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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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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전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3.21
    무한전생-망나니 리뷰.
  2. 2017.04.01
    무한전생-무림의 사부 리뷰. (4)


광악 작가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만큼 그에 대한 팬층의 팬심도 강한 편입니다. 광악 작가의 지식적 깊이와 뛰어난 필력이 아주 높은 평가를 받는데, 솔직히 요즘 나오는 작품 중에 이만한 작품 거의 없다고 볼 정도죠. 그리고 실제로 제 평가 또한 요즘 나오는 많은 소설 작품 중에서 광악만큼 뽑아내는 작가는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무한전생이라는 아이템부터가 상당히 독특하고 흥미로운 캐릭터성을 부여하기도 하죠. 흔해 빠진 이고깽 비슷한 작품이나 먼치킨적인 작품이 아니라, 어느 정도 현실성이 느껴지는 개연성과 설득력 높은 인물상을 만들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사건과 줄거리가 논리적인 흐름을 갖추고 있죠. 이러한 캐릭터성과 구조적 개연성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히는 요소죠.



무한전생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차기작일수록 전생 횟수가 적은 편이라는 겁니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아직 카카오 페이지엔 안 올라옴) 나중에 몰아보기 위해 작품은 아직 안 봤기 때문에 어떤진 몰라도, 무림의 사부에서 망나니 쪽으로 갈수록 주인공이 부지런하죠.


이는 지나친 전생횟수를 가진 캐릭터는 너무 맛이 가버렸기 때문에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흐르게 하거나 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인지, 능력을 부지런히 발휘하는 주인공이 보고 싶은 팬들의 성원을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원래 그렇게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리즈 개성을 생각하고 작품을 만드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망나니로 갈수록 발암도가 줄어들고 주인공이 부지런해지는 것에 더해, 작가의 필력이 점점 더 안정되어 간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아무래도 무림의 사부 쪽이 워낙 스토리가 중구난방이다. 산으로 간다.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작품이다보니 그런 분들에게는 망나니 편이 가장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작품일 겁니다. 실제로 전작들처럼 어디로 튀거나 하는 거 없이 정석적일 정도로 잘 전개된 편이기도 하고요. 물론 이전작이라도 나름의 논리적으로 이어지는 개연성 자체는 있었다고 보는 편입니다만.



이 작품에 높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작가의 조선 역사와 성리학에 대한 이해도와, 유교 국가로서의 조선의 구조에 대한 이해 또한 높았기 때문입니다. 한계가 있다면 유교 그 자체를 조선을 망친 사상 정도로 이해하는 부분인데, 필력이 워낙 뛰어나서, 또한 작품적 허용을 위해 과장되거나 보편적으로 구성하거나 하는 등의 부분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러한 요소는 되려 조선과 성리학에 대해 독자들에게 호도하는 면이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소설 같은 작품이 아니라 그냥 역사라는 분야에 있어서 조선, 특히 유교(성리학)은 필요 이상의 욕을 먹고 있고, 억울할 정도로 오해는 받는 면도 있기 때문에, 조선은 유교 때문에 망했다라는 소리를 엄청나게 들어오고 때로는 논쟁을 하기도, 논파하기도 한 적도 있는 본인 입장에서 그러한 요소는 사실 좀 불편할 수밖에 없거든요.


성리학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있고, 유교가 조선을 망친 면도 분명하게 있지만, 사실 그건 유교라는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운용한 사람의 문제이고, 그것을 견제하거나 올바르게 세우지 못한 것은 되려 사상보다는 현실정치의 문제라고 봅니다.


성리학이 아니더라도 조선의 문제들은 이전 시대나 동시대의 다른 국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었고, 그러한 문제가 심화되어 멸망된 국가들도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유교, 성리학이 유교를 망쳤다고 하지만 반대로 유교 대신 기독교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조선은 똑같이, 비슷한 문제로 망해갔을 겁니다. 그러한 문제는 사상이나 종교,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와 집단으로서의 국가체가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현 시대의 국가들조차 그러한 문제점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시스템으로 견제 받고 억제 받는 것일 뿐이지, 아직도 그러한 문제에서 탈피한 것이 아니고, 어떤 면에선 과거보다 더 노골적으로 더 많은 욕망을 가질 수 있게 하기까지 하죠. 그만큼 고도화된 시스템과 방대한 자본에 의해 할 수 있는 게 더 많고, 그러한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권력이 더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선이라는 국가(작중에선 호선)를 망하게 한 것은 유교라고 보기엔 호도되는 면이 작지 않습니다. 물론 본 작품에선 현실에서 모티브를 따온 세계관의, 호선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고, 위에서 말했듯이 작품의 전개를 위해 과장되거나 보편화시켜야 하는 면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작품적 허용으로 본다면 아무런 문제는 없겠죠.


오히려 그러한 것이 더 이해하기 쉽고 전개하기에도 수월하며, 불필요한 설명과 서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단순화가 작품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도 물론 기법이라는 건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비판을 하는 이유는 조선, 역사에 대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여러곳의 많은 이들에게서 경험해봤기 때문에 하는 거죠.



어찌됐든, 그러한 요소들을 감안해도, 무한전생-망나니라는 작품에서 서술하고 설명하는 조선(작중 호선)의 구조와 성리학적 구조를 이용하고 오남용하는 사대부의 행태, 붕당 등의 파벌정치의 문제, 왕권과 신권의 대립 등을 상당히 쉽고 깔끔하게 정리했다는 점은 굉장히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는 부분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한 조선의 정치와 계급과 사상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부패의 구조는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고, 묘사하기 난해해지는 것들이기 때문이죠. 숱한 작가들이 이러한 조선을 모티브로 한 국가나 가상의 배경의 가상의 국가를 묘사하면서 그 정치구조나 계급이나 파벌, 진영간의 관계 구조가 현실성이 없거나 수준 자체가 너무 낮은 이유는, 양판소 수준의 낮은 이해를 가지고 섣불리 시도하기 때문이죠.


거의 딱 중학생, 잘해봐야 고등학생 수준의 이해를 가지고 잘 모르는 것을 묘사하려니 현실성이나 개연성의 수준이 팍 떨어지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광악 작가는 상당한 공부를 한 것이 보이고, 그에 대한 이해 또한 상당히 높은 수준이죠. 어느 면에선 배울 정도이고, 사실 이 작품에서 조선과 사대부에 의해 만들어진 구조에 대해 '공부'하게 된 사람들 많을 겁니다.


심지어 광악 작가는 전투나 전쟁 묘사에 대해서도 상당한 필력을 보여주는데, 그 정도 지식과 이해도를 가지고 전투씬을 서술하지 못하는 것도 이상할 정도겠죠. 초반부터 후반까지, 처음 어머니가 죽고 윗대가리 털러갈 때부터의 개인의 무력이나 이후 야차대를 운용할 때나, 그 이후 수 차례의 반역을 진압하고 북방에서 날뛰고 왜군과 싸우는 때까지 상당히 설득력 있고 유효한 전술과 전략으로 묘사를 합니다.


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조건들을 가지고 잘 버무린다고 할까요? 개인의 무력 부분이야 전생의 짬밥이라는 면에서 넘어가는 면도 있지만, 사람 잡을 때의 능력 또한 통할 법한 수법을 사용하는 묘사를 하고 있고, 군대를 동원한 전쟁에서 또한 징집병의 떨어지는 사기+훈련도, 실전 경험이 거의 없는 사대부의 한계를 절묘하게 노리는 전략과 전술을 동원하죠. 


개인이나 극소수의 깽판질이 아니라 사보타주와 암살 등의 군사적 테러에 가까운 전술로 전략적 이득을 가져오고, 군대간의 전투에 있어서도 용양군이 제대로 운용되기 전까지는 비정상적인 정예도나 단지 지휘관이 지휘를 잘해서 높은 전과를 낸다 수준의 양판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한 전개보다는, 도성 내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적의 행동을 강제 및 통제하고, 유효한 타격을 낼 수 있는 방식으로 공격하며, 기름통+불의 화공 및 화약통 폭발로 인한 급격한 모랄빵을 이용한 전술들은 광악의 필력과 함께 상당히 견실이 묘사되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결코 유치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게 묘사가 되고,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개연성에 있어서도 납득이 될 정도로 잘 썼다는 겁니다. 이런 면에서 특히나 양판소들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줄 수밖에 없고, 작품 내에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요소들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는 거죠. 이전작들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실 이런 장르를 가지고 양판소 작가들은 현대인 천재론을 위시해서 이세계물 비슷하게 이고깽 소설을 써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일본산 이세계물에서 볼 수 있는 웃기지도 않을 몰이해와 지식 수준으로 깝치는 것들은 어디까지나 소설이기 때문이고, 작가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겁니다.


특히 역사와 관련된 이고깽질은 더 유치하기도 하고 역사적 열등감이 묻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장르의 다른 웹툰이나 소설들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어떻게 보면 역사적 열등감에 따른 자위질이라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요.


근데 망나니는 그러한 유치함이나 저열함으로 흐르기 쉬운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성을 기준으로 그러한 맥락이 형성될 수 없도록 틀을 잡아 놓고, 작가의 지식과 이해도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묘사와 서술을 통해 오히려 조선(작중 호선)이 가지는 문제의 본질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김찬석이라는 무한전생자의 깽판과 대책으로 가상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죠.


이러한 구조와 전개는 앞서 지적하는 역사 자위물들과 다른 인식을 만들죠. 솔까 호선이 앙국보다 국력이 2배 이상이라는 부분에선 그게 될 수 있는 것인가와 이건 좀 국뽕이다 싶을 정도의 거부감이 느껴지는 무리함이 발생했다고 보지만, 그런거 제외하면야 뭐.. 쉽게 말해 유치하지 않았다는 거죠.


이고깽질하고 되도 않는 이해도로 개떡 같은 걸 해결책, 대응책이랍시고 제시하면서 양판소 만드는 것보다, 현대적 지식을 갖추고 있는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유효한 해결책이나 대책을 보는 사람(또는 작가 본인)이 역사적 열등감에서 기인하는 오르가즘을 느끼기 위해 쓰는 게 아닌, 주인공이 양반 사대부를 존나게 엿을 먹이겠다는 목적으로 목적성을 부여하면서 개연성을 만들죠. 


물론 그러한 양반을 조지겠다는 목적성 자체가 어떤 면에선 개연성이 부족하기도 하고, 너무 성의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비판은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어느 정도 쉴드를 쳐주자면 지난 몇만년 정도였나, 그 정도를 밑바닥 인간으로 전생을 해온데다 마침 빡치는 좆같은 일이 터진 김에 양반에게 자기 속풀이 존나게 하는 거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개연성에 있어서 근거는 확보해놓은 거죠. 그리고 이 정도 개연성도 제대로 구성해놓지 않은 작가나 작품들을 생각해보면 뭐.. 이 정도면 (아이러니한 표현이다만) 양반인 셈이죠.



하여간 무한전생-망나니는 작가의 필력과 여러 분야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 지식, 작품을 이끌어가는 구조적 흐름 등 유치하거나 국뽕 쩔게 자극하는 물건으로 저열화되지 않으면서도 흥미와 재미, 심지어 어떤 면에선 독자로 하여금 역사적 지식을 얻게 하는데에 성공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확실히 작가가 아는 게 많고 필력이 좋으니 작품이 잘 나온다 싶습니다. 심지어 그 두개를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개나 완결에서 실패하는 이들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광악 작가는 상당히 뛰어난 작가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망나니 편은 발암이 거의 없었고, 전개도 시원하게 잘 나갔기 때문에 광악 작가의 무한전생 시리즈에 입문하기엔 가장 좋은 작품이라 보기도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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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언젠가 광악 작가의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도 쓰게 될 거 같지만, 일단 이 글에선 '무한전생-무림의 사부'를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림의 사부만을 리뷰하는 건 아니고, 약간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 소설은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굉장히 독특했고, 작가가 아는 것도 그럭저럭 많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이는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를 보면 그 지식이나 식견이 꽤 넓다는 것을 더 알 수 있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반응이 좋진 않았는 데, 솔직히 그건 독자의 수준이 낮기 때문이지 작가나 작품의 수준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에 대해 변호하자면, 주인공에 이입한 본인들이 말초적 쾌감을 얻지 못해서 발생하는 반발심이지, 작품적으로 문제될 것은 아닙니다. 가령 마땅히 자신이 느껴야할 우월감이나 쾌감을 장천후나 사흑린, 특히 정천 같은 다른 캐릭터들이 느껴버린 것에 대한 반발인 셈이죠.


가장 강하고 뛰어나고 대단한 소광이라는 주인공, 그리고 그 주인공에 이입한 자신이 모든 것을 가져야 하는 데, 수행도중 눈맞아서 떡치러 도망간 천후나 흑린이었죠. 그 동안 그 여자 때문에 사부는 내다 버리고 자기들끼리 좋은 경험하면서 뛰쳐나간 겁니다. 소광에 이입한 독자들 입장에서는 마땅히 떠받들여져야 하고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야할 것이고 얻어야할 것인데, 정작 무공을 전수해주곤 그대로 뛰쳐나간 제자놈들이 배은망덕한 놈들에 배알이 꼴릴 상황인 셈이죠.


특히 이는 정천에 압권이었는 데, 어쩌다 재수 없이 만난 이후 무공의 극의를 죄다 빼먹어버리고(물론 그걸 준 것도 사실입니다. 우화등선 시켜버리려고...) 우화등선한 것도 모자라 자기는 등선하고 싶지 않아서 원영신 뱉어냈을 때 그걸 낼름 받아먹고 여전히 현세에 남아서 결국 정천 좋은 일만 해줘버렸죠.


그러다 너무 강해진(...) 정천 때문에 계획이 살짝 틀어지려고 하자 자기가 세운 문파를 통해 천후, 흑린에게 더 강해질 수 있게 거의 십 년 넘게 잊은 사부보러 만들게 했는 데, 이 과정에서 주변 여자들의 닦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죠. 결국  그 여자들은 소광 덕을 본 제자, 남자 잘 만나서 영화와 권세를 누리는 것인데 거기서 더 욕심 부리는 게 독자들 배알 꼴리는 상황이었던 거고요.


결국은 깜도 안 될 ㅈ밥들이 너무 잘 나가고 덕을 너무 잘 보면서 은혜 갚을 생각은 안하고 욕심만 부리는 꼴이 되는 마당이니 정작 (비록 반쯤 불순한 의도였다곤 하나) 그 은혜를 입힌 소광이 받아야할 것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느끼게 되며 결국 배알이 꼴리게 되는 거거든요. 비무대전 때도 잡것들이 서로 싸워대봤자 소광이 뜨면 무림 하나 쓸어버리는 건 일도 아닐 정도로 강했지만 결국 알아보는 사람은 독자들과 제자들 밖에 없었고요.


이런 배알 꼴리는 상황은 정천 때와 선계 때가 절정이긴 했다고 봅니다. 제자들은 사부 잘 만난 덕에 강대한 무공도, 명예도, 심지어 여자도 다 가진 상황이었지만 정작 사부는 그런 놈들 일시켰다 죄다 날려먹은 셈이었고 정천은 아주 짧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질 건 다 가지고 얻을 건 다 얻어버리는 상황에 선계에 갔을 때 쉬지도 못하고 엿만 먹게 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쉽게 말해서 독자들은 자신이 이입한 소광이라는 캐릭터가 마땅히 얻어야 하고 대우 받아야할 것을 받지 못하고 대신 다른 놈들이 그 과실을 좋다고 먹고 꿀빨아대니 배알이 꼴린 겁니다. 이입한 주인공을 통해 자기들이 느껴야할 대리만족을 느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다른 놈들만 이득보니까요.



이걸 보고 작가가 그렇게 쓰지 말고 좋게 쓰면 되잖느냐. 할 수 있지만, 그럴 꺼면 걍 나루토나 블리치를 봐야되는 거고, 이건 흔해 빠진 주인공 깽판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선, 이 무한전생 시리즈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이해해야할 것이 바로 주인공이라는 겁니다. 이 주인공의 캐릭터성에 대해 이해를 해야 설명할 수 있는 거죠. 무한전쟁 시리즈의 주인공은 특기할만한 독특한 캐릭터성을 지닌 존재로, 그의 대전제이자 목적은 바로 게으름이라는 겁니다.


이 게으르다는 성질은 무한전생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가질 수 밖에 없는 결과론적인 현상이고, 작가가 이 캐릭터를 창조하면서 그 캐릭터성에 대한 고민과 고찰을 뛰어난 수준으로 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에서도 나오듯, 처음 전생할 땐 혼란도 겪었고, 계속 전생이 거듭되면서 여러 삶을 살았습니다. 아마 할 수 있는 직업은 죄다 겪어봤을 것이고, 살면서 한 모든 경험도 다 겪어 봤겠죠. 그렇기 때문에 노력도 해보고 신념에 따라 살아도 보고, 미쳐도 보고, 폭군, 광인, 군주, 황제, 신선, 신, 악마 등등 많은 것도 되보았습니다.


이런 모든 경험들을 결국 언젠가 끝나야만 하는 개체로서의 삶을 수 백, 수 천번이나 겪었다는 소리죠. 따라서 해볼 거 다 해보고, 그에 대한 철학적, 비철학적 사색 또한 많았다는 겁니다. 그 결과 남는 것은 본인이 말하듯이 풍화되고 말아버린 감성이죠. 즉, 허무함입니다. 인생 별 거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고, 모든 것은 다 해봤고 경험해본 일이기 때문에, 굳이 똑같은 짓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남은 것은 아무 것도 하기 싫다는 극도의 무력함이죠. 어차피 반복될 삶이고 다 해본 것이고, 그마저도 한 두번해본 것도 아닙니다. 어렵고 힘든 것을, 똑같은 걸 계속 반복해서 하라고 하면 누구든 귀찮을 수 밖에 없죠. 엄청난 노력을 통해 한번 성취했으나,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한다는 그런 거. 그런 걸 무한번 반복한 겁니다. 그런 수 억년, 혹은 그 이상의 삶을 반복한 인격은 이후의 모든 삶들을 어떻게 여길까요?


귀찮은 거죠. 다 해봤는 데 뭘 더 해보고 싶은 게 있겠습니까. 자연스레 끝나지 않는 무한번의 전생을 아무런 고뇌도 고생도 없이 살고 싶은 겁니다. 자신을 자극하는 거의 모든 삶의 요소들은 그저 귀찮은 것들일 뿐이죠. 남들은 그에 대해 고뇌고 하고 고민도 하고 고통도, 슬픔도 느끼고 어떤 목적을 위해 노력도 하고 신념도 걸고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그런 것들은 그저 귀찮은 요소들이지 대단한 것도 뭣도 아닙니다. 


따라서 무한전생 시리즈 주인공의 귀찮음은 그 무한번의 삶의 결과로 만들어진 고유한 스테이터스이고,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캐릭터성입니다. 끝 없는 능력은 그 끝 없는 삶을 통해 주어진 경험들일 뿐이고요.


그런 능력을 통해 독자가 원하는 주인공 깽판물로서의 쾌감이란 쾌감은 다 느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솔까 무슨 재미입니까. 그냥 자기 상상대로 뭐든 지 되고 뭐든 지 얻는 상상속 주인공과 다를 바가 없는데.


그런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는 항상 귀찮음을 호소하고 문제와 엮이고 싶어하지 않으며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자기 맘대로 되는 게 아니며, 그에 따라 무언가 일이 벌어지면 그걸 쉽고 무탈히 넘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과 정신만을 소모할 뿐이죠. 뭐, 잘 되는 건 아니지만..


물론 그런 캐릭터가 그런 목적을 다 이루면 소설을 진행할 것이 없죠.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 천후든, 흑린이든, 정천이든, 혁이든, 난희든, 준경이든, 마리든, 오거든, 닥터 포이즌이든 문제거리를 몰고오는 캐릭터를 만들어두는 것이고, 그들에게 발암이니 뭐니 하지만 그건 주인공의 시각으로 바라본 것을 독자의 시선에 따라 판단하기에 발생하는 문제일 뿐입니다.


실제론 그들이 겪는 일이나 갈등, 사건, 캐릭터성은 전혀 문제 없어요. 단지 그걸 주인공의 시각으로 보고 그에 따라 독자의 시선으로 재가공되어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발암으로 보이는 거죠. 가령 발암의 대표주자인 척준경의 경우, 그 자체로만 보면 큰 문제 없습니다. 2남 중 막내로 태어나 존나 우월한 형 밑에서 어수룩하게 살다 성장해서 초능력을 발현할 수 있게 되었고 히어로가 되었죠.


준경의 삶에서 주인공(척준현)의 시각이나 요소를 제외하고 판단해보면, 자기 신념에 따라 히어로 활동을 하며 자신의 한계에 따라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며, 쌩판 모르는 남을 위해 자기 몸을 던져가며 지키다 크게 다치는 경험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 강해지려고 했고,  정말 위험하고 안 해도 될 폭동, 내전에도 못 본 척하고 넘어갈 수 없어, 스스로 자원해서 남아 타인을 지키고자 했죠.


그러다 사람을 수 십명을 죽이기도 했지만, 그는 자기 신념을 위해 노력하고 몸을 던질 줄 아는 번듯한 청년인 것도 사실입니다. 단지 그 과정 속에서 주인공을 귀찮게 했고 빡치게 했다는 점이 독자들이 발암요소로 보는 이유죠. 척준현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 척준경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뒤 본다면, 자기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고 몸을 던질 줄 아는 아직 어설프고 성장해야할 존재이지만 훌륭한 주인공으로도 묘사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주인공의 눈에는 그냥 애새끼가 나대는 걸로 보이고 문제만 계속 발생하는 멍청이, 호구로 보일 뿐이죠. 마찬가지로 그 시각을 통해 보고 판단하는 독자들도 주인공의 시각(혹은 사상...)을 따라가기 때문에 준경이가 괜히 문제만 일으키는 놈으로 보이는 겁니다. 척준경 뿐만 아니라 다른 놈들도 그렇긴 합니다. 다만 가장 적절한 예시가 준경이일 뿐이죠.


그러나 그렇게 준경이 말을 잘 듣고, 천후가 여자랑 눈만 안 맞고 그대로 살았으면 작품은 십 수화도 못가고 끝날 뿐입니다. 그러니 그런 사건을 일으키는 문제적 요소는 반드시 필요하고, 그 존재에 의해 작품이 계속 가는 거죠. 귀찮음은 다르게 말하자면 타성적이고 타율적임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유가 없으면 스스로 일을 안 만들고 뭘 안 해요. 따라서 다른 문제가 없다면 주인공은 아무 문제도 만들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라 작품은 그대로 끝납니다. 능동적으로 뭔가 하거나 무언가 발생시키거나 작품을 이끌어갈 목표 같은 게 없죠. 그가 무언가 하려고 한다면 그건 필시 자신이 귀찮지 않기 위함이며 그에 따라 투자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혹은 복수와 같은 것일 뿐인데, 이 또한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발생한 일에 따라 타성적으로 행동한 결과일 뿐이죠.



이런 캐릭터임을 이해해야 작품이 돌아가는 걸 제대로 이해하고 그 인물들간의 관계와 그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그 사건과 사건 당사자들, 그리고 주인공의 행보를 지켜보는 독자들이 답답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답답하다 발암이다 할 게 아니라, 그냥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주인공과 주변인물인 셈이죠. 이는 주변인물이 노답인 게 아니라 주인공이 노답인 겁니다. 뛰어나고 대단한 지성과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결국 지 귀찮으면 승질내는 개또라이죠. 목표가 귀찮지 않음에 있다는 건 반대로 귀찮을 일은 모두 노답 발암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변인은 모두 정상인(이거나 정상인에 가까운... 인물)들이니 인간적 고뇌와 고민, 신념과 행동을 보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개별 인물에 대해 주인공의 요소를 배제하고 봤을 때 지극히 합리적인 현상이자 결과입니다. 히어로인 준경이가 남을 위해 위험에 몸을 던지고, 어쩌다 만난 예쁜 여자랑 능력 있고 몸 좋은 제자가 찐덕하게 몸을 섞고 떡정 붙듯이, 혁이나 난희에게 생명의 은인이자 키워준 엄마이자 돌봐준 누나이며 사랑하는 아내이기 때문에 끊어질 수 없는 정과 사랑을 느끼는 것.


이 모든 게 다 정상적인 겁니다. 주인공의 삭막하고 그에 따른 작가의 필체가 어우러져 노답 씹새끼들도 느껴지는 것 뿐이죠. 



그런 요소들을 이해하고 본다면 무한전생 시리즈, 그리고 무림의 사부편은 이상할 게 없는 작품이고, 더불어 상당히 재미도 있는 작품입니다. 어쩔 수 없이 배알이 꼴린 건 그렇다치고 넘어가야 합니다.


또 특기할만한 점은, 뭐.. 글을 쓰는 저 본인이 무협에 큰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것 뿐이지만 작가가 무공에 대한 이해도도 높긴 하다는 겁니다. 무공이나 검의 묘리, 이치, 무공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무한한 인생을 살아오며 겪은 게 많아서 그런 지 모든 것에 대해 마스터 했다 할만한 소광의 무공에 대한 능력은 정말 끝이 없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죠. 그러다보니 무공 그 자체에 대해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들이 많았습니다. 주로 응용에 대한 이해도가 특히 재밌더군요.



그리고 선계와 관계된 서술도 꽤 재밌었습니다. 역시 이 부분에서도 배알 존나 꼴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여러 캐릭터성을 따져본다면 존나 당연한 겁니다. 수 억년, 혹은 그 이상 함께하며 서로 겪을 거 다 겪고 알 거 다 알만한 상제나 신선들이라 그런지 천무대선인 소광을 존나게 잘 알죠. 그래서 부려먹고 엿먹이는 실력 또한 수준급입니다. 소광의 궤변도 잘 안 통하고 무조건적일 수 밖에 없는 깡패권력질(사실 정당한 짓이지만...ㅋㅋ)에 무력한 소광의 지랄발광도 재밌었습니다.


물론 주인공에 무조건 이입하게 된다면 자기 맘대로 안 되는 상황에 좆같고 배알이 꼴릴 수 밖에 없고 뭐 그건 저도 인정합니다. 작품에서 동일하게 내 맘대로 안 되고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면 배알 꼴리고 좆같은 건 저도 같긴 하니까요. 하지만 계속 말해왔듯이 그건 욕먹을 게 아니고, 작품의 전개 상 벌어지는 게 이상한 게 아닌 겁니다. 상황을 잘 짜고 캐릭터의 구성과 역할과 위치를 적절하게 배치시키는 작가의 솜씨 덕에 작위성이 느껴지지 않고 전개상의 설득력, 개연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평할 수 있거든요.


즉, 작가의 필력이 의외로 뛰어나서, 일견 개판으로 보이는 작품 구성이지만 천천히 뜯어보면 의외로 꽤 그럴듯하다는 겁니다. 설득력 있는 인물들의 행동과 생각, 그에 따라 발생하는 사건의 개연성. 독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일 뿐이지, 작품 자체는 평균보다 분명 위에 있는 잘 쓴 작품 맞다고 봐요. 항상 산으로 간다느니 원래부터 산에서 시작했느니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물론 좀 개판처럼 돌아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위성이나 말도 안 되는 설정 같은 건 없었어요.



이런 요소들 때문에 광악 작가의 작품이 굉장히 취향 저격인 거고, 재밌다고 느끼는 겁니다. 독특한 주인공의 캐릭터성, 전개나 묘사의 위트, 미묘하게 주인공 엿먹일 줄 아는 전개 등등.. 단점이 없다곤 말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이런 특이하고 재밌는 작품이 흔한 건 아니거든요. 필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설정이나 손발 오그라드는 요소랄 것도 없고.. 오히려 신랄하고 직설적인 면에 더 재미를 느끼죠.


주인공이 제대로 각잡고 나서면 사이다 드링킹이겠지만 그랬으면 애초에 설정된 캐릭터성의 붕괴이고, 역시 그랬으면 작품이 진행될 리 없이 시작하고 얼마 안 가서 끝났겠죠. 백수나 니트의 게으름뱅이질에서 볼 게 뭐가 있겠습니까. 주변인들이 사건을 만들고 거기에 엮여야 재밌는 거지..



뭐, 하여간 말했듯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클라이막스의 애매함.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수 있을 정도죠. 오히려 중간에 애매하게 배치된다고 할 정도이고, 역시 배알이 꼴리는 게 좆같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남 좋은 일 해주고 자긴 아무 것도 얻는 게 없는 거죠. 물론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하거나 찌질댈 주인공은 아닙니다. 그런 캐릭터니까요. 이미 해볼 거 다 해봤고 심지어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건데 그런 걸로 배알이 꼴려서 지랄댈 건 아닙니다. 무림의 사부에서도 두 제자가 사부 보러 왔을 때 배알이 조금 꼴리긴 하겠지만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하진 않았을 거라고 했죠. 대신 다른 이유(사람 끌고와서 귀찮게 할 일을 만듬)로 개처럼 쳐맞았지..


배알이 꼴리는 데 사이다가 거의 없습니다. 웃길만한 상황 같은 건 많고 주인공 엿먹게 되는 상황에서 웃음을 찾아야죠. 그냥 보면서 좀 그런 거에 집착을 안 하면 됩니다. 좀 박하게 말하자면 주인공 엿먹이는 꼴보고 재미를 찾으면 됩니다.


앞서 말했던 하이라이트는, 히어로 쪽에선 김현 조지는 것과 무림의 사부에선 두 제자를 존나게 패대는 부분에서가 오히려 클라이막스에 더 가까웠다고 봅니다. 뭐, 그렇다고 작품 구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차피 닳고 닳은 존재가 무한전생자 캐릭터이기 때문에 글도 그만큼 신랄하고 직설적이고 그에 따라 작품의 구성이나 전개로 비슷하게 돌아가죠.


특히 좆같이 선계에 끌려와(사실 지 잘못이었지만) 선계에서 좆같이 일만 하다 좆같은 제자새끼들이 상제한테 자기 썰 풀고 감동시켜 환생하는 좆같은 경험을 겪는다던가.. 주인공 엿먹는 꼴보면서 우스웠는 데, 결국 상제 또한 주인공인 천무대선에게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그래서 좋다고 자살할 때 주인공이 속으로 쓴웃음을 짓던가, 상제가 두번째로 눈물을 흘렸다는 걸 보면 의외로 담담하게 여운을 조금 주는 것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전개이자 필체, 묘사였기 때문에 더 이 소설답다는 느낌을 받았죠. 무한번의 죽음과 무한번의 삶 속에서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었고, 사랑하거나, 정이 붙은 사람과 죽거나 떠나 헤어지게 되는 것에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또한 수 없이 겪어온 것들이라 그저 쓴웃음 짓고 담담하게 떠날 수 있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 캐릭터성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모습이었거든요.



솔직히 작품이 엄청나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타 이상을 치는 작품이라고 보고, 독자들이 이런 종류의 소설을 받아들이기 좀 어려워하는 면도 있다는 건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거나 구성이나 전개, 개연성, 캐릭터성과 같은 총체적인 작품성의 면에서 욕을 먹을만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뭐 비판할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솔까 재밌는 건 사실이에요. 기본기 부분에서 꼬투리 잡을 부분은 많지 않고요.




덤으로, 외전 이야기를 좀 하자면 장천후와 사흑린보다 이혁과 난희의 관계가 좀 더 재밌고 흥미롭긴 했죠. 앞서 말했듯, 그리고 소설상에서도 나오든 이혁과 난희의 관계는 일반적인 남녀관계나 부부관계가 아니라 좀 더 깊고 진지한 것이었습니다. 혁에게 난희는 모든 것이었고, 난희에게 있어서 혁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겁고 커다란 존재였어요.


그런 혁이 자신만 등선하고 먼저 죽은 난희에게 깊은 집착의 감정을 느끼는 건 매우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신선이 되고도 잊지 못해 진지하게 상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고 상제의 호의로 한번 환생시켜줬죠. 그리고 환생한 것은 현대의 배경에 무림이 존재하는 원래 살았던 세계의 미래세계였습니다.


그 이전에, 솔직히 왜 서양 쪽 이야기가 갑자기 나왔는 지 잘 이해는 안 갔습니다. 볼 때는 언젠가 관련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했을 뿐이죠. 하지만 안 나오고 본편의 이야기가 끝나더군요. 그래도 뭐.. 세계관의 완전성을 높혀주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굳이 뭐라고 한다면 묘사에 큰 필요성이 없었던 내용이었다고 비판할 순 있겠죠. 설득력 있는 비판이고요.


하지만 외전에서 등장하긴 했습니다. 진짜 존나 짤막하게요. 심지어 거의 별로 중요하지도 않게; 뭐, 이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그렇게 환생한 난희와 혁의 만남과 지속되는 사랑은 그 자체로 봤을 때 꽤 감동적인 면이 있었죠. 이 또한 소광의 시점을 통한 독자의 시각으로 판단하면 좆같긴 하겠지만요. 사부 냅두고 지 혼자 홀라당 내려가서 지 좆대로 놀아나는 꼬라지를 생각하면 소광 입장에서(정확히는 그걸 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배알 꼴리고 분통 터지는 거죠. 다른 제자들이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따라서 하는 꼬라지 보면 진짜 배은망덕한 새끼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ㅋㅋ


하여튼, 그런 혁과 난희의 사랑은 정말 예쁘긴 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아내를 찾기 위해 길거리에서 애절하게 노래를 했다는 혁과, 그러다 아이돌이 되어서 인기를 구사하다 어떻게든 사랑하는 자기 아내를 찾기 위해 돌다 결국 마침내 찾은 난희. 그런 난희를 발견하자 별안간 껴안고 누나라고 부르죠.


자신을 위해 등선 이후 그걸 잠시 내려놓고 자길 찾으로 환생한 남자라는 점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찾아내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서로만을 위한다는 태도는 상당히 멋있었고 생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그 둘의 끈끈한 태도는 볼만 했죠. 역시 소광을 배재하고 단지 단 둘만을 봤을 때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고 전후관계, 서로간의 관계를 잘 아는 독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더 애틋한 거죠.


자기가 너무 유명하다보니 본의아니게 난희에게 피해를 주게 되었고, 그거 때문에 결국 서로 강수를 둬가는 모습도 귀여웠고, 선녀옥공으로 너무 예뻐진 난희에게 추파를 던지는 놈을 좀 패주고, 아예 비무로 가문 하나를 박살내는 모습을 보면 사랑하는 아내이자 자신의 모든 것인 난희를 위한 남자다운 혁의 모습도 꽤 멋있었죠. 그 뒤에 이어지는 SSSS급 무인이자 많은 이들을 상사병에 앓게 한 걸 보면 역시 그것도 결국 소광 덕이라는 사실을 깨닫으며 배알이 좀 꼴릴 순 있다지만, 외전도 볼만한 이야기였습니다. 두 연인의 전생을 초월한 사랑이야기였죠.


뭐, 소광의 전생 후 졸부집 자식 이야기는 과연 소광답다는 말이 아깝지 않았고요. 역시 말빨과 판단력 하나는 지리는 놈이라는 겁니다. 역시 그 경험치 어디 안 간다는 거죠 ㅋㅋ




마지막으로, 소광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언제나 자기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됐다는 게 재밌는 부분입니다. 초반부 어린 애 살려주고 그 집안에 식객으로 살았던 것도 그렇고, 정사간의 충돌에서 아는 애 죽었다고 눈깔 뒤집어져서 환골탈태해버리고 시산마협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후도 그렇죠. 일반 생활이 귀찮아서, 그리고 재미삼아 천후를 제자로 데려오고 여자랑 눈 맞아서 뛰쳐나갔을 때도 나중에 쭉 귀찮을 기연이 발생하게 되었고, 그렇게 뛰쳐나간 거 때문에 술 못 마셔 직접 갈 때 하필 재수 없게 정사간의 싸움질이었고 그러다 사흑린을 주웠죠. 그 사흑린도 천후랑 똑같이 여자 때문에 나갔고 말이죠.


그러다 잠깐 낚시좀 하러 갈 땐 이난희를 주워버리고.. 그 이난희는 혁이를 주워버리고.. 나중엔 그렇게 눈 맞아 나간 놈들이 나중에 비무대전 때 한계를 느끼고 스승님 찾아오게 되었고 그 결과 같이 끌고온 애들 때문에 이사하게 되었죠. 그렇게 이사한 결과 좀 잘 사나 했더니 결국 일월신교 장로와 엮이게 되었고, 난희와 혁이가 결혼하고 애 때문에 기저귀 훔쳐올 때 정천과 만나 진짜 귀찮은 일이 발생해버렸죠. 


여기까지, 따지고 보면 웬 세가의 여식을 구했다 식객이 되어버리고, 그 식객으로 살다 그 집안 높으신 분과 귀찮게 엮기게 되었고 그러다 뛰쳐나와버린 데다, 그렇게 뛰쳐나와 자리 잡게 된 곳에서 하필 재수 없게 사건 터져 눈깔 뒤집어져 환골탈태, 그 사실 때문에 귀찮아져 은거해버렸고, 그러다 제자들 주워다 키우고 그 제자들이 귀찮은 놈들 끌고와 이사해버렸고, 이사한 뒤 정천과 만나서 원영신 내다 버리게 되는 등 결과적으로 자신의 선택은 죄다 결과적으로 귀찮은 일로 귀결되버렸습니다. 그 정천은 등선해버리고 남은 후회는 소광의 원영신 덕에 너무 강해져버렸고.. 그 결과 다시 제자들이 찾아오게 되었죠.


이후로 더 점입가경인데, 그 소광이 내다 버린 원영신은 결국 알툴라에게 가게 되었고, 그 결과 정천은 사념은 흩어지고 알툴라가 왕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지 혼자 뻘짓하다 주화입마에 빠져 소광의 은거지로 향하게 되었고, 그러다 다시 원영신을 만들고 알툴라를 개패게 되었죠. 그러다 등선하기 싫어서 덜 만들어진 원영신을 조온나게 뿌려내느라 전세계에 원영신의 기연을 얻은 이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원영신을 처음 버렸을 때 정천의 등선과 알툴라의 기연을 만들어냈으니, 이 또한 결국 자기탓.. 그러다 결국 정천이 강림하고 상제까지 내려와 납치(?)해서 강제 등선해버리니 이렇게 된 건 결국 다 자기탓입니다 ㅋㅋ 뭐 그러다 다시 딜을 보고 내려오긴 했지만 기연을 얻은 남방의 식인종이 개꺵판을 치게 되었고, 그러다 사흑린과 이란난의 자식에게 까지 마수를 미치게 되었으니 그에 따라 스승인 소광의 은거지까지 오게 되었고, 소광이 그 식인종을 죽이게 되었는 데, 결국 이것도 자기가 뿌린 원영신 조각 때문에 발생한 난리였고, 그렇게 저승에 가게 된 그 오염된 영혼 때문에 난리가 벌어져 결국 또 강제 등선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네, 자기 탓이죠.ㅋ


심지어 선계에서도 좀 게을러볼까 해는 모든 수작은 결과적으로 다 자기에게 돌아와서 귀찮은 일로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하나 재부팅 하자 바로 보고 올려버려서 역시 일 잘한다고 일시키고, 제자들 등선하자 일 부려먹으려는 데 제자끼리 이어줬던 거 때문에 등선 못한 난희 보러 환생하고, 그거본 다른 놈들도 환생해버리고.. 결국 자기 혼자 일 다하게 되었고, 다시 등선하자 그래도 이제 좀 편하게 지낼까 하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놓고 그 중 하나인 선도 복숭아 셔틀을 상제에게 들켜버리니 결국 변명은 안 통하고 자기는 못 놀고 일하게 됐습니다. 저승해서 영혼 세탁한 것도 빨리 끝내버리니 또 다른 일 터져버리고 그것도 소소하게 자기 탓.. 


결과적으로 스토리 내내 발생한 사건들 대부분은 따져보면 자신의 선택들이 이리저리 엮이고 섥혀 발생하는 일들이었죠. 좁게 봤을 땐 그럭저럭 현명한 선택이었을 진 몰라도 크게 본 그림에선 그게 다 자기에게 돌아오는 귀찮은 일들이었으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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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감 2018.04.10 15:28 address edit/delete reply

    감상평 잘 보고 갑니다.
    동감가는 바가 많습니다.

  2. ㅇㅇ 2018.05.06 01:13 address edit/delete reply

    글 내용이나 전개가 읽기 힘들 정도로 유치함. 작가가 괄호로 쓸데없는 사족 붙이는 것도 너무 오글오글. 딱 고등학생이 쓸법한 흔한 웹소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

  3. BlogIcon ㅇㅇ 2019.02.21 01:25 address edit/delete reply

    독자들 수준 운운하는거 보니 본인 수준도 그닥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작가가 이런의도로 썻으니 꼬우면 수준이 낮고 베알꼴린거라는 것도 말도 안되는 논리죠.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무한전생 했다고 만사가 귀찮을 거라는 것도 편견이고,작가의 설정관도 오류가 많지요.

    사랑을 천번헸다고 천번째 사랑이 무덤덤하고 시들할까요? 밥을 백년동안 먹었다해서 밥이 질릴까요? 게임을 수천개 해봤다고해서 새로운 게임이 재미없어지는건 아닙니다. 소설을 많이 봤다고 해서 새로운 소설이 지루해 지는것도 아니구요. 물론 사람 성격 따라 편차는 있겠지요.

    하지만 작가는 무한전생이란 타이틀로 그 모든걸 단순히 귀차니즘으로 치부해 버렸고, 진짜 주인공이 귀찮았다면 제자들을 키우는 번거로움을 감수하지도 않았어야 하지요. 편리하기 위해 귀찮음을 감수한다? 제자 키우는 것보다 차라리 상단하나 만들고, 무공 적당한걸로 대충 던져준다음, 알아서 굴러가게 하면, 빨래도 해주고, 밥도 해주고, 모든걸 다 해주는 시종들 거느리면서 편하게 살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몇명 죽인 일로 들킬수도 있다구요?
    무한전생한 주인공이 인피면구 혹은 역용술 하나 모르고 있을까요?

    귀찮아서 그랬다기보단 차라리 이번엔 생엔 제자를 키워보겠다고 다짐하고 작정하고 제자부분으로만 진행했어도
    괜찮았을거 같은데 초반에 주인공에게 쓸데없이 많은 인연을 만들어 두죠. 독자들이 주인공에 몰입하게요.
    그리고 갑자기 심심하다고 뜬금없이 제자 받더니 제자로만 스토리를 진행하니 몰입이 깨지는거죠.
    작품이 여러모로 저랑 맞지 않아서 도중 하차하긴 했지만 제 생각엔 여러모로 많이 부족했던
    작품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konn.tistory.com BlogIcon Konn 2019.02.21 20:06 신고 address edit/delete

      나이 먹고 나서 하는 사랑은 젊었을 적과는 그 타오름이 다르다고 하죠. 게임이 아무리 새로워도 나이 먹으면 체력도, 정신력도, 흥미도 잃어가며 점점 멀어지거나, 오래 하지도 못하거나, 아예 새로운 게임을 찾지도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단순히 한 사람의 인생에서도 새로운 자극과 과거의 열정이 사그라들기도 하는데, 수 천, 수억번의 전생을 거듭하며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다 겪은 인간이라면 닳고 닳아 이젠 별다른 자극이 없을 수도 있죠.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무한전생 시리즈에서 공통적으로(최근의 망나니만 빼고) 묘사하거나 설명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전생의 초반 몇천번 정도는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인간의 경험이 닿지 않는 수준의 삶을 살아왔다면 그렇게 개폐인이 되는 것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너무 독자들의 수준을 까는 경향이 있긴 한 것도 사실이긴 한데, 이 당시 글을 쓸 때 한창 무한전생 시리즈를 보던 때였고, 댓글에 너무 이해가 떨어지거나, 아예 장르에 대한 표준성을 요구하는 듯한 댓글 내용조차 많았기 때문에 너무 수준 이하의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어이가 털릴 때라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말들이라 다른 독자들 입장에서도 불쾌감이 느껴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글을 한번 쓰면 웬만해서는 수정을 하지 않고, 워낙 긴 글이기도 해서 수정하려면 고생 좀 해야할 거 같아서 미루고 미루다보니 그 어투의 공격성이 노골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 하고요.


      하여간, 무한전생자로서의 귀차니즘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신성하고 참신하다고 여길 정도로요. 그러니 오히려 개연성과 설득력이 비판 받는다면 그렇게 오랫동안 전생을 거듭(억 번 이상)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제정신으로 살아간다는 점 그 자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 정도로 반복하면 아무리 전생을 통해 어느 정도 미쳤다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 이성을 찾았다 했지만, 전 거의 정신은 거의 무생물 수준으로 맛이 가있어야 정상이라고 보는 편이라..


      그리고 상단 만들고 무공 적당한 걸로 던져주는 것도 주인공 입장에선 충분히 귀찮을 겁니다. 그러한 '가진 입장'이자 '공개되어 있는 입장'이라는 거 자체가 주인공을 꾸준히 귀찮게 할 것이고, 공식적인, 직간접적인 여러 접촉을 불러 일으킬 텐데, 그에 비해 산속에서 은거하는 건 최소 십 수년~수 십년 동안은 나름의 편안함을 보장했죠.

      당장 상단을 만든다고 자기가 전혀 일을 안 할 수도 없고, 설령 어느 정도 키웠다고 해도 자신에게 일감을 가져오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인력을 찾거나 만들어야할 것이고, 아무리 정체를 꽁꽁 숨겨도 결국 들키게 됐을 겁니다. 소설이니 그런 식으로 전개가 이루어질 것이고 상단이면 더 들키기 쉽죠.

      당장 장천만 해도 그냥 기를 느끼고 미친 개마냥 따라다녔는데, 아무리 기를 숨기고 남들 눈을 피해 숨어있다고 해도 장천 이 새끼 때문에 결국 들켰을 겁니다. 오히려 비판을 한다면 상단을 만들고 어쩌고 할 게 아니라 애 똥기저귀 훔치러 갔다가 들키는 부분을 지적하는 게 더 설득력 있는 비판일 거라 봅니다.

      본인이 무공의 수준을 어줍잖게 끌어올려서 그런 무공변태들의 어그로를 상대적으로 덜 끈다고 해도, 상단이 너무 잘 나가면 신분이나 무공을 내세워 덤벼드는 족속들이 있을테고, 상단을 어중간하게 잘나가게 해서 그런 어그로를 피해본대도 그 어중간한 수준을 꾸준히 맞춰주고 갈등과 피해를 컨트롤해줘야 하기 때문에 (항상 개입하는 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주인공의 삶에 귀찮은 요소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될 겁니다. 그런 이유로 앞서 말했듯이 최소 십 수년은 보장 받는 은거가 더 설득력 있고 개연성 있는 설정이죠.

      그러니 그 부분은 설득력이 떨어어진다고 봅니다.

      또, 초반에야 인연을 만들었지만, 결국 은거하고 죄다 리셋됩니다. 일반적이라면 중후반에 어떻게든 다시 엮였을 초반에 구해준 여자 아이와의 관계조차도요. 남은 건 시산마협이라는 거 빼고는 없고, 이후에 생기는 인연이라 봐야 제자가 끌고 들여오는 인간들 뿐이죠.

      자기가 하기 귀찮은 일을 대신 시키기 위해 은거를 깨지 않는 한에서 해볼 선택지가 제자인 게 이상한 것도 아니죠. 그렇다고 은거 깨고 밖으로 나와서 온갖 이목 다 잡는 게 더 설득력이 없고요.

      제자 심부름 보냈다 쓸데 없는 인연 만들어서 사람 끌고 오는 것도 소설적 사건을 만드는 개연성을 생각해보면, 그리고 (여러 종류의) 기연이라는 무협 장르 특성을 생각해보면 이상할 건 없습니다.

      주인공은 시산마협이라는 별호를 가진 이후 꾸준히 은거를 택했습니다. 몇번 방해를 받았지만, 계속 도망가고 숨으면서 은거를 지속했죠. 이러한 주인공의 일관성에서 사건을 만드는 요소는 제자와 제자가 만든 인연, 거기서 파생된 본인의 개삽질일 뿐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초반 이후로 본인 스스로 사건을 만들진 않았죠. 본인 때문에 사건이 터졌을 뿐이지.

      또한 극의 진행 흐름이 꼭 주인공 위주로만 돌아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매 화마다 꾸준히 등장하지 않으면 정체성이 오락가락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극을 전개시키기 위해 조연의 시점에서 짧게, 작품이나 때에 따라선 길게 끌기도 해야죠.

      주인공 시점에서만 작품을 전개하면 은거한 이후로 사건이 진행될 것이 없고, 충분한 개연성조차 찾지 못할 겁니다. 가령 주인공이 제자를 들인 이후 갑자기 제자가 없어졌는데 왜 없어졌는지 서술하지 않다가 몇년 지나서 다시 제자가 사람 끌고 온다고 했을 때 이걸 고작 몇 줄, 몇 십줄, 한 화 정도 투자해서 모두 다 설명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 설득력을 가질 수도 없죠.

      더욱이 그렇게 하면 작위적일 것이고 갑작스러운 전개에 흐름이 깨질 겁니다.

      그런 면에서 제자 시점에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거야 이상한 것도 아니고 잘한 거죠. 제자 입장에서 스토리 진행하는 동안 주인공 소광이 뭘 더 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 별 차이 없이 살아가는 데 그걸 더 묘사하거나 서술할 이유는 더 없습니다. 제자 시점에서 서술하는데 평소처럼 생활하는 주인공 이야기해봐야 그게 더 흐름이 끊길 거 같네요.

      단지 전통적인, 아무리 현대적이라고 해도 무협다운 무협 소설이 아닌 전개와 스토리라곤 해도 논리적 흐름 자체는 일관적이고 개연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전 오히려 그런 면에서 독자들이 무한전생, 무한전생자라는 캐릭터와 설정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욕을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고요. 당장 써주신 본인의 댓글에서부터 소설상에서 여러번, 충분히 서술한 무한전생에 의해 만들어진 경험과 그 이상의 귀차니즘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거 같습니다.

      무한전생 시리즈에서 전생 경험이 적을 수록 부지런해 보이는 차이 또한 묘사된 것 또한 보면 말이죠. 특히 망나니에선 거의 부지런한 수준으로 뛰어다닙니다. 그래서 가장 호평이기도 하고요.


      인피면구나 역용술 같은 요소들이야 확실히 비판이 될 법하긴 합니다. 꾸준한 도망과 은거에 있어서 역용술만 잘 써도 빠져나갈 구석은 만들 수 있었을테니까요. 이 부분은 어떤 면에선 작가의 무협에 대한 이해도와 상상력의 한계인지, 작위적인 조건을 만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천리안이나 진법 같은 게 그 세계에는 없다는(천리안은 아예 새로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귀찮다고..) 설정이니 역용술이나 인피면구 또한 없는 설정일 수도 있다는 점으로 어느 정도 변명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무한전생 시리즈가 취향을 좀 심하게 탈 거라고는 저도 보곤 있지만, 작가 특유의 전개의 논리적 흐름을 이해해보면 스토리나 전개에 있어서 비판점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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