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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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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08.29
    정치꾼과 정치인의 차이. 그리고 그 영역구분.
  2. 2017.08.27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 리뷰.
  3. 2017.08.09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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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라는 단어는 여러 형태를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용어인데, 국회의원이나 장관 등 통치로서의 정치 행위를 하는 이들의 행위 또한 정치라고 하고, 일반인들. 가령 여자들 사이의 정치적 행위 또한 정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둘의 특성은 비슷하면서도 크게 다른 면이 있죠.


인간관계에서의 정치행위에 대해 역겨움이나 경멸을 느끼는 이유는 그것이 가식적이고 지극히 이익추구적이기 때문이며, 그 방법이나 형식이 남들의 눈엔 위선적이거나 비양심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모든 인간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죠. 다만 그 방식이나 정도, 목적성이 다를 뿐입니다.



정치라는 것에 있어서, 인간관계나 조직에서 권력을 얻거나 더 유리하고 우월한 위치를 얻기 위한 정치를 잘하는 것과 그 조직에서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이른바 통치로서의 정치를 잘하는 건 다릅니다.


즉, 정치꾼 의원이 말을 바꿔대며 공격하고 음해하고 하는 걸 잘하는 것과 그 사람이 권력자가 되어 통치로서의 정치를 잘하는 건 별개라는 것입니다. 보통 전자의 인물은 후자의 영역에서 무능을 보이곤 하죠. 성과보단 정치력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보니.


물론 어느 정도 높은 위치에 이르면 그러한 정치꾼 또한 실무나 업무의 영역에서도 어느 정도의 유능함을 필요로 하긴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치꾼은 대개 자신의 능력과 그릇보다 더 큰 권력과 명예를 얻고자 하는 이들이 많고, 그들 중 해악스러운 인간들은 올바르고 정직한 이들을 특유의 음습한 정치력으로 도태시키고 자신의 그릇에 맞지 않는 더 높은 권력을 추구하고 거머쥐는 경우가 있죠.


가령 천정배, 박지원 같은 인물들을 봅시다. 그들의 통치로서의 정치 능력이나 행정, 사법, 정치적 판단 자체에 대해선 어느 정도 능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당대표나 그에 준하는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이들이 욕을 먹고 남들에게 경멸을 받는 이유는 그들의 천성이 통치자로서의 정치인이라기보단 더 높은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꾼으로서의 정치인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혼란에서 기회가 발생하는 건 만고불변의 사실입니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상태의 조직, 집단내에선 공을 세울 기회가 적고, 일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죠. 단지 이미 잡혀 있는 구조 내에서 정직하고 착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평가를 통해 천천히 출세해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에선 공을 세울 기회가 많습니다. 전쟁 중일 때 더 많은 진급자가 발생하고, 더 높은 계급(권력

)을 추구할 수도, 거머쥘수도 있듯이요. 태평성대의 시대였다면 조조는 그저그런 인물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후한말의 망국적 혼란기에 그는 위왕의 자리에 까지 올랐죠.


이런 이유로 정치꾼들은 분탕종자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더 많은 시선으로 주목 받고, 더 많은 기회 속에서 더 높은 권력을 거머쥘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박지원, 천정배는 민주당에서 유명한 분탕종자였고, 그 상황에서 특유의 정치력을 발휘해 높은 지위와 권력을 거머쥐었죠.


하지만 그것은 자기 당내에서만이었으며, 그러한 내부총질의 결과 당 자체는 약화되어 외부의 적(새누리당)에게 언제나 끌려다니고 지방선거에서도 대단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죠. 안철수 때는 오히려 엄청난 대패를 연출해냈죠.



이렇게 말하면 정치꾼 성향의 정치인들은 모두 무능하고 경멸스러운 놈들인 거 같지만, 기실 모든 정치인에겐 정치꾼적 능력이 필요합니다. 정직하게 싸우는 쪽보다 좀 더 비열한 쪽이 더 많은 선택지와 공략지를 가질 수 있고, 정직한 쪽이 더 큰 그릇과 능력, 전략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을 가진, 그러니까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압살할 수 있는 존재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그 정치꾼에게 정치력으로 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지만 그런 정치꾼의 철학은 어디까지나 조직 내에서 권력을 얻는 방법론으로서 활용해야할 수단이고, 그러한 방법론을 통치로서의 정치에 적용한다면 이명박과 같은 과의 통치자로 군림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명박처럼 언론에 영향력을 끼쳐 자신의 나팔수로 만들고, 비밀을 만들어 국민의 판단 근거를 줄이고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또한 정보기관과 수사, 사법기관을 사유화하여 정보기관은 국내 정치의 동향을 분석하고 그걸 기반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판도를 만들들기 위한 여론조작과 선동을 하죠. 그렇게 발생한 자신과 자기 집단의 같은 편들의 죄악에 대해선 편향적 수사와 재판을 통해 죄를 줄이고 처벌의 수위를 낮춰 자신을 위해 충성하는 것을 종용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게 하며 자신에 대한 정치력을 더욱 확고히 하죠. 부담이 적어지면 더러운 짓도 과감히 할 수 있으니까요. 그에 따라 얻는 게 더 크다면 더더욱.



정의롭기만 한 정치인은 없습니다. 나름의 정치력을 가지는 것은 정치인들에게 필수적인 교양인 셈이죠. 하지만 그러한 조직 내에서 권력을 얻고 더 큰 영향력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정치와 통치를 위한 정치는 서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러한 정치적 방법론과 영역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는 이들이야 말로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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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원래 카카오페이지의 요일별 소설 중 하나였는 데 완결 이후 기무로 바뀌었죠. 이 소설에 대한 리뷰도 예전에 쓰려고 했는 데 제 게으름 때문에 결국 지금에 와서야 쓰게 됐습니다.. 그 덕에 잊어버린 것도 너무 많네요;



뭐 하여간..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액자식 구성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그만큼 연결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연 작가의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는 꽤나 성공적이고 나름의 잘 짜인 짜임새를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을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가 제가 역사 쪽은 꽤 좋아하다보니 과거의 기록을 토대로 서술된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하는 데, 더불어 그것이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설화, 전설 속의 괴담에 대한 기록들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이런 정보를 많이 찾고 공부했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자료조사를 잘 했습니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마다 주제가 되는 기록을 먼저 제시하고, 그 기록을 토대로 창작된 이야기를 서술하며 진행시키는 것이 작품 전체적으로도 상당한 짜임새가 있었습니다. 어느 주제나 단편 하나에 파묻히는 게 아니라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거시적 복선을 이루어 나중에 회수되거나 어떠한 행동이나 발언, 사건의 근거가 되는 것을 연출하더군요.


이런 구성은 처음부터 전체적인 짜임새를 잘 짜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작업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개연성 있고 짜임새 있게 잘 만들더군요. 그래서 더욱 괜찮은 작품이라고 평가하는 거고요.



또한 특유의 캐릭터성과 각 캐릭터들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까칠하지만 살짝 모자란 초짜 느낌의 유단과 까칠하지만 뭐든 다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 듬직한 백란, 귀엽고 매력적인 서브 캐릭터 식구들도 그렇고요. 단이와 란이의 만담은 언제 봐도 귀엽죠. 채우 채설도 상반된 성격에 뭔가 어른스러우려 하는 것도 귀엽고.. 무엇보다 흑요가 가장 매력적이었습니다. 누님 같으면서도 귀엽고 덜렁대는 모습이 귀여워해주고 싶달까..ㄲㄲ 도깨비 아재는 그냥 흑요랑 잘 꽁냥댄다는 느낌? 싫진 않지만 뭔가 특별히 와닿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없더군요. 이건 그냥 제 취향에 안 맞아서 그런 거고..



처음엔 그냥 옛날 이야기와 현대적 재창작에 대한 재미로 봤다면 끝나갈 때쯤 회수되는 복선들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애닳게 와닿았습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자신을 죽였고, 그에 대한 실망과 슬픔을 가슴속에 숨기고, 그게 천년이 넘는 시간 시간 속에서 닳고 닳아 원한조차 느껴지지 않는데 정작 천벌을 받고 부활과 죽음을 반복하는 자신의 원수를 지켜보고, 지켜주려고 했던 모습은 말입니다.


그러나 항상 실패해왔고 그건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왔죠. 그래서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지켜봤습니다. 모른 척 하기로요. 에전의 강력함은 잃었지만 그 잔재는 남아 있었고, 아무 것도 모른 채 어처구니 없는 걸 달고 오는 모습은 얼마나 한심해보이고 황당했을까요..


그렇지만 곁에서 지켜보고, 지켜주었죠. 그리고 언젠간 다시 만날 그 날에, 다시 기억을 되찾았을 때 물어보고자 했던 겁니다. 왜 나를 죽였느냐. 형제와도 같았던 나를 네가 어째서, 어떻게. 하지만 천벌이란 오묘한 것. 결국 죄인을 찾아내 벌을 주고자 할 것이니 모른 척하며 하늘의 뜻에 감추어줬던 겁니다.


그러나 결국 찾아낸 진실은 실제로 자신을 죽인 것은 다른 존재고, 그 귀신이, 그 괴이가 자신의 죄를 자신의 가장 가까웠던 친구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었던 거죠. 천계의 존재들도 그걸 모르고 억울한 단이의 전생들만 벌하고 죽여댔던 겁니다.


물론 주인공들 답게 천년이 지나서야 겨우 진실을 밝혀내고 죄를 벗겨내죠. 


이 서사적 스토리는 저에게 상당히 애닳게 느껴졌습니다. 가장 친했고 사랑했던 가족이나 다름 없던 이에게 영문도 모른 채 배신 당한 걸로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왜 그랬느냐는 물음을 하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지 않고 지상에 남아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며 갈 때가 되지 않았다고 뻗팅겼던 것도, 그러면서 감정이 풍화되어 증오도 원망도 없어진 것도, 친우의 환생들이 영문도 모른채 천벌을 받아 요절하며 죽어가는 고통과 슬픔도, 그런 꼴을 보고 싶지 않아 모른 척 하는 것도, 그러면서 나름 잘 돌봐준 것도 모두 말입니다.


유단이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다른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지만, 백란만큼의 깊이를 가진 캐릭터는 없었죠. 그래서 백란의 과거 스토리를 가장 좋아하는 거고요. 까칠하게만 보였지만서도 속 깊은 무언가가 또 있으니 얼마나 입체적이고 매력적이겠습니까..



이런 캐릭터성과 스토리도 그렇지만, 또 하나 호평 받을 만한 것은 필체입니다. 가장 분위기로 기억이 남는 것이 어느 사건 하나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묘사되는 계절이 지나고 해가 져가는 무렵의 분위기 묘사였습니다. 정말 서정적이고 부드러우며 섬세한 묘사는 에피소드 하나가 끝나며, 이번 사건도 다 끝났다는 여운을 주며 막을 내리기에 훌륭한 연출과 묘사였죠. 그 부분에서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서정적인 연출과 묘사도 그렇고, 위험할 땐 마치 어두운 먹이 뿌려지고 위험한 독이 스멀거릴 것만 같은 아찔함을 묘사하는 것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스토리도, 캐릭터성도, 연출과 묘사도 나름 잘 어울리며 작품을 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명작이라고 평하기엔 모자라도, 수작이라는 평가를 아낄 이유는 없다고 보는 그런 작품이죠. 추천할 수 있냐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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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이유는 각국의 지도자들이 각각의 이해관계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북한의 붕괴를 의도적으로 막거나 원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며, 북한 스스로의 여력이 생존에 최적화되어 있고,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다르게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붕괴되지 않고 오랫동안 골치 아픈 어그로를 끌어주길 바라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북한의 붕괴로 인해 발생할 피해와 리스크에 대한 문제 때문에 가급적 평화통일을 할 수 이길 바라고 있죠.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이런 이유로 북한에 대한 급진적이고 공격적인 외교나 조치는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북한은 약소국이고, 제대로 건들면 무너질만큼 약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핵의 존재는 골아프게 하지만, 그것이 북한을 완벽하게 지켜줄 수 있는 수단은 아닙니다. 지금과 같이 핵을 미사일에 탑재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선 더더욱이요.



현 북한의 존속에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건 바로 중국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주변국들 모아서 북한에 대한 여러 제재들을 행한다 해도 북한에 큰 피해가 없으며, 오히려 김정은 정권 수년만에 그럭저럭 경제를 어느 정도 복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중국 때문이죠.


바로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퍼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북한이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이유는 각국 지도자들의 이해관계 때문인데, 중국에게 있어 북한이라는 존재는 골치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현재까진 반드시 필요한 도구적 용도입니다. 이른바 어그로꾼이죠. 러시아가 2000년대 중반 중흥기를 맞이하며 재도약을 꿈꿀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삽질 덕분이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중동에서 2차례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많은 손해를 봤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 덕에 미국의 통제력과 슈퍼파워에는 금이 갔고, 국제적 위상 또한 한풀 꺽였던 적이 있었죠. 그 시점에서 미국의 견제나 통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러시아가 치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이고요. 지금 그 똥은 오바마 정권이 열심히 치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전의 깊은 수렁은 미국을 여전히 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존재는 미국의 이목을 주목시키고 중국에 대한 대응이나 통제를 집중시킬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30년간 발전해온 경제와 그런 경제성장에서 비롯된 어마무시한 자본을 기반으로 경제적인 제국을 건설하고자 합니다. 13년 말 중국은 AIIB를 설립 제안을 했고, 이는 세계적인 지지를 받으며 AIIB가 설립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은행의 3/4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자본이며, 중국은 주최국이자 최대주주로 투자 결정 등의 정책 수행에 26%의 표결권을 지닙니다. 


이 압도적 표결권은 정치적으로 좋든 싫든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만드는 데, 특정 지역에 돈을 몰아 빌려주거나 거부하는 일조차 가능해집니다. 중국 하나의 반대가 여러 국가들의 표결권 지분을 합친 것과 맞먹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거절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되죠. 이런 경제권의 형성은 미국 중심의 경제권에 대한 도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14년도엔 실크로드 펀드를 만들었는 데, 4조원 규모의 펀드의 목적은 순수히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아시아 지역국가들에 인프라 건설 투자를 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중국이 원하는 지역에 투자할 수 있는 중국 자본으로 이루어진 펀드이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의 약소국들은 중국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게 되죠. 이러한 행보는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주변국을 압박하는 러시아의 정책과는 다른, 압도적인 자본력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입니다. 상대적으로 주변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나, 그만큼 치명적인 방식이기도 하죠. 이미 중국은 이 정책의 성공을 맛본 바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투자를 해서 꿀 빨았거든요.


마찬가지로, 시진핀이 AIIB를 제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비전을 하나 제시했는데, 일대일로 정책이 그것입니다. 21세기판 실크로드를 만들어 동유럽과 러시아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을 하나의 경제벨트로 묶고자 하는 정책입니다. 이는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에 대한 분명한 도전이죠. 이에 대한 위기의식인지 오바마 정거ㅜㄴ 말에 미국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에 가입했는 데, 트럼프가 집권하고 이걸 도로 탈퇴해버립니다. 


더불어, 이 일대일로 정책의 특이점은 바로 하나의 단체에 회원국들이 가입하는 방식이 아닌 중국이 각각의 주변국과 별도로 협상을 맺는 방식이라는 거죠. 자연스레 모든 참여국에 대한 중국의 주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들고, 주변국들이 하나로 뭉쳐 협력하거나 대응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단결한 국가들이 중국의 의도에 견제할 수 없게 미리 분열시킨 채 일을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 한국과 일본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요.



뭐, 하여간 이런 중국의 경제정책의 성공과 몇몇 외교적 승리를 경험하며 중국은 무섭게 달려나가고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에 대해 맞설만한 역량과 그러한 필요성을 지닌 강국인 한국, 미국, 또한 일본 또한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의 일까지 주시하고 분석하고 견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일본 또한 북한이 실험하며 날리는 미사일이 자국 영토 근처로 떨어지고 있으니 일본 또한 북한 문제를 처리해야할 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더불어 자국의 혼란에 대해 북한이라는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려는 의도 또한 있으니 더더욱 중국 입장에선 맘에 드는 상황인 거죠. 어쩌면 일본에 미사일을 날려달라는 요구를 북한이 들어줬을 지도 모를 일이죠. 이 부분은 상상에 불과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퍼주며 투자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석유를 퍼준다는 적은 투자로 전략적 견지의 성과를 얻어내거나 얻어낼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떄문입니다. 아주 경제적인 거래인 셈이죠. 한, 미, 일의 시선을 북한에 잡아 놓고, 그 동안 중국은 기민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역량을 늘리고 지역패권에 대한 뿌리 깊은 통제력을 얻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북한이 무너진다 무너진다 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이것이고,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제재를 한다고 하는데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또한 중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가담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중국 입장에선 북한은 좀 더 깽판치고 땡깡 부리며 어그로를 끌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너무 폭주하면 문제이고 그에 대한 통제력을 중국이 가지고 있느냐는 솔직히 의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꿀 빨 수 있는 수단이니 중국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또한 러시아 역시 북한 문제, 대북제재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 또한 같은 이유입니다. 당장 크림 반도, 우크라이나 쪽에서 러시아도 바쁘고 꿀 빨고 있거든요. 이외에도 러시아 또한 무언가를 노리고 있고 이득을 보고 있는 거 같긴 한데, 러시아 쪽의 상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만한 게 그리 많지 않습니다. 유럽에 대한 위협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의 이득 정도가 떠오를 뿐이네요. 후자의 경우 필리핀에 대해서도 외교적 강짜를 부린 적 있었죠. 



여하튼, 북한은 북한대로 이득을 볼 수 있고, 중국은 중국대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며, 그에 따라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반복하는 것이며, 중국은 그러한 북한의 행보를 통해 한미일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중국 문제에 쉽게 개입하거나 대응할 수 없게 만들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북한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대북제재가 쉽지 않은 것이며, 중국을 선결문제로 해결하지 않으면 북한 문제 또한 풀 수 없고, 북한 문제를 풀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견제와 개입, 대응 모두 어려워지며 이는 거시적으로 중국의 중화 패권의 강화를 불어일으킬 겁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또한 일본보다 체급도 떨어지고 지리적으로도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한국에게도 결코 좋지 못한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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