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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by K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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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인 전망 내에서는 비열한 것도, 정직하지 못한 것도, 사악한 것도, 범죄도 아닌 것이 된다. 사실 신의 섭리에 따라 정리된 모든 것은 선하고 아름답고 정당하다. 

- 아리우스 스코투스 에리우게나,『자연구분론』5권 -


자연주의의 오류란 사회적인 요소에 대해 판단할 때, 그것을 자연적인 사실로부터 바탕하여 만들어지는 오류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비판 중에 이러한 요소가 있는데, 남성과 여성이 성관계를 맺는 것이 올바른 것이며 남성과 남성, 즉 동성간의 성관계는 비정상적인 것이고 자연적인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해서는 안 된다. 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지요.


기실 다른 동물들에게서 동성애를 찾아보지 못하는가 라는 점을 차치해놓고서라도, 이러한 주장은 그 자체로 큰 오류인데, 그렇게 따지면 우리가 옷을 입고 차를 타며 컴퓨터를 하는 등의 모든 활동과 문명적, 사회적 요소들은 모두 자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연주의적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고 평가한다면 마찬가지로 자연에서 옷을 입는 동물이 있는가, 자연에서 차를 타거나 컴퓨터를 하는 동물이 있는가 따위에 따라 그 당위가 생기는 것인데, 당연하지만 그런 동물은 인간 이외엔 찾아볼 수 없지요.



비슷한 여러 주장 중에서는 약육강식이 있습니다. 기실 자연에서는 이러한 법칙이 절대적으로 이는 인간들끼리도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애초에 법률과 사회적인 질서라는 것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며, 육체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강한 자가 그 주장을 하는 자신에게 폭력을 휘둘러도 할 말이 없어야 합니다.


이러한 약육강식은 근대시절 국제단위로 퍼져서 사회진화론 등 노예제도와 식민지를 옹호하는 근거로 사용됐고, 현재에도 수많은 중2병 환자들이 이따위 헛소리로 망상을 뿜어내고 있지요.



하여간.. ~이다. 라는 관찰사실에서 ~여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는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존재로부터 당위가 도출되지는 않는다는 말이죠. 이러한 주장을 흄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런 식의 오류, 주장은 많은 성차별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성 소수자 차별주의자들이 자주 내뱉는 헛소리의 바탕에 깔려 있기도 합니다.



자연에는 선도 없고 악도 없으며 도덕도 윤리도 없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모두 인간이 인간의 주관에 의해 만들었고 설정되어온 것이고, 그것이 그 시대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며 시대에 따라, 혹은 어느 집단에 따라 그 가치는 변화해왔습니다. 자연에서 살인이나 고문, 강간은 범죄도, 악도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으로 부터의 처벌도 없지요.


글의 처음을 장식한 문장인 '우주적인 전망 내에서는 비열한 것도, 정직하지 못한 것도, 사악한 것도, 범죄도 아닌 것이 된다. 사실 신의 섭리에 따라 정리된 모든 것은 선하고 아름답고 정당하다.'는 자연구분론 5권에 적인 것으로, 인간문명이 아닌 자연과 그 세계의 법칙을 멋진 문장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자연, 야생에선 어떠한 도덕도 윤리도 법치도 양심도 선도 악도 없기 때문에 어떠한 행동을 해도 그것은 올바른 행동입니다. 적어도 잘못된 행동은 아니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고 그것은 정상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모든 인간적 가치는 인간들에게서나 통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자연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을 인간 사회와 문명에 적용하려고 하면 대개는, 필시 오류가 발생합니다. 


약육강식은 자연계에서 통하는 질서이자 법칙이기 때문에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옳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기 때문에 복지는 필요없다. 생물학적으로 이성끼리 성관계를 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자연적인 것이나 동성끼리 성관계를 맺는 것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옳지 않다. 여성이 육체적으로 더 약하기 때문에 남성의 지배를 받는 것이 정상이다. 등등.


만약 정말로 그들 주장대로 자연에서 통하는 법칙을 인간 사회와 문명에 적용한다면 당장에 사회는 붕괴하고 문명을 스러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자연상태에서 벗어나 질서를 세우는 것으로 우리는 발전해왔고 올바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여러 차별주의자나 자연주의의 오류를 품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지엽적인 부분 밖에 보지 못하는 오류들은 사실 인간 사회 및 문명에 대한 파괴를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봐야겠지요. 같은 논리라면, 모두 무의미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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