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구조적으로 러시아는 전쟁에서 승기를 잃은지 오래고, 그건 우크라이나의 반격 때 사실상 결정된 거라고 봅니다. 이제와서 서방이 지원 끊는다고 러시아가 역전에 가능할 것도 아니고, 이미 러시아의 박살난 병력, 자원, 동원력 등 전쟁 수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가 망가졌고, 이걸 복구하려면 전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병사는 병사대로, 부사관은 부사관대로, 장교는 장교대로 망가진 군대라 전쟁 수행력은 사실상 병사 1인당 0.2인분 정도나 하면 그만일 정도입니다.
이에 푸틴과 그 주변놈들, 러시아 정부가 여전히 제정신을 못차려서 아직도 어떻게든 인간을 갈아넣고 한 세대, 아니. 몇 세대가 다 죽어나가도 전쟁만 이기면 되고 그렇게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오판하는 게 아니라면 결국 이 전쟁이 질 거라는 건 알 겁니다.
너무 뻔하고 당연한 결과이고 그건 이미 예정된 거나 다름 없으니까요.
그럼 그들이 해야할 이 뭐겠습니까?
전선에 보낸 병력들이 불만을 가진 채 본국으로 세력화되는 걸 막아야죠. 아무리 독재정권이고 지랄이고 전선과 전쟁의 현실을 경험한 이들이 불만이 없을 수가 없고, 군인에서 시민, 유권자로 돌아온 이들은 당연히 이 불만을 매개로 뭉칠 것이고 정권에 책임을 물을 겁니다.
패전한 정권은 그들의 책임추궁을 막을 방법이 없죠. 이미 군대도 박살났고 아무리 경찰 등 동원 물리력이 있다고 해도 살아돌아온 이들이 거기에 밀리거나 쉽게 진압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그들이 살아돌아오지 못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사실 이런 생각 자체는 저번달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후퇴와 동시에 병력 다 죽든 말든 다리 끊어 버리는 거 보고 살짝 확신할 근거를 얻은 느낌입니다.
권력을 쥘 수만 있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고 국민들이 어떻게 되고 미래가 어떻게 되든 어떠한 희생이라도 강요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위정자들이며 병사들이 돌아와 정권을 상대로 공격하기 전에 그들을 최대한 희생시켜야한다 생각할 겁니다. 물론 전부 다 죽으라는 건 아니고, 그들이 시위와 폭동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줄여서요.
남은 여자들이 시위, 폭동을 일으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뿌리 깊은 러시아의 마초이즘과 집안에서 마누라 패는 게 익숙한 러시아인들이니 경찰 병력과 남은 군 병력을 동원해서라도 진압할 자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쉽게 말해, 힘 쓰는 일은 남자가 하는 거지 여자가 일으키는 폭동은 때려패서 진압할 자신은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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