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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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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1.11.20
    인천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 진짜 경찰이 비판 받아야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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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여경이 어쩌고 체력이 어쩌고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사건의 문제는 체력이나 여경 따위가 문제가 아닙니다. 까놓고 말해서 칼부림 하면서 개지랄하는 사람을 체력 좀 있다고 막아질 거라고 보십니까? 이건 체력의 문제가 아니고, 여경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경이면 제압할 수 있었다? 글쎄요. 남경이어도 제압하지 않거나 못하고 구경만하다 나중에 숟가락만 엊는 경우는 다른 사건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 사건에서 진짜 문제는, 그냥 경찰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기 위험을 무릎쓸 일 자체를 안 하려 한다는 부분입니다.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상세하게 적지는 않겠지만,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려는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구조한다는 명목으로 위험한 자리에서 도망가려하는 것도 뻔하고,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남경 또한 이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방지나 해결을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체력시험 특혜와 내근 특혜 등 102030 남성들에게서 부당하게 특혜만 받는 여경 혐오 정서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고, 그들이 비판하는 지점 또한 어느 정도 사실인만큼 이런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는 너무 뻔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인천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에서 남초에서 비난하는 여경이 문제였다, 여초에서 비난하는 남경이 문제였다는 모두 틀렸습니다.

 

그냥 경찰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남경이든 여경이든 이 사건이 벌어질 때, 그리고 그 이후 대응과 대처마저도 논란과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행동과 처신으로 일관했습니다. 이 사건은 여경이 체력이 좋아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내근직 외근으로 돌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더 아니며, 남경 2명이 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이따위로 행동하면요.

 

직접 청와대에 올라온 피해자 가족의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uupFAS)

 

분명히 알 수 있을 겁니다. 가해자가 미친놈인 것과 별개로 경찰의 대응은 체력이 안 되어서 제압이 안 됐다거나, 남자는 하려고 했는데 여자는 오또케 오또케하다가 실패했다던가, 그런 것과 완전 무관합니다. 그냥 둘 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기본적인 현장 프로세스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이후 대응조차 피해자를 조롱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암사동 칼부림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 사건 때도 그렇고, 현장의 경찰들은(모두는 아니더라도) 이미 난동을 부리거나 발생하기 직전인, 아예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제압하기 위해 자기 위험을 무릎쓸 생각이 하나도 없어요. 이걸 여경이 문제라던가, 아니면 반페미라면서 비판하면서 뒤집어 씌우고 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무의미한 성별 갈라치기고 분열입니다.

 

여러번 말하지만, 이건 그냥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거고, 정 안 되겠으면 기동대를 부르든 실탄 장전된 총으로 대응하든 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죠. 자기 스스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이 아니라 월급 받고 생활하는 공무원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물론 경찰도 사람이고 가족이 있고 다치고 죽고 그러기 싫겠죠. 무섭기도 할 거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런 상황에 대비해서 훈련하는 거고, 장비를 제공 받는 겁니다. 근데 이번 인천 사건에서 경찰이 피해자를 지키기 위해 제대로 행동한 게 단 하나라도 있던가요? 무서우니 일단 현장에서 도망가고 혼자/둘이서 감당하기 무서우니 다른 사람 부른 게 다죠.

 

 

이 사건에서 여경이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있습니다. 여자도 할 수 있다면서 체력 특혜 주면서 뽑아주고 인력 늘려놓고 정작 현장 사건 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도망갔던 점, 일단 경찰이 되었다면 이런 일에서 어떻게 대응해야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교육 받고 훈련 받았을텐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던 점.

 

이런 부분에서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현장에 같이 있었던 남경 또한 사건 현장에서 똑같은 문제로 비판을 받는다는 점에서 여경에 대한 비판력이 다소 퇴색됩니다. 저도 여경들이 받는 특혜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이런 이유로 이번 건은 여경의 문제네 체력의 문제네와 무관하게 경찰 자체가 문제라고 봐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걸 체력이 문제였다느니, 자질이 안 되는 여경을 고용했기 때문이라느니 하는 건 솔직히 반페미적인 시각에서 페미 세력을 공격하고 여경 집단을 공격하기 위한 잘못된 조준, 사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체력이 된다고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고 자질이 안 되었다면 현장에 있던 남경 또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거든요. 근데 남초나 여초나 이런 부분에서 자기들에게 불리한 부분은 쏙 빼놓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두 진영 다 선택적인 부분만 공격하고 있는 거에요. 성별이라는 이슈에 매몰되어 있는 상황인데, 이건 여경을 조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남경을 더 빡세게 조진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시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는, 아예 지킬 생각은 없고 일신의 안위와 안전만 고려하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지는 경찰을 조져야 할 문제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경찰들은 자기네 주 업무가 취객들 모시고, 주민들간의 갈등을 좋게좋게 말로 풀자고 설득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이런 진짜 경찰이 아니면 방지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무능한 거죠.  근데 그 취객 대응, 주민간 갈등 설득이 동네 이장들이 하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그런 역할을 해야하는 것도 사실이고 필요하지만, 정작 그것만 잘하고 나머지 상황에서 이따위로 하면 시민들은 경찰을 믿느니 벌 좀 받고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저 같아도 내가 알아서 해결하고 벌 좀 받고 나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버렸거든요. 경찰이 이따위로 일하면 시민들이 경찰 신뢰를 안 합니다. 원래 현장직은 1인분을 할 때 인정받는 거지 아무리 맞는 말하고, 미담 발굴해서 홍보 쇼맨쉽 한다고 인정 받는 거 아니에요. 경찰이 현장에서 뭘 제대로 한다는 걸 시민들이 인정하고 이해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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