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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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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1.21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 2016.11.21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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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아론과 바울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등 떠밀었다는 거죠. 물론 그 본인들에게 필요했던 일이고 듣고 싶었던, 들어야 했던 말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걸 짚어내고 하게 만든 토드의 심리적 기술도 대단한 거죠.

 

더불어 이런 아론과 바울의 태도와 토드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자신의 이론을 일부 증명한 셈이기도 합니다. "불 속에 뛰어든 놈이나 떠민 놈이나 본질은 내 눈과 다르지 않아." 토드의 검은 바탕의 붉은 눈은 바스커빌이라는 죽음의 개의 상징이죠.

 

결국은 절박함에 불 속에 떠밀었고 그 절박함에 불 속에 뛰어든 거죠. 그러다 죄책감에 먹히면 괴물이 되는 거고요.

 

더불어 뒷배경의 색 표현도 굉장하죠.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앞으로 일어날 일의 피비린내와 토드 본인의 살기로 넘실거리는 듯한 저 붉은 배경.. 그러면서도 차가운 이성을 돋보여주는 푸른색의 대비.. 

 

 

 

 

코스타를 잃고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노를 막을 수 없어서 토드를 죽이려 했던 집념. 죄책감과 분노, 절박함에 등 떠밀려진 충동. 그런 바울이 전쟁을 막기 위해 할 일은 정해져 있죠. 롤프를 쓰러뜨리는 것.. 제국의 총수가 일개 잡종 투견에게 패배했다는 건 제국의 근본을 부수는 일이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으니 그 상태로 있으면 오히려 내분이 일어나 찢겨 죽겠죠.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죽어줄 롤프는 아니다만..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쓰러뜨린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일 뿐이고, 끝장을 낸다는 말을 죽인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롤프를 죽인다는 건 바울에게 있어서 앵무새를 죽이는 것이 되겠죠. 그렇게 롤프를 자기 손으로 죽이고 괴물이 되면 토드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게 된 셈이니까요.

 

 

 

 

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어쩔 수 없으니까. 결국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절박하니까...

 

 

 

 

한스가 맹수다운 맹수라면 르넨은 제국의 사상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한스는 자신들이 우월하다 믿지만 다른 녀석들을 경멸하진 않지만 르넨은 경멸하고 살아있는 것을 무가치하다 여길 정도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단력, 결단력은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냉혹하고 잔인할 정도로 철저하죠. 

 

 

 

 

총수로써 할 말은 아니죠. 제국의 사상에 정면으로 반하는 가치관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더더욱 제국의 수령으로 어울리지 않는 겁니다. 사상이 다른 데 어떻게 그 집단의 수장으로 있을 수 있겠습니까.

 

아래의 캡쳐나 이 장면이나 이들의 충성심은 어찌보면 고양이 답지 않은 느낌이죠. 어찌되었든 상황이 바뀌어도 충성할 대상에게 일관적으로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진심으로 조언하곤 하니까요. 정말 멋진 조연급 캐릭터입니다.

 

고양이다운 충성심이라고 하는 것도 재밌는 표현인데, 바울을 보면 알겠지만 조금 은혜를 베풀어주는, 내미는 손만으로도 충성을 바치고 이빨을 드러내며 싸워줍니다. 하지만 제국의 맹수들은 못 미덥다며 총수를 우습게 알고 무시하죠. 너무 대놓고  공공연히 표현하지 않을 뿐..

 

 

 

 

여기서 바울이라는 잡종개에게 정을 보이고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거죠. 이미 인망이 바닥인 상황에서 잡종 개와 친구라던가 챙겨준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나돌면 더더욱 자격이 없고 무르기 짝이 없는 애송이라고 여기며 조직의 기강이 무너질테니까요.

 

 

 

 

어떤 일이 발생하든 친구라고 했지만.. 그런 친구를 친구라 하지 못하고 다른 핑계를 대며 데려가서 가둘 수 밖에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 챙겨준거긴 하지만.. 총수이기 때문에 그저 친구를 외면해야 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죠. 어렸을 땐 친구를 위해 대신 싸워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싸워주긴 커녕 외면해야만 하는 현실이 롤프에겐 너무나도 잔인하고 무거운 짐이죠.

 

총수의 짐이란, 총수의 책임이란, 총수의 태도란 이러해야 했습니다. 제국을 나가겠다고 부자의 연마저 끊어버리자 했지만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총수로서는 해야만 했던 일입니다. 아들만 예외로 할 수 없으니까요. 룰은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하고 특혜나 예외는 룰의 가치를 무색케 하는 일입니다. 조직의 근본은 원칙과 규칙을 지킴으로서 유지되는 거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제국을 위해 손톱을 뽑을 수 밖에 없었고, 더욱이 총수로서 했던 말을 되담을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끔찍스러운 거죠. 12년 동안 후회했던 일입니다. 총수로선 해야 했을 지라도 아버지로서 하지 말았어야 했던 짓이죠.

 

그런 부자유와 무게를 롤프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전쟁을 말리고자 목숨을 걸고 찾아와준 바울 덕에요.

 

 

 

 

당당하고 여유로운 제국의 총수로서의 풍모를 드러내는 아버지의 초상화 앞에서 볼품없는 꼴로 후회하고 자책하며 자괴감을 느끼는 아들.. 총수로서의 자질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연출이죠.

 

 

 

 

이 마당에 뭔들 못하겠습니까. 총수로서는 해야할 일이지만.. 친구로서는, 롤프로서는 다르죠. 제국의 총수임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고 머리를 굽히며 친구를 치료해달라 빌죠. 제국의 다른 녀석에게 시킬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같은 외부인인 레아에게 부탁하는 거죠. 친구를 살려달라고.

 

 

 

 

이런 모든 사실들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그걸 진심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닙니다. 배신 당했다거나, 그 간의 신뢰가 모두 무너질 것을 걱정할만큼 박하진 않죠. 그렇게 진심마저 속여왔던 것은 아니니까. 아닌 걸 아니까.

 

롤프가 이 자리에 불러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런 진심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더 중요한 사실들을 듣고 싶은 겁니다.

 

 

 

 

제국의 무력은 최강.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힘으로 무너질 수 없고, 그렇게 무너져서도 안 됩니다. 제국의 사상이 사라지는 게 아니고 제국의 이름이 없어졌다고 해서 우월주의가 종말을 맞는 것도 아니까. 그렇기 때문에 허쉬는 다른 방법을 찾은 겁니다. 자신의 아들인 롤프가 제국에 돌아와, 제국을 무너뜨리는 거죠.

 

허쉬의 안목은 정확하다고 스스로 자부했죠. 한스가 힘만 믿고 그 힘으로 모든 걸 하려하며 힘으로 안 되는 것에선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롤프는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도 않고 자신의 한계를 모르기 때문에 알 때까지 덤벼드는 집념과 우두머리로서의 그릇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후계자로 낙점받아왔지만,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제국의 사상을 지키기 위해서였다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아들을 갈갈이 찢어버린 제국과 그 사상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롤프의 천성을 정확히 꿰뚫어본 인물이기 때문에 그 한계 또한 알 수 있었죠. 그리고 그렇기에 이번엔 다른 이유로 후계자가 되어야 했던 겁니다. 제국의 이념은 끝나야하기 때문에. 허쉬의 안목은 여전히 정확했죠.

 

 

 

 

바울은 기절해있었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 총수라는 자리와 허쉬의 아들인 롤프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굽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죠. 그저 정신을 잃기 전에 들었던 친구라는 걸 부정하는 말만 기억할 뿐.. 그래도 친구라 믿고 대화하기 위해 왔지만 기억하는 것은 친구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외면하는 것 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롤프의 본심은 한스도, 레아도 알지만 친구인 바울만 모르는 거죠.

 

 

 

 

좋든 싫든, 할 수 있든 없든 남은 방법은 이것 뿐이죠. 남은 '기회'는 이것 뿐입니다.

 

 

 

 

자신이 살아가며 겪은, 얻고 잃었던 자신의 모든 것이죠. 그 자체로 자신의 인생인 겁니다. 토드 말대로 모든 것을 얻거나 모든 것을 포기하기 될 싸움인 겁니다.

 

 

 

 

저것보라며 손으로 가리키며 추궁하는 고르그. 토드가 어머니의 집을 불태우며 했던 말이죠. 제국과 아마란스 모두 없애버리겠다고.. 그게 이런 겁니다. 아마란스의 지부는 얘네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 최강 전력은 따로 있으며 한스를 풀어줘 아마란스가 승기, 우위를 잡은 상태로 제국과 맞붙는 상황을 망쳐야 했죠. 동시에 개인적인 불만도 있었겠죠. 

 

그렇기 위해 토드가 고르그를 공격했고, 죽이거나 궤멸시키지 않고 돌아온 겁니다. 쿠퍼가 시켰다는 일이라 공작을 하면서요. 그 결과 고르그가 쿠퍼의 배신행위를 추궁하기 위해 패밀리를 몰고 왔고, 그 상황에서 토드가 거짓자백을 하면서 상황을 만든 겁니다. 쿠퍼가 시키지 않았다는 증거나 토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댈 수 없으니 뭐라고 해명하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인 겁니다. 설사 믿어주며 충돌하지 않는다 해도 의혹은 그 자체로 무기가 되죠. 쿠퍼가 했던 말처럼요.

 

 

 

 

한스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기 전에 탈출시킬 것을 알고 있었던 토드가 한스의 위치를 알려주고 바울의 부탁대로 한스를 구출해줍니다. 쿠퍼는 한스를 이용해 제국과의 싸움이나 협상에서 우위에 선 상태로 제국과 전쟁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계획은 실패하고 쿠퍼의 조직은 박살이 나게 되죠. 고르그와 토드에 의해.

 

 

 

 

9년전 간부 셋을 암살한 것은 하나의 분수령이었죠. 약속의 증명이기도 했고. 결국 그때가 시작입니다. 자신의 원한만으로 벌인 일이 아니라고 하죠. 사실입니다. 다른 이의 원한도 있거든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악귀 같은 놈.."

"꼭 내 어머니처럼 말하는군.."

"그래.. 정말 그래.."

"정말로.."

 

정말 잔인한 말이고 그걸 인정하는 토드의 말도 가슴 찢어지는 말이죠.. 바스커빌로 태어나 타고난 악마성을 가지게끔 개량되었을 뿐이고 그 악마성을 길들일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그 기회가 박탈당한 채)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인데 말이죠. 하지만 토드는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인정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절박했기 때문에 괴물이 된 것이지 처음부터 괴물은 아니었다고.. 다른 길은 없었다고.. 그렇기에 이런 일이 없고자 했다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 직후 어렵지 않게 쿠퍼를 죽이며 지부를 궤멸시켜버립니다. 고르그 지부는 한스를 데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고르그의 지부는 제국의 공격대에게 궤멸 당할 것이고요.

 

 

 

 

한스.. 정말 멋진 캐릭터입니다. 그 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기 보다 아직 한참 어린 아론을 위해 그 상황에서 빠르게 판단하고 아론을 인질로 잡고 있었던 것처럼 상황을 꾸미니까요.

 

 

 

 

마음 같아선 전쟁 따위 하고 싶지 않지만 제국의 총수라는 짐을 지고 있는 한 절대 그럴 수 없죠. 적어도 겉으론 총수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니 바울이 하는 말을 일축시켜버리는 거죠. 그래도 그냥 돌아가라고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순한 천성을 보여주죠. 크게 선을 넘지 않는 한 친구라 죽이니 어쩌니 할 수도 없고..

 

 

 

 

"그런 충성심은 개한테나 어울리지." 얼마전 고양이다운 충성심이라고 일침을 놓았던 걸 생각해보면 재밌는 말입니다. 

 

"제국이 그런 놈을 두려워 해야 하나? 그 반대일걸.." 이 부분은 오히려 롤프의 부담이 적극적으로 드러난 부분인데, 총수로서 당당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일부로 강한 척 하는 겁니다. 그래야 하거든요. 그렇다보니 강박적으로 겉모습만큼은 강하고 당당한 척 해야하는 거죠. 본인도 진심이라고 인지부조화를 일으킬 정도로.

 

 

 

 

알레사와 레아를 내주지 않으려는 르넨을 유심히봐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명분만큼은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정당함이 있죠.

 

그리고 이번에도 바울은 답답함에 흥분해서 말실수가 아닌 일부로 자극하며 도발합니다. 더 이상 친구라 못 여기겠다면서요.

 

 

 

 

총수로서, 아들로서 저것만큼은 진심으로 납득해주거나 봐줄 수 없는 말이죠. 아버지와 그 자식들인 자신들을 모욕하는 말이니까. 흔히 말하는 패드립이죠. 당연히 화날 수 밖에..

 

아무리 해야할 행동이라지만 또 다시 잡종개.. 더 이상 친구로 봐주기 힘들 겁니다. 평생을 잡종 투견으로 살아왔음에 열등감과 상처를 지니고 살아왔는데, 그걸 너무도 쉽게 무시하고 깍아내리니까요. 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부터 느꼈던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온 겁니다.

 

친구라 여겼는데, 결국 우리랑은 다르다고.. 맹수와 잡종 투견이 어떻게 친구일 수 있겠냐고. 그것도 제국이라는 우월주의 집단의 총수씩이나 되는 데..

 

 

 

 

결국 자신도 친구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롤프.. 자신의 본능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손톱을 꺼내 다른 녀석의 얼굴을 그어버렸을 때 자신이 당황했듯 자신의 가장 친했던 친구 헤스터마저 도망갔죠. 그때 어렴풋이 알았을 겁니다. 맹수와 토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지금은 손톱 뽑힌 손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맹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국의 총수라는 증표인 반지를 끼고 있음이 그것을 증명하죠.

 

그렇게 친구임을 부정 당하고, 친구를 잃은 뒤 자조하듯이 너희 같은 놈들과 다르다하며 싸우고자 마음 먹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후회할 수 밖에 없는 싸움입니다. 싸움에서 지면 고작 잡종에게 진 총수가 되고, 싸움에서 이기면 친구인, 혹은 친구라 여겼던 바울을 잃게 되니까요.

 

겉으로야, 지금 당장만으론 친구를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진심은? 자신의 아버지였던 허쉬도 당장의 감정에 롤프의 손톱을 뽑으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얼마 안 가 후회했죠. 총수라 뒤집을 수도 없었고요. 이때 롤프가 이겼다면 허쉬의 전철을 똑같이 밟았을 겁니다. 더 약한 만큼 더욱 비참하게요.

 

 

 

 

강한 척 한다고 했죠? 그렇기 때문에 진다는 말을 듣자 강박적이고 발악적으로 부정합니다. 난 약하지 않다면서요.

 

 

 

 

무슨 일 있어도 동료, 친구라고 했지만.. 결국 그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어떻게 될 지 알면서도 싸울 수 밖에 없으니까. 자신이 이기리라 믿고..

 

하지만 바울도 성장했습니다. 이전엔 크롬에서 얻어 맞고 쓰러졌지만.. 이번엔 버텼거든요.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5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편.

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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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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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편.

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2016/11/3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3편.




※ 본 해석은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나쁜 예감은.. 항상 들어맞죠. 본인도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솔직히 충고해주며 진심으로 바울의 앞길을 위해 이끌어주려 했겠죠. 본인도 후회하지 않을 마지막을 위해 가장 중요한 말들을 해주면서요. 끝까지 웃으면서.





바울이 투견이 되고자 했던 것이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던 것이니.. 아버지가 죽은 뒤 투견이라는 삶에 염증을 느끼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런 말을 하는 걸까요? 그게 아니라고 그만 둘 수 있는 일이긴 하죠.. 심적으로 혼란스럽고 아플테니..





아버지는 누군지 모를 타인을 구하기 위해 싸우다 죽었던 겁니다. 영웅처럼요. 얼마나 멋진 아버지이고, 그런 아버지를 위해 와주었으니 얼마나 감사하겠습니까. 가치 있는 싸움이었고, 그 보람을 자신도 느끼게끔 해줬으니까요. 바울의 영웅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투견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영웅이 되고 싶다는 것이죠. 본인이 자각하든 그렇지 않든 무의미한 싸움과 무가치한 승리보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싸움에 갈증을 느끼듯이요.





무미건조하게 감정선을 섬세하게 건드리는 연출과 대사들.. 전에도 말했듯 시즌2 들어서 그림체와 연출, 그림실력 등이 완벽한 수준으로 완성이 된다고 했죠. 섬세하고 정확하며 예술적인 연출과 분위기가 정말 압도적이라고.


위의 캡쳐와 같은 연출과 대사도 그렇지만 바울의 과거편은 개판이라는 작품의 에피소드들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인물묘사, 과거전개, 분위기 등의 연출을 보여줍니다. 


예컨데 투기장에서 싸우고 투견으로서의 삶을 못 견디겠다고, 그만두겠다고 한 뒤 바로 아침에 소파에서 일어나는 장면과 아버지와 함께 옥상에 올라가 대화를 하다 샌드백이 터진 뒤 똑같은 소파에서 시간만 다르게 다시 깨어나는 부분과 같은 장면들은 정말 예술적이고 굉장히 섬세하게 던져진 장면들이거든요.


배경과 분위기가 확 바뀌며 연출되는 햇살, 혹은 석양이 내리쬐는 정적인 분위기에 분명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그 섬세한 연출은 별 거 아닌 듯하지만 정말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뛰어난 연출이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개판만이 가지는 무미건조함은 느와르라는 장르를 200% 이상 소화하고 우려낼 수 있는 최고의 요소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감정선을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자유자재로 건드릴 수 있다는 건 압도적인 작가적 역량을 증명하는 거죠.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해보고자 하며, 도망가지 않겠다는 결심. 아버지가 썻고 아들이 썻던 샌드백이 터져서 치워진 자리 앞에서 자신의 선택을 고백하는 바울. 샌드백이 터진 것은 이전에 설명했던 것인 동시에 아버지의 죽음을 의미하는 복선이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투견으로서 그 샌드백을 치며 훈련했지만 샌드백이 터졌으므로 투견으로서의 삶도 끝났고, 투견으로서의 삶이 끝났다는 건 투견으로 태어나 투견으로 살아왔던 아버지의 삶을 끝남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아버지도 강요하지 않고 자신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의지를 가지고 선택한 것은 어렸을 때 아버지를 동경하며 했던 말과 같습니다. 아빠처럼 되고 싶다고. 아버지와 같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울 수 있는 멋진 투견이자, 약한 자를 위해 싸워 지켜줄 수 있는, 이겨낼 보람이 있고 가치 있는 싸움을 할 수 있는 그런 영웅.





그러나.. 한스와의 싸움은 자신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좌절을 안겨주죠. 자신의 모든 투지와 노력을 쏟아부었으나 혈통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다며 결국 이뤄낸 건 아무 것도 없고, 그렇게 자신이 지켜내야 했을 알레사를 빼앗기게 되었으니 가치도 없었고 의미도 없었던 싸움에 불과하게 된 거죠. 그런 주제에 무엇이 가치 있는 싸움인가... 자괴감에 빠지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비정상인 겁니다.





노력해도 안 되고, 재능없는 투견이었던 아버지의 아들이자 반쪽짜리 투견인 바울은 그래선 안 됨에도 불구하고 죄스러워 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태어난 자신을, 아버지의 변변찮은 혈통을 가진 아들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고 맙니다. 바울이 맹수로 태어났다면 더 적게 노력해도 자신을 지키고 남을 지키기 위해 충분했을 거라면서..





하지만 그 시각. 바울이 혈통으로 후회하고 원망하고 있을 때 한스는 혈통만 믿고 노력을 안 한 부하놈들이라고 하고 있죠.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하지만 한스의 말이 맞는 겁니다. 한스가 보통의 맹수로서 타고난 것만 믿고 단련을 게을리 했다면 직전의 바울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었겠죠. 적어도 발톱이라는 것을 사용해서 제압만 한다는 건 불가능했을 겁니다.


즉, 바울이 노력하고 단련한 만큼 한스도 그에 못지 않게 노력하고 단련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스는 바울에게서 이길 수 있었죠. 뭐.. 따지고 보자면 이것도 결국 혈통의 차이이긴 하지만, 그런 혈통의 정점에 있는 한스가 노력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으니 바울을 평가한다면 굉장히 높이 평가할 겁니다. 바로 아래의 말처럼요.





쿠퍼 신부와 그 주변의 패밀리 따위에게 쓰러지면 오히려 바울에게 실례라고 말하죠. 제국의 2인자이자 최강의 맹수이며 혈통의 정점인 한스가 고작 잡종 투견에 불과한 바울에게 이런 말을 할 정도로 바울은 뛰어나다는 겁니다. 그 노력을 인정 받아도 될 만큼.





그래도 아론이 비명을 지르자 그 상태에서도 아론이 걱정되 몸을 움직이는 바울은.. 역시 이런 것도 천성인가 봅니다.





"이 전쟁에 무관계자는 없어." 그가 무관계자로 보이는 녀석들마저 죽인 이유는 자신의 원칙을 버린 게 아닌 그 원칙에 따라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째서 무관계자가 아닌가는 후반부에 나오죠.





아론을 통해 이야기를 전해줌으로써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토드. 더불어 이런 명암연출은 개판의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죠. 얼마나 멋집니까.. 카리스마가 터져나오죠.





아마 대충 감을 잡았을 겁니다. 그걸 모른 척 해주는 것인지 그저 믿어주는 것 뿐인진 몰라도..





토드의 의도대로 바울을 일으켜 세우는 아론. 토드가 하는 말도 그저 팩트로서 틀린 게 아닙니다. 분명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이에요. 동시에 그가 듣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들어야할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자신의 모든 경험과 시도는 좌절만을 안겨줬죠. 말대로, 싸우지 못해서 잃어도 봤고, 이겼는 데도 지키지 못한 것도 있으며. 죽을 각오로 덤볐음에도 불구하고 바뀐 게 없기까지. 좌절과 자괴를 느끼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상황이죠. 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그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경험해봤으나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으니..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왜 싸워야 할지 본인도 의구심이 들죠. 내가 싸워서 어떤 결과를 만들든 결국 바뀔 게 없는 데 왜 싸우냐고.





하지만 이번 싸움은 다릅니다. 자신의 전부를 걸어 전부를 지킬 수 있는 그런 싸움이죠. 다른 모든 싸움은 져도 이번 싸움은 져선 안 됩니다. 적어도 다른 모든 싸움은 얻을 게 없었어도 이번 싸움만큼은 얻을 수 있어요. 





아버지가 했던 유언이죠. 한번 더. 싸울 의지가 있으면 충분하고, 다시 일어설 수만 있다면 꼭 해낼 거라고. 바울은 그렇게 다시 일어섭니다. 이번 싸움은 모든 걸 뒤집을 수 있고, 그런 싸움이기에 투견답게 싸울 의지를 가지고 다시 일어선 거죠.





"풋내기가 제국을 더럽히는군." "자질이 있는가..."


이미 롤프의 제국 내 인망은 최악의 상황. 친구에게 정을 때어내지 못해 결단을 망설였고 결국 상황은 미적지근하기 짝이 없는 상태죠. 그런 마당에 맹수도 아닌 잡것에게 코트를 빌려주고 저택으로 데려오니 제국을 더럽힌다고 욕먹고 총수로서 이전에 맹수로서의 자질을 의심 받는 겁니다.





싸움 도중 더 이상 자신의 본능을 억제할 수 없는 상황이려나요? 갑작스럽게 안광이 터져나오면서 다른 녀석들을 죄다 쓰러뜨리죠. 정면으로, 다 박살내면서. 그림자 속에서 녹색 안광만 보이는 모습은 글자 그대로 맹수라는 말이 아깝지 않습니다. 과연 맹수 중의 맹수라고 할만한 캐릭터죠.





겉으로는 자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사실 본심은 그게 아니겠죠. 이런 맹수 소굴에 더 있기 어려운 거라고 봅니다. 뒤에서 자신의 자질을 의심하고 인정 받지 못한 총수의 부담은 이전 자신이 감당하지 못했서 도망쳤던 것 이상이겠죠. 그런 불편한 장소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아서 도망가는 겁니다. 겉으론 총수라는 이름으로 명령에 따르지만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의심하며 우습게 보는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쿠퍼 신부마저 손톱으로 그어놓고 마침내 쓰러지는 한스.. 괴물이죠. 토드와는 다른 종류의 괴물. 그렇게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면서야 겨우 쓰러지니까요. 쿠퍼는 쌩쌩 했던 상황이라 다시 일어나 쓰러진 한스를 짓밟고 데려갑니다.





크롬은 바울과 어떤 일이 있어도 친구라고 했지만.. 그렇게 믿기도, 여기기도 어려운 말을 들었죠. 그것이 본심인지 아닌지 싶을 거에요. 하찮은 잡종 새끼라니.. 친구라 믿었건만, 제국의 맹수이자 총수로서 그를 친구로 믿어도 되고 그렇게 여겨도 되는가.. 그러니 친구가 아닌 하찮은 잡종 투견의 말을 들어줄 지 자신도 잘 모르는 거죠.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뭐 있겠습니까. 일단 가봐야지. 그렇게 시도라도 해보고, 안 되면 싸워서라도 말려야죠. 영웅적이고 가치 있는 싸움을 통해서요.





이거 큰 떡밥입니다. 알레사가 지원을 요청했던 곳에 고르그와 일당들이 왔으나 거기서 반긴 것은 죽음의 개죠. 그리고 그 토드가 하는 말이라는 게 "신부님께서 부탁하시더군."





쓰러진 채 쿠퍼에게 짓밟히던 한스를 돋기 위해 쿠퍼에게 한방 먹이고 일침 꽂아주며 일으켜 세우는 바울.. 그래도 나름 의리는 있죠. 어차피 아마란스도 나왔고 제국에도 가야하고..





자기들이 아쉬운 상황이니 반쯤 억지부리는 거죠. 해산 했으면 의무는 끝이냐, 그냥 두면 나쁜 선례를 만들겠다..





소용없다고 하지만 실제론 보내서도 안 되는 상황이죠. 물론 쿠퍼 입장에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막지 않아도 뜻대로 안 될 것이긴 하지만요. 쿠퍼가 원하는 건 전쟁이거든요. 그것도 제국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전쟁. 한스를 포로로 하고 레아를 미끼로 바스커빌을 부려 제국을 상대로 우위에 선 상태에서 싸우고자 하는 겁니다. 그러니 보낼 수 없을 수 밖에.





저런 상태에서 바스커빌에게 달려들었다 어깨에 송곳이 꽂히기도 하고, 그런 상태에서 다시 일어날 정도니 한스는 괴물인 거죠. 쓰러져도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니까.. 저런 걸 어떻게 이깁니까..


그래도 한스의 말을 들어보면 애잔하기도 하죠. "형님을 믿어줘, 친구 때문에 손톱도 잃었던 분이시다." 피는 안 섞였지만 형제는 형제라고, 서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나올지 잘 아는 한스의 생각이 곧 크롬의 본심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겉으로는 총수이기 때문에 할 말도 골라야 하고 본심도 숨겨서 대외적인 언행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바울과 함께 할 수도, 곁에서 친구로서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친구라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토드 입장에서도 바울은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거든요. 그리고 개판의 소소한 명언 중 하나가 나오죠. "호랑이를 앞에 두고 강아지가 눈에 들어오나?" 카리스마..





개만도 못하다.. 바울이라면 이런 상황에선 절대 도망가지 않고 싸웠겠죠. 철창 안에 밀어넣으면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게 투견이니까. 그의 투지를 알고 있으니까. 잡종 투견만도 못한 것들이 맹수랍시고 제국의 패밀리를 칭하는 게 웃기지도 않을 겁니다.


그런 마당에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형제인 한스까지 잃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니 결국 제국의 패밀리들이 가지고 있는 본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거죠. 모르긴 몰라도 다른 제국의 패밀리들도 저 녀석들과 똑같은 생각을 모두 가지고 있을테니까.





총수로서 당당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내색하지 않고 더불어 한스까지 잡혔으니 전쟁을 하는 것에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죠.


그리고 자신을 욕하는 풋내기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컴플렉스가 자극당하자 제국의 인장이 세겨진 반지를 낀 당당해야할 손을 손톱이 뽑힌 손이기에 주머니에 집어넣는 걸 보면..





이성적으로 쓸 수 있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그저 토드를 아마란스에 묶어놓고 몰래 레아를 빼돌리거나 적어도 제국을 무너뜨리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일 뿐이죠. 토드도 그 정도는 분명 알 것이고.. 어차피 그런다 해도 변할 것은 없고 단지 좀 더 위험하고 좀 더 번거롭게 될 뿐이니 납득하고 물러섭니다.





심판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라.. 그들은 신이 아니죠. 멋대로 정의를 자칭한 거야 그렇다 쳐도, 그들이 멋대로 심판할 권리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약육강식을 곱찝으며 제국을 비판하는 쿠퍼 신부 본인부터가 약육강식의 추종자에 가깝습니다. 여러명이 이미 힘이 빠진 한스를 린치해놓고 다 쓰러진 한스를 짓밟으면서 되려 쾌감, 우월감을 느꼈죠. 그는 힘, 패권을 원하는 거지 대의나 사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신부라기엔 속물적인 모습도 여럿 보였고요.





한스를 못 찾게 이송할 것이다.. 제국도, 검둥개도 모르게.. 다르게 말하자면, 레아를 잡는다면 마찬가지로 검둥개도 모를 곳으로 숨길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죠. 제국이 했던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전에 말했듯이, 그렇다면 그 제국과 똑같은 짓을 반복하며 최악의 암살자이자 타고난 악마인 바스커빌을 자신들의 무력으로서 사용하며 자신들의 질서를, 그것도 부패한 질서를 남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정의일까요?


도리안도 그랬죠. 그렇지만 변질되었고.





그래도 친구라고 생각해주는 거죠. 사실 애매하긴 하지만..





이런 흉흉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성당 옥상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죠?





절박함이 괴물을 만들죠. 전부가 달린 싸움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그렇게 위험하고 절박한 상황이니 그는 자신의 절박감이 등떠밀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하고자 하겠죠.


마치 제국에 의해 어머니를 찾을 수 없자 그들의 제안대로 암살자로써 제국과 밀약을 한 뒤 괴물처럼 살아야 했던 것처럼. 어머니를 뵈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죠. 다른 선택지도, 다른 길도 없이 해야만 했던 일이었던 겁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면서..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편.

2016/11/1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5편.

2016/11/1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2.5편.

2016/11/1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편.

2016/11/1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3.5편.

2016/11/1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편.

2016/11/1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4.5편.

2016/11/18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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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6.5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편.

2016/11/20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7.5편.


2016/11/21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8.5편.

2016/11/22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편.

2016/11/23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9.5편.

2016/11/24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편.

2016/11/25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0.5편.

2016/11/26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편.

2016/11/27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1.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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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9 - [취미/ㄴ리뷰] - 개판(박현욱 작가) 작품 심층 해석 12.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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