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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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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6.28
    브렉시트, 멍청이들과 노친네들의 마초적 자살쇼. (4)
  2. 2014.07.18
    신의 사자, 잔 다르크 리뷰 (4)
  3. 2013.10.12
    강대국의 조건 (6)


'우리가 무슨 일을?' 영국인들 후회...재투표 요구도!

브렉시트 재투표 청원 260만명 넘어… 재투표 성사될까?
Brexit campaigners admit 'there is no plan' for what comes next as rivals plan Tory leadership bids
브렉시트 후폭풍에 탈퇴파 ‘말 바꾸기’ 논란···재투표 서명 100만명 넘어

가난한 콘월 주민들, 브렉시트 찍고 보니... 속속 드러나는 탈퇴파들의 허풍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6271659011&code=970100

Blackpool's Brexit voters revel in 'giving the metropolitan elite a kicking'

<브렉시트> 저소득·저교육·노인층, '탈퇴' 주도..이민·양극화불만(종합)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사건입니다. 영국인들 중에 저능아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뭐, 어차피 지들이 알아서 할 일이긴 하지만, 어찌됐든 이에 대해 이야기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이 어떻게 될지 같은 거야 다른 곳에서 많이 이야기하고 있으니, 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원인들 몇개를 좀 지적해보렵니다.



먼저, 위 기사 링크들에서 나타났든, 주로 찬성파는 저소득, 저교육, 노인층입니다. 이들은 어떤 사건이나 쟁점에 대해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 뒤떨어지는데,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저소득, 저교육, 노인들을 비롯한 보수층이 문제의 본질보다 문제에서 비롯된 현상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죠. 좀 더 깊은 사고가 불가능한 일천한 사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주제에 또 부지런하긴 더럽게 부지런해서, 투표날만 되면 꼭 보수당, 보수적 가치관을 지지하는 쪽으로 표를 던져주죠. 위의 통계에서 처럼요. 저쪽 동네요 50대 위쪽이 문제네요. 이들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했고, 보수적인 태도와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고, 흔히 말하듯, 말이 안 통합니다. 한국에서도 50대 이상부터는 말이 안 통한다는 인상을 받는 젊은이들이 많죠.


이 중에서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있는데, 더 가디언지에서 나오듯, 블랙풀이라는 동네는 찬성자가 훨씬 많은 지역입니다. 이 곳 주민들을 취재해봤는데, 다른 건 잘 모르겠고, 그냥 도시 사는 놈들 궁둥이 좀 걷어찰 수 있어서 기뻣다고 하죠. 젊은이든 노인이든 말입니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해서 쟁점의 문제점이 됐든 뭐가 됐든, 그 문제 자체를 제대로 인식하지도 않고 표를 던졌다는 소립니다.


즉, 뭔지도 모르고 표를 던졌다는 소리에요. 너무나도 쉽게 던지 그 한 표가 자기들 목에 건 밧줄인 줄도 몰랐던 거죠. 병신들..



더불어, 역시 보수는 보수라고.. 똑같이 밑천 다 보여주는 무식하고 천박하고 뻔뻔한 모습은 영국 보수파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장 일이 실제로 터지자 말이 바뀌고 있죠. 그런 적 없다고 주장하는 놈이 나오질 않나, 공약이 실수였다던가, 아예 쌩구라를 쳐놓질 않나, 말도 안 되는 허세를 부리질 않나.. 그게 그들 수준인 셈이죠. 미국이나 한국이나 일본이나 영국이나 보수파 새끼들은 대가리에 든 것도 없는 모양입니다. 죄다 거기서 거기의 질 떨어지는 놈들만 있어요.



하여간, 브렉시트를 찬성한 이들은 전세계 보수들이 거의 대부분 그렇듯, 어떠한 것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자신들의 자존심과 가치, 이입할 수 있는 대상(혹은 가치)의 권위 상승이라는 마초적 오르가즘에 따라 표를 던진 거라도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슈ㅣ발 우린 존나 짱짱맨인데 왜 EU니 협력이니 타협이니 같은 말 같잖은 기집애 새끼들이나 할 짓을 해야함? 하면서 우린 존나 자신감 쩔고 짱짱한 새끼들이니 니들 같은 새끼들은 필요 없어. 우리 혼자 잘 먹고 잘 살란다. 하는 거에요.


물론 현실은 시궁창이죠. 그런데 그런 시궁창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로 쫀심에 따른 표현을 던지는 거에요. 지금 영국 보수당 의원들 말이 바뀌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겁니다. 이제서야 문제를 인식하고, 자기가 틀렸다는 걸 인지하는 거에요. 왜 반대세력이 반대를 하고 그런 우려를 표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되고 있는 겁니다. 다른 찬성파 국민들도 마찬가지에요. 이제서야 뭐가 문제인지 알게 된 거죠. 이미 전부터 지적된 문제들인데, 실제로 겪어봐야 아는 겁니다.


멍청한 거죠. 이런 새끼들은 한번 좆되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멍청한 뇌덩이가 뭘 좀 배울거라는 기대는 안 합니다만.



이런 마초 오르가즘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 그리고 그런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저소득층이고, 그들은 일상에서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진보, 좌파보단 강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남성적 이미지의 보수에 이입하기 쉽습니다.


그게 그들이 원하는 자신들의 모습이기 때문이죠. 자신들을 도와주는 존재가 아니라, 되고 싶은 존재에 이입하고 지지하는 겁니다.


교육 수준이 낮기 때문에, 그리고 삶에 여유가 없어서 정치사회적 안건이나 쟁점에 쓸 정신력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고, 자기들이 평소에 이입해왔던 보수, 극우적 진영이나 인물에 지지를 보내기 쉽습니다. 쟁점에 대해 분석하고 공부하고 판단을 내릴 여유도, 그럴만한 지적 능력도 없기 때문에 그냥 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죠. 한국 보수, 저소득층, 50대 이상의 세대가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하는 말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로 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그런 이유죠.



영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른 게 아닙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저소득층, 저교육, 노인층이 보수들에게,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던 것에 그대로 표를 던진 겁니다. 그리고 분명히 확신하건데, 저 위의 통계에 나온 50대 이상의 세대들 중 젊었을 때 대처에 표를 던진 이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봅니다. 완전 확신해요.



자신들은 위대한 브리튼이 왜 EU니 뭐니 하는 것들의 말을 듣고 협력하고 협조해야 하며 대화와 타협 따위를 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자기네 국가는 실제 영국보다 더욱 강하고 위대하고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는 거에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고, 오히려 EU를 나오면 지금보다 더 강하고 자존심 세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마초적 오르가즘을 느끼는 겁니다. 반대의견은 기집애 새끼들이나 하는 헛소리고, 강한 보수파들이 하는 대로만 하면 부강해질 거라 믿는 거죠. 지금 인종차별적 개소리 해대는 새끼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표를 던진 겁니다. 이민족이니 난민이니 복지니 뭐니 기집애 새끼마냥 기어들어와서 우리나라 갉아 먹고 있다고 보는 거죠. 이게 마초 오르가즘이 아니면 뭐겠습니까.



통계를 다시 보고, 아래의 이미지를 봅시다. 오죽하면 이런 말까지 나올까요.




근데 청소년도 투표권이 없듯, 정치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진영에게 비합리적인(혹은 비민주적인) 지지를 보내는 중년~노인층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건 일견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도 50대부터는 완전 콘크리트 지지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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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던행인 2016.07.09 00:55 address edit/delete reply

    현대 민주주의의 발상지는 개뿔이고 나발이고 제가 봤을땐 결정에 대한 책임회피용으로 국민을 팔아먹는걸로만 보였습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6.07.09 16:11 신고 address edit/delete

      현대 민주주의의 발상지라고 해서 가장 민주적일리는 없다는 좋은 예시죠..

  2. 지나가던행인 2016.07.09 00:58 address edit/delete reply

    영국락스타 노엘갤러가가 말했듯이 국민들 하나하나가 경제,정치에 전문가일리가 없지않습니까?
    왜 세금을 저런 정책 결정자들한테 지불하겠나고요
    이럴 때 나라를 위한 판단을 내리라고 지불하는거지
    본문에서도 말했듯이 이 사람들 하나하나가 브렉시트가 무슨의미인지 파악이라도 했을까요?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6.07.09 16:11 신고 address edit/delete

      적어도 정치인이, 하다못해 언론이 브렉시트의 의미와 중요성을 매일 같이 설명하고 호도했으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찬성/반대 하는 것보단 알면서 하는 찬성/반대가 더 유의미하고 건설적이죠. 어떤 결과로 찾아오든.





주의. 이 글은 작품의 내용과 결말을 품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다면 작품를 본 뒤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뤽 베송 감독의 1999년작 잔 다르크를 봤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실망이었습니다. 원래 기대했던 내용이나 연출과는 동 떨어진 영화였어요. 개인적으로 조금 더 신성하고, 고전적이나 압도적인 연출로 잔 다르크의 성인으로서의 면모, 초월적 카리스마의 존재감을 지닌 초인으로 그려질 줄 알았습니다만..


열어보니 신성하지도 않고, 카리스마도 없으며, 그저 미친여자처럼 보일 뿐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녀가 전장이 도착하고 난 뒤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고, 그녀가 지휘했던 전투마저 투렐 공성전에선 처음엔 실패로 돌아갔죠. 맨 처음 그녀가 전투를 벌였을 때, 자기만 빼고 전투를 시작했다고 하며 뒤늦게 도착했을 때는 나름의 개연성이 있었습니다. 지휘관들은 그녀가 혼자 전장터로 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을 것이며, 병사들은 신의 계시를 받은 사자가 나타났으니 사기가 오를 수 있었죠. 그리고 혼자 넘어가 다리를 열었으니 그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렐 공성전때 처음엔 실패했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크게 다쳤죠. 그녀가 약속했던 승리는 실패로 돌아갔고, 신이 보호해줬어야 할 사자는 화살에 맞았으며, 프랑스군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죠. 그런데 다시 그녀가 싸우자고 하니 다시 무기를 들고 사기를 높히고 지휘관들도 곧바로 찬성하며 따랐습니다. 전번의 승리가 있었다곤 해도 이건 있을 수 없는 개연성이라고 봅니다.


분위기도 모른 채 지치고 부상당해 널브러져있던 병사들에게 뜬금없이 일어나 무기를 들고 싸우라는 신의 사자가 좋게 보일까요? 전혀 압도적인 카리스마 따위는 보이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또 개활지에서 영국군에게 물러나라고 하던 것도 이상했습니다. 자기 혼자 나와서 물러가라, 그렇지 않으면 영국군은 모두 죽어 여기 묻힐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물론 거의 빌다시피하는 어조로 했지만, 영국군 장군은 그냥 물렸죠. 뭐, 어쩌면 두번의 싸움에서의 패배로 잔 다르크를 이해는 안 돼지만, 뛰어난 지휘관으로 여기고 물러 났을 지도 모릅니다만, 연출을 보면 전혀 아니죠. 그녀의 말에 굽히고 후퇴한 것 뿐.


차라리 잔 다르크가 제발 싸우지 말자, 서로 도움되지 않는다, 서로 피를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등으로 평화와 상호이익을 이야기했다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당시 잔 다르크는 전번의 승리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기에, 마치 미친 것처럼, 빌다시피 협박하며 물러가라고 했을 수도 있겠지만..



역사에서의 잔 다르크와 비교하자면, 먼저 가난한 농부는 아니었고 부유한 부농까진 아니지만 끼니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던 집안의 막내였죠. 영화와는 다르지만, 통설이라는 것도 있고 영화의 연출적 측면에서 넘어가는게 좋겠죠. 그녀는 독실한 신자였습니다. 하루에 3번이나 고해성사를 할 정도로 묘사되었으니 맞는 묘사라고 할 수 있겠죠.


잔 다르크가 샤를을 만날 때 샤를은 반신반의하며 시종에게 화려한 옷을 입히고 자기 자리에 앉게 하고, 자신은 초라한 옷을 입고 구석에 숨어서 잔을 지켜봤다고 했죠. 이때의 연출부터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당당하고 여유로운, 그야말로 신의 사자로서의 풍모를 지닌 아름다운 소녀가 시종을 보고는, 당신은 왕이 아니다. 라고 하며 곧바로 고개를 돌려 살피고는 딱 왕의 얼굴과 마주치자 그에게 걸어가 무릎을 꿇고, 신께서 보낸 사자로서, 당신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같은 대사를 했다면 훨씬 멋졌겠지요.


첫 전투때도 마찬가집니다. 프랑스군이 패주하는 와중에 성에서 하얀 갑옷과 하얀 말, 그리고 자신의 깃발을 들고 달려오는 잔 다르크의 뒷모습에 아침해가 찬란하게 비추어 더욱 화려하고 신성함을 더해주며, 그렇게 잔 다르크를 얼빠진 얼굴로 바라보는 병사들 옆을 멋지게 지나친 뒤 과연 신의 사자다! 신께서 우리를 보호하실 것이다. 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만들어 사기를 높혀 다시 전쟁터로 나가게 만드는 연출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보고,


오를레앙을 탈환한 잔 다르크는 잉글랜드에 충성서약을 하고 트루아 조약을 지지해서 프랑스 왕실의 의심을 사던 리슈몽 백작이 이끌던 군대와 만나 그에게서 니가 성녀라도 두렵지 않고 마녀라면 더 두렵지 않다. 라는 말을 들었지만, 영화에선 이 부분을 넣고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초인으로서의 풍모를 보여 그에게서 충성을 바치는 모습을 이끌어냈다면 잔 다르크를 한층 깊이있게 표현할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더불어 투렐 공성전 이후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전장의 참혹함에 얼이 빠져 있다 포로를 죽여 이빨을 뽑으려는 병사를 말리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여자로 표현하기 보다는 실제 잔 다르크의 일화인 가능하면 학살을 자제시키고 전장에서 죽어가거나 부상당한 영국군을 직접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더 아름다웠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몰락 또한 좀 더 극적이고 인간중심의 정치적 요인을 풍부하게 표현했으면 좋았을 것 같았습니다. 프랑스 전역을 돌며 왕실에 돌아올 것을 호소했고, 이는 그럭저럭 먹혔지만, 그건은 성녀라는 이미지를 통한 것이므로 그녀의 말 한마디가 왕실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죠. 그러한 부분을 표현하며 그녀가 프랑스 왕실에 위험하고, 실질적으로 위험을 초래하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는 식으로 흘러가며 기승전 구도에서 결을 향해 흘러갔으면 좋았을 것이라 봅니다.


파리 공선전 때 파리 시민들이 잔을 향해 괴물, 마녀, 창녀 등으로 욕을 하며 허벅지에 화살을 맞고 이후 그녀가 무너질 것을 예감하게 하면서도, 생피에르르무티에를 함락시키곤 프랑스 병사들의 약탈을 엄하게 막고 주민을 지켜주며, 휴전기간 동안 부르주에서 빈민 구제하는, 여전히 성녀인 모습을 부각시키며 파리로 호송되어 이단심문관에게 재판을 받을 때의 모습을 역사에 나왔던 그대로 했으면 어땟을까 합니다.


잔 다르크가 이단 재판을 받을 때의 일화가 굉장히 재밌는데, 주교 이하 신학 전문가 70여 명의 이단심문단이 만들어져 잔 다르크의 혐의를 입증하거나 자백을 받아내려고 했는데, 그들 모두 실패했거든요. 머릿수도, 재판의 성립과 과정까지 당시 기준으로도 말이 안 되게 불공평했지만 일자무식한 시골 소녀인 잔 다르크에게 모두 말로서 졌다고 합니다.


예컨데, 검과 깃발 중에 어느 것이 더 좋냐는 질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을 피하기 싫어서 깃발을 들었으며, 한 번도 사람을 직접 죽인 적이 없다고 대답했으며,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엔 만약 제가 은총의 상태에 있지 않다면 하느님께서 제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기를, 만약 제가 은총을의 상태에 있다면 하느님께서 제게 계속해서 은총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라고 말했죠.


이는 은총을 받았다고 하면 함부로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없다고 몰고 갔을 것이고, 반대로 없다고 말한다면 저주에 들렸다고 몰아갈 의도로 파놓은 함정이지만 도리어 역공을 먹인 셈이었죠.


결국 잔 다르크는 남장 혐의를 추궁했는데, 그것은 성경에 위배되는 종교적 범죄였습니다. 잔 다르크는 그것을 순결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했지요.


이후 그녀를 바라는 백성들과 그녀를 차갑게 내치는 왕실과 그녀에게 어쩔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게 만드는(다시 남장을 하게 만드는) 등 철저하게 잔을 불리하고 죽음으로 몰아가다 끝끝내는 화형 직전까지 신의 이름을 부르짖다 인간의 이름으로 죽음을 이르게 하는 장면을 극적으로 뽑아냈다면 정말 멋진 영화가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 잔 다르크가 그랬듯, 죽기 직전에도 자신을 화형대로 몰아넣은 사람들을 용서한다고 말하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는 꽤 괜찮았고, 영화 자체도 제가 기대했던 것들을 제외하고 좀 더 무신론적이고 인간적으로 본다면 괜찮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은 없었고, 그녀는 무식하지만 용감했던 소녀였으며, 미친여자로서 전장을 이끌었고, 결국 자신의 환각과 환청을 신의 암시라 믿으며 신의 사자를 자칭했을 뿐이었던 것이죠.


실제로 영화를 본다면 그렇게 연출되어있습니다. 전장에선 미친 여자처럼 소리지르며 병사들에게 싸우라 성벽을 오르라 외치고, 말에 타 칼을 머리 위로 휘두르며, 무식한 여자처럼 피로해 지쳐 널브러진 병사들에게 일어나 무기를 들라고 소리지르며 명령하죠.


전투를 치르는 와중에도 환각을 보고 가끔은 소리를 지르며 제정신을 차리는, 그녀는 신의 사자가 아니라 미친 여자였던 겁니다. 이단 재판을 받으며 감옥에 갇혀 자신의 환상과 말싸움을 하는 장면은 가히 잔 다르크가 미쳤음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실제로 그녀가 성녀로서 전쟁을 이끌며 프랑스에 승리를 가져다줬지만, 전투 중에 그녀가 이미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음을 암시하는 피 흘리는 예수의 환상을 보았고, 감옥에서도 그녀는 환상을 보며 그녀의 행동과 주장이 반박당하고 조소당하며 신은 잔에게 무언가 시키지 않았으며, 암시 따위는 자기 멋대로 생각해낸 것들이고, 심지어 누군가를 죽이는데 즐거움까지 느꼇음을 깨닫게 하며 철저히 압박당하지요.


감옥에 갇혀 자신의 환상과 논쟁하고 화형에 처하는 장면은 가히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라 요보비치의 광기와 공포에 휩쌓인 연기를 정말 멋졌고, 확실히 볼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사실 신은 존재하지 않았고, 아니, 어쩌면 존재했지만 잔이 잘못 이해했거나 잔은 전혀 본 적도 없었을지 몰랐습니다. 무식하고 미친 여자였고 그녀가 전쟁을 이끌고 승리한 것은 그저 우연이었을지도 몰랐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신성함과 장엄함, 당당하고 압도적 카리스마를 지닌 초인으로서의 소녀가 아닌, 인간이었고 환상이었으며, 인간이었고, 정치로서 살해당한 소녀의 모습을 그려냈지요. 수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것과는 많지 다르지만, 다른 방향으로서 상당히 재밌는 영화지요. 역사에서의 잔 다르크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전쟁을 이끌고 승리를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정말 신의 사자였는지, 아니면 단지 과대망상이나 환각, 환청 따위를 듣던 정신병 환자였던지는 몰라도, 그녀의 활약은 인간의 정치 속에서 죽었지요. 이 작품은 이 문장의 표현대로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괜찮은 수작이라는 것을 인정해야겠군요. 좀 오래된 작품이지만(사실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지만..)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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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21 00:58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4.07.21 17:21 신고 address edit/delete

      처음부터 그렇게 묘사했었다고 보는게 맞을 듯 합니다. 저처럼 고결한 성녀의 이미지를 상상했다가 막상 영화를 보니 그러한 신성은 우연 정도에 불과했고 사실은 과대망상 따위에 홀렸던 미친 여자의 캐릭터였던 것이죠. 아마 캐릭터가 예수였어도 역사적 예수로서 신성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도덕, 윤리론을 내세웠던 뛰어난 인간으로서 그려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2. 2014.07.22 14:56 address edit/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4.07.22 17:41 신고 address edit/delete

      실제 잔 다르크에 대해선 엔하(리그베다)위키의 잔 다르크 항목을 참고했습니다. 잔의 악행이라, 일단 실제로 당시 프랑스군이 학살 따위를 저지른 점은 있고 잔은 최대한 그런 일이 없도록 했다곤 하지만, 결국 지휘관의 입장에 있는 지라 책임을 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대로 거의 마녀로 취급당하고 죽이려고 마음 먹은 재판이기에, 수녀원에 요청 내지는 명령 따위를 해서 학대하라고 했을 수도 있고, 수녀들이 자발적으로 마녀 취급했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군요.

      후스파 협박 편지는, 종교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싶군요. 일단 영국군이라곤 해도 똑같은 가톨릭이고, 당장 눈 앞에 있는 다친 사람에 대해 동정심이 들 수 있죠. 하지만 가톨릭 교회를 파괴하고 약탈한 것이 사실이기에 충분히 하나님의 사자로서 이단에 대한 응징을 주장한 것이며, 멀리 떨어져 있는 집단에 대한 보복적 성격 덕에 그러한 편지를 썼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편지 자체도 가짜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있다고는 하지만요.

      셰익스피어야 영국인이니 그럴 수 있다곤 쳐도,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재해석으로 작품을 쓰고 공연, 상연하는 경우는 꽤 많죠. 그 유명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만 해도 당시엔 파격적이었고, 지금은 파격적이라고 까진 안 될 정도로 많은 예수 관련 작품 등이 있다는걸 보면..

      외계인이나 마녀설은 언급할 가치도 없는 소리들이고.. 간질이나 겁탈설들은 꽤 흥미롭기도 하고 진지하게 다뤄지는 부분들이죠. 이에 대한 의견은 딱히 없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성급히 의견을 가지는 것은 좀 위험하다고 생각되더군요.





강한 국가라는 단어에서 견지하는 강함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혹자는 군사력을 이야기할 수도, 혹자는 경제력을 이야기할 수도, 혹자는 문화의 발전 정도를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것들은 그 나름대로의 국가의 강함을 기준하지만 기실 강대국이라는 단어에는 어느 하나만의 강함만을 두고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어떤 분야에서 강세를 보일 뿐이기에 문화 강대국, 군사 강대국 같은 한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지요.



미국은 강대국입니다. 일본도 강대국이죠. 이들이 강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은 경제력, 둘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경제력을 가졌죠. 일본은 평화헌법에 의해 제한되고는 있지만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그 한계 내에서 상당한 화력을 갖추고 있지요. 미국이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문화라는 관점에서 일본은 수십년, 아니 백년도 전에 서구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도 오타쿠 문화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또한 헐리우드를 필두로 한 문화라면 안 지는 문화강국이기도 하죠.


이렇듯 누구에게 물어봐도 강대국이라고 하는 국가는 어느 한 분야에서만 강세를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경제라면 경제, 군사라면 군사, 문화라면 문화, 학문이라면 학문 등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타국에 비해 밀리지 않고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저에게 한국은 강대국이냐 말한다면, 저는 그렇다고 말하면서도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한국은 분명 경제와 군사적으로 강한 편이 맞습니다. 전세계에서 한국 정도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지는 국가는 많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찾자면 분명 유럽 등지의 국가가 으레 비교대상이 되기 쉽지요. 문화라는 부분에선 K-POP과 드라마, 게임 등이 동남아 등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째서 아니다라고 하느냐라고 묻노라면 게임은 해외에서 얻어들이는 수익과 프로게이머들의 명성이 있으나 그것을 마약과 동급으로 취급하며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탄압하고 짖밟기 마련이고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은 거의 죽었다고 봐야하며 그나마 독자적으로 자생적 환경과 덩치를 지니게 된 웹툰 또한 한 차례 탄압을 겪어본 바가 있죠.


학문의 경우에선 대학은 이미 대학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말하기 부끄럽고 이공계는 물론 심지어 인문계 분야까지 배우면 당장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경영학 정도의 분야가 아니라면 취급이 좋지 않죠. 한국의 이공계는 그 처절한 인식과 대우에 힘 입어 그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일쑤에 인문계 또한 순수 학문은 이공계에 비해 더욱 취급이 안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대국의 강함은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강함 이전에 그 기반이 되는 토양이 있습니다. 군사 분야는 기초 학문과 이공계의 기술력이 절대적이고 문화적, 사회적 토양은 대학의 학문적 업적 및 그 지식의 배분이 이면에 존재하죠. 돈? 지식이 돈을 버는 시대에 그러한 지식은 전방위의 분야에서 해당되는 법이고, 그것이 IT, 그래픽이 됬든 수학과 철학과 같은 학문이 됬든 혹은 경영학이 됬든 모두 동일합니다. 가령 프로그래밍이라면 컴퓨터에 앉아서 자판만 두들겨도 아파트 수채는 지어서 벌 돈을 얻을 수 있겠죠.



한국은 강대국이면서도 강대국 워너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강대국이 갖춰야할 필수요소가 되는 분야에 있어서는 전멸에 가깝고 이런 대학과 순수학문의 지적 사막화는 현재진행형에 문화적, 기술적 환경에 인력은 탄압받고 다른 나라 좋으라고 해외로 빠져나가게 만드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는 노벨상.. 노벨평화상을 제외하면 다른 분야에선 정말 절대 못 딸 것 같습니다. 그런 환경과 투자와 인력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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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eddreams.tistory.com BlogIcon reddreams 2013.10.13 22:47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오옷...흔히 볼 수 없는 이런 진지하고 의미있는 글 너무 좋습니다^^ 종종 와서 읽고가겠습니다!

  2. Favicon of http://neonchang.tistory.com BlogIcon ☆정보가힘이다☆ 2013.10.13 23:55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잘 보고 갑니다~

  3. Favicon of https://storymoa.tistory.com BlogIcon donmoge 2013.10.14 09:26 신고 address edit/delete reply

    저 또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 저의 잘못도 있겠죠.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3.10.14 19:15 신고 address edit/delete

      잘못이 있다면 잘못을 고쳐나가며 발전하는 것이 나아간다는 것이겠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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