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
기존 복지는 지원, 혜택, 수혜, 심지어 일부 우파에서는 낭비로도 여겨졌던 사항입니다. 우파 정권들은 하나같이 복지를 줄이는 정책을 선호했고, 그렇게 아낀 재정을 시장에 풀며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정책을 이끌어나갔죠.
또한 뛰어난 복지를 자랑하는 유럽에서조차도 작은 정부를 선호하며 평소에 충분하다면 불필요한 요소를 줄여나갔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의료였죠. 평소에 많은 병상이나 의료자원이 필요할 일이 없어서 그에 특별히 투자하지 않았고, 오히려 적정수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평시가 아닌 비상시엔 지금 유럽과 같은 상황이 발생해버리는 거죠. 의료 자원은 의료 자원대로 부족하고, 대응력은 대응력대로 모자랍니다.
문제는 이런 정도가 아니라, 이 사태가 해결된 이후입니다. 코로나가 현재 우리에게 주는 교훈 중 하나는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비상시를 대비해서 반드시 확충하고 투자해서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해야 하는 영역이 있다는 겁니다. 지금과 같은 의료, 방역 상황처럼요.
더욱이 코로나 사태가 지나고 나면 그 여파를 수습해야할 겁니다. 지금 당장 코로나 때문에 수입 박살나고 경제가 위축되어 버렸죠. 단지 한 국가나 사회가 아니라 전세계가 그러한 상황에 놓여진 상태에서 한국만 선방했다고 괜찮은 게 아닙니다. 글로벌 경제 체제에 속한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결국 한국에게도 피해가 오게 될 수밖에 없죠.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대응하고 갖추어야할 것들이 있죠. 문재인 대통령은 특별 연설로 이에 대한 계획을 밝혔습니다. 여기에서 굉장히 중요한 용어가 나오는데, 바로 '인간안보'라는 것이죠.
지난 시대에는 전통적인 군사안보와 같은 군사적, 정보적 안보를 안보의 총체이자 근본으로 다뤘다면, 이후 시대에는 복지, 사회안전망 등 인간 그 자체에 집중하여 국민의 삶과 안전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본래 안보의 목적'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2014/08/20 - [취미/이야기] -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안보관
2015/09/12 - [취미/이야기] - 보수와 군의 안보에 대한 시각.
과거에도 몇차례 이야기한 적 있지만, 진짜 안보라는 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간첩을 잡아내며 기밀을 유출시키는 자를 처벌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자국의 안전을 지켜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복지라 불렸던 영역에 있던 것들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전하기 위해 안보의 언어로 설명되고, 보장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안보입니다. 재난, 질병, 환경문제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며 그 정도가 어디까지가 될 수 있는 지를 경험해본 현 시점에서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관련 체계를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언제든 그 예산과 인력이 삭감되거나 침해 받을 수 있는 영역을 안보의 영역으로 포함시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반드시 보장받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죠.
더욱이 경제적 상황과 어려움을 자유와 시장을 통한 극복만으로는 너무 어렵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고 복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확장시키고 복지에 투자하여 경제, 사회적 지위를 보전시켜야 할 필요성 또한 있고요. 이건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하고 있습니다. 당장 재난지원금만 해도 한국은 100만원이지만 미국은 1200달러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코로나가 남겨준 교훈과 그 여파로 인해 시대의 패러다임이 변화해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해 기민하게 미래를 읽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지를 설계한 것이죠. 저것이 정답인지는 길을 가봐야만 알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저는 이 길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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