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은 어린 여아에게 끔찍한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그리고 과장된 자료를 제하고도 진실 그 자체만 바라봐도 그 무자비하고 참혹한 폭력에 우리는 당연히 분노하지요. 그렇지만 국가는 그러한 인두겁을 쓴 추물이라 하여도 인권을 가진 인간이기에 그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는 그러한 국가에 대해 분노하죠.
사실입니다. 인간이라면 그 어떤 흉악하고 잔인한 인간일지라도 그에 대한 권리는 보장받아 마땅합니다. 인권은 선언된 것으로, 자의적으로 정지되거나 부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조두순 개인에 대한 분노와 환멸, 증오조차 조두순이라는 추물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손상시키지 못합니다.
우리는 말합니다.
저런 악질 범죄자의 인권도 보장해줘야 하냐고. 네, 그렇습니다.
그런 판결을 내린 판사의 딸도 똑같이 당하면 그런 판결 내릴 수 있겠느냐고. 네, 그래야만 합니다.
상상만으로도 역겨운 고문방법을 내놓으며 그렇게 해야한다고 합니다. 아뇨, 절대 안 됩니다.
이 중 무엇하나 허용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의 근간을 이루고, 이루게 해주는 모든 시스템을 파괴하는 꼴입니다. 남의 인권을 부정한다면 자신의 인권 또한 부정됩니다. 범죄를 범죄자나 범죄자의 혈육에 똑같이 해준다면 자신도, 자신이 사랑하는 타인도 그렇게 됩니다. 필요 이상의 처벌은 그 자체로 중범죄입니다.
정당한 분노는 누구에게도 인정되는 것이지만, 위와 같은 식으로 나오는 것은 막나가자는 소리와 다를게 없게 됩니다.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판사도 법도 제도고 뭐고 모두 폐지시키고, 다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내 속 분풀이 충분히 될 때까지 범죄자 두들겨 패는 것을 규칙으로 해야겠지요.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자신 또한 합리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은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충분히 명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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