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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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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3.01.07
    인구-노동력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하면 안 되는 이유.
  2. 2019.07.20
    한국을 좀 먹는 식민적 패배주의. 2
  3. 2014.02.01
    별거 아닌 썰.. 지식인 하면서 본 유사역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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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한국은 미국이 아닙니다. 다민족 사회라는 유럽도 이민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인구, 노동력 문제고요.

 

이건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유럽조차도 민족주의가 결코 약한 나라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탈민족으로 극복했다거나 민족주의 빨면 나치나 파시스트처럼 취급된다느니 하는 것도 백번 양보해서 옛날 이야기고 지금 같은 난세에는 오히려 그런 가치들이 더 큰 호응을 받고 우리 집단에 대한 편향이 강해집니다.

 

 

근데 한국은 여전히 민족주의적인 나라에 가깝고 대규모 이민은 필연적으로 충돌을 낳을 수밖에 없어요.

 

소규모거나 진짜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에서 사는 게 좋아서 이민, 귀화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걸러지고 검증되었기 때문에 이미 한국화 되었거나 빠르게 한국화되는 사람들이지만 그건 그 사람들이 한국이 좋아서이지 한국에 일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예요.

 

외국인들이, 그것도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많은 돈과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열악하고 후진적인 국가, 예컨데 동남아 등 인태지역 국가, 아랍,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의 국가에서 오는 사람들은 그 사회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그 사회의 환경에 사회화된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다른 사회적 문화와 관습을 익힌 사람이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면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걸 부딪히며 배우고 익히며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후진적이고 전근대적인 관성이 한국보다 강하게 작동하는 사회의 일원이 한국에 온다고 빠르게 한국화되는 걸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 그런 이들이 대규모로 오게 된다면 한국 사회의 문화와 관습을 익히며 한국화라는 이름의 새로운 사회화를 이루기보다는 자기들끼리 게토를 만들며 한곳에 모여 살 것이고, 여러 이유로 배타적인 성격을 띌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이건 이미 유럽에서도 벌어진 일들이고요.

 

 

한국에서 민족주의는 제국주의, 식민지 시대에 생존을 목적으로 도입되었고 빠르게 전파됐습니다. 우리 민족의 지위와 생존을 걸고 뭉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분명히 효과적이었고 한민족 외의 정체성에 배타적이었죠. 일본의 것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동시에 한 세대를 지배한 것이었기에 완전히 뿌리를 뽑을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요.

 

한국은 그나마 민족주의적 관성에서 꽤 벗어난 편이긴 합니다. 민족주의가 적당히 균형을 찾아가면서 오히려 견제 받지 않았던, 재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국까, 반민족의 성장을 발생시키며 이것들을 걱정해야할 시대가 되었고요.

 

현실이 어떠하든 한국인들은 인구와 노동력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하며 여러 일자리와 이권을 이민자가 지분을 가져가거나 확대하는 것과 자기 자식이 그것을 가지는 것을 비교하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합니다.

 

이건 결국 이민자는 본디 외부인이었고 규모와 속도, 한국화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한국 내의 이민자 출신 한국인이 아닌 한국 사회 내 외부 정체성을 가진 집단화 될 이들보다 결국 한국 본토 혈통의 한국인이 한국 내 이권을 차지하는 게 좋다는 내집단 편향, 민족주의적 발로가 아예 없을 순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을 노동력으로 쓰려면 단기 비자 등 한국 내에서 활동할 시간과 여력을 제한해야만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나라들 많고 노동력이 부족하면 이걸 적절한 균형감각를 가지고 확대해야할 문제고요.

 

근데 그들을 아예 이민자로 받아들여 한국인으로 살게 만든다면 그들이 쉽게 한국화되어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질 것을 기대하기보단 원래 자기들이 살던 관성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며 자기들끼리 모여서 그들의 문화와 관습, 전통을 따르거나 그것을 한국 내에 뿌리 내리길 시도할 겁니다. 한국인들이 외국에 나가서도 한국 명절을 챙기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요.

 

그게 나쁜 건 아닙니다만, 그들만의 관습과 질서는 한국의 질서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지적, 비판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그러한 공격이 체면, 자존심의 영역과 동일시하여 내가 틀렸더라도 그것 지적하면 날 공격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그러한 공격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집단 내 평판과 서열에 불이익이 생기는 전근대적 관성은 곧 폭력 사건의 확대와 같은 말이 됩니다.

 

베트남 등 동남아 노동자가 일본에 인턴 등으로 일하면서 실수를 지적한 것만으로도 폭력을 휘두르는 건 그러한 지적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대응하지 않으면 약자로 낙인 찍히는 근대적 법과 질서의 세계관이 아닌 집단 내 위신과 체면, 서열이 우선시되는 전근대적 세계관의 관성이 폭력이라는 대응책으로 그것을 지키라는 요구를 하기 때문이고요.

 

한국, 일본, 유럽 등과 같은 사회에선 지적이 단순 쪽팔림이나 반성하고 마는 정도가 아니고, 그게 집단 내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라도, 가령 회사 부서간 경쟁에 있어 타 부서가 우리 부서의 실수나 실패를 지적하고 비판할 때 비판 내용이 정당하다면 가오 좀 상하고 부서의 영향력과 출세 경쟁에서 불이익이 있겠지만 부서장이 주먹질을 하거나 부서원 끌고 가서 패싸움을 벌이진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에 대한 지적이나 비판을 감히 날 무시해? 내 가오를 살리기 위해선(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대응도 못하는 나약한 놈이라고 보이지 않기 위해선) 내가 얼마나 무서운 놈인지 보여줘야해. 에서 시작되는 폭력 대응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는 겁니다. 한국도 예전엔 그랬듯이요. 아니, 그 관성은 지금도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직장문화가 그렇지 않는 것처럼 공적으로 엮이지 않는 관계에서 주로요.

 

 

그럼 왜 인구와 노동력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하려고 하느냐면, 이건 진짜 간단한 문제입니다.

 

인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책을 선택하면 당장의 이익구조가 파괴되고 자신의 것을 더 많이 내줘야하는 기득권이 그것을 거부하고, 어차피 돈 벌어다주는 아랫것들이 한국인의 피를 이었든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의 피를 이엇든 아무 상관 없기 때문입니다.

 

부품의 색깔이 어찌됐든 잘 작동만 해서 내 통장에 돈만 꽂아주면 상관 없다는 기득권식 인식 때문이지 별 다를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예요. 이민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다? 애초에 해결할 생각이 있는 게 아닙니다. 이미 10년도 전에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들어오면 3D 업계의 한국인 노동자들조차 임금 하락이나 동결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그것처럼 대규모 이민 노동자들은 당연히 저임금 노동자들일 수밖에 없고요.

 

그럼 그저 돈 벌어주는 부품에 불과한 한국인들은 외국인들과의 경쟁에 의해 임금 상승 역시 동결되거나 느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에게 한국인이냐 외국 출신 이민자냐는 별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들과 드잡이할 것도 아니고 그 드잡이조차 내 돈 받아서 일하는 아랫 것들이 해줄텐데요. 기득권들에게 대규모 이민자가 부족한 노동시장을 커버하는 건 아무런 손해도 안 되는 일입니다. 오히려 각 출신국끼리의 차별과 갈등을 조장하여 미리미리 정치적 영향력을 거세하고 그들의 문화가 추구하는 바를 상품화시켜 돈을 버는, 시장 확대의 기회라고 보고나 있겠죠.

 

그렇다고 기득권의 자리를 그들에게 양보해주거나 일정 지분을 줄 것이냐 역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이 끼리끼리 문화는 모든 기득권 사회가 그렇듯 배타적이고 인맥과 혼맥 등으로 연결됩니다. 고소득 전문직 이민자조차 그들의 고급 하인, 시녀가 될 가능성이 높고요.

 

애초에 다른 사회에 외부의 경쟁력 있는 권력-재력을 가진 이가 들어오려고 하면 그게 심지어 동남아나 아프리카의 세계적 수준에서 미약하기 짝이 없는 힘을 가진 이들조차도 매우 배타적이고 음습하게 대응합니다. 음습하지 않으면 격렬하게 저항하고요. 한국 재벌이 외국에 이민간다고 그 사회에서 방귀 좀 뀌길 바라려면 어어어어어어엄청나게 많은 돈이 필요하고, 그 사회의 기득권층에 편입되기 위해 어어어어어어어어엄청 많은 돈을 뿌려야 할 겁니다.

 

기득권 사회에 편입되지 않고 노후만 즐기려면 큰 문제 없이 돈 많은 인맥 하나가 될 뿐이지만요. 물론 이런 경우 기득권으로서 권력에 접근하기 어렵고 인맥 형성이나 사업 참여와 별개로 그러한 접근은 여전히 거부됩니다. 당연하지만 기득권으로 나누고 있는 파이를 굴러들어온 돌에게 쪼개서 주고 싶을 리가 없으니까요.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긴 합니다. 상대적 약자가 외부 세력을 끼어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싶은 경우 그걸 적극적으로 조장, 협력하는 식으로는 가능하죠.

 

 

어찌됐든 한국 기득권은 자신들의 카르텔에 외부 집단을 끼게할 생각이 없고 경쟁과 갈등은 모두 서민들의 것이 될 겁니다. 인구 문제와 인구에서 비롯되는 노동력 문제 역시 기득권에게 한국에 대한 민족주의적 가치관이나 한국 사회의 생존을 위한 필요 선택이 아닌 자본주의적, 계급주의적 관점에서 자신들에게 피해는 없고 이익이 되기 때문에 불과합니다. 한국인이 노동자든 베트남, 이집트, 콩고, 브라질 출신 이민자 노동자든 그들이 일만 똑바로 한다면 어차피 들어오는 돈은 큰 차이가 없을테니까요.

 

한국이 멸망한다면 그런 식으로 해체되기 때문이지 다른 게 아닐 겁니다. 한국은 미국이 아니고 다민족, 다인종 사회가 되기엔 너무 좁은 국가입니다. 그런 전통도 역사도 없었어요. 그런 폐쇄성과 요구가 한국의 고도로 발전된 물질문명 및 서비스와 함께 한국에 살고자 하는 이들을 한국화시키는데 강력하게 일조한 건 사실이지만, 그 규모가 커질수록 한국화의 역량은 약해질 수밖에 없죠.

 

한국이 한 해 10만명씩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현 130만명 규모의 이민자가 500만명이 되면 지금과는 다른 강도의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겁니다.

 

인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와는 별개로..

 

이거, 서민으로서 감당하고 싶어요?

 

 

 

p.s 외국인 노동자를 없애거나 막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는 확대해야 하는 것에 꽤 동의하는 편이고요. 다만 그걸 인구 문제로 묶어서 해결하겠다고 하는 건 끔찍한 일입니다. 한 사회의 주류 정체성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중국인 2000만 명 이민 받고 그 규모를 점차 늘리거나 유지시킨다면 한국은 머지 않아 중국 내 한국성이 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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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유키의 중2병. 그러나 아예 틀린 말은 아닌 모양입니다.>


한국 사회의 패배주의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 의해 이식된 민족적 열등감에서 기인합니다. 단적으로 조선인은 이래서 안 돼. 조선인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 같은 게 있고, 역사적으로는 조선이라는 국가에 대한 왜곡이 있었죠. 그리고 30여년 동안의 식민통치는 수많은 조선인들에게 식민적 역사관과 세계관, 정체성이 이식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와 대중은 거대한 만큼 상반된 이념이나 가치관이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해방 후 한국인들은 식민사관 및 패배주의와 함께 민족주의와 경제성장을 통한 선진국화, 강대국화에 대한 열망 또한 갖추고 있었습니다. 한국인은 맞아야 된다고 하지만, 위대한 우리 민족이라 부르며 한민족이 최고라고 했죠.


이념이 작용하는 부분을 표층과 심층으로 나눴을 때, 표층에선 민족주의가 작용하며 한민족에 대한 민족주의적 감성을 드러내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한국인 최고, 우리민족 우수라고 말하며 스스로 자긍심을 고취하지만, 실제 외국의 거대하고 강력한 선진국과 강대국을 대상으론 스스로를 비교하고, 그 결과 한국인들은 천박하고 한심해서 저렇게 못 된다고 하죠. 이는 심층의 패배주의가 작용한 것입니다.



이중적이라 하겠지만, 그만큼 사회와 개인의 심리는 복잡한 영역입니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도 그러한 패배주의의 결과물인데, 이 역시 일본에 의한 것이니 일본적 색채가 강합니다. 단지 어디든 그럴 수 있다는 게 아니라, 그 형태와 방식에 있어서 일본과의 유사성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같은 한국인끼리 서열을 정하고 나누고 자기보다 약자에겐 소리치고 손도 걷어올립니다. 자기보다 약하기 때문이죠. 또한 그 약자는 언제나 약해야하기 때문에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방해하고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게 사회와 민족적인 영역에서 발생하는 경우, 중동에서 대단한 건설 업적을 세웠다고 우리 민족, 한국인의 위대함과 우수성에 도취되지만, 과거 당시의 일본이나 유럽, 미국과 같은 선진국, 강대국의 요소를 예시로 그들의 우수한 일화, 배워야할 점과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한국인들의 덜 발달된 시민의식 따위를 비교하며 한국인의 천박함, 열등함을 조롱하고 자조하죠. 한국인들은 아직도 멀었다. 한국놈들은 이래서 안 된다. 이러니 발전이 안 된다. 라고.


고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인에게는 저질의 제품, 불량품을 팔고 문제가 되어도 자본과 인맥으로 무마하고 덮으려고 하고 더 비싼 값에 팔려고 하지만, 외국에 팔 때엔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더 싸게 팔죠. 외국인에게는 어떻죠? 한국인에게는 어리면 무시하지만 외국인이 오면 태도가 달라집니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십 수년, 수 십년전만 해도 그런 일이야 많았죠.


외국인이 오면 잘 보여야 한다. 라는 열등감과 패배주의적 태도. 그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면 안 되고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강박. 동등한 개인이나 일상적인 고객과 판매자의 위치가 아니라 위와 아래로 갈리는 서열이 되버립니다. 스스로 굴욕을 뒤집어 쓰는 거죠.


선진 강대국 백인에 대한 굴욕적 태도를 가진 자들이 국가를 통치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면 아래와 같은 우스운 사례가 발생하는 겁니다.





요즘 세대는 그런 게 좀 적습니다만, 나이든 세대가 그러는 이유는 그냥 식민적 패배주의 때문입니다. 한국은 보잘 것 없는 약소국이다. 라는 열등감, 컴플렉스에 쩔어 있죠. 물론 물어보면 우리 민족 최고 우리나라 최고 1등 이러지만, 그건 그러한 열등감에서 기인한 민족주의의 반동일 뿐이지 실제 타국과 갈등이 생기면 큰일난 줄 알고 허리부터 굽혀지는 그런 세계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앞뒤를 따져보는 게 아니라 무조건 자기들부터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책임을 찾고 자기들끼리 추궁하죠. 역사에서 병자호란을 논하면서 청나라 내부의 사유는 전혀 논하지 않고 조선 내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판하는 것처럼요.


그런 세계관을 가진 자들은 아직도 극우보수라는 진영에 특히 많이 분포해 있고, 이번 일본과의 무역전쟁에 있어서 그러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굴욕적이고 패배주의적인 태도로 우리가 먼저 굴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불리하다, 우리가 진다. 답 없다. 그렇게 해서 좋을 게 뭐냐. 우리가 손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싸우기 무서우니 외교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이길 수 없을 것이기에.



과거에 비해 해외교류도 많이 하고 해외경험도 늘어났기 때문에 전보다야 많이 나아졌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한국인들은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외국의 시선과 위상, 인식이 어떠한지 너무 피상적으로 알고 있거나,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른바 올바른 자기 인식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거죠. 특히 나이든 세대의 경우는 여전히 그 세계관의 70~90년대에 머물러 있죠.


하지만 생각보다 한국은 세계에서의 위상이 작지 않은 국가이고, 국제사회의 성실한 일원이기도 합니다. 지리적인 이유로 외국, 세계와의 교류가 쉽지 않고 주변국이 워낙 깡패에 이상한 놈들이 많아서 그렇지 한국 정도면 어디가서 무시 당할 정도의 국가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의 정신, 세계관엔 식민적 패배주의가 깃들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자학하고 자조하고 열등감에 빠져 있으며 모자라고 또 모자라며, 천박하고 또 한심한 족속으로 여기는 이들이 여전히 적잖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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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환빠로 대표되는 유사역사학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만약 모르신다면 초록불님 블로그에서 (http://orumi.egloos.com/) 그들이 누구이며 어떤 주장을 하는지 일독을 권합니다.



아주 오래전에 밝혔듯이 전 지식인 답변 활동을 합니다, 특히 역사 관련에서 많은 답변을 다는게 취미활동인데, 그곳에 있다보면 참 재밌는 주장을 가끔씩 듣곤 합니다. 아래는 그 사례 중 생각나는 몇가지를 정리한 겁니다.




1. 로마 vs 고구려.


물론 로마가 고구려를 이길 것이라는건 당연한 이야기죠, 국력의 차이는 로마가 월등하니까요. 당연한 겁니다. 근데 무엇이 문제냐하면, 주장은 물론 주장의 전개가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 없다는 겁니다..


먼저, 로마와 싸울 대상이 왜 하필 고구려냐는 겁니다. 당시에 중국에는 한나라, 한제국이라는 동서양 양대제국이 떡하니 있었고, 주로 if논쟁으로 로마와 한나라가 싸운다면 이라는 떡밥이 역사 커뮤니티에서도 간혹 다뤄지는 요소임을 생각해보면, 거의 어그로에 가까운 비교대상이 아닌가 합니다. 주장 자체가 요상하죠.


게다가 더 웃긴 것은,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놓고 로마가 이긴다는 주장을 피는 것인데, 이건 일단 로마가 이긴다는 것을 먼저 전제해놓은 뒤 자기 멋대로 토탈워 돌려서 이긴다고 소설을 써놓는 격입니다. 왜 거기에 고구려군(혹은 로마군)이 있느냐는 별로 중요한게 아니라고 쳐도, 로마군이 어떻게 모여서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대응과 공격을 통해 이렇게 저렇게 고구려군을 전멸시킨다! 라는 주장을 매우 진지하게 주장하는 꼴을 보면.. 되려 놀랍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멈추면 제일 먼저 꼽은 이유가 없겠죠. 로마군 10만 vs 고구려군 100만, 한술 더 떠 로마군 10만 vs 고구려군 5000만대군 드립을 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로마군이 이긴다는 주장을 정말, 진심으로, 진지하게, 상상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질문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 질문입니다. 그게 질문이에요. 미리 머리속에 결과를 설정해놓고 질문을 올리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5000만 대군이 산 위에서 오줌만 갈겨도 로마군 10만명은 수장당해 죽을 판인데 어떻게든 이긴다고 주장을 펴는 겁니다. 그것도 압승이라는 단어를 강조까지 해가면서 말이죠. 심지어 로마군은 화약무기가 있다나 콜타르 등으로 천연 화합물 대포를 사용한다나.. 게다가 무슨 사거리 1200m 카타발리스타(캐터펄트도 아니고 발리스타도 아닙니다. 심지어 전 1200m사거리의 카타발리스타라는게 나온다는 사료까지 찾아봤으나, 1200m의 근거조차 찾지 못했습니다.)라는 무기로 다 죽인다고 하는데 참.. 게다가 10만명이면 이런 공성무기가 1만대는 있다고 합니다.


하도 황당하고 어이없는 주장, 말도 안 되는 소설을 뱉어내고, 이런게 몇차례에 걸쳐서 반복되는데, 나중에는 답이 없다는걸 깨닫고 그곳에서 답변활동하는 모두가 손을 때게 되죠. 물론 그 치도 금방 사라졌지만.. 롬뽕도 참 답이 없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해줬습니다.



2. 거란, 여진족 = 한민족


중국이 몽골의 원나라 등을 자기네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두 민족을 한민족 내지는 친척이라고 주장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주장을 펴는 사람이 국사, 세계사 분야 우수 답변가라는 거지요. 주장을 제대로 들어본 지가 꽤 오래되서 잘 기억은 안 납니다만, 하여튼 만주, 연해주 지방에서 살던 이들이고 우리 혈족이다, 중국보다 우리에 가깝다 같은 주장을 합니다. 저런거 말고도 우리 역사쪽과 연관된 주장도 있긴 있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하여간 참 황당한 주장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주장합니다.



3. 발해는 대진제국!


... 솔까 환빠를 위시한 유사역사가들은 주로 고조선이나 고구려, 혹은 고려를 찬양하기 마련인데 참 재밌게도 발해에 빠진 사람이 있습니다. 발해뽕이라는 걸까요? 발해는 원래 국명이 진, 혹은 진국이라 불렸습니다. 이후 국명을 발해로 바꿨고, 이게 정식명칭이 맞죠.


근데 이 친구는 삼국사기, 삼국유사를 위서로 보고 환단고기를 진서로 보는 친구인데, 하여튼 그러면서 발해를 대진제국이라고 부릅니다. 대진국도 아니고 대진제국, 알다시피 발해는 외왕내제도 아니기 때문에 황제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제국이라는 표현을 쓰는건 역사에 대한 기본, 상식이 부족하다는 거겠죠; 大대자도 왜 붙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영토가 넓어서? 흠, 거의 땅만 넓은 수준이고 그 조차도 영토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각 나라마다 자기네 정치적 입장에 따라 그어놓은 영토에다 인구밀도도 낮고 어느 지역은 직접통치조차 안 됬죠.


그런 나라에 대, 제국이라는 단어를 붙혀가며 빨아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솔까 질문자가 발해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있는지는 고사하고 말이죠.


최근에는 이 발해, 대진제국(...)과 비잔티움 제국이 외교관계, 교역을 맺었냐는 질문을 올리는데, 이거 진짜 생각을 하고 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중국과도 못한 외교관계를 뭔 발해랑..-0-;;


아참, 환단고기를 진서에 삼국사기, 유사를 위서라고 보는 마당에 자신을 환빠로 매도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재밌는 친굽니다.




뭐.. 지금 생각해보려니 막상 사례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끔가다 환단고기는 무엇이냐, 환단고기를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증거는 얼마나 있냐 같은 시덥잖은 질문들이야 자주 올라오긴 합니다만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고 관심가질 것도 아니죠.


하여간 이상한 주장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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