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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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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6.02
    중국의 시민감시와 기술독재에 대한 단상.


“나는 당신이 어디서 뭘 했는지 알고 있다”…중국, 안면인식 기술로 시민 감시 중

https://news.joins.com/article/21753912

시진핑의 중국, CCTV만 2000만개 '톈왕' 운영...감시기술 특허도 美 압도

중국 정부, 시민 감시용 드론 ' 도브 ' 개발 중
조지 오웰의 악몽: 중국의 사회신용시스템


사실 기존의 모든 독재가 결국엔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지 그것을 실현시키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끼리 모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위를 할 것인가, 지금 어디에 있나, 누구와 있나, 무엇을 하나. 이걸 알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사람들의 연대와 협력을 막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현실적 한계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통제할 수 있는 상수가 되어가고, 중국은 그것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국가이며, 거기에 가장 많은 돈과 인력, 기술력을 투자하는 국가죠. 기술이야말로 초장기 독재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제도가 바로 사회신용시스템이죠. 단지 길거리를 걷기만 해도 자신에 대한 정보가 CCTV 등으로 실시간으로 감시되고 수집되는 것도 있지만, 자신의 모든 행동과 표현이 점수화되어 평가 받고 그에 따라 사람이 살기 위한 대부분의 행위가 제약될 수 있다는 겁니다.


즉, 무언가를 할 수 없고, 연대도, 단결도 될 수 없는 정치적으로 완벽한 개인으로만 고립시킨다는 겁니다. 어떠한 사회적 행위도, 정치적 행위도 할 수 없고, 무언가를 하기 이전에 감시 당하고, 감시 당하며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거죠.



이러한 기술적 발달로 인해 중국의 독재가 수십년은 길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가 중국 인민의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를 자극하면서 내부갈등과 불만을 통제하고 결집을 이루었지만, 반대로 그러한 중국 인민의 민족주의적 요구와 강경함이 되려 중국 정부를 곤란한 상황으로 등떠밀 수도 있다고 보았었는데, 이러한 기술적 적용이 이루어진 시점에선 시민들에게 공포를 주고, 더 강력한 통제를 실현시켰으니 내부 단속에 어려움이 있을 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건 중국 공산당에게 매우 좋은 일이 될 거고요. 



사실 단지 기술력이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지 북한도 비슷한 상황에 가깝긴 합니다. 북한 또한 국가 건설 초기부터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의심하고, 고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으면서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공포 속에서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위험한 사회를 만들었죠.


중국은 그 거대함과 거기에서 시작되는 어려움이 오랫동안 큰 문제가 되어오진 않았고, 천안문과 같은 사태가 있었음에도 큰 희생과 공포를 보여줌으로써 중국 정부와 인민들에게 경험을 줬었죠. 하지만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뒤 급속도의 발전이 있었고, 21세기가 되면서 더 높은 학력과 해외 경험,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정보사회는 중국인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가르쳐줬죠.



이는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황금방패 프로젝트 등 자국민 검열을 실시하면서 해외 사이트를 차단했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이 중국에선 공식적으로 차단 된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합니다. 단지 가린다고 다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막았다고 해도, 창과 방패의 싸움에선 언제나 창이 승리했던 것처럼, 아무리 잘 검열하고 차단해도 그걸 뚫을 수 있는 기술은 언제나 있었죠. 그러니 차단은 어디까지나 1차적인 수준일 뿐인 겁니다.



행동과 표현에 점수를 매기고, 감점이 된 이들은 그만큼 생활과 활동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실현된다는 것은 기존의 독재에서 찾아볼 수 있는 통제와는 차원이 다른 통제입니다. 중국인들은 철저한 개인으로서 격리되고 순응할 수밖에 없는 체제를 만들었다는 거죠. 중국 정부에 어떠한 감정과 체제에 대한 어떤 평가와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와 별개로 중국 정부의 명령과 체제에 복종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과거 한국의 군부독재가 시간만 되면 애국가를 틀고, 반드시 길에 멈춰서서 가슴에 손을 얹고 경의를 표해야 했으며, 매일 수업이 시작하기 전 국기에 대한 경례와 국민의례를 하게 만든 것과 비슷한 맥락이기도 하죠. 국가 권위에 대한 정신적 순응작업. 길들이기.


어차피 국민의 생활 전반이 감시 당하고 있기 때문에 모여서 무언가를 할 수도, 계획을 세우거나 실행할 수도 없지만, 그 이전에 그러한 불만이 발생하지 않게, 길들이고 순응시키고, 미리 체념시킬 수 있도록. 그런 사회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참으로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활 전반에 자기검열을 해야 하고, 그게 모두 점수화되고 평가되어 실제 자신의 생활과 삶의 모든 영역에 제약이 발생한다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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