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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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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09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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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내려져오는 전설이나 신화에는 어떠한 교훈이나 혹은 통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신비하고 흥미롭고,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종교나 민족과 관련된 이유에서 현재까지 내려져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작지만 분명 교훈을 남겨주는 이야기라고는 생각합니다.


이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죠.


프로메테우스, 먼저 보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입니다. 그 이름대로 프로메테우스는 매우 영리하고 현명했던 티탄이었죠. 제우스와 그의 형제자매에 의해 티탄족의 시대가 끝나고 올림푸스 신들의 시대가 열렸을때 프로메테우스는 가장 인간을 사랑했던 신이었죠.


인간과 신이 갈라서게 되어 신들과 인간이 각각 소의 어느 부위를 먹을 지 선택하는 일이 있었을때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지방으로 쓸모없는 뼈를 두르고 가죽으로 살코기를 덮도록 해 제우스에게 어느 것을 먹을지 선택하라고 했죠. 제우스가 그의 꾀에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화를 속으로 삭히면서 뼈가 들어있는 쪽을 선택했습니다.(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로 인간들에게서 불을 빼앗아 버리죠.)


또한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을 위해 불을 훔쳐냈습니다. 이야기에 따라 다르지만 태양의 신이었던 헬리오스의 마차에서 불을 훔쳤다고도, 혹은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쳤다고도 하죠. 그리고 그는 코카서스의 바위산에 묶인 채 매일 제우스의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먹히는 벌을 받게 됩니다. 그는 죽지 않기 때문에 간은 하루만 지나면 다시 복구되었고 그렇게 매일같이 같은 고통을 느껴야만 했죠.



제가 보는 프로메테우스는 그 이름답게 선각자, 현자인 인간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권력에 타락하지 않은 진정한 지식인은 일반인보다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고 분석한 뒤 민중을 위해, 사람을 위해 자신의 소신껏 행동하지요. 신들이 권력자라면 프로메테우스는 민중의 편이었던, 민중을, 사람을 사랑했던 지식인이었을 겁니다. 권력자에 맞서 민중에게 고기를 선물했고, 권력자에 대항해서 감히 자신이 끔찍한 벌을 받을 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선물했지요.


그렇지만 권력자를 기만하고 권위이자 권력인 동시에 힘이었던 불을 훔쳐 인간에게 건내준 프로메테우스는 벌을 받았습니다. 권력에 항거하고 불의를 두고보지 못하는 이가 권력에 대항하다 고통을 받게 된 것이죠. 마치 일제에 저항했던 독립운동가처럼, 독재에 항거했던 민주화운동가들과 수많은 지식인들처럼 말입니다. 잘못된 것들은 너무나도 많고, 그것에 일일히 저항하고 옳은 것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매일같이 간을 뜯어먹히는 프로메테우스처럼 고통받는 지식인들을 프로메테우스라는 신으로 표현할 것이 아닐까요?


인간들을 위해 선물해준 살코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불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설프게 해석하며 장광설을 펴고 싶지는 않군요..



에피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의 동생으로 이름의 의미는 나중에 생각하는 자입니다.


에피메테우스는 그 이름답게 형에 비해 어리석은 존재로 나오는데, 신들이 선물한 최초의 여자인 판도라를 아내로 맞았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선각자답게 제우스와 그 선물인 판도라를 조심하라고 경고했지요. 그렇지만 에피메테우스는 형의 충고를 무시하고 아름다운 판도라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판도라는 에피메테우스의 집에 있었던 만물에게 재능을 부여하고 남은, 필요 없는 것, 온갖 나쁜 것들을 담아놓은 상자가 있었는데, 호기심에 못이긴 판도라가 어느날 그 상자를 열어 버리고 말았죠.


인간에게 불행을 가져다줄 수많은 것들이 세상에 풀리게 되었고 그 때부터 인간의 모든 질병과 불행들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았던 유일한 것은 바로 희망이었죠. 희망은 나중에서나 나오게 되지만, 결국 판도라가 연 상자 덕에 세상은 한번 멸망하고 맙니다. 만약 나중에 생각하는 자가 그 이름답지 않게 행동했다면 이런 불행도 찾아오지 않았겠지요.



에피메테우스는 우리들 일반인, 일반 민중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앞을 볼 줄 모르고, 영리하지 못하며 언제나 미련하게 행동하죠. 한번 겪은 일을 다신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어느새 똑같은 일을 당하고 있는 이들, 아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하며 그로 인해 결국은 후회하게 되는 어리석은 이들, 종국에는 세상을 멸망시키는 엄청난 일을 일으키는.. 일으킬 요소를 만들어놓은 힘을 지닌 이들. 바로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자 대중들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세상에 널리고 널린게 바로 에피메테우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하고 어리석다 자각할 수많은 일들을 겪고 또 격겠죠. 판도라에 의해 상자는 열렸지만, 그 판도라를 아내로 맞은 것이 에피메테우스이기 때문에 세상을 멸망시켰던 것은 어쩌면 에피메테우스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에피메테우스가 그렇게 커다란 사건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 생각해본다면, 우리들에게 있어서 커다란 충격이자 사건이었던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과 같은 거대한 사건들은 그러한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에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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