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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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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2.02.27
    우크라이나의 전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몇가지 사항.
  2. 2022.02.25
    지정학 문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
  3. 2022.02.24
    폭력의 명분, 내 폭력은 정당하다.
  4. 2022.02.12
    동북공정에 대응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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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의 모습은 많은 위정자들 사이에서도 빛이 날만한 행동이고 뛰어난 귀감이 될 행동입니다. 그의 능력이나 안목과는 별개로 저만한 책임감을 가진 대통령이란 국민들에게도 자랑이고 병사들에게도 마땅한 충성의 대상이 될 겁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 하나가 될 겁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말 능력이 있는 대통령이냐 한다면 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검증된 것이 매우 적고 실제 정치를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매국노와 제정신 아닌 부패한 강경파 후보가 될 수 없기에 당선된 대통령인 것도 사실이며 그 대통령 후보 시절 이후에나 사실상의 정치 활동을 시작했으니까요.

 

그의 스펙이 경제대 법학과 출신이라는 점이 그가 뛰어난 능력자라는 건 알 수 있지만 그만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은 정재계에도 흔합니다. 그러니 그의 과거 학력과 지적능력은 기본 조건 중 하나일 뿐이지 그가 뛰어난 대통령이나 정치인을 근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고 용감한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키예프에서 도망가지 않고 그의 측근들과 함께 결코 포기하지 않고 러시아를 상대로 버티고,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위대하다는 거고.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그리 좋은 건 아닙니다.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위험한 건 사실입니다. 여기서 알아볼만 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그리 녹록한 군대가 아니라는 것이고, 이것은 대통령이 책임감 있게 리더쉽을 발휘해준 것이기 때문에 제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젤렌스키가 외국으로 도망가거나 제대로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우크라이나의 군대도 제대로 효용을 발휘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서방, 유럽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고 이에 관한 무책임한 유럽 돼지들을 비판하려는 글을 쓰려고도 했지만 며칠 정도 더 지켜본 뒤 새롭게 구축되는 통합적 전쟁관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조금 알게된 것도 있고 해서 몇가지 써보려고 합니다.

 

 

먼저,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군사동맹이나 조약을 맺은 것도 없고 나토에 가입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파병이나 지원을 해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 정도는 해줄 수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위성 정찰 정보.

 

2.F-35를 통한 공역 내 투사체 추적, 식별, 정찰, 관리, 전자전 지원.

 

이 두가지 요소가 매우 중요합니다. 흔히 맵핵 켰다는 말이 있듯이, 미군의 정보지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움직임과 활동을 식별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들이 어디로 움직였고, 언제 움직였으며, 언제 도착할 수 있는지, 이러한 움직임의 목적은 무엇이며 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게 해줍니다.

 

F-35가 전투기이지만 사실 전투기만으로의 효용만 있는 게 아니라 데이터 링크 중계자로서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거 미군이 보증하는 보안 수준이 안 되면 다른 나라에 함부로 팔지도 않죠.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정말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 의지는 미국으로 하여금 직접적인 군사개입의 여지를 만들어줍니다. 가령, 미국민들의 여론이 바뀐다면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동력이 되어줄 수 있죠. 미국의 NSC는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평가했으며, 명백히 항전의지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백악관 역시 지금 이 사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길 미루고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소통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한번 입장을 발표하면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이번 러시아의 침략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직접적인 개입 이전에 끝을 내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대는 물론,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조직적인 저항군, 의용병이 구성되어 반격을 당하면서 장기화될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서방에서 지원해준 재블린은 러시아군의 전차와 기갑차량에 꾸준한 피해를 입혀주고 있습니다. 이게 장기화된다면 푸틴은 새로운 출구전략이 필요해질 겁니다.

 

지금 상황은 러시아에 매우 불리하고, 우크라이나군과 시민군 양쪽이 적이며 산발적인 피해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 때문에 러시아군은 오히려 시민들에 대한 강경책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민간인들이 총을 들고 저항 중이며, 이에 대해 그들의 저항 의지를 꺽으려면 젤렌스키가 저항을 포기하거나 도주해야 하며, 그렇게 급속도로 사기와 의지를 잃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포기해야만 하는데, 젤렌스키는 여전히 용기를 복돋고 있으며 시민들이 거기에 적극적으로 호응 중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러시아군인 민간인 사살을 하지 않고서는 매우 어려운 전황에 빠지게 될 겁니다. 심지어 민간인들의 의용병 가입, 투신은 점점 늘어만가고 있습니다.

 

 

서방의 제재는 당장 큰 역할을 하진 못할 겁니다. 하지만 장기화된다면 러시아의 경제는 그들이 가진 자원과 식량생산력과 무관하게 더욱 더 침체되며 국제사회의 비중이 줄어들 겁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인데, 러시아의 군대 또한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유지 가능한 겁니다. 발전이 아니라, 유지 자체를 말하는 겁니다. 심지어 그들에게 임금을 평균보다 적게 주거나 아예 안 준다고 해도 자원은 소모됩니다. 군대는 생산성이 거의 없는 집단이기 때문에 자원만 소모되기에 임금을 안 준다 해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돈이 나갑니다.

 

1차대전 때 그러한 대전쟁이 날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여러 국가들이 이렇게 고도화되어 연결되었는데 어떻게 전쟁이 날 수 있겠느냐고요. 그러나 실제로 발생했습니다. 최근 유럽의 제재는 전쟁이 난다고 했을 때 민간, 경제 등의 피해가 줄어들 수 있도록 제재를 통해 그 연결점과 비중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에 전쟁이 나거나 참전한다 해도 그에 상응하는 파급력은 다소 약화될 수 있죠.

 

이는 훗날 군사력을 사용할 여지를 만듭니다. 지금의 제재가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빌드업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러시아는 단기 결전을 원했고, 빠르게 키예프를 점령하고자 했으나 그것은 예상 외로 잘 싸운 우크라이나군의 대응과 의용병의 저항, 미군의 정보 지원, 러시아군의 사기 문제 등이 맞물려 어느 정도 돈좌된 것으로 보이고, 그에 따라 시진핑과 통화를 하는 등 중국의 간접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중국인에 대한 혐오 감정이 빠르게 확산 중이고요.

 

그런 맥락에서 푸틴은 자국의 군사력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꺽지 못하고 우크라이나군에 대해 쿠데타를 종용했으나, 통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됩니다. 지난 돈바스 전쟁 때부터 우크라이나군의 부사관, 장교들은 자기 친우, 전우를 잃으며 이를 갈았던 이들이고 친러파가 있다고 해도 소수일 것이며 지금 상황에서 행동에 나서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희망없는 종용이었습니다.

 

 

앞선 미국 NSC의 우크라이나 항전의지에 대한 평가는 곧 나토의 신속대응군 가동을 결정하게 했고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벨라루스로 향할 가능성 또한 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3면 공격을 받고 있는데, 벨라루스를 밀어낸다면 2면 공격으로 한정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키예프에서 러시아군은 순조롭게 격퇴되고 있고, 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러시아군과의 일진일퇴가 진행되는 지역도, 좋지 않게 격퇴되어 밀려난 지역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공군이 러시아 영토 공군기지를 습격한 일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황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크라이나 항전 의지는 매우 높게 평가받을만 하고, 실제로 그 덕분에 26일, 나토는 직접 군사지원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은 혼성 지상 전투단을 에스토니아에 투입할 것이고, 네덜란드와 폴란드는 전시 비축된 대공 미사일 200여 기 이상, 전시 비축 탄약 직접 지원 및 지상 보급대 편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이러한 항전의지는 정말이지, 몇번이고 다시 언급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전쟁이 나서 설령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다고 해도 결코 포기하지 않아야할 이유이기도 하고, 싸울 수 있다면 싸워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은 놔두고 혼자 도망이나 가는 대통령이나 한반도에 야욕을 가진 국가의 군대를 들이겠다고 하는 이들은 제대로된 리더쉽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며 젤렌스키의 예처럼 그러한 리더쉽의 존재는 매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렇다고 그런 이들을 죽인다면 위대한 순교자가 되어 더더욱 결집할 요소가 될 것이니 쉽게 죽일 수도 없고요.

 

또한 바로 이 요소에서 아프간과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크게 갈린 거기도 합니다. 미국은 아프간처럼 지원을 해주고 자국 군대의 피를 뿌린다 해도 의지도 없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이익을 보려는 놈들이 있다면 결코 이러한 지원을 해주지 않았을 겁니다. 나토 또한 마찬가집니다. 도와줄 가치도, 의미도 없었다면 나서지도 않았을 겁니다.

 

즉, 제대로된 국가와 그렇지 못한 자들의 차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아프간과 비교할 수 없는 제대로된 국가라는 거죠. 비록 그들의 힘과 경제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말입니다. 바로 그것에서 운명이 갈린 겁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군이 생각보다 약한 군대인지, 우크라이나군이 생각보다 과소평가된 군대였는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우크라이나군이 어느 정도는 과소평가되었거나, 온당한 평가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겁니다. 처음 전쟁이 벌어졌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대단한 성과를 내주고 있습니다.

 

푸틴의 끔찍한 오판은 핀란드,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실무 진행을 이끌어내는 등 러시아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에게 지나치게 자극이 되었던 것은 맞지만, 이런 식의 군사적 침략은 비난의 여지가 없는 행동이며, 초기 대전략의 실패 이후 러시아는 굉장한 반동에 시달리게 될 겁니다. 특히, 러시아 내에서 반전여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 전쟁의 실패는 푸틴의 실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푸틴파 역시도.

 

이번 전쟁이 끝난다면 우크라이나의 업적, 공적을 평가하게 되면서 나토 가입이 현실화될 가능성 또한 있을 것이고, 친러 지역을 도로 내뱉어야 한다면 크림 반도까지 도로 내줘야할 가능성 또한 있으며, 우크라이나 내 친러파는 크나큰 반격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이른바 반민특위 같은 거죠. 단지 그 뿐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우크라이나인의 거대한 반러 감정은 러시아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고, 모스크바는 바로 밑에서 그러한 국가가 새롭게 재편됐음을 감당하게 될 겁니다.

 

다른 곳에서 딱 한번 언급한 일이긴 하지만 여기에도 적겠습니다.

 

이번 전쟁이 러시아의 패배로 끝난다면 유럽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과장 조금 섞어서, 우랄 산맥 동쪽으로 밀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비유적인, 과장 섞인 표현인데, 우랄 이서의 영토에서 외부적 영향력이 극도로 축소될 가능성을 말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우크라이나 전황이 매우 긍정적으로 흘러갔을 때를 이야기하는 것인지라, 러시아군은 100만 대군이고, 나토의 더 적극적인 개입이 시작되기 전에 예비대를 포함해 대규모의 전력과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밀어넣고 소모전에 가까운 단기결전을 강제해버린 채 전쟁을 끝내버린다면 결국 러시아의 승리이자 러시아의 의도가 어느 정도 충족된 결말을 맞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쪽도 상당히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결론을 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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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붕괴는 지정학적 재앙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사람들이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해 무조건 러시아만 잘못이고 러시아는 명분 없이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러시아에게 전쟁의 이유가 없느냐, 명분이 없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닙니다. 생각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지역에 러시아의 생존권까지 달려 있다고 여기고 있어요.

 

 

먼저,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소련 붕괴 시절로 올라가야 합니다. 소련의 붕괴는 지정학적 재앙이었다는 말처럼, 당시 소련은 우크라이나, 벨로루스, 발트 3국을 완충지대로 가지고 있던 나라입니다. 이게 왜 중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유럽의 지리적 조건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유럽 대평원.

위 이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랑스 끝부터 우랄산맥까지 어마어마한 평원이 보이실 겁니다. 유럽 대평원이라고 칭할 때는 저기서 프랑스 평원, 북독일 평원, 동유럽 평원으로 나뉘고 그걸 합쳐서 부르는 건데, 보시다시피 저 넓고 광활한 대평원은 농사짓기에 참 좋겠지만 그런 동시에 군대가 이동하기에도 정말 좋은 조건입니다.

 

그리고 이걸 러시아의 기갑전력과 함께 놓고 보면 재래식 전력을 동원한 전력이 발발한다고 했을 때 러시아의 무시무시한 기갑전력은 저 대평원에서 걸리적 거리는 거 없이 쭉 밀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유럽 지정학의 군사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서방세계는 러시아의 기갑전력이 그대로 밀고 들어오는 것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고, 러시아는 반대로 유럽세계가 모스크바 턱밑에서 총구를 들이미는 것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소련 시절에는 철의 장막이라는 완충지대를 구성하여 이걸 막아냈었고요. 이러한 완충지대론은 다른 나라에도 많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우크라이나, 벨로루스, 발트 3국 등 여러 나라들이 독립을 하면서 이러한 완충지대를 잃어버렸다는 거죠.

 

그 당시 소련은 서방세계에게 약속을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나토는 더 이상 회원국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이 고르바초프와 약속을 했죠. 다만 이것은 문서로 남지 않는 신사협정이었기 때문에 지킬 필요가 없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이걸 순진하게 믿어버린 소련도 문제였죠.

 

나토는 2차대전 이후 공산화된 동유럽 등 공산주의의 위험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구성 회원국 중 하나만 공격 당해도 모든 회원국이 참전하는 구조입니다. 

 

나토 회원국.

위 이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단순히 유럽 국가 뿐 아니라 터키, 미국과 캐나다까지 가입되어 있습니다.

 

처음 발트 3국은 나토 회원이 아니었습니다. 소련이 붕괴한 뒤 독립한 국가들이었지만 소련 붕괴 이후 나토는 러시아와의 신사협정을 너무도 쉽게 저버리고 발트3국을 나토에 가입시키죠. 물론 이들의 가입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위협은 아닙니다. 애당초 발트 3국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 되기에 너무 작고 약한 국가들이며, 실제 전쟁이 벌어질 경우 이 세 국가는 포기하고 이후 탈환한다는 것이 계획일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에 대한 가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러시아의 서진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러시아가 서진 욕심을 낸다면 당연히 작고 약하고 유럽 세계에 별 가치가 없는 이들 정도는 쉽게 내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걸 미리 선점한다면 러시아는 시작부터 움직임이 막히게 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 수 있었습니다. 문서로 명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라고 강력하게 요구할 수가 없었죠.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부터 찾아옵니다.

 

사실, 조지아와의 전쟁부터 문제의 싹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간단히 미국과 서방만 믿고 러시아에 도전한다면 다소의 손해를 본다고 해도 단호하게 군사적 해결책을 보여주겠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고, 주변국에. 정확히는, 러시아의 우방은 러시아가 피를 흘려서라도 지킬 것이고 러시아와 우방에 대한 위협과 도전 역시 피를 흘려서라도 맞상대하겠다는 것을 천명한 사건 정도로만 요약하겠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폴란드와 헝가리는 중부 유럽에 걸쳐져 있는 국가들이고, 영토 역시 결코 작지 않은 국가입니다. 게다가 러시아와 가까운 벨라루스 역시 바로 접경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폴란드가 나토에 가입했던 것은 유럽 입장에서 매우 큰 소득이 됩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커다란 완충지대를 얻을 수 있었고 나토는 동진할 수 있었죠.

 

여기까지는 러시아가 참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였지만요. 그러나 말했듯,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부터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기존 러시아는 이러한 완충지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양쪽으로 긴 영토 특성탓에 다소 러시아에게 유리한 균형을 가지고 있었지만 2010년대 중반들어 우크라이나는 친러 성향을 잃어가고 있었고 러시아 또한 나토에 직접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기 어려웠습니다.

 

근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려는 시도를 하면서 러시아는 매우 큰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위협이 아니라면, 아주 큰 자극을 받았다고 설명해도 좋습니다.

 

 

 

벨라루스를 포함했기 때문에 그리 정확하게 그린 선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발트 3국과 우크라이나를 선으로 이었을 때 보여지는 이 균형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러시아와 유럽간의 판도 균형이 완전히 역전되어 버립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가 지금처럼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다른 나토 가입국들이 자동으로 참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유럽 거의 전체와 미국까지도 상대해야 하는 무시무시한 결과가 발생하죠.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반드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하지 않은 지금 이 시점에서 일을 벌여야 합니다.

 

지도에서처럼, 우크라이나가 가입한다는 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없다는 걸 떠나서 우크라이나를 발판으로 모스크바를 사정권에 넣고 턱밑에서 총구를 들이밀게 된다는 걸 뜻합니다. 발트 3국이 큰 힘을 쓸 수는 없겠지만, 유럽의 방패이자 현재 유럽에서 가장 쓸만한 육군력을 가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벨라루스는 어렵지 않게 압박당하게 되고요.

 

 

 

지정학 이론 중 대표적인 것들이 핼퍼드 매킨더의 심장지대 이론과 이 이론을 수정, 발전시킨 니콜라스 존 스피크먼의 림랜드 이론이 있습니다. 위 이미지를 보았을 때, 러시아의 심장부는 러시아 뿐 아니라 벨라루스, 그리고 우크라이나까지 포함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완충지대이고, 거의 심장부에 가까운 취급을 받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런 지역을 통째로 나토에 가입시켜 나토의 권역을 동진시키고, 러시아를 압박한다? 유럽 입장에서 성공만 하면 최상의 시나리오일 겁니다. 러시아의 위협은 반토막이 날 정도로 약화될 것이고 유럽은 또 하나의 성공을 맛볼 수 있겠지요. 단, 독일, 프랑스 등의 국가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습니다. 유럽 정세를 불안정하게 한다는 이유로요. 하지만 성공한다면 나토는 러시아에게 강한 압박을 넣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소련 붕괴 당시처럼 약하고 위태로운 국가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유럽도 옛시절의 힘을 가진 국가들이 아니었고요. 러시아는 빠르게 반응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으려 하게 된 겁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러시아에 대해 지나치게 쉴드를 치고 있고 그들의 입장에서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쉴드를 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입장에서 바라본 건 맞습니다. 유럽은 나토를 서진시켜 러시아를 압박하고 싶어하고 그것을 통해 러시아의 위협을 줄이고 싶어합니다. 러시아 리스크를 줄이려는 거죠.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굉장한 위협이자 자극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건 유럽의 시각만으로 바라봐서는 절대 안 됩니다. 러시아와 푸틴이 순 개새끼들이고 정신병자 집단이며 전쟁광 싸이코라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게 아닙니다. 손해를 막고, 이익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전략적인 행보들이고, 그러한 러시아의 이유와 필요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럼에도 알아두어야할 것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스스로 원했던 것이고, 유럽은 그에 대해 꽤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여 유럽 정세를 흔드는 일이 되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손아귀에 넘어간다 해도 프러시아 영토를 잃은 독일은 아예 서유럽 국가가 되었으며, 독일에서 러시아까지는 폴란드 영토까지 포함해서 1500km가 됩니다. 프랑스 국경선에서 모스크바까지는 약 2000km가 되고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이유도, 위기감도 느끼지 못하는 거죠.

 

푸틴은 이번 기회를 내부적 불만의 해소용으로 사용하려는 의도도 없진 않을 겁니다. 우크라이나를 수복하여 군사안보적 완충지대를 만들고 균형의 축을 다소 밀어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렇다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쉽게 가입할 수 있었느냐 하면 전 그것 또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최소 2000년대 후반부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못했던 거죠. 그 의지도 아주 강력했던 것도 아니었고.

 

따라서 러시아를 비난하는 거야 당연한 거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부다페스트 각서를 이야기하시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건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국제법적 강제력도 없는 단순 각서이자 재확인입니다. 물론 이걸 무시하고 공격했기 때문에 비난의 명분, 근거가 될 수 있는 거긴 합니다.

 

그렇다해도 러시아의 군사안보적, 지정학적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지, 단순히 권력이나 전쟁에 미친놈이기 때문은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 러시아는 러시아의 필요가 있었고 의지도 있었으며, 의지를 실행할 힘과 그 자신감을 확인했던 몇가지 전례, 그리고 그 힘을 사용할 적절한 시점이 있었던 겁니다.

 

 

자, 그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으려 했다면 해결될 문제였을까요?

 

전 솔직히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스크바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완충지대를 다시금 원했고, 벨라루스를 합병하는 시도를 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 최소 2014년 돈바스 전쟁 때부터, 아마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계획해왔을 겁니다.

 

러시아는 이미 돈바스 전쟁 때부터 우크라이나에 개입해왔고 친러파 요인들을 포섭, 확보해갔습니다. 그 당시부터 돈바스 반군에 지원을 해준 것은 확실하고 그렇게 하나하나 빌드업해오면서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력하에 집어넣기 위해 활동해왔을 겁니다.

 

 

그리고 이걸 가능하게 해준, 러시아에게 자신감을 안겨준 몇가지 사태는 세르비아 내전 때 보여준 유럽의 실망스러운 대처와 지나친 유럽의 군축, 미국(정확히는 트럼프)가 유럽에 방위비를 늘리라고 요구한 것 등등이 있습니다. 심지어 돈바스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내 여러 사태들에 유럽은 직접적인 개입과 지원은 극히 적었습니다.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방관했죠.

 

그 결과 러시아는 자신의 액션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군사활동을 전개해도 유럽은 개입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미국은 이 일에 개입할 욕심이 없으며, 당장 집중해야하는 것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라는 겁니다. 그렇기에 일정 선 이상 개입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는 거죠.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게 반드시 얻어야할 완충지대 역할을 해줄 지역이며 이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중요성을 두었다는 겁니다. 이들의 나토 가입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고상한 척 하는 유럽의 돼지들은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것 또한 알기 때문에 여러 기만전과 정보전을 감행하며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거고요.

 

 

개인적으로 약소국이었고 한때 식민지배를 당한 적 있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강대국에 휘둘리는 약소국 감수성이 터져나오는 사태이기 때문에 매우 안쓰럽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며 국가 하나의 운명을 결정짓고, 그들 국민에게 피와 죽음을 강요하며, 영토와 국민, 그리고 재산을 빼앗아간다는 점을 비난합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냉정하고 냉혹한 곳인지라, 그들에게 이유가 전혀 없는 개새끼들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것은 그럼에도 그들의 일이 남의 일이라는 점 때문이겠지요. 사실, 우리도 약했더라면, 조금이라도 중요성이 적었더라면, 그리고 중국이 지금보다 훨씬 빨리 강해졌고 자신감과 욕심이 더 컸다면 저런 꼴을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점이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이 사태의 결코 작지 않은.. 오히려 커다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유럽의 욕심과 오만함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피를 흘리지도, 손에 피를 묻힐 생각도 전혀 안 하고 있죠. 우크라이나는 유럽이 아닌 유럽 외 세계이기 때문에요.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되든 얼마나 많은 피가 흐르고 불행이 쏟아진다 해도 그들은 무의미한 경제제재만 하고 말 겁니다. 한심하게도.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덧하자면, 이번 사태를 통해 21세기의 현대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총력전이나 면대면의 전면전은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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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내용.

 

젤렌스키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분전과 용기 덕분에, 그리고 러시아를 고꾸라뜨릴 수 있으며 전쟁 성공 시 가지는 러시아의 이점을 막기 위해서 유럽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것과는 다르게 나름 공개적으로, 그리고 비공개적으로 상당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내부적으로야 여러 목소리와 자원의 문제로 러시아에게 가스, 석유 등을 수입하며 돈 주고 있는 건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완전히 남의 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게 부족하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아예 손 놓고 남의 일로 보지 않고 그 정도 지원을 해주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죠.

 

 

러시아에겐 러시아의 필요가 있고 그걸 실행할 의지와 힘도 있었지만, 그 계산이 정확했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돈바스 전쟁 때 보여줬던 러시아의 완성적인 BTG 전술과 기만전 등등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우크라이나가 쉽게 항복하지 않았던 점 또한 러시아의 너무 이상적인 오판이었죠. 이는 8년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혈채를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고문하고 학대하고 납치하고 감금하고 강간했으면 머리통이 터져 죽어도 러시아군 한명이라도 죽이고 갈 사람들은 생겨나기 마련이죠.

 

이는 미국의 기만책과 여러 함정들이 있었다지만 심각한 오판이자 실책이었습니다. 이 전쟁의 결과는 러시아가 세계 주류 국가들에게서 이탈되는 결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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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하던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전이라고 얼마나 다르겠냐만, 요즘들어 더 노골적으로 보이는 경향성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난 누군가를 조롱하고, 비난하고, 폭력을 휘두를 권리가 있다."는 경향성이요.

 

 

대체로 이러합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 무슨 잘못을 저지르거나, 어떠한 사건을 터뜨렸을 때 사람들은 주모자를 쉽게 비난합니다. 그리고 그걸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럴 수 있습니다. 누군가 타인의 지탄을 받을만한 행위를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응당 그들의 행동을 판단하고 비난할 수 있습니다. 이건 권리가 아니라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일 뿐더러, 그러한 비난이 두려워 자신의 행동을 규약하는 자기검열의 역할도 존재합니다.

 

모든 자기검열이 나쁜 것만은 아니고, 남들이 보지 않거나, 알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정말 나쁜 일을 하게 만들지 않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사회화, 사회성이라고도 표현합니다.

 

 

그러나 비난은 반드시 폭력적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폭력에는 쾌감이 뒤따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보복의 권리이자 보복의 쾌감이죠.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복수극 작품이면서 그 복수의 쾌감으로 독자에게 감정적 쾌감을 안겨줍니다. 대리만족이었지만,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한 이들은 그의 복수에서 나름의 쾌감을 얻죠.

 

문제는, 사람들은 누군가를 비난할 때 분노와 혐오 뒤에 쾌감이 숨어있다는 겁니다. 쾌감은 중독될 수 있죠. 폭력에 중독된다는 건 폭력이 가져오는 쾌감에 중독된 것이라 봐야할 겁니다. 그리고 비난자는 자신과 같은 정서를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공격을 하기 때문에 자기확신과 소속감을 가지게 됩니다. 나 혼자 공격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렇게 얻어진 상호확인은 그것이 정당하고, 올바른 것이라 믿게 됩니다.

 

여기까지라면 단순히 혐오와 증오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잘 찾고 자기 중심을 잘 잡으라고만 할 수 있겠지만,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들은 이 이후입니다.

 

 

흔히 사이다패스라고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웹소설이나 웹툰 등 문화매체에서 답답한 상황을 싫어하고, 불편한 상황을 빠르게 해소하고 싶어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작품, 혹은 주인공에 강력하게 이입한 이들이며 그런 주인공 대부분은 강하거나 뛰어납니다. 지나치게 뛰어나서 누구도 이들을 감히 넘볼 수 없고, 감히 그러한 시도를 한 이들은 완벽하고 끔찍하게 분쇄되어야 합니다. 단지 그 한 사람뿐 아니라 그 세력, 혹은 가족 등 주변사람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으며, 아예 국가 단위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 또한 단순히 죽이거나 멸하는 정도를 벗어나 끔찍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고문까지 함께하는 경우도 있죠. 이는 그들이 어떤 행위를 했든 절대 공정하지 않은 수준의 보복을 받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에서 말했듯,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넘는 압도적이고 강력한 폭력을 행사하죠. 보복이라는 정당한 명분으로요.

 

 

'그것들'이라는 작품에 이런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복수 중독자." 이 캐릭터는 다른 힘 좀 쓰는 조직들 사이에서 기피되는 녀석입니다. 단순히 강하거나 위협적이라서가 아니라, 이 녀석에게 뭔가 피해를 입히거나 복수할 명분을 제공하는 순간 누구보다 집요하고 잔혹한 놈이 되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하며, 그 복수의 방법도 잔혹하기 짝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그는 목 아래로 감각이 없는 놈 하나를 산 채로 상자에 가두고 손수 못박습니다.

 

 

단순히 웹소설 독자들이 그런 성향이 있다는 게 아니라, 요즘 사람들의 성향이 그렇게 변화했기 때문에 독자들 또한 그런 흐름을 선호하고, 고객이 원하는 쪽으로 맞춰가는 작가들이 그들의 니즈에 맞춰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주제에 맞지 않기 때문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복수는 대체로 정당합니다.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건 정당하죠. 그것이 단순한 말뿐인 사과일 수도 있고, 돈 같은 재물일 수도 있고, 법적인 방법도 있으며, 직접 손수 폭력을 휘두르는 방식도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이것이 신체에 간접적이고, 법을 통한 공권력의 행사로 대체하는 쪽으로 발전해왔죠.

 

하지만, 그럼에도 복수는 대체로 정당합니다. 내가 피해를 입었다면 그 대가를 요구하는 거야 당연한 거죠. 그 방식과 정도가 문제입니다. 함무라비 법전은 잃은 것 이상의 보복을 금했습니다. 그것은 정당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 시대 대중들은 누군가 자신에게 부당한 피해를 입혔다면 압도적이고 잔혹한 보복을 통해 누구도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하도록 경고하고, 자신을 두려워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정의롭고 정당한 존재이길 바라죠. 바로 여기에 복수의 명분이 필요한 겁니다. 보복이란 누군가 자신에게 먼저 피해를 입혔을 때 발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먼저 나서서 다 쳐죽이고 갈아버리는 건 누군가의 복수의 명분이 되는 행동이지 스스로 정당하다고 여기는 게 아니죠. 이것이 악하다는 관념은 대체로 다들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껀수를 찾는 거죠.

 

이유, 명분. 누군가를 조롱하고, 비난하고 공격할 수 있는 권리는 갈구하고 있는 겁니다. 자신의 불만과 분노를 정당하게 표출하고 싶은 명분 하나를 원한다는 말입니다. 감정은 객관적이지 않고 계측 가능한 것이 아니고, 정도와 사안, 그리고 대상에 따라 가변적입니다. 똑같은 행위를 자신에게 저질러도, 누군가에겐 과한 보복심을 품지만 누군가에겐 약소하거나, 아예 용서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에 따른 보복론은 정당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의 해소는 무엇보다 시원하고 강력한 쾌감을 가져오죠. 단순히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수준의 폭력을 휘둘렀기 때문이 아니라, 그 상대방이 망가지고 애원하고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즐기는 겁니다.

 

 

여기게 천착된 이들은 보복, 혹은 논란 발생자의 행동에 정당한 비난과 조롱을 한다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는 겁니다. 정의를 독점한 채 무제한적으로 휘두르는 폭력의 쾌감. 심지어 정당하기 때문에 결코 비난받을 수 없는 성스러운 징벌.

 

그러기 위해서 자신은 결코 잘못해서는 안 되며, 비난 대상자는 마땅히 욕을 먹어야할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공격은 정당해야하며, 또한 정당합니다. 

 

 

이러한 것은 단순한 정치, 사회적 현상을 대할 때 뿐 아니라 개인 단위의 경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편할만한 상황에서 나는 잘못하지 않은 이유를 찾고, 역으로 책임은 상대방이 질만한 이유를 찾습니다.

 

결말이 이해 안되는 치킨화상

https://www.bobaedream.co.kr/view?code=strange&No=3860890 

 

몇가지 사례가 있지만, 위와 같은 사례가 떠오르기에 위 사례를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때에도 주인이 있든 없든, 자기가 상품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당한 허락 없이 자기가 남의 물건을 멋대로 건드려서 스스로 손해를 보고, 상품 등에도 손해를 입혀놓았음에도 그 책임을 판매자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잘못했다는 건 정상적인 상식과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은 손해만 보고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억울해하며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고, 자신을 피해자인 것처럼 만들고 있죠. 내가 피해자여야 정당하게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으니까요. 심지어 부당하게 보상해준 판매자에게 여전히 자신은 정당하고 저 사람이 잘못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정당하고 비도덕적인 악인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기에 무조건 타인이 잘못해야 합니다. 잘못은 반드시 상대방이 해야 한다는 겁니다.

 

 

비슷한 여러 사례들은 찾아보거나 살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여자 아이돌 악플달아놓고 남초에서 했다고 조작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여초의 행위 또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그 반대로 거기에 일조했음에도 여초탓으로 죽었다고 전가하는 이들도 있죠.

 

 

앞서 이야기한 것이 폭력에 중독된 이들이고, 위 사례는 자신의 잘못을 전가하여 책임이라는 감정적 부채에서 벗어나기 위한다면, 역시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비난자들 중 누군가들은 자신을 우월한 지위에 놓고 싶기 때문에 그러기도 합니다.

 

그런 이들은 그저 이유를 찾는 것 뿐입니다. 세상에는 멍청하고 나쁜 놈들, 잘못된 이들이 가득하고 너무 문제투성이인데, 그걸 비난하는 자신은 그것을 판단하고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말이죠. 판사병 걸린 이들인데, 평가하고, 판단하고, 지적합니다. 대체로 원론적으로 틀리지 않거나 어느 정도 맞는 지적들과 비판들이긴 하지만 그것이 그들이 정확한 판단력과 상식, 지성을 갖추었다기 보단 그러한 자신의 행위를 통해 더 우월한 지성과 사회성을 갖춘 사람이라고 느끼길 바라는 겁니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으로 스스로 지적으로 우월하다거나, 문제를 지적함으로써 더 올바른 방향을 가르친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처음 이야기한 복수 중독자들과 마지막의 판단자들의 성급한 비난과 지적들은 이후 이어지는 진실에 따라 쉽게 뒤집어지기도 하고 더 복잡한 상황이 있음으로 무용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카츄 배 만진다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하고, 중립기어하는 표현도 발생한 거죠.

 

모든 사건은 그에 대한 모든 정보가 정확하게 제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어떤 분야에 대해 정당한 명분과 이유를 찾으며 그것이 발견되면 무차별적이고 무제한적으로 증오와 혐오,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됐고 어디까지 잘못됐는지 지적하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반대되는 진영이나 집단이 무언가 잘못하면 그걸 정당한 명분으로 삼아 공격하고 조롱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이나 성향을 강화시키는 재료로 사용하죠.

 

그들에게 중요한 건,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정당하다는 믿음입니다. 복수는 대체로 정당하고, 누군가 잘못하면 그에 대한 비난 또한 정당한 것처럼 자신에게 그러한 폭력을 휘두를 정당한 권리, 권한이 있다고 믿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은 감정이라는 가변적이고 계측 불가능한 조건에 근거합니다.

 

이러한 경향과 정서가 만연해질수록 그렇지 않은 이들조차 점차 폭력에 무감각해지고, 폭렬화되어가며 극단화될 겁니다. 그리고 더더욱 단순하고 극단적인 해결책을 추구할 겁니다. 사실, 이미 그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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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4 - [취미/이야기] - 중국이 한국 문화를 공략하는 이유.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먼저, 동북공정과 문화적 침략은 중국의 문화적 열등감으로 한국 문화가 탐이 나서 하는 조작이 아닙니다. 분명하게 의도가 있는 명분 쌓기죠. 위에서 소개한 링크의 글을 보시면 대충 이해하시겠지만, 그 목적은 최소 북한, 최대 한반도 자체를 점령하기 위함입니다. 그건 다른 글에서도 몇번 이야기한 것인데, 유사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거나 한반도 전체, 혹은 일부(높은 확률로 북한 지역)를 중국이 점령하게 될 경우 장기 주둔하거나 영토화, 혹은 식민지 내지는 보호국화 할 명분을 만들고 있는 거죠.

 

가령 북한이 무너졌을 때 중국이 자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과 같은 민족인 북한 민족을 보호하기 위해 문화적 주권국, 혹은 명분을 가진 국가가 나선다고 했을 때 이걸 반박하려면 그것이 틀렸다는 역사적, 문화적 이유를 대야 합니다.

 

문제는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인정받는 것이 사실이라는 거거든요. 심지어 이건 한국인들도 '당연하게'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이어서 필연적으로 학술적이거나 그렇게 보이는 논쟁이 발생하게 되는데 역시 완벽한 논파는 거의 불가능하거나 최소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 겁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중국이 질질 끌면서 십수년 동안 이북 지역에 코어를 박는다면? 그때부터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군사적 충돌로 밀어내는 게 아니라면 뱉어낼 생각도 없고 뱉어내게 할 방법도 없습니다. 역사적, 문화적 논쟁? 그런 거야 중국은 인정 안 하고 조작되거나 무리한 내용으로 반박할 거고요. 상상하기 어렵다면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취하는 태도보다 좀 더 더럽고 추잡하다고 뻔뻔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미 중국은 전 세계에 동북공정의 역사관을 담은 책과 자료를 배포했고 실제로 이걸 받아들인 이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압니다.

 

 

중국은 하드파워에서 한반도를 제압할 힘을 기르는 동시에 그 점령과 통치의 명분이 되어줄 것을 만드는 작업이 동북공정입니다. 이미 수십년 전에도 적잖은 서구인들은 한국이나 일본이 중국에서 나왔거나 한 때 중국의 영토였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이들도 있었죠. 이게 현실 외교, 정치 측면에서 기능하게 된다면 중국이 한반도를 점령했을 때 그러한 동북공정의 논리를 댄다면 역사적 명분이 있다고 데 쥬레로 여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해관계 때문에 인정은 안 하겠지만 껄끄러운 명분논리가 되겠죠. 어차피 실질적으로 점령한 중국의 물리력이 가장 큰 문제지만.

 

 

무지성 반중하는 바보들이나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중국이 문화적 침략, 동북공정을 공식적/비공식적으로 표현할 때 왜 정부에게 항의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근데 이건 진짜 뭣도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1.중국이 항의한다고 들어먹을 것이냐 하는 문제.

 

2.한국의 전략적 모호성 외교.

 

3.동북공정을 반박하기에 필요한 논리와 자료로 얽히면 오히려 불리하다는 점.

 

 

 

1번부터 보자면, 간단합니다. 중국이 다른 나라가 항의하고 불만을 표한다고 받아들이고 고쳐질 국가입니까? 이건 누구나 다 알 겁니다. 물론 이렇게 말할 수는 있을 겁니다. 외교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받아들이든 아니든 항의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당연한 일이다. 저도 동의합니다. 2번째 항목만 빼면요.

 

 

2번에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띄고 있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애매한 건 아니에요. 한국은 분명하게 친미국가이고 이건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달라지는 게 아닙니다. 박근혜 같은 돌대가리가 근본도 없는 친중행보를 한다면 미국이 어차피 들여왔을, 그리고 좀 더 무난하고 매끄럽게 들여왔을 사드를 아주 거칠게 강제하며 친중과 친미 중 확실한 사이드를 정하라고 강요했고 이에 자극받은 중국은 한한령을 비롯한 제재를 하는 등 대단한 외교경제적 패널티를 감내하며 결국(그리고 당연히) 친미국가임을 보여줬죠.

 

지정학적으로 일본과 한국은 같은 조건에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일본이 반중적인 행동을 공개적으로 한다 쳐도 한국은 대놓고 그러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바다를 건너 좀 더 멀리 있지만 한국은 아니거든요. 중국 코앞에 있는 국가입니다. 한국이 많이 발전하고 강해졌으며 주한미국도 있고 뒤에 일본과 주일미군이 있다지만 주먹이 닿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약간의 여지를 보여주며 대놓고 확고한 반중친미 국가임을 보여준다면 중국은 한국에 최소한의 외교적 관계마저도 포기하고 강경책 일변도로 나갈 겁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동남아 국가들에게 보여주는 깡패짓을 한국에게 그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한국은 동남아 수준이 아니고 미국이 뒤에 있다는 걸 차치해도, 중국에게 한국마저도 등을 돌리면 정말 큰일납니다. 특히 저번 요소수 이후로 중국이 한국에 실질적인 경제적 제재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 상태입니다. 다른 게 문제지.

 

중국도 한국이 친미국가인 건 압니다. 아예 확실하게 등을 돌리지 않는 걸 바랄 뿐이죠. 그건 너무 불편한 일이 되거든요. 마찬가지로 한국도 중국의 강경한 제재와 보복을 받으면 한한령 당시보다 훨씬 큰 손해를 봅니다. 그래서 일정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맞아요. 이걸 이해 못한다면 국제사회가 어떻게 굴러가고 국가가 어떻게 외교관계를 유지하는지, 국가간 경제교류가 왜 중요한지 전혀 모르는 무지랭이라는 것 뿐입니다.

 

 

마지막 3번 항목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건 일본이 독도 문제에 있어서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려는 의도와 다를 게 없습니다. 독도는 분쟁지역이 아니죠. 일본이 분쟁지역'화'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고 어떤 방법을 쓰든 자기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목적으로 하는 겁니다.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만들어지면 그걸 점점 키워서 이용하기 위해서 국제사법재판소 가자는 등 분쟁지역화 하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동북공정은 중국이 한국 역사와 문화를 억지로 자국의 것으로 편입시키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분명하게 구분되고 구별되는 사실들이 존재하고, 기원이 중국이라고 해서 한국화 된 것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문화적, 기술적 요소, 심지어 인구조차도 전래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한국이 일본의 조상이거나 그것에 영향을 받은 일본의 문화 요소들이 모두 한국의 것이라고는 안 하죠. 참고로 이걸 거꾸로 뒤집으면 그게 일본의 내선일체 논리가 됩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것은 분명히 우리의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그것을 논쟁의 대상으로 만들어서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 혹은 우리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의 것. 이라는 결론을 만들기 위해 작업하는 겁니다. 항의? 할 수는 있죠. 근데 그걸 가지고 그래? 그럼 증명해봐. 라고 했을 때 한국이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지 안/못 하는 경우 자기것도 증명 못한다며 논쟁 주도권이 저쪽으로 넘어갑니다.

 

그럼 반대로 한국이 적절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어떻게든 트집을 잡고 조작하거나 무리한 해석과 근거를 제시하면서 논쟁화가 성공하게 됩니다. 한국이 아무리 좋은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며 논파한다고 해도 아주 세세하고 애매한 영역에서조차 완승을 거둘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고대사는 기록의 부족 때문에 추측과 유예의 영역으로 남겨놓은 것들이 정말 많아서 이런 부분에서 일본이 일본서기 사본을 근거로 임나일본부설 등 한반도 남부에 역사적 명분 등을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개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합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오히려 정확하게 대응하고 있는 형상이죠.

 

 

그렇다면 이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응 방법은 뭐가 있겠느냐 하면,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중국이 건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이 강해지면 그만입니다. 한국이 여전히 강해졌다고는 하나 중국과 1:1로 붙으면 패배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인구도 인구지만 핵무기의 존재가 큽니다. 중국의 무기들이 카탈로그 성능이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는 해도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한국도 카탈로그 성능과 훈련, 교육 등등 이야기하지만 막상 병들의 생활보면 온갖 가라와 똥군기, 상상하기 어려운 간부들의 병신짓과 신뢰하기 어려운 똘추들이 많다고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요.

 

그러나 그렇다고 한국군이 개병신군대냐 하면 그건 아닌 것처럼, 중국군과 무기 성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는 해도 군대는 군대고 무기는 무기입니다. 원래 나와야할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대충 어느 정도 수준까진 전투력이 산출될 거고, 그걸 평균삼아서 전략을 짜게 되는 게 실제 전쟁이 될 겁니다.

 

 

어찌됐든, 한국이 지금보다 훨씬 강해지고 여러 나라들에게 지금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가 된다면 중국도 함부로 한국을 건드리기 어려워집니다. 아예 모든 활동을 중단하진 않겠지만, 한국이 강해지는 수준만큼 축소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부 들어서 미사일 사거리, 무게 제한이 줄어들고 KF-21의 개발 성공, 반중 국가들에게 성공적인 무기 수출이 이루어지며 현무4 등 강력한 무기, 미사일이 개발되는 것에 아주 반깁니다.

 

분명하게 말하겠지만, 중국의 동북공정을 비롯한 한국에 불순한 의도를 지닌 작업들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국이 강해지는 것 뿐입니다. 다른 나라를 믿거나 말 뿐인 항의를 하는 게 아니라요. 멍청한 놈들은 이걸 몰라서 욕하겠죠.

 

 

덧. 심지어 한국인들은 조선족을 혐오하고 차별하기 거리낌이 없어서 동북공정의 근거로 중국이 조선족을 내세우면 한국이 그 조선족은 한민족이다. 라고 해봐야 조선족이 한국을 택하겠습니까, 중국을 택하겠습니까.

 

실제로 중국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아서 범죄도 저지르거나 문화적, 관습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사회문제가 있긴 하지만 전 오히려 조선족을 한국이 끌어들여서 동북공정에 활용되는 조선족을 명분적으로 약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교육과 재사회화로 한국화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국제외교적 문제에 있어서 조선족을 한국이 끌어들여 중국의 중국 내 소수민족론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 국익에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략적 안목이 없다면 그저 혐오하고 말 뿐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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