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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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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08
    최고, 최대, 최초. 삼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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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최고, 최대, 최초.


세계최초로 무언가를 해냈다, 최대의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최고의 무언가를 이룩했다. 사람들은 이 말을 정말 좋아하고, 기실 무언가로 기록을 세운게 반인륜적이거나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좋은 소식인 것임에는 별 다른 의견이 없을 수 있겠죠. 물론 그 사실만 바라보면 말입니다.



무언가에서 최고, 최대, 혹은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실력이 따라야합니다. 예컨데 최고의 차량을 만들기 위해선 그만큼 실력있는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머리를 쥐어 짜내는 등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대비 제작비용 등등을 따져 성능 등이 조금은 너프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 않고 디자인, 성능 모두 완벽하다면 비쌀겁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최고, 최대, 최초라는 단어를 좋아할까요? 이것은 민족주의와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고고학계에서 가장 조심해야할 것이 이 최고 최대 최초라는 것들이죠. 역사학계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데, 최초의 무언가, 최대의 무언가, 최초의 무언가 등등을 내세우며 자랑하는 것은 민족주의를 부채질하는 것이고 이것은 국수주의로 흘러갈 문제도 가지고 있어요.


특히 이러한 것들을 십분 활용한 시절이 바로 독재 시절인데, 자신들의 독재를 조금이라도 덮고 정당성을 확보하며, 어쨋든 우리가 사회를 발전시키고 있다! 라는 것을 홍보하기 위한 프로파간다로 사용했습니다. 이건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요. 또한 정당성이 없는 정권들이 다들 그렇듯 전통과 같은 역사적인 면을 끌어다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발악하는 경우가 있는데, 역사에서 최초, 최대, 최고와 같은 것들을 끌어다 민족주의를 부채질하고 그러한 것을 통해 자국내의 반발을 최대한 무마하고 강제로 통합시키는 용도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최고, 최대, 최초는 다르게 보면 결과만능주의의 일면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은 모조리 생략된 채 최고, 최대, 최초라는 타이틀만 내새우는데, 그 과정에서의 수많은 희생, 가령 어느 정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인권을 유린 당한 채 노동을 해야한다던가 하는.. 그런 희생들을 뒤에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죠. 우스갯소리로 얼마나 많은 공돌이들을 갈아넣었느냐하는 것도 조금 심각하게 보면 딱 이 꼴인 셈이죠.


그렇게 타이틀을 뽑아놓고 우리가 이렇게 대단하다는 식으로 홍보하는게 프로파간다고, 어쨋든 경제만 살리면 된다라는 마인드를 가진 이들에게 그거면 된 셈이죠. 그런 마인드도 다 그때 만들어진 가치관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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