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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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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28
    언령마술사 리뷰.


※ 본 리뷰는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이런 류의 작품들이 다 그렇듯, 솔직히 별 기대는 안 했지만 상당히 괜찮게 본 작품입니다. 흔해 빠진 회귀물, 헌터물, 주인공 짱짱맨 작품인가 했더니 딱 그 정도까진 아니었다 정도랄까요?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종족이나 존재에 대한 배경 설정들이었습니다. 제 취향에 맞는 설정들이더군요.


솔까 초반에는 일반적인 헌터 어쩌고 우물(던전), 아이템 어쩌고 하는 나부랭이 같은 건 줄 알았습니다. 대개 이런 류의 소설들이 그렇듯이 뭣도 없이 그런 어째서인진 몰라도 어느 시점부터 던전 같은 게 생기고 괴물들이 나오고 일반인들 중에 능력자가 생기고 아이템도 뜨고 마정석 같은 것도 뜨고 어쩌고 그러는 것들이 그러한 것들의 존재 이유, 당위성이나 개연성 따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재미를 위해 일단 냅다 설정해서 시작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읽다보면 그런 것들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했습니다. 이런 류의 작품의 바탕이 되고 기본이 되어주는 현상에 대한 당위성은 있어줘야 한다고 보거든요. 가령 백룡공작 팬드래건에서는 드래곤과 다른 이들에 의한 계획 등에 의해 주인공이 앨런 팬드래건으로 전이(라고 해야하나..), 회귀해서 다시 시작하고, 시그리드는 폭주하는 황제에 반발한 아르카나와 베라무드의 합의에 의해 시간을 되돌리고 그 여파로 시그리드가 부활한 거죠.


이러한 배경이 되고 시작이 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당위나 설명이 없이 단순히 그냥 그랬다, 왜 그랬는 지는 모르겠고. 같은 식으로, 아예 무시하거나 맥거핀으로 만들어버리는 건 작품의 수준은 한 단계 낮추는 행위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언령마술사에서는 우물의 존재와 아티팩트, 마정석 등에 대한 존재 이유를 적절한 당위와 개연성을 설정하면서 납득할 수 있는 스토리로 엮어냈죠. 


회귀에 대한 이유 또한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혹은 사랑하는 가족 때문에라는 흔하지만 그만큼 있을 수 있는 이유를 바탕으로 합니다. 회귀를 한 뒤 어찌저찌 살겠다 같은 다짐이나 계획이 아닌 처음부터 사유가 충분히 있었고 단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였었죠. 그 점이 차이점이기도 하고요. 물론 나중엔 기억을 되찾게 되지만.



또 앞서 말했듯 각각의 존재나 종족의 배경 스토리도 굉장히 취향 저격이었는 데, 영웅왕이나 도깨비 군주, 용족, 나람천이나 랑다미르, 다른 신적 존재나 종족, 혹은 무기 등에 대한 배경 스토리가 굉장히 특색있고 멋진 면이 있거든요. 상당히 신화적이고, 그래서 저에게 취향저격 요소로 여겨졌습니다.


반복되어 묘사되고 설명되는 이스케천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힘 또한 매력적이기도 하고, 영웅왕이나 거인족, 나람천에 대한 설정이나 묘사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라반궁을 얻을 때의 이야기도 꽤 괜찮았고요.



그 외엔 50화가 넘고 또 수십화는 더 지나야 한번 더 배경이나 스토리의 갈래가 바뀌어버리는 반전이라고나 할까.. 57화 였던가요? 거기서 다시 회귀해버리고 프롤로그 끝났다고 했을 땐 그냥 그럴 수도 있지 정도였지만 이후에 한번 더 반전으로 프롤로그가 2개다 같은 소리를 할 상황이 나올 땐 좀 뭔가 싶긴 했습니다. 그래도 뭐 문제 있는 건 아니고 스토리가 어떻게 가려나 싶은 정도?..


그래도 나름 스토리를 잘 풀어간 건 사실입니다. 약간 아슬아슬해보이는 지점도 있긴 했지만, 큰 문제 없이 잘 풀어간 건 맞다고 봐요. 그래서 완결 부분은 충공깽이긴 했습니다. 외전 안 나왔으면 씨발 이게 뭐야 였을 걸요. 진짜 씨발 아무리 작품의 완결에 여러 방법과 종류가 있다곤 하지만 그래도 씨발 그건 좀 너무했다 싶었습니다.


슈ㅣ발 무한 츠쿠요미식이라니. 최악의 상황, 사태에서 죄다 원하는 꿈을 꾸게 하면서 종말을 기다리게 되는 건 좀 심하긴 했죠. 근데 그 부분이 상당히 희망적이고 진짜 모두가 원하는 행복한 상황이며 그 틀이 적당히 들어먹기도 하고 또한 그런 묘사로 이어지는 부분이 꽤나 스무스 하다보니 나중에 완결화의 끝 부분까지 가기까지 누구도 눈치 못챘을 겁니다.


그러면서 뒤통수를 빵 후려까는 건 좀 통렬했습니다. 앵간한 작품에선 이런 거 안 느끼고 그냥 스토리의 큰 흐름을 이해하면서 넘어가는 데 마지막에 와서 이러는 건 씨발.


그래도 참 다행인 건 외전편에서 제대로 완결을 냈다는 거죠. 좀 무리수가 있고 주인공 버프가 너무 심하게 먹은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쩔어주긴 했습니다. 블랙 작가 특유의 거대한 힘이나 압도적 규모의 묘사를 이스케천과 반신적 존재가 되버린 이현우를 통해 잘 이끌어냈고, 마찬가지로 수 백년의 시간적 차이와 그러한 시간 속에서 일종의 족쇄가 되어버린 이현우에 대한 그리움과 버릴 수 없는 감정들에 의해 고통 받고 고민 하고 번민하게 되는 묘사, 그리고 끝끝내 이스케천이 부활해버릴 상황에서 등장해 걍 다 쓸어버리고 주인공의 지인들과 재회하는 장면은 제대로 끝 맺는 완결로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상당히 훌륭한 결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만 역시 아쉬운 부분은 중간 중간 설정이나 앞뒤 묘사에 오류가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런 것들이야 대부분 커버할 수 있는 내용이고, 그리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니니 신경 안 써도 될만한 것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작품의 완성도에 흠을 주는 것들인 건 사실이죠. 지레이가 원래는 러시아인이었지만 나중에 독일인으로 바뀌는 데, 그게 뭐 딱히 중요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비판의 요소가 되긴 충분한 설정오류죠.


이외에도 일부 인물에 대한 중요성이 무시되거나 너무 중요하게 다뤄졌던 것도 있습니다. 하나의 떡밥으로 뿌려졌고 그 중요성이 초반에 많이 부각되었던 이설이 나중에 되어선 전생들에선 그랬지만 이번 생에선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고 무시되고 용대운의 검술 스승 또한 어느 순간부터 안 나오게 됐습니다. 그 인물 자체가 원래 그런 용도인 건 인정하고, 뭐 복수 자체야 간접적으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너무 대충 넘어가버린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도 이설이 후반부에 어떻게 지내는지도 찾아가보고 하는 걸 보면 아예 무시할 생각은 없었던 거 같지만, 초반에 너무 부각되었거나 그렇게 부각된 이설의 가치를 다시 무난하게 낮추어 중요성을 떨어뜨리는 작업이 신중치 못했고 납득할만한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설이 별 중요한 인물이 아니게 되었다는 건 알았지만 너무 아쉽게 작업되었고, 독자들도 납득하지 못해서 이설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던 거죠.


아마 그렇기 때문에 작가도 나중에 하필이면 가장 처음의 생 때의 원수가 통치하는 곳에 이설이 살고 있고 전쟁이나 전투도 없는 누군가의 아내로 행복하게 만족하며 사는 걸 보여주고, 주인공도 거기서 그냥 멀리서 얼굴만 보고 가는 것으로 확실하게 끝맺으려 했던 거 같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그 이전까지 시원찮았던 게 사실이죠. 뭐 이건 작가에게서도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까다로웠을 겁니다. 저라도 뭐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어려우니..



하여간 몇몇 요소를 제외하면 상당히 재밌었고, 괜찮은 수작이었습니다. 특히 완결과 외전의 임팩트는 존나게 존나 쩔었고요. 외전까지의 완결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아쉬운 면이 없진 않았지만 충분히 무시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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