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이 듭니다. 찌질한 부모 밑에서 찌질한 자식 태어난다고.
어른이라고 다 어른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죠? 사실입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생각하는 꼬라지는 애새끼들 못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요, 특히 요즘 20대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자주 보게 되더군요. 그게 정말 애같은 사람들이 늘어나서인지 페북, 트위터같은 매체가 보편화되서 더 많이 알려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애들 보면 졸라 찌질해요. 일진이랍시고 자기들은 쿨한 척하는데, 실제로 그런 넘들 하는거 보면 졸라 찌질합니다. 앞에서 대놓고는 못하겠고 뒤에서 이빨 졸라게 까요. 제 경험을 하나 이야기해볼게요.
학교가 그닥 안 좋은 학교는 아니었는데 노는 애들이 좀 세게 노는 편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일진들이 몇명 있었는데 지 멋대로 학교 빠지는건 예삿일에 담배에 술은 물론 여자애들이랑 히히덕서리며 놀고 학교에 와서도 수업시간에 지멋대로 안 들어오거나 대충 그럴싸한 핑계를 대며 나갔다 PC방에 간다거나 아예 집에 가서 라면을 먹고 온다던가 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물론 교우관계도 지들끼리만 잘난 듯이 껄렁대며 놀았죠. 그중 한번은 동급생이 체육복 갈아입을때 속옷차림이었던걸 사진찍어서 협박, 돈을 갈취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경찰에 신고까지 당한 전적이 있었던 놈들이죠.
그런데 이런 놈들이 어느날 무슨 이유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과학선생님께 혼나더군요. 그 과학선생님이 꽤 분위기 있고 특히 키, 덩치가 크시고 팔근육이 잘 발달이 되서 대놓고 깝치는 일은 없는데, 어느날 그 일진 한놈이 과학선생님께 혼나더군요, 무릎을 꿀리고 뭐라뭐라하니까 빡돌았는지 꼬우면 쳐 씨발 경찰에 신고에 버릴꺼니까 라는 식으로 대놓고 개겼죠.
다른 일진들은 뭐 암 것도 못하고 좀 떨어진 복도에서 그냥 지켜보고 있으면서 다른 애들보고 꺼지라고만 하며 툭툭 건들기만 했습니다.
결국 그 혼나던 일진은 머리통에 호쾌한 한방을 쳐맞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더 쳐맞는걸 바랬지만 그래도 일이 커지면 여러모로 곤란하니 한대로 끝냈던 모양입니다.
근데 그 뒤에 그 일진놈들 태도가 아주 압권이더군요.
쳐맞은 놈은 존심까진거 뻔히 아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경찰에 신고해버린다며 눈 앞에서 사라지기 무섭게 껄렁대더군요. 쫄아서 암 것도 못하던 일진 놈들도 바로 거들먹 거리면서 비꼬는 듯이 따라하며 금방 가버렸어요.
코 앞에선 아무것도 못하는 주제에 눈에서 안 보이니 바로 이빨까며 껄렁대는 놈들보고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말 그대로 찌질함이죠.
힘이 세고 잘나간다고 찌질이가 아닌게 아닙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통하는 찌질이의 의미는 사실 잘못된 예에 불과합니다.
코앞에서 대놓고 하지 못하고, 혼자 있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주제에 조금만 패거리가 늘면 자기가 뭐라도 된 것마냥 건들거리며 잘나가는 티 팍팍내는 것들이 찌질이죠. 본질은 약해빠진 애새끼임을 감추기 위해 자기보다 약한 애들 툭툭 건들면서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쌔면 빌빌거리며 후빨해주는게 찌질입니다.
그런데 이런 애새끼들이 왜 만들어지냐면요.
그 부모에게 제 1원인이 있습니다. 어른은 어른이 곧 세상입니다. 아이는 그런 어른이 곧 세상이고, 알게 모르게 따라하며, 배우는 존재에요. 아들이 커가면서 아빠와 닮아가는 이유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아들이 부친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아들은 아빠의 모습을 자신에게 동일화를 시키며, 서서히 닮아갑니다. 말투, 행동, 습관 등등
조금 핀트는 다를지언정 아들이 아빠를 닮아가듯이, 자식에게 있어서 부모는 그야말로 백지일 뿐인 자신의 자아와 가치관을 형성시켜주는 크레파스와 다를바 없습니다.
만약 부모가 대인배라면 그런 속성을 닮을 것이고, 부모가 찌질이라면 그런 찌질함을 배우는겁니다.
예전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저놈 놈들을 보면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다. 혹은 저런 애들을 보면 쟤네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듣고, 연좌적이고 말도 안되는 멍청한 모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조금 지나보니 알겠더군요. 정말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어집니다 -,-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자식새끼가 저렇게 찌질할수가 있는지.
가끔 자식이 문제를 일으켜서 학교에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부모는 대개 2가지 행동을 취하는데, 하나는 무조건 죄송하다고 우리 아이가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우리 아이가 뭘 잘못했냐며 선생을 나쁜 놈 취급하며 무작정 화내며 달려드는 경우.
선생님이 그러더군요. 자기 학창시절때 선생, 교사에 대한 가치관이나 인식이 병신같으면 병신같을수록 아이도 그런 태도를 똑같이 닮고, 아이가 학교에서 잘못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 부모의 학창시절 모습을 알수있다고.
그러니까 같은 겁니다. 부모가 찌질하면 애새끼들도 찌질해져요. 오래된 기억을 하나 꺼내볼게요. 제가 초딩때 나이였나 하여튼 어렸을 땝니다.
두 아이가 말다툼을 하더군요. 이 말싸움은 얼마 안되서 가벼운 몸싸움으로 발전했고, 다음날 한 아이의 엄마 되는 사람이 찾아와서 선생님 앞에서 따지더군요. 왜 말싸움을 하게 뒀냐고, 왜 아이가 싸우게 내버려 뒀냐고.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기 그지없습니다. 아마 이런 부모들은 다른 상황에서도 똑같이 반응할 겁니다. 아이들끼리 놀다가 떨어져서 다쳤다거나,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애들끼리 말장난 하다가 다른 애가 놀리니까 화가 났다던가.
이런걸 가지고 지 부모에게 말을 하고, 부모는 그걸 담임한테 항의하는거죠. 왜 아이가 다치게 내버려 두었냐, 왜 아이가 놀림받는데 방조하고 있었느냐고.
황당하죠? 무슨 선생님이 Watcher도 아니고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합니까? 근데 선생입장에서 뭘 어쩌겠어요, 그냥 네네하면서 고개숙이고 잘못했다고 사과할 뿐이죠.
사람이 갈등없이 크면 풀만도 못한 존재가 됩니다. 길가에 잡초에도 생채기는 있는 법인데 모든 것을 감시하고 통제해서 지켜내면, 어른이 되서도 잘나신 애새끼 마인드 그대로 유지되요. 그래놓고 지 잘난 맛에 사는거죠. 문제를 일으켜봐야 엄마 아빠가 다 해주실꺼고 엄마 아빠는 선생님 앞에서 큰소리 쳐댈테니까요.
뭐 별 것도 아닌 문제를 가지고 대뜸 항의전화부터 때리는 부모들 보면 얼마나 찌질한지 감도 안 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보호해봐야 애새끼한테 참 좋은거 가르친다는 비아냥 밖에 더 듣나 싶어요. 누군들 소중한 내자식 아니겠냐만, 그전에 애새끼를 사람으로 키워야지 찌질이 새끼로 키우는건 부모될 자격이 없는 멍청이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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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및 수정 보완 : 생각만 해놓고 정작 추가 보완이 몇달씩이나 늦어졌는데, 부모에게 제 1원인이 있다기보단, 오히려 사회가 더 그러한 면이 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져서 어린 자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가정교육을 미비하게 받았다면 그것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게 되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사회의 탓도 일부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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