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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사고는 공허하며,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E.K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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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lezhin.com/ko/comic/phantom_school/p0

 

많은 명작들이 그렇듯, 별 생각 없이 재미삼아 봤는 데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 평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한국 웹툰이 그렇듯, 처음엔 가볍고, 일견 재미있어 보이는 개그만화라고 해도, 작품이 진행되다보면 어쩐지 감동과 무게감을 주며 반전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은 데, 저승고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죠.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 정도? 캐릭터 하나하나 모두 매력적이고 스토리와 연출은 굉장한 수준입니다.

 

사연 없는 무덤 없다는 말처럼, 무덤은 아니지만 사연 없는 영혼들은 없었습니다. 학생들도, 교사들도 모두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고 그 절절한 이야기들은 그들의 쾌활하고 대책 없는 유쾌한 모습들과는 또 달랐죠. 그들에게 생의 삶이란 고통과 후회, 혹은 미련일 수 있지만, 죽은 뒤에는 그저 뒤돌아보고 쓴웃음 지을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저 과거로 묻어둘 수 있는 것도 아니죠. 과거는 과거지만 산 자들은 과거를 기반으로 성장하니까요. 그것은 삶의로서의 종착지인 죽음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생들은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교사는 그들을 이끌어주고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들이죠. 그런 면에서 학교라는 배경 설정은 절묘하다고 봅니다.

 

학생인 영혼들이 죽음 이후에도 성장하고 더 나은 존재로서 가치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요. 비단 죽음 이후에도 살아있을 때처럼 고통과 시련이 주어질 지언정, 이번엔 답습하여 그것을 극복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모두에겐 두번째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죠. 그들에겐 죽음 이후의 삶이 두번째 기회였던 셈입니다.

 

이는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지도 모릅니다. 배움엔 끝이 없다고 하죠? 어쩌면 교사들에게도 학생들과의 관계는 나아갈 요소가 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그들은 스스로가 스승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거겠죠. 좀 더 심지 굳은, 어른으로 말입니다.

 

 

김인간이라는 캐릭터는 정말 흥미로운 캐릭터입니다. 인간으로서 저승에 와서 귀신들을 가르치고, 알 수 없는 강한 부정적 감정을 내뿜어대는 듯한 연출을 보여주죠. 과거 수학여행 때 사고로 인해 학생들을 모두 잃은 듯한 묘사를 보여주며 심각한 트라우마를 가진 캐릭터입니다. 원래부터 학생들에 대한 애착이 강한 책임감 있는 교사였는데, 그런 사건 때문에 이번엔 무섭지만 사랑스런, 정말 소중한 학생들을 잃고자 하지 않는 인간이기도 하죠.

 

무섭지만 책임감 때문에 스스로 몸을 던질 수도 있는 훌륭한 교사의 모범을 보여주는 인물이죠. 그런 의미에서 가장 용감한 캐릭터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이 타지만, 자기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학생들을 가장 우선시하는 인물이죠.

 

이 인물에는 그 큰 반전이 있는 데, 뭐.. 이건 중심적 스포가 되니까 직접 보시길..

 

 

제가 저승고라는 작품에서 가장 훌륭하다 여기는 것은, 각각의 분량 아래에 작게 추가되는 뒷이야기 같은 내용들인데, 그 부분들의 여운이 굉장히 강하게 남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형이 감자를 강에서 버리고 나중에 후회하며 다시 찾는 부분인데, 정말 굉장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죠. 그런데 이런 연출들이 여러번 나오며 감초 역할을 해주니 감성을 자극하는 거에 아주 도가 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뿐만 아니라 작품 내적으로도 연출이 굉장히 훌륭한 편입니다. 여러 연출들이 압도적이기도 하고 감성폭발을 일으키기도 하는 데, 개인적으로 역시 기억에 남는 연출이라면 자유로의 각성 부분이죠. 거의 여신님 등장 급으로 멋있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내용이지만 각각의 학생들에 대한 과거를 스토리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분량적으로나 어색하지 않고, 작위적인 편집이나 의도적인 완급조절 없이 자연스럽게 만들고 연출한다는 건 정말 쉬운 게 아니거든요. 중간 중간 나오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지게, 그러나 연속적으로 보여주듯이 연출하면서 과거의 고통과 슬픔과 현재의 웃을 수 있는 모습은 지난일로서, 그리고 극복의 여운을 주기에 너무 효과적인 장치라고 봅니다. 가슴 속에 담은 과거지만 현재는 모두가 함께 친구이자 학생으로서 웃고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이외에 할 말이 있다면 캐릭터의 설정의 뛰어남은 이미 이야기 했고.. 캐릭터의 디자인이 좋다는 점인데, 나름대로의 특색과 개성을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여러 캐릭터들의 특성과 설정을 아주 잘 살렸다는 점이요. 그것도 이상하지 않고 보기 좋게 말입니다. 

 

특히 교장과 사장의 캐릭터는 굉장히 재밌는 외형 설정인데, 힘을 담아둘 때는 나이든 중년의 모습이지만 쓰면 쓸 수록 어려지며, 교장이 입은 옷도 화단을 관리하는 듯한 모자에 장화, 장갑을 끼고 있다는 점은 꽤 개성이 강한 편이라고 봅니다. 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백도 그런데, 걍 너무 이쁩니다. 매력 터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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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교육을 통해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고 가르쳐왔고, 그렇게 배워왔으며, 수 십년 동안은 이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에 와서는 그 국방부에서부터 북한에 대해 주적이라는 명칭을 떼어낸 지 오래인 상황이죠. 이는 더 이상 북한을 주적으로 볼 가치가 없어졌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물론 시민들간의 일반적인 인식으로서 주적은 북한이고, 그렇게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사실 우리의 주적은 내부에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가 단독으로도 상대할 수 있는 '약소국'입니다. 이미 전쟁에서 질 수 없는 격차가 벌어졌어요.


하지만 내부의 적은 언제나 국가를 망조로 이끌었고, 모든 국가의 멸망 원인 외침보단 부정부패와 국기의 문란에서 발생했습니다. 그걸 직접적으로 무너뜨린 것이 외침일 뿐이지, 내부가 썩어 있기 때문에 외침을 당한 거죠. 세상 그 어떤 국가도 다른 나라를 공격할 때 가장 강성하고 튼튼할 때 공격하지 않습니다. 부정부패에 몸살 앓고 백성, 국민들이 괴로워할 때 공격하죠.


한국 내부의 부정부패, 무능 문제는 굉장히 심각합니다. 심지어 안보안보 하면서 정작 군 기밀에 군사무기를 팔아먹거나 군납비리를 일으켜 써먹지 못할 것을 매우 비싼 돈을 주고 사오는 경우도 많죠. 심지어 사람, 군인을 소모품 취급하며 군대에서도 1주일에도 몇명씩 죽거나 다치곤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는 묻히거나, 묻어버리죠. 조작을 하는 경우도 많고, 가해자가 처벌 받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치에 있어선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자기들끼리 해쳐먹고, 기업가 재벌들 또한 법을 어기는 것은 거의 몸에 배어있죠. 심지어 가진 거 많은 자기들끼리 더 벌겠다고 분식회계 등 불법으로 돈을 빼돌리는 것도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게 곧 경제에 대한 사보타주나 마찬가지거든요.


따라서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 아닌 내부의 적폐들입니다. 



사실 21세기에 그런 걸 아직도 주장하는 것도 유치한 겁니다. '고작' 북한 따위에 주적이라는 이름을 붙히는 건 극우적 선동에 가깝습니다. 이미 북한 정도는 남한 혼자서 압도할 정도로 국력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쫀심이 있다면 북한 같은 잡것 따위에 주적이라는 이름을 붙히는 거에 쪽팔려 해야죠. 이제 중국, 일본 같은 급과 놀아야할 때인데.


또 주적이면 뭘 어쩌자는 건지. 북진통일이라도 해야합니까? 북한이 주적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실제로 주적이라고 볼 필요도 없기 때문에 국방부에서도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고 하는 겁니다.


이제는 북한 '따위'를 볼 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초강대국을 보고 힘을 기르고 견제해야 합니다. 아직도 북한 따위에 묶여 있으니 발전이 없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주적이라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머저리들이나 할 법한 이야기이고, 반공교육에 세뇌당한 극우들이나 좋아할 소리인데다, 현실 정치와 외교, 군사정략에 있어서도 무의미한 뻘짓거립니다.


대국적 시야가 부족하니 북한이 주적이네 어쩌네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강경할 거면 실제 무력을 사용하든가, 그렇지 못하겠다면 대화와 협상을 동원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건 둘 다 이용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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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시어와 제이크 코코의 커버 영상입니다. 차분하게 부르는 시어와 기교를 사용하는 제이크의 듀엣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더군요. 둘다 실력에 있어선 부족하지 않으니 커버의 퀄리티는 당연 모자람이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줄리아 시어의 이 영상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노래도 노래지만 이 영상이 가장 예쁘게 나왔다는 개인적인 평가 때문입니다. 줄리아 귀여워요 줄리아.


워낙 잘 부르는 유튜버라 다른 커버 영상도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다만 3분 미만의 짧은 영상들이 꽤 많다는 건 아쉽다는 느낌입니다. 좋은 곡 오래 듣고 싶은 데 너무 빨리 끝나니 아쉽다고나 할까요.


줄리아 스타일의 가장 큰 장점은 차분한 분위기로 부르는 것과, 맑고 깨끗한 목소리라고 봅니다. 음 자체는 높지만, 듣기 싫다기 보단 깨끗하다는 느낌을 주죠. 차분한 분위기로 부르기 때문에 오래 듣거나 많이 들어도 귀가 아프다기보단 그 자체로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Lyrics -


Made a wrong turn

잘못된 선택을 한 게


Once or twice

한번, 아니 두번이었나


Dug my way out

길 앞을 파헤쳐버렸어


Blood and fire

흐르는 피, 그리고 열정


Bad decisions

잘못된 결정들


That’s alright

그래 모두 괜찮아


Welcome to my silly life

내 바보 같은 인생은 원래 이런걸.



Mistreated, misplaced, missundaztood

잘못 다뤄지고, 잘못 태어나, 이해받지 못했고


Miss “no way it’s all good”

항상 "아니, 다 괜찮아"라고 말했지


It didn’t slow me down

그조차도 날 늦출 순 없었어


Mistaken

잘못 알고 있었지


Always second guessing

잠깐 바라보고 말아버린 채


Underestimated

과소평가당했어


Look, I’m still around

봐, 난 아직도 이렇게 있는데



Pretty, pretty please

아름답게, 정말 아름다워


Don’t you ever, ever feel

한번도, 느낄 수 없었니


Like your less than

너 스스로가 정말로


Fuckin’ perfect

완벽하지는 못하다는 걸


Pretty, pretty please

아름다워, 넌 정말로


If you ever, ever feel

네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Like your nothing

느껴본 적이 있다 해도


You’re f**kin’ perfect to me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한데.


You’re so mean

넌 너무 치사하다고


When you talk

너에 관해 내게


About yourself

이야기해줄때


You are wrong

넌 틀렸다구



Change the voices

마음 속의 목소리


In your head

다르게 바꿔야 해


Make them like you

널 싫어하는 게 아니라



Instead

좋아하도록.




So complicated

너무 어렵지만


Look how big you’ll make it

어떻게 잘 해낼 수 있을지 잘 봐


Filled with so much hatred 

끝없는 증오로 가득한


Such a tired game

힘이 드는 게임이지만


It’s enough

이제 충분한걸


I’ve done all I can think of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


Chased down all my demons

온갖 나쁜 생각도 다 해봤었지


See you same 

너도 같아 보이는구나


Pretty, pretty please

아름답게, 정말 아름다워


Don’t you ever, ever feel

한번도, 느낄 수 없었니


Like your less than

너 스스로가 정말로


Fuckin’ perfect

완벽하지는 못하다는 걸


Pretty, pretty please

아름다워, 넌 정말로


If you ever, ever feel

네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Like your nothing

느껴본 적이 있다 해도


You’re f**kin’ perfect to me 

넌 내게 너무나도 완벽한데.


 

The world stares while I swallow the fear

두려움에 삼켜지는 날 세상은 바라보고 있었지


The only thing I should be drinking is an ice cold beer

차가운 맥주를 마시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것만 같았어


So cool in lying and I tried tried

거짓말이 차라리 편했어, 몇 번이고 했었지만


But we try too hard, it’s a waste of my time

너무나 열심히 한 탓에, 시간만 낭비하고 말았지


Done looking for the critics, cuz they’re everywhere

괜히 비평가따위 찾을 필요도 없었어, 세상 천지에 널려있는걸


They don’t like my jeans, they don’t get my hair

내 청바지라든가, 머리카락도 다 싫어하는걸


Exchange ourselves and we do it all the time

우리 모두를 바꿔버리는 그런 짓을 항상 해왔었지


 Why do we do that?

왜 그래야 하는걸까


Why do I do that?

왜 그런 짓을 하는걸까


Why do I do that?

어째서인지


Ooh, pretty pretty pretty,

아름다워, 정말로 멋져


Pretty pretty please don’t you ever ever feel

아름다워, 정말 넌 한번도, 너 스스로가


Like you’re less then, f**kin’ perfect

끝내주게 멋지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


Pretty pretty please if you ever ever feel

멋져, 넌 정말로 멋져, 만약 네가 한번이라도


Like you’re nothing you’re f**kin’ perfect, to me

네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해도 내겐


You’re perfect

넌 완벽해


You’re perfect

넌 완벽하다구


Pretty, pretty please if you ever ever feel 

아름다워, 만약 네가 한번이라도 너 스스로를


like you’re nothing you’re f**king perfect to me 

아무 것도 아닌것처럼 느낀다 해도, 넌 내겐 완벽한걸



출처: http://graceshin.tistory.com/entry/해외뮤비-Pink-Fuckin-Perfect-듣기가사 [Looking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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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세먼지 대란에 마스크도 못쓰는 톨게이트 수납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5&aid=0002703316&sid1=001


박근혜가 탄핵을 당한 뒤 적폐청산이라는 키워드가 정치권에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적폐라는 것을 규정짓는 정치인들은 정치인답게 자의적이고 공격적인 용어로 사용하고 있죠. 뭐, 욕하려면 할 수 있지만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소양이니 굳이 입 아프게 안 떠들고 걍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적폐를 청산한다고 하는 데, 무엇이 적폐인지가 중요하겠죠. 사실 적폐라는 게 뭐 대단한 그런 게 아닙니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 같은 거악과 그 부역자, 부정부패의 첨병들만이 적폐인 게 아니라, 사소하고 잡스러운 갑질, 비효율을 조장하는 인식이나 가치관과 그것에서 비롯되는 온갖 관행이라는 이름의 악습과 인습 등이 그러한 겁니다.


위의 뉴스 기사를 보세요. 비단 미세먼지가 아니라도 마스크를 쓰는 게 좋을 톨게이트 수납원에게 마스크를 쓰면 기분이 나쁘다는 둥 싫어한다는 둥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소한 갑질이 바로 적폐라는 겁니다.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로 잡아두고 야근, 잔업 시키는 기업이나, 자기보다 낮은 서열, 직급의 후배를 종놈처럼 부리는 인간들이나, 남들 안 본다고, 카메라에 안 걸린다고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거나 교통신호 무시하고 달리는 사람 등, 사소하고 별 거 아닌 것처럼 넘어가거나,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갑질이 곧 적폐인 겁니다.


뭐 대단한 거 아니에요. 학교에서 선생이 학생들에게 명령하며 이거해라 저거해라 일 시키는 것도 적폐고 회식 강요하는 것도 적폐이며, 술 강요하는 것도 적폐, 술자리에서 장기자랑 강요하는 것도 적폐입니다. 심지어 식사할 때 수저 세팅, 물 세팅을 가장 서열이 낮은 신입사원 시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적폐라면 적폐죠. 


당연히 장성, 의원이 부대 방문할 때 온갖 치장을 다 하는 것도, 학교에서 장학사 온다고 평소엔 하지도 않는 곳마저 쓸고 닦에 만드는 것도 적폐라면 적폐이고, 국회의원이니 장관이니 하는 인간들 올 때 과도한 의전을 세팅해놓는 건 뭐 말할 것도 없고요.


뭐 문화적 차이를 인정해서, 낮은 서열의 사람이 수저, 물 세팅 해놓는 것 정도는 있을 수 있다 치고, 높으신 분들 오는 데 환경정리 해놓는 것도 이상한 건 아니라고 칩시다. 하지만 일부로 비효율적인 행위를 하거나 무의미한 노동을 하게 만드는 건 당연히 적폐라고 할 수 밖에 없죠.


비효율, 무의미, 일방적 관계 등 적폐는 우리 주변에도 사소한 모습으로 잔재해 있습니다. 뭐 대단한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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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작품에 대한 내용누설이 있습니다. 



언젠가 광악 작가의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도 쓰게 될 거 같지만, 일단 이 글에선 '무한전생-무림의 사부'를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림의 사부만을 리뷰하는 건 아니고, 약간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 소설은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굉장히 독특했고, 작가가 아는 것도 그럭저럭 많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이는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를 보면 그 지식이나 식견이 꽤 넓다는 것을 더 알 수 있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반응이 좋진 않았는 데, 솔직히 그건 독자의 수준이 낮기 때문이지 작가나 작품의 수준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에 대해 변호하자면, 주인공에 이입한 본인들이 말초적 쾌감을 얻지 못해서 발생하는 반발심이지, 작품적으로 문제될 것은 아닙니다. 가령 마땅히 자신이 느껴야할 우월감이나 쾌감을 장천후나 사흑린, 특히 정천 같은 다른 캐릭터들이 느껴버린 것에 대한 반발인 셈이죠.


가장 강하고 뛰어나고 대단한 소광이라는 주인공, 그리고 그 주인공에 이입한 자신이 모든 것을 가져야 하는 데, 수행도중 눈맞아서 떡치러 도망간 천후나 흑린이었죠. 그 동안 그 여자 때문에 사부는 내다 버리고 자기들끼리 좋은 경험하면서 뛰쳐나간 겁니다. 소광에 이입한 독자들 입장에서는 마땅히 떠받들여져야 하고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야할 것이고 얻어야할 것인데, 정작 무공을 전수해주곤 그대로 뛰쳐나간 제자놈들이 배은망덕한 놈들에 배알이 꼴릴 상황인 셈이죠.


특히 이는 정천에 압권이었는 데, 어쩌다 재수 없이 만난 이후 무공의 극의를 죄다 빼먹어버리고(물론 그걸 준 것도 사실입니다. 우화등선 시켜버리려고...) 우화등선한 것도 모자라 자기는 등선하고 싶지 않아서 원영신 뱉어냈을 때 그걸 낼름 받아먹고 여전히 현세에 남아서 결국 정천 좋은 일만 해줘버렸죠.


그러다 너무 강해진(...) 정천 때문에 계획이 살짝 틀어지려고 하자 자기가 세운 문파를 통해 천후, 흑린에게 더 강해질 수 있게 거의 십 년 넘게 잊은 사부보러 만들게 했는 데, 이 과정에서 주변 여자들의 닦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죠. 결국  그 여자들은 소광 덕을 본 제자, 남자 잘 만나서 영화와 권세를 누리는 것인데 거기서 더 욕심 부리는 게 독자들 배알 꼴리는 상황이었던 거고요.


결국은 깜도 안 될 ㅈ밥들이 너무 잘 나가고 덕을 너무 잘 보면서 은혜 갚을 생각은 안하고 욕심만 부리는 꼴이 되는 마당이니 정작 (비록 반쯤 불순한 의도였다곤 하나) 그 은혜를 입힌 소광이 받아야할 것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느끼게 되며 결국 배알이 꼴리게 되는 거거든요. 비무대전 때도 잡것들이 서로 싸워대봤자 소광이 뜨면 무림 하나 쓸어버리는 건 일도 아닐 정도로 강했지만 결국 알아보는 사람은 독자들과 제자들 밖에 없었고요.


이런 배알 꼴리는 상황은 정천 때와 선계 때가 절정이긴 했다고 봅니다. 제자들은 사부 잘 만난 덕에 강대한 무공도, 명예도, 심지어 여자도 다 가진 상황이었지만 정작 사부는 그런 놈들 일시켰다 죄다 날려먹은 셈이었고 정천은 아주 짧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질 건 다 가지고 얻을 건 다 얻어버리는 상황에 선계에 갔을 때 쉬지도 못하고 엿만 먹게 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쉽게 말해서 독자들은 자신이 이입한 소광이라는 캐릭터가 마땅히 얻어야 하고 대우 받아야할 것을 받지 못하고 대신 다른 놈들이 그 과실을 좋다고 먹고 꿀빨아대니 배알이 꼴린 겁니다. 이입한 주인공을 통해 자기들이 느껴야할 대리만족을 느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다른 놈들만 이득보니까요.



이걸 보고 작가가 그렇게 쓰지 말고 좋게 쓰면 되잖느냐. 할 수 있지만, 그럴 꺼면 걍 나루토나 블리치를 봐야되는 거고, 이건 흔해 빠진 주인공 깽판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선, 이 무한전생 시리즈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이해해야할 것이 바로 주인공이라는 겁니다. 이 주인공의 캐릭터성에 대해 이해를 해야 설명할 수 있는 거죠. 무한전쟁 시리즈의 주인공은 특기할만한 독특한 캐릭터성을 지닌 존재로, 그의 대전제이자 목적은 바로 게으름이라는 겁니다.


이 게으르다는 성질은 무한전생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가질 수 밖에 없는 결과론적인 현상이고, 작가가 이 캐릭터를 창조하면서 그 캐릭터성에 대한 고민과 고찰을 뛰어난 수준으로 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다른 무한전생 시리즈에서도 나오듯, 처음 전생할 땐 혼란도 겪었고, 계속 전생이 거듭되면서 여러 삶을 살았습니다. 아마 할 수 있는 직업은 죄다 겪어봤을 것이고, 살면서 한 모든 경험도 다 겪어 봤겠죠. 그렇기 때문에 노력도 해보고 신념에 따라 살아도 보고, 미쳐도 보고, 폭군, 광인, 군주, 황제, 신선, 신, 악마 등등 많은 것도 되보았습니다.


이런 모든 경험들을 결국 언젠가 끝나야만 하는 개체로서의 삶을 수 백, 수 천번이나 겪었다는 소리죠. 따라서 해볼 거 다 해보고, 그에 대한 철학적, 비철학적 사색 또한 많았다는 겁니다. 그 결과 남는 것은 본인이 말하듯이 풍화되고 말아버린 감성이죠. 즉, 허무함입니다. 인생 별 거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고, 모든 것은 다 해봤고 경험해본 일이기 때문에, 굳이 똑같은 짓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남은 것은 아무 것도 하기 싫다는 극도의 무력함이죠. 어차피 반복될 삶이고 다 해본 것이고, 그마저도 한 두번해본 것도 아닙니다. 어렵고 힘든 것을, 똑같은 걸 계속 반복해서 하라고 하면 누구든 귀찮을 수 밖에 없죠. 엄청난 노력을 통해 한번 성취했으나,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한다는 그런 거. 그런 걸 무한번 반복한 겁니다. 그런 수 억년, 혹은 그 이상의 삶을 반복한 인격은 이후의 모든 삶들을 어떻게 여길까요?


귀찮은 거죠. 다 해봤는 데 뭘 더 해보고 싶은 게 있겠습니까. 자연스레 끝나지 않는 무한번의 전생을 아무런 고뇌도 고생도 없이 살고 싶은 겁니다. 자신을 자극하는 거의 모든 삶의 요소들은 그저 귀찮은 것들일 뿐이죠. 남들은 그에 대해 고뇌고 하고 고민도 하고 고통도, 슬픔도 느끼고 어떤 목적을 위해 노력도 하고 신념도 걸고 하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그런 것들은 그저 귀찮은 요소들이지 대단한 것도 뭣도 아닙니다. 


따라서 무한전생 시리즈 주인공의 귀찮음은 그 무한번의 삶의 결과로 만들어진 고유한 스테이터스이고,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캐릭터성입니다. 끝 없는 능력은 그 끝 없는 삶을 통해 주어진 경험들일 뿐이고요.


그런 능력을 통해 독자가 원하는 주인공 깽판물로서의 쾌감이란 쾌감은 다 느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솔까 무슨 재미입니까. 그냥 자기 상상대로 뭐든 지 되고 뭐든 지 얻는 상상속 주인공과 다를 바가 없는데.


그런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는 항상 귀찮음을 호소하고 문제와 엮이고 싶어하지 않으며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자기 맘대로 되는 게 아니며, 그에 따라 무언가 일이 벌어지면 그걸 쉽고 무탈히 넘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과 정신만을 소모할 뿐이죠. 뭐, 잘 되는 건 아니지만..


물론 그런 캐릭터가 그런 목적을 다 이루면 소설을 진행할 것이 없죠.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 천후든, 흑린이든, 정천이든, 혁이든, 난희든, 준경이든, 마리든, 오거든, 닥터 포이즌이든 문제거리를 몰고오는 캐릭터를 만들어두는 것이고, 그들에게 발암이니 뭐니 하지만 그건 주인공의 시각으로 바라본 것을 독자의 시선에 따라 판단하기에 발생하는 문제일 뿐입니다.


실제론 그들이 겪는 일이나 갈등, 사건, 캐릭터성은 전혀 문제 없어요. 단지 그걸 주인공의 시각으로 보고 그에 따라 독자의 시선으로 재가공되어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발암으로 보이는 거죠. 가령 발암의 대표주자인 척준경의 경우, 그 자체로만 보면 큰 문제 없습니다. 2남 중 막내로 태어나 존나 우월한 형 밑에서 어수룩하게 살다 성장해서 초능력을 발현할 수 있게 되었고 히어로가 되었죠.


준경의 삶에서 주인공(척준현)의 시각이나 요소를 제외하고 판단해보면, 자기 신념에 따라 히어로 활동을 하며 자신의 한계에 따라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며, 쌩판 모르는 남을 위해 자기 몸을 던져가며 지키다 크게 다치는 경험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 강해지려고 했고,  정말 위험하고 안 해도 될 폭동, 내전에도 못 본 척하고 넘어갈 수 없어, 스스로 자원해서 남아 타인을 지키고자 했죠.


그러다 사람을 수 십명을 죽이기도 했지만, 그는 자기 신념을 위해 노력하고 몸을 던질 줄 아는 번듯한 청년인 것도 사실입니다. 단지 그 과정 속에서 주인공을 귀찮게 했고 빡치게 했다는 점이 독자들이 발암요소로 보는 이유죠. 척준현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 척준경이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뒤 본다면, 자기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고 몸을 던질 줄 아는 아직 어설프고 성장해야할 존재이지만 훌륭한 주인공으로도 묘사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주인공의 눈에는 그냥 애새끼가 나대는 걸로 보이고 문제만 계속 발생하는 멍청이, 호구로 보일 뿐이죠. 마찬가지로 그 시각을 통해 보고 판단하는 독자들도 주인공의 시각(혹은 사상...)을 따라가기 때문에 준경이가 괜히 문제만 일으키는 놈으로 보이는 겁니다. 척준경 뿐만 아니라 다른 놈들도 그렇긴 합니다. 다만 가장 적절한 예시가 준경이일 뿐이죠.


그러나 그렇게 준경이 말을 잘 듣고, 천후가 여자랑 눈만 안 맞고 그대로 살았으면 작품은 십 수화도 못가고 끝날 뿐입니다. 그러니 그런 사건을 일으키는 문제적 요소는 반드시 필요하고, 그 존재에 의해 작품이 계속 가는 거죠. 귀찮음은 다르게 말하자면 타성적이고 타율적임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유가 없으면 스스로 일을 안 만들고 뭘 안 해요. 따라서 다른 문제가 없다면 주인공은 아무 문제도 만들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라 작품은 그대로 끝납니다. 능동적으로 뭔가 하거나 무언가 발생시키거나 작품을 이끌어갈 목표 같은 게 없죠. 그가 무언가 하려고 한다면 그건 필시 자신이 귀찮지 않기 위함이며 그에 따라 투자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혹은 복수와 같은 것일 뿐인데, 이 또한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쩌다보니 발생한 일에 따라 타성적으로 행동한 결과일 뿐이죠.



이런 캐릭터임을 이해해야 작품이 돌아가는 걸 제대로 이해하고 그 인물들간의 관계와 그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그 사건과 사건 당사자들, 그리고 주인공의 행보를 지켜보는 독자들이 답답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답답하다 발암이다 할 게 아니라, 그냥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주인공과 주변인물인 셈이죠. 이는 주변인물이 노답인 게 아니라 주인공이 노답인 겁니다. 뛰어나고 대단한 지성과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결국 지 귀찮으면 승질내는 개또라이죠. 목표가 귀찮지 않음에 있다는 건 반대로 귀찮을 일은 모두 노답 발암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변인은 모두 정상인(이거나 정상인에 가까운... 인물)들이니 인간적 고뇌와 고민, 신념과 행동을 보일 수 밖에 없고, 이는 개별 인물에 대해 주인공의 요소를 배제하고 봤을 때 지극히 합리적인 현상이자 결과입니다. 히어로인 준경이가 남을 위해 위험에 몸을 던지고, 어쩌다 만난 예쁜 여자랑 능력 있고 몸 좋은 제자가 찐덕하게 몸을 섞고 떡정 붙듯이, 혁이나 난희에게 생명의 은인이자 키워준 엄마이자 돌봐준 누나이며 사랑하는 아내이기 때문에 끊어질 수 없는 정과 사랑을 느끼는 것.


이 모든 게 다 정상적인 겁니다. 주인공의 삭막하고 그에 따른 작가의 필체가 어우러져 노답 씹새끼들도 느껴지는 것 뿐이죠. 



그런 요소들을 이해하고 본다면 무한전생 시리즈, 그리고 무림의 사부편은 이상할 게 없는 작품이고, 더불어 상당히 재미도 있는 작품입니다. 어쩔 수 없이 배알이 꼴린 건 그렇다치고 넘어가야 합니다.


또 특기할만한 점은, 뭐.. 글을 쓰는 저 본인이 무협에 큰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것 뿐이지만 작가가 무공에 대한 이해도도 높긴 하다는 겁니다. 무공이나 검의 묘리, 이치, 무공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무한한 인생을 살아오며 겪은 게 많아서 그런 지 모든 것에 대해 마스터 했다 할만한 소광의 무공에 대한 능력은 정말 끝이 없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죠. 그러다보니 무공 그 자체에 대해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들이 많았습니다. 주로 응용에 대한 이해도가 특히 재밌더군요.



그리고 선계와 관계된 서술도 꽤 재밌었습니다. 역시 이 부분에서도 배알 존나 꼴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여러 캐릭터성을 따져본다면 존나 당연한 겁니다. 수 억년, 혹은 그 이상 함께하며 서로 겪을 거 다 겪고 알 거 다 알만한 상제나 신선들이라 그런지 천무대선인 소광을 존나게 잘 알죠. 그래서 부려먹고 엿먹이는 실력 또한 수준급입니다. 소광의 궤변도 잘 안 통하고 무조건적일 수 밖에 없는 깡패권력질(사실 정당한 짓이지만...ㅋㅋ)에 무력한 소광의 지랄발광도 재밌었습니다.


물론 주인공에 무조건 이입하게 된다면 자기 맘대로 안 되는 상황에 좆같고 배알이 꼴릴 수 밖에 없고 뭐 그건 저도 인정합니다. 작품에서 동일하게 내 맘대로 안 되고 답답한 상황이 벌어지면 배알 꼴리고 좆같은 건 저도 같긴 하니까요. 하지만 계속 말해왔듯이 그건 욕먹을 게 아니고, 작품의 전개 상 벌어지는 게 이상한 게 아닌 겁니다. 상황을 잘 짜고 캐릭터의 구성과 역할과 위치를 적절하게 배치시키는 작가의 솜씨 덕에 작위성이 느껴지지 않고 전개상의 설득력, 개연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평할 수 있거든요.


즉, 작가의 필력이 의외로 뛰어나서, 일견 개판으로 보이는 작품 구성이지만 천천히 뜯어보면 의외로 꽤 그럴듯하다는 겁니다. 설득력 있는 인물들의 행동과 생각, 그에 따라 발생하는 사건의 개연성. 독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일 뿐이지, 작품 자체는 평균보다 분명 위에 있는 잘 쓴 작품 맞다고 봐요. 항상 산으로 간다느니 원래부터 산에서 시작했느니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물론 좀 개판처럼 돌아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위성이나 말도 안 되는 설정 같은 건 없었어요.



이런 요소들 때문에 광악 작가의 작품이 굉장히 취향 저격인 거고, 재밌다고 느끼는 겁니다. 독특한 주인공의 캐릭터성, 전개나 묘사의 위트, 미묘하게 주인공 엿먹일 줄 아는 전개 등등.. 단점이 없다곤 말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이런 특이하고 재밌는 작품이 흔한 건 아니거든요. 필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설정이나 손발 오그라드는 요소랄 것도 없고.. 오히려 신랄하고 직설적인 면에 더 재미를 느끼죠.


주인공이 제대로 각잡고 나서면 사이다 드링킹이겠지만 그랬으면 애초에 설정된 캐릭터성의 붕괴이고, 역시 그랬으면 작품이 진행될 리 없이 시작하고 얼마 안 가서 끝났겠죠. 백수나 니트의 게으름뱅이질에서 볼 게 뭐가 있겠습니까. 주변인들이 사건을 만들고 거기에 엮여야 재밌는 거지..



뭐, 하여간 말했듯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클라이막스의 애매함.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수 있을 정도죠. 오히려 중간에 애매하게 배치된다고 할 정도이고, 역시 배알이 꼴리는 게 좆같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남 좋은 일 해주고 자긴 아무 것도 얻는 게 없는 거죠. 물론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하거나 찌질댈 주인공은 아닙니다. 그런 캐릭터니까요. 이미 해볼 거 다 해봤고 심지어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건데 그런 걸로 배알이 꼴려서 지랄댈 건 아닙니다. 무림의 사부에서도 두 제자가 사부 보러 왔을 때 배알이 조금 꼴리긴 하겠지만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하진 않았을 거라고 했죠. 대신 다른 이유(사람 끌고와서 귀찮게 할 일을 만듬)로 개처럼 쳐맞았지..


배알이 꼴리는 데 사이다가 거의 없습니다. 웃길만한 상황 같은 건 많고 주인공 엿먹게 되는 상황에서 웃음을 찾아야죠. 그냥 보면서 좀 그런 거에 집착을 안 하면 됩니다. 좀 박하게 말하자면 주인공 엿먹이는 꼴보고 재미를 찾으면 됩니다.


앞서 말했던 하이라이트는, 히어로 쪽에선 김현 조지는 것과 무림의 사부에선 두 제자를 존나게 패대는 부분에서가 오히려 클라이막스에 더 가까웠다고 봅니다. 뭐, 그렇다고 작품 구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차피 닳고 닳은 존재가 무한전생자 캐릭터이기 때문에 글도 그만큼 신랄하고 직설적이고 그에 따라 작품의 구성이나 전개로 비슷하게 돌아가죠.


특히 좆같이 선계에 끌려와(사실 지 잘못이었지만) 선계에서 좆같이 일만 하다 좆같은 제자새끼들이 상제한테 자기 썰 풀고 감동시켜 환생하는 좆같은 경험을 겪는다던가.. 주인공 엿먹는 꼴보면서 우스웠는 데, 결국 상제 또한 주인공인 천무대선에게 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그래서 좋다고 자살할 때 주인공이 속으로 쓴웃음을 짓던가, 상제가 두번째로 눈물을 흘렸다는 걸 보면 의외로 담담하게 여운을 조금 주는 것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전개이자 필체, 묘사였기 때문에 더 이 소설답다는 느낌을 받았죠. 무한번의 죽음과 무한번의 삶 속에서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었고, 사랑하거나, 정이 붙은 사람과 죽거나 떠나 헤어지게 되는 것에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 또한 수 없이 겪어온 것들이라 그저 쓴웃음 짓고 담담하게 떠날 수 있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 캐릭터성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모습이었거든요.



솔직히 작품이 엄청나게 대단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평타 이상을 치는 작품이라고 보고, 독자들이 이런 종류의 소설을 받아들이기 좀 어려워하는 면도 있다는 건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거나 구성이나 전개, 개연성, 캐릭터성과 같은 총체적인 작품성의 면에서 욕을 먹을만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뭐 비판할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솔까 재밌는 건 사실이에요. 기본기 부분에서 꼬투리 잡을 부분은 많지 않고요.




덤으로, 외전 이야기를 좀 하자면 장천후와 사흑린보다 이혁과 난희의 관계가 좀 더 재밌고 흥미롭긴 했죠. 앞서 말했듯, 그리고 소설상에서도 나오든 이혁과 난희의 관계는 일반적인 남녀관계나 부부관계가 아니라 좀 더 깊고 진지한 것이었습니다. 혁에게 난희는 모든 것이었고, 난희에게 있어서 혁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겁고 커다란 존재였어요.


그런 혁이 자신만 등선하고 먼저 죽은 난희에게 깊은 집착의 감정을 느끼는 건 매우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신선이 되고도 잊지 못해 진지하게 상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고 상제의 호의로 한번 환생시켜줬죠. 그리고 환생한 것은 현대의 배경에 무림이 존재하는 원래 살았던 세계의 미래세계였습니다.


그 이전에, 솔직히 왜 서양 쪽 이야기가 갑자기 나왔는 지 잘 이해는 안 갔습니다. 볼 때는 언젠가 관련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했을 뿐이죠. 하지만 안 나오고 본편의 이야기가 끝나더군요. 그래도 뭐.. 세계관의 완전성을 높혀주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굳이 뭐라고 한다면 묘사에 큰 필요성이 없었던 내용이었다고 비판할 순 있겠죠. 설득력 있는 비판이고요.


하지만 외전에서 등장하긴 했습니다. 진짜 존나 짤막하게요. 심지어 거의 별로 중요하지도 않게; 뭐, 이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그렇게 환생한 난희와 혁의 만남과 지속되는 사랑은 그 자체로 봤을 때 꽤 감동적인 면이 있었죠. 이 또한 소광의 시점을 통한 독자의 시각으로 판단하면 좆같긴 하겠지만요. 사부 냅두고 지 혼자 홀라당 내려가서 지 좆대로 놀아나는 꼬라지를 생각하면 소광 입장에서(정확히는 그걸 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배알 꼴리고 분통 터지는 거죠. 다른 제자들이 이전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따라서 하는 꼬라지 보면 진짜 배은망덕한 새끼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ㅋㅋ


하여튼, 그런 혁과 난희의 사랑은 정말 예쁘긴 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아내를 찾기 위해 길거리에서 애절하게 노래를 했다는 혁과, 그러다 아이돌이 되어서 인기를 구사하다 어떻게든 사랑하는 자기 아내를 찾기 위해 돌다 결국 마침내 찾은 난희. 그런 난희를 발견하자 별안간 껴안고 누나라고 부르죠.


자신을 위해 등선 이후 그걸 잠시 내려놓고 자길 찾으로 환생한 남자라는 점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찾아내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서로만을 위한다는 태도는 상당히 멋있었고 생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그 둘의 끈끈한 태도는 볼만 했죠. 역시 소광을 배재하고 단지 단 둘만을 봤을 때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고 전후관계, 서로간의 관계를 잘 아는 독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더 애틋한 거죠.


자기가 너무 유명하다보니 본의아니게 난희에게 피해를 주게 되었고, 그거 때문에 결국 서로 강수를 둬가는 모습도 귀여웠고, 선녀옥공으로 너무 예뻐진 난희에게 추파를 던지는 놈을 좀 패주고, 아예 비무로 가문 하나를 박살내는 모습을 보면 사랑하는 아내이자 자신의 모든 것인 난희를 위한 남자다운 혁의 모습도 꽤 멋있었죠. 그 뒤에 이어지는 SSSS급 무인이자 많은 이들을 상사병에 앓게 한 걸 보면 역시 그것도 결국 소광 덕이라는 사실을 깨닫으며 배알이 좀 꼴릴 순 있다지만, 외전도 볼만한 이야기였습니다. 두 연인의 전생을 초월한 사랑이야기였죠.


뭐, 소광의 전생 후 졸부집 자식 이야기는 과연 소광답다는 말이 아깝지 않았고요. 역시 말빨과 판단력 하나는 지리는 놈이라는 겁니다. 역시 그 경험치 어디 안 간다는 거죠 ㅋㅋ




마지막으로, 소광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언제나 자기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됐다는 게 재밌는 부분입니다. 초반부 어린 애 살려주고 그 집안에 식객으로 살았던 것도 그렇고, 정사간의 충돌에서 아는 애 죽었다고 눈깔 뒤집어져서 환골탈태해버리고 시산마협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후도 그렇죠. 일반 생활이 귀찮아서, 그리고 재미삼아 천후를 제자로 데려오고 여자랑 눈 맞아서 뛰쳐나갔을 때도 나중에 쭉 귀찮을 기연이 발생하게 되었고, 그렇게 뛰쳐나간 거 때문에 술 못 마셔 직접 갈 때 하필 재수 없게 정사간의 싸움질이었고 그러다 사흑린을 주웠죠. 그 사흑린도 천후랑 똑같이 여자 때문에 나갔고 말이죠.


그러다 잠깐 낚시좀 하러 갈 땐 이난희를 주워버리고.. 그 이난희는 혁이를 주워버리고.. 나중엔 그렇게 눈 맞아 나간 놈들이 나중에 비무대전 때 한계를 느끼고 스승님 찾아오게 되었고 그 결과 같이 끌고온 애들 때문에 이사하게 되었죠. 그렇게 이사한 결과 좀 잘 사나 했더니 결국 일월신교 장로와 엮이게 되었고, 난희와 혁이가 결혼하고 애 때문에 기저귀 훔쳐올 때 정천과 만나 진짜 귀찮은 일이 발생해버렸죠. 


여기까지, 따지고 보면 웬 세가의 여식을 구했다 식객이 되어버리고, 그 식객으로 살다 그 집안 높으신 분과 귀찮게 엮기게 되었고 그러다 뛰쳐나와버린 데다, 그렇게 뛰쳐나와 자리 잡게 된 곳에서 하필 재수 없게 사건 터져 눈깔 뒤집어져 환골탈태, 그 사실 때문에 귀찮아져 은거해버렸고, 그러다 제자들 주워다 키우고 그 제자들이 귀찮은 놈들 끌고와 이사해버렸고, 이사한 뒤 정천과 만나서 원영신 내다 버리게 되는 등 결과적으로 자신의 선택은 죄다 결과적으로 귀찮은 일로 귀결되버렸습니다. 그 정천은 등선해버리고 남은 후회는 소광의 원영신 덕에 너무 강해져버렸고.. 그 결과 다시 제자들이 찾아오게 되었죠.


이후로 더 점입가경인데, 그 소광이 내다 버린 원영신은 결국 알툴라에게 가게 되었고, 그 결과 정천은 사념은 흩어지고 알툴라가 왕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지 혼자 뻘짓하다 주화입마에 빠져 소광의 은거지로 향하게 되었고, 그러다 다시 원영신을 만들고 알툴라를 개패게 되었죠. 그러다 등선하기 싫어서 덜 만들어진 원영신을 조온나게 뿌려내느라 전세계에 원영신의 기연을 얻은 이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원영신을 처음 버렸을 때 정천의 등선과 알툴라의 기연을 만들어냈으니, 이 또한 결국 자기탓.. 그러다 결국 정천이 강림하고 상제까지 내려와 납치(?)해서 강제 등선해버리니 이렇게 된 건 결국 다 자기탓입니다 ㅋㅋ 뭐 그러다 다시 딜을 보고 내려오긴 했지만 기연을 얻은 남방의 식인종이 개꺵판을 치게 되었고, 그러다 사흑린과 이란난의 자식에게 까지 마수를 미치게 되었으니 그에 따라 스승인 소광의 은거지까지 오게 되었고, 소광이 그 식인종을 죽이게 되었는 데, 결국 이것도 자기가 뿌린 원영신 조각 때문에 발생한 난리였고, 그렇게 저승에 가게 된 그 오염된 영혼 때문에 난리가 벌어져 결국 또 강제 등선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네, 자기 탓이죠.ㅋ


심지어 선계에서도 좀 게을러볼까 해는 모든 수작은 결과적으로 다 자기에게 돌아와서 귀찮은 일로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하나 재부팅 하자 바로 보고 올려버려서 역시 일 잘한다고 일시키고, 제자들 등선하자 일 부려먹으려는 데 제자끼리 이어줬던 거 때문에 등선 못한 난희 보러 환생하고, 그거본 다른 놈들도 환생해버리고.. 결국 자기 혼자 일 다하게 되었고, 다시 등선하자 그래도 이제 좀 편하게 지낼까 하면서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놓고 그 중 하나인 선도 복숭아 셔틀을 상제에게 들켜버리니 결국 변명은 안 통하고 자기는 못 놀고 일하게 됐습니다. 저승해서 영혼 세탁한 것도 빨리 끝내버리니 또 다른 일 터져버리고 그것도 소소하게 자기 탓.. 


결과적으로 스토리 내내 발생한 사건들 대부분은 따져보면 자신의 선택들이 이리저리 엮이고 섥혀 발생하는 일들이었죠. 좁게 봤을 땐 그럭저럭 현명한 선택이었을 진 몰라도 크게 본 그림에선 그게 다 자기에게 돌아오는 귀찮은 일들이었으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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