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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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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맨 처음 작품 설명을 봤을 땐 뻔한 천재의 먼치킨 작품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작품 설명만으로는 작품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보니 정확히 판단을 할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이 작품을 볼까 말까를 망설였거든요. 하지만 댓글 평을 보면서 일단 한번 보기는 해보자고 마음 먹고 봤습니다.


생각보다 꽤 괜찮더군요. 개인적인 평입니다만, 신룡의 주인보다는 훠얼씬 나은 소년작품? 신룡의 주인은 오그라들 정도였고 개연성이나 캐릭터성도 많이 부족하며, 그걸 이끌어내고 묘사하는 것도 겉멋만 들었지 필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는 데, 무한의 마법사는 크게 뛰어나거나 수려한 편은 아니더라도 무난한 정도에 속하는 정도라 부담이나 아니다 싶은 느낌은 그닥 들진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 꽤나 좋게 보는데, 이전부터 이런 류의 능력 따위를 생각하면서 어떠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반드시 그에 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론과 이론이 존재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전적 판타지에선 마법을 그저 이해하지 못하는 신비하고 알 수 없는, 경이적이거나 두려운 무언가로 묘사하곤 했죠. 어떠한 방식이나 형태, 형식 따위보다는 그저 신비한 권능으로 불가능한 일이 이루어진다는 느낌으로요.


뭐, 현대에 접어들면서 그러한 마법에 어떤 논리나 합리성, 작동함에 대한 묘사를 하는 편이긴 하지만, 사실 그리 구체적이지도 않고 그저 이렇게 해서 저렇게 했다 정도로만 묘사하는 경우가 많죠. 사실 그런 것이 특별히 이상한 것이 아닌 게, 그걸 구체적으로 묘사해봐야 쓸데없이 길어지기도 하고 굳이 알아야할 필요도 없으며, 무엇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 어떻게 설정을 짜고 묘사를 하든 그거야 본인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잘못했다느니 아니니를 떠나서 그게 이상한 게 아니고 기실 당연하기도 합니다.


그저 저 혼자만의 상상에 불과하지만 저는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일종의 프로그래밍과 비슷한 작동, 구현의 원리를 상상해본 적 있곤 하죠. 또한 어떠한 현상을 일으킨다면 그건 단순히 마법만을 생각하기 보다 과학의 영역과 접목시켜서 묘사하거나 설명하는 것도 상당히 개연성 있고 합리적인 묘사라고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마나라는 게 있다면 그것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인간이 의지나 의지 비슷한 것만으로도 다룰 수 있는 지, 또한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고 활용되어 마법이라 불릴 수 있는 효과, 혹은 현상을 발생시키는 지에 대해서 말이죠. 마나라는 것은 물질로 따지자면 개별적 원자나 초끈이론의 끈, 에너지로 쳤을 땐 그 자체로 어떠한 에너지로도 변용 가능한 것이라든가.. 마나를 다룬다는 것은 애초에 인간에게 없는 감각이니, 추상적이고 비물리적일 순 있지만 동양사상 등에 나오는 기와 같은 개념으로 접근을 한다던가.. 마법의 발현이라면, 불 같은 경우 마나를 이용해 특정 좌표나 물질 표면, 혹은 내부에서 열에너지를 상승시키거나,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거나 불이 발생할 수 있는 물질로 변환시켜 그것들을 서로 작용케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발생시킬 수 있다던가 말입니다.


실제 작품에서 묘사된 비슷한 사례로는, 가령 일본 작품이긴 하지만 무직전생에선 마법적 능력과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여 스승 앞에서 오래 걸리고 (상대적으로) 난이도 높은 편인 넓은 범위에서 비가 오래 쏟아져 내리게 하는 마법을 실현했고, 카카오페이지의 다른 소설인 나는 히어로인데 형은 무한전생자? 에선 초능력과 과학적 원리를 통해 토카막 핵융합포나 장거리 비행, 전자기 능력이나 그걸 플라즈마로 되돌려 반격하는 등의 여러 활용성을 묘사한 적 있죠.



마찬가지로 무한의 마법사에서도 그런 과학적 원리와 법칙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꽤나 마음에 드는 설명을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개연성 있게 이끌어내고 묘사한다는 점이 굉장히 취향저격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초반부의 힉스 입자가 등장하는 부분에선 상당히 흥미를 이끌어내었죠. 아주 잘 설명해낸 부분이었거든요. 소년만화(여기선 소설이라고 해야겠죠?..)에서 무언가 떡밥이 던져지고, 그거에 고민하거나 어려움을 느끼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 진일보하는 성장의 모습을 짧고 무겁지 않게, 정석적이고 무난하게 서술한 점은 꽤나 교과서적이다 싶었습니다.



똑같은 소년소설 장르인 신룡의 주인과 가장 비교가 되는 장면은 절친이 되는 친구들과의 만남과 친해지는 계기들인데, 신룡의 주인에선 너무 개연성이 부족했고, 설령 개연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해도 그걸 독자들이 납득하기 어렵게 묘사를 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작위성이 더 크게 느껴졌고요. 이것만은 아니지만, 그런 이유들 때문에 결국 얼마 안 가서 하차한 작품이었죠.


하지만 무한의 마법사에선 친화력 쩔어주는 네이드와 반대 성향이지만 똑같은 천재형 캐릭터인 이루키가 경쟁과 협력을 통해 친해지게 되는 건 상당히 개연성 있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죠. 작가의 필력이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무난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묘사와 서술인지라 무리함이나 작위성 따위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제 주관적인 기준에선 살짝 아슬아슬 하지만 괜찮은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재밌게 보고 있는 작품이죠. 설정덕후 적인 면모가 있다거나 이런 종류의 원리와 묘사가 취향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추천할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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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얼마나 변할 수 있을까요? 개인이 가진 기질과 환경은 쉽게 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한번 정착되고 만들어진 인격은 거의 죽을 때까지 성숙되거나 그렇지 못한 채 살아갈 뿐 변화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런 인격을 한 순간에 부술 수 있는 경험을 했다면? 당연하지만, 그 사람은 그 이전과 그 이후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될 겁니다. 



주인공 키릴로차 르 반은 행복하게 살아왔습니다. 부유하진 못해도 사려 깊은 할아버지 밑에서 구김살 없이 살았죠. 그에겐 재능이 있었고, 마법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살면서 두번째로 마법을 쓴 날, 인생에서 가장 큰 존재들을 만나게 되었죠. 일츠 브릴모. 그리고 그의 가족을요.


가난하고, 귀족도 아니었던 아이는 성장해서 귀족, 왕족, 상인, 사제 집안의 고귀한 자식들을 친구로 둡니다. 정말 형제처럼 지내죠. 누구보다 가까웠고 누구하나 잃을 수 없는 그런 자신의 팔과 다리보다 더 소중한 존재들을 말입니다. 그게 어찌나 보기 좋았는 지, 누구나 이런 사람을 본다면 부러워할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너무나도 행복하고 너무나도 즐겁게 살았어요.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의 인생을 이야기해야할 정도로.


게다가 누구나 돌아보게 만들고 가슴 뛰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여자친구도 생겼죠. 클라리몽드..


키릴과 그 친구들은 마법 학교에서 배우며 여러 경험을 하게 됩니다. 클라리도 이 시기에 이어졌죠. 동시에 약간의 분란의 씨앗이 되기도 했고, 슬픔의 기반이 되기도 했죠.



그러나 그런 행복한 삶과 구김 없는 환경은 언제까지고 이어질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꿈처럼요. 주드마린 아미냑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고작 13살짜리 여자애가 자기 세력을 끌고가 왕 앞에서 시위를 벌였죠. 그리고 거래를 했습니다. 자기와 반대파벌에 있는 자들에 대한 살생부에 대한 서명을 요구했죠.


그런 정치적 이변은 먼 타국 땅의 형제 같은 친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사실 평민이었던 키릴츠는 이 문제에서 무관할 수 있었죠. 왕실의 문제 때문에 어제까지만 해도 형제 같은 친구들이 반으로 쪼개져 대립하고 속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전 이 부분이 이 소설에서 가장 강렬하고 흡입력 있으며 공포, 두려움, 슬픔, 불안, 불쾌, 혼란을 이끌어내는 부분이었다고 봅니다. 흔히 정치는 비인간적이라고도 평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영화가 됐든 소설이 됐든 만화나 웹툰이 됐든 그런 정치의 비인간성과 잔혹함, 공포심을 제대로 묘사하는 소설은 거의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작품 중에선 전민희 작가의 태양의 탑 외에 이 정도 수준의 정치의 공포와 비인간성을 묘사한 작픔은 없었죠.


어제까지만 해도 웃고 지내던 친구들이 서로 데면데면해지며 서로를 속이고 칼을 겨누어 죽여야 하며, 패배자가 된 입장에 속하는 이들은 자신의 사태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 지도 파악할 수 없고,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도 없고, 무조건 도망쳐야만 하는 상황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부할 수 없고 이겨낼 수도 없는 절대적 무력이 국가의 의지 그 자체가 된 승자에 따라 자신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오죠.


상황이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르고, 그 상황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도 없으며, 자신의 가족 또한 사냥 당하는 입장에 있어 걱정해도 찾아볼 수도 없고, 그렇게 잡혀서 죽는 것을 방관할 수 밖에 없는 무력함.. 뭐든 해야 했지만, 해야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사실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며, 그럴 시간도 없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고, 누굴 만나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 수 없는 혼란.. 그 자체로 두려움이죠. 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통제할 수 없으면 불안함을 느낍니다. 그 상황이 자신의 목숨과 직결되면 공포를 느끼죠. 그들이 느꼈을 공포와 절망은 얼마나 거대했을까요?


우리가 키릴을 통해 느끼는 불안과 공포, 슬픔과 절망만으로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요? 우린 단지 그 편린만을 느낀 건지 모릅니다. 우린 당사자가 아닌 당사자의 경험을 텍스트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독자이기 때문이죠. 왕도 정치의 비인간성이란 이렇게 잔혹합니다. 저 멀리 누군가의 이기적인 의지에 따라 너무 쉽게 죽음과 삶이 결정되어버리는, 인생과 가치가 놀아나버리는 권력. 마치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닌 장기말, 물건 따위가 되어버린 무력감..


이게 단 13살 짜리 여자애가 쓴 명단의 살생부 한 장으로 이루어진 일입니다. 단지 그 종이 한 장의 결제로 이루어진 일이죠. 너무나도 간단하게, 너무나도 쉽게, 너무나도 무가치하게.


그 뿐만 아닙니다. 자신의 친족에 대한 살해(의혹이지만, 거의 확실하죠.)와, 죽음을 의도한 유폐 또한 그렇습니다. 자신의 부모와 동생마저도 정치적 위험으로 분류하고 그들에 대한 죽음을 이끌어내고, 그에 대해 느끼는 바도 적죠. 마치 왕이라면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이 모든 일을 고작 13살짜리 여자애가 계획하고 완성했습니다. 수 많은 이들에 대한 죽음과 파멸, 고통을 만들어냈고, 그만큼 큰 원한과 증오를, 그리고 그만큼 거대한 공포를.


이런 정치 살인극은 전근대 정치의 비인간적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부분이었습니다. 다른 부분 다 떼고나서도, 단지 이 부분만으로도 이 작품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을 정도라고 봅니다. 전근대 정치의 비인간적 잔혹함을 이 정도 수준으로 간결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건 전민희 작가 정도가 아니라면 할 수 없었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친구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던 키릴의 분투는 무의미한 것이었고, 그 노력은 결국 친구의 배신과 죽음, 망가짐으로 귀결되었죠. 자기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족 같이 지냈던 친구의 가족들은 어느새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뉘었었고, 주인공과 그들의 가슴 속에서 결코 작지 않았던 이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마저도 너무나도 쉽게 죽임 당하여 부서지는 절망과 상실감은 독자들마저 지치게 하죠. 그들의 죽음이 어떤 가치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마치,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너무 쉽게 죽어버렸어요.


결국 친구의 도주를 돕던 키릴츠 또한 이 날 망가지게 됩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가장 처음의 가족이었던, 그의 반쪽과도 같았던 형제 일츠는 아무런 죄책감도 후회도 슬픔도 분노도 없이 그 상황에서 승리와 생존만을 목표로 하여 그들의 친구와 형제, 가족과도 같은 이들을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아주 능동적으로요. 그리고 다른 한 친구였다 믿었던 놈은 자신의 추악한 욕망을 위해 그런 친구들을 팔아넘겼고. 그의 스승이었던 놈도 악마적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키릴츠은 이 날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마법도, 친구도, 가족도, 행복도, 사랑도. 그렇게 잃게 된 이후 남은 것은 과거의 잔재들일 뿐이었죠. 망가진 친구들과, 죽여도 시원찮을 친구였던 것.



특히 키릴은 알지 못했던 이야기도 있었죠. 독자들이 가장 멘붕하고, 웬만한 일로는 멘붕 안 하는 저조차 며칠 동안 후유증을 느끼게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일츠와 클라리몽드의 거래 부분이죠. 클라리몽드가 결코 만만치 않은 여자라는 건 누구나 알만한 것이었죠. 자기 스스로도 그렇게 말했고요. 하지만 그런 다른 모습을 가진 클라리였지만, 키릴만큼은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거래를 했죠. 그 거래 내용은 정확히 모릅니다. 하지만.. 마지막 사죄하듯, 그리고 후회하듯 내뱉는 한 마디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미안해.." 이게 일츠와의.. 성관계, 성상납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장면에서 보이는 그 대사는 충분히 그런 것을 연상할 수 있었고, 너무나 충격적인 한 마디였습니다.



모든 걸 잃고 그 나락 속에서 지내며, 또한 그 나락 속에서 노틀칸에게 마법을 배운 이후의 키릴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음을 열지 않고, 그 누구도 안에 들여놓지 않으며, 대화나 다른 인간관계조차 유지하려 들지 않는 차갑고 냉소적인 인간이. 인간의 감정을 잃고 삶의 목적이 복수에 놓여있는 걸어다니는 고통과 후회나 마찬가지가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 받고, 사랑할 수 있으며, 호의를 호의로 받아들이고, 자신 또한 남에게 호의적인 소년은 죽었습니다. 그 날, 그가 잃은 모든 것과 함께 죽었죠. 그리고 그는 다른 인간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라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다면 그 누구도 그가 같은 사람일 거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변했죠. 사람이 미치기 위해선 미칠듯한 하루면 충분하다는 말이 있죠. 그에겐 그게 미칠듯한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망가졌죠. 다신 전과 같을 순 없습니다. 부서진 알은 다신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듯이..


그래서 그는 복수를 삶의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그것만이 키릴이 살아있을 수 있게 하는 모든 것이었죠. 다신 키릴를 못 볼 것 알면서도 거래를 하고 십년 가까이 그를 여전히 사랑하는 클라리몽드가 남아있었고, 기억을 잃은 채 망가져 제대로 살 수 없는 앙리오트도 있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복수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자기 친구의 모든 것을 앗아간 당사자들. 주드마린 공주와 일츠 브릴모. 그 외 자잘한 부역자들..



주드마린이라는 캐릭터도 그렇지만, 일츠 브릴모라는 캐릭터 또한 특기할만한 캐릭터입니다. 주드마린이라는 캐릭터는 뛰어난 지성과 카리스마, 결단력을 지닌 패왕에 가까운 공주이자 여왕이었습니다. 11살 때 발생한 우습지도 않은 사고 덕에, 주드마린은 자신의 세력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전부터 생각해오고 있었을 지도 모르죠. 고작 11살 짜리 어린애가, 정치와 사상 등 많은 분야에 대해 높은 수준으로 공부하고, 자신의 카리스마를 통해 자기 세력을 만들고 규합해 고작 13살 때 수 많은 이들을 파멸로 이끌고 피를 쏟게 만들 살생부를 작성해 서명, 결제를 강요했던 걸 보면 주드마린 또한 철혈의 패왕적 면모를 가진 종자였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재밌는 건, 그런 공주가 키릴을 사랑했다는 거죠. 그래서 클라리를 파티에 데려왔을 때 질투도 느꼈고요. 또한 키릴이 그 날 그녀를 찾아와 빌었을 때 정치적 이유로 그의 간청을 내쳤습니다. 그걸 이유로 증오와 원한을 샀죠. 이후에 그가 찾아왔을 땐 당돌하게도, 어쩌면 뻔뻔하게도 자신을 도와달라고 회유하죠. 아니, 자신에게 마음을 바치라고 했습니다. 마치 사랑해달라고. 미친년 같으니..


정치에 있어서 개인적 감성과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고, 단순한 정치적 결단과 계산으로 따진다면 주드마린은 최고이자 최강의 군주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인물이고, 보고 배울만한 부분도 있을 정도로 뛰어난 군주죠. 단순히 다른 모든 관계를 제외하고 인물 그 자체로만 본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우린 주인공의 입장에서 그녀를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쳐죽일 년이 되는 거죠. 정치적으론 옳습니다. 그게 권력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었죠. 그 덕에 모든 걸 잃고 고통과 슬픔을 받은 키릴에겐 누구보다 찢어죽이고 싶은 인간이지만..



일츠 브릴모 또한 특기할만한 캐릭터입니다. 이 새끼 소시오패스거든요. 사실 어렸을 때부터 그 면모가 보였습니다. 어린애 답지 않게 조용하고 어른스러웠다고 했었습니다. 일츠는 사실 굉장히 유능한 인물입니다. 주드마린처럼요. 너무 뛰어나서, 그 재능이 정치적 악의, 혹은 그와 비슷한 욕구나 관심과 만나서 이루어진 화학적 작용이 너무나 파격적이었던 거죠.


일츠는 키릴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이었고, 자신의 반 쪽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는 일츠에게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일츠도 이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밝혔고, 어렸을 때 받은 장난감 인형을 통해서도 작품 내에서 은유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키릴을 일츠는 가차없이 부수어버립니다. 물론 자신 또한 그에 대해 감정을 느끼긴 합니다. 하지만 죄책감을 느끼진 않죠. 키릴이 순탄하고 행복하며, 뭐든 잘 되는 인생을 살았던 것은 일츠의 보이지 않는 조력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일츠는 자신이 세운 울타리를 넘은 키릴을 가차없이 벌합니다. 네, 벌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선택에 틀리지 않은 정론을 말하며 정당화 합니다. 뭐, 어쩌면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굳이 그런 판단을 내릴 필요도 없었고, 그런 판단을 키릴에게 이야기하며 정당화할 필요도 없었다고 봅니다.


중요한 점은, 일츠는 이 모든 짓을 적극적으로 벌였고, 그 이후에도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다는 겁니다. 인간적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그에 대해 이해하기도 하지만, 타인에 대한 감정적 공감능력은 결여되어 있습니다. 이는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이죠. 아니, 일츠 정도면 아주 잘 숨기고 잘 계산하며, 행동하죠. 그런 일츠의 그 날 보였던 일 때문에, 일츠의 여동생 안 브릴모는 크게 실망하고 상심하죠. 안 하겠다는 사제가 된 것도 그렇고.. 


일츠의 재능과 능력은 너무나도 뛰어납니다.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판단 모두 뛰어나죠. 국가를 위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실천할 수 있는 대단한 인재입니다. 그 아버지마저도 두려워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죠. 그런 놈이 적이 되었으니, 과거의 인연과 더불어 키릴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인생이 남아 있을 거라고 해야겠죠..


그 이전에 그의 예언된 인생을 생각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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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군 통수권자에 대해 보고를 일부러 누락하고, 속이며, 무시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국가반역죄에 가깝습니다. 최고 권력이자 자신들의 상사에게 중요 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고의로 속인다는 건 내란, 쿠데타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항명이자 하극상이죠.


지금 군 세력 쪽의 극우들이 진보 계열의 정권이 잡히니 대통령 무시하고 길들이기라도 시도하는 모양인데, 지금은 80년대가 아니고, 여론과 지지율은 문재인에게 있죠. 이거 진짜 제대로 한번 각 잡고 칼춤 한 번 춰야 합니다.


대통령에게 반드시 알려져야하는 국가중대사에 대한 여러 사실과 현황에 대해 보고를 안 올리고 심지어 속인다? 그게 안보 위협이고 빨갱이 짓이죠.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보수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진보 사상을 가진 장성, 장교들이 일부러 대통령에게 보고를 누락하고 속인다면, 당장에 빨갱이냐 간첩이냐 하는 소리 나왔을 겁니다.


기실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겠지만, 그 자체로 안보를 흔들고 국기를 문란하게 만들여, 위아래 없는 하극상이기 때문이죠. 상명하복의 군대라면서 정작 군에 대한 통제권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군 통수권자를 무시한다니, 이게 어디 수 틀리면 총리 암살하던 일본제국 육군도 아니고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군은 반드시 민간의 통제를 받아야 합니다. 그 중 대통령의 통제는 아주 당연한 거고요. 근데 그 통제를 벗어나고자 하는 행위를 한다는 건 그 주동자들과, 그들과 같은 배를 탔던 놈들을 모조리 쳐내는 강수를 둬야 합니다. 이건 진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장성들이 대거 비게 된다고 해도 그 인력 공백의 위험성을 안고서라도 해야하는 짓이에요.


군 내부에 위험요소를 두고 통제되지 않는 변수이자 안보적 위험성을 안고 국가를 운영할 순 없고, 국가를 지킬 수도 없는 법입니다. 외부의 적보다 위험한 게 내부의 적입니다. 전부터 누누히 이야기해던 거죠. 그것도 실질적인 무력을 갖춘 군에서 저런 행동을 보인다? 단지 의심만으로도 사려야할 놈들이 대놓고 기싸움 들어가자는 것마냥 대통령 길들이기하듯 저러고 있습니다.


이건 사상이니 이념이니를 떠나 국가 운영상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필수불가결한 작업이라고 봐야해요. 칼춤 춰야 합니다. 그것도 지들이 알아서 배때지 갈라달라고 빌미를 주고 있는 상황에선 더 쉬울 겁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안보를 위해 군을 공격해선 안 된다느니 문재인을 욕하거나 하는 거야말로 빨갱이 짓입니다. 그래봐야 북한만 이로운 상황이거든요. 군이 대통령을 무시하고 따로 논다. 이거야말로 북한에서 가장 바라는 상황입니다. 아예 쿠데타까지 나라고 기도까지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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