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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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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레진코믹스의 관절 작가가 그리는 레드 후드. 이 작품은 정말 너무 늦게 봐서 정말정말 너무너무 아쉬운 작품입니다. 예전에 흔해 빠진 세계관 만화와 그림체가 비슷해서 보려고 했다가, 아직은 많이 올라오지 않았던 때라서 일단 기다렸다 보자고 마음 먹고는 게으름뱅이답게 그냥 까먹어버렸죠.

 

그래서 제대로 볼 수 없이 유료화가 되어버렸고, 저는 아주 나중에나 어쩌다 생긴 꽁돈으로 코인을 질러서 보았습니다. 그마저도 부족하게 되어서, 그리고 아직 완결까지 나오지 않아서 더 나중에야 다 볼 수 있었지만요.

 

 

제가 이 작품을 정말이지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작가의 그림 실력, 연출, 액션씬, 스토리와 그 짜임새,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흔해 빠진 이유이자 명작의 구성요소들 때문만이 아니라, 이 작품을 보면 베르세르크가 떠오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꽤 비슷한 구석도 많죠. 물론 베르세르크의 거대함과 중후함, 깊이와 분량이 있는 건 아니고 그 처절함의 농도와 밀도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솔직히 예전에 봤던 창위의 일루전에서 담당자가 연재 할 수 있게 약 팔았던 한국의 베르세르크다! 라는 주장은 오히려 이 작품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죽음 속에서 태어난 주인공, 세계관 내에서 저주의 낙인으로 상징되는 유전병을 타고난채 태어난 주인공

용병으로 살아가던 초반부

칼을 휘두르지 않았던 행복하고 여유롭던 시기

괴물들에 의해 유린 당하며 죽어가던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

그 지옥 속에서 다시 태어난 주인공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처절한 복수극의 인생

강대한 괴물들과의 사투

새로운 동료들

또 다른 싸움, 믿었던 이의 배신

 

등등.. 사실 이런 클리셰들은 어느 작품에서든 비슷하지만, 그 연출과 작품의 문법이 적지 않게 베르세르크와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림체 또한 정밀하게 묘사되고 선이 많은 것까지. 테러맨에서 잘 사용되는 특정 컷, 사물에만 컬러를 넣어서 강조하는 연출은 레드 후드에서도 사용되는데, 테러맨이 현대 배경에서 사용되는 세련된 연출이라면 레드 후드에선 중세 배경으로 하는 중세적인 투박함의 연출이라는 느낌이죠.

 

더불어 검술에 있어서는 그 역동성과 드라마틱함이 약간 소설 하얀늑대들이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칸나가 법황청의 수용소에서 수 십, 수 백 가까이 베어 죽이며 로즈벡을 기다리는 건 정말이지 무서울 정도였죠.

 

 

칸나의 경우 정말 박복한 인생이었는데, 유전병 때문에 백발에 붉은 눈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 때문에 마녀로 몰릴 것을 우려한 아버지 펠릭스가 집 밖에 함부로 내보내지도 않고 훗날 겪을 위험하고 생명이 위협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강인하게 키우고자 검을 가르쳤죠. 정작 가장 잘 쓰이는 무기는 워피크지만..

 

그리고 기사로 키웁니다. 전장의 오리기사가 되면서 수 많은 실전을 겪고 그 검은 날로 예리해졌고요. 그러한 검술 덕에 칸나는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글자 그대로,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작품이 끝날 때까지 칸나가 싸울 수 밖에 없고, 살아남게 되는 밑천이었죠. 아버지가 나름 혜안이 있었던 거랄까요..

 

뭐 그렇다고 해서 가족들과의 관계가 그리 살가웠던 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가정에 충실했지만 칸나에게 있어서 더 아버지 같고 의지할 수 있었던 인물을 바드엘 파레스였으니. 어머니는 뭐.. 외부의 시선을 중요시했고, 또 두려워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오린이 찾아와 그녀를 잡으러 갈 때, 그래도 자기 배 아파서 낳은 딸이라 그런 것인지 결국 딸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살리고자 했죠. 

 

그리몰디의 정치질 때문에 오린이 플랑들롱가를 수색했고, 오린에 쫓겨 도망쳤으나, 가족은 잡혔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을 구하기 위해 그 학살을 벌였고요. 그리고 도망가면서 더스틴 스미스를 만납니다. 이놈도 참.. 인간적인 놈이죠. 나쁜 의미로 말입니다.

 

하여간 진짜 중요한 사건은 바로 뒤에 찾아오는데, 오린에 쫓겨 정착하게 된 마을에서의 일이죠. 평생 검과 싸움, 전투 밖에 모르던 칸나가 그 곳 생활에 익숙해지고 마녀라 욕하던 사람들 또한 칸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평범한 인간,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겪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삶은 너무도 달콤해서 그냥 그렇게 검을 내려 놓고 살고 싶어했을 겁니다.

 

하지만 늑대가 찾아왔죠. 사람을 죽이고, 가족을 죽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칸나를 늑대의 새로운 일원으로 선택합니다. 마치 가츠가 그 살육제에서 동료를 잃고 미쳐버릴 듯한 광란 속에서 광기에 휩쌓인 채 싸우다 반시체 상태에서 낙인이 찍히고 살아남은 것처럼, 그녀는 그 지옥도 속에서 놓으려면 무기를 붙잡고 싸웠습니다. 전사답게요.

 

그러나 그녀는 패배했고, 늑대가 됩니다. 하지만 반쪽짜리 늑대가 되어버렸죠. 그때 스스로를 여라 부르는 존재와 만났고요.

 

그 이후 그녀는 다시 태어난 겁니다. 반쪽짜리 늑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재차 앗아간, 진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모든 것을 앗아간 늑대들에게 복수를 맹세합니다. 복수.. 정말 좋은 소재죠. 인간을 미치게 하는 것도 복수이고, 제정신으로 잔혹하게 만드는 것도 복수니까요.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미쳐서 살 수 있겠습니까? 미칠듯한 계기가 있어야죠. 그렇지 않고 단지 미치기만 했으면 미친채 금방 죽을테니까요.

 

작품에서 말하듯, 복수는 달콤합니다. 그래서 취하기 쉽죠. 너무 오래 취하면 칸나와 같은 존재가 됩니다. 꽤 오랫동안 성장하지 않은 채 그대로, 그러나 인간의 모습이고 늑대들을 사냥하고 다니면서 작품은 시작합니다. 인간같지 않은 강함, 인정 받지 못한 채 배척 받는 영웅. 정말 좋은 소재이기도 하죠. 그 인생은 결코 그렇지 않지만.

 

 

그래도 칸나의 주변 사람들은 괜찮은 이들이 많습니다. 바드엘만 봐도 정말 충직하고 유능하고 훌륭한 인물이죠. 진짜 아버지와 같았던 인물이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인물이었습니다. 그 충직함은 주인이 인륜을 저버렸을 때 본인이 목을 쳐서라도 명예와 인간성을 지켜줄 수 있을 정도라고 할 정도로요. 

 

 

이외에도 특기할만한 인물은 로즈벡 주교입니다. 단순해 보이면서도 나름 복잡한 면이 있는 캐릭터인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얜 정말 미친놈이거든요. 그러니까, 싸움에 미쳐있습니다. 스스로 깨닫게 되지만 로즈벡과 오린들은 검을 정말 잘 씁니다. 수 십년 동안 검만을 단련하면서 성장해온 검의 귀신들이죠. 초반부의 오린들의 추격은 독자로 하여금 심장 졸이며 몰입하게 만드는 훌륭한 요소이기도 하고, 라이벌이기도 합니다.

 

강한 추적자들의 끈질긴 집념. 로즈벡은 그 중 최고였죠. 신실하다지만, 싸움만이 삶의 전부이고 검만이 가치의 증명인 인물입니다. 그에게 하는 독설들도 그런 맥락에서 나오는 말이죠. 신을 섬기는 것이 아닌 신의 힘을 섬긴다고도 할 정도로.

 

이런 류의 캐릭터들이 늘 그렇듯, 강직하고 이도 들어가지 않을 신념을 가집니다. 목표가 같지 않다면 어떤 말로도 설득이 불가능하고 맹신에 가까운 정신은 싸움을 위한 다른 요소를 배제하죠. 로스벡은 엠마가 살던 지역의 사냥꾼들과 함께 늑대들과 격전을 벌이기 직전까진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다른 오린이 죽어갈 때 늑대가 되었고. 강한 힘 대신 강력한 마술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칸나라는, 자기 일생의 넘을 수 없는 벽이자 숙적과의 싸움을 기다렸죠. 그러나 칸나는 그를 이길 수 없다고 공인하고 로즈벡은 허무에 빠집니다.

 

이게 복수라는 열망의 끝이죠. 고작 이것 뿐이었냐고. 복수의 과정은 달콤하지만, 그 끝은 결코 달콤하지 않으니까요. 멈춰서야 할 선이라는 건 없습니다. 그러니 한번 맞아도 열 배 스무 배  갚으려는 것이 복수자들이고 그러고도 충분치 않다고 여기죠. 그러니 복수해야할 대상이, 복수해야만 하는 이유가 사라지면 더 이상 남은 것이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칸나를 죽이지 않고, 죽일 수 없었던 겁니다. 단지 세상이 이렇게 된 원흉을 죽이고자 목숨을 소모할 뿐이죠. 단지 끝을 보기 위해, 어떠한 신념이나 이익, 증명이 아닌 덧 없는 삶을 끝마치기 위한..

 

그리고 그때야말로 다시 깨닫게 됩니다. 자신은 살인에 미친 것도, 검에 미친 것도 아닌, 격전에 목말라 있었다고 말이죠. 칸나라는 숙적, 심장을 뛰게 만드는 그 짜릿한 전투 그 자체를 원하고 있었던 겁니다. 네, 혈관 속에 남의 피가 흐르는 전투광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전투광의 본질은 어떠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그러한 싸움 그 자체죠. 자신의 본질, 역할을 잊었기에 허무할 수 밖에 없고,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겁니다.

 

 

마리아라는 캐릭터만큼 할 이야기가 많고 인상적인 캐릭터는 없습니다. 처음엔 꽤 귀여운, 그렇지만 뭔가 석연찮고 찝찝한 캐릭터라는 건 느꼈지만 그만큼 독할 줄은 몰랐네요. 마리아는 원래 공주였죠. 사랑 받고 귀여운 받는 그런 순진한 공주. 그런 그녀가 사랑에 빠진 건 더스틴 스미스라는 녀석입니다. 그러나 그는 마리아를 사랑하지 않았죠. 그저 출세의 발판으로만 여겼고 결국 급변사태 때 그는 공주를 팔아넘깁니다.

 

그리고 공주를 집단강간을 당하고 버려지죠. 다행히도 연금술사 노파에 의해 구해졌고요.

 

단순히 버려지고 겁간을 당한 것만으로 훗날 벌일 그 모든 일이 발생하진 않았죠. 문제는 그 노파와의 만남이 그럴 계기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믿음은 배신 당했을 때 가장 크게 추락하는 가치입니다. 그 연금술사인 오필리아와의 만남은 그 자체로선 마리아에게 하나의 빛이었습니다. 다시 살 수 있게 해주고, 다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빛. 돌봐주고 책임져주고 감당해주는, 그리고 가르침을 주는 진짜 가족 같은 인물이고 스승이었습니다.

 

오필리아의 과거 또한 순탄치 않았고, 그 때문에 낙인도 찍혔으며, 그에 대한 속죄로 삶을 살아가지만 그것만으로 사람들이 인정해줄거라 믿는 것은 너무 순진했던 걸까요? 그녀를 겪은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여겼고 도움도 받고 고마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휘발적인 감정은 상황이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죠. 칼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닙니다. 상황이 사람을 죽이는 거죠. 이익과 명분이 걸린 높으신 분들이야 그렇다쳐도, 흑사병이 발생하면서 외곽으로 이사해온 오필리아와 마리아, 그리고 그녀가 강간 당해 임신하고 낳은 아이 로벨리아. 이렇게 3사람의 비극은 공포의 광기 속에서 제대로 시작했지요.

 

평소 그녀들을 인정해주고 같은 편이 되어줄거라 말하는 이들의 말에 신뢰를 느끼고 믿음을 가진 것은 멍청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던 셈이죠. 당신들 편이라던 놈은 가장 먼저 오필리아와 마리아를 팔아넘겼고, 협상을 통해 50일 내로 오필리아를 구하려 흑사병의 치료제를 만들었던 마리아는 결국 인간 자체에 실망하게 됩니다.

 

자신이 흑사병에 걸린 이를 살려줬고, 그 사람이 자신을 알아보며 감사하다고 전했지만.. 결국 50일이 되는 날. 정치꾼들은 민중의 광기를 통제하기 위해 다른 광기를 제시해줬던 겁니다. 자신의 가족, 자신의 스승, 자신의 빛. 오필리아를 목매달아 죽인 겁니다. 마녀라는 허명을 뒤집어 씌워서.

 

처음부터 살려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하니까요. 오필리아의 죽음과 함께 마리아는 개안하게 됩니다. 인간 전체, 모든 인류에게 실망하고 만겁니다. 공주시절 자신을 떠받들고 예뻐해주던 놈들에게, 그런 자신을 팔아넘긴 더스틴 스미스라는 개자식에게, 몇 푼 돈에 자신과 스승을 팔아넘긴 잡놈새끼에게, 그리고 더 편해졌다며, 고맙다던 인간들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평소엔 그렇게 고맙다고 말하고 웃어주던 인간들이, 쓸모와 가치를 인정해주던 인간들이 상황이 변했다고 죽이라 소리치는 낯선 모습. 그 소름 돋는 광기. 배신 당하고 버림 받으면서도 계속 인간을 신뢰하던 고통 받는 공주는 더 이상 없어졌고, 인간에게 실망한 연금술사 마리아가 새로 태어난 겁니다.

 

그 이후 마리아는 떠납니다. 연금술사들의 탑으로 떠나 연구를 계속하죠. 하지만 인간 개인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마도서를 펼쳤죠. 이때 연금술사 마리아는 또 다시 마녀 마리아가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스스로를 여라고 부르는 존재를 만납니다. 일단 여기서부턴 이름이 따로 나오지 않게 때문에 여라는 인칭대명사를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겠습니다. 불사의 저주를 받고, 죽지 않은 채 200년을 살아오면서, 인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계획을 세웁니다. 더스틴 스미스. 그 개새끼를 호문쿨루스로 만들면서. 자신의 딸을 도구로서.. 마찬가지로 호문쿨루스로 만들면서요.

 

마리아가 바랬던 건 자신이 실망한 인간 모두가 영원히 고통 받는 것이었습니다.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영원히. 글자 그대로. 영원토록. 자신이 배신 당해 추락한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 만큼이나.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할 정도로 여자의 감정은 독하디 독하죠. 그 어떤 독극물보다도 유독하고, 진하고 예리합니다. 200년입니다. 인간에 대해 실망하고도 200년간을 살아오면서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늑대를 만들어 실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칸나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고, 칼을 든 순간부터 올빼미로 지켜봐왔죠. 자신과 같은 동류의 인간이기에. 자신처럼 버려지고 배신 당하고 배척 당하는 존재이니,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을 거라 여겼죠. 그래서 정체를 감추고 동행하게 됩니다. 물론 목적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결국 칸나와 일행들은 모든 진실을 알게 되고, 그 계획을 막기 위해 움직입니다. 법황청에도 가게 되죠. 그리고 거기서 인상적인 인물을 만납니다. 교황. 자신과 같은 백발의 존재. 그러나 푸른 눈의. 미신이라는 게 참 잔혹하죠. 인간 이성이 언제나 올바른 것도, 선을 향해 나아가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미신은 언제나 그 악성을 조금이라도 띄곤 합니다. 눈 색깔이 다르다고 누군 성녀고 누군 마녀라니..

 

 

마지막 전투는 정말 인상적이죠. 로리카, 더그, 엠마, 바드엘, 그리몰디 등이 모여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싸웁니다. 뭐, 그들이 스스로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진 또 모르겠지만..

 

바드엘과 그리몰디의 검 실력은 작중 최고 수준이죠. 하지만 마리아의 딸이자 호문쿨루스인 로벨리아는 인간이 아니기에 더 무섭습니다. 심지어 배운 적도 없으면서도 그 정도 재능이라니. 바드엘과 그리몰디라는 강자들의 합공을 이겨내는 괴물급 실력자입니다. 여기서 참 재밌는 연출이 나오는데, 그리몰디는 이전까지 보여줬던 정치꾼적인 면모와는 다른, 순수한 검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리몰디는 부대에 도는 칸나에 대한 소문을 법황청에 찔러 오린이 출동하게 만들고, 정치적 숙적이었던 플랑들롱 가문을 몰락시키는 개새끼였거든요. 그러면서도 보석으로 치장한 다른 귀족을 비웃는 실전의 기사 다운 입체성을 가지곤 있었지만, 경제적인 마인드로 정치적 계산을 하는 면모는 아무리 객관적으로 괜찮은, 올바른 판단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욕 먹고 증오 받을 수 밖에 없는 행동이었지요.

 

그러나 로벨리아의 싸움에선 라이벌인 바드엘과 함께 훌륭한 전투를 벌입니다.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겁쟁이스러운, 그러나 합리적인 판단과는 다르게 결코 놓지 못하는 생각들. 어떻게 전투를 이끌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순수한 검사적 판단을 말입니다. 라이벌로 여기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기에 가장 실력을 잘 알고 있기도 하죠. 상단 방어를 강제하고 자신은 발목을 벨까? 하는 등의 계산을 하는 부분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칼밥 먹고 사는 놈들은 칼들고 휘두를 때 가장 순수한 법이죠.

 

마찬가지로 바드엘 파레스의 독백도 기억에 남는군요. 앞서 말했다시피, 로벨리아에게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미련이 없냐고 물으며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하죠. 주인이 잘못나간다면 관계가 박살나는 한이 있어도, 심지어 인륜을 저버리는 길을 가겠다면 손수 목을 쳐 베어 버릴 각오로 말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로벨리아가 그 둘을 베어 넘기고 바드엘에게 말하죠. 강직함이 눈에 있다고. 그리고 그렇지 못하는 자신에게 분노한다고..

 

솔직히 로벨리아라는 캐릭터가 되게 뜬금없이 등장하는 면도 있죠. 물론 전개상 나올 수 있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전에 떡밥으로라도 등장하지 않은 급조된 캐릭터로 기억이 남습니다. 너무 띄엄띄엄봐서 기억을 못하는 것인진 몰라도.. 전개상 강제 임신을 당하고 자식을 낳는 거야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강한 이가 나온다는 건.. 뭐 이건 그 무력이 뜬금없기 때문이지 그 캐릭터 자체가 이상한 건 아닙니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다고, 심부름꾼으로 쓰겠다고 말하던 것도 있고.. 호문쿨루스로 만드는 것도 납득 가능하고.

 

 

마리아는.. 정말. 증오에 몸을 맡긴 인물이었죠.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가진 순진한 공주가 그들에게 배신 당하고 버려져 범인류에게 실망하고 그들을 죽이고자 하는 강렬한 증오에 몸을 던져버렸으니. 광기죠. 미친 겁니다. 하지만 정말 재밌는 건, 그러한 신뢰와 믿음이 태생적인 거라는 겁니다. 아직 인간 모두를 영원히 고통 받게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기 전에 자신의 자식에게 했던 태도와 말들만 봐도 그럽니다.

 

자신의 뱃속 아기를 죽이고자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자식에 대한 양육을 포기하고 사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우는 아이에게 젖을 물려주었으며, 죽이고 버리지도 않고 심부름꾼으로 써먹겠다는 이유로라도 곁에 두고 키웠죠. 또 최후에는 칸나에게 설득 당하고, 복수 이외 또 다른 길이 있음을 인정하며 복수는 포기. 스스로 자멸하면서 칸나를 믿습니다. 비록 딸을 사랑하진 않았지만 혈연의 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무시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모든 인간에게 병을 주어 죽이고자 했으나, 그녀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칸나는 그녀에게 무기를 휘두르는 대신 따스하게 안아줍니다. 그리고 복수할 대상이 없어져 그저 부당한 화풀이에 불과하게 된 자신의 행동을 내려 놓습니다. 다만 그것이 증오를 내려 놓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 증오 덕분에 칸나와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또한 그런 칸나에게 보여줬던 환상 속에서, 말로는 좋아한 적 없었다고 말하는, 사실은 소중하게 여겼던 인물. 자신의 딸을 곱찝어 주죠.

 

 

사실 마리아는 더 이상 복수할 대상이 없어졌고, 그 때문에 복수는 허무해졌으며, 목적을 잃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술식을 끝마치든 그렇지 않든 그저 허무할 수 밖에 없었죠. 여가 내린 불사의 저주는 글자 그대로 저주임을 알게 될 겁니다. 여는 처음부터 그럴 것을 알고 있었죠. 그러니 인간들은 왜 운운했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증오와 광기는 언제나 가속되기만 할 뿐 멈추지는 않죠.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네, 신뢰, 믿음.

 

바로 칸나와 로벨리아 같은 사람 말이죠. 칸나는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로벨리아는 소중한 자식이죠. 증오와 광기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잡아주고 메어주는 역할을 하는 두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칸나는 눈물 흘리며 복수를 포기하고 돌아설 수 있었던 겁니다. 마리아의 믿음에 대한 태도는 태생적인 겁니다. 그냥 타고난 거에요. 

 

스스로는 로벨리아를 좋아한 적 없다고 했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강간 당해 태어난 자식이라고, 그래서 사랑할 수 없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혈연의 정이 어디 가는 건 아닙니다. 사랑하고 좋아하진 못해도 소중할 수는 있었죠. 이는 마치 개판의 레아 바스커빌과 사라 바스커빌과의 관계를 또 연상하게 만들더군요.

 

마리아에게 필요했던 건 복수가 아니라 그러한 복수와 증오에 빠져 길을 잃고 광기로 치닫지 않게 꽉 잡아줄, 따듯하게 끌어 알아줄, 사랑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소중한 누군가였습니다. 마리아를 소중하게 여겨줄, 그리고 잘못되지 않게끔 이끌어줄 수 있는. 칸나 같은 사람이.

 

 

 

레드 후드는 정말 걸작입니다. 명작이죠.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초반의 압도적인 규모의 전쟁씬과 노련한 검술 전투 장면, 중세적 느낌을 새겨 넣은 그림체와 정교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 오랜 준비 기간 동안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전개의 완성도와 짜임새는 정말 논리적으로 최고입니다.

 

잘 만들어진 한국적 판타지는 현실적인 면과 뛰어난 짜임새가 특징이죠. 그판세, 흔세만 세계관 작품들 등등.. 이 작품에서도 그러한 요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아끼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고요. 한국의 다크 판타지 만화 중에 이만한 퀄리티의 작품이 얼마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훌륭한 몰입도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음화를 누르게 만들죠. 주변에 이런 장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해야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 내적인 내용과는 좀 별개로 그림이나 캐릭터 디자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워낙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라보니 캐릭터가 정말 예쁘고 멋있게 나옵니다. 엄청 미형으로 잘 그린다 같은 건 아니지만, 그 그림체에서 나올 수 있는 미형의 캐릭터로 그린달까요? 가령 바드엘은 나이든 중년이지만 굉장히 멋진 사내다운 디자인이고, 더그 같은 경우도 나름 남자 답게 생긴 모습이죠.

 

여케들은 뭐 거의 다 예쁘다는 느낌입니다. 칸나야 뭐 말할 것도 없고, 마리아나 로리카, 심지어 로벨리아도 꽤 귀엽고 예쁜 편이죠. 칸나, 로리카 같은 경우는 어리다는 느낌에 가깝게 그려졌는데, 작가 특유의 아담한 체형의 그림체 덕분에 굉장히 꼬맹이 같은 느낌도 들죠. 아주 소녀 같은. 요즘의 나이트폴 이후에 그려지는 나이트런에 나오는 육덕진 몸매랑은 정반대죠.

 

그나마 로벨리아는 키도 크고 어느 정도 체격도 있게끔(여자치고는) 그려졌지만 다른 여케들은 귀엽죠.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부분은 이마가 정말 예쁘게 그려졌다는 거고, 직선적이고 유려하게 각진 눈과 그 눈 옆아래 쪽에 그려진 눈물 자국 같은 부분입니다. 그 눈물 자국 비슷하게 작게 그려진 선들이 뭔가 분위기 있고 심지어 우수에 차있는 듯한 느낌이라 오히려 살짝 퇴폐적인 느낌마저도 드는데, 그게 괴앵장히 매력적입니다.

 

그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게 마리아인데, 얘는 진짜 너무 예쁘고 매력적이더군요. 칸나는 자신의 증오와 복수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니 오히려 더 독해보이고 거칠어 보이지만 마리아는 그걸 감추려던 편이었다보니 그런 거친 느낌이 들지 않고 굉장히 부드럽고 소녀같아서 너무 예쁩니다. 이 작가는 여케 이마랑 눈, 입술을 굉장히 잘그려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설명하고 분석한 것들도 많지만, 욕심이 과하면 넘치는 법이라죠. 여기서 줄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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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제가 네이버는 물론 한국 웹툰에서 가장 뛰어난 명작을 꼽으라면 반드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작품으로 꼽는 박현욱 작가의 개판에 대해 드디어 제대로 글을 쓰게 되었네요. 사실 이 글을 제대로 한번 해보자. 라고 마음 먹었지만 문제는 제가 너무 게으르기 때문에 1년 넘게(...) 미뤄왔다 최근 개판의 유료화 소식과 더불어 정주행과 함께 쓰기로 마음 먹게 됐습니다.

 

사실 이런 식의 캡쳐한 이미지 쭉쭉 늘어놓는 형식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간단히 핵심만 뽑아서 서술하는 게 제대로된 글이긴 합니다만, 그건 마지막에, 한번에 해버릴 것이며 이 심층 해석은 개판이라는 작품에서 보여주는 여러 상징성과 심리, 떡밥 등을 분석, 해석하면서 풀어갈 것입니다.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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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바울은 투견, 그것도 잡종 투견으로 태어났습니다. 복싱 도장에서 오랫동안 구르면서 나름 실력을 갖춘 녀석이죠. 하지만 반쪽짜리 투견이라고 정식 시합엔 나가지도 못하고 '물어뜯기는 개'로 취급되곤 하죠. 물어뜯기는 개란 정식 시합엔 못 나가고 다른 후배나 연승생들에게 좋게 말해 스파링 상대, 실질적으론 살아 움직이는 상대를 때리는 경험을 가르치는 도구 정도로 사용되는 이들을 말합니다.

 

 

 

 

그에 대해 불만을 가진 바울이 직접적으로 항의하자 대놓고 말하죠. 이런 게 네 일이라고. 실력이 있고 노력도 했으며, 근성도 나름 있는 바울이지만 태어나자마자 정해진 혈통이라는 것에 못박혀 그 한계를 받아들여야만 하고 실제로 그렇게 다루어지며 살았던 거죠.

 

 

 

 

자신의 가치를 부정 당하는 한 소리 듣고 후배에게 답지 않은 도발을 받습니다. 핀치에 몰리고 가드 뚫리고 턱주가리 얻어맞을 뻔 했던 주제에 마치 본인이 제대로 안 해서 봐준 거라며 다음에 제대로 해보자 식으로 말하며 바울이 투견도 아니면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하자 반대로 본인도 투견은 아니라며 혈통 문제를 콕 찝어서 말하죠. 그러면서 혈통에 열등감 좀 심하시냐고 말이죠.

 

고작 혈통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는 실력도, 노력도, 근성도, 재능도 없는데도 밀어주고 대우 받고, 반대로 누군가는 그런 게 있어도 혈통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그 모든 것을 부정 당하죠. 열등감.. 있긴 할 겁니다. 당장 코 앞에 있는 도베르만 녀석도 바울에게 싸움이든 시합이든 쳐발리는 주제에 본인은 기회조차 갖지 못한 대회에 나갈 녀석으로 낙점 받을 수 있거든요.

 

본인도 그런 차별 속에서 살아왔고, 자라왔으며 바꿀 수 없는 태생적 한계에 치여 아마 앞으로도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차별은 그 옳고 그름을 떠나서 차별 당하는 이에게 어떠한 열등감, 컴플렉스를 안겨주죠. 정치에선 레드 컴플렉스, 전라도 컴플렉스, 젠더에선 페미닌 컴플렉스, 인종으론 화이트 컴플렉스 등등..

 

그것이 옳지 않고 그런 차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연 중에 그런 요소들을 부정하려 들거나 부러워하거나 바라곤 하죠. 예컨데 적지 않은 동양인들은 인종차별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본인이 백인으로 태어났다면 하는 생각을 하곤 할 겁니다. 다른 인종보다 백인을 더 선호하는 건 단순히 문화적으로 백인의 외모가 미의 기준이 되다시피한 것도 있지만 그런 종류의 인종 컴플렉스가 없다곤 못하거든요. 적어도 누군간 분명히.

 

바울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후반에 따로 이야기하겠지만, 본인의 혈통에 따른 차별을 받아왔고, 부모님을 위해서나도, 본인을 위해서라도 그런 것을 내색하지 않고 겉으론 부정하려 들겠지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런 열등감에 적잖게 찌들어 있겠죠.

 

 

 

 

 

그걸 대놓고 찔러대죠. 실력이 있다고 정식 시합에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고작 '잡종'에게 기회를 빼았긴 순종들의 체면은 무엇이 되냐고. 심지어 도태되었어야 한다는 폭언까지 하죠.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유태인에게 게르만 혈통의 백인이 절멸되었어야 했을 인종이라고 하는 격이랄까요? 이 작품에서 도태라는 것은 그 의미가 무겁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불합리를 '철 좀 들라'며 일축시켜버리죠. 기존의 도덕적, 사회적 불합리 구조에 그대로 승차하면서 그 피해자들에게 너희들이 찌질하고 속이 좁기 때문에 그런 불만을 가지는 것이라는 또 하나의 폭력일 뿐입니다. 

 

 

 

 

그렇게 후배놈을 패버리고 쫓겨난 바울에게 한 여우 여성이 다가옵니다.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이 담배라는 떡밥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 부분도 중요한데, 특별할 건 없다. 적당할 뿐이지. 라는 부분, 그리고 세상의 불의에 던져두면 투견이란 이름에 걸맞게 달려들 것이라는 부분. 굉장히 중요합니다. 작품 전반적으로 바울은 이 틀에서 움직이며 후반부에서야 그 틀을 깨고 자기 자신으로서 기능하는 캐릭터가 되거든요.

 

 

 

 

 

 

작품 상에서 그 후배놈을 제외하곤 가장 처음 승리한 상대인 헤스터. 이 헤스터란 캐릭터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후반부에 앞의 모든 떡밥이 풀리면서 앞뒤가 맞게 맞물리게 되거든요.

 

 

 

 

이 부분도 중요한 떡밥. 아무리 많이 얻어맞았다고 해도 복싱을 웬만큼 배운 선수급이 싸움이 끝난 뒤 정신을 잃고 쓰러질 수 있을까요? 뭐, 그럴 수도 있긴 하겠죠. 후반부에 떡밥이 풀립니다.

 

 

 

 

바울이 처음부터 끝까지 추구하는 요소인 싸우고 난 뒤, 승리한 뒤의 기분. 져서는 느끼기 어렵고, 이겼어도 찝찝한 기분을 느끼는.. 투견으로서, 아니.. 어쩌면 반쪽 짜리 투견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분에 더욱 더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반쪽이기 때문에 단순히 싸움을 피하지 않고 개처럼 싸우고 그런 사투 끝에 어찌됐든 얻어낸 승리에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바라는 것.

 

다른 투견들이 고민하지 않고 목표하지 않는 그런 요소. 반쪽이기에 생각하고 추구할 수 있는 것이며, 그런 승리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면모 덕에 바울은 성장할 수 있었고 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을 겁니다.

 

 

 

 

후반에 제대로 설명할 부분입니다. 작품이 끝나갈 때 설명하고 싶은 부분이라..

 

 

 

 

앞서 말했지만, 싸움의, 승리의 가치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를 통해 옅볼 수 있는 바울이 싸움이나 승리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있죠. 가치 있는 싸움. 가치 있는 승리. 이 부분을 보자면.. 악당에게서 여자를 지키는 싸움을 가치 있는 싸움이라고 본 거죠. 나름 만족할 수 있었던 싸움이었던 겁니다. 단순히 싸워서 이기기만 하는 게 아닌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싸움이요.

 

 

 

 

크롬과 싸우면서 하는 말인데, 혈통이라는 것에 억눌린 것이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발하며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부분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지는 그깟 혈통 따위보다 노력을 하고 성취를 하며 얻어낸 것이 자기 자신을 이룬다고 하죠. 바울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이 부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절대요. 혈통과 핏줄이라는 요소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오롯이 서게 만들었고, 그러면서 싸움에 있어서 절대 졌다고 말하지 않는 고집도 알 수 있죠.

 

이 부분은 나중에 더 말하겠지만 절대 개처럼(...) 맞고도 졌다는 말은 절대 안 합니다. (정확히는, 한번 쯤 하죠. 가치 있는 싸움(패배)에 대해.) 투견이기 때문에 가지는 고집인지, 싸움에 대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고집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태어날 때부터 강한 맹수인 크롬에게 얻어맞고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싸움을 구걸하죠. 이에 대해선 크롬도 상당히 높게 평가합니다. 바울의 이 싸움은 자신에게 있어서 혈통과 그 혈통 때문에 부정 당하고 차별 당하던 자신의 삶을 증명하고 박살나는 걸 막는 그런 싸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더 작은 자존심을 굽치며 싸움을 구걸하죠. 이 '한번만 더.' 라는 부분이 바울의 투견.. 아니, 개로서의 근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좀 더 범위를 좁히자면 개고 투견이고를 떠나 바울이라는 캐릭터의 굽히거나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그럼 '선택'하신 겁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비루한 투견 한 마리의 삶, 바꿔줄 수 있느냐는 말.. 바울이라는 캐릭터에게 이입할 수 있다면 누구든 절절하게 들리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말입니다. 비루하다라.. 정말 정확하고 잘 와닿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어 선택을 정말 잘 했어요.

 

스토리적으론, 정말로 바뀝니다. 아주 크게.

 

 

 

 

혈통이라는 유전적, 사회적 한계에 순종한 부모이지만, 자식은 훗날 그걸 '극복'합니다. 한번 쯤 원망하기도 하고 투덜대기도 하지만 투견 근성 어디 안 가죠. 단순히 주먹 싸움에서만이 아닌 자신의 삶 전반을 규정짓고 한계를 그은 혈통이라는 요소와도 죽어라 싸워댑니다. 

 

 

 

 

나중에 또 나오겠지만, 크롬의 나약한 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작품을 보다보면 맹수라는 족속들이 어떤 이들인지 알 수 있게 될 겁니다. 하지만 크롬은 그런 맹수들과는 분명하게 달라죠. 안 그래 보여도 정에 약하고, 친구와 지인(혹은 가족에 가까운..)을 쉽게 잘라내 버리지 못하는 그런 습성. 고양잇과 맹수들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판 영감이 하는 뼈 있는 말들은 많지만, 크롬에 대해 나름 제대로 통찰했던 인물 중 하나죠. 표범이라는 고양잇과 맹수이지만 고독함,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워하고, 그렇다고 해서 그걸 내색하려고 하지 않고 강한 척 하고.. 맹수치고는 유약하죠. 이런 면모는 나중에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작품 최후반부에 사태가 그렇게 흘러가는 대에는 이런 면모가 있었기 때문이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판 영감.. 초반에만 나오고 후반에는 이름만 살짝 나오는 것 치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물론 작품 내에서 큰 줄기로 작용하는 질문을 던져주기도 하는, 작품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 캐릭터입니다. 정의, 그리고 그 정의를 표방하는 아마란스에 대한 회의와 자기 나름대로의 정의에 대한 소신과 신념. 이는 나중에 나오는 아마란스의 간부들의 행태와 비교해 볼만한 말들입니다.

 

 

 

 

습격자에게서 헤스터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는 바울. 지켜야한다는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긴다고 하는 바울이죠. 싸움에 어떠한 만족할만한 가치를 두는 바울이기 때문에 가지는 생각입니다. 단순히 앞에 보이는 상대와 주먹을 나누고 누구 하나 쓰러질 때까지 싸우는 투견과는 다르게, 싸움의 의미와 가치를 두고 싸워서 이긴다가 아니라 싸워서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차이입니다.

 

 

 

 

토드 바스커빌의 속성이죠. 감정이 섞이지 않고 깔끔하고 완벽하게. 프로페셔널하게. 하지만 이런 부분은 토드라는 캐릭터에게 있어서 별로 중요한 것도 못 됩니다. 뛰어난 암살자로서의 캐릭터로만 봐선 그를 절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죠.

 

 

 

 

토드가 처음 등장할 때는 캘리그라피는 헤스터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 던지는 떡밥이자 바스커빌이라는 굉장히 특별하고 중요한 무게감을 지닌 캐릭터의 등장을 은유하는 표현이기도 하죠.

 

 

 

 

신사적이고 멋진 등장. 그러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소개.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나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의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작품을 보다보면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데, 중의적인 표현입니다. 이 역시 나중에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야 '투견'이니까. 반쪽짜리라도 본인의 정체성은 투견에 있다고 믿고 그렇게 행동하는 바울입니다. 뭐, 틀린 것도 아니고요. 지켜야할 대상이 있기 때문에 투견이든 아니든 싸워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울이 싸움에 대해 가지는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이는 나중에 토드의 앞에서 싸우지도 못하고 오줌이나 지리는 순종 투견과 비교되는 모습이죠.

 

 

 

 

그러나 싸움은 일방적인 패배이고, 작품에서 굉장히 험하게 다루어지고, 중요한 상징으로서도 사용되는 오른손의 상처가 이때 생깁니다.

 

동시에 이는 하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주먹을 쓸 수 없는 투견, 죄책감과 무력함이라는 대못.

 

바울이 싸움이나 싸움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생각해보면 그의 삶 그 자체에 찔러넣은 셈입니다.

 

 

 

 

이건 그걸 좀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컷이죠. 죽어가는 헤스터 그 앞에 자신의 손에 꽂혔던 송곳. 자신의 무력함과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자신이 지켰어야 했던 대상의 죽음과 그가 죽을 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도구. 장소도 의미심장하죠. 교회에서 손에 못 박힌 주인공이라. 바울의 심정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겠죠.

 

 

 

 

나중에 한번 더 말하겠지만, 이 부분은 실제 묘사가 맞을 겁니다.(무슨 말인지는 나중에 더 설명하도록 하고..) 본인 스스로 이 사건을 하나의 족쇄로 여기는 셈이죠. 바로 다음에 족쇄 같은 건 아니라고 하지만.. 

 

 

 

 

'선택의 기회'

 

 

 

 

판 영감도 말했던 의지냐, 충동이냐는 질문.

 

 

 

견딜만 하다.. 나중에 밝혀지는 사실과 곂쳐서 보면 의미심장한 말이죠.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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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 발단이긴 하지만 독자부심 부리면서 작가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고 품평도 하고 지 맘대로 욕도 하고 그러면서 자기잘못된 점이나 수준의 덜떨어짐은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갑'질하는 꼬라지 진짜 보기 싫었을 거에요.


물론 그걸 대놓고 드러낼 이유도 없고 그럴만한 사유도 없었겠죠. 이번 사건이 그 발단이 되었을 뿐.



진짜 웹툰들 보면서 댓글란 등에서 자기가 월급 주는 사장님인양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이래라 저래라 등등.. ㅈ도 아닌 것들이 갑질 하는 꼬라지가 진짜 더럽고 역겹긴 했거든요.


독자도 독자로서의 선이 있고 작가도 작가로서의 선이 있는데, 그런 선에 대한 기준도 머리 속에 없고 오직 내가 봐주니까 니가 먹고 사는 거다. 라는 개사장 갑질하는 태도로 작가를 대하는 것들이 진짜 너무 많아요. 그러니 작가들이 독자들한테 감사하다 어쩐다 하지만 이면에는 진짜 ㅈ같은 새끼들이라는 염증도 달고 있었을 겁니다. 물론 감사하는 마음 자체가 거짓이고 위선은 아니겠지만요.


이번 메갈, 성우 관련해서 사실관계만 잘 파악했어도 그런 개소리들은 나왔을 리가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감정 섞인 조롱과 비난만 해댔으니 결국 서로의 아집에 따라 내가 옳고 너는 틀려로 귀결될 수 밖에 없죠. 그러니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이 나올 수도 없고.

소비자와 판매자의 관계에 있어서 판매자가 을일 수는 있지만, 소비자가 절대 갑인 것도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켜야할 선이 있어요. 흔히 갑질이라고 하는 게 왜 잘못되었는지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심지어 작가들, 성우들에게 갑질 하던 놈들도 평소엔 대기업,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등등 소위 고관대작 높으신 양반들 갑질 하는 거 욕 많이 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갑질에 대해선 한 없이 관대하고 그게 잘못되었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게 헬죠센 백성의 수준이라면 수준이겠네요. 그런 갑질해대는 독자들 보고 그런 갑질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작가들 입장에선 어떻겠습니까. 같은 창작, 표현을 하는 직종 종사자로서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은 잘 되어있지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마녀사냥 당하는 꼴 보면 감정이입하며 공감할 수 있겠죠.

물론 사실관계에 대한 인식 때문에 웹툰 작가들이 개헛소리 날리게 된 것도 사실이고 이건 웹툰 작가들에게 잘못이 있긴 하죠. 페미니즘이 아니라 혐오집단에 대한 문제였으니까. 심지어 그 메갈4가 봐준다는 소송 중 하나가 같은 웹툰 작가인 마인드C가 고소한 것도 있었죠.


웹툰 작가와 소비자, 예스컷은 완전 자충수 중의 자충수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만 주는 끔찍한 자폭이에요. 

진짜 멍청한 거죠. 이성과 합리성은 눈곱만큼도 없이 자폭질 자충수만 두는 꼴입니다. 그게 결국 자기네들에게 손해로 돌아올 수 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산업이라는 분야 자체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말이죠.

아무리 웹툰 작가들이 개헛소리 뻥뻥 날려주고 있다고 해서 예스컷은 진짜 아닙니다. 이건 진짜 너무 나아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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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최규석 작가의 송곳이라는 웹툰에 나오는 가슴을 찌르는 대사들이 몇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오늘 나온 디스 이즈 코리아 스타일이죠. 이것 말고로 멋진 대사는 많습니다만, 오늘의 이 대사만큼 한국인들의 멘탈리티를 잘 보여주는 말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푸르미 점장의 한국인들은 노조를 가질 자격이 없다는 말도 솔직히 이해가 되더군요.


디스 이즈 코리아 스타일. 정부장이 자신의 멍청한 행동으로 인해 3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뒤 점장에게 고작 수십만원으로 수천만원의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한 뒤 짓걸인 개소립니다.



이게 그런 겁니다. 접대를 통해 여자끼고 같이 술 마시고 좀 높여주면, 그리고 겸사겸사 성의를 좀 보여주면 그따위 법적 절차, 행정처분 따위 개무시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업이, 강자가 무슨 잘못을 저지르든, 그보다 더 강한 자에게 조금 꼬리 흔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문제는 해결 되는 거죠. 그렇다면 그 손해는 누가 다 볼까요? 당연히 우리들 서민들이죠.


이거 정말 큰 문제입니다. 사회는 이런 식으로 썩어가는 거거든요. 물론 지금도 썩어있죠. 이건 가상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현실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니까. 세월호가 괜히 일어났나요? 이런 식으로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넘어가고 봐주고 하면서 일어났지. 처음부터 기업이 잘못한 것을 제대로 책임지게 만들었으면 일어났겠습니까?


갸스통 점장이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절망하듯 화를 낸 이유는, 아직 '코리아 스타일'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그딴거 안 먹히거든요. 오히려 시도하면 그대로 얻어 터지는 거죠. 어딜 범죄자가 뻔뻔하게 얼굴을 들고 봐달라고 짓껄여?


근데 한국은 어떻죠? 접대 해주면서 꼬리 좀 흔들어주니 그래 그까짓꺼 내가 알아서 해줄게! 해주고 실제로 그렇게 되잖아요. 기업이 국민을 물로 보는 이유? 노조를 버젓이 탄압하는 이유? 기업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도 금세 떳떳하게 물건을 팔고 이익을 보는 이유? 다 그런 거죠.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 이 나라에선 뭘 해도 되니까. 고작 그딴 게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책임 따위 질 일은 없을테니까.


다시 말하지만, 그 폐혜는 다 우리가 집니다. 아무 힘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우리 일반 서민들이 본다고요. 그런데 바뀌지 않는 이유? 그것도 마찬가집니다. 우리가 그걸 원하지 않아요 ㅋㅋㅋ


우리가 그 놈들 책임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 하고, 우리가 싸구려에 위험한 제품 사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손해를 보길 원하고 있어요. 그 증거로 그 기업을 두둔하고 책임의 짐을 덜어주는 놈들을 지지하고 찍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자들을 반국가적인 인물입네 하면서 욕하고 증오하죠.



이게 이 나라 수준입니다.


갸스통 점장이 말했어요. 한국인은 노조를 가진 자격이 없다. 스스로 그런 더러운 짓을 하고 그 더러운 짓을 방관하며 오히려 두둔하는 데, 무슨 노조를 가질 자격이 있겠습니까. 노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누구죠? 돈 잘 벌고 능력있는 임원들? 아니면 그 기업의 횡포에 손해보는 우리 서민들? 바로 우리가 그들을 두둔하고 있는 데, 모순되게 노조는 무슨 노조겠습니까. 프랑스인 갸스통 점장에게는 그렇게 보인 것이죠.


그리고 그게 코리아 스타일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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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나이트런.

스토리와 연출력, 개성있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백미라 할 수 있는 역동적인 액션씬은 가히 웹툰계에서 개판의 박현욱 작가와 함께 최상급, 탑클래스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나이트런이라고 한다면 역시 그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연출력이 특히 추천하는데, 원근감 등 시점을 주옥같이 잡고 광원, 빛을 이용한 탁월한 연출력은 정말 최고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대사가 꽤 많고, 작가의 문장력이 영 좋지 않은 터라 잘못된 용어사용, 쓸데없이 긴 말들이 보는데 귀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거야 괜찮을 수준이고, 스토리가 한번 봐서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정주행을 2~3번은 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역시나 작가의 문장력이 방해가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는 명작입니다.


추가 : 단, 네가 있는 마을 이후로는 그리 대단한 작품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손에 꼽을 만한 것은 나이트폴의 영웅들의 과거가 알려지는 부분 정도가 있겠네요.



개판

박현욱 작가의 수인느와르 장르 만화입니다. 정말이지, 이 작품은 어째서 빛을 보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보석같은 작품입니다. 그야말로 명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인데, 먼저 작화같은 경우, 작가의 그림내공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컷마다 멋진 일러스트를 보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자칫하면 소홀하기 쉬운 배경도 전혀 대충그리거나 생략하지 않고, 잘 그리죠. 스토리도 탄탄하고 완급조절력까지도 확실합니다.


그림체도 연필로 그리고 지운 흔적이 남는 잔선들이 조금씩 보이는데, 이게 또 작화와 적절하게 어우러져 오히려 이런게 적으면 아쉽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지요. 게다가 수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섹시하고 멋지고 매력적이게끔 느끼게할 정도로 멋진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한스, 크롬, 특히 바스커빌..


그리고 또 하나, 앞서 말했듯이 나이트런의 김성민 작가와 함께 박현욱 작가의 액션씬은 정말이지, 숨막힙니다. 꼭 봐야할 작품 중 하나라고 감히 평가합니다.


스토리가 후반으로 갈 수록 복잡해지는 면이 있어서 정주행 2번 이상 추천합니다. 개판은 정주행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하는, 네이버에서 가장 추천하는 작품이고 최고로 꼽는 작품입니다. 덴마 같은 명작과는 다른 종류의 명작이죠. 네이버에서 이만큼 완성도 있고 짜임새가 훌륭한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별의 유언

작가가 여성분인데, 이분 작품 정말 멋집니다. 대부분 어린 소년들이 캐릭터로 나오는 작품인데, 정말이지 순수하게 감성을 건드리는 작품입니다. 그림체도 수묵화를 보는 듯하는 느낌도 주고 캐릭터들이 너무 이쁘고 순수하게 나오죠. 떡밥의 회수와 완급조절도 확실하고 말이죠.


작품을 보면서 결말에 가까워지면 울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억지로 눈물을 짜아내거나 하는 것없이, 순수하게 감성을 건드리는 수준높은 작품이거든요. 그림체가 예쁘고 캐릭터가 예쁘지만, 그것들을 뛰어넘는.. 내용이 그림체를 압도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네이버의 대표적인 치유물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번 보면 그 결말의 여운이 오래 갈 겁니다.



페르샤

정말 아쉬운 작품이죠. 개인적으로 수준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하는 작품인데, 23화에 후기 2화로 총 25화로 마감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하는 이유는, 그 작품의 가치 때문입니다. 페르샤는 실제 페르시아의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인데, 먼저 그림체는 마치 영미권의 코믹스를 보는 듯한 독특하고 개성있습니다, 그렇다고 희한한게 아니라, 역동적이고 적당히 과장되고 축소되는 듯한 그림체로, 웹툰계에서 이런 그림체는 정말 드문편이죠.


대사도 일반적인 웹툰의 일상적인 대화라는 느낌을 주지 않으며, 그림체와 연출에 의해 끌려들어갑니다. 그렇다고 내용이나 스토리가 뒤떨어지는 것도 없죠. 본편이 단 23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가치를 지닌 작품이 이렇게 묻히는건 정말 아쉬운 겁니다..


추가 : 그러나 2부에선 언듯 유치해보일 수 있는 연출과 전개로 인해 첫 시작의 임팩트와 무게감을 주지 못했고, 그닥 인상적인 무언가나 깊이있는 고찰도 없어서 맥이 굉장히 많이 빠집니다. 연재 초반에만 포텐이 크게 터지는 전형적인 용두사미적인 작품이기도 하죠.



아스란영웅전

사실 제가 이런 추리 장르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렇게 추천하는 이유는 정말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트릭과 작품 내부에서의 개연성 또한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은퇴 용사라는 캐릭터와 조연들이 정말 매력적이기도 하죠. 게다가 이 작품은 재밌는 점이, 사건의 후반부로 갈 수록 정말 가차없다는 겁니다. 작가가 참 가차없는데, 사건의 후반부로 가면 죽을 놈은 다 죽입니다. 용사의 힘이 굉장하기도 해서, 건빵을 손 힘으로 쏴서 두 다리를 날려버리질 않나...


하여간 정말 재밌습니다, 간단하게 좀 보다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던 저였지만 결국 끝까지 다 보게 만들더군요. 이런 작품이 있었을 줄은 몰랐죠. 이 작품을 다 보신다면 분명 맨 마지막, 작품의 결말이 정말 충격적일 겁니다. 이런 가차없는 결말이라니..


그리고 박성용 작가의 현 연재작, 스페이스 킹이라는 작품도 더불어 추천합니다. 이것도 정말 꿀잼 추천.



창위의일루전

추천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정말 슬픈 작품이거든요. 그림체가 조금 마음에 안 들 수 있습니다만, 사실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고, 약 30편의 길지도 않은 작품이기에 쉽게 볼 수도 있습니다. 후반부로 갈 수록 어째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느냐.. 그리고 그가 겪은, 느꼈던 것들에 대해 알 수록 작품에 매력을 느끼죠. 특히 작품에 삽입된 BGM이 정말 주옥같은데, 이 작품과 더불어 추천합니다. 이 만화를 보면서 들으면 정말이지...



플루타크영웅전

현재 덴마를 연재하고 계신 양영순 작가님의 연재작입니다. 아쉽게 1부 완결이지만, 거기까지만 봐도 후회 안 하실 겁니다. 양영순이라는 작가가 정말 대단한 작가인데, 천일야화를 먼저 찾아보신다면 이해하실 껍니다. 대한민국 작가중에 명실공히 가장 최고의 작가라고 감히 말합니다. 그림체도 이상해 보이시겠지만, 양영순만의 그림체이고, 이러한 그림체는 덴마라는 작품에서 완벽하게 완성됩니다.


웹툰 덴마에 달린 베스트 댓글을 하나 퍼오겠습니다.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석정현씨가 쓴,양영순씨의 근면함에 대한 일화 하나- '만화가 '양영순'선배는, 타고난 그림실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주위의 작가나 후배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끊임없이 모사연습을 하는, 작가들 사이에서는 '연습벌레'로 소문난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세종대 만,애과에서 미술해부학 수업을 맡으셨던 당시, 학생들에게 무지막지한 과제를 내주기로 유명했죠. 한 번은 수업 막장에 '다음 주까지 드로잉 2백장을 해오라'는(확실치는 않습니다만, 충분히 그럴 사람입니다.ㅎㅎ) 숙제를 내줬더니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막 짜증을 내더라는군요. 웅성거림은 양쌤의 중얼거리는 한 마디에 일순간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나보다 그림을 못 그리는 겁니다." 학생들은 침묵했고, 다음 주 모든 학생이 과제를 다 해왔다고 합니다.'


게다가 현재 한국의 웹툰 컷배열 방식은 양영순이 1001(천일야화)라는 작품에서 선보였고, 이대로 계보가 쭉 이어진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체가 마음에 안 드실 수 있지만 딱 그것만 무시하고 보신다면, 믿고보는 양영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명작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플루타크영웅전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 시절의 테세우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으로, 역시나 전개와 완급조절은 과연 만화장인 양영순이다. 라고 할 수 있을 수준입니다.


만약 플루타크영웅전을 보셨다면 다음 검색창에 천일야화를 검색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이것도 양영순을 소개하는데 빠질 수 없는 수작이지요.



덴마

이 작품은 제가 평가하기론, 대한민국에서 웹툰으로는 가히 최고의 작품입니다. 이건 꼭 봐야 합니다. 과연 양영순이라고 할 수 있는 야심작인데, 그림체만 보고 초딩만화니 재미없을 것같다는 소리하는건 정말 후회할 소립니다. 그림체는 이미 설명했고, 양영순다운 감동과 재미를 남기는 작품이지요. 쓸모없는 컷은 없고 그 배치와 연출은 그야말로 황홀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집니다.


초기 덴마는 소소한 소년만화적인 작품이었는데, 어느새 세계관이 확장되고 야후에서 연재하다 연중된 작품인 라미레코드와도 연결되는 거대한 작품으로 성장해버립니다. 야엘 로드 에피소드도 과연 명품 에피소드였지만, 만드라고라 에피소드를 거쳐 사보이 가알 에피소드에 도달하면, 이전과는 아예 다른 만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작품성을 보여줍니다. 더 이상 소년만화라고 할 수 없는 작품으로..


그리고 덴마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고의 에피소드로 뽑는, 적어도 누구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식스틴편은 정말 최고죠. 다른 에피소드는 안 보더라도 사보이 가알이나 식스틴 만큼은 꼭 봤으면 할 정도로 수준 높은 에피소드입니다. 그야말로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 에피소드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델과 넬 데바의 그 컷은 레전드 오브 레전드입니다. 그 장면을 수식해주는 문장들도 영혼을 울리는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덴마의 모든 에피소드들이 그렇지만, 한번 보기 시작하면 그 엄청난 몰입도에 힘 입어 몇 시간은 날려버리게 됩니다. 오죽하면 고드 러버 에피소드에선 지금 이 몇시야? 하는게 베스트 댓글에 올라올 정도로 시간 잡아먹는데는 괴물이죠. 그만큼 괴물같은 작품입니다. 여기서 추천, 리뷰하는 모든 작품들 중에 가장 추천하는 작품이 있다면 전 당연코 덴마를 뽑겠습니다.



LOST

점점 체력이 딸려가므로 설명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시간, 집중력이라는 주제로 풀어가는 이 작품은, 가장 먼저 그림체가 절 사로잡았습니다. 펜 선이 뚜렷하면서도 간드러지게 그려진 그림체가 썩 마음에 들었죠. 그렇지만 단지 그림체 때문에 추천하는 거라면 아무대나 굴러다니는 그림만 잘 그린 쓰레기 졸작마저도 추천했겠지요. 스토리가 쉬운 편은 아닐 수 있습니다만, 떡밥과 왜곡된 기억, 진실과 후반부의 긴장감이 확실히 사람을 몰입시키더군요.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현재 용이산다의 작가, 초가 그린 일상툰입니다. 자신이 키우던 어린 고양이과 늙은 개를 소재로 그려낸 이 작품은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소중함과 애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죠. 유쾌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추천합니다.



본초비담

진정한 한국적 웹툰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작가가 서양화 전공이라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준높은 수묵화 그림체로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초 만화라곤 하지만, 사실 약초만화의 틀을 쓴 팩션 사극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기는 고조선 때가 됩니다.


이 만화를 보다보면 호랑이에 별 관심없던 사람이 완전히 호랑이에 환장해서 호빠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첫 에피소드부터 호랑이가 등장하는데, 정말이지 호랑이의 위용, 위엄을 살려주는 환상적인 연출과 그림은 그야말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압도하죠. 아비 호랑이가 분노하며 두 발로 서서 주인공 일행을 내려다보는 그 장면은 정말.. 보다가 오줌 지리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작품에 몰입해서 보다보면(그게 가능한 작품이기도..) 그 컷을 보고 꺅 소리지르며 도망갈 수도 있겠거니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후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인물, 사건, 그리고 우리네 색체를 진하게 담고있는 교훈과 뼈 있는 대사들은 질 낮고 왜색에 찌들어있는 작품에 지쳐있는 독자들에게 커다란 힐링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멋진 작품입니다. 네이버에서 그림체로나, 작품성으로나 가장 수준 높은 작품을 5개 뽑으라면 꼭 들어가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유죄선고 확정과 네이버 완결란에서 삭제된 작품입니다. 부득이 취소선 처리합니다.



네로의 실험실

사람들의 실수, 누군가의 욕심 등으로 이루어지는 사건들과 네로라는 난쟁이 천재 과학자의 일상이 엮여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림체나 캐릭터의 디자인만 보고 판단할 작품이 아니죠. 여기서 실수와 욕심은 주인공인 네로도 겪었던 일이고, 그런 비틀린 욕심과 한 순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고자 하지요. 시니컬하고 슬피며, 어쩌면 신비롭기도 한 느낌을 주는 웹툰입니다.



그 판타지 세계에서 사는 법

정통 판타지적인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는 점이 추천요소이죠. 이러한 정통 판타지는 으레 식상하고 쉽게 지루해지며 클리셰나 여러 요소, 설정이 뻔해지기 쉽지만, 철저히 웹툰적인 정통 판타지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웹툰적인게 뭐냐고 묻는다면 사실 뭐라고 하기 어렵지만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하여튼 내용전개와 재미 하나만큼은 보장하는 작품이죠.


주로 일본 만화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만화적인 특성과 한국 웹툰적 특성은 상당히 다른데, 일본의 만화가 나름 낭만적이고 일상적인 만화조차도 비일상적인 요소들로 가득 차있는 등의 비현실적인 내용들이 많다면, 한국 웹툰은 묘하게 현실적인 구석들이 존재하죠. 아닌 작품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의 판타지 만화와 한국의 그판세는 그 차이를 아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판세는 정말 하나의 독자적이고 능동적인 세계가 존재하고, 그 세계 속에서 등장인물이라는 객체들이 주체적으로 작용하는 세상이라는 느낌조차 듭니다. 정치적 요소, 인간관계적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판타지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현실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만화. 스페이스 킹과 더불어 아래에 있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수작입니다.



노네임드

이건 정말이지 몰입도가 끝내주더군요. 현재 아직 월요일에 연재중인 작품인데, 작가가 많은 그림체를 연구하고 적용시킨 작품입니다. 코믹스의 그림체와 비슷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몰입이 가능하고, 동시에 공포..를 느낄 수 있게 하는거 같습니다. 솔직히, 다른 작품처럼 반실사적인 그림체로 그렸다면 정말 무서워서 못 봤을지도 모르겠군요. 엄청난 떡밥과 스토리진행이 한번 정주행 하다보면 멈추지 못하게 만들 겁니다. 몰입도 하나 만큼은 덴마급이죠. 다만 너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도 쭉 보다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정주행 몇번하다보면 이해할 수 있죠. 그게 안 되는 작품이라면 그런 인기를 구사할 수 있을리도 없고 제가 추천 및 리뷰를 할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단연 월요일 최고의 작품입니다.



새와 같이

별의 유언의 작가, 후은님의 작품입니다. 역시 감동과 따스함, 그리고 그 정적이고 포근한 분위기가 일품이죠. 또 몇화마다 BGM이 삽입되어있는데, 작품의 몰입도와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줍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순수하게 감성을 건드리며 별의 유언을 재밌게 봤다면, 역시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지요. 



숲 속의 미마

후은 작가다운 탄탄한 스토리와 잔잔하면서도 격동적일 땐 그 분위기를 잃지 않고도 격동적으로 흐를 수 있는 전개. 따듯하고 부드러우며 포근하기도 한 후은 작가의 작품이 어둡고 암울하다 보일 수 있는 분위기와 전개로 흐른 작품입니다. 후은 작가의 작품적 색체가 그대로 나타나면서 그 분위기는 전작들과는 정반대에 가깝게 흐르죠. 새와 같이도 나름 어두운 느낌이 드는 편이지만 거칠다는 느낌보다는 애잔하다, 아련하다는 느낌으로 가기 때문에 그런 어두움을 비교하게엔 무리가 있겠죠.


기존의 수채화 풍이지만 동양적이지 않은 서양적인 캐릭터들과 배경이고, 무언가 동화라는 느낌을 주기엔 충분한 그림은 작품에 순수하게 빠져들 수 있게 하죠. 그렇지만 그런 작품 외적인 느낌들과는 다르게 작품 내에서 스스로 소개하고 있듯, 해피엔딩은 동화 속에서만 있다고 할 정도로 전개는 절대 동화적이지 않습니다.



키스우드

미려한 그림체, 잔잔하면서도 어떠한 자연이 자연스럽게 인간에게 전해주는 두려움 또한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나무가 줄어들며 결국 마을에서 녹색을 볼 수 있는 곳은 주인공 설씨의 집 뿐인 자연이라는 것이 사라져가는 세계와, 그러한 나무들이 죽어서 가는 세계인 '언덕'에서 벌어지는 나무가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후 다음 웹툰에서 연재되는 '노루'라는 작품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노루가 더 훗날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거의 전세계가 사막화가 된 노루보다 앞선 시기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미호이야기, 한줌물망초

서로 연관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미호이야기를 봐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미호이야기가 시기상으로 앞서 있지만 후속작에 큰 연관관계와 전작을 모르면 이해할 수 없는 떡밥을 뿌리는 것도 아닌지라 상관없다고 봅니다. 미호이야기에 등장하는 구미호는 일반적으로 설정되는 구미호와는 다른 데, 먼저 구미호가 남자인데다가, 자신의 자식 9명을 잡아먹어야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설정이죠. 구미호는 자신의 자식들을 잡아먹으려 하고, 자식들은 그 구미호를 피해 도망가려고 하는 데 이후 등장하는 반전도 꽤 뒤통수 때리는 내용입니다.


다만 문제는 그림체 때문에 캐릭터를 알아보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스토리와 캐릭터를 이해하거나 알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죠. 그러나 이 문제는 후속작 한줌물망초에서 상당히 개선되었기 때문에 미호이야기를 보고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후속작을 위해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한줌물망초는 전생이라는 것을 소재로 작품을 풀어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상상하는 도깨비와는 다른 개념의 도깨비가 등장하고, 아주 오래전 그 도깨비와 선비라고 불리는 인물간의 모종의 사건이 모든 일의 시점이 되지요. 전생이라는 소재를 통해 매우 흥미롭고 어떻게 보면 골때릴 수도 있는 인물관계도가 완성되는 데, 일례로 주인공 신기루는 전생에 자신의 어머니인 인연이를 낳았던 본인입니다. 즉, 자신의 딸이 다음 생에 자신의 어머니가 된 상황이라는 거죠. 당연하지만 할아버지는 자신의 남편;;;;


어찌됐든, 이후 속속들이 밝혀지는 진실들과 결국 누가 도깨비인가, 도깨비를 알아볼 수 있는가라는 목적의 달성은 어떤 의미로 상당한 반전과 허무함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는 뭐라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각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간의 관계도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혜진양 작가 특유의 인물들의 독백은 정말이지 최고의 감성을 뿜어내죠.



녹두전

위 미호이야기와 한줌물망초를 잇는 혜진양 작가의 작품이죠. 보기는 꽤 오랫동안 봤지만 좀 더 제대로된 평가를 위해 작성을 미뤄왔던 작품입니다만, 역시 혜진양의 작품답게 조금 이르더라도 작성하는 게 좋겠죠. 작 중 등장하는 캐릭터들만의 과거가 있고, 그러한 과거가 현재 시점에서 인간관계에 맞아 떨어지게 작용하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캐릭터들을 짜임새 있게 잘 짜내고, 그것이 스토리에 완벽하게 맞물리게 돌아가고 있는 걸 보면 역시 혜진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작가 본인이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완벽하다는 것이고, 그러한 캐릭터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훌륭한 스토리와 함께 절묘하게 돌아가는 것이겠죠.



심연의 하늘

음.. 개인적으로 무섭다라는 느낌보다는 상당히 숨막히는 스릴러이고 세계관이 되는 배경.. 즉,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상황 자체가 완전히 제 취향이기 때문에 굉장히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어떠한 이유로 인해 서울이라는 도시에 엄청난 싱크홀이 발생하고 땅 밑 지하에 엄청난 규모의 도시가 그대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런 빛도 없는 어둠 속의 거대한 지하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러한 사건이 발생과 정부 등등 여러 떡밥이 등장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작품의 분위기와 연출력 하나만큼의 발군이고 숨막히게 자아내는 연출은 정말 굉장한 몰입도를 유발하죠. 이러한 스릴러,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처음 봤을 땐 과거와 현재를 구분 못하고 어떻게 돌아가는 지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조금만 주의해서 본다면 작품이 진행되며 보여준 과거가 첫 부분과 이어져있고, 그 이후로 현재시점이 진행된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아이소포스

고대 그리스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서, 고전적인 그림체와 현대적인 그림체의 절묘한 조화와, 매우 뛰어난 연출력이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주인공 이름이 이솝인 것처럼, 이솝우화를 떠오르게 만드는 여러 옛날 이야기를 작품 속에 적절히 배치시키며 작품적 요소로 배치시키거나, 때로는 에피소드 자체를 진행시키죠.


야드몬에 의해 부모님을 잃게된 이솝의 일생을 다루고 있으며, 그 과정 속에서 만난 인연들과 지혜를 통한 사건과 사건의 해결, 야드몬과의 악연 등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그림체는 시즌2부터 매우 완성도 있는 퀄리티가 되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이솝과 브리의 성장도 괄목할만 합니다. 시즌1에서 보여주는 야드몬의 무게감과 포스는 압도적이며 저 같은 경우 스토리와 그림의 수준도 그렇지만, 이러한 캐릭터성에서도 큰 매력을 느꼈죠.


작품이 소재로 하는 것이 소재이고, 작품이 작품인 만큼 지혜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하는 데, 이러한 수준 있는 작품이 많지 않음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보석같은 작품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른스러운 철구

언듯보면 개그만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여느 한국 웹툰들이 그렇듯 초반의 가볍도 우스운 분위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무겁게 반전됩니다. 과거가 있고 사연이 있는 철구와, 철구의 엄마 이민경, 이민경의 모친과 모친이 사랑하던 남자의 반전은 꽤나 충격적이었죠.


초반의 가볍고 익살스러운 초반의 분위기는 중반의 자살사건을 기점으로 크게 반전이 되는데, 이 부분이 나름 충격적인 내용을 품고 있습니다. if의 배경을 보여주면서 그래도 설마 하면서, 희망을 주었지만 실제 작품에서 보여주는 진실은 모두가 행복하게 끝나는 해피엔딩도 아닌,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껄끄러운 전개였죠.


여러 인간군상이 있고, 그들마다의 크고 작은 이야기가 있으며, 그러한 인물들로부터 보여주는 일부 사회의 이런저런 모습들까지. 나름 뛰어난 블랙 코미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가지 오점이 있다면 작가 스스로가 밝혔듯이, 이박사의 캐릭터가 후반에 보여주는 모습은 처음부터 설정된 것이 아니었다고 하죠. 이 부분이 초반부터 조금씩 조금씩 떡밥을 남겼다면 더 큰 반적요소로 다가왔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찌됐든, 결국 철구의 수술과 관련된 이사장이 평생의 꿈을 철구의 눈 앞에서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껄끄러운 표정으로, 아무 감정도 뭣도 없는 그 표정으로 대답하는 부분은 억장이 무너지는 결말 부분의 장면이기도 하죠. 조금 아쉽지만서도, 꼭 그렇지만도 않은 수작입니다.



하나

아이와 어른, 실험체인 아이들과 실험을 진행했던 어른들이라는 구조는 어른스러운 철구와 언듯 비슷해보이지만, 내용 자체는 철저하게 다른 작품입니다. 물론 똑같이 재미만큼은 확실하게 보장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어른스러운 철구가 나름 씁쓸한 블랙 코미디라면, 하나는 그런 현실적 씁쓸함은 덜 느껴집니다. 일단은 현실적이라고 하긴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차없는 등장인물들의 언행과 죽음은 그 자체로 다른 충격과 흡입력을 지닙니다. 작품에선 그렇게 안 보일지 몰라도, 조금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등장인물 개개인은 거의 나락까지 겪어본 고통을 지닌 인물들이죠. 그것도 현재진행형으로.. 주체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어른들에게 끝 없이 고통받고 인간으로서의 대우를 받지도 못하며, 믿을 수 있는 이들이라곤 본인과 같은 처지의 같은 실험체 아이들인 꼬맹이들이 겪기엔 너무 힘겹고 가슴아픈 일들이 많지만, 그런 상황에서조차 믿음을 잃지 않는 몇몇 어른들이 있다는 점은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희망과, 타인을 위해 그 희망을 짊어지게 된 누군가를 떠오르게 만들기도 하죠.


전체적으로는 암울하지만, 극의 분위기가 많은 반전을 겪기도 하고 여러 떡밥과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들, 각 인물 및 세력들간의 알력과 이해관계의 대립은 꽤 살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모자라거나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구성도에 문제가 있지 않는 상당히 뛰어난 작품인 건 사실이죠.



질풍기획

단순한 개그만화라고 보기엔 상당히 직장생활과 직장문제를 잘 꼬집는 작품이죠. 그러면서도 이현민 작가 특유의 개그센스와 포텐은 매 화마다 빵빵 터뜨려주는 건 대단한 능력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이현민 작가만의 박력있는 파워한 연출과 죽여주는 병맛 개그의 조합은 이쪽 동네에서도 상당히 유니크하죠. 심지어 소재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이고, 간간히 직장생활에서의 어두운 면도 매우 익살스럽고 웃음 터지는 방식으로 풍자하며 꼬집는 데, 이러한 작품 정말 드뭅니다.


본인부터가 광고회사 경력이 있는 만큼 광고회사의 생활도 나름 잘 고증이 되어있는데 작품의 개그포텐에 가려지기도 했죠. 심지어 소재도 가려지는.. 하여간, 정말이지 믿고 보는 이현민입니다.



스페이스킹

앞서 아스란 영웅전에서 추천했지만 다시 한번 추천. 다들 생각하는 거겠지만, 이게 선거만화라는 점이 납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이트런 못지 않게 죽어나가거든요. 이쪽의 사망은 나이트런과는 또 다른 악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직접 보면 아시겠지만요. 아스란 영웅전을 본 사람이라면 대충 감 잡으실 겁니다..


작품의 중심적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인간이 아닌 존재-특히 인공지능 및 기계종족-의 인간성인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 나름 철학적인 고찰까지 가미된 작품으로서, 단순히 겉핥기 수준으로 봐도 재미있고, 그러한 고찰까지 이해하면서 보면 더더욱 재밌는 작품입니다.


더욱이 사회적인 이슈로서 작용하는 사형제나 복지정책에 대한 담론 또한 잘못 다루면 작품도 망가지고 작가도 욕 먹는 부분을 매우 재미있고 작가의 작품성향처럼 꽤나 자극적으로 전개하는 솜씨가 매우 일품입니다. 일부 에피소드에서는 그런 식으로 여러 가치관과 가상의 문화를 보여주면서 생각의 넓이나 깊이를 넓히고 깊게 만들도록 유도하는 면에선 어쩌면 다음 웹툰의 트레저헌터와 일견 비슷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서로 완전히 다른 방식이고 다른 형태로 전개, 구성, 유도하고 있지만요.


앞서 이야기한 아이소포스와는 다르게,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백수인의 지적능력을 활용한 전개와 스토리진행은 또 다른 맛이 있죠. 담담하고 건조하게 판단하며 일을 처리하는 엘리트식 머리싸움을 좋아한다면 스페이스 킹은 딱 맞는 작품이 될 겁니다.


에피소드마다 인정없이 죽고 죽이고 판단하며 행동에 있어 서슴치 않는 가차없고 거침없는 전개는 아스란 영웅전과 마찬가지로 스페이스 킹에서 여과없이 볼 수 있고, 오히려 이 작품에서 그러한 전개는 더욱 숙성되서 나타나죠. 그런 면에서 참으로 자극적인 만화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심리적 부담감이나 저항감 없이 재미있게 와닿는 것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가장 노골적으로 표현되는 에피소드가 바로 도플갱어 에피소드죠. 아스란 영웅전을 본 사람들은 이 에피소드 제목에서부터 트라우마를 느꼈고.. 그것은 실제로 일어났습..


흠흠, 어쨌든, 선거만화라는 본분에서 아예 벗어나는 것 또한 아닌 것이, 구알라나 안락사 에피소드에선 그러한 선거, 작품 내의 정치적 상황을 뚜렷하게 보여줬고, 최근의 분출 에피소드부터 그러한 텀이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꼭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바로 박성용 작가의 스마트툰 연출인데, 이건 정말이지 한국 웹툰계에서 스마트툰의 장점을 가장 완벽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연출적 기법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작가를 뽑으라면 전 망설이지 않고 박성용을 뽑을 정도로 훌륭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죠. 스마트폰으로 본 스페이스 킹과 PC로 본 스페이스 킹은 거의 다른 작품입니다.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선 똑같이 재밌지만 연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완전히 다르거든요.


스페이스 킹을 보게 된다면 꼭 스마트폰으로 보는 걸 추천합니다. 



TLT(Tiger the Long tail)


-작성 중



시노딕

개판의 현욱 작가의 후속작입니다. 본 시점에서 아직 1화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감히 올릴 정도로 기대되고 명작이 될 거라 의심치 않는 작품입니다. 현욱 작가는 첫 작이 이미 명작인 작가죠. 그렇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을 수 없고, 믿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판의 완성도와 짜임새를 보면 5년간 짜맞춘 작품의 구성과 완성도가 무서울 정도로 기대되는 작품이죠.



칼부림

제가 왜 지금까지 이 작품을 여기에 넣지 않았는지 굉장히 의아합니다. 이만한 작품은 한국 웹툰, 아니.. 한국 만화.. 어쩌면 창작문화계에서도 손 꼽힐 작품이 아닐가 싶습니다. 고일권 작가의 무시무시한 그림 실력과 역사에 대한 지식은 단연 압권이고 그러한 그림실력과 작가로서의 실력까지 합쳐서 굉장한 폭발감의 연출이 탄생하기도 하는데, 이괄이 우레, 호랑이 같은 목소리가 모니터 밖으로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입니다. 1부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괄의 분노가 폭발하는 장면들은 하나하나 범이 울부짖는 듯한 박력이 느껴지죠.


역사적 흐름은 물론 시대에 맞는 고증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대극 최고의 작가라 할 수 있으며, 역사물, 시대극이라는 장르가 왠만한 역사적 지식이 없이는 이끌어나가기 어렵고, 더욱이 그러한 시대극을 또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더더욱 어렵기 때문에 고일권 작가의 칼부림은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이전부터 추가해야지 하면서도 이제야 추가하게 됐습니다. 법과 관계된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작품이죠. 가진 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학생 조들호가, 결국 검사로서 성공하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부정부패함에 스스로 몸을 던졌고, 자신이 원한 것을 거의 다 손에 넣게 될 수 있었지만, 사회의 밑바닥에서 겪은 하나의 경험은 그의 양심에 커다랗게 메아리 쳤고 결국 조들호의 부정함은 양심에 패배.. 아니, 양심이 결국 조들호의 부정한 면을 이겼다고 봐야겠지요.


이후 검사직을 그만두고 살짝 껄렁한 변호사로서 사회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것이 이 작품입니다. 물론 작품 속에서 나오듯 변호사는 사회정의를 위해 힘 쓰는 직업이 아니죠. 하지만 결국 그 활동은 사회에 도움이 되며, 작가가 그러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며 어떠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그러한 사건들이 터지며 끝내 조들호가 승리하며 우리에게 주는 통쾌함과 시원함, 그리고 어떠한 경우엔 씁쓸함과 아쉬움을 주는 것은 그만큼 작품은 작품일 뿐이기에 현실.. 아니, 한국에서라면 이길 수 없을 싸움을 이기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없는 싸움은 절대 이길 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법은 불완전합니다. 인간이 인간의 언어로 정리한 논리와 법칙에는 수많은 구멍이 있을 수 밖에 없죠. 그렇지만 그것을 합리적으로 수정하며 사회에 적용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입니다. 이 사회에 얼마나 많은 부조리가 숨어있고, 얼마나 불완전한 법들이 구멍난 채로 방치되어 있는지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희망찬 면이 없다고 하진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작품이지요.



나란의사 그런의사

약 50화 정도 되는 분량이지고 그리 뛰어난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리뷰, 추천하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고민을 가진 의사와 비현실적인 능력(신체능력이나 인물 설정 등..)을 가진 마을 노인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인물 관계와 태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죠. 재산 때문에 발생하는 자식들의 싸움이고 열심히 구한 귀한 먹거리도 짜증내며 거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새끼 얼굴 한 번 본 것으로 만족하며, 자신들을 등쳐먹으려는 이들마저 외롭고 고마워서 변호해주는 모습은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죠.



커피우유신화

마사토끼와 조안나 조합의 작품이죠. 마사토끼 특유의 짜임새와 스토리는 말할 것도 없고, 역시 마사토끼 특유의 개그센스는 변함 없이 최고죠. 뭘 더 말할 것이 있나 싶습니다. 마사토끼 작품이라면 따질 것 없이 한번 보는 게 절대 손해는 아닙니다.



기로

-작성 중



다음


트레져헌터1, 2, 3

Canine, 혹은K9, 케이나인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허견 작가의 다음 웹툰의 작품인데, 왜 K9을 먼저 이야기했냐면, 몇편 안 나온 작품이지만 세계관이 일부 이어지고,(물론 케이나인이 더 뒤의 이야기) 그림 자체가 엄청난 퀄리티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는 설명이죠..


트레져헌터는 보물을 찾는 만화가 아니라, 보물사냥꾼이 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먼저 1편과, 2편의 초반은 거의 개그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쾌하고 재밌습니다. 시즌 1은 거의 개그만화로, 정말 재밌습니다만 군데군데 띄어진 듯한 부분이 있어서 시즌1만 보고는 이 작품의 진가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즌2와 3을 보시고 나서 다시 보신다면 떡밥 요소들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시즌2부터는 그 초반부의 개그느낌에서 점점 진지해지는데, 이게 또 재밌습니다. 작가의 내공과 상상력이 더해져 매우 기발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게 또 엄청난 매력을 내뿜습니다. 후반으로 갈 수록 더 진지해지는 스토리는 그 깊이와 수준에 감탄을 하게 만듭니다. 다만 왠진 모르겠는데 아마 시간 때문에 시즌 1, 2의 그림체는 좀 구립니다. 못 볼 수준은 아니지만 시즌3나 케이나인에 비하면 인체비례가 어긋난다던가, 명암처리가 어색하다던가, 선이 조잡하고 난잡스럽다던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이 으레 그렇듯, 그림체를 압도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관없습니다. 어디까지만 만화라는 작품에서 그림체는 내용, 스토리를 받쳐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죠. 아무리 그림체가 중요해도 내용만큼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시즌3에서는 작가가 공을 많이 들여서 볼만한 그림체가 나옵니다. 한 컷 한 컷이 일러스트 같았던 케이나인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고 정교한 선과 멋진 연출 등, 그림체로도 가치를 내뿜는 작품이 되죠, 물론 스토리나 내용이 뒤떨어지게 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시즌2보다 더 깊이있는 사색을 유도하는 내용을 지니고 있죠.


다만 문제점이라면 원래 소설로 출발한 작품이다보니 글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나이트런보다는 적습니다.



도사랜드

정말 재밌습니다. 작가의 센스가 장난 아니라서 작품 전체적으로 웃을 수 있는 작품이죠. 그림체가 꽤 독특한데, 일부로 그렇게 그리는지 그냥 못 그리는건지 모르겠습니다만,(스토리 작가 말로는 그냥 못 그린다고 합니다.) 사실 그렇게 못 그린 편도 아니고 상당히 봐줄만한 그림체입니다. 중요한건 겁나 재밌는 작품이라는 거지만요.


각 편마다 패러디 요소들이 굉장히 많아서, 이런거 찾아가면서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일상스러운 것과 도사, 토착종교나 전통적인 전설 등을 조합해서 재치있게 꾸며낸 캐릭터, 설정들은 과연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임에 분명합니다. 예컨데 도술 훈련을 닌텐도나 Wii로 한다던가..


그렇지만 역시나 단점이 있는데, 시즌2로 가면서 작가적 역량이 한계에 부쳤는지, 전개가 굉장히 빨리 지나가서 얼마 안 가서 결국 끝을 맺습니다. 이 부분은 독자들도 많이 비판을 했고, 작가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참 아쉬운 부분이죠.



카산드라

정말이지.. 이건 그림체가 그닥 인기를 끌만한 그림체는 아닙니다. 솔직히 잘 그리는 편은 아니죠. 순정만화에 가까운 그림체라고 할 수 있는데, 솔직히 그림체가 후달린다고 작품이 구린 것은 아니죠. 그랬다면 제가 추천, 리뷰를 했을 리가 없으니까.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데, 정말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탄탄한 작품구성과 작가만의 설득력있는 신화 및 캐릭터 해석, 높은 수준으로 그려낸 정치암투.. 그야말로, 대한민국 웹툰 중 탑클래스에 속할 만한 대단한 작품입니다. 인물간의 성격해석, 신이나 신화를 정치에 이용하는 모습, 치밀한 머리싸움과 정치 권력암투와 상황전개는 기가 막히죠. 현재 휴재중이라 언재 다시 돌아오나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메지나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메지나가 그냥 커피라면 카산드라는 TOP라고 비유할 수 있을듯 합니다.



77번째 돌연변이

역시나 정말 독특한 그림체, 이런 그림체 정말 독특하죠. 언제 다시 돌아와서 작품을 연재할지 모르겠지만, 아직 제대로 나온게 없다는 점을 고려하고 작품을 봐도 참신하고 독특한 작품입니다, 페르샤보다도 더 이국적이고 코믹스 느낌을 강렬하게 내뿜는 작품이죠. 그림의 퀄리티도 굉장합니다. 하지만 역시 뭔가 시작하려다 중단된 작품이라는게 참 아쉽지요..



메트로놈

어느 의미로는 좀 막장스럽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습니다. 시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지닌 캐릭터 때문에 조금 헷갈리거나 혼동되는 부분이 있지만, 나중에 가서는 다 설명이 나오니까 몇번 보시면 다 이해가 갈 겁니다. 하여튼 참 재밌는 작품이니 추천.



인터뷰

다음에는 희소성 있는, 주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역시나 그림체도 독특하고 작가의 스토리텔링과 각 이야기들간의 내용 또한 재미있고 볼 가치가 있습니다. 독특한 방식의 내용구성은 재미를 더해주죠.



비산

작가의 그림내공이 참 궁금한 작품입니다. 어떻게 해서 그림으로 그렇게 슬프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그려낼 수 있는지.. 비산은 실제 어느 지역의 전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비산. 날아다니는 산을 의미하죠. 자신을 봐주지 못한 어느 신비한 거북과 자신을 처음 봐준 소년을 주인공으로 전개됩니다. 그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기쁨이 보는 이의 감정을 자극하죠. 특히 작품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그 하얀 거북의 눈빛이란..



룬의 이야기

돌로 만들어진 골렘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바위들이 캐릭터이고, 주인공도 그렇다보니 정말 정적이고 서정적으로 흘러가는 작품은 그만한 매력을 갖추고 있죠. 길지 않은 작품이기에 가볍게.. 그렇지만 그닥 가볍지만은 않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업그레이드

기계들이 캐릭터입니다. 사람은 없고, 기계들만이 사는 세상인데,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는 어쩌면.. 한국의 정치, 사회를 비판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아니, 전 분명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권력자들에게 감춰진 진실과, 그것도 모르고 속으며 그들의 입맛에 맞게 움직이는,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하층민과 기억을 잃고 권력자의 마음대로 움직이는 치안 담당 주드..



교수인형

이것도 꽤 막장스럽다고 생각되는데, 어렸을 때의 기억이 잘려진 이들과 차례차례로 벌어지는 자신들을 노린 폭력과 살인.. 이에 대한 진실과 결말 꽤 충격적입니다. 마지막화를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후속작을 염두해둔 듯한데 몇년째 안 나옵니다.



해골택시

죽은 사람들 중에서, 죽기 직전의 사람을 저 세상으로 대려오는 일을 맡은 자들이 있습니다, 주인공을 죽어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공부하거나 뺑이를 치는 것이 싫어 해골택시기사의 후임이 됬지요. 이후 벌어지는 주인공의 경험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기사의 자격을 받는 내용입니다. 나름 재밌는 작품이니 추천.



아메리칸 유령잭

일단.. 시즌1은 추천합니다. 저에겐 의외로 상당히 신선하고 달달하게 다가오더군요.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지만 나름 재밌는 작품이긴 하다고 생각합니다. 뭐라고 길게 설명할만한 건 없는 거 같네요. 마고은이라는 캐릭터가 참 마음이 들긴 했습니다. 차갑고 감정 기복이 없는 데 예쁜 여자.. 괜찮더군요..



타고난 사람들

이것도 특별히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주긴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나름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전개가 아직 제대로 나아가진 않아서 벌써부터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본 것도, 앞으로 볼 것도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는 느낌은 옵니다. 쌍둥이..로 알려졌던 캐릭터들의 과거와 닥터필의 과거가 남아있긴 하지만 다 밝혀진다고 해도.. 아메리칸 유령잭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입니다. 추천한다면 여성들에게 주로 할만한 작품입니다.



페이머스맨

개인적으로 남자 주인공이 매우 귀여운 미소년이라 봤는 데, 이게 의외로 또 재미가 있더군요. 가장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건 스토리나 캐릭터성이라기 보단 연출. 춤이라는 게 그림으로 봤을 때 박력있고 역동적이게 그리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렇게 연출하기가 어렵죠.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문제점을 박살냈더군요. 박력있고, 역동적이며, 물 흐르듯이 흐르는 연출. 이게 상당히 멋지게 그려져서 정말 보는 맛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유명인의 캐릭터성인데, 물론 작품적인 캐릭터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걸 보는 독자들이 항상 암걸리네 어쩌네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실망스럽더군요. 유명인의 정신적인 면에서 관심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유명인이라는 캐릭터에게 딱 맞고, 아주 적절하게 설정된 겁니다. 작품 내부에서도 한번 설명하듯이, 그런 류의 인간들은 관심병이라고 할만한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죠.


유명인이라는 캐릭터가 작품의 초창기 때부터 소극적이나마 보여왔던 모습인데, 그게 좀 더 적극적으로 보여진다는 것 가지고 아무런 문제없이, 아주 적절하고 딱 맞게 설정된 캐릭터성을 발암이네 어쩌네 하는 건 작품과 유명인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몰이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유명인이 자신에 대한 관심에 대해 집착에 가깝게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그러한 모습을 줄이거나 없애면 캐릭터 자체가 붕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스토리의 진행이나 작품적 구성이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유명인이 뭣 때문에 춤을 추고 유명해지고 싶은지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거에요.



수심 3000m에 닿으면

솔직히 너무 오래전에 봤고, 딱 한번 밖에 안 본 작품이라 내용이 잘 기억에 남은 건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분위기와 몰임감은 다음 웹툰에 있는 작품 중 최고 수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부러 현실과 가상(환각?)의 경계를 애매하게 하며 인간의 인지력을 한참 뛰어넘을 법한 존재들의 등장과 연출은 정말 대단했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을 먹는 성

최근 다시 컴백한 위 수심 3000m의 작가인 김만호 작가의 신작입니다. 담담하면서도 서사적인 느낌의 스토리텔링과 몰임감은 절대 녹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한 재미를 안겨주고 있죠. 앞으로 큰 기대가 되는 작품이고, 분명 저에게 그 기대만큼의 만족을 안겨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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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작성할 때 다음, 네이버, 레진 등 추천할 것은 많지만 유료화 된 것들은 가급적 빼고 작성했습니다. 작성 시점에는 유료화가 되지 않았지만 유료화가 된 작품들도 많으며, 그런 작품들을 본 글에서 빼진 않겠습니다. 


어떤 사이트의 웹툰이든 완결작 위주로 서술했고, 명작이지만 잘 알려진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이 보았기 때문에 굳이 서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으나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 위주로 리뷰, 추천하고 있습니다.




레진코믹스와 Ttale, 올레마켓웹툰 등의 사이트의 작품은 설명 없이 작품명만 말하겠습니다. 재밌는데 유료화 된 것은 빼겠습니다.

 -이 글을 처음 썻을 때의 기준이며, 현재 기준으론 이 중 유료화 된 작품들도 많습니다.


데드브레인, 저승GO,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 등 폴빠 세계관의 작품, 메지나, 가후전, 그것들, 외모윤리, 2인실, 크리슈나, 4컷용사, 340일간의 유예, 포갓레인저, 여자제갈량, 마사토끼의 작품들, DP개의 날, 유쾌한 왕따, 단지, 나폴레옹의 바다, 검은 역병, 천일야화, 인천상륙작전, 장인의 나라, 소라의 눈, 레드후드.



별도 리뷰 글 링크

[클릭]새벽을 얽매는 뱀

[클릭]디어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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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다른 곳에서 답변 형식으로 쓴 추천, 리뷰입니다.


2015.10.31 추가 및 수정사항

-본문에선 유료화 된 작품은 뺐지만 작성 이후 유료화된 작품들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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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규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정치권이 참으로 좋아할만한 이유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한국의 문화산업의 규제는 70년대 들어서 박정희 정권의 한국 영화계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탄압받고 압력을 받았죠.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이라는 작품에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건물 위에서 투신하는 남자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신문지로 바뀌는 장면으로 한국 언론의 사망을 표현하였고, 주인공이 머리 길이 때문에 경찰서에 잡혀갔을 때 하는 대화가 '왜 머리카락 가지고 난리들이냐'고 하자 웃으며 '혐오감을 준대.' 라고 대답하는 등 직접적으로 저항하였죠.


그렇지만 영화는 이후 90년대, 2000년대를 겪으며 다시금 크게 성공했고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하며 칸 영화제에 소개가 되는 등 큰 인기와 재미, 그리고 산업의 덩치를 키우며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유명하고 건실한 산업이 됬습니다.


한편 만화같은 경우 정병섭군 자살사건과 경무대 똥통사건 등을 겪으며 만화 = 아이들 공부 안하고 놀게 만드는, 그리고 폭력성과 비행성을 키우는 유해매체라는 인식이 설정되고 그에 따라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무지막지한 탄압을 겪으며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면 동네 공원에 모여 만화를 수백, 수천권을 꺼내 불태우는게 연례 행사가 될 정도로 커다란 탄압을 받았습니다.


그에 따른 결과가 한국 만화산업과 그 산업과 함께 성장하던 애니메이션 산업의 종말이었고 한국 특유의 그림체, 스토리, 작품과 작가는 사장되었고 결국 90년대, 2000년대 들어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어 한국에 일본의 만화, 애니메이션이 넘어오고 그에 따라 한국의 만화, 애니업계는 일본에게 독점되는 결과를 맞이하였죠.


지금도 만화, 애니메이션이라고 한다면 애들이나 보는 것, 아이들에게 몹쓸 것만 가르치는 해로운 매체 정도의 왜곡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죠. 물론 젊은 층은 다르다만요.


다행히 한국의 만화산업은 어떻게든 명맥은 이어져있었고 특히 2000년대 들어 출판만화 환경이 열악함과 인터넷의 보급에 따라 새로운 환경을 맞이했는데, 웹툰이 바로 그 결과물이고 한국의 웹툰산업은 다 죽어 반시체 상태에 있던 만화산업에 활로를 열고 부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동시에 웹툰이라는 분야에서 한국은 당연 독보적이고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국가가 됬습니다.


그나마도 노컷 캠페인 등 한차례 탄압을 받고 저항을 하게 되는 등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나 또 다시 종언을 고하는 것인가 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이쪽은 또 돈이 안되고 예전만큼의 지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금세 탄압에 손을 때고 다시 평화를 되찾았죠.



현재 게임산업을 본다면, 솔직히 게임 산업이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이 모를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알고 한다고 생각하는게 옳다고 봐요.


게임은 과거의 만화를 보는 인식 수준으로 인식이 나쁩니다. 오랬동안 게임 = 나쁜 것, 폭력적인 유해매체 라는 인식이 만들어져있었고 간혹씩 터져나오는 살인사건이나 폭력사건 등 게임과 연계시켜 게임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만들어내기 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주범인 조승희가 그런 사건을 일으킨 이유가 평소에 하던 게임(카운터 스트라이크)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언론은 물론 게임중독 방지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강당에 모아놓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까지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건의 원인은 인종차별과 미국사회에 대한 부적응, 우울증 등이 얽힌 것이죠.


그렇게 인식이 개판이 된 게임업계가 또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며 자체적인 덩치를 키워가는 와중에 게임업계에 대한 탄압 -- 삥뜯기는 시작됬습니다. 먼저 셧다운제로 시작했죠. 당시 게임 업계 매출 1%를 걷는 법안이 상정됬으니 말이죠. 그리고 언론은 그에 따라 게임업계 죽이기에 나섰습니다.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며 게임과 연관이 없는 사건에도 평소에 무슨 게임을 했느니하는 문장을 한두줄씩 덧붙히며 게임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하려고 애를 썻죠.


심지어 전혀 폭력적이지 않은 게임까지 나열시켜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었구요.


그리고 이번 게임중독법을 통해 게임을 중독물로 분류하는 동시에 매출의 5%를 걷겠다는 이야기가 나온 만큼 게임업계의 탄압은 계획된 삥뜯기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K-POP, 한류 드라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으나 기존 대중의 인식과 정치권-언론의 음해공작, 그리고 게임업계가 낼 수 있는 힘, 반발력을 보면 삥 뜯기 좋은 셔틀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게임이라는 것을 즐기는 세대가 10~20대에 몰려있고 그 이상의 세대는 그다지 많지 않으며 게임업계에 힘을 실어주기에도 꼭 그럴 큰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기도 하죠. 부모세대는 게임을 공부에 방해되는 것에 폭력적이고 유해한 매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동의하며 찬성할 사람들이기도 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돈 + 지지 및 인기를 얻기 위한 한 수라고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게임업계는 영화나 드라마, 아이돌산업 쪽과 비교하면 TV나 스크린 -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빈도가 거의 적고 정치권과 인맥도 적기 때문에 건드려도 불편할 껀덕지도 없을 이들이니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엄청난 돈을 벌어주며 발전의 여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고부가창출의 문화산업을 탄압하여 죽이는 것에 대해 아무런 거부감도, 무엇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이는 명백히 국익에 대한 손해를 자기 손으로 행하는 일이기도 하구요. 창조경제 창조경제하는데 정작 창조경제에 가장 가까운 게임산업을 죽이려드는 것을 보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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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10대 청소년층이 많이 보는 네이버 웹툰의 신의 탑이나 노블레스, 갓 오브 하이스쿨, 헬퍼, 완결이 났지만 폭풍의 전학생 등등.. 여기서 찝은 웹툰들은 네이버 웹툰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와 인기를 가진 웹툰들입니다. 폭풍의 전학생이 연재될 당시엔 현재 월요일 최고의 웹툰인 신의 탑이 2등에 머물렀고, 노블레스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죠.


그리고 그 웹툰들이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때문인데, 바로 주인공의 강함, 주인공이 절대 무시받지 않는 최강, 최고라는 설정이기 때문이죠. 영화가 됬든 소설이 됬든 그것을 즐기는 독자들은 공통적으로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 하게 됩니다. 주인공이 겪은 고통을 독자가 공감하며 똑같이 가슴 아파하고, 주인공이 느끼는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여깁니다.


10대 청소년 세대는 강한 것, 멋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중 최강에 가까운 강함을 보여주는 미소년인 밤, 공식적으로 최강이고 똑같이 미소년이며 혈통적으로도 우수한 노블레스 라이제르, 갓 오브 하이스쿨은 보진 않지만 똑같이 주인공이 굉장히 강하죠. 폭풍의 전학생 같은 경우 약해빠진 약자이지만 굉장한 운빨로 인해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10대 청소년에게 일진이 되고 싶다, 일진처럼 되고 싶다.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대리만족시켜주기에 충분한 끝판 운빨을 가지고 있고, 결국 마지막에 가선 학교 1짱이 되버렸죠.


작품의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화하며 공감한다는 것을 통해 판에 박힌 설정, 내용과, 그 수준도 크게 높지는 않으나, 캐릭터의 디자인, 설정 등등을 통해 10대 아이들의 욕구를 대리만족으로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노블레스 같은 경우 아예 최강이고 나서기만 하면 모든 사건을 해결시켜버릴 수 있으며, 미남에 돈도 많고 머리도 좋고 심지어 강하기 까지한 이사장을 부하고 대리고 있는 라이제르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죠. 그 강하고 프라이드가 높은 귀족들이라는 종족들마저도 자신보다는 약하다는 것은 강함에 매료되기 쉬운(그래서 일진에 대한 워너비 심리가 가득하죠.) 10대 아이들에게 반응이 뜨거운 거겠죠.


특히 주목해야할 작품은 폭풍의 전학생인데, 주인공이 자신들과 비슷한 평범한 학생(정확히 하자면 얼굴만 험악한 약골 허접)임에도 불구하고 전학을 가자 마자 각 반의 짱들을 운으로 이기고 종래에는 학교의 1짱이 되버리는 것은 그들의 워너비 심리를 가장 강하고 직접적이게(학교라는 공간이 작중 배경이니깐.) 자극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재밌는 것은 진짜로 작중 최강의 싸움 실력을 가지게 된 리메이크 판에선 오히려 불운으로 주인공이 그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절이나 하고 앉아있으니 그런 워너비 심리를 가진 이들이 불편하디 불편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리메이크 판을 연재하는 동안 엄청난 비난을 들어야했죠.


중2병이 넘치는 작품이라곤 해도, 그것을 소비하는 세대가 그것에 가장 매료되기 쉬운 10대인 만큼, 게다가 그러한 증상이 매우 정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류의 작품은 꾸준히 나올 것이 당연하고.


모에같은 경우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데, 잘 생기고 몸매 좋고 성격 좋으며 여러 미모의 이성에게 인기가 많아 그들에게 들러붙혀 사는게 일상인 것을 묘사함으로서 그들의 워너비 심리를 또 만족시켜줍니다. 이 모에의 부류, 종류에도 여러 장르(?)같은게 있어서 뭐라 꼽찝어서 이야기하기엔 많은 예시들이 있지만, 결국엔 워너비 심리를 대리만족시켜주는 것들임에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흠, 예컨데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의 경우가 그러하겠군요. 여러 속성을 지닌 이성들과, 그런 이성들이 꽉차있는 여학교에 자신, 단 한명의 남자가 입학하게 되고 여자들에게 둘러쌓여서 생활하게 됬죠. 일명 하렘 속성을 지닌 이 작품은 인물들의 성격과 사건들이 매우 작위적이게 혼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인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죠. 일단은 교양있는 미모의 여학생들만이 있는 학교에 평범한 남학생이 입학하는 것과, 그곳에서 만난 각기 다른 성격과 속성을 지닌 여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며 그곳의 여학생들에게 주인공은 매우 관심을 받는 설정이고, 그곳에서의 사건들(실수로 회장이 목용하는 곳에서 마주쳐버린 다던가, 게임기를 가지고 놀다 무슨 남친놀이같은걸 하게 된다던가) 또한 남성의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것들 뿐이죠.


사실 작품에서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이게 잘 안되는 작품은 그야말로 기본이 안되는 셈이죠. 십대 청소년 세대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것들은 이러한 노블레스나 신의 탑, 폭풍의 전학생의 주인공과 비슷한 요소를 가진 캐릭터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능력이 제대로 길러지지 않은 학생들이 어떤 캐릭터를 만들거나 할때, 흔히 자케라고 하죠? 자신의 창조해낸 대표 캐릭터.. 이들의 능력을 매우 비정상적으로, 먼치킨스럽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설정을 가지고 작품을 만든다면 너무 강하고 똑똑하고 외모적으로 매력적인지라 재미없는 작품이 나오기 쉽상이죠.


노블레스나 신의 탑 같은 만화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고 작가도 나름의 애정도 있으며, 이것들이 사랑받는 이유가 중2병스러운 설정들과 그것에 동조하기 쉬운 독자들 때문만은 아닐 겁입니다. 하지만 제가 노블레스를 저평가하는 이유들이 그러하다면 그러하겠죠. 사건의 플롯이 거기서 거기에 가깝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부하는 먼치킨에 주인공의 친구인 고등학생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강하고 신체스펙이 좋거나, 똑똑하고 귀엽거나, 예쁘고 몸매 좋거나, 심지어 거기에 유명하기 까지한 연예인까지 있는, 그야말로 10대 청소년의 욕구를 노골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만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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