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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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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22.03.26
    윤석열의 예상된 미국 패싱과 친중 레드팀 외교 행보.
  2. 2022.03.12
    윤석열 당선 이후 중국과 일본이 품은 야심.
  3. 2022.03.10
    윤석열을 찍은 2030에게. 7
  4. 2022.03.07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제물로 러시아를 무너뜨리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5. 2022.03.06
    1번남과 2번남, 부끄럽지 않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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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측 "시진핑과 北 ICBM 긴밀 협의..당선인 통화 이례적"(종합)
https://news.v.daum.net/v/20220325095536656?x_trkm=t


두 사람의 통화가 성사된 배경에 대해선 "물론 시 주석이 당선인 신분의 국가차기 지도자와 전화 통화를 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 그만큼 이례적"이라며 "추측컨대 새롭게 시작하는 윤 정부의 한중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다만 "관례상 누가 먼저 전화 요청을 해왔다는 것을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상호존중을 하고 호혜정신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가 이뤄질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예상했던데로 윤석열 당선인은 취임 이전, 당선 직후부터 빠르게 친중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대화할 수는 있죠. 근데 전례를 하나 살펴보자면, 그 이명박 시절에서 첫번째는 미국, 두번째가 일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중국은 당시 한국에 별 개지랄을 떨었었죠. 또한 중국은 대통령이 되지 않은 당선인에게 통화를 걸지 않습니다. 근데 이게 윤석열 때 갑자기 바뀐다?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낫습니다.

 

숱한 기사에서 마치 시진핑이 먼저 전화를 건 것처럼 은유하는 경우가 몇개 보였는데, 엄밀히 말해서 누가 먼저 걸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라고 합니다. 근데 누가 했을지는 뻔하거든요. 외교 초등학생 윤석열이 외교감각 하나도 없이 무엇무엇이 필요하니 전화 걸어서 이야기해보면 되겠지. 정도로 벌어진 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교에 대해 공부한 것도 아니고, 제대로 경험해본 적도 없습니다. 검찰 시절 누굴 만났고.. 그런 거 다 의미 없습니다. 실제 외교 필드는 그런 거 이상의 자리입니다. 특히 국가 지도자급의 외교는 어마어마한 전략사단을 데리고 해야하는 일이죠. 

 

 

자, 그럼 저 기사 하나만 가지고 생각해봅니다.

 

북한 ICBM 문제로 통화를 해야한다면, 대북정책을 같이 하는 미국이 되어야 합니까, 중국이 되어야 합니까?

 

바로 이 지점이 문제가 됩니다. 미국은 윤석열의 이와 같은 행보를 친중, 레드팀으로 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누가 먼저 전화를 했는지 역시도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중국은 자칭 대국이기 때문에 일개 소국인 한국에 먼저 전화를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죠. 북한이 문제국가인 건 맞지만 중국보단 한국, 미국에게 문제가 되는 녀석들이거든요. 그러니 북한 문제에 적극성을 띄어야하는 것은 중국이 아니고 한국과 미국입니다.

 

근데 그런 문제로 전화를 했다면, 당연히 윤석열이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죠. 중국에게 대국이라는 자존심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특히 전랑 세대들이 심각하지만, 그렇다고 중국 지도부 쪽이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건 절대 아니고요.

 

그러니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ICBM 문제에 대해 미국과 통화를 해야 합니다. 먼저 통화를 해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그냥 미국과 통화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근데 미국을 거르고 중국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중국의 반응을 살펴봅시다.

 

[속보]시진핑, 윤 당선인에 "중국은 언제나 한중 관계 중시"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325_0001808367&cID=10101&pID=10100

시진핑 "국제사회 협력, 공급망 안정 함께 노력하자" 
https://www.sedaily.com/NewsView/263K0LHE8M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영원한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항상 한중관계를 중시한다”며 “쌍방의 공동 노력으로 한중 관계는 급속하게 발전해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라며 “쌍방은 이 기회를 통해 상호 존중을 견지하고 정치적 상호 신뢰를 강화하며 인문 우호를 강화하고 중한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곧바로 한중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건 윤석열 정부가 외교를 잘한다. 가 아니라 레드팀 행보를 중국이 기쁘게 받아먹고 있는 겁니다. 말하자면 박근혜 전승절이 어른거리는 상황인 거죠. 중국은 지속적으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은 이번 정권에서의 관계 개선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그 이유는 윤석열이 훨씬 만만한 상대고, 원하는데로 움직이기 쉽다고 판단한 것이라 봐야 합니다.

 

더불어 공급망이라는 워딩이 나왔는데, 현재 미국은 중국을 국제 서플라이에서 퇴출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자국의 이익과 경제를 위해서 한국과 일본은 물론 여러 나라들이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건 사실이었거든요.

 

근데 여기서 중국이 한국에게 공급망 안정을 이야기 한다? 쉽게 말해서 중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내정을 안정시키기 위한 자원을 한국에게서 공급받겠다는 의미입니다. 네, 레드팀이 되라는 말이죠. 이걸 단순히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이해한다면 정말 감각 없는 겁니다.

 

그리고 딱 하나만 더.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라고 말했습니다만, 중국은 동반자이고 미국은 동맹입니다. 바로 이 기본적인 외교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윤석열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대화 중인 거고요.

 

尹당선인, 習주석에 “北 완전한 비핵화 실현 위해 긴밀 협력하자”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20325000579

특히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은 고위급 전략적 소통을 활성화해 한중관계 현안을 잘 관리해 나감과 동시에, 공급망, 보건, 기후변화, 환경(미세먼지 등),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속보] 尹당선인-시진핑 "이른 시일 만남 위해 긴밀소통"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32518542339326

 

바로 여기에서 또 나오죠. 공급망이라는 단어. 나머지는 어디까지나 자기네 국력과 국익에 해가 되지 않거나 충분히 조정 가능한 것들입니다. 근데 공급망은 또 이야기가 다르죠. 앞서 말했듯이, 공급망은 다양한 의미가 함의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식량을 팔아도 우크라 전쟁에서처럼 국제 식량 가격에 변동이 옵니다. 식량 공급망은 사람들이 망각하기 쉬운데, 정말 중요한 물류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당장 한국 식자재 가격 상승한다고 말 꽤 많죠. 우크라-러시아 전쟁 때문에 연어 가격이 높아졌다던가 아예 공급이 안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슷하게 밀, 콩 역시 중요 자원 중 하나이고 중국은 몇해전 가축 먹일 콩이 부족해서 사단난 적이 있었고요.

 

근데 그 서플라이에 한국이 낀다면? 중국은 내수 부담이 줄어들 겁니다. 만약 한국이 미국 압박에 수출을 줄이거나 중지한다면? 중국은 한국을 때릴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이 생기는 거죠. 물리적이진 않을 거고, 경제적인 제재, 보복이겠지만 우린 이미 한한령을 경험해봤습니다. 크고 작은 중국의 경제제재 역시 겪어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식량이 아니라 반도체 같은 걸 생각해보십시오. 차량을 생각해보시고, 석유나 등유 같은 걸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중무역 의존도를 생각해보십시오. 중국은 다시금 한국이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아지길 바라는 겁니다. 그래야 구워삶기 쉽고, 때릴 때 세게 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진핑과 만난다고 합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제가 아는 한 문재인이 중국으로 간 적은 박근혜 정권이 싼 똥인 사드 수습하기 위해 딱 한번을 제외하면 없고, 시진핑이 한국으로 온 적 역시 없습니다. 사드 수습을 제외한 문재인과 시진핑의 만남은 G20에서, 그리고 두번째가 베트남 쪽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다른 나라 다 가고 많이 만났지만 중국만큼은 안 갔습니다.

 

경쟁국가, 어중간한 잠재적 적국 관계는 물론이고 자유세계에서 세계 10위 안에 드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미국의 최상위 동맹인 한국이 중국에 가는 것이나 반대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 지도자가 한국에 먼저 오는 건 국가 자존심은 물론 국제사회에 더니는 메시지가 됩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당선이 되거나 대통령이 되면 국가정상들에게 전화를 하는 순서조차도 이 정부가 앞으로 어느 나라를 외교적으로 우선하는지를 보여주는 겁니다. 근데 윤석열과 시진핑의 만남이라면 누가 어디로 먼저 갈 거 같습니까? 

 

제 눈에는 전승절 시즌2가 눈에 어른거립니다.

 

 

그리고 미국은 그러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이미 박근혜 정부 시절 조 바이든은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게 좋은 베팅인 적이 없었다. 미국은 한국에 계속 베팅하겠다.”라고 한 바가 있습니다. 조만한 한국은 그만한 대가를 치루게 될 겁니다.

 

가령, 기시다 정부가 한국에 몽니 부렸다 아직까지도 방미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5월달을 주시하시고, 기억해두십시오. 미국은 5월 중 한국과 일본의 방문 일정에서 한국이 일본의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런 요구가 나왔습니다.

 

바이든에 "4월에 일본 와달라"는 日 총리…일정조율 까닭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8403

역대 미국 대통령은 동아시아 순방시 한국과 일본을 함께 방문하는 게 관례였다. 당초 계획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5월 쿼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일하면, 이후 한국에 들러 그달 10일 취임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정상회담을 서울에서 가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 일정이 달라지면, 윤 당선자가 취임 후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에서 어떤 행위를 위한 명분은 목적과 다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한국이 MD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군사력을 증강시키기도 하고, 미국과 훈련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목적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 되기도 하죠. 가령, 북한이 도발을 했는데, 미국은 그에 대한 대응으로 동해가 아니라 서해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한 바가 있듯이요.

 

일본은 호주 총선을 명분으로 댔지만, 기존 한국과 일본을 함께 방문하는 관례를 깰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유? 윤석열의 레드팀 행보 때문이거든요. 취임도 아니고 당선 며칠 지났다고 곧바로 친중 행보를 보이니 중국도 그렇겠지만 일본 역시 매우 즐거울 겁니다. 위협적인 경쟁국가가 알아서 일본의 하위 구조로 편입될 것처럼 보이거든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순진한 거고요. 미국이 윤석열의 행보 때문에 저 제안을 받거나 어느 정도 절충하여 한국에 불이익을 주는 모양새를 만든다면 정말 확실해지는 겁니다. 미국 역시도 윤석열의 행보에 제재를 걸 것이라고요.

 

 

마지막으로, 문재인 중국몽 하나로 친중정부, 친중대통령이라는 '틀린' 프레임을 씌우며 공격했던 사람들, 대중은 물론이고 기자들은 윤석열의 빠른 친중 행보와 레드팀 행위에 대해 제대로 비판은커녕 지적조차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문재인이 하면 일반적인 대화조차도 나라를 팔아먹는 음모가 되는 나쁜 친중이고, 윤석열이 하면 합리적인 외교를 위한 착한 친중이 되는 겁니까? 전혀 그렇지 않죠. 근데 지금 뉴스에서, 각종 커뮤니티에서 뭐라고 하는 줄 압니까? 친중이라는 말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이야기들 중이죠.

 

그만큼 대중들이, 심지어 기자는 물론이고 국힘당과 윤핵관 다수가 국제정세에 무지하고 사리분별을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들 세계관에서 윤석열은 반중 강경론자로 친중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언론에서 친중 프레임은커녕 그 은근한 분위기 조장조차도 하지 않으니 윤석열이 친중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애초에 사람들 대부분이 뭐가 친중이고 뭐가 아닌지 모릅니다. 심지어 윤석열 본인부터가 자기가 친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요. 이건 윤석열 뿐 아니라 국힘당 다수와 윤핵관 대부분이 다 그렇습니다. 극우보수들은 자기들이 정권을 잡고 뭔가 해야할 때 자기들이 뭘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이들입니다.

 

오직 헤게모니 싸움과 국내 정치에서 기득권 확보를 위해 합법과 비합법을 넘나드는 수단을 활용하여 유지하고 그에 대한 도전을 응징하는 것에만 유능하죠.

 

따라서 윤석열과 그 주변인들 역시 자기들이 하는 것인지 친중인지 중립외교인지 알지도 못하고, 친일인지 정상적인 외교활동인지 구분도 못합니다.

 

애초에 그런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고, 그렇게 만들어진 세계관 속에서 논리가 작동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라 그렇습니다. 

 

 

제가 전에 말했죠. 은근히 친중적이고 거침없이 친일적일 거라고. 지금 윤석열이 하고 있는 행보가 그 은근한 친중입니다. 아니, 사실 이 정도면 굉장히 대놓고 친중하고 있는 레드팀 행위입니다. 언론이 그런 뉘앙스를 보이지 않고 대중들에게서 친중한다는 비판이 안 나오니까 친중이 아닌게 아닙니다.

 

이럴 때 문재인 친중이라고 욕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합리적인 척을 할 겁니다. 원래 적이 하면 레드팀이고 우리가 하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무언가가 되죠. 윤석열이 친중 행위를 하는 걸 욕하면 이렇게 말할 겁니다. "아니 그럼 중국이랑 외교 안 함?;;; 아무리 그래도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인데다 서로 이것저것 얽혀서 명분 줄 이유가 어딨음?..;;;" 이라고 할 겁니다.

 

선택적 합리죠. 이런 태도 개인적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에 엄청나게 많이 봤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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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중국 "尹 당선 축하…한중은 떨어질 수 없는 중요한 파트너"

https://www.yna.co.kr/view/AKR20220310143251083?input=1195m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당선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중국은 윤석열 당선인이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면서 "양국이 함께 노력해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과 양국 국민에 더 큰 복을 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자오 대변인은 "한중 양국은 이사갈 수 없는 이웃이자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올해는 중한 수교 30주년으로 30년 동안 양국관계는 빠르게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尹당선인 "한중관계 발전 확신" 시진핑 "우호협력 심화" 축전(종합2보)
https://www.yna.co.kr/view/AKR20220311068852001?input=1195m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후 당사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이 면담에서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지도자 역할이 중요하고, 책임 있는 중국의 역할이 충족되길 우리 국민이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또 한중 고위급 회담 정례화를 강화해 한중 수교의 의미를 발전시키자고도 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주한 미국 대사대리보다 중국 대사를 먼저 만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제일 먼저 통화했다"며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답했다.

 

이렇게만 보면 특별할 건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일단 외교 무대에서 누군가 당선되면 그 사람에 어떤 문제가 있든 그것과 무관하게 좋은 말을 하고 정제된 표현을 씁니다. 어차피 자기 나라 일도 아니고 남의 나라 일이기 때문이죠. 어찌됐든 외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걸 얻고 볼 손해를 피하기만 하면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는 거야 당연한 거고, 그건 특별할 게 없습니다. 원래 당선 이후 전화 통화 순서는 그 자체로 외교적 메시지이다보니 누구와 먼저 통화하고, 얼마나 오래 통화하는가마저도 분석 대상이거든요. 미국 대통령과 가장 먼저 통화하는 건 정말 특별할 거 없이 당연한 일입니다. 근데 실제로 얼굴을 보고 만나는 건 좀 다른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 가장 먼저 만난 것이 기초적인 중요한 이야기는 바이든과 먼저 했다고는 해도 단순 축하를 받기 위해서도 미 대사보다 중국 대사를 먼저 만난 것은 두가지 볼만한 게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만큼이나 중국을 우선시, 중요시 했다는 거고 이는 윤 당선인 본인이 중국을 어느 정도의 무게감으로 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선제타격이니 반중이니 지지자들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라는 거죠.

 

두번째는 중국이 윤 당선인을 어떻게 여기는지인데, 사실 문재인 정부 당시 왕이가 21년 9월 경 방한 했을 때 뺨 석대 맞고 돌아왔다고 평했습니다. 정확히는 이렇게 말했죠. “왕이(王毅) 부장이 이번 방한(訪韓) 전후 뺨을 석 대나 얻어맞았다. 중국 지도부 관점으로 보면 대형 사고다.” 그만큼 중국의 한국 외교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외교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윤석열은 주변국 입장에서 아주 만만한 아마추어로 보일 겁니다. 빠르게 접근해서, 가늠해봤을 겁니다. 미리 사전작업 해놓는 거죠.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평범한 축하, 관계 다지기로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기사를 보십시오.

 

中 관영매체 "사드, 한국 내정 사안으로 여길 수 없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311048100083?input=1195m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한국의 내정과 주권의 문제로 여길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자국의 안보에 대한 한국의 정당한 우려를 존중하지만 진정한 안보는 공통적이고, 포괄적이며, 협력적이고 지속 가능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드를 (한국의) 내정과 주권의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은 동북아시아에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했다.

(중략)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에서 3불 정책에 대해 "폐지할 필요도 없는,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런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우리 주권 사항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하면 판단하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같은 11일입니다. 윤 당선인을 축하하는 날 곧바로 중국 관영 영자지 매체를 통해 저러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영자지에 올렸다는 것은 외국인들 보라고 쓴 기사라는 겁니다. 정확히는, 한국 관계자들 보라고요.

 

심지어 말하는 바의 근거조차 본인이 했던 말이죠. 중국이 사드 배치를 민감하게 여기는 이유는 전에 다른 글에서 설명했듯이, 탄도탄, 미사일 전력을 동원한 중국의 한국 제압력이 약화된다는 게 이유입니다. 즉, 사드를 빼거나 약화시키라는 것은 한국의 안보능력을 약화시키라는 메시지죠.

 

물론 윤석열 본인은 사드를 추가 배치하겠다라는 말을 했지만, 그건 미국이 팔아야 도입을 하는 거고, 그걸 떠나 중국은 한국의 새 대통령, 새 정부에게 꾸준한 압박과 공작을 시도할 겁니다.

 

 

왜냐고요? 더 만만한 상대거든요. 완숙해진 경력과 실력 있는 행정가, 정치인, 외교적 안목을 검사 받은 이재명보다 검찰질 말고는 해본 적도 없고 꼴랑 6개월 날로 정치하고 대통령된 윤석열이 더 만만한 상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윤 정부를 강력하게 통제할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왜냐면 미국이 가장 걱정하고 싫어하는 게 바로 5년전 정권, 박근혜 정부 당시 전승절에 참여하는 거대한 트롤짓을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실제 외교 필드에서 본인이 나서서 무언가를 해야할 때 짧은 식견과 안목, 중국의 기센 외교관의 압박과 교활한 언변에 어떻게 넘어갈지 모릅니다. 외교 필드에서 이루어지는 언어들은 매우 정교한 외교적 수사입니다. 이쪽 언어와 의미 파악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라면 글자 그대로와 다른 의미를 읽어내지 못해요.

 

따라서, 중국에게 이번 당선인의 등장은 기회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기사를 보십시오. 3월 12일자 뉴스입니다.

 

中 인민일보, 1면에 '尹 당선' 시진핑 축전 실어…"한중은 협력 동반자"
https://www.news1.kr/articles/?4613353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가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낸 소식을 1면에 실었다.

인민일보는 11일자 신문 1면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한중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수교 이래 한중 관계는 빠르게 발전해 양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중 관계가 "지역 및 세계 평화, 안정, 발전 및 번영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로, 양국 관계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한국과는 수교 초심을 지키고 우호협력을 심화시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안정적으로 추진해 양국과 국민을 행복을 가져다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일반적인 축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만, 1.이러한 메시지를 연달아서 던진 점. 2.인민일보에, 그것도 1면에 올렸다는 점. 3.그걸 보는 대상은 중국 내국인이라는 점.

 

이렇게 3가지 살펴본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저런 기사들이야 몇번이고 올라올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똑같은 소식 다른 언론들이 배껴서 올리기도 하고 그러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게 인민일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인민일보는 중국공산당 정책과 이념을 홍보, 선전하는 공산당의 기관지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환구시보 역시 인민일보의 계열사죠.

 

즉, 저러한 메시지는 단순히 중국의 한 언론에서 다뤘다. 정도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시각과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상투적인 메시지이기 때문에 해석할 구석은 거의 없습니다만, 저러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인민일보를 통해 내국인에게 전달되는 것은 조금 다른 맥락을 발생시킵니다.

 

마찬가지로, 단순한 축전이고 관계개선을 요망한다 정도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중공이 긍정적으로 다뤄주며 새로운 한국 정권에 중립적 기대를 하게 되는 경우, 다시 말해. 기존 한중관계보다 진일보할 수 있는 관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는 태도를 기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기사 한두 개에 자기 생각을 홀라당 바꾸는 바보들은 아니지만 최소한 다음을 기다리게 만드는 역할 정도까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진짜 볼만한 부분은 일본의 태도입니다.

 

日기시다, 윤석열 당선인과 전화통화…"냉각된 한일관계 개선 의향전달"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311_0001790043&cID=10101&pID=10100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약 15분 간 이어진 통화에서 윤 당선인에게 선거 승리를 축하하는 한편 냉각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협력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보도했다.

그는 또 태평양전쟁 중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북한의 반복되는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일 양국, 또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확인했다 NHK는 전했다.

 

한일관계에서 현재 가장 민감하고 중요하게 다뤄줘야할 문제들을 당선 직후부터 언급했습니다. 모든 외교, 첩보라인에서는 타국 대통령이 바뀌었을 경우 그 이전부터 미리 프로파일링을 진행합니다. 처음 트럼프 당선 당시 중국에서는 트럼프가 출연한 쇼 프로그램을 정주행 해야 했다고 했을 정도로 고생했다고 하죠. 그래서 해당 정치인, 외교관, 대통령 후보자들이 과거에 어떤 발언을 했고 어떤 행적이 있었는지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건 다 하는 일입니다.

 

윤석열은 자위대가 한국에 주둔할 수 있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했을 정도로 친일적인, 정확히 말하자면 극우보수가 일본을 대하는 저자세적인 태도와 한국 책임론을 주장해왔습니다. 일본이 뭘 했든 한국이 잘못한 거라면서요. 따라서 일본 입장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정말 다루기 쉬운 먹이감입니다. 만만하다는 거 이거죠.

 

박근혜 정부 시절 오바마 정권의 입김이 있었다지만 결국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를 한국에 불리한 방식으로 끝내려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가치관, 세계관을 가진 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협조'하기를 바라는 겁니다. 그래서 눈여겨볼만한 문장은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설명하고' 부분과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는 부분입니다. 참고로, 협조나, 논의가 아닙니다.

 

입장을 설명하고, 대응을 요구한다. 우리가 말하는데로 너희가 행동하라는 겁니다. 저런 건 일방적인 명령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표현이죠. 물론 외교관계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고,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나올 수 있는 강경한 메시지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근데 그걸 친일적인 성향을 지닌 윤 당선인에게, 당선된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할만한 표현은 아닙니다. 일본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는 시선입니다. 이제야 자기 자리(일본의 아래)로 돌아왔다고 여기는 거죠.

 

 

다음 기사를 보시면 아주 노골적인 입장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사히 "윤석열, 日기업 자산매각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명히 밝혀라"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2031202109919607006&ref=naver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징용 등) 배상 판결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피고인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일본 유력매체가 12일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윤 당선인이 징용 및 위안부 등 역사 문제와 안보·경제 관련 한일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공약한 것을 거론하면서 "일본 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한국 법원에서) 배상 명령을 받은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라고 전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우선 현금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새 정부의 생각을 명시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일본 정부와의 새로운 교섭 태세를 서둘러 정비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에도 (한국과의) 대화를 쇄신하기 위한 유연성이 요구된다"며 "한국의 정권 교체를 대립의 종지부를 찍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역사 갈등 현안에 대해 '일본 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한국 측이 제시해야 한다'는 경직된 자세를 고수해왔다.

(중략)

도쿄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한일 양국 간에는 징용 및 위안부 등 역사 문제로 정상 간 의사소통도 마음대로 안 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됐다"면서 "(한국에서의) 정권 교체는 관계 개선의 호기"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는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유연한 외교 자세로 (한국의) 새 대통령과 마주할 것을 요구하고 싶다"고 주문했다.

 

내용 중 대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건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무관한 편이니 그 부분은 뺐습니다. 다만 일본 역시 당장 동아시아 안보 상황이 악화되는 건 바라지 않는다는 것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고만 넘어가겠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놓고 적나라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본인 공약을 거론하며 배상 명령을 받은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교섭 태세를 서둘러 정비하라고 하죠. 즉, 우리 피해를 보전해야 한다고 요구한 거고, 빨리 우리랑 대화하러 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일본은 여전히 과거사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며, 일본이 스스로 한국으로 가는 것은 자존심 상하니 니들이 먼저 와서 조아리라는 겁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서 니들이 먼저 와라. 니들이 먼저 개선을 보여라. 라고 요구한 바가 있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달라진 거 없이 국제관계에서 한국을 일본보다 낮은 서열에 두고 싶은 겁니다.

 

일본 정부에도 한국과의 대화를 쇄신하기 위한 유연성이라는 것은 한국이 저자세로 나오고 자기 입장을 명확히 한다면 그에 대해, 정확히는 윤석열 정부를 예쁘게 보겠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니들이 먼저 자기 수준을 깨닫고 굴복한다면 중요 가신으로 관심있게, 중요히 다뤄주겠다는 의미죠.

 

좀 더 드라이하게 서술해볼까요? 한국이 먼저 일본 쪽에 대화를 요구하며 사람을 보내거나, 본인이 직접 방일한다면 일본은 그에 대해 대외적으로 친밀한 태도를 연출해줄 것이고 상당히 예우해주는 모양새를 만들어줄 겁니다. 그렇게 한일관계가 개선되면 좀 더 밀접하게 대화하며 경색된 관계를 개선해나가겠다는 거죠.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본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를 고려했을 때 단순히 두 국가가 관계를 개선하게 된다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은 극히 편향적인 시각입니다. 

 

그리고 다음에 나오는 문장도 중요한데, 한국의 정권 교체를 대립의 종지부를 찍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한일관계에 있어 더 상대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그리고 친일적이지 않은('그들 입장'에서는 반일적인) 민주당 정권보다 더 만만하고 쉽게 저자세로 나와주는 보수 정권이 더 오랫동안 일본과의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는 의미거든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국정원을 통해 일본 극우단체에 자금을 지원했고, 여러 친일 비판이 있었던 활동과 발언들이 있었고, 박근혜 정권 때는 논란의 위안부, 강제징용 관련 조약이 있었죠. 반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 당시 일본과의 관계는 좋지 못했고, 문재인 정권과의 관계는 그 중 최악이었습니다. 이건 일본이 자초한 면이 크죠. 그 때문에 미국도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방미를 허락하지 않은 거이고.

 

이처럼 민주당 정권,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일본에 보이는 극우보수의 굴복적인 태도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의 이익보다는 일본의 이익에 충실하고 한국과 한국인보다 일본에 더욱 충성하는 성향이 있다보니 일본은 한국과의 외교에 있어서 얻는 게 많고, 난이도 또한 상당히 낮죠. 그래서 극우보수 정권을 선호하는 겁니다.

 

한국에서의 정권 교체는 관계 개선의 호기라는 발언은 그래서 나온 거고요. 이재명이 당선되고 기존의 외교 기조를 이어갔다면 저런 메시지들은 나올 수 없거나, 매우 상투적으로 언급만 됐을 겁니다.

 

 

 

이제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고나면, 지난번에 말했듯이 은근히 친중적이고 노골적으로 친일적인 정부를 보게 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옳다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거라고 마인드 컨트롤하는 이들은 많을 겁니다. 그건 이성적인 것도 아니고 합리적인 것도 아닙니다. 

 

아, 참고로 중일 양국에서 나오는 이 메시지들은 당선 이후 1주일도 되지 않고 나온 것들입니다. 고작 2일, 3일만에 나온 겁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중일이 윤석열을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했는지 생각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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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 대해서 할 말이야 여럿 나올 수 있고 왜 졌는지 등등을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건지 등등 같은 것도요. 하지만 그런 식상한 이야기보다는 이번 대선에 윤석열에게 표를 준 2030에게 몇가지 말을 하고 싶어졌더군요.

 

 

민주당이 위선적이고 정의롭지 않으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공격하던 2030은 앞으로 윤석열 정부 아래에서 발생하는 상식을 초월한 불의를 보게 될 겁니다. 이명박근혜 시절보다 더 적나라한 것들을요. 그리고 언론과 검찰은 거기에 충분히 동조하며 마치 별 일 아닌 것처럼 보도하고, 언변과 제도적 장치를 오용, 왜곡하며 불법은 아닌 것처럼 둔갑시킬 겁니다. 보도를 안 하거나 덜 하기도 할 겁니다. 당장 자기 주변 사람들부터 무죄, 무혐의가 될 거고, 뭔가 이상한 수사와 판결로 누군가 감옥에 갈 겁니다. 만들어진 죄죠. 죄는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법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사람들은 그게 가능하다는 걸 압니다. 실제 사례들도 있고요.

 

그럼에도, 대가리가 깨지지 않은 2030은 그럼에도 윤 정부가 민주당 정부보다 낫다고 할 겁니다.

 

 

이재명과 문재인이 싫어서 윤석열을 찍은 2030들은 자기가 싫어했던 그 이유들을 윤석열 정부에게서 찾아볼 수 있게 될 겁니다. 사실, 그들이 이재명과 문재인, 민주당을 싫어했던 이유는 그저 만들어진 것이고 누군가에게 주입된 것이지 실제 현실과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알아야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러지 못할 겁니다. 자신의 시각은 자신의 세계관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 세계관을 부수어야 하는데, 그들은 그러지 않을 거고 그러지도 못할 겁니다. 그러니 대가리가 깨지지 않는 한 아주 오랫동안 문재인은 친중 빨갱이고 민주당 역시 그러하다는 만들어진 프레임을 진실로 여길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친중친북이라 윤석열을 찍었다는 이들은 앞으로 강자 앞에서 쩔쩔 매는 외교 초등학생 윤석열의 멍청한 행동들에 답답함을 느낄 겁니다. 일본에 굴종하고, 강한 중국에게 쩔쩔매며 굴복하는 윤석열을 보게 될 겁니다. 은근히 친중적이고 거침없이 친일적인 아이러니를 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미국이 그걸 통제하고 관리하는 거죠. 그렇기에 친중은 최대한 컨트롤 할 수 있다 해도 친일만큼은 막지 않을 겁니다. 어느날 우리가 주권국이긴 한가를 고민해야할 겁니다. 물론, 안 하겠지만요.

 

 

반페미 하나만 보고 찍은 2030들은 이제 자기 현실을 감당해야할 겁니다. 실제로 반페미 정책을 펼칠 것인가부터 의아할 것이고, 그쪽 담론에 대해서는 눈길조차 제대로 안 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 그따위 성담론보다 중요한 건 내 인생과 내 삶이거든요. 찍어서 대통령 만들어줬으면 그 책임도 져야죠. 가난한 사람들, 좋은 직장을 가지지 못했거나 저스펙 취준생들, 이제 막 대학 졸업하거나 대학 재학 중인 이들. 앞으로 그들이 목도해야할 세상은 2030에 유리한 게 아니라 끔찍할 정도로 착취하고 막대하는 잔혹한 사회일 겁니다. 최저임금은 오르지 않거나 없어질 위기에 쳐했고, 주 120시간은 아니더라도 제한 없이 노동을 강요받을 수 있으며, 월 200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월 150, 170을 받는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겁니다.

 

자기는 더 좋은 조건으로 사회생활을 할 거라 믿는지 모르겠지만, 꼴랑 사회초년생에게 무슨.. 대기업에 가는 사람들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직장인, 사회초년생은 중소기업 갑니다. 거기서 한번 잘 버텨보세요. 내가 만든 나라, 내가 지지한 세상이니, 대가리가 깨져라 고생해야죠.

 

의료민영화가 된다면? 그럴 가능성은 다소 낮다고 생각하지만 가족 중에 아픈 사람 있다면 감당 가능할지 계산기 두드려보시길. 의료가 자본의 논리와 경쟁의 논리로 돌아가게 된다면 받는 의료에 따라야할 사람 목숨 또한 자본의 논리로 계산됩니다.

 

 

꼴랑 거대 담론에 휘둘리면서 자기 현실에 칼을 꽂았으니 이제 당해봐야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꼴을 보게 되든, 나중에 이럴 줄 몰랐다는 개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다 알았습니다. 대선 시작하기도 전 몇개월, 몇년 동안 보여줬고 스스로 드러낸 것들입니다. 남들은 다 알았는데 여러분들만 모를 수는 없죠. 그때가서 손가락을 자르든, 목을 매고 책임을 지든, 대가리가 깨져 후회하든, 다 알아서 감당하고 책임져야하는 겁니다. 민주주의는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도 있습니다.

 

 

2021.06.25 - [취미/이야기] - 내가 더 유능해. 라는 청년들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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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현재 굉장한 분투를 보여주고 예상 이상의 성과와 전과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독일의 재무장과 하나 된 유럽, 나토의 모습을 연출하게 되었으며, 동시에 러시아에 어마어마한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이 도와준 것도 있고 서방이 지원해준 것도 있고, 그 이전에 우크라이나가 굉장히 잘해준 것도 맞긴 합니다만...

 

 

미국은 이 전쟁을 오래 끌고 싶어하거나, 최소한 러시아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주고 싶어 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어떤 꼴이 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나라에 지금 이상의 심대한 피해를 입더라도요.

 

말하자면 러시아의 지옥으로 만들겠지만, 러시아만의 지옥은 아닌 셈이죠. 우크라이나인에게도 끔찍한 상황이 될 거고 너무 많은 피가 흐르며 피해도 지금 보는 것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토 절반 이상을 점령하더라도 얻는 것보다 손해가 더더더욱 커다랗게 만들고 싶어 할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미국탓이라고 하거나 미국이 개입을 지상군 안 해서 이렇게 됐다는 말도 안 나올 겁니다. 모든 시선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러시아에 향할 것이고 미국과 미군의 위상에 대한 찬사만 나오겠지요. 심지어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의 분투와 용기, 책임감에 대한 경의와 찬사로 사람들의 이목이 모일 거고, 모두 그런 이야기만 할 겁니다. 정작 우크라이나인들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렸을 때겠죠.

 

 

하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게 분명한 지원을 해주면서도 그들의 손해에 대해 꽤 무감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우크라이나가 어떤 피해를 입게 되든 러시아의 피해만 필요한 만큼, 될 수 있으면 많이 발생시키겠다는 목적으로 말이죠;

 

정작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고급 적성무기와 정보전, 우주전 경험을 얻고 그걸 보여줌으로써 미국의 위상을 다시금 높히기도 하고 미국의 능력을 목도한 이들에게 지금 미군 부대가 주둔하고, 전 세계에 항모가 있는 것 이상으로 미군의 존재, 미국과의 동맹에 강렬한 필요를 느끼게 하면서요.

 

 

물론 그냥 뇌피셜이고 제 망상입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서 쓴 글이지 저도 진지하게까지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결국 남의 나라이고, 동맹이나 조약의 대상도 아닌 우크라이나이며 독일 재무장 등 유럽이 알아서 국방에 돈을 쓰고 러시아를 견제하는 상황은 만들어졌죠.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되든 미국 입장에서 별 피해도 손해도 없습니다.

 

이번 세기 동안 러시아의 위협을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우크라이나를 제물로 지옥을 만들어 두 나라의 국민과 군대를 한쪽은 환호와 다른 한쪽은 지탄 속에서 녹이려 할 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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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이라는 용어는 20대 남자를 특정 프레임에 끼워넣고 과대표하기 위한 언어가 되었습니다.

 

20대는 수많은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정치적 이념부터 사회적 가치관, 세계관, 단순 개인의 덕성과 윤리기준, 개인적 사상 및 철학 등. 정말 많은 것이 뒤섞인 세대입니다. 세대적 경향성과 시대에 영향 받은 것은 당연히 있겠지만, 그럼에도 20대는 다른 어느 세대보다 스펙트럼이 넓을 수밖에 없는 세대입니다.

 

현대사회는 복잡하고 많은 변화가 있다보니, 지금의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세대일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대남이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과대표되는 용어입니다. 마치 MZ세대라는 용어가 너무 넓은 세대를 포괄하기 때문에 무의미하고 말도 안 되는 억지 용어인 것처럼 말이죠.

 

 

지난 몇년간, 아니. 10여년간 2030세대는 빠르게 부정적이게 되었습니다. 여기엔 여러 이유들이 있을 거고, 특정 정치 세력의 탓도 아닌 이유들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들이. 그리고 이들을 포함한 많은 세대들이 혐오와 증오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거죠.

 

핵심은 이겁니다. 

 

일베, 펨베, 디씨 같은 곳에서 혐오의 언어와 용어들을 만들어내고 모든 세대와 계층, 집단에 혐오 표현들을 하나씩 만들어냈습니다. 여자들은 어떻고, 결혼은 어떻고, 엄마는 어떻고, 남편은 어떻고, 40대는, 50대는, 60대 이상은 어떻고.. 군인은 어떻고 미필은 어떻고 어린아이, 심지어 고양이까지.

 

문제가 있어 보이는 모든 것들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뭐가 원인이고 어떻게 해야하는가 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아주 간단하게 이러이러한 개새끼들이라고 만들어버렸습니다. 맘충, 털바퀴, 피싸개, 틀딱, 586 등등.. 엄청나게 많아요. 앞서 말했듯, 모든 세대와 계층, 집단에 혐오 표현들을 하나씩 만들어냈죠.

 

 

인터넷에서 말하는 이대남들은 세상 모든 것을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치 세상 모두가 문제인 것처럼. 그 이전에, 세상 모든 것이 개새끼인 것처럼. 혐오와 분노에 중독된 이들이 눈에 거슬리는 모든 것을 적으로 규정하고, 문제로 낙인찍고, 그 낙인으로 하여금 재평가와 재판단의 여지를 소거해버렸죠.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인터넷의 이대남만 20대 남자인가요? 그들만 20대를 대표할 수 있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좀 더 현실에 충실하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거나 맺으려 노력하고, 자기 삶을 위해 노력하고 사는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증오와 혐오에 휩쌓인 이들과 다른 생각과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죠.

 

 

그럼에도 그들의 목소리는 왜 커질 수 없었을까요?

 

간단합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공격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는, 마치 진보좌파거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소아성애라도 되는 것처럼 모욕하고, 비난하고, 부끄러움을 주는 이들이 있다는 겁니다. 미드 뉴스룸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공화당원으로서의 당신 생각도 얘기할 각오가 돼 있어?"

 

"공화당원인게 무슨 소아마비라도 걸린듯이 말하는군."

 

주인공은 공화당원이고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의와 도덕, 윤리규범을 모르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티파티에 장악당해가는 공화당과 보수적 가치관을 비판하는데 적극적이게 됐죠. 한국의 정치진영의 골은 상대 진영이 내 진영과 같지 않으면 그 사람을 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저 정당을 지지해? 정상이 아니군."

 

이렇기 때문에 각 진영간은 대화가 잘 안 됍니다. 심지어 상대 진영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지능이나 정신병이 있는 것처럼 공격하는데, 이 정도까지는 차라리 흔한 일이죠.

 

제가 진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런 겁니다.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그러한 성향을 드러내면, 마치 그게 잘못된 것인 것처럼 공격하고 조롱하고 비아냥댑니다. 보수 성향인 사람이나 극우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이 자신의 성향을 감추고 입을 다물며 진보좌파 성향의 사람들 사이에서 샤이보수로 자신을 감추는 것처럼, 반대로 극우, 일베적 성향이 높은 곳에서 그러한 이들과의 마찰을 두려워하거나 피하기 위해 진보, 좌파적 성향을 감추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그렇게 목소리들이 사라져가죠. 그리고 최근 몇년 동안, 인터넷 환경에서만큼은 일베적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거의 모든 곳에서 발견될 수 있고 그들 역시 숫자가 상당히 많으며,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걸 부끄러워하거나 피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진보좌파적 성향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면 모두 달려들어서 린치를 가하죠. 단순히 린치를 가하는 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 문재인 지지자라는 사실, 혹은 추정 그 자체를 근거로 그게 잘못된 것인 것처럼 조롱합니다.

 

 

이게 혐오와 증오를 퍼뜨리며 모든 존재와 싸우는 이대남과 그러한 성향의 집단이 과대표된 이유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존재감이 매우 줄어든 이유죠. 드러내면, 공격 받습니다. 기실, 혐오자들이 받아야할 취급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혐오자들에게 공격 받고 있는 게 현실이죠.

 

최근 대선과 관련되어 1번남과 2번남이라는 표현이 새로 생겼습니다. 거의 하루아침에 생겨난 표현인가 싶을 정도인데, 이것도 굉장히 빠르게 자정되고 있더군요. 혐오에 기반한 거라고 스스로 지적 하면서요.

 

하지만 이 용어에 위안 받거나, 자기 목소리를 찾는 사람들고 있게 됐습니다. 혐오자 2번남과 반대되는, 목소리가 억눌렸던 1번남들이 말이죠. 이번 대선은 이 1번남과 2번남의 세계관 차지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습니다만, 전 혐오와 증오로 가득찬 세계에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적으로 만들고, 단지 문제로만 바라보며, 비난 받게 만들고, 행위나 표현과 무관하게 그저 그 집단에 속했거나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는 세상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으로 더 상식적인 생각과 정제된 언어들이 혐오를 이겨내고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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