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 대해서 할 말이야 여럿 나올 수 있고 왜 졌는지 등등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 등등 같은 것도요. 하지만 그런 식상한 이야기보다는 이번 대선에 윤석열에게 표를 준 2030에게 몇가지 말을 하고 싶어졌더군요.
민주당이 위선적이고 정의롭지 않으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공격하던 2030은 앞으로 윤석열 정부 아래에서 발생하는 상식을 초월한 불의를 보게 될 겁니다. 이명박근혜 시절보다 더 적나라한 것들을요. 그리고 언론과 검찰은 거기에 충분히 동조하며 마치 별 일 아닌 것처럼 보도하고, 언변과 제도적 장치를 오용, 왜곡하며 불법은 아닌 것처럼 둔갑시킬 겁니다. 보도를 안 하거나 덜 하기도 할 겁니다. 당장 자기 주변 사람들부터 무죄, 무혐의가 될 거고, 뭔가 이상한 수사와 판결로 누군가 감옥에 갈 겁니다. 만들어진 죄죠. 죄는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법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사람들은 그게 가능하다는 걸 압니다. 실제 사례들도 있고요.
그럼에도, 대가리가 깨지지 않은 2030은 그럼에도 윤 정부가 민주당 정부보다 낫다고 할 겁니다.
이재명과 문재인이 싫어서 윤석열을 찍은 2030들은 자기가 싫어했던 그 이유들을 윤석열 정부에게서 찾아볼 수 있게 될 겁니다. 사실, 그들이 이재명과 문재인, 민주당을 싫어했던 이유는 그저 만들어진 것이고 누군가에게 주입된 것이지 실제 현실과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알아야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러지 못할 겁니다. 자신의 시각은 자신의 세계관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세계관을 부수어야 하는데, 그들은 그러지 않을 거고 그러지도 못할 겁니다. 그러니 대가리가 깨지지 않는 한 아주 오랫동안 문재인은 친중 빨갱이고 민주당 역시 그러하다는 만들어진 프레임을 진실로 여길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친중친북이라 윤석열을 찍었다는 이들은 앞으로 강자 앞에서 쩔쩔 매는 외교 초등학생 윤석열의 멍청한 행동들에 답답함을 느낄 겁니다. 일본에 굴종하고, 강한 중국에게 쩔쩔매며 굴복하는 윤석열을 보게 될 겁니다. 은근히 친중적이고 거침없이 친일적인 아이러니를 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미국이 그걸 통제하고 관리하는 거죠. 그렇기에 친중은 최대한 컨트롤 할 수 있다 해도 친일만큼은 막지 않을 겁니다. 어느날 우리가 주권국이긴 한가를 고민해야할 겁니다. 물론, 안 하겠지만요.
반페미 하나만 보고 찍은 2030들은 이제 자기 현실을 감당해야할 겁니다. 실제로 반페미 정책을 펼칠 것인가부터 의아할 것이고, 그쪽 담론에 대해서는 눈길조차 제대로 안 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그따위 성담론보다 중요한 건 내 인생과 내 삶이거든요. 찍어서 대통령 만들어줬으면 그 책임도 져야죠. 가난한 사람들, 좋은 직장을 가지지 못했거나 저스펙 취준생들, 이제 막 대학 졸업하거나 대학 재학 중인 이들. 앞으로 그들이 목도해야할 세상은 2030에 유리한 게 아니라 끔찍할 정도로 착취하고 막대하는 잔혹한 사회일 겁니다. 최저임금은 오르지 않거나 없어질 위기에 쳐했고, 주 120시간은 아니더라도 제한 없이 노동을 강요받을 수 있으며, 월 200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월 150, 170을 받는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겁니다.
자기는 더 좋은 조건으로 사회생활을 할 거라 믿는지 모르겠지만, 꼴랑 사회초년생에게 무슨.. 대기업에 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직장인, 사회초년생은 중소기업 갑니다. 거기서 한번 잘 버텨보세요. 내가 만든 나라, 내가 지지한 세상이니, 대가리가 깨져라 고생해야죠.
의료민영화가 된다면? 그럴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생각하지만 가족 중에 아픈 사람 있다면 감당 가능할지 계산기 두드려보시길. 의료가 자본의 논리와 경쟁의 논리로 돌아가게 된다면 받는 의료에 따라야할 사람 목숨 또한 자본의 논리로 계산됩니다.
꼴랑 거대 담론에 휘둘리면서 자기 현실에 칼을 꽂았으니 이제 당해봐야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꼴을 보게 되든, 나중에 이럴 줄 몰랐다는 개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다 알았습니다. 대선 시작하기도 전 몇개월, 몇년 동안 보여줬고 스스로 드러낸 것들입니다. 남들은 다 알았는데 여러분들만 모를 수는 없죠. 그때가서 손가락을 자르든, 목을 매고 책임을 지든, 대가리가 깨져 후회하든, 다 알아서 감당하고 책임져야하는 겁니다. 민주주의는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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