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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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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10.02
    북한에 대해서는 객관적 판단력이 정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2015.01.17
    한국의 통일에 대한 노력.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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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특수한 관계에 있는 건 맞는데, 그 기반이 증오와 혐오에 있다보니 더더욱 객관적인 판단력을 상실하고 서로의 관계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우파로 갈수록 그 경향성이 강해지는데, 그들에게 북한은 말살해야할 적이고, 대화나 타협,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예전에 극우보수는 북한이라는 존재가 없어지면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적 기반을 상실하기에 안 되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는 정치적 계산하에 이루어지는 결론이라면, 지금 하는 이야기는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그리고 정치적 목적에 의해 조장된 세뇌와 관계된 내용입니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닌 이상 다른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룰에 의해 굴러가고, 전혀 다른 질서와 원칙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 서구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같은 잣대를 대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북한에도 통용되고 적용될 수 있는 일반 원칙들은 존재하고, 그것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죠.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북한에 대해서는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이 적용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곤 합니다.



북한이 헌법상 국가가 아니더라도, 이미 90년대부터 사실상의, 현실에 존재하는 국가임을 은연중에, 훗날 거의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즉, 북한과 어떤 진전을 이룩하고 싶다면 대화와 타협, 협상을 해야하고, 마찬가지고 북한에 불만이 있어서 항의하거나 압박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대화와 타협,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혹은 국가대 국가로 사용될 수 있는 유의미한 압박 카드를 적용해야 하죠.


하지만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보여줬듯이, 북한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그들이 한 것은 대화나 협상 따위가 아니라 일방적인 조치들이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되려 자해를 입게 만드는 경우조차 있었죠. 



이는 북한을 국가, 정부로 보지 않고 정상적인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상상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북한에게 북한 나름의 주권이 있다고 보질 않는 거죠. 그렇다보니 매우 비정상적인 요구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거의 일방적으로 북한이 굴복하고 우리의 조건, 요구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그러하죠.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발생하는 문제, 특히 한국과 관계된 일에 대해서 그들의 조치나 행동이 그들에겐 상식적인, 자기들의 원리와 원칙에 충실한 행위였음에도 그러한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공분을 일으키거나, 실제 분노할 사안에 대해서도 맥락상 미묘하게 갈리는 입장에서 분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북한 자체에만 적용되는 태도가 아닌, 북한에 대해 판단하거나 표현하는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이번 유시민의 발언도 그렇고, 가끔 나오기도 하는 조금이라도 북한에게 좋게 들릴만한, 혹은 욕이나 증오 표현이 아닌 표현들은 죄다 욕을 먹게 됩니다. 북한과 관계되면 객관성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거죠. 말살해야할 적이기 때문에 객관적 판단이 아예 안 되는 겁니다.


유시민의 계몽군주라는 발언이 비판받을 껀덕지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욕을 먹거나 적으로 규정하거나, 혹은 이미 한 규정이 더욱 강화되는 것은 인지부조화이고, 객관성의 상실입니다.


김정은이 북한을 개혁하고 개방까지 보는 듯한 사인들이 드러나며 기존 체제에서 개변을 원한다면 그걸 뭐라 부를까요? 계몽군주라는 표현 자체가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님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죠. 왕조 국가라고. 요컨데, 저 표현이 비판을 받을 껀덕지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저런 걸로 열불내는 건 아직도 왕조시대를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25 이후, 그리고 독재 정권에 의해 더더욱 조장된 반공정신과 사상이 비판이나 반성, 성찰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절대진리의 세계관으로 자리잡은 이들에게 북한은 몇번씩이나 말했듯, 말살해야할 적입니다. 적이라도 타협이 가능한 종류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 대화도, 타협도, 협상도, 거래도, 협력도 불가능한 지워버려야할 안티 그리스도인 셈이죠.



그 갈래는 북한 하나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조금이라도 친북적이거나, 좀 더 극단적으로는 혐북이 아닌 이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입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 극우보수 세력이 진보좌파를 대할 때, 대화나 타협보다는 없애버려야할 적으로 규정한 채 없어져야 한다고 여기는듯한 모습들을 굉장히 자주 봤습니다. "빨갱이는 죽여도돼."로 대표되는 가치관이죠.



북한이 적인 건 사실입니다. 종전을 하지 않는 한 말이죠. 그게 아니더라도 의심스러운 잠재적 적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객관성을 상실한 뒤 할 수 있는 선택지들을 지워놓고 전쟁과 굴복이라는 두가지 버튼만 남겨두고 무한정 대기를 하는 것은 합리적인 운영이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북한에 유리하게 들리는 모든 표현에 빨갱이 필터를 씌우고 보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그게 북한이라는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 먼저 판단해보고, 남북관계라는 특수성 하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도 같이 판단해봤으면 합니다.


남북관계가 특수한 관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다른 별세계 관계까진 아닙니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원리와 원칙, 상식을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적지 않은 부분을 적용 가능한 세계이고요.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고, 어떤 식으로든 발전을 원한다면 북한을 대하기 위해 좀 덜 감정적이고, 합리적이며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영역에 서서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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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네, 진짜로, 한국은 통일에 대해 어떠한 노력도 하고 있지 않아요. 그냥 가만히 있는 겁니다. 미, 일, 중, 러 등등.. 주변국에 의한 경제봉쇄를 한 채 망하기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것 밖에 안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통일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적어도 60년간 이러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만큼은 하지 말아야 됩니다. 왜 우리가 이러한 상태에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고요.


그 이유는 사실 간단해요. 서로가 서로를 외교, 대화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한과 북한은 서로를 적국, 주적으로 인식하고 그렇게 못 박고 있으며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뿐입니다. 흔히 우리가 통일을 이야기 할 때, 정말로 양자의 항구적인 평화와 상호발전, 그리고 가능하다면 통일인지, 아니면 적국에 대한 보복과 오랜 복수심의 성취인지 고민해본 사람 있습니까?


우리가 통일을 논할 때, 통일 그 자체의 모습은 흔히 이렇습니다. 북한이 붕괴하여 그 해방자이자 북한 정치세력의 단죄자로서 승전하는 모습. 사실 북한 정권의 붕괴와 통일, 평화는 아주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 자체가 우리의 절대불변할 진리인 것도 아닙니다.


사실, 우리가 우리 국가와 사회, 국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외교를 하고자 한다면 먼저 북한을 외교의 대상,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가로서 인식하고 그에 따라 대화의 대상으로서 인정한 뒤 그러한 외교/대화를 통해 현재의 '준전시상태'를 벗어나 '공식적인 종전선언'을 하며 북한이라는 주적에게서의 위협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바란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선결과제는 통일이 아니라 전쟁상태의 종식이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전쟁상태의 종식 = 통일이라는 공식으로 남북관계를 이해했지만 사실 이는 전혀 같은 것이 아니고, 우리의 목적에 대한 본질적인 오해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가 이기지 않으면 안 되고, 언제나 최종승자로서 북쪽 땅을 흡수하는 형태로 전쟁은 종식되고 마침내 평화와 통일이 찾아온다라는 것은 우리 남한이라는 국가가 생기기도 이전부터 존재했던 특정 정치세력의 어젠다였으며 이러한 어젠다가 10년도 아니고 무려 60년이나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면 이건 더 이상 현실정치와 외교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종의 종교적인 신념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종교적 신념에 의해 돌아가고 유지되고 있는 다른 국가는 바로 우리 위쪽에 있는 바로 그 국가에요. 


외교라는 것에 있어서 국제적 정세와 자국 및 타국에 대한 이해는 매우 필수적이고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국가의 형태를 띄고 있는 북한이라는 집단을 언제나 국가가 아닌 이북 땅을 차지한 거대 테러리스트 단체, 반국가집단이라는 허울을 뒤집어 쓰고 그 어떤 외교도, 대화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아 놓은 상태에서 양자간의 무언가를 바랄 수는 없어요.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관계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해주기만을 바라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양보해줄 생각이 없지만, 북한의 경우는 더욱 그래요. 우리가 북한의 입장이라고 생각해봅시다. 반세기 넘게 한반도 남쪽 구석탱이에 가둬놓고 경제적으로 완전고립 시켜놓은 채 전국민 다 굶어죽어가는 생지옥을 만들어놨는 데 이제는 또 우리 보고 양보를 해라? 절대 그럴 수 없죠. 양보를 하면 아예 국가 자체의 존속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남한의 그 어떤 지도자도, 국민도 그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통일에 대해 생각하고 논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을 되풀이 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 준전시상태에요. 그런데 평화와 통일을 논한다는 사람들 입에서 종전선언, 종전상태에 대한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려 60년간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어왔다면 북한이 됐든 우리가 됐든 본질적으로 누구 하나가 본질의 차원에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북한이 바뀔 가능성은 하염없이 0에 수렴할 것이고 결국 우리가 변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애초에 그런 선택지의 가능성을 만들기 위해서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발전해왔고 민주화를 해온 것이지요. 이건 북한의 입장에선 사치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우리는 그러한 요소를 폼으로 키워온 게 아니잖습니까?


국력이 강한 나라야말로 외교에 있어서 여러 옵션, 선택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현재와 같은 남북상황은 얻을 것은 없고, 잃을 것만 가득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태에서 변화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역사를 반복할 뿐입니다. 국민들은 언제나 북한의 위협 아래 존재해야 하며 국가는 그러한 위협에 대해 감시를 절대 늦출 수 없는 치킨게임이라구요.


서로가 서로를 주권국으로 인정하며, 공식적으로 현재와 같은 준전시상황을 종결지을 종전선언을 해야 하며 외교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그렇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작금의 현실처럼 애매모호한 휴전 상황, 준전시상태를 유지하고 간간히 터져나오는 국지성 도발을 감당해야만 하는 것만이 한계에요.


그러한 인식이 없고서야 서로의 외교관들 손발을 묶고 평화통일만 반복해서 말하게 하는 것 따위에 불과하고 말입니다. 


글 시작할 때 말했지만, 60년간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통일과 평화라는 것에 대해 우리가 해온 노력이 하나도 없다는 거에요. 전혀. 그저 북한이라는 집단을 주적으로 못 박아 놓은 채 외교도, 대화의 대상으로도 인정하지 않은 채 쭉 경제봉쇄한 상황에서 스스로 붕괴하기를 기다리는 것. 이게 아무 것도 안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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