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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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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3.02.02
    한국은 충분히 경쟁하는 사회인가?
  2. 2021.01.05
    정경유착이 빚어난 거대한 참사, 바이온트 댐 붕괴사고.
  3. 2015.09.22
    경제에 대한 태도로 보는 진짜 보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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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경쟁을 골자로 한다. 이것은 핵심 원리이다. 경쟁하지 않는 자본주의는 발전할 수 없고 발전하지 않는 자본주의란 존재할 수 없다. 자본주의는 숙명적으로 경제성장을 해야만 하는 체제이며,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본주의라 부를 수 없거나, 실패한 것이다.

 

경쟁은 많은 스트레스를 발생시킨다. 안주하거나 쉴 수 없이 계속해서 발전해야만 한다. 더 나은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기존의 비효율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산업과 사업을 고안하고, 투자하며, 그러기 앞서 타당성을 평가해야 한다. 인재를 채용하고 저성과자를 해고하거나 좌천시킨다. 사업이 성공하면 다시 분배하여 규모를 키울 수도 있고 내실을 다질 수도 있다. 실패한다면 그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경쟁에서 패배한다면 도태되어 없어지거나 흡수되는 결말을 받아들여야 한다. 원하지 않더라도 이루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경쟁은 스트레스를 발생시키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부담을 달가워할 개인도, 조직도 없다. 또한 사람은 경쟁보다 협력이 더 쉽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러한 협력이 더 많은 것을 가져다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이것은 자본주의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이고, 기실 사람이 존재하고 집단이 존재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경쟁은 투쟁이고 투쟁은 이익과 동시에 손실을 내포한다. 그러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 또한 없다.

 

 

한국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은 충분히 경쟁하고 있는가? 그런 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정 이상의 위치에서 경쟁은 크게 약화된다. 어차피 모두 아는 사이이고 이 좁은 국토의 좁은 공간에서 그들은 서로를 영원히 피할 수도 없고, 접하지 않을 방법 역시 없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든 알고 지내게 된다. 이는 인적관계망의 형성으로 이어지고, 그러한 관계망에 속하게 될 기회를 말한다.

 

재벌, 대기업은 가급적 경쟁하기보다 담합하는 것이 한국 시장에서 더 큰 이익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이것은 불법이고 부패이다. 그러나 이 부패가 충분히 사업성 있는 수단이 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재벌의 존재이고, 그 재벌의 역할은 정경유착이다. 대기업은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업이다. 핵심은 그 대기업을 지배하는 재벌이며, 재벌이 수많은 대기업과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가장 큰 조력은 정치권의 협조에서 나온다.

 

그들은 재벌 대기업을 해체하거나, 그들과 반목하지 않는다. 어차피 그들에게 후원과 지원을 받는 것이 더 큰 이익이라는 것 역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다른 재벌 대기업이 그것을 인수해버린다는 말이 있다. 특히 중요하고 미래 가치가 큰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개발한 회사들이 그렇다. 부정한 방법을 써서라도 그들을 강제로 품안에 넣어버린다. 삼성이 그러하듯이.

 

한국의 수많은 제품은 경쟁보단 담합에 의해 가격이 조정된다. 닭, 소고기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아는 많은 제품과 상품들은 담합에 노출되어 있다. 간혹 적발되어 처벌받는 경우는 있지만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담합을 해서 얻는 이익이 처벌 받아서 발생하는 손해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물론 전혀 경쟁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경쟁하는 업계도 있고, 경쟁하는 업체들도 많다. 그러나 먹을 게 있고 경쟁에 자신이 없다면 담합은 어떻게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기도 너무 쉬운 환경이고 그 대가 역시 너무 작다. 그렇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앞서 언급했듯, 이러한 습속은 경제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쉽게 발생한다. 가령 정치를 보자. 민주당과 국힘당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지만 동시에 협력적인 모습 역시 찾아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수의 집단이 너무 오랫동안 경쟁하다보면 그들의 경쟁은 경제적인 계산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담합적인 형태가 된다.

 

A라는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갈라져 있다면 둘은 서로 하나의 주제를 두고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A 주제의 찬반 영역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서 지지를 나누는 것일 뿐이다. 두 집단 모두 찬성한다면 그 주제가 받아들여지는 것과 별개로 그 주제에 관해 반대하는 지지 집단은 붕 떠버린 처지가 된다.

 

그리고 그들의 지지를 받고자 하는 이들은 A 주제에 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 반대하던 집단의 지지를 차지할 수 있다. 즉, 지지자들은 하나의 자원이 되고 주제에 대한 찬반 입장은 어떤 자원을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표명이 된다. 그러한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이 모이면 이권이 형성되듯, 그들은 지지자들에게 위임받는 권력, 그 권력이 가져다주는 특혜와 경제적 접근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옳고 그름의 목적과 믿는 바에 따른 신념의 영역이 아니라 경제활동에 가까우며, 이러한 관계는 적대적 공생관계라 말할 수 있다. 한국 보수와 중국/북한의 관계가 그러하고 진보 언론과 보수 언론의 관계가 그러하다.

 

북한이 정말 증오스럽다면 그들의 멸망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어야 하지만 그들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언론사는 기본적으로 자본을 추구하는 기업이며 진보 언론과 보수 언론은 표적으로 삼는 고객층이 다른 것 뿐이다. 그들이 사회정의와 이념적 규범을 위해 존재한다면 입장이 다를지언정 편파적이지 말아야 하며, 해석이 다를지언정 가짜뉴스와 의도적 선동이 있어선 안 된다.

 

 

그렇다면, 한국의 다양한 집단들은 정말 건전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

 

다시 말하지만,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던 것처럼. 그러나 온전히 경쟁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림, 마니커, 사조원 등이 닭고기 가격을 담합하여 막대한 이익을 나눠먹었듯이.

 

그들이 진짜 경쟁이라는 걸 한다면 재벌가 오너들이 개소리를 하고 사업적 실패를 겪으며 기업가치에 손해를 입힐 때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도태되어야 한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더 큰 지분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면 개발에 투자해야 하고 가격경쟁이 됐든 판로 개척,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검증해야 한다.

 

만약 정치와 사법이 자본으로부터 영향력을 덜 받는다면 그들의 부정부패에는 이익보다 강력한 손해를 주어 함부로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도록 할 것이다. 부정부패는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계획적인 것이기에, 그러한 부패를 계획할 때 반드시 리스크를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어떤 기업은 도태되고 약화되어야 하며, 어떤 기업은 성장하고 성공해야 한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밑에서부터 올라온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는 것보단 기존 재벌 대기업이 출자하여 만들어진 기업이 시장의 한 영역을 차지해버린다. 한국 시장은 자본의 규모와 별개로 좁은 곳이다. 그러한 행위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가 좁은 나라의 숙명이라면 숙명이다.

 

그렇게 한국 자본주의의 구성원들은 경쟁을 기피하는 편이다.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을 파멸시키거나 일정 이상의 손해를 발생시킬 정도로 경쟁하지 않는다. 잘 돌아가고 있는 카르텔에 파문을 발생시켜서 좋을 것이 뭐가 있을까. 스스로의 오판과 실패로 망하는 것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살려줄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부러 도태시킬 정도의 관계는 아니다. 망하지 않는 한 그들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협력 대상이다.

 

그렇게 그들은 더 쉬운 방법을 찾았다. 경쟁하기보다 경쟁사끼리 모여 담합을 했고, 이는 시장에 대한 독과점 구조를 만들었다. 독과점 구조는 막대한 이익을 발생시키지만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일 수는 없다. 제품 개발과 가격 경쟁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

 

 

또 다른 영역을 바라보자.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 공부를 잘해서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기업에 입사하거나, 장교가 되어 열심히 진급을 하는 방법과, 어려운 국가고시에 합격하여 전문지식을 갖춘 엘리트가 되는 방법 등이 있다. 

 

이것은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단순히 자기 능력과 실력만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순진하다. 부모의 재산이나 지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라인이라 불리는 파벌 싸움을 말하는 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자신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러나 혼자의 힘은 한계가 있고, 혼자서 차지할 수 있는 자원 역시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협력/담합하기 마련이고, 이는 집단 내 파벌을 형성시킨다. 조직사회에서는 흔히 라인이라고 불리는 그것이다.

 

어떤 유력자들이 있고 그 유력자들에겐 자신의 라인이 있다. 대개 더 좋은 사업 아이템을 물어오고, 그것을 자신과 자기 아랫사람들에게 분배하며, 성과를 내면 그 라인 모두의 공이 된다. 그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승진하거나 조직 내 요직을 차지하고, 더 뛰어난 인재를 자기 라인으로 끌어들인다.

 

그렇게 끌어들인 인재을 밀어주고 성과를 내면 라인 내 윗사람의 공이 되기도 한다. 사원의 공이 대리의 공이 되고, 대리의 공이 과장의 공이 되며, 과장의 공이 부장의 공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식으로 조직 내 한정된 자원을 라인이라는 파벌을 형성하여 차지하는 것이다. 당연히 다른 파벌과의 경쟁은 그러한 자원을 두고 다투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러한 관점에서, 자신의 성공이 온전히 자신의 공일 수 있겠는가? 라인으로 대표되는 사내정치에 가담하지 않고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란 어렵다. 사관학교 출신이 아니라면 진급에서 불리한 장교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당연히 사내정치는 어느 나라에서든 있고, 파벌 싸움 역시 당연히 발생한다. 그리고 그것은 조직 내 경쟁이 되어 긍정적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경쟁은 발전의 동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비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의 진급이 다소 부당하게 막히는 사례처럼 한정된 자원에 대한 경쟁은 아주 강력하다. 그리고 그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라인을 타지 않고 파벌에 속하지 않는 이들은 무조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혼자서 다수와 경쟁할 수 없으니 말이다.

 

즉, 라인과 파벌은 반드시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때로는 더 부정하게 작동하기도 하며, 이러한 형식의 관계는 결국 인적관계망이라 이름붙혀 지고, 그것들이 부정적으로 작동한다면, 우린 그러한 예시 중 하나로 엘리트 카르텔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의 정말 중요한 집단에는 이러한 파벌, 라인이라는 혈관으로 조직되는 엘리트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공부를 아무리 잘하고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며, 사법시험, 행정시험, 외교관 시험, 로스쿨 졸업, 변호사 시험, 의사시험 등 전문직 엘리트가 될 수 있는 자격시험에 통과한 이들이라도 인맥이라 불려지는 엘리트 카르텔의 도움이 없다면 정말 중요한 요직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이 나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중요한 건 그 엘리트 카르텔에 소속될 수 있는가와 얼마나 핵심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물론 실력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지만, 재벌 2세와 3세, 유력 정치인들의 자녀들이 어떤 노력을 해서 그러한 카르텔에 소속될 수 있었을까? 그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지만, 태생부터 카르텔에 소속된 것과 다름 없는 이들과 흙수저 출신 개천의 용과는 혈통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건 인정할 것이다. 그 혈통이 꽤 큰 장벽이라는 점 역시.

 

파벌싸움, 라인, 엘리트 카르텔에 속하여 인맥을 동원하는 것 역시 자신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험의 공정성에 맹목적인 신앙을 보이는 자들이 시험 외적인 불평등한 인간 관계로 잠재적 경쟁자를 탈락시키고 차지한 자원을 나누지 않는 것에 분노하지 않는다면 이중적인 것이고 위선적인 행동이다.

 

물론 모든 파벌, 라인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 역시 인정한다. 하지만 엘리트 카르텔은 그것과 다르다. 그들은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을 남과 나누지 않고 독점하기 위한 담합에 가깝다. 그들이 외부에 언터쳐블한 접근을 요구하고 자신들에 대한 어떠한 정당한 요구조차 불응하며 공격이라 간주하며 반응하는 것이 그러하며, 사법처리에 있어서도 불공정의 영역을 한참 벗어난 것을 보라. 이것이 공동의 발전을 위한 것인가?

 

 

경쟁보다 담합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은 기실 당연하다. 인간이 투쟁만큼이나 협력을 선호했기 때문에 무리를 짓고 집단을 이루며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 협력의 효율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외적인 요소에 대한 투쟁을 위한 협력과 내부 집단의 경쟁자를 도태시키고 시장과 같은 영역을 장악하기 위한 담합은 서로 다르다.

 

협력을 통해 인간은 발전했지만, 담합은 내부 역량을 제한하고 그 발전 역시 족쇄를 걸기 때문이다. 이는 협력이 공동의 발전과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담합은 소수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익을 위해 전체 집단의 대부분은 불필요한 손해를 봐야만 한다.

 

그럼에도 담합은 그것에 가담할 수 있는 이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지가 된다. 그것을 막아야 하는 것은 견제 세력이다. 단순히 담합에 끼지 않은 업체 같은 것이 아니다. 가령 시장에서의 담합은 업계의 다른 기업이 아니라 정부라는 공권력, 정치권력이 개입해야 한다

 

정치권력이 부패하여 담합한다면 그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그 체제 내에서 힘을 가진 이들이다. 민주주의에서 그것은 국민이 된다.

 

절대권력이 절대부패하는 이유는 그들을 견제할 세력이 없고, 경쟁할 세력이 없기에 소수의 관계자들만의 이익을 위해 담합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순히 가능하다는 까닭에 더 쉽고 매력적인 선택지를 고른다. 이는 완벽히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적인 선택이다. 그 목적이 공동의 발전, 항구적인 발전이 아닌 그 소수 기득권의 이권이라는 목적에 부합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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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서 바라본 바이온트 댐. STOP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바이온트라는 지역이 나옵니다. 베니스보다 국경에 더 가까운 산간 지역이기도 하죠. 역사적으로는 오스트리아 대공국 합스부르크 가문의 지배를 받던 지역에 포함된 곳이었고, 1866년 이탈리아 통일 운동으로 우디네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 이탈리아 왕국에 속하게 되었으며, 그 동쪽 지역은 오헝 제국에 넘어갔다, 다시 1차대전 때 이곳 전체가 이탈리아로 넘어오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오스트리아의 땅이었는데 아틸라아가 가져온 곳이 되는 거죠. 뭐, 이탈리아 왕국은 망했지만.

 

 

<딱 봐도 댐으로 만들기 좋은 지형.. 하지만 댐은 물을 막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죠.>

 

 

보시다시피 높은 암석산이며 그 협곡이 좁고 길어서 군사적인 관점에선 방어하기 좋은 지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골에는 피아베 강의 지류가 흐르는 강이 있죠.

 

모든 문제는 이러한 딱 봤을 때 댐을 만들어먹기 좋은 지형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이탈리아의 사업가 주세페 볼피는 이 지역에서 돈 냄새는 맡은 거죠. 그는 자신의 사업체인 SAFE라는 전력 회사를 통해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의 공업지대에 전력을 공급하여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주세페는 전기, 철도, 수도 같은 기간산업으로 큰 성과를 올린 사람이니만큼 이번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사업 자체는 1920년부터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2차대전도 터지고 하는 통에 일이 잘 안 풀렸고, 그에 따라 본격적인 공사는 56년에 베네치아 북쪽 100km 쯤 떨어진 바이온트 협곡을 막는 건설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리고 약 3년 후, 59년도에 완공하여, 높이 262m, 두께 27m, 담수량 1억 5000만 톤으로 당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대규모 댐이었죠.

 

 

 

<딱봐도 뭔가 쏟아진 흔적이 역력한 바이온트 댐의 풍경...>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컸습니다. 먼저, 건설 전 조사 과정에서부터 학자들에 의해 논쟁이 발생했는데, 이곳의 지형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기반암이 계곡 양쪽에서 경사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향사구조였다는 겁니다. 심지어 지층에는 점토층을 포함하는 곳인지라, 물에 매우 약한 지반이라는 거죠.

 

다시 말해 물이 많이 모이면 지층이 물러져 산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는 겁니다. 따라서 과학자들과 언론인들은 SADE에 경고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러한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것도 부정부패한 국가와 기업이라면 더더욱이죠.

 

오히려 SADE는 그들의 경고를 무시했고, 언론과 정부와 함께 사업 방해를 막으려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물은 불보다 많은 인간을 죽였다.>

 

 

먼저 이탈리아 정부는 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언론인, 마을 주민, 반대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부터 사회질서를 무너뜨리고 체제전복을 획책하는 내란 음모 내지는 파르티잔으로 몰아버립니다. 소송까지 벌일 정도로요. 마치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여기에 어디서 더 많이 본 것 같은 짓을 하나 더 합니다. 어용 학자를 동원하거나 학자적 판단보단 정치적, 경제적 판단을 우선시하는 이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펼치기보단, 계곡에서 그러한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거나 설령 난다 하더라도 그 규모는 위협적인 수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하죠.

 

 

당연히 시민단체들과 주민들은 이러한 판단에 동의하지 않았고, 상식적으로도 석회암 지형은 물에 약하다는 건 공교육을 제대로 배웠다면 알 겁니다. 석회석은 물에 녹는다는 건 어렸을 때 과학 교과서만 제대로 봤어도 머리 어딘가엔 남아 있을 지식이죠. 그러니 댐 건설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정경유착은 그들의 저항 따위는 이도 안 들어갈 정도로 훨씬 공고합니다. 언론은 통제되었고, 앞서 말했듯 반대자들은 지역 주민들을 포함해 파르티잔, 빨갱이가 되었죠. 참으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아무래도 반도국가끼리는 뭔가 통하는 게 있긴 한 모양입니다.

 

 

 

 

<참사의 결과가 어떨지 너무나도 뻔하게 보이는 지도.>

 

 

결국 댐은 완공, 60년 2월부터 담수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다음달 3월엔 수위가 130m, 이후 170m까지 올랐는데, 이 시점에서 당연하게도 경고되어왔던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하죠. 댐 주변 지층에 물이 차면서 석회암 지층으로 이루어진 산이 기울어버린 것입니다. 이 당시 주변 지층의 움직임은 하루 3.5cm 정도의 이동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동시에 2km의 거대한 절리가 댐 쪽으로 발생했고요.

 

그리고 60년도 11월 4일, 기어코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 70만㎡가 쏟아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바이온트 댐 측에선 더 큰 일이 벌어질 까 그저 댐 수위를 135m까지 낮추는 정도로만 대처를 해버리죠. 덕분에 지층의 이동은 하루 1mm 정도로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은 동서고금에 통하다보니, 안전불감증인지 인지부조화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욕심과 고집 때문에 SADE는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그대로 돌립니다. 댐 사용을 중지하거나 타당성 검사를 다시 하거나, 지속적인 경고를 인정하기 보단 수위를 낮추니 괜찮아지니 적당히 높이를 조절해가며 전기를 생산하면 된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결국 현장에서 사면의 이동 속도를 봐가면서 수위를 다시 높이기 시작했는데, 약 1여년 동안 185m, 235m, 다시 185m로 조잘하며 산의 흙이 얼마나 움직이지는 확인했지만 경계한 것과는 다르게 지층의 이동은 생각보다 빨라지지 않았죠. 그래서 62년 11월엔 수위를 235m까지 올려 버립니다.

 

당연하지만 이 상대적으로 안전해보이는 관찰 동안 간헐적으로 소규모의 산사태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인부들은 산사태를 무서워하거나 위험하다고 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모여서 산사태를 구경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에겐 별로 위험한 게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이런 것들은 대참사의 전조였고, 욕심에 눈이 먼 이들은 그 신호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댐의 수위가 240m를 넘자 흙의 이동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아예 1m씩 움직일 정도에 이르러 댐 관리 기술자들은 댐의 수위를 240m까지 낮추기로 결정하죠.

 

 

<그나마 코믹한 짤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끔찍한 참사였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것도 SADE와 정부가 아닌 반대하던 지역 주민들이었죠.>

 

 

1963년 10월 9일 오후 10시 39분,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바이온트 댐이 범함한 것이죠. 단 6분이었습니다. 이 댐에서 발생한 사태가 바로 아래, 롱가로네 마을을 집어삼키기까지 말입니다.

 

먼저 댐의 상부 남쪽에 있는 토크 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댐에 의해 형성된 인공호수로 2억 3800㎡의 토사가 덮쳤죠. 그리고 그 충격으로 호수의 물은 협곡의 북쪽 사면으로 쏠렸고, 높이 250m나 되는 거대한 메가 쓰나미가 발생해버렸습니다. 파도는 댐을 부순 게 아니라, 넘어서 쏟아졌고 협곡을 타며 6분간 흘러 앞서 사진에 보이는 롱가로네 마을을 비롯하여 리발타, 피라고, 빌라노바, 파에 등의 인근 마을을 쓸어버렸습니다. 이 쓰나미는 1.5km를 더 가고도 70m나 되는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가장 가까이 있고 정면에 있는 롱가로네 마을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죠. 마을 자체가 쓸려나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요.

 

 

<당시 참사의 그래픽 이미지. 롱가로네 마을이 있는 곳이 완전 수장되어 버렸습니다.>

 

 

추정 사망자는 약 1900~2500명이며, 이 중 절반이 롱가로네 마을 주민들이었습니다. 피해자 중 350여 가구는 가족 전원 사망이라는 끔찍한 결과였죠. 주민 추산으로는 총 5000명까지도 추산된다고 합니다.

 

 

<사고 이후의 사진.>

 

 

그렇다면 이 참사는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상식적으로 책임자들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것이 맞겠지만, 아시다시피 이탈리아의 부정부패는 이 거대한 참사조차 묻어버릴 정도였습니다. 최소 계획자였던 주세페는 이미 늙어 죽었고, SADE와 정부의 책임자들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이 사고는 인재가 아닌 천재, 신이 하신 일이라며 책임을 피하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을 수는 없죠. 그게 억울할 정도로 과한 책임이라곤 해도 말입니다. 사고발생 후의 재판과정에서 책임을 져야한 고위직, 임원진들은 모두 빠져나가고, SADE와 관련 회사들의 기술자, 실무자 몇 명만이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설계자 까를로 세멘짜가 동료에서 썼던 편지를 보면 "그 힘든 공사를 우리는 용케도 아주 운 좋게 멋지게 해냈네. 그러나 내 능력을 벗어난, 나로서는 제어할 수 없는 그 뭔가가 거대한 것에 여전히 대책없이 노출된 상태임은 나는 느낀다네.."라고 적었습니다.

 

댐 설계자부터가 이러한 사업에 위기감과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사였다는 것이지요. 

 

결국 법정에 회부된 기술자들 중 마리오 판치니는 법정 진술 전날 자살, 몇 명은 재판이 끝나지 전에 사망하며, 진짜 책임을 져야할 고위관계자들은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실제 책임과 처벌이라는 독박은 실무진들이 죄다 뒤집어썼죠.

 

 

 

<오, 인간이여.>

 

 

결국 이 사건은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커다란 인명피해를 입힌 정경유착 비리와 잘못된 토건사업이 빚은 참사로 기록되었습니다. 수많은 책과 영화 등으로 소개되고 분석되었지요.

 

이후 이 지역은 02년 동안 접근 금지구역이었다가 풀렸고, 08년에 유네스코는 인류 역사상 기억해야할 사고로 세계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의외일진 몰라도 댐 자체는 별 피해가 없었습니다. 물들이 넘어가며 댐 상부에 손상을 입혔지만, 댐 자체는 그대로 서서 남았죠. 댐 붕괴사고라곤 하지만, 실제로 댐이 붕괴된 건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제 물을 담진 않습니다만..

 

이 사건 이후 이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경적을 울리지 않고, 라디오를 끄며 대화를 중단하거나, 잠시 내려 추모를 한다고 합니다.

 

또한 근처에 사고를 추모하는 작은 성당이 건축되기도 했죠.

 

 

정경유착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생하는 범죄이기도 합니다. 토건과 얽히는 것은 거의 한국의 전통에 가까울 정도로 흔했고요. 이익을 위해 위험을 묻어버리는 기업과 그것을 묵인하는 정부, 학자적 양심보단 정치경제적 판단을 우선시하는 학자, 정부의 의도대로 사건을 정치화하여 반대자를 공격하는 언론, 주민과 단체, 학자들의 경고와 반대를 찍어누르고 정부의 부당한 공권력 남용 등..

 

정의와 어긋난 일은 그것이 도덕적으로 지탄받는 일이기 때문에만 비판받고 비난에 시달리는 게 아닌, 어떻게든 크고 작은 실질적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위해 그러한 정의를 묵인하고 묵살한다면 언젠간 이익으로 덮을 수 없는 대참사가 발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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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경제인들이 아주 살판났죠. 대놓고 경제인은 비리를 저질러도 사면시켜줘야 한다는 개소리가 나도는 걸 보면 말입니다. 실제로 이명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범죄를 저지른 기업인, 경제인들에 대한 처벌은 정말 약해졌죠. 수 억원어치 막노동도 나름 대표적인 사건이고.


심지어 그걸 지지하거나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백이면 백 새누리당 지지자죠. 그들은 나라 경제를 위해서 경제인에 대한 사면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그 자체로 틀린 말입니다. 오히려 나라 경제를 파탄시키는 짓이거든요.



이유는 이런 겁니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 새끼들이 세금 안 내고 분식회계에 순환출자 꼼수, 정경유착 같은 비리, 부정부패 저지르는 건 다 지들 배때지에 쳐넣기 위해서지 너님들이나 나라꼴 잘 되라고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겁니다. 즉, 그 돈 벌어서 부정부패한 자기 뱃 속으로 들어가지 세금을 더 내는 것도 아니고, 그 돈이 일반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그런 기업인들 처벌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보수님들 한테도 마찬가지고요.


오히려 그러한 부정부패와 비리는 나라 경제를 파탄내고 국민들의 재산에 손해를 입히는 악질 범죄입니다. 예컨데 어떤 기업이 자신들의 실적을 조작을 한다고 칩니다. 그 기업에 대한 주식을 누가사죠? 다른 기업, 그리고 대부분의 일반인들이죠. 그런 사람들이 어디 한 두푼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에겐 꽤 큰 돈을 투자한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 기업의 사업설명을 듣고 자기들이 공개한 실적을 보니까 이게 또 돈이 될 거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은 돈을 투자했죠. 그런데 이게 웬 걸? 몇 달 지나니까 이 기업에서 실적에 대한 조작이 이루어졌고 각종 부정부패가 이루어 졌으며 그러한 이유로 그 동안 밝혀왔던 성장세는 거품에 사기, 앞으로의 성장세는 커녕 타격을 받고 주식은 쭉 하락하고 있네요. 자, 그런 내 주식은 뭐가 되는 걸까요? 똥이나 닦는 종이 쪼가리 되는 거죠. 한강 수온 재러 가야 하는 겁니다.


고작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이런 겁니다. 개인의 재산을 날려먹는 거. 그런데 그 개인이 엄청나게 많다는 거. 그리고 그런 기업이 한 둘도 아니라는 거. 또 그런 기업인이 다시 경영하면서 똑같은 짓을 반복한다는 것도.


이러한 부정부패와 비리는 국가의 경제와 경제구조에도 영향을 주는 데, 그러한 사기와 부정부패가 반복되고 고쳐지지 않을 수록 국가의 경제구조는 당연히 비틀리고 왜곡되겠죠. 그러한 구조 속에서 힘 없는 다수는 더 많은 피해와 손해를 보게 될 것이고, 그러한 구조 속에서 힘 있는 소수는 더 많은 돈을 벌 게 됩니다. 똑같은 비리 반복해도 별 처벌 없으며 다시 높은 자리 꿰어차 돈은 계속 벌 수 있고 그러다보면 공권력 눈치 보다가 다시 똑같은 짓 반복하면 되거든요.


이 나라에서 수 천억 부정부패 해서 내는 벌금 얼마입니까. 기껏해야 수 억원이고 적으면 수 천만원, 수 백만원 단위잖아요. 그러니 그런 범죄를 안 저지르는 게 병신이지.


국가 경제구조가 왜곡된다는 건 그만큼 국가 경제에 장단기적인 해를 지속적으로 끼친다는 겁니다. 그런 조건 속에서 성장은 지속적일 수 없으며 완만할 수 없습니다. 불만은 더욱 커지겠고요.


당장 내 돈을 저 개새끼들 때문에 날려먹었는 데 누굴 믿고 어디에 투자하겠습니까? 투자 안 하죠. A 기업에 투자했던 옆집 김씨 아저씨도 이번 달 터진 조세포탈 분식회계 사건 때문에 주식 폭락하고 한강 물 올려준 물고기 밥이 되버렸는 데 그걸 꼴 보면 뭐 주식이니 뭐니 하고 싶겠습니까?


이런 문제는 비단 주식만이 아니고 말이죠.



다시 말하건데, 그 놈들이 부정부패, 비리 저지르는 이유는 국민들 잘 되라고, 나라 잘 되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나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내 새끼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하는 짓입니다. 이게 국가에 도움이 되는 건 전혀 없어요. 전체 GDP가 높으면 뭐합니까. 내 손에 쥐어지는 돈도 아닌데.



안보라는 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보장하는 겁니다. 부정부패와 비리를 저지르며 남의 돈 등쳐먹는 건 단순한 경제사범입니다. 범죄죠. 그에 대한 처벌이 있고 더 나아가 그러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오히려 이 나라는 그런 범죄자들을 사면시켜주고 처벌도 제대로 안 합니다.


즉, 안보를 파괴하고 있다는 소립니다. 그 기업인들이 사면 받고 나면 정신차려서 제대로 경영할까요? 뭐 별 큰 벌도 안 받았는 데 정신을 차리긴 뭘 차립니까. 똑같은 짓 안 걸리게 또 하는 거지. 그런 악질 범죄자들을 다시 사회에 풀어주는 거야말로 진짜 안보에 대한 위협이고 파괴입니다. 네, 이 나라 보수라는 작자들이 그러고 있어요.


국가 경제구조를 왜곡하고 파괴하고 있으며, 국민들 재산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고 있지도 못하고, 오히려 그러한 위험성을 조장하고 있죠.


이거 이야기만 들으면 딱 '사보타주'죠. 뭐가 간첩입니까. 이런 게 간첩이지. 나라경제 나서서 사보타주 해주는 새끼들. 단순히 경제인들의 범죄라면 그건 그냥 부정부패가 쩔어주는 범죄지만, 거기에 정치권이 나서서 사면해주자 하는 거면 이건 단순한 경제범죄를 떠난 사보타주입니다. 국가 경제에 대한 사보타주.



보수라는 양반들이 좋아하는 그런 거 있잖아요. 시장자유주의. 물론 이 나라 경제인, 경영자라는 놈들은 규제에 대해서만 시장자유주의 이 소리하고 외국계 기업과 같은 경쟁자들에겐 규제를 해야 하고 국내 산업 보호해야 한다고 빽빽 거리지만, 원래 보수는 이러한 시장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이들입니다.


정부의 시장에 대해 간섭하지 말고 '경쟁'을 통한 시장의 자정작용을 기대해야 한다고. 문제가 바로 그겁니다. 경쟁이라는 것은 '올바른 경쟁'일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며, 그러한 경쟁에 따라 대기업이라도 망하게 된다면 망하게 내버려둬야 하고, 그러한 경쟁에서 '반칙'을 쓰는 놈들에 대해서는 심판의 입장에서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이 나라는 어떻죠? 올바른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자기 좋을 때만 시장자유주의를 주장하며, 대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특혜가 주어지고 있고 외국계 기업과의 경쟁에 있어서는 철저한 자국 기업에 대한 혜택을 몰아주고 있죠.



시장 자유주의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선 그러한 경제사범들에 대한 처벌이 아주 엄격해야 합니다. 시장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그 환경에 제대로 되어야 하니까요. 정부가 시장을 간섭하고 건드리면 시장이 망가진다고 하는 놈들이, 직접 시장 전체를 무너뜨리고 '오염'시키는 짓을 하는 건 놔둬야 할까요? 경쟁이라는 말이 애매해서 그렇지,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경쟁이 아니라 깡패짓이에요.


대부분의 일반인들도 그러한 범죄가 없을 때 더욱 공정하고 안전한 투자가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그런게 바로 진짜 시장자유주의죠. 정부가 시장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 시장에서 발생하는 범죄 또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러한 범죄를 막고 범죄자를 잡아서 처벌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그게 시장자유주의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올바른 시장에서만 올바른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장에선 그따위 부정부패, 비리와 같은 사기질로 내 돈을 날려먹을 걱정은 없죠. 내가 능력이 없어서 돈을 잃을지언정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보수라고 한다면, 또한 시장자유주의를 지지한다면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벌어지는 경제인 사면에 대해 눈깔 뒤집고 반대해야 맞는 겁니다. 특히 주식 하는 사람들은 더더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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