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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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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3.01.01
    교육의 중요성 : 왜 교과서는 외환위기를 국민 잘못으로 지목했을까?
  2. 2014.10.16
    정부의 약탈경제를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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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과거의 사례를 통해 배우는 게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렇기에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국가중대사이기도 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교육을 쥐는 자는 미래를 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국 외환위기 사태 당시 사람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금을 모아서 기부했다. 그 금은 적지 않은 양이었고 상당한 금액이었다. 정부와 기업은 그 금을 받아서 외환위기를 벗어나는데 사용했고 이는 국민들의 저력과 위기를 극복하는 자세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외환위기가 온전히 국민들의 힘으로 극복된 것은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에는 동의할 것이다. 교육에서 역시 그것을 중점적으로 함양하고 있고 말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지점은 오랫동안, 어쩌면 지금조차도 그러한 외환위기의 원인을 국민에게서 찾고 국민에게 책임을 물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국민들이 방탕하고 소비를 많이 한다고 해도 그게 거대한 경제규모 수준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란 쉽지 않다. 이는 그 자체가 아닌 다른 것과 연계되어 있고 그것에 구조적 문제를 간직하는, 이를테면 부동산 투기나 과잉 대출, 코인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옛 교과서에서 말하듯 국민들이 사치품을 소비하고 해외여행을 많이 갔다는 이유로 외환보유고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경제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심지어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피 같은 돈을 자발적으로 기부한 국민들에 대한 심대한 모독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교육이 가르치려 던 외환위기 사태는 어떤 것일까?

한 가지 가정을 들어보자. 어느 경제위기에 기업-자본가-정부는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많은 것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고 해보자.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남 일이 아니라고 믿던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임금을 깎고 재산을 모아서 그들에게 전달했다. 이 위기를 벗어나게 힘을 보탤 것이라고.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요구했다.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우린 희생했소. 우리가 어떤 양보와 희생을 했는지 잊지 마시오. 언젠가 이것을 갚아야 할 때가 올 것이오.

그들 기득권은 그것에 감사하며 받아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자신의 임금을 깎고 재산을 내놓았던 이들은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 세금을 줄이거나, 더 많은 고용을 하거나, 더 많은 투자를 해 달라고 말이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고, 그들은 더 이상 아쉬운 입장이 아니다. 은혜를 갚으라는 그들의 요구에 기득권은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한 요구가 시작되자마자 그들은 교활하게도 그들의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도록 했다. 위기를 벗어나게 해준 위대한 국민들의 희생이라는 대의를 제시했고, 노동 시장의 경쟁을 심화시켜 같은 노동자들끼리 연대하기보다 경쟁하도록 만들었다. 노동자들은 당장 자신의 소득을 지키기 위해 기득권의 눈 밖에 날 행동을 하지 않았고 동료의 해고에 침묵했다. 빚을 갚을 것을 요구하고 싶었으나 그들의 위대한 희생과 정신을 훼손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지났고, 어느새 기득권은 교과서에 이렇게 적었다. 국민들의 방탕한 소비와 높은 임금 때문에 경제위기가 발생했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국민들이 일치단결하여 자발적으로 임금을 깎고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여 국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국민들의 과소비를 어리석다 평가했고 자발적인 희생을 위대하고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교육을 배운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고 그들의 정신 깊숙한 곳에 국민들의 어리석음과 자발적인 희생이라는 가치가 함양되어 있을 것이다. 잘못은 언제나 거대한 집단이나 사회, 정부와 기업보다는 노동자 본인과 국민 개개인에게서 찾는 자학적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을 것이고, 집단의 위기 상황에서 책임추궁을 하기보다 희생을 먼저 하며 극복한 이후 정당한 원인을 찾고 그것을 고치기보단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고 훌륭한 미담으로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마침내 기득권은 교육을 통해 정보를 통제하고 원하는 국민들을 생산해내는데 성공했다. 국가 위기상황을 초래한 그들의 실수와 실패는 철저히 묻혔고 피해자로서 희생했던 국민들은 그 책임자이자 해결사가 되었다. 그 사건에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책임자로 지목 당한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정신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너의 잘못이라 말하게 만들었다. 여행갔다 참사가 나도 그것을 초래한 구조적 원인과 책임자에 대한 추궁보다는 왜 거기가서 사고를 겪느냐는 손가락질이 우선 될 것이다.


매년 놀러 간 곳에 올해도 놀라갔지만 이전까지 했던 조치들을 하지 않아서 죽은 사람에게도 왜 굳이 불건전하게 놀러 나가서 그런 사고나 일으키냐는 모욕을 받을 것이다.

책임을 교육 받은 적 없기에 책임자를 지목하는 법을 모른다. 국민들이 과소비 해서 발생한 경제 문제이기에 피해자에게 책임 소재를 찾는다. 어렵고 복잡한 이해가 필요한 구조적인 원인 분석과 책임자 탐색보다 쉽고 간단한 피상적 지적으로 사건을 다룬다. 규제 철폐, 감시감독 미비, 불법 개조, 보고 누락 및 지연, 최고 책임자의 실종 등등. 이러한 유기적인 개별 사례들이 어떻게 연계되어 어떻게 사건을 발생 시켰는지 구조적으로 분석하여 판단하기보단, 왜 거기 놀러 가서 하필 사고를 당하느냐는 지적이 훨씬 쉽다는 것이다.

이들은 생각하는 법과 올바르게 지목하는 방법을 모른다. 배운 적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교과서에서 이렇게 적혀있었다면 어땠을까? 경제위기를 발생 시킨 원인은 기업의 무분별한 차입에 의존하는 무분별한 과잉투자, 해외 국가의 고정환율제 포기로 인한 외국 자본의 환차익 실현에서 비롯된 통화 위기, 아시아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불안이 증대되며 외국 자본의 단기부채 만료에 따라 해외 자본이 빠지고 외환 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낸데다, 단기부채의 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상환을 요구받는 등 그러한 여파로 기업의 파산과 부도, 대량 실직이 발생했다고 말이다.

물론 이는 결코 초등학생이 배울 정도의 지식이 아니다. 초등학생에겐 복잡한 내용이고 중학생에게도 외울 게 많은 사건일 것이다. 그럼에도, 최소한 본인은 IMF 사태로 불리는 이 97년 외환위기 사태를 초등학교 때, 국민의 방만함과 국민의 희생이라는 컨텍스트로 배웠음을 똑똑히 기억한다.

왜 하필 이러한 어려운 내용을 그 나이대 아이들에게 배우게 했을까? 여기에 어떤 의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리 좋게 말해도 국민들의 단합으로 대표되는 애국심과 연대의 사회화로 포장되는 국가주의를 가르치는 것이고,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자학적 가치관을 어릴 때 미리 심어놓기 위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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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고작 외환위기를 그렇게 서술한 거 자체로 자학적 가치관, 약자에 대한 책임추궁 사상이 만들어졌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따지고 보면 역사적으로 오래된 개소리고 일제시대 때도 그런 말이 있었죠.

단지 글을 쓰면서 상징적으로 하나 꼽은 것 뿐이고요.

중점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르칠 내용을 어떻게 가공하고 어떤 나이대에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가치관을 부여하는 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런 가능성은 좌편향 교과서, 우편향 교과서라는 정치적 논란에서 양측 모두에게 지적되는 것들이었고 실제로 가능합니다.

글자 몇개 바꾸거나 어떤 문장을 지우거나, 어떤 정보를 삭제하거나, 추가하는 식이 아주 사소해보일지는 몰라도 그건 이미 배운 우리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지 배우지 않은 세대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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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풍81, 이제는 그만!

http://blog.rainygirl.com/?p=2077


정부, 타이어·양복 등에 개별소비세 과세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4101602109957803006



2014/09/15 - [취미/이야기] - 새누리 지지자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 하면 안 됩니다.



도대체 몇번을 까는 것인지, 경제를 살린다느니, 성장을 한다느니 하는 서민들에겐 그저 허황될 뿐인 대기업 프렌들리의 빈부격차만 늘리고 실질적으론 서민을 연료삼아 대기업과 재벌 등 상위 1%만 더 부유하게 만드는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그런 자들이 맘껏 날뛸 수 있는 이유는 그러한 자들을 지지하고 꾸준히 뽑아주는 51%의 서민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우리는 깨닳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성장했으며, 그 성장이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국민소득이 몇 만불이 되었든 먹고 살기가 어렵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국민소득이 10만불이 되든 100만불이 되든 실질적으로 여전히 허리는 휘고 물가 걱정을 해야하며 국민이 빚을 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삶이라면 그 경제구조는 그 자체로 이미, 그리고 확실히라 단언할 수 있게 잘못되었음을 나타내고 있으니까요.


기업이 살아야 국민이 산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닙니다. IMF 이전까지는 그랬을진 몰라도, 그 이후론 절대로 아닙니다. 그건 여러분이 IMF 성장해온 국가와 자신의 삶을 비교함으로서 알 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걱정이 늘고 먹고 살기 힘들어지죠? 웃음보다 한숨이 더 나오고 타인의 안부보다 제 한 몸 건사하기만 하면 그만이게 된 것은 언제죠?


매일 같이 국가 경제에 대해, 그리고 민생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신다는 분들이, 그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위해 한다는 것이 고작 재벌감세와 서민과세면 어떡합니까. 재벌은 서민이 아닌데, 돈 몇 푼 더 낸다고 길거리에 나앉고 허리가 굽어질 때까지 일행 하는 이들이 아닌데 어째서 그들은 더 부유해지고 밥 값에 버스비 걱정해야 할 우리들은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겁니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정말로 들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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