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5 - [취미/이야기] - 세월호 사건과 진상규명을 뭉게려는 자에 대한 통렬한 비판
2015/04/11 - [취미/이야기] - 대한민국의 수많은 '반국가집단'
세월호 사건은 본래 정치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정치적인 사건이 되기도 했죠. 이는 상호모순적인 말이지만 실상을 알아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해상사고죠. 문제는 그것이 교통사고나 재수없게 발생한 사고 따위가 아니라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사고이되, 단지 재수가 없었던 부분은 그 사건이 하필 아이들 수학여행 때 발생했다는 겁니다.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은 일어납니다. 세월호 사건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었고 실제로 일어났어요.
당연하지만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면 정상적인 정부조직과 국민집단을 가진 나라라면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처벌이 이뤄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 나라는 정상적이지 못한 탓에, 그러지 못했지요. 아이들이 죽은 것은 정치적인 사건이 아니죠. 유가족들이 이 사건에 대해 울분을 토하고 책임자를 잡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것고, 단식을 하는 것고, 시위나 집회를 여는 것도 정치적일 여지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썩어빠진 어른들의 이기심 아래 억울하고 비극적으로 희생당한 것이고 유가족은 그러한 비열자들의 웃음 아래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찢어진 것 뿐이죠.
그렇다면 왜 이 사건이 정치적인 사건이 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그 책임자들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쉽게 자기를 보호하고 다른 사람을 탄압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빨갱이, 종북 따위로 낙인을 찍는 거죠. 그것이 권력을 가진 자라면 더더욱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방법입니다.
과연 그 책임자들은 누굴까요? 이전 글에서 인용하도록 하죠.
[부실한 배를 만든 자, 병신같은 판단을 한 선장, 애초에 점검조차 똑바로 안 한 관리당국, 한 두 특출나게 부패하거나 운이 없는 사업자의 문제가 아니라 왜 운항하는 배들은 모조리 그 따위 상태이며, 왜 그런 환경이 널려있고, 어떻게 하나같이 다 그럴 수가 있는지, 대체 그 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하고, 유착과 비리는 얼마나 퍼져 있으며, 사업주들이 공통적으로 얼마나 썩어빠졌고, 해경 등 당국은 대체 어떻게 그 레벨로 병신같을 수가 있으며, 그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은 뭘 했고, 컨트롤타워 우리 아니라고 운운 거리는 새끼들은 뭘 했으며...]
자신들의 윤리 따위 집어던지고, 법까지도 무시하는 놈들인지라, 학생들 수백명이 죽은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자면 자신의 생명이 끝이 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자신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일신의 안녕을 위해 사건의 본질을 흐린 겁니다.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애초에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사람은 없어요.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 본인이 그 주인공이죠. 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사람이 없는가. 왜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이 사건이 정치적인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정치적인 사건이고, 세월호 사건은 사고 그 자체와 사고를 묵살하고 진상규명을 뭉게려하며 유가족을 침묵시키려고 하는 모든 시도와 그 주동자(가해자)가 벌이는 일련의 사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치적이지 않은 사건과, 정치적인 사건이 공존하는 거죠.
그럼 다시, 정치적인 사건으로 이용하지 말라. 이 주장이 반증하는 바는 바로 이 주장을 하는 본인이 이 사건에 책임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피해가 올 것이기 때문에, 정치를 끌어들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수작이죠. 마치 유가족이 정치적인 주장을 하는 것처럼 선동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같은 편인 자들은 그들을 역시 보호하기 위해 정치공세니 뭐니 하는 선동을 벌이는 데, 정치공세는 그러한 주장을 하는 본인들이 벌이고 있죠.
적반하장입니다. 애초에 그들은 정치적인 주장을 하지 않았고, 할 필요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사건으로 만들어서 국민을 이간질 하는 것일 뿐입니다. 국민들을 두 부류로 나눠 싸우게 만들고 그 책임자, 가해자들이 자신들을 쉴드치고 반대쪽을 공격하는 자들을 이용하면서 결국 사건 자체와 그 책임을 뭉게버릴 수 있거든요. 실제로 이게 통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책임자들이 아직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이며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것이고, 많은 국민들이 이것을 여전히 논란 속에서 싸우고 있는 겁니다.
그들 입장에선 이 정치적인 싸움을 최대한 우려먹고, 길게 끄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야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이젠 그만 하고 묻자. 라고 나올테니까요. 물론 싸움을 걸고, 그 싸움에 선동당한 놈들이 먼저요. 또한 그 중간지대에서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결국 포기하고 자리털고 일어나는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 시점이 바로 유가족이 고립되는 시점입니다.
유가족을 괜히 시끄럽고 피곤하고 짜증나게 만드는, 그런 물 흐리는 나쁜 놈으로 만드는 겁니다.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 입을 닥친다면 가해자 입장에선 가장 좋은 일이죠. 큰 형사처벌보다 돈 조금 쥐어주고, 깽값 물어주고 합의하는 게 제일 편할 테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애초에 정치적인 사건이 아닌 사건을 정치적인 사건으로 만든 자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책임을 져야할 놈들이고요. 그런 선동이 진지하게 먹히고 놀아난다는 것이 얼마나 국민들이 우습게 보이고, 실제로 그런지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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