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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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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6.25
    내가 더 유능해. 라는 청년들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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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안 해본 애들이 흔히 가지는 요상한 망상 내지는 착각이 있다면 내가 나이든 꼰대보다 훨씬 더 유능하다. 라는 겁니다. 물론 평균적으로 젊은 이들이 윗세대보다 더 유능하긴 할 겁니다. 교육 수준과 경험 수준 자체가 다르고 생각의 유연성 수준 자체가 다르니까요.

하지만 실제 현업에서 뛰다보면 그게 망상일 수밖에 없는 건, 그 젊은이들의 유능함은 신입으로 들어와서 적응하고 일하기 시작하는 시점의 자신과의 비교에서 상대적으로 더 유능하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20대 신입이었던 40대 과장, 50대 부장과 지금 막 신입으로 들어온 20대 신입을 비교하면 당연히 오늘날의 젊은이가 더 유능한 거죠. 근데 이게 위로 올라가면 당연히 배운 적도 없고, 경험도 없고, 경험이 없으니 노하우도, 인맥도 없고 사회생활의 경험치 자체가 떨어지는 애기들이 결코 감당 못한다는 겁니다.

막 요즘 20대 대졸자, 청년들 신입들 유능하다 일 빨리 배운다 그런 말 들으니까 자기들이 진짜 유능한 줄 아는데, 그건 전체적으로 요즘 세대가 빨리 배우고 빨리 적응하고 툴, 컴퓨터 등등 빠르게 익숙해진다는 거지 진짜 일 존나게 잘하는 천재라고 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시키는 거 잘하고 거기서 조금 유도리 잘 챙기는 거 잘하는 게 좋은 건 맞습니다. 근데 그게 내 윗사람들이 좆밥이라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 쉬운 해고, 고용유연화 가능해져서 쉽게 짤리고.. 그런 세상이 오면, 무능한 철밥통 윗세대들 다 짤리고 그 자리 유능하고 젊은 내가 차지할 수 있다는 건 완전 망상입니다. 10년, 20년 구른 베테랑들은 그 기업, 공장의 중심이고 주축입니다. 실제 일이 굴러가는 게 가장 중요한 허리죠.


이런 사람들이 짤린다는 건 그 사람들 없어도 생산성이 나올만한 기술 혁신을 얻어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그 사람들 몸값과 신입으로 데려올 애들 몸값 비교했을 때 이 사람이 짜르고 싼 값에 계속 로테 돌리면서 골수 뽑아먹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들었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즉, 10년 근속한 베테랑 20년 동안 데리고 있으면서 연봉 상승하는 것보다 연봉 2000, 3000 언더 따리 애기들 데려다가 비정규직으로 적당히 굴려먹다 비싸지기 전에 짤라버리고 다른 값싼 쌔삥 데려다 일 시키는 게 더 낫다 이거죠. 그렇게 경력도, 실력도 못 쌓은 채 시간만 버리다 30대 되면 20대 청년들에게 무슨 미래가 있을까요? 제대로 뭔갈 쌓지도, 어디 뿌리 내리지 못한 청년들은 계속 그렇게 살다가 나이 먹는 겁니다. 비정규직 부품갈이 인생.

물론 그런 사회에서도 살아남고 잘 먹고 잘 버는 사람들은 있을 겁니다. 근데 그게 나라고 생각하면 안 되요. 왜냐면 본인은 자기 자신감만큼 유능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실제 취업해보면 까이는 것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사실상 1년까지는 거의 계속 배우는 시점이죠.

왜? 신입이니까. 실제 사회생활, 회사 생활은 대학생활이나 동아리 활동 같은 거랑 완전히 다릅니다. 훨씬 귀찮고, 훨씬 좆같죠. 위에서 개지랄해도 그냥 받아들여야 합니다. 드라마나 라노벨에서나 나오는 사이다 행동은 망상으로만 존재할 수밖에 없죠.

 
실제 쉬운 해고가 가능해지면 지금 경력 한창 쌓은 이들은 오히려 귀해질 수 있습니다. 검증된 인력이니까요. 반면 20대, 30대 청년들은? 검증이 안 되었고 데이터도 없고 능력도, 경험도 없죠. 그럼 가챠 돌리듯이 좀 괜찮다 싶은 애 걸릴 때까지 계속 해고-고용 반복해도 큰 문제가 안 될 겁니다.

도대체가, 본인들은 586 윗세대보다 유능해서 실제 업무 들어가면 단박에 에이스, 엘리트 되고 무능하기만 하면서 월급이란 월급은 왕창 받아가는 꼰대들은 죄다 짤라버릴 거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사장이랑 친하면 더 친했죠. 적어도 사장과 친한 자기 상사들과는 잘 지내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사회생활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20대 애기들을 더 챙겨주고 기대해주고 밀어주고 할 이유가 없죠.

20대 신입 일이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고 대단한 능력 보여줄만한 기회 자체가 거의 없는데. 직장 생활 시작하자마자 엘리트 코스로 시작하는 거 아니라면 모를까. 근데 그 사람들은 애초에 대부분의 청년들과 어나더 레벨이라 비비지도 못해죠.

그러니 쉬운 해고 고용유연화로 피보는 사람들은 상상 속의 무능한 586이 아니라, 검증된 적도 없고 경력도 없고 언제쯤 일 적응해서 1인분 할지 모르는 20대 신입따리입니다. 그 586이 무능하거나 능력이 부족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검증된 건 맞고 검증되어 산출되는 그 기대분만큼만 해주면 되는 것 뿐이고요. 인간성이 부족할 수는 있습니다. 꼰대일 수도 있죠. 근데 그거랑 일하는 건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개꼰대 꼴통이라도 자기 일 존나 잘 하면 그만한 연봉 받아 먹어요. 애초에 엘리트주의라는 게 도덕성보단 능력을 보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 개꼰대 꼴통이라도 엘리티시즘에 따라 20대 청년 개패고 어린 여자들 치근대도 그 위치에서 자기 능력 펼치게 해줘야 하는 거죠.

물론, 아마 지금 청년들이 지금 586 세대의 나이쯤 되면 지금 586세대들보다 평균적으로 일을 더 잘하긴 할 겁니다. 앞서 말했듯 교육 수준, 경험 수준, 사고 유연성 수준이 다르니까. 근데 그쯤 되면 그들이 애기라고 여길 20대 애들이 그 나이 먹은 자기들 보는 시각이 지금 청년들이 586 보는 시각이랑 비슷할 겁니다.


애들이 흔히 하는 생각이죠, 무능한 윗대가리, 유능하고 똑똑한 청년. 만화에나 나오는 그런 클리셰죠. 근데 그런 건 자기 수준에서나 통하는 거고, 실제 그 윗자리 어린 애들이 바로 올라가면 감당 절대 못합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일하는 인맥조차 없는데. 솔직히 청년들이 욕하는 그 윗대가리가 정확히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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