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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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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정책'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9.10.05
    북한에 대한 한국의 필요 전략
  2. 2018.02.27
    한반도 통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3. 2018.01.03
    대북정책에 남한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
  4. 2013.02.26
    북핵무장이라는 국가적 찌질함의 말로에 대한 단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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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북한과 더 많은 직간접적 교류와 대화, 협상이 필요한 이유는 그것들은 그 자체로 변수를 낳기 때문입니다. 서론을 좀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그냥 다 지우고 핵심만 말하자면, 이명박근혜 당시처럼 북한과 아무 것도 안 하면 돌아오는 건 도발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민과 군인이 죽는 그런 거요. 물론 연평해전도 있었죠. 하지만 햇볕정책은 그나마 성과라도 있었지 이명박근혜의 대북정책은 글자 그대로 아무런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 동안 북한은 대중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혈맹을 부각했고 중국에서 보내주는 석유를 바탕으로 김정은대엔 오히려 경제발전을 이뤘죠. 이게 그 잘난 북한 경제제재의 결과입니다. 중국을 통제하지 못하면 북한은 무너지지 않고, 중국은 통제하기 극히 어렵습니다. 그나마 트럼프가 때리면서 석유 보내는 거 끊었다는 거 들었는데 지금은 또 어떤지 모르겠군요.



대화의 협상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결과를 만듭니다. 아무런 결과가 없는 것도 결과입니다.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고,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면 그러한 사유를 연구하고 새로운 전략과 협상안을 구성해볼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에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직접적인 영향력을 주면서 변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대화와 협상이죠.



북한에서도 트럼프 당선 이후 강경한 발언들에 대해 북한은 신년사를 통해 온건한 관계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던졌고, 실제 문재인 이후 이루어진 여러 성과들이 존재합니다. 북한의 목적은 생존이지 깡패짓이나 땡깡 같은 말썽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죠.


그런만큼 박근혜의 개성공단 망쳐놓은 건 진짜 굉장한 손해였는데, 애당초 북한이 먼저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북한의 목적은 말했듯이 생존이고 선제공격은 자기 스스로 입에 수류탄 물고 터지는 거죠. 그 파편을 우리가 맞는 것 뿐이지. 하지만 생존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이 그럴 수가 없는 거고.


개성공단의 중요성은 북한 인민들에게 자본주의의 맛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게 그냥 하는 말이라거나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개성공단은 북한 사람들에게 상당한 인기였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초코파이 등의 남한 물자들 또한 상당한 가치를 지녔죠. 더불어 북한이 개성공단을 통해 돈을 번다는 게 중요한 건데, 돈을 버는 구석이 크고 넓어지면 함부로 대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은 병신인 거고, 약자의 외교는 더더욱 치밀하고 교활해야하죠. 그리고 개성공단의 존재는 북한 인민들에게 자본주의 베타테스트를 맛들이는 거고, 그러한 남한에 대한 친밀성을 형성시키고, 북한 스스로에게도 필요성 내지는 가치를 인정시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제2, 제3의 개성공단들이 필요한 거고요. 북한의 경제에 한국의 영향력과 지분을 늘리는 경제전략이죠. 물론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은 '여러 방법을 통해' 줄여야 합니다.


이는 북한에 중국보다 한국의 영향력을 늘리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온건한 방법으로 민간교류를 늘리고 양국간의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외교와 국가관계를 통해 더 많고 더 큰 변수를 발생시키는 겁니다. 


가령 민간교류를 통한 경제발전과 해외사상과 가치관을 유입시켜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안목과 열망을 키우고, 한국의 전기 등 산업, 민간 등의 규격을 북한의 표준규격으로 공유시키며, 정치에 있어서는 북한 노동당원, 고위 당원과의 교류, 로비, 관계를 통해 친한파를 늘리는 등 우월한 남한의 국력과 이념으로 북한을 천천히 대남화 시키는 게 더 통일하기 가능성 있는 정치적 방법론이자 공작이죠.


여러 교류를 늘리면 늘릴수록 한국의 관료, 외교관들은 북한 노동당원과 직간접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그러한 관계가 지속되면 인맥이 형성되는 거고, 그만큼 라인이 만들어지는 거기도 하죠. 교류가 커져 더 중요한 일을 하면 할수록 북한 노동당의 핵심 간부들과 만나게 될 거고, 그들과의 협상과 관계가 잘 이루어질수록 투사할 수 있는 영향력도 커집니다.


하지만 핵심 전략에 이걸 더해야 하는데,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그러한 노동당원, 될 수 있으면 더 높은 고위 당원에게 로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설령 불법적 뇌물을 먹이는 한이 있더라도 북한 노동당 내부에 친한파벌을 형성시켜야 한다는 거죠. 먹으면 먹은 만큼 내뱉는 것도 있을 거고, 그 코스트의 효율이 좀 떨어진다고 해도 그러한 친한세력은 매우 중요한 핵심 휴민트가 될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북한 노동당은 내부에서부터 제어하거나 분위기를 움직일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어질 수 있죠. 물론 이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로비와 뇌물이라는 이익을 남과 공유할 것인가, 공유를 해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파벌을 키울 것인가는 별개이며, 북한 수뇌부에서 그러한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할 것인가, 감지한다면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심지어 그 방법이 숙청과 같은 수단이 동원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 동안, 신중하게 이루어져야할 공작이죠. 너무 빠르면 다 쓸려나갈 것이고, 너무 느리면 오래 걸린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이중 간첩처럼 겉으로는 한국에게 받아먹지만 실제로 수뇌부가 원하는 정보만 넘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죠. 충분한 세력과 영향력을 투사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내부집단이 되기 전에 수뇌부에 의한 관리, 흡수의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라 정부가 달라지면 외교전략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햇볕정책에 이상적인 면이 있었지만, 성과와 가능성을 무시하고 극우보수의 바람대로 그냥 끝장내버린 것처럼요. 뭐 직전에 박왕자 사건도 있었다만.



여담으로, 북한과 중국은 혈맹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시진핑은 북한 김정은을 골칫덩이 비슷하게 여깁니다. 단지 정치적, 전략적 필요성 때문에 지원해줬고 건드리지 않는 거죠. 왜냐하면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김정은도 중국, 시진핑을 무조건적으로 의지하지 않습니다. 실제 문재인 이후 한국과 관계가 좋아지면서 북한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선전이 나타난 적도 있고요.


왜냐하면 중국에 크게 의지하고 중국의 영향력이 늘어날수록 중국에 목줄이 묶이게 되는 겁니다. 가령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북한을 버리거나 해버리면 북한은 생존을 못합니다. 최소한 큰 타격을 받게 될 거고, 그렇게 흔들리는 건 북한이 원하는 게 아니죠. 김정은과 노동당이 중국에게 버림 당했다는 것 또한 북한이라는 체면이 굉장히 중요한 사회에서 좋은 일은 아니고요.


그래서 북한 스스로도 대중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한국과의 관계가 진전되었던 건데, 사실 그만큼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언제든 중국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이렇게 보면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은 뒤통수를 때릴 수 있는 못 믿을, 그러나 완충지와 말썽쟁이로서 필요한 전략적 존재로 보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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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1 - [취미/이야기] -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도 상승에 대한 외교적 단상.

2018/02/20 - [취미/이야기] - 전쟁에 대해 한국인들이 가지는 이상적 망상.

2018/01/03 - [취미/이야기] - 대북정책에 남한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

2017/08/09 - [취미/이야기] -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

2017/05/25 - [취미/이야기] - 북한은 어째서 핵을 고집하는가. 북핵 딜레마.


기존에 써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로서 북한과의 통일은 결코 평화적일 수 없고, 전쟁과 같은 군사적 방법론 또한 중국에 의해 억지되어왔던 점을 생각해보면, 한국과 미국이 어떠한 정책과 외교를 하게 되든 단기전 평화는 가능해도, 영구적 평화, 혹은 통일 그 자체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한국이 통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존 6자회담에서 일본의 재뿌리기로 러시아와 일본이 빠지며 4자회담으로 변경된 이후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훈견자의 위치를 상실했고, 일본 또한 북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끼어들 권한을 잃게 됐습니다.


따라서 북한과의 통일은 반드시 중국의 협조, 혹은 동의나 최소한 묵인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북한에 개입할 것이고 그 지정학적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는 수 차례 주장했던 바이며, 중국이 하게될 행보는 크게 3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한국인들이 흔히 하는 착각과는 다르게, 한반도 통일에 대해 한국은 북한 전역에 대한 통치권을 국제법적으로 분명하게 얻지는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북한이 무너진 이후 그 땅을 자동승계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한국만큼 명분과 정당성이 앞서는 국가는 없지만, 그것도 힘 앞에선 글쎄요.


어찌됐든,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깔고 나가자면, 중국은 동맹과 조중군사조약을 근거로 북한인을 보호하거나 지원하기 위해 북한 북부로 진주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북한 북부를 점령하게 될 겁니다. 가급적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동해와 맞닿은 지역까지는 쭉. 이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인 이익과 차후의 전략, 선택할 수 있는 협상지는 넘어가도록 하고, 이렇게 북부를 점령할 수 있다는 것.


2.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의한 분할통치도 있습니다. 기존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일 후 분할통치 방안으로 찾아볼 수 있는 북한에 대한 각국의 지역적 통치권역을 보면, 한국의 입지는 최소화 되어 있고, 러시아는 함경북도를 가져가고, 중국은 자강도, 양강도, 평안북도, 함경남도를 가져가게 됩니다. 1번 가정과 같이 북한 북부를 다수 가져가며 완충지역으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3.마지막은 최악의 상황인데. 그냥 전쟁입니다. 한반도 전체를 전장으로 중국이 한반도를 침공하고, 미국과의 대리전 양상으로 가는 겁니다. 그럴 경우 한국은 수 많은 인명피해와 시설, 인프라의 박살로 국력이 크게 깍이게 되겠죠. 이후 제2의 신탁통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 이전에 아예 분쟁이 한반도를 벗어나게 된다면 핵전쟁까지 갈 수도 있을 겁니다. 매우 위험하고 최악의, 암울한 가정이죠.



하여간,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국이 북한과 어떤 방식으로든 통일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중국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통일에 대한 중국의 동의가 됐든 묵인이 됐든 중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보증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는 한 결코 그러한 급변사태를 상상할 수 없고 리스크가 어떻게 튈 지 알 수 없으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지죠.



그렇다면 그러한 협조를 어떻게 얻어낼 수 있겠습니까? 이는 외교 전문가와 싱크탤크들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비전이고 전 그 분야의 전문가도, 수 많은 직원을 데리고 있는 연구소 같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시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판이 아니라면 그러한 상황은 몇가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중국 내부적 문제일 경우는 가능성 낮은 몇가지 사건이 있는데, 1.중국 내부의 대규모 민주화 투쟁. 2.티벳 등지에서 발생하는 내전 사태에 준하는 반중투쟁. 3.중인전쟁. 4.쿠데타. 5.대만과 북한에 대한 거래.


물론 1번 상황은 나름 잘 통제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 가능성도 낮고, 오히려 군사적으로 이용할 껀덕지도 있습니다. 2번의 경우는 티벳에게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그 외의 지역도. 3번 또한 가능성은 낮은데, 서로의 체급과 위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앞으로 십 수년 동안은 그럴 가능성이 낮습니다. 중국이 인도보다 크게 앞서서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지 않는 한 어렵고, 이는 인도 또한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그런 우위를 현격한 차이로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4번의 경우 또한 군부에 대해 나름 잘 통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시진핑의 1인 독재제체가 강화되어 가는 시점에서라면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5번은 역시 말이 안 되는 거죠. 20세기 초반이라면 모를까 45년도 이후에, 그리고 현시점인 21세기에 그런 거래는 불가능합니다. 이는 그러한 거래가 있었다는 걸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이 알게 되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신뢰가 크게 상실하고 미국의 세계패권에 큰 훼손이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의 안전보장을 믿을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외부적인 가능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의 찰스 크라우트해머의 경우 동아시아의 역학관계와 각국의 의도를 설명하고 렉스 틸러슨의 제안을 근거로 하여 미국이 중국에게 할 수 있는 압박이 무엇이 있는가를 설명하며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일본에 대한 핵무장을 제시했습니다.[각주:1][각주:2]


이는 미국의 보편적인 판단이나 관점은 아니고, 헨리 키신저나 브레진스키의 경우 핵무장에 있어서 한국이 빠질 수 없다는, 일본 단독의 핵무장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수 차례 밝힌 적 있기 때문에 틸러슨의 생각대로 일본만 핵무장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 또한 존재합니다.


어찌됐든 그러한 핵무장, 핵배치는 중국에게 하여금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해야 하는가라는 전략적 딜레마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한국, 혹은 일본의 핵무장을 보면서 중국으로선 반드시 반발하게 되고 그에 따하 제재를 시도하겠지만, 결국 성공하거나 미국이 아예 주도적으로 나선다면 중국으로선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재고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남북 통일을 이룩하는 건 아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남북통일과 북한의 협상력과 위험성, 입지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전략제안이자, 중국의 동아시아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뭐.. 사실 이 또한 어렵긴 할 겁니다. 무엇보다 북한과 중국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있고, 중국도 북한을 싫어하듯이, 북한도 중국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북한에서 중국을 공격하는 메시지의 내부 선동을 실시한 적도 있죠. 요즘엔 어떤지 몰라도, 평양은 자국의 생존과 체체보장을 위해 그 어떤 나라도 신뢰하지 않고, 단지 이용하고 분석해서 전략과 대응방안을 창출할 대상으로만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 십년간 독자 생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고요. 다르게 말하자면 국력에 비해 그만큼 북한의 외교 실무자들, 외교 싱크탱크는 나름 유능한 편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외교적 전략선택인데, 이에 대해선 아직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이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알 수 있고 판단해볼법한 행보는, 기존의 친미 일변도 였던 이명박 정권과, 무능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었던 박근혜 정권의 줏대 없는 외교와는 다르게, 문재인 정권은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판단입니다.


이는 노무현 정권과 비슷한 비전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노무현은 햇볕정책을 통해 한국을 북한 문제에 있어서 핵심적인 플레이어 역할을 설정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와 미국이 한국을 상당히 중요하게 대했던 것이고, 이러한 반응은 노무현이 지향했던, 그리고 너무 이상적이라 불가능했던 동북아 균형자론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죠. 본인 스스로에게.


하지만 동북아 균형자론은 불가능한 이론이었고, 이는 실패했습니다. 구조적으로, 국력적으로 그럴 역량이 없었죠. 햇볕정책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실제로 성과도 있었으며, 북한에 대해 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얻어낸 이득도 상당히 컸습니다. 실책이라 여겨질만한 사례도 있긴 합니다만, 개성공단의 경우 저 개인적으로 굉장히 훌륭하다못해 북한에 줄 수 있는 치명적인 성과라고도 평가합니다. 이건 뭐 여기서 설명할 주제는 아니니 넘어가고..


하여튼 요는 이겁니다. 한국이 북한과 동북아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주도권을 일정 이상까지만이라도 확보하는 겁니다. 


이런 목적과 비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를 통해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친미인 건 맞지만, 친미 일변도인 건 아니고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외교적 입지를 다지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드는 수용했지만, 중국에 화해 제스쳐를 꾸준히 보였고, 이러한 태도는 베이징이 문재인 정권은 미국 말만 듣는 친미 일변도의 정권이 아니라는 근거를 얻게 만들었으며, 그 시점에서 한국은 어느 한 쪽에 종속되는 외교를 하는, 그런 세력으로서 기능하지 않을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죠.


당연히 미국 또한 이를 파악했고, 한국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죠. 한국이 미국에게 등을 돌리면 미국은 동북아 영향력을 상당부분 상실하고, 나아가 태평양 패권이 위험해질 가능성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을 달래고 미국과의 동맹이 안겨줄 이익을 부각시키곤 했습니다. 이는 지난 뉴스만 뒤져봐도 알 수 있는데, 무기 거래나 탄두 중량 제한 해제 등의 군사적 입장에서의 특혜를 줬습니다.


이는 미국의 메시지이기도 한데, 한국의 국방력을 길러 대중국 전력으로 만들고, 한국으로서도 중국에 대한 군사적 자신감을 살려주는 것입니다. 즉, 그렇게 강해진 군사력이 향할 방향은 중국이 될 것이고, 중국이 되어라. 라고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경제와 같은 영역이 아닌 군사 영역에 편향적인 특혜를 줬던 겁니다.



더불어 미국이 방중하게 될 시기에 문재인은 동남아로 순방을 떠나게 됩니다. 이것이 상징하고 시사하는 바는 꽤 큰데, 문재인 정권의 신남방정책에 대한 큰 그림을 알아볼 수 있었죠.[각주:3] 근데 이 부분은 특히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시, 포면상으로 동남아와 관계 개선과 연대를 강조하는 내용이었습니다만, 외교적인 관점에선 의의가 꽤 있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가령 미국과 중국 정상이 만나는 시점에 동남아로 떠났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 또한 있고, 동남아를 동아시아 역학관계에 주도적인 집단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각주:4]


심지어 이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해서도 접촉을 했는데, 문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에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달라는,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합니다.[각주:5] 물론 그 이후 러시아가 어땠는지는 뭐.. 잘 아실 거지만, 이러한 견지의 외교적 안목은 저에게 굉장히 놀라운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이건 이전 정권들의 외교적 무능함 때문이라는 점도 크긴 하지만, 어찌됐든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러시아 외교, 러시아의 역할이라는 중요성을 문재인 대통령은 최소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좋은 사설은 주재우 경희대 교수님의 글이 있습니다. [각주:6]


어찌됐든, 단지 그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위의 동남아 행보와 맞춰서 중국과 미국에 의해 움직이는 북한 문제에 대한 판, 구조를 깨고 개편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동남아, 한국이라는 다자간의 구도는 더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문제점은 역시 존재하는데, 점차적으로 동남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됨에 따라 동남아 연합이 되는 국가들이 중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 이는 한정적이고 낮은 국가간의 영향력 가지고 있는 한국에게 불리한 문제가 됩니다. 


더불어 러시아는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북핵문제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한국이 러시아를 이 판에 과거와 같은 위치로 끌어들이는 것도 어렵지만, 그렇게 해서 한국이 원하는 판과 구도가 만들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러시아의 적은 중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통적으로 미국과의 경쟁 또한 중단된 게 아닙니다. 만약 러시아가 북핵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과 같은 입장을 가지게 하려면 중국에 대한 반감과 구체적인 견제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국의 입지를 동북아에 더 넓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려운 문제인데, 러시아가 태평양 패권을 일부라도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자 할 것이고, 중국이 미국의 태평양 패권을 위협하고, 실질적으로 훼손하게 된다면 그러한 변수와 군사적 지형 변화의 상황에서 러시아는 그 틈을 잡아챌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중국만 좋을 일 생기고 러시아는 그 두 국가에 의한 태평양 패권 싸움을 보고만 있거나 군사적 위험성이 높아져 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해야할 시기가 올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역시 확신할 수 없습니다. 동아시아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에 대해 판단하기엔 제 정보와 지식이 부족합니다. 단지 큰 관심과 적극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정도만..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앞서 공통적으로 가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렉스 틸러슨도 밝힌 바이지만, 미국이 북핵 문제를 국제적 문제로 만들고 싶어 하지만, 정작 국제는 그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북핵의 위험은 국제적(Global)이지만 정작 그 이익은 국제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으로 북한이 핵을 발사할 경우 그 대상은 미국과 한국에 한정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맘 놓고 어그로 끌고 북한정책을 경직시키고 자극시키는 거죠. 전쟁이 났을 때 일본은 손해보다 이익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이전에 말한 바 있죠.


따라서 문재인 정권의 동남아와 러시아를 북핵문제에 끌어들인다는 큰 그림을 그렸으나, 그들은 북핵 문제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 그러한 행동으로 얻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외교적 역학관계와 구도는 한국에게 하여금,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착각하고 있듯 북한이 무너지면 그 영토는 한국이 자동 승계한다거나, 어떻게든 통일을 하게 될 것이다. 라는 이상적이고 그 난이도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한채 상상하는 것과는 다르게 정말 굉장히 어렵고 국제적으로 난해한 문제임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더불어 기존의 보수정부는 통일 문제에 대해 제대로된 인식도, 정책도 없었음을 방증하는 바이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통일은 대박. 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표현은 그만큼 현실성 없고 천진하기 짝이 없는 유아적 국제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한반도 통일은 한국과 북한만의 일이 아니고, 중국이 개입하지 않거나 동의 내지는 묵인할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상론과는 다릅니다. 지금의 판과 구도가 변화하지 않는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입지는 한정적이며, 이 구도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다른 세력을 끌어오거나, 한국과 북한이 서로 대화와 협상을 하며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다르게 말해서 변수를 발생시킬 수 있는 핵심 세력으로 변화해야만 합니다.


이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시도했고 성과를 봤던 것처럼, 문재인 정권은 그 당시와 같지는 않지만 대화와 협상이라는 기조를 유지한 채, 더욱 기민하고 은근한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당연히 그러한 구체적인 정책과 외교는 외교 실무자들과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청와대, 싱크탱크의 공조와 현실적인 판단과 실행 능력에 달린 바, 국민들로선 그러한 국가가 처한 현실과 외교적 안목을 통해 건전하게 이해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2&aid=0003205415 [본문으로]
  2. https://www.washingtonpost.com/opinions/global-opinions/north-korea-the-rubicon-is-crossed/2017/07/06/6645766e-6279-11e7-a4f7-af34fc1d9d39_story.html?utm_term=.f45d8b11ee30 [본문으로]
  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132238015&code=910302 [본문으로]
  4. http://www.mofa.go.kr/www/brd/m_20053/view.do?seq=367422&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 [본문으로]
  5. http://hankookilbo.com/v/4c03b642213e45178a9c5491a1670c9b [본문으로]
  6.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611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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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햇볕정책이 쭉 계속 되었다면 어떻게 됐을 진 몰라도, 이명박 때 걷어차고 끊어버렸으니 이젠 그러한 대화와 협상을 하게 되는 것도 어렵게 됐죠.


남한 내부의 정치적 상황은 이념에 의해 급변하게 되고, 그에 따라 가장 큰 이견이 갈리는 북한과의 관계 또한 시시각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남한과의 외교는 그리 안정적이지도 않고 까놓고 말해서 대북제재에 있어서 남한이 하는 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경제제재 또한 미국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미국이 더 강하게도, 더 약하게도 할 수 있는 결정권자죠.


당연히 북한 입장에선 미국과 협상하고 대화하는 게 이익입니다. 남한을 미국의 종놈, 괴뢰라고 여기면서 무시하고, 정작 진짜 권한을 가진 미국과 대화를 하는 것이 자신들의 격을 더 높히는 일이며, 국제외교적 입지와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을 자기들 원할 때 하거나 안 하려는 거고, 북한이 원하는 시기나 방식, 주제를 가지고 하려고 하지 않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과 대화와 협상이 가능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얻는 것이 있는 것이며, 심지어 나름 잘 풀리게 된다면 자신들도 뭔가 내주긴 해야겠지만(물론 핵 제외)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얻어내겠죠. 그리고 그렇게 얻어낸 것으로 자국의 역량과 통제에 힘쓰려고 할 것이고.


햇볕정책 때는 새로운 외교적 방법론이라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 지 알 수 없었고, 그래도 이익은 될 것이라 여겼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 잘 이끌어낼 수 있었으며, 그에 따라 남한이 얻어낸 것도 많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정말로 거대한 업적을 이룰 수도 있었겠지만, MB 정권 이후 그걸 걷어 차버렸기 때문에 북한은 남한과의 외교가 그리 안정적이지도 않고 햇볕정책에 대한 데이터와 판단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남한과의 외교를 안 하려고 하는, 통미봉남 정책을 기조로 한 거죠. 북한의 싱크탱크가 그것을 새로운 비전이나 전략으로 정했고, 북한 내부에선 꽤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남한의 대북정책이 어찌됐든 잘 안 먹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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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파나 보수에서 꾸준히 참여정부를 까는 근거로서 사용되는 것이 햇볕정책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강경하게 대응해야한다는 말을 끝없이 하고 있죠, 사실 우리나라와 메카시즘으로 대두되는 미국의 반공산의식(한국에선 혐공산에 가까울듯) 덕분에 빨갱이에게 도움은 필요없다같은, 빨갱이와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반발을 넘은 혐오감에서 비롯된 태도가 현 북한에 대한 미국-한국의 태도이죠.


즉, 강경하게 압박한다는 겁니다. 특히 한국에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북한은 60~70년대까지 남한보다 뛰어나거나 비등한 국력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80년대에 들어 국력관계에 역전이 일어나 남한이 북한보다 강한 국가가 되었고, 이후 완전히 초월한 수준의 국력차이가 벌어집니다.


심지어 90년대 소련의 붕괴를 통한 냉전의 종말과 중국의 시장개방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체재의 위협을 느꼈습니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강력한 경제봉쇄 때문에 다른 국가와 교류는 꿈도 못꾸고 결국 인프라가 딸리는 주제에 모든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북한의 상황은 나날히 안 좋아졌고 이런 경제봉쇄와 압박을 통해 북한 정권을 무너뜨린 후 북한 인민들을 구원해주겠다라는 발상은 핵실험을 통해 무참히 박살났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북한은 모든 분야에서 남한보다 열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찍어누르려하니 이 찌질한 북한 권력층은 머리에 쥐가날 지경이겠죠.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자신의 권력을 포기한다면 북한일리가 없죠. 우리가 열세하면, 비대칭전력(핵무기)를 통해 극복하겠다! 이런 소리를 짓껄이며 핵무장을 시도했습니다.


즉, 북한이 핵무장을 하게된 원인을 따지자면 한국-미국의 강력한 경제, 대외봉쇄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죠. 햇볕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이미 북한은 돌아갈수 없는 선을 넘었고, 그 선을 넘은 시점에서 햇볕정책은 대외적인 관계만 조금 매끄럽게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보거든요. 서해교전과 결국 핵을 포기하지 않은 태도에서 증명이 됬달까요?



그럼 햇볕정책도 안되고 지속적인 압박도 북한의 핵무장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강경한 태도와 압박은 계속해서 유지하는 편이 유익한 것 같습니다. 햇볕정책은 실패했고(어느 정도 실익은 있었을지언정..-_-a) 다시 시도할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기 때문이죠..


북한이 핵으로 무장했다면, 결국 우리도 그와 맞먹는 어떠한 정치적, 군사적 우위를 가져야 하겠습니다만.. 똑같이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은 터무니가 없고.. 쩝.. 결국 그 우위가 미국과의 군사동맹이긴 하겠다만 ... 뭔가 찝찝한건 어쩔수 없는 노릇인가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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