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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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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6
    황금알의 낳는 거위 굶겨 죽이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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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욕심이 많은 한 노부부가 장에 가서 암컷 거위 한 마리를 사왔는데, 그 다음날 거위가 낳을 알을 보니 놀랍게도 진짜 황금으로 된 알이었고, 그 다음날에도 황금알을, 또 그 다음날에도 황금알을 낳았기 때문에 노부부는 금새 부자가 될 수 있었죠. 그렇지만 욕심이 지나친 노부부였기에 결국 거위의 배를 가르면 더 많은 황금알이 쏟아져 나오겠지 하는 생각을 가졌고, 이내 실천에 옮겼습니다. 그러나 거위의 뱃 속은 여느 거위와 다를 바 없었고 노부부는 후회했지요. 거위는 이미 죽은 뒤 였으니까요.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욕심을 너무 부리지 말자는 것이기도 하고, 또한 멀쩡히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무언가를 파괴하지 말자 라는 것에 있습니다.



게임업계의 모습이 딱 그러합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죠. 기실 환경을 파괴하거나 무언가를 직접 소비하여 만든다거나 하는 종류의 산업과는 전혀 다른, 컴퓨터와 약간의 도구들만 있다면 그 컴퓨터 앞에서 손가락 움직여 만든 프로그램, 게임이 수천억원을 벌어 줄 수 있는 창조적인 산업이지요.


블리자드나 EA같은 거대기업은 그러한 산업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고 실제로 게임 하나 잘 만들어서 초대박을 뽑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은 수천억을 넘어 수조원을 벌어다주고 있으니 실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수 있죠. 더군다나 꾸준한 발전이 있어야겠지만 자원의 고갈로 인한 산업의 정체, 혹은 소멸을 걱정 할 수도 없지요.(다만 다른 형태의 것으로 전환 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게 언제가 될 지는..)



게임업계의 국보법이라 할 수 있는 게임중독법이 하고 있는 역할은 명료하게도 한국에서 큰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굶겨 죽이는 것이고, 또한 다른 나라 퍼주는 꼴입니다. 이미 이와 비슷한 경우는 역사에서 수차례 있었습니다. 몇가지 예를 뽑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루이 14세 때, 낭트 칙령이 폐지되면서 수많은 위그노들이 독일 지방으로 쫓겨나 이주하게 된 적이 있습니다. 위그노들 중에서는 부자도 있었고 대포기술자도 있었고 수많은 기술자들도 많았죠. 이에 그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한 나라가 바로 프로이센인데, 이 프로이센은 30년 전쟁으로 망신창이가 되어있었으나 이들의 힘을 최대한도로 끌어내어 아주 꿀을 빨았죠. 이 프로이센은 알다시피 후대 유럽의 육군 막강국이 됩니다. 위그노의 이주로 인해 급진적인 기술의 발전이 있었고 이게 곧 국력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례로는 재미있게도 독일의 사례가 있습니다. 2차대전이 일어나면서 나치독일은 나치에 순응하지 않는 자, 유대인 등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탄압했지요. 그덕에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의 수많은 인력들이 독일을 빠져나가게 됬습니다. 유명한 사람으론 아인슈타인이 있고 이외에도 수많은 기술자, 공학자 등의 지식인들이 이주했습니다.


주로 미국에 이민을 갔는데, 그 덕에 미국은 전쟁기부터 전후까지 엄청난 자본과 더불어 엄청난 인재풀을 얻고 이상할 정도로 많인 천재들이 미국에 있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의 물리학, 공학 발달에 큰 이바지를 합니다.



한국의 상황이 딱 이 꼴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게임산업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와중에 세계 클래스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상당히 성장했고 그리고 지금도 성장중인 게임산업을 국가가 나서서 탄압하고 있으니 이미 인식, 지원 등에서 글러먹은 게임업계는 죽는다는 소리가 나오는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죠.


심지어 기존 한국의 게임업계의 업무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 있으면 그게 좋은 것이다. 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마당에 지금의 게임중독법은 그 등을 떠밀어 주는 꼴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숙련된 프로그래머, 그래픽 기술자들이 다른 나라로 이주해서 그들의 게임산업을 발달시켜주겠죠.


우리는 십수년 뒤 게임중독법이 사라졌다고 해도 이미 수준의 차이를 크게 벌어진 상황이고 그들의 꽁무니를 쫓아 열심히 달려가겠죠. 그리고 과거 한국의 기술자를 대거 포섭했던 나라들은 한국을 멍청한 머저리들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열심히 키워서 딴 사람 퍼주는 꼴이에요 이건.


심제로 일본의 남코 게임은 우리나라 게임 규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남코 게임이 돈은 잘 벌리는데 프로그래머가 적어서 그쪽에 문제가 좀 있답니다. 이번 법안으로 한국의 A급 프로그래머들이 자기네 쪽으로 넘어 올 수 있으니 일본에서는 쾌재를 부를 소식이죠. 똑같이 중국, 독일도 우리나라의 게임 개발자들을 스카웃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중국 1위 게임업체인 텐센트는 수억의 연봉과 주택 제공을 약속했으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세미나까지 열어서 한국 개발자들이 독일에서 게임 개발을 할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게임의 가치를 알아 본 자들이 먼저 손을 던져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일인데, 우리는 스스로 경쟁력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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