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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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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은 작품의 내용과 결말을 품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다면 영화를 본 뒤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보통 상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해보았을 상상, 자신의 정신을 기계로 이식하는 것을 작품의 주요 요소로 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재미있는 상상을 주제로 한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도 나름 그런 흥미로움을 긁었다고 할 수 있죠.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까.


작품내에서도 나왔듯이, 인간의 의식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모르고서는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미 있는 시스템, 인간(혹은 원숭이)의 의식을 컴퓨터로 이식하는 방법을 이용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것은 성공하지요. 주인공의 친구인 맥스는 그것에 대해 의심합니다. 정말로 내 친구인 윌인가, 아니면 윌과 비슷한 다른 존재인가. 


사실 이것은 매우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의심입니다. 만약 업로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윌의 근사치를 가진 다른 존재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어떠한 이유로 윌의 기억과 경험의 대부분을 알고 있지만, 몇가지가 부족하여 전혀 다른 존재일 수 있다는 겁니다. 예컨데 히틀러와 매우 비슷한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그저 동물애호가가 될 수 있고 배트맨의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악당일 수 있지요.



인간을 초월한 지성.


윌이 수퍼 컴퓨터로 업로드 된 이후 그가 만들 것들을 생각해봅시다. 아주 대단한 것들이죠. 식물은 다시 살아나고 부서진 물건이 다시 원형으로 복구된다던가, 더러운 물이 아주 깨끗하게 정화됩니다. 그리고 말하지요, 의학적 응용의 한계는 사라졌다고. 이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 더 이상 인간에게 육체적 장애는 사라진 것이 되니까요.


실제로 강도에 당해 죽을 뻔 한 사람을 거의 부활시키고 그 육체적 능력을 인간 이상으로 만들어줬죠. 그리고 많은 장애인들을 치유해주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나온 것들이 현실에 적용 된다면, 그야말로 인류학적으로 혁명과 같을 것입니다.



PINN은 선악을 구분하지 못했다.


주인공이 업로드 되는 수퍼컴퓨터의 인공지능인 PINN은 선악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저 충성했다고 하죠. 만약 윌이 정말 인간성을 가진, 정신을 가진 인간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윌과 비슷한, 그저 인간과 비슷할 뿐인 인공지능의 프로그램일 뿐이라면 인간은 인공지능의 판단을 예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이로봇에서처럼, 인간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대해석하여 인간을 강력한 통제하에 두려는 시도와 같은 '인간이라면 하지 않을' 행위를 저지를 수 있겠죠.


그리고 윌은 자신의 인부들의 신체능력을 향상시켜주되, 그들에게 접속하여 그들의 육체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른 이의 몸으로 에블린과 대화,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윌의 의지는 언듯 매우 위험해보이기도 하죠. 게다가 그에게 치료 받는 사람들과, 나중에 나올 육체까지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그를 경계하는 이들이 말하듯이 초인 군대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못할 것도 아닙니다.



윌은 인간인가.


작품이 중반을 넘어가며 윌이 인간성을 가진 존재인지, 혹은 비슷한 근사치를 지닌 프로그램일 뿐인지 우리 스스로 의심하게 됩니다. 초인적인 육체능력을 지닌, 그리고 네트워크화 되어 윌의 의지에 따라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인부들, 에블린의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스캔하여 감정을 읽어내는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행동. 그는 과연 인간일까요?


정답은.. 인간이었습니다. 업로드된 윌을 윌이 아닌 윌과 비슷한 인공지능이라고 판단한 '육체를 지닌' 인간들은 그를 위협요소라 여기며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에블린은 몸 속에 바이러스를 품고 윌과 접촉하죠. 윌은 그런 에블린을 의심을 하죠. 왜 다시 돌아왔을까, 왜 땀을 흘리고 심장이 고동칠까, 날 두려워하고 있지 않은가. 공격이 시작된 순간까지 질문을 하는 윌의 모습은 끝까지 관객으로 하여금 윌이 인간인가를 의심하게 하지만, 이내 공격에 상처를 입은 에블린을 안으로 대려간 윌은 그녀를 업로드시키며 동시에 바이러스를 받아들입니다.


그녀와 함께 죽으며 그녀에게 자신이 하고 있던 것들, 그리고 하려던 것을 보여주죠. 나노 입자들이 대기중에 퍼져 오염힘자를 제거하고, 숲은 다시 자라나며, 물은 너무 맑고 깨끗하여 아무 강에서나 마실 수 있는 세상. 그녀가 원했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단지 질병의 치료할 뿐 아니라 지구를 치유하는 것. 그것은 윌이 사랑한 그녀, 에블린이 원했던 세상입니다. 사람들은 윌이 자신의 기술력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판이었죠. 윌은 인간처럼 보이는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적 판단을 할 줄 알았던, 뛰어난 지성을 가졌을 뿐인 인간이었고, 그렇게 자신이 사랑한 여자와 함께 죽음을 맞이 합니다.


윌은 네트워크화 시킨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기술을 이용해 군인들을 무력화 시켰지만, 아무도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에블린의 몸 속에 넣은 바이러스에 의해 윌은 죽게 되고, 그의 복제를 심어뒀던 모든 인터넷은 오류를 일으키며 세상은 어두워집니다.


그러나 죽은 해바라기는 다시 싱그럽게 피어나고, 공기는 맑아졌으며, 물은 정화되었죠.


사실 이러한 오해는, 윌의 모습에 의해 더 촉발된 감이 있다고 봅니다. '육체를 가지지 않은, 네트워크에 살고 있는 정신'. 육체가 없고, 단지 정신이 컴퓨터에 업로드 되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는 인간임을 의심받았던 것이죠. 처음 PINN에게 했던 질문, 너에게 자각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가? 에 대해, 윌은 PINN과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그 질문에 대답은 윌이 그것을 증명할 수 없음이라 판단했지만, 사실은 에블린의 말처럼 그것은 정말로 유머였을 뿐이었던거죠.



훗날 인간이 정말로 의식을 업로드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똑같은 고민과 의심을 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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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2 20:11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4.07.12 23:44 신고 address edit/delete

      한가지 주제, 요소를 가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여럿 있다는 점에서 꽤 재밌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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