높을수록 범죄가 덜 일어난다는 것인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형제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해서 살인사건, 강력범죄가 없어지거나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요.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만, 전 범죄자에게 선고하는 형량은 그 범죄자의 죄목과 죄질을 고려하여 그 정도 기간이면 갱생이 되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바로 그겁니다. 범죄자가 갱생되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형량이 높든 낮든 아무 의미가 없지요.


범죄자 교도의 1차적 목적은 사회와의 격리, 2차적으로는 갱생 후 사회로의 복귀입니다. 사회와 격리시키는 것은 쉽지만, 문제는 후자죠. 갱생이라는 것이 잘되었느냐.. 범죄자 대부분은 교도소에서 교화를 마친 후 갱생되어 사회로 복귀할 것인데, 이 갱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결국 그 기간 동안만 범죄의 발생을 억제해놓은 것뿐이고, 출소 되었을 때 다시 범죄를 저지른다면 사실상 의미가 없죠. 발생할 범죄는 또다시 발생하는 셈이니까.



복지 천국이라는 북유럽의 교도소 시스템을 보면, 굉장히 시설이 좋습니다. 호텔이라는 둥, 우리 집보다 좋다는 둥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좋지요. 게다가 수감자에 대한 복지 또한 좋습니다. 그 대량살인을 저지른 노르웨이의 브레이빅도 그러한 시설에 교도되었지요.


그리고 그러한 교도소 수감자 복지는 북유럽 국가들의 범죄 재범률을 현저히 낮추는 데 성공했어요. 미국이나 남미, 러시아, 중국과 같은 곳의 교도소는 굉장히 시설이 낙후되어있고 수감자들끼리도 위험하며, 공포로 지배되어 있지만, 기실 그러한 교도소가 다른 이들이 보기에 그들로 하여금 죗값을 제대로 치르고 있다. 라는 생각을 들게 할지언정, 실질적인 재범률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말이지요.



따라서 범죄의 재발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복지와 갱생에 더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여 해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성범죄자나 다른 강력범죄자에게 고작 몇 년 형이 주어지는 것은, 그만큼 재발방지에 힘을 쓰고는 있다는 점을 시사하지 않나 싶습니다. 성범죄자의 동종 범죄 재범률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같은 범죄나 다른 강력 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거나, 그 한번의 범죄의 죄질이 너무나도 무겁다면, 아주 당연하게도 사회와의 영원한 격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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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국가라는 단어에서 견지하는 강함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혹자는 군사력을 이야기할 수도, 혹자는 경제력을 이야기할 수도, 혹자는 문화의 발전 정도를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것들은 그 나름대로의 국가의 강함을 기준하지만 기실 강대국이라는 단어에는 어느 하나만의 강함만을 두고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어떤 분야에서 강세를 보일 뿐이기에 문화 강대국, 군사 강대국 같은 한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지요.



미국은 강대국입니다. 일본도 강대국이죠. 이들이 강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은 경제력, 둘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경제력을 가졌죠. 일본은 평화헌법에 의해 제한되고는 있지만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그 한계 내에서 상당한 화력을 갖추고 있지요. 미국이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문화라는 관점에서 일본은 수십년, 아니 백년도 전에 서구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도 오타쿠 문화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또한 헐리우드를 필두로 한 문화라면 안 지는 문화강국이기도 하죠.


이렇듯 누구에게 물어봐도 강대국이라고 하는 국가는 어느 한 분야에서만 강세를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경제라면 경제, 군사라면 군사, 문화라면 문화, 학문이라면 학문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타국에 비해 밀리지 않고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저에게 한국은 강대국이냐 말한다면, 저는 그렇다고 말하면서도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은 분명 경제와 군사적으로 강한 편이 맞습니다. 전세계에서 한국 정도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지는 국가는 많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찾자면 분명 유럽 등지의 국가가 으레 비교대상이 되기 쉽지요. 문화라는 부분에선 K-POP과 드라마, 게임 등이 동남아 등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째서 아니다라고 하느냐라고 묻노라면 게임은 해외에서 얻어들이는 수익과 프로게이머들의 명성이 있으나 그것을 마약과 동급으로 취급하며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탄압하고 짖밟기 마련이고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은 거의 죽었다고 봐야하며 그나마 독자적으로 자생적 환경과 덩치를 지니게 된 웹툰 또한 한 차례 탄압을 겪어본 바가 있죠.


학문의 경우에선 대학은 이미 대학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말하기 부끄럽고 이공계는 물론 심지어 인문계 분야까지 배우면 당장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경영학 정도의 분야가 아니라면 취급이 좋지 않죠. 한국의 이공계는 그 처절한 인식과 대우에 힘 입어 그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일쑤에 인문계 또한 순수 학문은 이공계에 비해 더욱 취급이 안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대국의 강함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강함 이전에 그 기반이 되는 토양이 있습니다. 군사 분야는 기초 학문과 이공계의 기술력이 절대적이고 문화적, 사회적 토양은 대학의 학문적 업적 및 그 지식의 배분이 이면에 존재하죠. 돈? 지식이 돈을 버는 시대에 그러한 지식은 전방위의 분야에서 해당되는 법이고, 그것이 IT, 그래픽이 됬든 수학과 철학과 같은 학문이 됬든 혹은 경영학이 됬든 모두 동일합니다. 가령 프로그래밍이라면 컴퓨터에 앉아서 자판만 두들겨도 아파트 수채는 지어서 벌 돈을 얻을 수 있겠죠.



한국은 강대국이면서도 강대국 워너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강대국이 갖춰야할 필수요소가 되는 분야에 있어서는 전멸에 가깝고 이런 대학과 순수학문의 지적 사막화는 현재진행형에 문화적, 기술적 환경에 인력은 탄압받고 다른 나라 좋으라고 해외로 빠져나가게 만드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는 노벨상.. 노벨평화상을 제외하면 다른 분야에선 정말 절대 못 딸 것 같습니다. 그런 환경과 투자와 인력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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