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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이야기

부패한 사회가 강할 수 있는가.

by Konn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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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나 사회에 있어서 부패함은 자원이 필요한 곳으로 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원은 돈, 현물, 물자, 상품, 재료 뿐 아니라 노동력과 관리 및 조율, 심지어 절차 진행와 판단 등 인간이 하는 역할 또한 포함합니다. 가령, 성이나 나이, 지역을 근거로 차별적인 판단을 내리거나, 혹은 자격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이, 혹은 자격은 있으되 정당한 절차와 방식을 무시하고 어떠한 직위를 차지하는 경우 또한 있겠지요. 소위, 낙하산이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보이는 행태를 보았을 때, 강하다고 여겼던 러시아의 치명적인 추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부패한 군대이기 때문에 자원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고, 그탓에 개인무장부터 기갑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확한 작전 수행이 불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정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주어지지 않았는데 해당 목적을 달성하기란 불가능하거나 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령, 폭탄이 없이 폭파 작업을 할 수가 없고, 먹을 수 없는 전투식량을 가지고 장기간 작전 수행은 불가능하며, 기갑병력을 전개하여 보병과 함께 전선을 밀어야 하는데 전차, 장갑차가 없어졌으면 제병합동 작전은 불가능하겠죠.

 

이는 필연적인 실패. 즉, 패전으로 이어집니다. 아무리 강한 군대라도 부정부패로 인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패배하게 됩니다. 역사에는 그러한 크고 작은 사례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장 처참한 사례로는 토목보의 변, 국민방위군 사건 등이 있습니다. 지금의 러시아군의 졸전도 그러한 크고 작은 부정부패가 쌓이고 모여서 발생했죠.

 

 

군대에서는, 정확히 말해서 전쟁 상황에선 적군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며 증명하기 때문에 그 결과가 빠르게 증명되는 편입니다. 부패한 군대는 그렇지 않은 군대와 싸워 패배할 것이고, 패배한 이유를 분석하게 될 것이며, 결국 드러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그렇게 빠르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성수대교는 79년도에 최초 개통되어 94년도에 붕괴했습니다. 삼풍백화점은 89년도에 개점하여 95년도에 붕괴했죠. 이건 그나마 눈에 띄게 보이는 사례들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례들, 심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크고 작은 부정부패와 비리는 정말 많습니다.

 

그 옛날 촌지부터 시작해서 부동산 관련 부정부패, 주식시장 관련 경제범죄, 돈과 인맥, 지위를 통해 자기 자식에게 유리한 스펙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그 인맥을 이용해 우월한 지위와 직위를 획득하는 경우도 있으며, 은퇴나 사직 후 회사의 한 자리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유독 편파적인 판결이나 기소, 변호를 하는 경우 역시 존재합니다. 전관예우는 대표적인 법조 비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회의 크고 작은 영역에서 자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하도록 합니다. 처벌받아야할 사람이 처벌받지 않고, 더 자격 있는 누군가의 자리를 다른 사람이 빼앗고, 내가 투자한 돈이 다른 사람 주머니에 가게 되며, 다른 사람이 가져야할 집을 부당한 방법으로 얻어 큰 차익을 남기기도 합니다.

 

필요한 자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했기에 누군가는 반드시 피해를 보게 되고 그것들은 쌓이고 쌓여 거시적인 수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불공정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물론 전파되어 그러한 사례를 접한 이들에게도 점차 사회적 신뢰를 잃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한 신뢰의 상실이 확대되어가면 협력과 협동보다는 개인적 성취와 이익에 매몰될 것이고 우리 사회의 개인들은 분절되어 파편화될 것입니다.

 

민주주의 체제임에도 대의를 위해 국민 개개인이 힘을 모으는데 동의하기 어려워질 것이며, 이는 우리 사회가 어떠한 도전을 받을 때 그것을 이겨나가기 어려워짐을 의미합니다. 당장 경찰, 검찰, 법원에서 보여주는 성차별적인 사례들은 남성들이 여성 피해자를 위해 나서기보단 스스로의 안위를 지키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세대, 혹은 특정 계층의 경제적/사회적 고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일부 포기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자신에게 별다른 손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돕는 것에 인색하게 될 것입니다.

 

 

차별하고 분열시켰기 때문에 우리는 힘을 모으지 못할 것이고, 그 차별과 분열의 근거는 불평등 그 자체에서 나옵니다. 부패는 불평등의 한 형태일 뿐이고요. 필요한 자원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 자체가 불평등합니다. 우리에게 와야 마땅한 자원이 누군가의 주머니로 가는 것이니까요.

 

 

부패는 위기의 순간에 그 해악함을 드러냅니다. 그 자체로도 해악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그것이 특히나 두드러지죠. 바이욘트 댐 역시 부정부패로 인해 수천명이 사망했습니다. 성수대교는 32명, 삼풍백화점은 502명이 사망했습니다. 누군가가 필요한 자원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빼돌렸기 때문이고 우리 사회에 거대한 상처와 충격을 발생시켰지요. 이러한 사고는 부정부패가 만들어내는 해악 중 하나일 뿐이고, 한 종류일 뿐입니다.

 

동남아 등의 후진국에서 부패는 그 자체로 경제를 이루기도 합니다. 뇌물을 통해 특정 절차가 진행되기도 하고, 공정한 결과나 유리한 결과를 위해 뇌물을 사용해야 하기도 하죠. 그러나 반대로 이것은 그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거대한 원인 중 하나가 됩니다. 뇌물을 받지 않는다면 공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고, 뇌물을 통해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부정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성공과 기회가 뇌물을 비롯한 부정부패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더 많은 뇌물을 낼 수 있는 사람만이 유리할 것이고, 이는 사회적 손실과 빈부격차로 이어집니다.

 

즉, 사회 전체의 성장은 저해되고, 더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없으며, 능력 있는 개인의 성취 역시 누군가의 자본과 유착에 무력화되죠. 후진국 사회가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러한 부정부패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부패한 군대가 성공할 수 없고, 자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한다면 반드시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처럼, 부패한 사회 역시 위기에 취약하고 평시에도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게 됩니다. 경제성장을 말하면서 경제사범을 방지하고 필요한 만큼의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군대가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원이 제공되어야 하고, 필요한 인력이 구성되어 적절한 판단을 내려야만 합니다.

 

공정한 사회를 바란다면 부정한 방식으로 자격과 직위, 자본과 권력을 취득하고 달성한 사람을 배제해야 하며, 그러한 방식을 막거나 더 나은 방식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그 자체로 불공정을 발생시키는 차별과 혐오 또한 최소화될 수 있도록 억제하고 축소시켜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부정부패와 불공정한 사례에 대해 정파와 이념과 관계 없이 그것을 배제하는 것이 옳고, 애국자의 자세가 바로 그러합니다. 부패한 군대가 강할 수 없듯이, 부패한 사회가 강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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