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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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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민사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08.13
    국가, 종교, 민족, 사회적 정체성 문제.
  2. 2020.01.02
    신년토론에서 보여준 진중권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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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일뽕이라 불리는 이들이 실제 사회, 생활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살고, 어떠한 입장과 처지에 있는지는 개인마다 다 다를 것이고, 그렇기에 성급히 정의내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글에선 크게 두가지 범주로 나눠보려고 합니다.


하나는 한국 사회의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한 이들.

다른 하나는 한국 사회의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않아도 되는(혹은, 않고자 하는) 이들.



그러나 먼저, 일뽕으로 한정 지었지만, 정체성이라는 건 언제나 한가지 뿐만은 아니고, 이러한 사례가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그리고 일뽕이 아닌 다른 종류로 발생 가능하다는 것을 짚어야합니다. 따라서, 일뽕이라 한정지은 것은, 그것을 대표적 예시로 하고자 함이지 그것이 다가 아님을 알아야 하죠.


한 국가, 한 집단 내에서도 여러 정체성이 나뉘지만, 기본적으로 그러한 집단을 이룰 수 있는 거대하고 포괄적인 정체성이 있긴 합니다. 가령 우리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처럼요. 한국인이란 정체성을 이루는 여러 구성요소들이 있죠.


근데 가끔 이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편입되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많은 이유들이 있는데, 학교를 예시로 설명하자면, 엄청 잘나가는 애들이 있고, 평범한 애들이 있고, 그 평범한 애들 사이에도 끼지 못하는 애들이 있습니다.


편의상 각각 탑, 미드, 바텀이라는 간단하고 익숙한 개념으로 설명하자면, 일진이나 공부를 잘하면서도 집안 좋고 잘난 인싸들이 탑, 평범한 애들이 미드, 왕따 등 따돌림을 당하는 이들이나 특별히 친구로 지내지 않는 아싸가 바텀이라고 규정하겠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많은 건 미드 계층이고 학생이라는 집단의 주류 정체성에 해당하는 이들입니다. 좀 직관적으로 설명하자면, 흔히 '애들'이라고 하면 해당되는 이들이 이 계층이죠. 


탑 계층의 경우 인기가 많고, 영향력도 큽니다. 다만 역시 소수에 불과하죠. 먹이사슬의 최상위층이고 미드 계층은 이들을 동경하거나 두려워합니다.


바텀 계층은 모두가 싫어하거나 호감을 보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괴롭힘 당하거나 무시 당합니다. 친구가 없거나 자기들끼리만 어느 정도 알고 지내지만 그마저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고 그들의 불행에 나서주지도 않습니다. 다시 말해 서로가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집단은 아닙니다.


여기서 계층의 동경, 호감 등 방향성을 읽어낸다면 미드 계층은 탑 계층을 두려워하거나 동경합니다. 이는 사실 비슷한 개념이기 때문에 자기들이 탑 계층이 될 수 있다면(될 능력이 있다면) 기꺼이 되고자 하고, 그러한 탑 계층의 구성원과 알고 지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반대로 바텀 계층에 대해선 혐오 내지는 무시를 받기 때문에 누구도 그 계층에 편입(추락)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같이 알고 지내고 싶어하지도 않고, 적극적으로 괴롭히거나 배척하기도 합니다.


현실 사회에도 이러한 구조는 어느 정도 적용이 되는데, 상류층과 중산층을 포함하는 서민 계층, 그 아래의 하위 저소득층이나 수급자 등등이 해당되죠.



한국에 존재하는 주류 정체성의 비중은 서민에 의해 형성된 것들이 많습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탑 계층(상류층)은 그 아래로 떨어지기 싫어하고, 미드 계층(서민)은 바텀 계층으로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다는 거죠. 그리고 하위 계층은 위로 올라가고 싶어하지만, 그럴만한 수단이나 능력 등등 부적합한 경우가 있으며, 집단으로 읽을 경우 그 이상으로 교육이나 재산, 빚 등등의 문제를 가진 경우도 있고요.



인터넷에서 보는, 가령 디씨 역갤 같은 곳에서 보였던 일뽕의 경우 실제로 한국이 못났고 일본이 우월하기 때문에 일뽕에 빠진 게 아닙니다. 그저 그들이 한국의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에 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뿐이죠.


사람은 집단에 소속되어야 하고, 개인으로서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집단 등 특정 정체성에 소속되길 바라고, 되도록 그게 자신의 자부심과 명예욕, 과시욕 등을 충족시켜주길 바라죠. 되도록 비교되고 우월하고자 합니다. SKY 대학생들이 하위 대학생들에 비해 더 큰 자부심과 명예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때때로 그걸 (적극적으로까진 아니더라도) 비교하며 과시하기도 한 것처럼요.


문제는 일뽕을 비롯한 하위 계층 중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한 이들이 새로운 정체성을 찾게 되는데, 주로 외부에서 찾게 되죠. 내부에서 자신이 소속될 수 없기도 하고, 소속될 가치가 없는 정체성을 거부하기도 하기 때문에요.


한국의 경우 가장 가깝고, 비슷하며, 이입하기 좋고, 정보를 얻기도 상대적으로 쉬우며, 무엇보다 한국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고 지금도 어느 정도 그러한 위치에 있는 일본에 이입하는 겁니다. 즉, 한국의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하자 그에 대한 반동적 태도로 한국보다 우월한 일본의 정체성을 가지려 하는 거죠. 다시 말해 자존감의 문제입니다.


반드시 일본일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일본일 수도 있고, 미국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이해는 어렵겠지만 북한일 수도 있죠. 이 경우는 좀 드물긴 합니다만, 실제 종북 중 일부가 그러한 계층적 패배자이자 교육 수준이 낮고 심지어 정신적 문제도 있는 등의 경우가 있곤 하는 걸로 압니다. 정말, 아주 드물게요. 


얘넨 이석기 같은 부류와는 또 다릅니다. 자신을 핍박하고 잘 살지도 못하게 괴롭히는 한국은 밉지만 한민족을 배신할 순 없고, 그런 한민족을 핍박한 타 민족을 빨 수는 없으니 한국과 한국인들을 짓밟아줄 강력한 무력이나 정체성을 찾으니 그게 북한이었던 괴랄한 경우죠.


일뽕은 자기들이 한국인들보다 우월하고 그런 이유로 한국을 업신여깁니다. 왜냐면 자기들이 열등한 위치에 있으면서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거나, 그러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대신 자신의 위치를 남들이 무시하거나 조롱하기도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본인 스스로 열등감을 가지기도 하죠.


그러니 외부 정체성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채워야 했습니다. 위에서 열거한 일본인 이유가 있지만, 실은 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합니다. 매우 저열하고 말초적인 이유인데,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한 경험이 있어서죠. 그러니 식민지배를 당한 후진국 한국과 한국인보다 정신적 일본인인 본인들이 훨씬 우월한 거고, 그 우월한 위치에서 한국인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겁니다.


날 병신으로 보는 한국인들을 원 없이 비웃고 조롱하고 공격하기 위해서요.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남을 공격하는 겁니다. 쓰러뜨리거나, 그러지 못한다면 꾸준히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음을 확인하고자(or 그렇게 믿고자) 깍아내리는 거죠.


학교의 찐따들이 평범함을 거부하고 일진 같은 잘나가는 애들을 도리어 증오하다시피 거부하는 이유는 그들이 별났나거나 일진 같은 애들을 엄청나게 증오하기 때문만은 아니고, 그러한 위치에 도달할 수 없기에 다른 정체성을 찾는 겁니다. 현실에서 쳐맞고 다니는 애들이 인터넷에선 여포이거나, 커뮤에 심각하게 빠져 중독되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죠.


현실에서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하고, 스스로 그러한 정체성을 구성할 수 없으니 가상세계로 파고드는 겁니다.


미국 슬럼가 등 거리의 흑인 무리들이 백인 중산층이나 상류 엘리트를 무시하고 정부의 권위를 씹는 이유는 그러한 우월하고 안전한 정체성에 포함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봅니다. 심지어 될 가능성조차 없으니, '저 포도는 신 포도'인 셈이죠. 마찬가지로 사회의 찐따들이 한국인의 주류 정체성에 평범하게 편입될 수 없으니 외부 정체성을 가져오는 거고요.


ISIS가 한창 흥할 때 유럽에서 그러한 이념에 동화되거나 받아들이는 이들이 생기곤 했었죠. 실제 테러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지만, ISIS로 향하거나 하는 이들이 생기긴 했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도요. 이 또한 외부 정체성을 찾기 위함입니다.


이민자 1세대야 그렇다쳐도, 2세대 밑으로는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음에도 유럽의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하고 여전히 이민자, 무슬림, 그것도 테러나 저지르는 문제적 민족이라는 인식에 차별 당하고 공격 받으니 자신을 배척하는 유럽의 주류 정체성을 본인 스스로가 배척하고(내쫓긴 게 아니라 내 발로 나간 거다. 라는..) 대신 외부의 속시원한 정체성을 찾았던 겁니다. 그게 ISIS였던 거고요.



뭐.. 여기까진 차별 받거나 열등감이 있는 하위 계층에 대한 거고..


맨 위에서 말했던 한국 사회의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않아도 되는(혹은, 않고자 하는) 이들. 에 해당하는 이들은.. 쉽게 말해서 정몽준 아들 같은 케이스입니다. 워낙 잘 살고 남들 머리 위에 있는 천상계의 상류층이다보니 그 아래에 있는 이들과 다르다는 거죠. 쉽게 말해 난 너희와 달라. 이겁니다. 


미드 계층이 바텀 계층과 동일시 되기 싫어하고, 그들과 아예 같이 있는 걸 배척하기도 하는 것처럼, 상류층은 그 하위 계층과 적극적으로 어울리진 않죠. 아예 무시하는 건 아니더라도. 하지만 탑 계층에 있던 이가 그 하위 계층과 동일시 되면 기분은 나쁠 수 있습니다. 계층 정체성에 위기감을 느낀다면 아예 손절해버리기도 하고요.


하도 잘나고 잘살고 있으니 아득아득 사는 이들이 천박해보이고 그런 천한 서민과 동일시 되기 싫다 이겁니다. 같은 한국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남들과는 다르다는 엘리트 의식, 선민사상. 이런 의식이 주류 정체성은 아니죠. 얘네가 일뽕 같은 것에 빠진다면 프랑스어를 쓰던 러시아 왕족, 한자를 쓰던 양반 계층처럼 서민보다 우월하다는 우월주의 때문이지 주류 사회, 주류 정체성에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겉으로는 잘나가고 잘 사는 그들을 서민은 동경하거나 부러워하죠. 단지 그런 차이일 뿐입니다. 뭐 이런 우월주의나 선민사상 같은 거야 상류층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거긴 합니다. 하위 계층에서 볼 수 있는 열등감과 자존감 문제로 외부 정체성을 끌어오는 것도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보고요. 모든 이들이 그렇지는 않을 뿐.


이러한 문제는 단지 그 뿐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ISIS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이들이 그렇듯, 반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겁니다. 원래 소득이나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범죄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이 사회의 정체성이 아니고, 다른 사회의 정체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러한 간극에서 반사회적인 행위가 나타나기 쉽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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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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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 예전에는 나름 진보의 이빨이라고 불리며 토론에 나갔을 때 상대 패널을 개박살내는 수준으로 말빨이 좋은 사람이었고, 그런만큼 진보에서도 진중권의, 나름 인문학자로서의 지성과 그걸 잘 스까서 날카로운 비판과 공격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시원함과 함께 높은 평가를 주기도 했습니다.


기존 페미 이슈에 대해서 헛발질 하면서 욕을 오지게 먹고, 반문적 스탠스로 문 정권을 비판하면서, 이번 토론에서 나온 진중권의 어록 아닌 어록들은 이제 진중권이 어떤 위치의, 어떤 인물이 되었는가에 대해 많은 걸 시사합니다.


기본적으로 진중권이 서울대를 나오고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박사 X) 박사도 아닌데 드물게도 교수직까지 한 인물로 일반인에 비해서는 뛰어난 건 맞습니다. 근데 그거랑 진중권의 한계 내지는 흑화로도 보이는 현 실태는 그러한 스펙을 무색케할 정도로 비난, 조롱을 받고 있죠.


문제는, 그 비판이 마땅하다는 겁니다.


먼저 나올 어록들부터 몇개 가져와봅시다.


"어떻게 확신하시는데요?"

"제가 아니까요."


이게.. 진짜 우스운 게, 진중권은 기본적으로 선민사상이 쩔어 있다는 비판을 받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냥 대중이라는 것들은 지식도 부족하지만 제대로된 판단능력도 없어서 지식이나 정보를 제공해도 그걸 유의미한 논리적 연결을 이루어내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진중권 같은- 지식인, 오피니언 리더가 이끌고 가르쳐야 한다. 라는 식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과 대중(에 속하는 개인)의 판단을 무시하고, 자신과 같은 지성을 갖춘 자가 아니라면 일단 깔보는 겁니다. 그러니 일단 좆밥으로 보이면 물고 씹고 뜯고 하는데, 이게 좆밥이 아닌 경우 정신승리, 인지부조화 일으키면서 이상한 소리 하다가 그냥 차단하고 쫄튀하는 등 도망갑니다.


자존심이 세고 신념에 굳은 이들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의 지성을 과신하고 자신의 판단을 진리에 가깝게 설정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말이 틀리다는 걸 인정 안 하죠. 어떻게 확신하느냐. 내가 안다. 내가 아는 게 다 맞는 거고 나머지는 다 틀린 거다. 이런 거죠. 거기서 더 더해지거나, 자신의 의도나 해석에서 크게 틀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수정을 받아들이긴 하지만, 그거 틀렸다. 아니다. 하면 어거지를 쓸 정도죠.


자기가 아는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게 사실이라는 걸 증명해야죠. 근데 진중권은 그걸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의미 없는 개소리에 불과하고, 지 혼자 망상부리는 거에 불과하다는 말을 피할 수가 없는 거죠. 니가 알면 뭐 어쩌라고. 그게 사실이야? 본인은 자기가 아는 걸 사실(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남들은 중립 기어를 박아도 자기 판단에 절대적 확신을 가지고 발언을 하는 거죠. 조국 건에서도. 이른바 무오류의 오류입니다.


재밌는 건 이와 비슷한 화법이 몇년전에 나온 적이 있다는 건데..


"제가 대통령 됐으면 진작에 했어요."

"제가 대통령 되면 할 겁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죠? 말 못하는 모지리와 말빨 하나로는 인정 받았던 달변가가 비슷한 수준의 병신이 되었으니.



앞서 언급했지만, 진중권은 선민사상에 쩔어 있는 엘리트주의자입니다. 대중 내지는 지성의 인증을 받지 못한 이들은 모두 머저리라고 깔고 들어가는 거죠. 그리고 재밌는 점은, 그 본인이 무언가의 안티, 반골이라는 겁니다. 토론회에서도 그러한 안티 역할을 수행하면서 날뛸 수 있었던 거죠. 또 어디서든 자신의 반골 기질을 내려놓지 못해서 적을 만들고 싸웁니다. 단지 싸움을 좀 잘할 뿐이지, 그 본인의 지성에 한계가 있고, 그게 진중권이라는 인물의 한계를 만듭니다.


예를 들면 진중권은 소위 약자에게 강합니다. 토론의 경험이나 지적 훈련이 덜 되어 있는 사람이나 쉽게 흥분하고 이것저것 던지는 사람, 논리적 완결성이 부족한 사람. 다시 말하자면 논리성이 약한 사람, 구멍이 많은 사람을 상대로는 온갖 현란한 말빨을 동원해서 발라버릴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양학이죠. 양학은 잘해요. 일단 그의 지성이나 논리력과는 별개로 말 자체를 잘합니다. 아무리 논리적이고 뛰어난 사람도 글만 잘 쓰는 사람, 말만 잘하는 사람, 둘 다 잘하는 사람, 둘 다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진중권은 최소 말은 잘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말이 바로 나오고 그게 안 꼬이고 잘 나와요.


그런만큼 토론전에서 진중권의 전투력과 명성은 기본적으로 말빨에서 나오는 거죠. 물론 논리적이긴 한데, 이게 상대에 따라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좆밥 상대로는 양학 잘하지만 좀 한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 먹혀요.


무엇보다, 진중권이 상대한 사람들 대부분은 그 좆밥 대지는 병신들이었습니다. 공영방송의 토론회에서도 말도 제대로 못하거나 논리적인 구성으로 공격, 방어를 한 사람보다는 좀 허당스러운 사람들과 하면서 현란하게 가지고 놀았고, 예전 일베에서 간결과의 대결에서도 간결은 지성, 논리력 모두 진중권은 커녕 일반적인 인터넷 키워들에 비해서도 확연히 밀렸죠. 그래서 처참하게 박살을 냈던 거고요.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은 기독교 청정국이었습니다가 나온 토론회에서도 멍청한 종교인들 상대로 현란하게 가지고 놀았죠.


변희재와의 토론에서도 사실 진중권이 변희재를 발라버릴 수 있는 싸움이었는데, 간결과의 차이점은 변희재는 준비할 건 준비해왔다는 겁니다. 문제가 있다면 지 혼자 조작해내서 만들어낸, 근본도 없는 자료를 마치 공식 자료인 것처럼 들고 와서 주장을 했고, 진중권은 자기가 모르는 물건이 나왔으니 어, 이게 뭐지? 하면서 제대로 대응도 못하면서 휘둘렸죠. 진중권이 공격 포인트를 못 찾았던 거죠.



진중권이 석사에 교수이지만, 사실 제대로 까보면 본인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컨텐츠 능력은 부족합니다. 일반인보다는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토론회 등의 필드에서 보면 그 스스로 뭘 만든다기 보단 현란한 말빨로 상대방의 구멍을 공략하고 조롱하면서 상대의 실수를 잡아채면서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편이죠. 다르게 말하자면 그런 바보들 상대로는 잘 싸우지만 공격 포인트를 안 주면 자기 스스로 뭘 하진 못합니다.


반면 유시민은 정치의 최선에서 뛰었고, 이후에도 정치적 참여(정치인으로서가 아니더라도.)를 해온 사람입니다. 더욱이 작가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를 정교하게 정리하는 법을 배웠죠. 진중권과 유시민의 가장 큰 차이는 컨텐츠를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느냐 아니냐입니다. 자신의 것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죠.


진중권은 앞서 말했듯이, 안티이기 때문에 자신의 것이랄 게 거의 없습니다. 언제나 상대방과 부딪히며 공격 포인트를 잡고 공략하면서 싸우는 거고, 그 싸움을 잘 하는 것 뿐이지 스스로 뭘 만들거나 안티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선 그냥 붕 떠버립니다. 스스로 뭘 만들어내지 못하고 싸울 때 상대방 빨을 많이 탑니다. 상대방이 좆밥이다? 가지고 놀지만, 상대방 레벨이 높다? 그럼 뭘 잘 못합니다.


근데 이번 토론은 그런 안티 역할을 하기 어렵고, 유시민이 멍청이인 것도 아니고, 그 본인의 논리적 구성능력이 전성기 시절보다 오히려 후퇴한데다, 자기가 바보들 상대로 항상 하던 '유리한 싸움'에서 벗어난 싸움입니다. 토론회에 나갈 때도 이미 자기 스스로 나름의 결론을 만들어내고 토론회에서 좀 딸린 이들을 상대로 현란하게 털어댄 것 뿐인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찬성, 반대 등의 포지션이 갈리고 무엇보다 그 토론의 주제가 되는 정치, 사회적 현안의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겁니다. 가령 세월호에서 정부가 잘못했냐 아니냐를 주제로 한다면 당연히 찬성이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반대에 나오는 병신 머저리들은 자기가 불리한 입장에서 싸울 수 없다는 것도 모르니, 이미 이길 수밖에 없는 포지션을 잡은 진중권이 이기고 시작하는 거죠.


간결, 종교인, 개빠와의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의 구도에서 한 싸움이었습니다. 어차피 질 수 없는 싸움이고 이기기엔 너무 쉬운 주제인데, 거기서 무조건 이기는 포지션에서 간단한 논리를 현란한 말빨로 찔러댄 것 뿐이에요. 단지 거기에 나온 애들이 자기가 불리한 싸움, 질 수밖에 없는 포지션에 선다는 것조차 모르는 똥멍청이들이었기 때문에 나와서 개털리는 거죠. 거기에 진중권 특기인 말빨로 조롱하면서 흥분시키면 구멍이 더 늘어나는 거고 그럼 그거 가지고 자기 입맛대로 요리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토론에서 진중권이 헛소리를 당당하게 해댄 거지요. 자기 스스로 무오하다는 오만함을 가진 채로, 자기가 제일 잘하는 걸 못했던 거죠. 그것도 고수 상대로.



그리고 위 짤은 그 대표적인 예시인데, 자기 스스로 보지도 않아놓고 일단 판타지다, 가짜뉴스와 허위사실이 나오는 곳이다. 하면서 정작 한번도 안 봤다고 합니다. 이게 굉장한 논리적 허점인데 스스로는 자신의 논리와 판단에 무한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니 저렇게 당당한 거죠.


안 봤으면 어떻게 아는가? 그러니까 보지도 않고 떠드는 거네? 뭐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여기 나온 거냐? 교수였던 사람이 기본적인 조사나 공부도 안 하고 나와서 그런 말 하는 거임? 이런 식으로 공격하고 물고 늘어지면 진중권은 지 혼자 씩씩 거리면서 제대로 반박도 못한 채로 어버버 거리면서 온갖 정신승리 해댔을 겁니다.


왜냐?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주제에 정작 본인의 태도는 어떠했냐면..


"유희곤 기자가 쓴 기사가 진실인지 어떻게 알아요?"

"만나는 봤어요? 제가 만나서 얘기해보니까 진실이더라구요."


이런다는 겁니다. 이것도 본인이 봤으면 엄청 물고 뜯고 씹고 늘어질 부분인데, 만나서 이야기를 하든 안 하든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니가 어떻게 아냐? 만나봐서 이야기해보면 진실이 되는거냐? 근거는 뭐고 증거는 있냐? 니가 만나서 물어보면 그게 다 맞는 거냐? 하는 거죠.


진중권의 주장은 기자들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잘 하고 있는 거고, 멍청한 대중들은 이들의 결과물에 대해 수용하거나 인정하기 보단 그냥 까고 조롱하고 무시하면서 공격하고 있는데 주력한다는 겁니다. 


심지어 기레기라는 표현을 두고, 올바른 기사를 쓴 기자들, 언론사를 겨냥해서 자기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특정 지지층이나 집단에서 리스트를 만들고 공격한다는 겁니다. 가령 알릴레오 시청자가 다른 기자나 언론사 타겟으로 기레기 만들고 그들의 기사를 인정 안 한다고 말이죠.


근데 문제는 그 기레기라는 용어의 정의부터 틀렸는데, 원래 기레기라는 표현은 이번 정부 들어서 생긴 것도 아니고, 이번 정부의 친정부세력에서 만들어진 것도 아닙니다. 거의 10년도 전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기사를 쓰는 기자를 지칭해서 만들어진 멸칭이었다는 거죠. 온갖 주제에 대해 자극적인 표현을 골라가며 제목 낚시, 내용 왜곡, 과한 취재와 정보누설 등을 일삼는 이들과, 그러한 것들을 조장하고 장려하던 언론사들이 일명 클릭스트림을 늘리기 위해 벌이던 행태들이 패턴화되고 눈에 띄게 되면서 만들어진 용어였죠.


심지어 정치적인 영역이 아닌 사회적인 이슈나 범죄, 연예나 스포츠에서도 그러한 기본도 안 된 기사를 쓰는 기자와 언론들 패악질이 해악적인 수준에서 관찰이 되니까 기레기라는 표현이 보편적으로 쓰여진 겁니다. 팩트도 제대로 확인 안 하고 공정성이나 중립성은 내다 버린 수준으로 결여된, 직업의식은 커녕 윤리 자체가 부족한 이들 때문이죠. 지금도 이러한 부분들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혹은 더 드러났으면 드러났지..) 덜해진 게 아닙니다.


진중권은 여기에서 저널리즘의 기본조차 무시하는 기자들이 있고, 그러한 기자와 언론사에 의한 실체적이고 증명된 사실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에 대해서는 그 맥락을 무시한 채 기자들은 올바르게 행동하며, 분노한 대중들이 이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공격하고 무시하며 집단적으로 배척하고 있다. 대충 이런 식으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대중의 반지성주의와로 연결되는 맥락이지만, 까놓고 말해서 논리성이 부실한 주장을 당당하게 한 것 뿐이죠.


기본적으로 계속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진중권은 대중을 모자란 놈들로 봅니다. 뭐 아닌 건 아닌데, 본인 스스로 대중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모르는 병신들이고, 뭐 제대로 판단하지도 못하는 멍청이들로 보는 겁니다. 자기 같은 사람들이 엘리트로써 계도해줘야 한다는 거죠. 아니, 이런 것들 다 필요 없고, 대중은 우매하며 자신과 같은 엘리트 지성인은 고매하다. 라는 엘리트주의, 선민사상에 쩔어 있습니다.


대중의 기자, 언론사에 대한 공격과 배척에 대한 진중권의 진단은 그러한 맥락에서 나타난 지적으로 '우매한 대중은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것 뿐인 거죠.


위에 따로 인용해놓은 정준희 교수와의 질의응답에서도 그러한 태도를 일관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거고요. 어떤 보도가 사실인지 어떻게 아느냐? 내가 그 기자와 이야기해봤다. 내가 안다. 이렇게요. 하나의 소스만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건 확증편향을 발생시키기 쉬워 지양해야할 태도라는 걸 모를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자를 대중보다 우월하고 뛰어난 포지션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멍청한 대중이 지적하고 공격하는 내용은 개소리로 정리한 채 반대급부로 기자의 말을 그냥 믿어버리는 겁니다.



물론 대중과 전문가 집단간의 괴리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 차이 또한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주장이 반드시, 언제나 더 우월한 신뢰성을 갖추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아주 단적인 사례로는 물 보고 기분 나쁜 적 있어요? 하는 교수라든가, 돈 많은 사람은 돈으로 죄값을 치를 수 있다. 라고 한 유재흥 부장판사라던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사례가 아니더라도 전문가의 주장이 이후 틀리거나 반박, 논파된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당장 진중권이 하고 있는 주장도 개소리인 것처럼요. 뭐 옛날적 트위터에서 PHP 개소리했다가 쪽팔려서 블락 먹인 거까지 가지고올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또.. 이게 진보 쪽의 일종의.. 버릇같은 거기도 한데, 흔히 어떤 발언이나 행위, 정책의 유사성을 가지고 쉽게 나치나 히틀러에 빗대면서 욕하고 비판하는 겁니다. 물론 그런 게 실제로 정당한 경우도 있기는 한데, 진중권은 진보답게 문재인 정부의 지지자나 조국 지지자를 네오나치에 비유하면서 공격하는 겁니다.


히틀러 언급하며…진중권, 조국 지지자를 '네오나치'에 비유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5&aid=0002964933


근데 대중정치를 하면서 대중 스스로의 자발적인 지지나 운동, 혹은 정치인이나 오피니언 리더에 의해 만들어지는 반쯤 조직적인 연계활동은 민주주의에서 당연한 겁니다. 기실 태극기와 연계하여 반민주적인 발언과 멍청한 짓거리를 해대는 황교안도 민주주의적 정치참여의 관점에서 마땅한 거 하는 거기도 하죠. 자기 지지자들과 연계하여 정치적 행동을 하는 거야 큰 문제가 안 되지만(물론 정치적 한계는 있습니다. 지들끼리 논다고 영향력이나 진영을 스스로 시키게 할 수 있죠. 대표적으로 이재명이 그럽니다.) 그냥 하는 짓거리가 개병신이라 욕을 먹는 거고요.


반면 조국 쪽은 스스로 뭘 유도하거나 연계하지도 않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검찰의 부당하고 지나친 표적수사와 기소, 압색 등의 온갖 정치적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보고 부당하고, 무도하다면서 나서는 거거든요. 검찰은 잘못하고 있고, 조국은 상대적으로 억울하다.


그리고 그 지지자들은 여전히 조국이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거나, 검찰에서 하는 것에 비하면 큰 수준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냥 검찰이 너무 편파적이고 부당하게 나오는 거죠. 다른 정치인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뚜렷한 편파성과 정치성이 느껴질 정도로.


근데 그걸 가지고 네오나치에 비유하는 건,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인물과, 정권과, 지지 집단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고, 자기 기준에선 위험해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네오나치에 비유를 하는 거죠. 문제는 분명히 증명되지도 않은 문제는 자기 스스로 이미 증명된 것이 아닌 주제에 대해서 이미 스스로 결론을 내려놓고, 그게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주장을 진행시키고 있는 거죠.


굉장히 편파적이고, 스스로 진리라는 망상에 빠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나는 틀리지 않았고, 내 판단이 진실이라고. 그리고 그 판단이 진실이라는 전제를 깔고 가니, 자신의 모든 주장은 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올바른 결론이라는 무오류의 오류에 빠져버린 겁니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자기가 무오하다는 오만함에 빠져서 개소리를 해댄 거고요. 물론 자신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뭐 제대로 털어댄 것도 없지만요.



마지막으로 정말 재밌는 건, 진중권의 토론회에 대한 감상으로 칭찬을 하는 건, 자기가 비판을 해댔던 그 진영의 그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전여옥은 토론자로서 기본 자세와 결기가 있다고 하고, 변희재는 진중권에게 맹활약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어째서 그런 건지는 너무 뻔하죠. 진중권의 개소리와 스탠스가 딱 그 진영의 그 사람들 입맛에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논리적 완결성과 합리적 근거가 심각할 정도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진중권의 발언들에 손을 들어주는 거죠.


뭐, 그렇기 때문에 진중권이 그들을 털어댔던 거죠. 아무리 한계가 있어도 보수 쪽 오피니언 리더들 수준이 워낙 현격히 떨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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