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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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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 대해서 할 말이야 여럿 나올 수 있고 왜 졌는지 등등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 등등 같은 것도요. 하지만 그런 식상한 이야기보다는 이번 대선에 윤석열에게 표를 준 2030에게 몇가지 말을 하고 싶어졌더군요.

 

 

민주당이 위선적이고 정의롭지 않으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공격하던 2030은 앞으로 윤석열 정부 아래에서 발생하는 상식을 초월한 불의를 보게 될 겁니다. 이명박근혜 시절보다 더 적나라한 것들을요. 그리고 언론과 검찰은 거기에 충분히 동조하며 마치 별 일 아닌 것처럼 보도하고, 언변과 제도적 장치를 오용, 왜곡하며 불법은 아닌 것처럼 둔갑시킬 겁니다. 보도를 안 하거나 덜 하기도 할 겁니다. 당장 자기 주변 사람들부터 무죄, 무혐의가 될 거고, 뭔가 이상한 수사와 판결로 누군가 감옥에 갈 겁니다. 만들어진 죄죠. 죄는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법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사람들은 그게 가능하다는 걸 압니다. 실제 사례들도 있고요.

 

그럼에도, 대가리가 깨지지 않은 2030은 그럼에도 윤 정부가 민주당 정부보다 낫다고 할 겁니다.

 

 

이재명과 문재인이 싫어서 윤석열을 찍은 2030들은 자기가 싫어했던 그 이유들을 윤석열 정부에게서 찾아볼 수 있게 될 겁니다. 사실, 그들이 이재명과 문재인, 민주당을 싫어했던 이유는 그저 만들어진 것이고 누군가에게 주입된 것이지 실제 현실과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알아야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러지 못할 겁니다. 자신의 시각은 자신의 세계관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세계관을 부수어야 하는데, 그들은 그러지 않을 거고 그러지도 못할 겁니다. 그러니 대가리가 깨지지 않는 한 아주 오랫동안 문재인은 친중 빨갱이고 민주당 역시 그러하다는 만들어진 프레임을 진실로 여길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친중친북이라 윤석열을 찍었다는 이들은 앞으로 강자 앞에서 쩔쩔 매는 외교 초등학생 윤석열의 멍청한 행동들에 답답함을 느낄 겁니다. 일본에 굴종하고, 강한 중국에게 쩔쩔매며 굴복하는 윤석열을 보게 될 겁니다. 은근히 친중적이고 거침없이 친일적인 아이러니를 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미국이 그걸 통제하고 관리하는 거죠. 그렇기에 친중은 최대한 컨트롤 할 수 있다 해도 친일만큼은 막지 않을 겁니다. 어느날 우리가 주권국이긴 한가를 고민해야할 겁니다. 물론, 안 하겠지만요.

 

 

반페미 하나만 보고 찍은 2030들은 이제 자기 현실을 감당해야할 겁니다. 실제로 반페미 정책을 펼칠 것인가부터 의아할 것이고, 그쪽 담론에 대해서는 눈길조차 제대로 안 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그따위 성담론보다 중요한 건 내 인생과 내 삶이거든요. 찍어서 대통령 만들어줬으면 그 책임도 져야죠. 가난한 사람들, 좋은 직장을 가지지 못했거나 저스펙 취준생들, 이제 막 대학 졸업하거나 대학 재학 중인 이들. 앞으로 그들이 목도해야할 세상은 2030에 유리한 게 아니라 끔찍할 정도로 착취하고 막대하는 잔혹한 사회일 겁니다. 최저임금은 오르지 않거나 없어질 위기에 쳐했고, 주 120시간은 아니더라도 제한 없이 노동을 강요받을 수 있으며, 월 200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월 150, 170을 받는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겁니다.

 

자기는 더 좋은 조건으로 사회생활을 할 거라 믿는지 모르겠지만, 꼴랑 사회초년생에게 무슨.. 대기업에 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직장인, 사회초년생은 중소기업 갑니다. 거기서 한번 잘 버텨보세요. 내가 만든 나라, 내가 지지한 세상이니, 대가리가 깨져라 고생해야죠.

 

의료민영화가 된다면? 그럴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생각하지만 가족 중에 아픈 사람 있다면 감당 가능할지 계산기 두드려보시길. 의료가 자본의 논리와 경쟁의 논리로 돌아가게 된다면 받는 의료에 따라야할 사람 목숨 또한 자본의 논리로 계산됩니다.

 

 

꼴랑 거대 담론에 휘둘리면서 자기 현실에 칼을 꽂았으니 이제 당해봐야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꼴을 보게 되든, 나중에 이럴 줄 몰랐다는 개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다 알았습니다. 대선 시작하기도 전 몇개월, 몇년 동안 보여줬고 스스로 드러낸 것들입니다. 남들은 다 알았는데 여러분들만 모를 수는 없죠. 그때가서 손가락을 자르든, 목을 매고 책임을 지든, 대가리가 깨져 후회하든, 다 알아서 감당하고 책임져야하는 겁니다. 민주주의는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도 있습니다.

 

 

2021.06.25 - [취미/이야기] - 내가 더 유능해. 라는 청년들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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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ttps:// BlogIcon 황지만 2022.03.10 21:07 address edit/delete reply

    투표권조차 없는 18세 만 16세 누군가는 나라를 바꾸기 위해서 간절히 원하는 투표권이지만 누군가는 순간의 혐오와 무지 속에서 생각 없는 투표를 하는군요. 정말 너무나 화가 납니다. 정말 역사와 세계를 조금이라도 공부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선택인 것을... 너무나 화나고 슬픕니다. 쓰신 글처럼 자신이 한 선택의 책임을 느끼고 그 책임으로 대가리가 깨져야 다음에는 옳은 선택을 하겠죠..? 머리가 깨져도 또 같은 선택을 할 지 두렵습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22.03.11 03:36 신고 address edit/delete

      돌ㄷㄱㄹ들은 훗날 같은 상황에서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돌은 너무 단단해서 쉽게 깨지지 않거든요.

      극단주의에 빠져 세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동력을 상실한 이들이다보니 자신과 비슷한 이들끼리 모여 그 시각을 피드백하며 스스로 만들어낸 세계관 속에서 결코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겁니다.

      해결 방법은, 그냥 대가리가 깨지는 것 뿐이죠. 그 딱딱한 돌ㄷㄱㄹ를 깨기 위해 얼마나 나라가 망가져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내려치다보면 언젠가 깨지는 사람들은 있을 겁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먹힐만한 선동이라면 멍청해서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넘어갈 가능성도 크죠.

  2. BlogIcon 5대남 2022.03.12 06:54 address edit/delete reply

    투표권 연령을 낮춘건 신중하지 못한것 같네요. 형제가족이 작은 가정에서 SNS로 길 들여진 2번남들이 이번에 큰 사고를 쳤네요. 듣자하니 벌써부터 일본정부가 군함도 찬성을 조건으로 정상회담을 한다는 소리도 나오네요?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뻐져리게 느껴야합니다. 더 치열한 경쟁이 생길것이고 최저시급은 더 낮아질될테 ㅎㅎ 어리섞음의 극치... 한국사회의 미래가 정말 암울하네요 저들이 우리의 다음세대란 것이...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22.03.12 17:36 신고 address edit/delete

      투표권 연령을 낮추는 거 자체는 10대, 20대가 정치에 더 생각해보고 경험할 수 있으며 조금이라도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행동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좋은 점이긴 합니다.

      물론 이들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의 결과로 표를 주느냐가 문제인데, 사실 이건 나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대 불문하고 극단주의에 경도되면 본문의 돌머리들이 타인의 손으로 자살하겠다며 표를 주는 일이 발생하죠.

      요 몇년 전부터 한국의 위상과 영향력이 크게 강화되면서 미국과 파트너쉽으로 발전했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 많은 게 후퇴할 것이고 중요한 순간에 수많은 오판들이 있을 것이 걱정됩니다. 쉽게 말해, 이 중요한 시기에 결격사유가 많은 이가 대통령이 되어 잘못된 선택들을 하게 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어쩌겠습니다. 뽑았으면 그 대가를 자기 인생으로 지불해야죠. 뽑지 않은 이들도 그 대가를 같이 지불해야 한다는 게 가장 불만입니다.

  3. BlogIcon ㅇㅇ 2022.05.11 00:31 address edit/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저도 본문에서 비판하신 이대남 나부랭이입니다. 저 역시 공부가 부족한 애송이라 제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주로 2번을 찍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보통 정치 이야기를 일삼는건 터부시되기 때문에 사실 알 기회도 없고요. 하지만 이런 저로서도 20대 남성들에게서(30대에 관해서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2번이 많은 지지를 얻은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20대를 일반화 하는 것 같아 정말 조심스럽습니다만, 20대 대부분은 사실 정치적 신념을 가져도 될 만큼 똑똑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치, 외교, 경제 분야의 대학교, 대학원 강의를 장기간 수강하였거나 전문서적을 수 십, 수 백 권 탐독하는 등 정치적인 시각이 트여있는 친구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TV, 유튜브, 커뮤니티 등지의 소위 '전문가'나부랭탱이들이 떠들어 대는 편향성 짙은 정보만을 접하게 됩니다. 물론 이 전문가들 대부분은 실제로도 전문가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전문가인 만큼 문외한으로서는 이해하기도, 해석하기도 어려운 정보를 알기 쉽게 떠먹여줍니다. 그러나 이 떠먹여주는 행위는 항상 의도성을 가집니다. 때문에 알아야 할 정보 전부를 접하지 못하고 각 성향의 입맛에 맞게 '손질된'정보만을 접한 뒤 어떤 정치 토픽에 대해 깨달았다고 착각합니다. 이런식으로 한번 얻은 깨달음은 같은 성향의 다른 깨달음과 뭉쳐 정치적 신념으로 굳어집니다. 그런데 저희 연령대의 대부분은 이런 성격의 커뮤니티를 최소 하나씩은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커뮤니티는 모두 어떤 방향으로든 정치적으로 기울어져있고 이용자 대부분의 정치 성향은 그 방향을 따라가기 십상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20대 남성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대부분이 보수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판단이 아닌 커뮤니티의 판단을 통해 2번을 찍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는 별개로 본문에서도 첨부하신 '페미니즘'에 관해 왜 20대 남성이 유독 적개심을 갖고, 여성부 철폐를 공약으로 내세운 2번을 찍는 원동력이 되었는지에 대해 제 생각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도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회에서 여성들이 어떠한 차별과 불이익을 받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교육과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해 어떤 불평등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만 배웠을 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교육을 통해 불평등을 설파한다고 해도 결국 이는 간접적인 경험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양성평등을 교육하는 사회에서 자란 20대 남성 대부분은 자라면서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핍박받는 모습을 목도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대 남성이라면 모두 공감하는 남성에게만 주어지는 패널티가 하나 있죠. 바로 군대입니다. 결국 20대 남성들은 짧은 20+n년 동안 살면서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패널티를 겪는 모습은 못봤는데 남성이라는 이유로 인생의 황금기 중 18개월을 태워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성별 간 불평등에 대해 20대 남성들이 '체감'할 수 있는건 남성에 대한 강력한 패널티라는거죠. 아니나 다를까 이렇게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황에서 모 후보가 '여성부 폐지'라는 공약을 들고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우리나라가 정말 걱정됩니다. 대통령이 누가 되고, 서울 시장이 누가 되고 이런 문제로 걱정 되는건 아닙니다. 다만 국민들이 너무나도 양분되어 증오와 분노로 가득 차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는 것만 같아서 걱정됩니다. 그 비난이 스스로 공부한 것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그저 매체를 통해 주입된 지식 비슷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 걱정됩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22.05.11 15:06 신고 address edit/delete

      의미 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도 있네요.

      실제로 20대 청년들은 어떠한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을 가질만큼 똑똑하지 못한 게 맞습니다. 사실, 거의 모든 세대가 그렇죠. 아니, 거의 모든 국민은 그러한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정도로 많이 배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사람들은 정치적 이슈에 대해 분석 언저리까지 가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딱 보이는 그대로 판단하고, 남들이 분석해준데로 받아들이죠. 쉽게 말해서, 자기 주관이 없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저도 왜 2번남들이 윤석열을 찍었는지는 대충 압니다. 다만, 윤석열의 행보와 언행을 보고도 찍는 게 황당할 뿐이죠.


      커뮤니티에 정치 성향의 방향성을 잡거나, 아예 핵심 근거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봐도 됩니다. 심지어 이건 정치 성향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마찬가지도 적용됩니다. 특정 세력이나 집단에 대한 적대감이나 친밀함 역시도 자신이 소속된 커뮤니티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이건 제가 오래전부터 경험해본 것도 있고, 심지어 환빠라는 대상에 대한 적대감을 조장해본 적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게 커뮤니티의 수준에 크게 휘둘린다는 겁니다. 가령 펨코의 경우 불리한 사실을 왜곡시키는 것조차 서슴치 않고, 아예 왜곡된 내용을 유포시키며 선동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죠. 디씨는 일베와 메갈을 낳은 극우주의와 극단주의에 경도된 곳이고 일베야 국정원이 관리할 정도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거대 커뮤니티들은 정말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커뮤니티끼리 중복하여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고려해도 수백만 이상의 사람들이 해당 커뮤니티를 합니다. 디씨 하나만 봐도 엄청난 수준이죠.

      최근 알고리즘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과 맞닿는 부분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특히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는 가공되어 있고, 가공된 정보에는 의도 역시 담겨 있습니다.

      이건 아무리 창작자, 작성자가 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도 큽니다. 논문이나 보고서처럼 데이터를 줄줄이 내놓거나 데이터를 내놓고 거기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 해석만 쓰는 게 아니니까요. 따라서 커뮤니티에서 보는 정보글, 정치글은 반드시 누군가의 주관이 들어가 있습니다. 좋은 의도고 나쁜 의도를 떠나서 그냥 그렇게 작성됐고, 작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주관은 반드시 있을 수밖에 없고, 당연히 있는 게 맞아요. 정치적 중립은 공정을 필요로 하는 역할을 가진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거지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아닙니다.


      그러나 누군가, 전문가거나 가짜 지식인이 가공한 정보는 그 의도성이 있고 그 의도를 위해 특정한 정보를 첨삭하거나 아예 왜곡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좋지 않죠. 물론 사람들이 모든 걸 다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저도 최소한 자료조사와 검토는 해도 오류는 나옵니다. 나중에 알고 수정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죠. 그럼에도 일부러 하거나, 혹은 그러한 비판을 아예 받아들이지조차 않는 경우 역시도 많습니다.


      그리고 커뮤니티에서는 그러한 비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역시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야기를 떠들면 삼인성호라고, 그게 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 역시 엄청나게 흔하죠. 가령, 일베 류 가치관이 주류인 커뮤니티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은 의심할 여지 없는 폭동이고 간첩이 개입되어 있는 사건이라는 겁니다. 아예 가치관, 사고관 자체가 다릅니다.


      이런 이유는 그 커뮤니티의 사용자들이 정치나 이슈에 대해 어떠한 컨텐츠를 만들만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긍정적인 경우엔 오피니언 리더, 부정적인 경우엔 어그로꾼이 그러한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고 커뮤니티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유튜브와 같은 매체나, SNS의 알고리즘은 이걸 더더욱 심화시키죠. 어떤 영상을 하나 보면 그것과 유사하거나 같은 내용의 채널, 영상을 계속 추천해줍니다. 한번 극우 영상을 보면 그것과 유사한 채널들이 계속 추천이 되고 자동으로 뜹니다. 한번 여기에 엮이게 되면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멀어지려고 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그와 같은 내용들을 접하게 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인 경우엔 정말 쉽고 빠르게 가치관 동화 현상이 벌어집니다. 특정 이념에 동화되고 종속되어 버립니다.


      이 현상의 가장 큰 문제는, 특정 이념을 심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반대 목소리도 듣거나 어떤 이슈나 담론에 대한 반박, 반대 논리, 다른 의견과 다른 시각을 제공받아야 더 넓은 시야와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데, 같은 종류의 목소리만 듣기 때문에 이쪽으로 점점 더 심화되는 거죠. 특정 커뮤니티를 하는 사람이 그 커뮤니티에 형성된 이념을 추종하고 그 커뮤니티 주류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로요. 오히려 더 심하게.


      이게 어떻게 이어지냐면, 자기 주관이 없어집니다. 커뮤니티에서 '똑똑한 사람들, 잘 아는 사람들'이 좋은 글을 올려주거나, 유튜브에서 전문가들이 '잘 정리해서' 올려준 영상을 보고 그냥 그대로 따라합니다. 자기 주관이 없어요. 이게 핵심입니다. 자기 주관이 전혀 없고, 그저 그들이 말하는 걸 그대로 따라할 뿐입니다. 예전엔 그걸 언론이 그랬고 언론이 하는 말, TV 방송에서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했다면, 이제는 커뮤니티와 유튜브, 카톡방이 대신할 뿐입니다. 좀 더 심하게요.


      따라서 거기서 벗어난 주장과 반박에 대해선 제대로된 반박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조금만 찔러봐도 밑천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 반박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내가 정답이고 네가 틀렸는데 상대방이 이해를 못한다면서 화를 냅니다. 욕을 하죠. 할 말이 없어서 욕을 하는 거지 누가 정말 틀렸거나 멍청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스스로 남을 설득하지 못할 정도로 근거와 논리를 세우지 못했다면 걍 할 말 없고 내가 틀렸다는 거 인정 못해서 욕하는 거에요.


      그렇게 자기 주관이 없어진 사람들이 커뮤니티, 유튜브 등등만 보고 그대로 따라가는 겁니다. 무언가를 스스로 판단하거나 저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내용인지 스스로 분석하는 능력이 사실상 거세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건 세대와 무관하게요. 20대 역시 마찬가집니다. 단, 20대는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믿고 남들은 멍청하다고 믿는 경향이 좀 심할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성부 폐지에 경도된 이들이 무지성 투표를 한 것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20대 남자가 20대 여자보다 국가적 차별과 불이익을 보는 건 사실입니다. 군대 문제가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대부분 20대 초중반까지 여성이 여성이라 불이익 본 것보다 어떤 식으로든 자잘한 혜택을 본 것 목격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 못할 건 아니고 몇년 동안 이어져왔던 페미들의 패악질을 경험해본 이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문재인 정부 하에서 페미 정책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의 것에 비하면 아주 심각할 정도는 아닙니다. 예전에 논란이 되었던 '여성 전용'의 시발점이 바로 이명박 정권 당시였습니다. 근데 지금와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페미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까놓고 인터넷에 '정리된' 내용을 찾아보기 전까지 문재인 페미 어쩌고 하는 이들 중 물어봤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뭐가 문제였는지 꺼낼 수 있는 사람 많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실제 정책이나 제도와 무관하게 공개 석상에서 한 말 몇마디만 가지고 페미다. 라고 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겁니다. 실제로 본 적도 있고.


      그렇다면 그들이 원했던 여성부 폐지가 실제 페미 정책과 페미니즘에 큰 제동을 걸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부가 없어진다면 진짜로 없어질 가능성은 생각보다 낮고, 페미 단체들은 여성주의 단체가 아니라 다른 진보 시민단체로 탈바꿈해서 지원금 받아먹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일이거든요. 물론 그 돈 받아서 페미 활동은 계속하고요.


      대부분의 2030들은 실제로 여성부가 폐지될 것인가에 대한 공약 신뢰성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고, 단순히 어그로를 많이 끌어온 여성부에 대한 악감정만 가지고 지지를 표했다는 겁니다.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실제로 그걸로 돌아서거나 지지를 표한 사람 역시도 꽤 있어요.


      그런 식이면 별 수 있나요. 자기들의 선택이 어떻게 돌아오든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야죠. 대중이 모자라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했고, 하지 않았으며 가짜뉴스와 선동, 왜곡된 정보와 컨텍스트를 기반으로 표를 주려고 하니 당연히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거나, 딱 기대했던 만큼, 어쩌면 그 이상의 실망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이건 특정 후보만의 잘못일 수는 없습니다. 후보의 문제와 이 문제는 다른 문제에요. 그런 사람인 거야 다른 국민들도 다 알았고, 몰랐다면 그게 문제인 거니까요.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사람에게 표를 준 건 대중입니다. 여기에 어떤 변명이 있을 수는 없죠. 그럴 줄 몰랐다? 거짓말입니다. 그런 사람인 거 다 알았습니다. 나중에 되어서 후회된다? 그럴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알고 찍은 건데.


      그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제공되고 그것 외 다른 정보를 배척/거부 할 수밖에 없는 세계관이 갖춰진 게 그들의 온전한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정보들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모두를 거부한 채 공격성을 드러내며 자기 세계관에 심취해버리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을듯 합니다.


      그래놓고 민주당이 잘 견제해주고 제어해줄 거라는 믿음은 순진한 걸 넘어서 무책임하죠.


      민주주의 체제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정치, 사회적 문제는 결국 국민들 탓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그걸 원하지 않거나, 해결을 바랬으면 결국 어떻게든 해결은 됩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원한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해결이 되겠죠. 국민이 주인이고, 주인의 의향이 그렇다니까. 그렇기 때문에 불리한 선택을 했음에도, 내가 힘을 실어주지 않은, 패배하게 만든 진영이 날 위해서 제어해줄 거라는 무책임한 태도는 결코 민주적이라 할 수도 없습니다. 공화국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 BlogIcon ㅇㅇ 2022.05.11 20:10 address edit/delete

      장문의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께 많은 부분을 배웠으며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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