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선 북한의 직전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북한의 상황을 정확히 알기란 불가능하다보니, 최대한의 근거를 기반으로 나름대로의 추측을 통해 메꿔야 한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먼저, 문재인 정부 초기 북한과의 대북정책은 유화책이었고, 상당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거 가지고 도대체 얻은 게 뭐가 있느냐고 하는 사람 있겠지만, 한국에서 천안함, 연평도 같은 사건은 없었죠. 실제 한국이 '진지하게 공격' 받은 건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포 좀 쏘고 미사일 실험 좀 하고 핵실험 좀 한 건데, 이건 북한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단결 행위입니다.
단결 행위가 무엇이냐면, 앞서의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북한은 언제든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은 군국주의 국가입니다. 실제 싸우지 않더라도 언제든 그럴 수 있다. 당장 그럴 수 있다는 걸 어필하면서 전쟁 준비 행위를 통해 내부를 단결합니다. 그렇게 결집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러한 군사력, 전쟁 능력을 보여주는 건 굉장히 중요합니다.
2020/06/15 - [취미/이야기] - 북한을 그냥 미친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다시 말해, 북한이 군사적으로 무력화되었다는 건 정권 자체의 생명력이 끝난 것과 같아요. 누가 공격하지 않아도 내부에서 붕괴합니다.
그런 북한이 GP를 10개 부수었다거나 하는 등 군사합의를 진행했었고, 이에 대해 이야기가 잘 풀렸었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북폭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한국은 그거에 동의하지 않았죠. 미국이 하고 싶어도 한국이 안 하겠다고 하면 걍 못하는 겁니다. 북한을 공격한다는 건 중국군과의 대결마저도 상정해둬야 하는 일인데, 그 후방 기지 역할을 해주고 병력을 보조해줘야할 제2집단이자 가장 잘 되어있는 한국이 안 한다면 걍 못하는 거거든요. 김영삼이 당시 그런 말 했죠. 우리가 미국 북폭 말린 거라고.
근데 그 합의와 이야기가 실질적 액션으로 돌아온 게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이요? 아뇨, 북한이요. 북한 입장에선 문재인과 이야기 잘 됐는데, 지금 북한은 돌려 받은 게 없습니다. 몇가지 잡음은 있었죠.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느니 미사일 실험을 했다느니. 하지만 중요한 건 실질적으로 한국인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입힌 건 없다는 겁니다.
즉, 실제 무력을 동원해 피해를 입히는 도발은 없었고, 도발을 하긴 했지만, 이는 앞서 언급한 체재 단결용 액션이었다고 봅니다. 북한이 조용히 있지 않고 굳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의 특이체질적 체제 문제입니다. 독재국가는 보통 독재자의 위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건 중국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북한은 그게 한층 더 심합니다.
독재자의 위신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보니, 직접 한국과 평화를 이야기한 입장에서 다시 한국을 욕하고 도발하기가 애매합니다. 김여정이 일선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완전히 알 수는 없습니다. 내부 문제 때문에 믿을 건 혈육이라고 김여정에게 일부 역할을 맡긴 것인지, 아니면 진짜 김정은의 건강 문제 때문인지.
그러나 이에 대해서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 제 생각도 일단 거기에 동의합니다. 김정은이 말을 뒤집을 수는 없으니, 서로 굿캅 배드캅 역할을 하는 거라고. 김여정이 배드캅, 김정은이 굿캅 역할을 하면서 김여정이 남한을 때리고 수습하게 된다면 김정은이 나설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꽤 그럴듯하게 느껴져서 이 글에서도 그러한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자, 더불어. 현재 코로나 문제 때문에 북한의 경제는 굉장히 심각해졌습니다. 일부 기사에선 23년전 고난의 행군으로 복귀했다고 할 정도죠. 다만 이건 북한 내부에 코로나가 퍼졌다기 보다는 중국 내 코로나 문제 때문에 교류, 지원이 끊긴 게 더 큰 이유일 겁니다.
따라서 북한은 어떠한 진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기대했을 겁니다. 가령 조건 없는 지원이라던가. 혹은 조건은 있지만 그럭저럭 받아들일만한 지원. 그럼 김정은도 나름 립서비스 좋게 해주고 행동으로 보여줄 수도 있었을지 모르죠. 어디까지 기대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문제는 한국도 코로나로 정신 없는 와중이라는 겁니다.
즉, 북한에게 뭔가 지원이니 뭐니 해줄 상황 아니라는 거죠. 자기네가 그렇게 힘든데 아무 지원도 뭣도 없는 와중에 탈북자 새X들이 삐라까지 뿌려대니 북한이 화를 낸 게 아닌가. 하는 게 나름의 추측이긴 합니다.
어떻게 보면 탈북단체가 아주 큰 일을 했네요. 이따위 상황을 연출해댔으니. 부디 북한에 거주 중인 가족들이 다 죽어버리고 자기네 머리통에 폭탄이 떨어져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지들은 전쟁이 나도 가장 먼저 가장 멀리 안전한 곳으로 도망갈 놈들이라 남한놈들 죽든 말든 신경 안 쓰거든요. 진짜로요.
어찌됐든 북한 내부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는 건 사실입니다. 김정은 건강 어쩌고 나왔을 때 좀 지나서 공개적으로 나선 사진이 공개되는 등 건강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 것도 사실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판단에 굉장히 중요한 부품이지만 확실하지 않은 추측을 기반으로 김정은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전제는 함부로 내리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실로서 확실한 건 북한 내부 상황이 안 좋다는 것, 그리고 김여정이 전면에 나서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대개 내부적 불만을 외부로 표출하는 방법론을 고려해봤을 때, 어차피 남한과의 관계가 진전될 근거가 없고, 이번 탈북단체의 행위, 다시 말해 '남한의 선제도발'로 읽힐 수 있는 문제를 명분으로 하여 그러한 불만을 외부로 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북한의 모든 도발 자체가 그러한 이유가 대부분이죠. 목적 전체 중 정도의 차이일 뿐이었고요. 이번 도발의 정도는 그 불만 정도가 크다고 읽힐 수도 있다고 봅니다.
2020/06/12 - [취미/이야기] - 안보를 위협하는 탈북단체의 불법 도발행위와 군사적 위험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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